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정크는 나에겐 너무나 힘겨운 소설이었다.. 주로 읽는 책이 고전추리소설이나 고전소설, 아니면 일본소설인 나로서는 한국소설의 매력이나 동향을 잘 모른다.. 가끔 베스트셀러라고 올라오는 책들을 보며 남들 다 읽는 책만큼은 읽어보자는 마음에 가뭄에 콩나듯 한국소설을 한권씩 읽은게 전부고, 그때마다 느낀 건 내취향이 아니다라는 느낌뿐이었다.. 그나마 4년전인가 5년전 신경숙 작가님의 "엄마를 부탁해"만은 가슴먹먹한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감명깊게 읽었을 뿐이었다..

 

그 이후에도 가끔씩 읽은 박완서작가님의 글에서 익숙함을 느끼면서도 따스함을 느껴 좋았지만, 최근에 읽은 이름있는 한국작가의 책인 김연수의 "원더보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느낌을,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의 일탈모습을 읽는 것 자체가 힘겨웠다는 느낌외에는 없었다.. 그러다 만난 김혜나작가의 "정크"역시 나에게 또다시 한국소설의 벽을 느끼게 해주었다...

 

88만원세대의 팍팍함을 뉴스로 매번 접하면서 힘겨운 세상살이에 한숨을 내쉬게 되고, 어떤 세상이 나를 기다릴지 두려움에 떨면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다른 사람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기에 그나마 두려움이 덜하다.. 하지만 성적소수자들의 입장에서 세상은 더더욱 힘겨울 것이기에 그들은 어떤 세상을 힘겹게 버터나갈까라는 생각을 하며 "정크"를 읽었다.. 그리고 "정크" 속의 주인공, 성재와 성재의 애인 민수형과 성재의 친구들의 삶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힘겹고 팍팍했다.. 

 

게다가  내가 매력을 느끼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너무나도 어두운 이야기다보니 이야기자체의 매력을 느끼기에도 내 능력이 부족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 역시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지만 어디에선가 이어지는 시공간에 의해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돌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는데.. 비정상적인 가정에서 시작하여, 남들의 시선을 항상 신경쓰면서, 88만원세대의 팍팍함까지 겪어야 하는 성재의 삶은 내가 아는 바깥 세상과는 달리 약물이 난무하는 어두운 세계에 대해, 내가 알지 못하는 공간에서의 이야기다보니 공감을 느끼기엔 너무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성재의 고통을 느끼며 같이 아파하기도 전에 어두운 분위기에서 얼른 벗어나고픈 느낌뿐이었다.. 왜 항상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내가 접하는 한국 소설들은 대부분이 이런 이야기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정말 이런게 요즘 한국소설의 유행인가? 그렇다면 난 계속해서 한국소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은데.. 언제쯤 난 한국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될지.. 아니면 내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한국소설이 나올지.. 참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산 책인만큼 새 책은 내가 제일 먼저 읽어야한다는 생각은 은연중에도 계속되지만 이 책만큼은 동생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시험기간이라 양심의 가책상 시간이 있어도 읽지 않고 방치해두고 있던 참이었고, 가가형사를 좋아하는 동생은 읽을 만한 책을 찾고 있기에 내 손을 먼저 거치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동생에게 양보를 했다.. 미용실에 갈 때도 밤에 잠을 잘 때도 너무 재미있다며 시험이 끝나면 꼭읽어보라고 했던 동생이 다 읽고 나서는 약간 시시하다고 평가를 한게 이 책이었다..

 

어쩌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복잡한 추리소설이나 깊은 사연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들을 읽다가 이 책의 결말을 보면 시시하긴 시시하다.. 440쪽에 달하는 이야기 중 사건에 대한 결말은 불과 100여페이지도 안되니까. 어떻게 보면 사건과 무관한 일들만 가가는 들쑤시고 다니는 것처럼 볼 수도 있고, 사건자체도 결국 복잡한 사건이 아니다 보니 한참을 기대했던 동생이 실망을 하는 건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오히려 이 헛헛한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사건의 결말을 밝히는 과정과정마다 오래된 풍경의 마을 속에서 가가형사가 보여준 따뜻한 배려를 통해 언제나 잔인한 살인사건에 숨겨진 추악한 인간의 본성 내지 사건을 숨기려는 범인과 그 것을 밝히려는 탐정간의 두뇌싸움이 아닌 사건의 관련자로 누구보다 고통을 받지만, 범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새 잊혀진, 또는 시도때도 없는 탐문에 응해야 하면서도 별다른 이름없이 등장하던 사람들의 모습 또한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음에도 비밀을 지키는 사람과 마음과는 달리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간의 오해와 비밀, 그로 인해 사건이 복잡해보이는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 사건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척될 뿐인 사실들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비밀을 파헤치고서도 그 비밀이 당사자 이외의 자들에게는 비밀로 남겨지도록 덮어두는 가가형사의 모습은 너무나도 인간미가 넘치는 형사의 모습이라 오히려 현실성이 없어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형사들이 존재한다면,., 사건으로 인해 마음을 다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일은 없을텐데...

 

형사는 수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또한 피해잡니다. 그 피해자를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라는 가가의 말처럼,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범인을 찾기 위해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들만의 사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주변탐문을 자세히 그린 만큼 결말에 있어서 긴장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이 책의 묘미이지 않았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리 열쇠 대실 해밋 전집 4
대실 해밋 지음, 김우열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껏 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서도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따위는 읽지도 않았고, 그저 아서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를 극찬하며 여전히 그들의 트릭이 다른 책들에서 발견되는 것을 즐거워하며 홈즈와 에르퀼 푸아로를 좋아하면서 일본 추리소설만을 탐닉해왔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통해 익히 이름만 들어온 레이먼드 챈들러를 경험해보자 싶었는데 <심플 아트 오브 머더>라는 얇디 얇은 책을 통해 레이먼드 챈들러의 단편소설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황금기 탐정소설에 대한 비판글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며칠을 장바구니에 담아만 드었다가 읽게된 <심플 아트 오브 머더>는 현실에선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회색뇌세포작용만을 강조하는 에르퀼에 대해 비판을 하고, 오히려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지며 추리소설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추리소설로 여기지 않는 대실해밋을 극찬하고 있었다. 만약 <몰타의 매>를 읽었더라면 대실 해밋이란 이름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겠지만, 열린책들에서 나온 <몰타의 매>를 매번 읽어봐야지라는 생각만 할 뿐 정작 실천하지 않았던 나에게 대실 해밋은 많고 많은 작가들 중의 한명일 뿐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벤트페이지에서 본 <유리열쇠>표지 속 멋진 외국인사진에 반해 책소개를 보니, <몰타의 매>를 쓴 작가인데다 레이먼드 챈들러도 극찬하고 있었고, 그 작가의 전집이 셜록홈즈전집과 애거서크리스티의 전집이 나온 황금가지에서 출간된거라 아무런 망설임없이 사게되었다. 기에 <유리 열쇠>를 미리 사둔 걸 행운이라 여기며 읽기 시작했고, 이제껏 만나지 못한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사실 다 읽은 지금도 <유리 열쇠>가 과연 추리소설 또는 탐정소설인지 아니면 그저 소설일 뿐인지에 대해서 판단을 하지 못하겠다. 주된 내용이 헨리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고, 결말 역시 범인이 밝혀진다는 점에서, 그리고 범인을 밝히는 역할로 네드 보몬트가 동분서주한다는 점에서는 탐정소설인 것 같다가도, 셜록홈즈와 같은 탐정소설이 사건이 발생한 뒤 용의자의 범주를 정해놓고는 거기에서 범인을 밝혀내는 것과는 달리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듯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걸통해 다른 일도 해결하면서, 헨리를 누가 죽였나보다는 네드 보몬트가 형으로 여기는 폴 매드빅을 둘러싼 정치싸움이 주된 것처럼 보이다 보니 추리소설이 아닌듯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전형적인 추리소설에서 범인에 대해 알아내기 전까지는 자신이 하는 행동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 불친절한 탐정옆에서 왓슨이나 헤이스팅스가 독자에게 사건을 따라오게 하면서도 잘못된 힌트들을 주었던 것과는 달리 탐정이라 불리진 않지만 탐정역할을 하는 네드 보몬트의 행동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보니, 아니 오히려 입가는 웃지만 눈은 웃지않는다라는 표현외에는 그의 생각에 대해 설명이라곤 없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다 보니 네드 보몬트의 행동만을 쫓는데 급급하다보니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실 해밋이 소설을 썼을 시기 미국에서 진짜로 있었을 듯한 살인사건과 정치음모이야기여서인지 사회풍자적인 소설의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사실 <심플 아트 오브 머더>에서 읽은 레이먼드 챈들러의 단편소설과 미묘하게 비슷한 분위기때문에 더더욱 진짜 이러한 사건들이 있었을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추리소설 같으면서도 아닌 듯한 이중적인 느낌의 이야기에 "무미건조한 묘사와 극사실주의를 표방한 탐정 소설로 당시 셜록 홈즈식 수수께끼 탐정 소설이 주류를 이루던 출판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대실 해밋"이라는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셜록 홈즈식 이야기에만 익숙하던 나에게 대실 해밋과 그를 극찬한 레이먼드 챈들러는 새로운 세상이었고, 그로 인해 대실 해밋이라는 작가에 대해 더욱 궁금해지고, 하드보일드 소설이라는 장르에 관심이 생겼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비판처럼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은 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무인도를 사서 아무도 풀 수 없는 방식에 의해 살인이 일어났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따라 했던 살인방식을 그린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의 트릭은 언제보아도 애거서 크리스티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만들던 것들이지만 확실히 이 책을 읽고나니 애거서 크리스의 트릭이 얼마나 작위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런 작위적인 탐정소설과는 달리 <유리 열쇠> 속 헨리의 죽음이나 총기난사살인같은 경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범행방식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알리바이다 보니 현실 속 탐정을 만난듯한 느낌이었다.

 

가만히 앉아 뇌세포를 굴리거나 변장을 하고 단서를 수집하는 것과는 달리 경찰이 탐문수사를 하듯 관련이 있는 듯한 사람들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묻기도 하고, 변장을 하기보단 거짓말로 사람을 속여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면서, 어쩌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게 아니라 흠씬 두들겨맞으면서 다니는 네드 보먼트는  탐정이란 "19세기 말에서20세기 초반의 상상속 영국에서나 활동하던 사람" 내지는 "만화주인공 소년탐정 코난이나 김전일"이라는 인식뿐이던 나에게 현실 속 탐정은 신기하면서도 매력적인 주인공이었다.. 더욱이 네드 보몬트는 <유리 열쇠>와 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주인공이다보니, 아예 "탐정"이란 명칭을 붙이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다른 대실 해밋의 작품 속의 탐정들은 어떠한 느낌의 탐정들인지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웃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뇌>라는 작품에 반해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좋아하게 되어 근근히 그의 새로운 작품을 읽고는 있지만, <신> 때부터인가 흥미가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다. 중학생때보다는 많이 나아가 <개미>를 3권까지는 읽었지만 4권에서 결국 포기를 하였고, 6권에 달하는 <신>을 읽으며 미칠 뻔 했지만 그래도 죽음을 탐험하는 <타나토노트>나 인간의 기원을 찾은 <아버지들의 아버지>, 그리고 체스경기 중 사망한 우승자의 죽음을 밝히던 <뇌>에 대한 강렬한 인상덕택에 여전히 새로운 작품이 있으면 눈길이 간다.. 그래서 솔직히 <웃음>이라는 제목은 하나 흥미가 생기지 않는 작품이었지만, 이번엔 어떤 작품일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는데.. 전반적인 독서의 만족도는 별5개 중 딱 절반인 2.5개의 수준이었다.

 

지하무덤이라던지, 파란 목갑이라던지, 그랜드 미스트리스라던지, 웃음을 찾는 과정에서 여기저기에 있는 성배기사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요소들을 보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심히 연구해서 썼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그의 목적대로 성배기사단을 본따서 만든 웃음기사단의 모습을 통해 읽는 도중 대부분의 시간동안 <다빈치코드>가 생각이 났다는 점에서 참 잘썼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성배기사단의 모습 뿐만 아니라 그걸 찾아가는 느낌마저도 너무 흡사해 기발한 상상력의 책을 읽는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댄 브라운의 작품 역시 <다빈치 코드>에 환호하여 <천사와 악마>를 읽은 이후에는 너무나도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인 <디지털 포트리스>에 실망해 더이상 읽지 않게되었는데, 하물며 그와 너무나도 비슷한 분위기의, 단지 성배를 웃음으로 바꿔치기한 작품에 대해 열광할만한 매력은 없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훌륭한 글솜씨 덕분에 지루함을 느끼면서도 이야기 자체는 술술읽히기는 했다.. 그리고 아무리 비슷한 분위기의 글이라고는 해도 키롤롭스라 불리는 한쪽 눈에 하트를 박은 외눈박이 피에로 다리우스의 이야기와 서로에게 웃음공격을 가해 결정적인 공격을 하면서도 방어를 잘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프로브대회, 중간중간 역사이야기처럼 등장하면서 결국은 이 소설의 큰 중심이었던 유머대역사부분과 같은 인상적인 부분과 더불어 <다빈치코드>와는 다른 결말전개다 보니, 2권의 끝부분에 가서는 지루함보다는 결말의 궁금함이 더욱 커지기는 했다..

 

만약 이 책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짧았더라면 오히려 더 읽는 재미가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특히 웃음이란 역사를 찾아가고 웃음의 비밀을 찾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이전의 작품에서도 그랬듯 호감정도의 분위기만 풍겼으면 될 텐데(너무 예전에 읽어서 그런가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둘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은 없는데..) 이지도르와 뤼크네스를 다빈치코드에서 랭던박사와 소피의 관계처럼 그 둘의 모습을 만들려고 했는지 계속해서 서로를 사랑한다느니 마음속으로 어떻게 나한테 안넘어오냐느니 하는 등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는데 솔직히 내 느낌으로는 굳이 없어도 될 이야기같은데 너무 자주 언급되다보니 전체적인 이야기느낌이 늘어지는 듯했다..그래서인가 긴장감이 넘쳐야할 부분에서도 살짝 지루해지기도 했다..

 

예전처럼 기발한 상상력의 베르베르식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고 싶은데,, 어쩐지 <신> 이후로는 그이 작품들은 그저 그냥저냥 잘 읽히는, 그러나 딱히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는 그런 이야기들이 되버린 것 같아 만히 아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 실크 하우스의 비밀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영화 <셜록 홈즈:그림자게임>을 재밌게 본 터라 오랜만에 다시 셜록 홈즈를 읽을까 싶다가 코난 도일 재단에서 인정한 책이라기에 익숙한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인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추리소설하면 셜록 홈즈와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바로 대답을 할 정도로 두 작품을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60여권이 넘는 책을 통해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보다는 단 한 명의 탐정의 활약상인 셜록 홈즈 전집이 더욱 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썼다하더라도 셜록 홈즈의 이름을 보면 너무나도 설레여서 이번엔 또 어떤 사건을 해결할까 싶은 마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처음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유사한 분위기에 빠져들다가도 뭔가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져서 이야기에서 자꾸 튕겨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왜 그런가 황금가지의 전집을 들춰보니 "번역"의 차이때문에 이질감이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흥미진진한 줄거리와는 무관하게 이야기에서 자꾸 튕겨져나오게 되서 너무나도 아쉬웠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우선 도시사람이든 시골사람이든 표준어로 번역하였던 예전과는 다르게 더욱 실감나는 번역을 위해서 사람에 따라 표준어와 사투리를 섞어서 표현을 한 것 같은 취지는 알겠지만, 황금가지의 <셜록홈즈 전집> 어디에서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안나온다. 더욱이 베이커가특공대를 셜록 홈즈가 부를 때에도 위긴스는 전혀 사투리를 쓰지 않는데 이 책 속 위긴스는 너무나도 구수하게 사투리를 쓰다보니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레스트레이드와 홈즈의 대화에서 느껴졌던 이질감은 "말투" 때문이었다. 언제나 오만불손하고 자기만 생각하는(왓슨도 생각하긴 하지만) 홈즈가 레스트레이드에게 존대말비슷하게 말을 하고, 사실은 홈즈를 존경하는 레스트레이드는 홈즈에게 반말은 아니지만 존대말도 아닌 그런 말로 대꾸를 하다보니 읽는 내내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셜록홈즈전집>에서 레스트레이드와 홈즈의 대화부분을 찾아보니 홈즈와 레스트레이드의 말투가 반대로 되어있었다..그러다 보니 이 책을 읽는 내내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책 역시 황금가지에서 냈으니 번역자도 <셜록홈즈 전집>을 번역하신 분이 번역을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소한 불만을 제외하곤 <실크하우스의 비밀>는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셜록 홈즈와의 만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드물게 실수를 하는 때도 있고 죽을 고비도 넘긴 홈즈지만 거의 대부분 사건에서 맹활약하는 셜록 홈즈가 거대한 음모에 휩싸여 누명을 쓰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큰 위험에 빠져 어떻게 할 수 없을거라 여겨지던 상황 속에서도 결국 위기를 딛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라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너무나도 과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껏 셜록홈즈 속 사건들이 살인을 다루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잔인한 모습이 그려진 경우는 없었다. 단순히 얼굴에 산탄총을 맞아 누군지 알아볼 수 없다거나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묘사는 해도 어린 아이의 뼈마디마디가 순서대로 부러졌다는 등의 묘사는 없었는데, 이번 <셜록홈즈:실크하우스의 비밀>에서는 너무나도 잔인하게 살해된 모습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사건 자체도 너무 추악하다보니 홈즈와 왓슨은 그대로지만 아서 코난 도일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왓슨의 서문을 읽었을 때만 해도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은 이름만 같을 뿐 이 책속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는 많이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이야기의 흡입력은 강하다보니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새로운 셜록과의 만남이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어쩌면 그 시대 속의 모습을 아서 코난 도일보다 더욱 세밀하게 그려내다보니 사회의 추악함이 더욱 강조된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10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왓슨이 공개하는 설정으로 한 것으로 이해하면 사건의 잔인함도 어느 정도 수긍이 되기는 한다.. 게다가 모리어티교수의 이면을 볼 수 있었고, 익숙한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위긴스, 허드슨부인과 단편 속 등장인물이었던 트레블리언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셜록 홈즈의 재연으로써는 나름 성공적이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뭔가 아쉬우면서도, 만족스러운, 그러나 번역만큼은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던 묘한 매력을 가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