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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사이에 ㅣ 베틀북 청소년 문학
김영혜 지음, 이윤민 그림 / 베틀북 / 2024년 11월
평점 :
아룡이 웹툰을 그리게 된 건 순전히 시윤 때문이었다. 시윤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랴 달라고 하도 떼를 쓰는 바람에 한 두개 그려줬다가 시윤이 짠 이야기에 맞춰 그림을 끄적이다 보니,어느 새 웹툰 비스름한 게 돼 버린 것이다. (-19-)
시윤은 침대에 누워, 헤어지기 전 아룡이 한 말을 떠올렸다. 놀이터 모래밭을 신발 코로 툭툭 차 대던 아룡이 시윤을 돌아보며 물었다.
"나 죽으면 너 어쩔 거야?"
"너보다 이쁜 여자를 만나야지."
시윤은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장난치듯 대꾸했다. (-31-)
"하고 싶은 일은 없느냐? 이 생에 남아서 하고 싶은 일 말이다."
법산은 아룡의 마음을 돌려 보내고 말을 꺼냈다.
"없어요. 떡볶이도 먹었겠다, 뭐."
쿨해도 너무 쿨한 아룡의 대답에 법산은 대화의 방향을 바꿨다. (-86-)
그때였다. 아룡의 몸이 더 이상 아룡을 튕겨 내지 않고 빨아들이듯 아룡의 영혼을 받아들였다. 아룡의 몸과 영혼이 하나가 되는 듯했다. 의도치 않은 일이었지만 아룡은 기뻤다. (-124-)
다음으로 '인새의 희뢔락 네 컷을 찾은 분께,재촬영의 기회를 드립니다."라는 스페셜 문구가 나타났다. 아룡은 이 특별 이벤트가 자신이 몸으로 돌아갈 마지막기회라는 것을 직감했다. (-132-)
이승이 있었고,저승이 있었다.이승과 저승 아이에 연옥이 있다. 이 세가지 세게관은 인간의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으며, 인간이 태어나서, 죽어가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며,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나를 위한 삶의 의미까지 하나 둘 이해할 수 있으며, 삶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청소년 소설 『7일 사이에』의 주인공은 최아룡이다. 최아룡은 자신의 삶이 남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취미나 특기도 ,무언가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내 앞에 놓여진 삶이 빨리 정리되고, 홀가분해지고 싶었다. 죽음에 대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한다. 내가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 그 변화를, 내가 사라진 후,남아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으면 하는지 생각하였다.질문은 진지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장난스러운 대답이었다. 아룡은 자신이 이 세상에 사라진다 하여도 ,다른 사람에게,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시윤에게, 자신이 죽은 뒤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보는 이유다. 죽을 준비가 되었지만, 아룡은 역설적으로 살고 싶었다.
이 소설은 청소년의 불안과 고통을 이야기 하고 있다.아룡이 생을 마감하기 전, 인생 네 컷을 찍게 되었다.그 찍은 인생 네컷이 아룡이 앞으로 어떤 인생이 벌어질 것인지 결정나는 인생 네컷이며,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희노애락'에 해당되는 인생 네컷이었다.결국 아룡은 죽음에 바짝 붙어 버렸다.
아룡은 살았지만,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아룡은 죽었지만, 죽은 것도 아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아룡이 생각하는 삶, 꿈과 희망에 대해서,생각하게 되었다. 육체에서,영혼이 빠져나가는 그 순간에,아룡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엄마와 아룡,두 사람 사이에서, 각자의 입장이 무엇이며,자신에게 필요한 삶의 읨,인생의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아룡의 진심이 느껴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