콜드리딩 - 개정증보판
이시이 히로유키 지음, 김윤희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기본적으로 책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관한 책임을 표방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내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 실제 방식이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우선은 상대와 신뢰관계(라포)를 형성하고, 어디에도 걸릴 수 있는 넓은 주제(스톡스필)로 시작해 상대방의 문제를 탐색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문젯거리 - 돈, 인간관계, 건강, 꿈 - 중 어느 것인지를 확인해 가며 점차 상대방의 관심사를 특징지어 나간다는 것.

 

     상대방의 심리적 저항감이 적은 쪽으로 다가가기, 적절한 제스처로 말에 강조점을 두기, ‘그러나’라는 접속사를 통해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기, 이미 일이 된 것으로 전제하고 대화를 이끌어가기 등의 응용 대화 기법들도 함께 소개되어 재미를 더한다.

 

 

2. 감상평      

 

     상대방과의 대화를 늘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가고, 그래서 내가 목적한 바에 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인 일일까. 이 책은 그런 꿈같은 일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한다. 당연히 구미가 당기는 소개였고, 단숨에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 결론은 어떨까? 정말로 그런 기술이, 단 번에 상대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걸까?

 

     아쉽게도 그런 방법은 없다. 다만 확률을 높여줄 수 있는 기술에 관해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고, 그마저 첫 단계는 상대방과의 ‘라포 형성’이었다. 문제는 상담기술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이 라포를 형성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 짧은 시간 만에 금방 형성될 수도 있지만, 그건 서로가 대등한 입장, 혹은 호의적인 입장에 있을 때나 가능한 거고, 적대적인 입장에 있다면 몇 시간이 걸려도 쉽지만은 않은 게 이 라포 형성이다.(상담을 다룬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를 한 번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책이 아주 쓸모가 없느냐, 그건 아니다. 저자는 착실하게 대화를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요령과 노하우를 적어가고 있고, 각각의 내용들은 충분히 실제 대화에 써먹을 수 있어 보인다. 물론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건 기본.

 

     그리 길 지 않은 책이지만, 흥미와 유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몰고 가고 있다. 그 토끼들을 잡아내는 건 현명한 독자의 몫.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르친다는 것 (만화) - 교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교사들에게
윌리엄 에어스 지음, 홍한별 옮김, 라이언 앨릭샌더 그림 / 양철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동명의 책을 만화로 컨버젼 해 낸 책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거의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서술의 긴 내용들은 과감하게 줄이고 그림으로 설명한다. 주인공 격인 등장인물은 한 교실을 맡은 교사로, 아이들을 이해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지만, 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고안해 낸 새로운 평가방식, 지도방식들을 현장에 강제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2. 감상평 。   

 

     같은 이름의 원래 채을 읽고 난 뒤에 만화를 봤기 때문인지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과감하게 서술을 줄이고 그림으로 내용을 채웠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량은 약간 줄어든 대신 핵심이 좀 더 간결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쉬운 건 그림 부분인데, 그림이라는 게 글로서 설명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부분을 직관적으로 바로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도구인데, 서양식 카툰 그림체가 일단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지나치게 말풍선에 의존하는 (어쩔 수 없다 싶긴 하지만) 방식이어서 글로만 설명할 때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글로써 표현하기 어려웠던 그 이상을 그려냈다기 보다는 원본의 다이제스트 판이라고나 할까.

 

     아,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바로 교실 내부의 모습을 표현한 컷들이다. 바둑판처럼 구획을 나눠놓고 아이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유도하는 모습이 아니라, 교실 자체가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내용이 길거나 어렵지 않아서 한 시간 정도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는 정도다. 누군가를 가르쳐야 한다면, 단지 정보제공이 아니라 상대의 성장과 성숙을 목적으로 한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한 번 봐도 좋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르친다는 것 - 교실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든 교사들에게
윌리엄 에어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갈수록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교육이라는 것 자체의 가치와 목적이 불분명해지고 있는 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이 책이 쓰인 미국 역시 마찬가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갈수록 공교육예산은 줄어들고 있고, 교사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악전고투를 해야 한다. 계획적인 고려 없이 즉흥적으로 입안된 법률들과 강력한 로비로 인해 만들어진 제도들로 인해 교육에도 경쟁이라는 가치가 최우선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그나마 나은 전통이 가져다 준 민주적인 사회라는 열매를 잊어버리고, 다시 한 번 돈에 의해, 권력에 의해 서열화 되는 봉건제적 사회로 돌아가고 있다.

     이 책은 자라나는 세대들, 이 사회의 미래를 그리고 만들어 갈 어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고민들을 담고 있다. 저자는 교사가 만능인이 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그 안에서 교실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2. 감상평    

    어느 분야에서나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교사라는 직분은 특히나 더 그런 느낌을 준다. 단순히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 말고도,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일, 그 결과를 비교적 단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막상 실제 현장으로 들어가면, 관료화된 조직이나 수많은 잡무들, 그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인식은 금새 교사들을 좌절시키고 만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실제로 학생들과 교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교사들이 품어야 할 마음가짐에서부터, 저자 자신의 실제 경험들을 예로 들며 다양한 협동, 탐구 학습 방식들까지 다양하다. 물론 ‘경험’이란 것이 만능은 아니지만, 일단 실제로 해봤던 내용들이기에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만한 것들은 아니다.

     물론 꽉 짜인 교육과정에, 아이들의 머릿속에 넣어야 할 지식의 목록이 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교실 밖에서, 혹은 교실 전체를 이용하는 교육방식을 실제로 적용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다시 한 번 처음의 각오를 되살리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의 교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이 말해주는 신화의 진실
박영목 지음 / 북스힐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동서양에서 전해져오는 신화들 중 일부를 소개한 후, 각각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요소들을 현대의 과학적 발견과 연결해 설명해본 책이다. 1장에서는 동서양의 신화들의 배경에 간략히 살핀 후, 2장부터 6장까지는 각 주제(부활 모티브, 천체가 등장하는 것들, 죽음과 관련된 내용들 등)를 나누고 그 안에 여러 신화들에 관한 설명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책의 기획 의도나 내용은 좋다. 아마도 청소년들과 일반 대중들을 목표로 해 쓰인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과학적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소재들을 뽑아내고, 그것을 도표와 그림들까지 사용하며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홍수에 관한 설화에서는 빙하기에 관한 설명을 이끌어내고, 인도의 전통경전 중 하나인 ‘바가바트기타’에 등장하는 크리슈나의 가공할 힘에서는 핵무기의 위력을 소개하는 식이다. 내용이 지나치게 어려운 데까지 내려가지는 않으니, 딱 교양 수준의 과학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 편하게 읽기에는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이 전제하고 있는 입장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고 할까.. 현대의 발전된 과학지식으로 과거의 미개한 수준의 지식들을 설명해준다는, 보기에 따라선 꽤나 교만해 보일 수 있는 (이 책의 저자의 어투나 태도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논리가 기본이 되니, 각각의 신화에 대한 좀 신화 자체로의 연구나 그에 담긴 좀 더 깊은 형이상학적 탐구 따위는 감상적인 것, 나아가 쓸 데 없는 것으로 전락해 버린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진실은 ‘과학의 영역’인 게 당연하다는 투니까.

 

     이런 의미에서 철저하게 근대성에 입각해 쓰인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자연과학이 진리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과학적 근본주의자가 인문학을 읽어내면 이렇게 재미가 없어지는 걸까 싶기도..

 

     물론 이건 그저 재미의 영역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과학은 인간과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적인 성분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것이 측정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말도 해 줄 수가 없다. 예컨대 다같이 붉은 색 셔츠를 입고 월드컵 경기에 나서는 우리나라의 축구선수들의 경기를 함께 응원하는 이유는, 심지어 직접 보지도 못한 채 멀리서 작은 텔레비전으로 보면서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최근에는 진화심리학이니 뭐니 하는 좀 엉뚱한 설명을 하는 사람들이 자기네들이 ‘과학적 설명’을 하는 척 꾸며대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들이 하는 말은 다 그냥 추측일 뿐 아닌가. 붉은악마의 응원에서 수만 년 전 고대의 부족단위 생활을 유추해내는 건 오버라고 밖엔..)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고 있는 괜찮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난 뒷맛이 썩 개운하지 못하다. 물론 과학자가 쓴 과학교양서적이니 그런 것이겠지만, 책에 등장하는 신화들의 내용들은 그냥 데코레이션에 불과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신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부적 논의들이나 성격에 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중하라 - 존중받는 직원이 일을 즐긴다
폴 마르시아노 지음, 이세현 옮김 / 처음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1. 요약

 

     저자는 회사에서 직원들의 업무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성과보상제도가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대신 직원들이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존중모델’이라는 관리방식을 주창하는데, 여기에는 인정(Recognition), 역량 강화(Empowerment), 긍정적 피드백(Supportive Feedback), 파트너십 형성(Partnering), 기대(Expectation), 배려(Consideration), 신뢰(Trust)라는 일곱 가지 핵심 요소가 있고, 각각의 머리글자를 합치면 RESPECT, 즉 존중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2. 감상평

  

    구성원들이 일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는 기업운용 모델은 관리자나 리더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어디 일을 즐기면서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이제까지의 대부분의 해결책은 이런 상황 - 즉, 일은 하기 싫은 것 -을 전제하고 보상체계를 통해 그것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보상을 위해서만 일을 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성과보상체계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너무나 제한적이었다.

  

     이 책의 강점은 인간을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A를 투입하면 B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기계적 모델이 아니라, 각자가 모두 존중을 받고자 하고 자기계발과 인간관계를 통한 정서적 만족 같은 것들을 원하는 인간다움을 인정하는 모델이다. 노동을 단지 돈벌이의 수단이나 사주(社主)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도구 정도로 여기는 쓰레기 경영자들이 많은 오늘날 꽤나 ‘특이한’ 시각이긴 하지만, 결국 인간을 도구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삼는 것이 바른 방향이 아닐까 싶다.

 

 

 

     책은 기업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들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관해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다. 하지만 조금만 응용한다면 다양한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고,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몇 명 떠오른다. 물론, 당장 나에게도 몇 번 더 읽어봐야 할 책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