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마침내 내 삶을 찾다 - 가정과 직장이 아니라 나를 1순위에 놓기
앨런 힉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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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에서 쉰다섯 살까지 나는 혼돈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오십 대 남자에게 정상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하는 것이 올바를까?' 라는 의문을 품고 해답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 주기보다 각자가 처한 인생의 독특한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도록 도우려 이 책을 썼다. 내가 쉰 살 넘어 경험한 일들과, 이 나이 대 남자들이 많이 경험한 일들을 공유하려 한다. 나나 이 나이 대의 남자들이 직면했던 상황이나 여러 의문이 여러분이 처한 상황이나 의문과 다르지 않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각자 나름의 해법을 찾는 데 이 책이 명쾌하고도 단순한 여러 도구를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먼저 자기 자신을 찾아라

 

오십대 이상의 한국 남자들에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노인 자살률은 2000년 이후로 세 배로 높아졌다. 또 부모를 모시고 살겠다고 응답하는 비율은 90퍼센트(1999년)에서 37퍼센트(2014년)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년들은 경제적 결핍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과 존중의 결핍이라는 이중 질곡에 빠져 있다.

 

한국 사회의 미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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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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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란 막연히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하다'며 망설이는 것이다. 결국은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기지도 못한다. 또는 '이것도, 저것도' 하면서 힘을 분산시킨다. 결국 사람은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못한다. 결과를 내려면 한 가지 일에 온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 '시작하며' 중에서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이 책은 한게임 재팬을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 넘버원으로 만들고, 전 세계 230국 4억 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만들었던 CEO 모리카와 아키라의 성공 전략을 담고 있다. 출간되자마자 일본 아마존 분야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경영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물론 직장인들도 눈여겨 볼 수 있는 심플한 성공 경영방침을 만날 수 있다.

 

그는 1967년 가나가와 현 출생. 1989년 쓰쿠바 대학 졸업 후, 니혼텔레비전방송망에 입사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했기에 음악 프로그램 제작을 희망했지만, 컴퓨터시스템 부문에 배속되어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배웠다. 인터넷의 등장 후에는 인터넷 비즈니스에 흥미를 갖기 시작해 그는 인터넷 광고와 동영상 발신, 모바일, 국제방송 등 다수의 신규 사업에 관여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아오야마가쿠인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2000년에 소니에 입사해 브로드밴드 사업을 전개하는 사내 벤처를 성공으로 이끌기도 했다.

 
2003년 한게임 재팬 주식회사(후에

 

회사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이 질문에 대해 이익, 사원들의 행복, 브랜드, 전략, 비즈니스 모델 등과 같은 답변은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물론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그는 묻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일본 1위로 만든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 대답은 심플하다. 대박 상품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 이것밖에 없다"라고 말이다.

 

대박 상품이 없으면 회사의 그럴듯한 '전략'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단지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의 답은 이렇게 심플하다.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하는 열정과 능력을 지닌 사원들을 모은 다음에 그들이 무엇에도 속박되지 않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심플하게 생각하라"

 

 

이렇게 간단한 사실이 경영에 접목되는 않는 것은 바로 생각 자체가 복잡한 탓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중요하다면서 망설이다가 결국엔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에 그는 '표면적인 가치'에 현혹되지 말고 '본질'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즉, 고객의 니즈에 부응한다는 게 바로 '본질'이며 여기에 온 힘을 집중하는 것이 성공적인 경영으로 이끈다는 설명이다.

 

열정, 이는 성공의 조건이다 

 

그는 라인의 사장으로 취임힐 때 이런 결심을 했던 것이다. '나이, 경력, 직무와 상관없이 고객의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을 지닌 사람이 주도권을 잡는다. 그리고 품질 높은 상품을 가장 빨리 생산한다. 규칙은 이것 하나뿐이다' 그래서 이런 결심을 배경으로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고 방해가 되는 것은 철저하게 배제했던 것이다. 정말 심플하지 않은가.

 

2011년 3월 말, 동일본 대지진 직후, 직원들의 안전 때문에 도쿄 사무실을 폐쇄하고 경영진들은 후쿠오카 사무실을 가동하면서 직원들의 안위를 계속 확인했다. 혼란이 서서히 안정되면서 2주 뒤 도쿄 사무실을 다시 재개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는 과연 업무가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당시 라인 프로젝트를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는데, 사고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예상햇지만, 모두 업무 재개를 기다렸다는 듯이 엄청난 집중력으로 일을 시작했던 것이다. 바로 이런 열정이 라인의 성공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실제로 내일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지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보다 '그게 현실이야', '그게 자연스러운 거야' 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불안할수록 나름대로 앞날을 내다보려는 노력을 해서 어떤 변화가 감지될 때 재빨리 대응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바로 불안감이 갖는 효능이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막연하게 안심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이 책을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책은 뭔가 분명한 메세지를 나에게 주었다. 즉 구질구질한 빈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오직 본질에만 집중하면서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었다. 책은 6개 장, 40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는 '싸움'이 아니다.

자신의 '감성'으로 살아간다.

'성공'은 버린다.

'높은 사람'은 필요 없다.

괜한 일은 모두 그만둔다.

혁신을 지향하지 않는다.

 

 

 

 

경영은 관리가 아니다

 

'경영은 관리다', 이는 우리 경영자들이 가진 고정관념이다. 그런데, 이 관념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한다. '바보야! 문제는 바로 관리야!'라고 말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영이 사원들의 활동을 일일이 관리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원들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니가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자유롭게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허용했고, 그래서 탄생한 제품이 바로 워크맨이라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엔지니어들 스스로가 보기에 '이거다!' 싶은 기술을 개발하면 다양한 부서와 그룹 계열사에 가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의기투합하여 상품화가 결정되면 본인이 직접 그 부서로 이동하거나, 회사를 새로 세우기도 하면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자유롭게 창출해왔다. 그 구조에는 '

 

 

 

 

 

 

 

 

 

 

 

 

 

 

 

 

 

 

 

 

 

 

 

 

 

 

 

 

 

 

 

 

 

 

 

 

 

 

 

 

 

 

 

'차별화'를 노리지 않는다

 

차별화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것과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즉 타 상품과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함으로써 경쟁우위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대박 상품을 살펴보면 반드시 다른 상품과 눈에 띄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타 상품과 전혀 차이가 없는 상품은 존재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차별화를 노리는 게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차별화를 노리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시점을 놓치기 때문이다.

 

 

차별화를 생각할 때, 우리는 무엇을 볼까? 타깃으로 하는 상품과 경쟁기업이다. 거기에 고객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즉, 차별화를 추구할수록 고객들이 원하는 것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다. 고객들은 '차이'가 아니라 '가치'를 원한다. 자신에게 가치가 없으면 아무리 차이가 눈에 띄어도 돌아봐주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라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익숙한 경영자 내지는 관리자라면 책의 내용에서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비전은 필요 없다', '계획은 필요 없다', '동기부여를 향상시키지 않는다', '경영은 관리가 아니다', '차별화를 노리지 않는다' 등과 같이 우리들이 이미 상식 내지는 통념이라고 믿는 바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구질구질한 낡은 통념이나 관습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기업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 무엇이 잘못 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이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30대 직장인조차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내몰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누구나 괜찮은 사장을 꿈꾸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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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주식 투자로 인생에 한 번은 돈 걱정 없이 살아라 - 지금 시작해도 남들보다 10년은 빠르다!
김재욱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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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국이 9년 6개월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동안 변죽을 제법 많이 울렸기에 이번 조치가 그리 놀랍지는 않다. 국내 증시도 어저께에 이어 오늘도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통상 금리 인상이란 재료는 주식시장에선 악재로 통하지만 '노출된 재료는 재료가 아니다'라는 증시 격언처럼 그만큼 충격적인 발표는 아니었다. 금번 인상 조치보다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다.

 

 

신흥시장의 투자에 빨리 대응하라

 

국내 증시 상황이 저성장이라는 발목에 붙잡혀 지지부진하는 사이 증권사들은 대체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중국의 경제 상황을 주목하고 중국 투자에 열을 올렸다. 후강통 시행 이후 거래가 폭등하고 중국 경제 발전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황이 많이 변했다. 중국의 경제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함에 따라 이에 대한 실망 매물로 상하이 종합증시는 40% 가까이 폭락한 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의 저자 김재욱은 신흥시장인 인도네시아 주식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해외 진출 및 전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헤브론스타에서 MICE & B2B 팀장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는데, 헤브론스타의 지사가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 시절 인도네시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 후 인도네시아 증권사에서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집안 사정으로 귀국한 후 인도네시아 투자 정보를

 

 

 

 

   

아시아 신흥국으로 돈이 몰려 온다

 

아시아의 경우에는 노동 가능 인구가 19억 명을 넘어, 전 세계 32억 명인 노동 가능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10%와 북미 7%에 비하면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와 같은 생산성과 성장성을 토대로 아시아는 지금 세계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선진국들이 서구의 경제 위기 해결을 아시아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위기 때도 전 세계는 아시아의 성장에 의지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선진국으로 구성된 G7은 아시아 주요국 및 신흥국까지 포함한 G20이라는 새로운 국제기구를 결성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브릭스와 신흥 아시아 성장국인 인도네시아 등의 입김은 더욱 강력해졌다.

 

 

인도네시아의 현재 인구는 2억 5천 명으로 단일국가 인구 수 기준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의 투자 자금은 아시아로 대이동하고 있다. 주식 투자의 역사를 보더라도 미국, 일본, 한국 그다음이 될 투자처는 현재 아시아의 중국, 인도 등이다. 다만 인도는 해외 개인투자자의 증권 거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국 다음의 투자자는 바로 인도네시아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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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렌드 2016 - 모바일, 온디맨드의 중심에 서다
커넥팅랩 엮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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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렌드 2015>의 핵심 키워드는 '옴니채널 시대의 도래'였다.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PC와 TV로 대변되는 구매체를 넘어서는 새오운 전환점을 목격했고, 모바일이 기존 매체를 상호 보완하며 발전하는 양상에 집중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옴니채널의 변화 속에 다양한 O2O 서비스의 출현을 경험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2016년 모바일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는 온디맨드

 

 

 

옴니채널 서비스로 구현한 형태가 바로 O2O다. 이는 본래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라는 방향성을 담은 용어였지만, 어느 순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라는 반대 방향도 함께 아우르는 다방향성 서비스로 진화했다. 즉 인터넷 상점과 전통적인 상점을 넘나드는 조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커머스 시장에서 이런 변화는 극적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의 변화를 주목할 수 있는데, 하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유통의 대변혁이다. 기존에는 모바일이 쇼핑을 도와주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에 그쳤지만, 이젠 커머스 기업들의 모바일 퍼스트 전략과 간편 결제의 확산에 힘입어 모바일은 직접적인 쇼핑 수단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특히,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층이 이삼십대를 넘어 이젠 사오십대까지 정착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급속한 성장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한때 한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ICT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옴니채널 시대를 맞아 이젠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벤치마킹하는 현상이 생길 만큼 중국 기업들이 크게 성장했다. 알리페이라는 핀테크 서비스를 내세운 알리바바,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커머스에 접목한 텐센트 등은 O2O 서비스로 전 세계 커머스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 한국에서 활성화된 모바일 기반의 콜택시 서비스의 경우, 중국에선 이미 생활의 필수적 서비스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카카오의 대표 김범수 의장도 "한국의 모바일 산업이 중국에 2년 뒤처져 있다"라며 우리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옴니채널의 변화는 현재도 계속 진행형이며, 다가오는 2016년에는 지금까지보다 더 극적인 변화가 전망된다.

 

 

 

온디맨드는 단순한 서비스 수준을 넘어 '온디맨드 경제'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온디맨드의 핵심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제공하는 것인데, 반대로 그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체 역시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서비스 제공자가 제품 혹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이었다면, 온디맨드 시대에는 유휴 시간과 자원, 능력을 갖고 있는 개인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우버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유사 콜텍시 서비스로 시작했다. 승객인 개인과 운전사인 개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누구나 언제나 간편하게 모바일앱을 통해 차를 부르고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더구나 결제까지 쉽고 빠르는 것이 특징이었다.

 

한국의 IT업체들은 이제 모바일에 눈을 뜬 동남아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선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인 고젝Go-jek을 스마트폰 앱으로 운전기사를 호출한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SK플래닛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패스Path 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성에 기반을 둔 O2O 트렌드는 커머스의 거래 대상을 상품에서 서비스로 확장시켰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서비스가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서비스도 모바일을 통해 내가 원하는 즉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온디맨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커머스 분야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란 수요자의 요구 또는 주문에 맞춰서 언제든지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모바일을 매개로 고객과 고객 인근에 위치한 서비스 제공자를 쉽게 연결해준다. 따라서 고객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품의 주문이나 서비스 제공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버는 유사 콜택시앱 서비스이다. 이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를 처음 개시한 이래 4년 만에 전 세계 40여 개국 200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신흥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일로에 있다. 현재 우버의 기업 가치는 약 180억 달러로 추산되며, 매년 4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2015년 3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외국인이 처음 서울에 정착했을 때 가장 놀라는 게 바로 퀵 서비스로 배달되는 피자나 치킨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배달 문화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기도 했다. 사실 이런 서비스로 해외에서 성공적인 사업으로 정착한 게 바로 스페인에서의 BBQ이다. 매장에 가지 않더라도 따뜻하고 바싹한 치킨 요리를 집에서 먹을 수 있으니 당연히 호평을 받을 수밖에. 배달도 이젠 모바일로 승부를 건다. 국내에선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스마트폰의 배달앱이 경쟁하고 있다. 시작은 우리가 먼저 했지만 재미를 톡톡히 보는 곳은 오히려 중국이다. 유미왕이 그 주인공이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유통 강자들 역시 온디맨드 트렌드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ICT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주문하면 즉시 제공'이라는 온디맨드 트렌드의 확산으로 커머스 업계는 홈서비스 및

 

 

 

 

 

SNS를 통한 킬링 타임용 콘텐츠 소비가 계속 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들의 미디어 역할이 확대되면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포스트와 브런치라는 모바일 퍼블리싱 플랫폼을 만들어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전통 미디어가 하던 뉴스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SNS의 미디어 역할 확대로 인해, 일일이 정보를 찾아보기보다 시간이 날 때 수많은 정보를 훑어보는 식으로 뉴스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리스티클Listicle(목록이라는 뜻의 list와 기사를 의미하는 article의 합성어)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온디맨드는 서비스에서 결제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결제 방법이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이 서비스의 이용을 포기하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공산이 크다. 더구나 한번 불편함을 느낀 고객이라면 향후에도 이 서비스는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즉 간편 결제가 필수적이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가 온디맨드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11번가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는 시럽페이, 식당에서 결제할 때는 삼성페이, 카카오톡으로 쿠폰 선물할 때는 카카오페이, 티켓링크에서 연극 예매할 때는 페이코, 이마트에서 결제할 때는 SSG페이……. 간편결제라고 하던데 난 왜 간편하지가 않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간편결제의 파편화는 여러 마켓마다 서로 다른 간편결제들이 적용되어 사용자가 여러 가지 서비스에 가입해서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말한다. 11번가, 식당, 티켓링크, 이마트 등 이용하는 곳마다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간편결제가 전혀 간편하지 않다고 지적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간편결제의 파편화 현상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제라는 서비스는 유사하지만 기업에 따라 결제를 활용하는 전략은 각기 다르다.

 

카카오, 네이버, 이동통신사 등 국내의 대표적인 IT 기업들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산업에 집중하는 목적이 수수료를 통한 매출 증대뿐만은 아니다. 어쩌면 모바일 결제를 통해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얻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은 "이제 IT시대는 가고 DT(Data Technology) 시대가 온다"고 언급했다.

 

그는 데이터를 활용해 돈을 버는 일이 미래의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품을 결제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결제 서비스 사업자가 아니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고급 데이터다. IT 기업이 모바일 결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러한 고급 데이터를 통해 추가 수익을 올리거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은행의 지점이 줄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자금융 채널의 업무 분담률이 83%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금융 채널의 역할도 진화하여 과거 단순히 거래내역 조회 기능에 한정됐던 모바일뱅킹은 이제 고객의 자산 내역 분석을 통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기능까지 제공한다.

 
모바일 채널은 고정된 장소에서 이용하는 인터넷뱅킹과는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통하여 수집한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고객의 특성에 맞는 온디맨드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타 산업에서도 IT 기반의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여 모바일 결제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은행은 산업 간 제휴나 자체적인 기술 역량 확보를 통해서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화물차 운전기사를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인 훠처방을 출시했다. 가구나 침대 등 부피가 큰 물건을 배달하거나, 이삿짐을 운반하려 할 때 훠처방앱에 접속하면 손쉽게 화물차 운전기사와 연락할 수 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평판을 조회하거나 가격을 협상할 수도 있다. 텐센트는 훠처방의 거래 기록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후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한다. 예컨대, 성실하고 평판이 좋은 화물차 운전기사일수록 일이 몰릴 것이기에 일감의 수가 신용도의 평가 대상이 된다. 또한 가격을 협상하는 모습을 보면 개인의 신용도를 가늠할 수 있기에 가격 흥정 방식도 빅데이터 분석 자료로 이용된다. 아울러 한 달에 몇 건의 운송을 처리하는지 안다면 각 기사의 한 달 수입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자체 분석 작업을 거친 후 우량 건을 선별하여 문자메시지로 저금리의 대출 상품을 권유하면 기사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대출을 진행한다. 신용도가 낮은 대부분의 중국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기존 은행들의 까다로운 신용대출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해 금리가 높은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감안할 때, 훠처방은 매우 스마트한 틈새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전문은행의 핵심 사업 모델은 중금리 대출이다.

 

 

 

 

 

 

2015년은 스마트폰 산업에 성장의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위기론으로 시끄러웠다. '스마트폰 위기'라는 키워드가 국내 언론에 노출된 빈도수는 2014년도 같은 기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실제 판매량 집계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위기론이 엄살만은 아니다. 지난 해의 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각 제조사는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흥미롭게도 언뜻 서로 다른 방식의 전술을 취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 안의 유사 전략을 찾을 수 있다.

 
유사 전략은 크게 가격 경쟁과 통합 경쟁으로 나눌 수 있다. 가격 경쟁은 스마트폰의 가격 인하에 관한 부분이며, 통합 경쟁은 스마트폰과 다른 IT 기기의 통합에 관한 부분이다. 전략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격 경쟁은 프리미엄폰의 출고가 인하와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로, 통합 경쟁은 패블릿폰으로의 경쟁축 변화와 이미지&영상 기기로의 진화로 각각 나뉜다.

 

 

 

 

이머징 디바이스emerging device: ICT 산업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등 이미 대중화된 디바이스 이외에 새롭게 부상하는 디바이스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일 수도 있으며, 자동차처럼 이미 존재하는 기기에 통신 등의 IT 기술이 접목되어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디바이스일 수도 있다. 일종의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로 볼 수도 있으나, 사람이 직접 이용하는 기기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현실증강현실 디바이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으로 한두 번 써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콘텐츠를 공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10년대 초반에 주목을 받았으나 지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 3D TV의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인지하여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는 이미 게임, 동영상, 교육, 시뮬레이션 등 수백여 개의 콘텐츠를 앱스토어에서 제공 중이다. 오큘러스는 가상현실 디바이스 전용 영화 제작을 위해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기어VR을 제공 중인 삼성전자는 2014년 12월 가상현실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밀크VR'을 구축한 데 이어 2015년 2월에는 미국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가상현실 동영상으로 녹화 방송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디바이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호기심으로 한두 번 써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콘텐츠를 공급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콘텐츠의 유통뿐 아니라 제작 지원도 강화하기 위해 3D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카메라 개발 작업인 '프로젝트 비욘드'를 공개했다. 이 카메라는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기어VR에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동영상을 제공한다. 즉, 스포츠 이벤트나 여행지 홍보, 뉴스 등의 영역에서 가상현실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똑똑해지고 있다. 현대인의 필수적인 '이동 수단'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차량과 IT 기술이 융합되면서 차에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Information+Entertainment) 시스템이 탑재되고 통신 기능을 갖추면, 앞에 든 예가 현실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이미 차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당수의 서비스와 기술이 상용화되었으며, 차량끼리 직접 통신을 하여 사고를 방지하는 V2V(Vehicle to Vehicle) 통신 기술도 상용화 단계를 목전에 두고 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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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
류스잉.펑정 지음, 양성희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항저우의 철부지 소년이 세계 전자 상거래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이 책은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아낸 전기이다. 그동안 마윈에 관한 일화는 책이나 신문기사를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되어 왔지만, 그의 성장 과정부터 글로벌 기업 CEO로 올라서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담아낸 건 이 책이 아마도 유일할 듯하다.

 

 

마윈馬雲에 관한 모든 것

 

대개 전기傳記란 현역에서 은퇴한 나이 지긋한 성공 인물이나 생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세상을 타계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기록한 문건으로 예컨대 정식으로 기록한 역사서의 경우 열전列傳에 해당한다. 이 책의 저자가 마윈에게 전기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을 때 그도 "책으로 쓰기엔 내 나이가 너무 젊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고, 아직 성공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는 그들의 일화를 공개한다.

 

 

철부지 소년 마윈은 아름다운 강남 도시 항저우의 서호西湖변에 위치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업 성적이 뒤처져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좋은 성적을 받아본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중학교 때 만난 지리 여선생이 유창한 영어로 항저우의 볼거리를 외국 관광객들에게 소개했던 일화와 함께 학생들도 지리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에 그 길로 그는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지리를 아무리 잘 알아도 영어를 못하면 아무 소용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70년대 말, 80년대 초의 중국은 개혁 개방의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활기가 넘쳤다. 그리고 중국의 신비로움을 찾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호수 도시 항저우로 향하는 발길도 점점 많아졌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어 방송을 청취하던 마윈도 서호 변에서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가이드하면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영어 실력뿐 아니라 세상과 인생을 보는 시각이 부쩍 커졌다.        

 

마윈을 가장 괴롭혔던 공부는 수학 과목이었다. 첫 번째 대입시험에서 그는 수학 1점을 기록했다. 이후 경극협회 책임자였던 아버지 소개로 잡지사의 잡부로 사회생활을 시작, 주경야독끝에 두 번째 입시에선 수학 19점에 그쳤다. 차라리 기술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일과 공부를 계속 병행했다. 그는 20살에 세 번째 입시에 도전했다. 이번엔 수학 기본공식을 달달 외운 덕분에 수학 점수는 120점 만점에 79점을 기록했다. 과락은 면했지만 총점에서 5점이 부족해 4년제 대학은 지원하지 못하고 항저우 사범대 영어 전과專科에 응시했다. 신설대학이라 영어 본과本科에서 정원 미달이 발생해 성적이 우수한 전과 학생을 본과로 승급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당시 영어 성적은 마윈이 최고득점자였다.

 

1984년, 자타공인 열등생이었던 마윈은 그토록 원하던 대학생이 되었다. 이때부터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마치 물을 만나 고기처럼 미리 갈고닦은 영어 실력 덕분에 전공 점수는 늘 5등 이내에 들었다. 남들이 전공과 시름하는 동안 그는 동아리, 학생회 등 폭넓은 대학생활을 경험했다. 리더로서의 재능을 꽃피워 3학년 때는 항저우 사범대학 총학생회장, 항저우 시대학연합회장이 되었다. 대학 때 그는 가장 소중한 인연을 캠퍼스 커플로 만난다. 바로 장잉張瑛이다.

 

1988년, 대학 졸업 후 그는 총장의 특별 추천으로 항저우 전자공업대학에 발령받았다. 당시 졸업생들은 대부분 고향 마을 중학교 선생님으로 발령이 났지만 그는 특별 대우를 받은 셈이었다. 마윈은 탁월한 영어 실력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항저우 전자공업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우수 강사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중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시동을 걸 때엿다. 영어 회화, 무역 상식 등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가 부족했다. 마윈은 영어 강사로 외국인들과 오랫동안 교류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무역 회사의 사장들은 마윈에게 번역을 의뢰하는 일이 많아졌다. 당초 마윈은 대학 강사로 발령시 5년 근무 조건이었기에 번역 일은 부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1992년, 마윈은 몇몇 친구와 함께 첫 창업에 나섰다. 바로 하이보 번역회사다. 경험이나 기반이 부족한 서른 나이에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그리 녹록한 게 아니었다. 번역 회사의 직원은 대부분 퇴직한 영어 선생님들이었다. 한 달 사무실 임대료가 2,400위안, 첫 달 매출은 고작 700위안이었다. 이렇게 몇 달 지나자 동업자 중 몇몇 친구는 빨리 회사를 정리하자고 종용했다.

 

"계속해야 해. 절대 포기하면 안 돼. 반드시 이겨 내야 해. 머지않아 희망의 빛이 비출거야"   

 

어떻게든 회사를 유지시키려는 그의 노력이 계속되면서 수익 다변화 전력 탓에 회사는 점점 잡화점으로 변해 갔다. 꽃, 선물, 양말, 속옷, 의약품, 의료 기기 등 보따리장수는 3년 가까이 이어졌다. 탄생하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달고 하루하루 버티던 하이보는 기적처럼 되살아났다. 1994년에 손익 분기점을 넘기고 1995년엔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그가 계획했던 대로 항저우 최대 전문 번역 단체로 성장했던 것이다. 현재 이 회사의 장홍 사장은 10여 년 전 힘들었던 날을 떠올리면 김정이 북받친다고 말한다.

 

 

  

야후 검색창에 <China>라고 써넣었다. 그러나 컴퓨터 화면에 뜬 문구는 냉정한 현실을 알려 줬다. <no data> 신기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인터넷 세계. 어떻게 이렇게 큰 중국의 존재를 모를 수 있지? 이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상황을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마침내 그의 사업 감각이 꿈뜰거렸다.

 

"나와 업무 제휴를 맺읍시다. VBN은 여기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전담하고, 나는 중국으로 돌아가 인터넷을 널리 알리고 거래처를 확보하겠소"

 

1995년 4월, 그는 귀국하자마자 저녁에 자신의 집으로 친구 24명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귀국할 때 구입한 386 노트북을 꺼내 이 작은 컴퓨터와 함께 인터넷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가 장장 두 시간이나 떠들었지만 갈수록 듣는 이들은 집중도가 낮아지면서 이해하기에 벅찼다. 아무튼 이 모임을 통해 그는 자본금 10만 위안을 마련해 차이나페이지를 출범시켰다.

 

초기에 마윈이 홈페이지 사업을 시작할 때 인터넷이라는 상품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기에 사기꾼이나 미친놈으로 불릴 판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인터넷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 동안 설명을 들은 사람은 "좀 전에 내 이름으로 우편함을 3개나 가질 수 있다고 했는데, 하나는 사무실에 놓고, 하나는 집에 놓으면 되는데, 나머지 하나는 둘 데가 없는데?"라는 반응이었다. 어쨌던 왕후 호텔과 항저우 제2텔레비전 공장이 가장 먼저 차이나페이지의 고객이 되었다.

 

중국의 야후를 만들겠다는 사업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윈은 베이징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열심히 베이징 거리를 뛰어나니며 각부 책임자를 설득하겠다는 도전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업무 제휴, 정보 제공, 홈페이지 제작 수주 둥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항저우에선 나름 유명햇지만, 그는 베이징 거리에선 찬바람을 맞는 집 없는 떠돌이 신세와 같았다.

 

1996년 3월, 자본력이 취약했던 차이나페이지는 항저우전신에 합병됐다. 마윈의 판단으로는 베이징 도전이 실패로 끝나자 현실을 더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면서 규모가 큰 항저우전신과 계속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997년 12월, 경제무역붕의 정식 요청을 받아 팀을 대동하고 재차 베이징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마윈, 장잉 등 선발대 8명과 펑레이, 한민 등 후발대 5명이 팀에 합류했다. 이들 13명은 성공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베이징행을 선택했다. 경제무역부는 대규모 인트라넷 구축 및 공식 사이트 제작 계획을 세우고 이를 마윈에게 의뢰했던 것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로 많은 굴욕과 무력감을 견뎌야 했다. 이에 그는 팀원들에게 세 가지 선택안을 제시했다. 첫째, 지금 사무실에서 계속 일한다. 둘째, 야후 차이나 같은 직장으로 옮긴다. 셋째, 발전가능성이 큰 신생 인터넷 회사로 옮긴다면 추천서를 써 주겠다고 다소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때는 1998년 겨울,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3일 안에 결정하라고 했다. 동료들은 5분 만에 결정을 내렸다. '다 함께 항저우로 돌아갑시다. 처음부터 다시 사작해요!'였다. 마윈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만리장성에 선 마윈 사단 용사들은 저 멀리 겹겹이 이어진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중략)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쌓인 울분을

 

 

 

 

"손님,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아, 미안해요. 혹시 알리바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알리바바, 당연히 알죠. 열려라, 참깨!"

 

인터넷 열풍과 함께 도메인 이름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도메인 선점에 나서고 있었다. 1998년, 마윈은 미국 출장 중 식당에 들어가서도 오직 이 생각 뿐이었다. 마침 아라비안나이트를 떠올리는데, 주문을 받으러 온 웨이터와 그는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웨이터가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대답했고, 이 순간 마윈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이것이 알리바바의 작명 비화이다.

 

1999년 2월 21일, 항저우의 평범한 주택 단지 호반 화원에 위치한 마윈의 가정집. 이 집이 바로 알리바바의 사무실이었다. 마윈은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알리바바 첫 직원 총회였다. 이를 '18나한의 소집'이라고 말한다. 알리바바의 창업 멤버들에게 붙인 멋진 별칭이다.

 

 

 

"이 어둠을 뚫고 나가려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다 함께 소리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내가 선창하면 여러분은 무조건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앞으로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18명이 함께 칼을 휘두르고 함성을 질러야 합니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유학파 인재 차이충신 

 

 

 

 

 

 

 

 

알리바바가 야후를 인수한 지 1년이 지난 2006년 8월 9일, 마윈은 처음으로 알리바바와 야후의 제휴가 실패작임을 시인했다. 이날 2006년 하버드 중미 국제 교류 연합 학생 대표 정상회의에 마윈은 강사로 초청되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유의 블랙 유머로 자신의 처지를 밝혔던 것이다.

 

"알리바바와 야후의 결합은 성공했다고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 저는 결혼식 전날의 신랑이 된 기분입니다. 오랫동안 사랑해 온 그녀와 드디어 결혼하게 됐지만 별안간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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