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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빠가 된다
김민규 지음 / 프롬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내는 입덧까지는 아니고 더욱 찾게 되는 음식이 생기긴 했다. 과일이 계속 당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특히 새콤달콤한 과일들이. 그래서 딸기,귤, 천혜향, 레드향 같은 과일을 계속 먹었다. (-19-)
급기야는 울음을 터띂리는 것 아닌가 싶다가도 어느새 다시금 평온을 되찾는다.대춧빛 얼굴이 우윳빛으로 돌아가고 팔다리는 얌전히 속싸개 안에서 제자리를 찾아간다. (-73-)
나의 아이는 운 좋게도 건강하다. 하나, 무작위하게 들이닥치는 불행의 화살을 빗겨 나지 못한 아픈 아이.그리고 그 아이의 부모는 마음이 얼마나 시커멓게 타들어가 있을까.나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의 마음은 더 아프다는 걸 아빠가 된 지금에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90-)
나는 그런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 여느 아빠들과 다리 제법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고작 분유 먹이기, 트림 시키기, 아이 기저귀 갈기, 쪽쪽이 물리거 재우기 따위 간단한 일만 담당했지 어려운 일은 죄다 아내가 하고 있었다. 아이의 나이에 맞춰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사야 할 것을 주문하고, 필요 없는 것들은 당근마켓에다 내다 팔고, 처음 마주하는 상황을 꼼꼼하게 공부하는 아내. (-123-)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후 목욕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끝날 때가 되면 아이는 제가 알아서 찌둥거린다.우에에에, 재미없어 이제,나갈 거야, 온몸을 배배 꼬면서 길었던 물놀이의 지루함을 몸으로 표현한다. (-192-)
서른 여덟 해의 인생에서 이토롣 오랫동안 쉰 건 처음이었다. 그간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학생일 때는 공부를 했고, 방학을 하더라도 스펙을 쌓거나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시생일 때에도 당연히 공부를 했고, 취업 준비생일 때도 정신없이 바쁘게 살기는 마찬가지였다. (-248-)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떻게 살것인가,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나는 무엇을 남기고 살아갈 것인가, 인생 목표는 무엇이고, 그 목표를 어떻게 계획하고 준비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고,기억하고, 마음을 채워 나간다. 부모의 역할,자녀의 역할,직장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잠깐 동안 진지해 보곤 했다.
책 『그렇게 아빠가 된다』은 우리에게 육아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있다. 이론으로 알고 있었던 육아 지식을 현실 앞에 어떻게 무기력해지는지 일깨워주고 있다. 아빠가 된다는 것은 혼자였을 때와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교육 전문 방송사 일을 하고 있는 저자에게는 육아휴직 7개월의 시간은 여유로운 시간과 가족과 함께하는 오붓한 시간이었다. 아내는 서른 여섯이었고, 저자는 서른 여덟이었다. 첫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늦은 노산이었다.
나내는 빨간 두 줄이 생기고 , 아내가 출산하고 난 뒤 , 육아휴직을 쓰게 되는데, 육아이론에서 벗어나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죽을 정도로 크게 우는 아기의 모습을 보면, 저러나 넘어가는 것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때때로, 이상하고,엉뚱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세상에 나와 눈앞에 보이는 것 모든 것이 신기할 때다.그로 인해서, 육아휴직에서, 항상 노심초사하게 되었고, 어떤 예기치 않은 일에 대해서, 해법을 풀어나간다. 삶 속에서, 수많은 경험들과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 무엇보다도 육아만큼 힘든 것이 있을까, 두 부부가, 한 아이의 생명을 책임지는 것, 힘든 일은 모두 아내 몫이었고,자신은 장기의 와이 아닌, 포나 차가 아닌, 쫄에 불과할 정도였다는 그 말은 아내에게, 어떻게 남편의 역할과 존재감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