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미스터리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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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141년 여름, 8월이 되었다. 난롯가에 웅크려 앉아 가르랑거리는 고양이처럼 졸음에 겨운 날들이 황갈색으로 변해가는 시기. 봄에는 비가 충분히 내려주었고, 성위니프리드의 축일까지 이어지던 평온하고 맑은 날씨에는 밀 수확이 벌써 끝나 들판이 하얗게 비어 있었다. (-11-)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키 큰 어른과 키 큰 젊은이. 두 사람은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녔다는 점에서도 서로 닮아 있었다. 수도원에 피데일리스 수사의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이 있을까? 캐드펠은 생각했다. 그는 지극히 조용하고 이내심 있는 태도로 눈에 띄지 않게 이 낯선 경내를 돌아다니며 길을 잃었다. (-50-)



캐드펠은 큰 마당에 들어서자 안도감을 느끼며 걸음을 멈추었다.아직 떠나지 않았구나! 그들은 천천히 작별 인사를 나누는 중이었다. 말은 마부에게 고비를 잡힌 채 옆에 서 있었고, 피데일리스 수사는 니컬러스 하니지의 짐과 돌돌 말린 외투를 묶은 가죽끈을 안장 뒤에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다. 길을 떠날 여행자에게는 환한 낮 시간이 온전히 남아 있었으니 누구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119-)



니컬러스는 그와 함께 일어나 침소로 향했다. 너무나 피곤해 당장 눈이 감길 지경이었다. 레지널드가 그러하듯 그 또한 정의를 원했다. 그러나 이 일에서 무엇을 정의라 할 수 있을까? 그는 흔적을 따라가는 추적자로서 계획을 세우고 정리했다. (-163-)



저녁 식사 시간.흐륀은 식당에 가는 대신 휴밀리스 수사가 잠들어 있는 진료소의 작은 방으로 향했다. 침대 옆에 앉아 오랫동안 참을 성 있게 기다렸으나 병자는 잠을 깨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서 조용히 기다리는 사이에 흐륀은 여위고 나이 든 그 얼굴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220-)



휴밀리스와 피데일리스가 불길에서 빠져 나온 뒤 피난처를 찾아 슈루즈베리로 출발했던 곳이었다. 그 모든 비극과 상실을 목격한 폐허는 이 젊은이의 눈길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뒤로 사라졌다. 니컬러스의 시선은 줄곧 저머리 앞을 향해 있었다. (-268-)



엘리스 피터스가 쓴 소설 『위대한 미스터리』 은 캐드펠 시리즈의 일부분이다. 12세기 초 성 위니프리드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내고 있으며,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바오로 수도원이 시대적 배경이다.



1141년 여름에 오아인 귀네드, 리놀드 백작과 스티븐 왕, 그리고 모드 황후가 있었으며, 스티븐 왕의 막냇동생 헨리 주교가 살아있었다. 스티븐 왕과 모드 왕후 간에 보이지 않는 암투,왕권 다툼, 그리고 모드 황후와 헨리주교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다. 특히 그들의 전쟁 안에서, 모드 황후는 맹공격을 시작하게 되는데, 불화살이 그만 도시 내에 슈루즈베리 성벽을 불태우고 만다.물론 그 안에서,그들의 사건이 이 소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어떤 일이 있으면,그일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그 일을 수습하는 사람이 있다. 이 과정에서, 소설 『위대한 미스터리』 의 두 주인공 휴밀리스 수사와 피데일리스 수사가 등장하고 있었다. 그들은 라둘푸스 원장을 통해서 , 폐허가 된 성안 슈루즈베리 성벽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것이며,  피데일리스 수사는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불편한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휴밀리스 수사는 고드프리드 메어스콧의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치유블가능한 불구자가 되었으며, 생명을 겨우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십자군 전쟁으로 불구자가 된 상황에서 , 귀족 출신인 그가 약혼자였던 여인을 찾기 위해서, 다시 아곳에 찾아와서 여인을 찾게 되는데, 그가 수사가 된 이유다. 그 안에서 키 큰 젊은 청년 피데일리스 수사와 함께 하고 있다. 종세 웨일즈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수도원과 교회가 밀집한 곳, 마시장이 있고, 대십자가상이 존재한다. 종교적 교리가 진하게 남아있는 그 중세시대의 모습을 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었고, 두 사람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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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상상력 - 어느 민주공화국의 역사
심용환 지음 / 사계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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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의원은 『이제는 개헌이다』라는 책까지 쓰며 개헌 논의를 주도하고자 하였고, 야당에게는 불모의 터였던 대구에서 기어코 승리를 거머쥔 김부겸 의원의 당선 일성도'개헌'이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구구절절한 도움 요청을 끝내 외면한 손학규 전 의원도 2016년 5월 게이오대학교 강연에서 '개헌' 이야기를 꺼내더니,이제는 '제 7공화국'을 제안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13-)



결국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바꾸고, 그 권력을 조정하거나 분립해야 한다는 겁니다.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논의도 있지만 개헌과 관련된 내용은 결국 대통령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에 집중되어 있고, 어떤 식으로든 조정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국민여론이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셈입니다. (-18-)



우리 미국 국민은 더욱 완전한 연방을 형성하고 정의를 확립하고 국내의 안녕을 보장하고 공동의 방위를 도모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우리와 우리 후손에게 자유의 축복을 확보할 목적으로 미국을 위하여 이 헌법을 제정한다. (-35-)



좌우는 싸움으로 세월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제 힘만으로 싸우기에 힘이 부쳐서 이제는 미소의 알력에 기대를 부치고 있습니다.미소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을 믿는 이는 소련의 패퇴와 거기 의하여 북벌을 꿈꾸고, 소련을 믿는 이는 미국의 패퇴와 거기 의하여 남정을 꿈꾸는 모양입니다. (-43-)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은 세계 헌법사에서 매우 생경한 단어입니다.유럽에서는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용례가 나타나고 중국의 중화민국 헌법 초안에는 1925년에 나타납니다. 사실 1919년 임시정부의 임시헌장은 중국의 헌법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총리'나'국회'같은 단어라든지, 제3조부터 제 6조까지의 평등권 자유권 참정권 등을 순서대로 규정하는 것은 중화민국 절강성약법, 중화민국헌법초안, 중화민국 약법과 순서까지 같습니다. 쑨원이 주도한 신해혁명에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58-)



독일의 정치학자 칼 디트리히 브라허는 귀중한 성찰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에게는 사실 민족주의적인 정서와 자유민주주의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오랜 시간을 식민지 치하에서 보냈기 때문에 우선 '민족'이라는 공동체적 기반에 대한 의문이 없습니다. (-88-)



1.천황은 국가의 최고위의 지위에 있다. 황위는 세습된다. 천황의 직무 및 권능은 헌법에 기초하여 행사되며, 헌법에 제시된 국민의 기본적 의사에 부응하는 것으로 한다. (-134-)



기본권 강화

주민직선제에 의한 지방자치 실시

헌법재판소 설치

사법부 선거제 도입

중앙선거위원회 신설.

우선 기본권의 자연권적 천부인권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159-)



민주적 권리의 행사를 포기하는 것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정당의 결정에 참여하는 자는 소수, 그것도 아주 적은 소수이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의 이름으로 작성된 중대한 결의조차 당원 몇 명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한 경우도 적지 않다, (-176-)



놀랍게도 오늘 우리에게 익숙한'대통령중심제, 대통령직선제, 단원제국회'라는 제도는 5.16 군사쿠데타 이후 마련된 것입니다. 이것이 '유신 전두환, 87 년 민주화'라는 크나큰 굴곡을 지나오면서 확립되고 체계화되었습니다. 군사쿠데타를 미화하거나 혹은 군인들이 만든 제도였기 때문에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규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203-)



제38조

국회의원은 임기 중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한 때 또는 소속 정당이 해산된 때에는 그 자격이 상실된다. 다만 , 합당 또는 제명으로 소속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212-)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 선거와 5월 제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얃장 신민당은 1960년대의 한계를 기어코 극복합니다. 김대중과 김영삼은 구시대 야당 지도자들을 밀어냈으며 신민당은 204석 중 89석을 차지하며 개헌 저지선을 확보합니다. 더 이상 개헌을 통한 정권 연장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러자 1972년 10월 17일 19시 박정희는 '10월 유신'이라 부르는 셀프쿠데타를 감행합니다. 국회를 해산시키고 헌법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킨 것입니다. 유신시대는 헌법을 국민의 기본권을 약화시키는 도구로 전용합니다. 그리고 '긴급조치'라는 이름의 인권유린이 합법적으로 자행되기 시작합니다. (-251-)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는 1980년 10월 27일 새 헌법을 발효함과 동시에 국회를 해산하며 입법회의를 신설합니다. 불행한 헌정사가 반복된 것입니다. 치열한 시민의 도전과 권력의 응전, 변화를 향한 시대정신은 1987년 6월 절정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권력 확대대나 편법적인 개헌이 아닌 정상적인 개헌 논의가 이루어집니다. (-197-)



헌법은 막연히 좋은 방향성을 규정한 문서가 아닙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조항 뿐 아니라 국가운영과 국민의 생활세계의 구체적인 지향을 규정하며 이끌어가는 문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 사회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321-)



2017년 박근혜 탄핵에 이어서, 2025년 4월 4일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우리는 또다시 대통령 선거를 치룬다. 그 과정에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국회의원의 저지로 무산되었다.



왜 그는 계엄을 선포했는가, 그건 , 이 책에 나와 있다. 1972년 10월 17일 유신헌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셀프 개헌에 성공하였고, 국회를 해산시켜 버린다.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서, 권력을 영원히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1979년 그는 총성에 의해 ,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017년에도 개헌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2025년 대선에서, 화두는 새 시대에 맞는 개헌을 언급하고 있다. 윤석열이 생각하는 개헌은 야당의 무지막지한 국회 권력에 대해서,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욕심이었을 뿐, 국민이 원하는 개헌이 아니었고, 계엄 또한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결국 그는 불명예로 퇴진하고 말았다.



우리는  앞으로 10번째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 제7공화국의 탄생도 요구한다.헌법의 상상력이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헌법이 시대가 아닌, 미래의 새로운 헌법 체계에 의한 미래사회를 상상하는 것이다. 1948년 첫 번째 헌법이 시작되었을 때,대한민국의 상황은 미군정 체제의 이승만 정부에 의한 헌법이었다. 1987년 개헌은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이었고, 1988년부터 민주화 물결,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의 개헌이었다. 하지만 38년이 지난 2025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개헌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대통령의 임기와 권력에 대해서,새롭게 바꿔 나가야 하며,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미래, 통일 이후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지고, 국민을 위한 헌법은 어떻게 완성되어야 하는지 가늠자가 되고 있다. 여야 합의 혹은 여당 주도의 헌법,야당 주도의 헌법이 고쳐지면,우리 사회는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그 미래가 긍정적인 미래가 될지, 부정적인 미래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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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자존감 수업 - 암기식 수학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샬리니 샤르마 지음, 심선희 옮김 / 앵글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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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우리 사회는 자존감보다 자신감을 우선한다. 어떤 일을 할 때,공부를 할 때,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원하는 목표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마음 속에 자신감이 생긴다. 어떤 과목에 있어서, 100점을 맞으면, 자신감이 생겨서, 더 공부를 열심히 한다.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공부가 가능하다. 책 『수학 자존감 수업』은 자신감보다 자존감을 우선하고 있다. 자존감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스스로 만족스러운 공부를 하는 것이며, 자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이다.책에서, 자신감보다 자존감을 우선하는 이유다.



책에서는 아이의 운명을 미리 결정하지 말라고 한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수학을 못하는 경우, 부모에게서 원인을 찾곤 한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문과를 나왔다면, 자녀들도 수학을 못하는 것을 운명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수학 영재가 될 수 있고,우리 삶에서, 수학으로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능력과 힘을 얻을 수 있다. 수학의 여섯 가지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긍융용어를 쉽게 이해하고, 문제 해결력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



수학에 대해서, 비실용적이고, 거의 가치가 없는 과목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학교를 박차고 나와서, 사회생활을 할 때, 수학 이과에서 미적분이나, 대수학이 거의 쓰여지지 않는 것을 볼 때,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몰수 있다. 소수의 지식층만 고급 수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학 전쟁이 시작된 이유 뿐만 아니라, 연산 속도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려서, 주산이나 암산을 배운 세데들의 가치관에서 비롯되곤 한다.



수학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다. 수학을 공부함으로서, 내 앞에 당면한 문제 해결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수학적 사고가 때로는 필요할 때도 있다. 숫자에 대한 감각이 누구보다 빠르고, 사람들에게 전달력과 표현력에 있어서 , 차이가 난다. 책에서는 분수에 대한 개념, 곱셈과 나눗셈에 대한 이해 분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선천적으로 수학을 잘하는 유전자는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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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전시회 관람 - 대림 미술관 수석 에듀케이터가 알려주는 미술관 사용
한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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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관에서 일하는 선생님' 쯤으로 알려진 에듀케이터는 끊임없이 관객과 미술관 혹은 작품이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관람객과 마나 작품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다. 큐레이터들이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들을, 어떤 형식의 전시로 보여줄 것인가 고민한다면 , 에듀케이터들은 어떻게 하면 전시가 관객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갈까, 어떻게 하면 즐겁게 전시와 작품을 느끼게 할까를 연구한다. (-10-)



반면, 외국에서는 'museum' 하나만 사용되는데, 그 듯은'예술, 과학, 문화 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 자료를 보존하고 이를 전시하는 곳'으로 조금 더 포괄적이다. 종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자연사 박물관 처럼 뮤지엄 이름에 미술, 역사 같은 단어를 덧붙여 주제와 소장 작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지만,이 모두가 뮤지엄으로 불린다. (-38-)



미술관에서 전시 하나를 올리는데에는 상당한 예산이 든다.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서 작가를 만나러 가야 하고, 작가의 작품을 실어와야 하고, 그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조성해야 하고, 전시에 맞는 홍보물을 제적해야 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며, 전시장을 운영하는 미술관 스태프들에게 월급도 줘야 한다. (-67-)



또 한 가지, 백팩은 최대한 피할 것, 백팩은 미술관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위험한(?)존재다. 백팩을 멘 사람이 아무리 신경을 쓴다 해도, 등 뒤까지 모든 감각을 곤두 세우기 어렵기 때문에,자신도 모르게 가방이 작품을 건드리거나, 무언가를 툭 치고 지나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85-)



실제로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2분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과 내가 얼마의 시간을 갖고 마주하느냐에 따라서 작품은 계속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므로, 이 이야기들은 작품에서 얻는 감흥, 깨달음, 느낌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들을 계속 변화시키니까. (-123-)



작품의 첫 인상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반대로 작품에 매료되었다면, 그 도한 왜 그런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그 이유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 작품은 캔버스 뒤에 숨겨두었던 비밀을 드러낼 것이다. (-156-)



'미술관스럽다'는 말은 우리 미술관 직원회의 때 많이 쓰는 문구다.전시 공간 뿐 아니라 화장실, 휴게 공간의 작은 한편, 교육실, 심지어 배너가 설치된 공간들마저도 더 센스있게, 미술관 모든 곳을 전시장처럼 디자인적이면서도 아름답게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이 문구를 많이 외쳤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촉수를 곤두 세우고 있다. (-198-)



만약 큐레이터가 작가의 초기작부터 대표작 중심으로 전시를 이끌어내면서 그의 다양한 창작물이 미술사에 미친 영향을 부각하고 싶어 하는 반면, 작가는 자신의 최근작을 통해 그의 작업 내에서의 미술사적 의미를 발견하고 싶어 한다면, 작가와 큐레이터는 서로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 전시 타이틀도 마찬가지다. (-227-)



그 첫 번째 방으로 들어선 순간, 나의 눈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섬세하면서도 생생하고 복합적인 색채의 다뜻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타원형의 전시실 한가운데에 서면 시선을 어디로 돌리더라도 모네가 그린 수련과 버드나무를 품은 연못의 광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은 벽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색채에 반사되어 방 전체에 따듯한 빛을 뿌렸다. (-254-)



'예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예술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다. 미술관 사용법을 주제로 하고 있는 책 『취미는 전시회 관람』을 읽는다면,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바뀌게 될 것이며,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 작품들이 생각 없이 전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사진 찍기 급급한 관객들에게, 하나의 작품을 깊이 들여다 보는 방식을 일깨워준다. 미술에 대한 안목은 커질 수 있고, 작가가 이 작품을 완성하려는 궁극적인 목적과 가치를 읽을 수 있다. 특히 미술관에 가면, 주는 작은 판플렛조차로, 가볍게 볼 수 없다. 그 안에, 미술 전시의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볍게 보고, 가볍게 휴지통에 버리는 그 판플렛 하나에 큐레이터의 온 정성이 들어가 있다면,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술관에 가면, 다양한 일을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큐레이터가 있고, 에듀케이터가 있으며,전시실 안에서 전시 지킴이도 존재한다.작품을 이해하게 도움을 주는 도슨트가 있으며,그들은 미술관 안에서,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다. 특히 큐레이터는 전시하기 위한 작가들을 섭외하고,그 작품을 고르고, 전시하기 위해 작품을 이송하는 모든 일을 총괄한다. 특별전 하나 열기 위해서, 온갖 인맥을 동원하는 일을 큐레이터가 주로 하는 일이다. 한편 에듀케이터는 전시에 대해서, 교육적인 효과를 부각시키는 일을 한다. 관객 뿐만 아니라,학생들에게 이 전시에 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설명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더 나아가 그들이 하는 일 중에는 큐레이터가 하는 일, 도슨트가 하는 일, 전시 지킴이의 역할 뿐만 아니라,전시 에티켓가지 교육하고 있다,. 작품에 손을 대면 안되는 이유는, 여럿이 그 작품에 손를 대면,소중한 작품에 손상이 오기 때문이다. 대수롭지 않은 행동 하나에 미술관 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추가적으로 카메라로, 작품을 찍을 때, 플래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플래쉬 빛이 작품 훼손에 있어서,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을 수 있다.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여러가지 작품들을 많이 보려고 애쓰지 말고 하나의 작품을 제대로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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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의 사랑 달달북다 12
이미상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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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모든 소리가 참을 수 없이 시끄럽고 빛은 따가웠다. 세상은 특별한 기술로 그를 괴롭힐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발하는 모든 소리, 빛, 냄새 ,에너지가 그를 공격했다. (-12-)



아버지가 주고 우리는 아버지를 위해 했던 일이라면 그게 뭐든 하지 말기로 약속했다. 숟가락을 팍 내려놨고, 발꿈치를 이용해 꽉꽉 걸었다. 과거에 우리는 까치발로만 다녔다. 아래층에서 층간 소음을 항의하러 올라왔을 때 ,우리는 사죄하면서도 웃지 않으려고 콧구멍을 벌릉거렸다. (-16-)



어머니의 판결은 합리적이고도 음흉했다. 첫째와 둘째 누나의 뜻에 따라 대학 입학을 조건으로 걸었고, 막내 누나의 뜻에 따라 독립시키기로 한 것이었다. 음흉한 부분은 내가 어느 대학에 들어갈지도 정해 주었다는 것이다. (-23-)



나는 위층 사람에게 건넬 인사말을 연습하며 집을 나섰다. 한 달째 개소음에 시달리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항의하러 가는 길이었다. 개는 집에 사람이 없을 때만 짖었으므로 조용한 것을 보니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28-)



사람이나 동물이나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힘들다. 자신의 나약함을 서로 모이고, 함께 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여럿이 모이게 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규칙이 만들어지고, 조직이 만들어지고,가족이 형성된다. 공동체가 만들어지면서, 지역에 사람이 모여들고, 나라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이런 인간의 모습은 동물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곤 한다. 개미의 집단 군집 모임이 바로 그렇다.



북다 시리즈 『잠보의 사랑(달달북다12)』는 짧은 소설로 구성되어 있었다.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히키코리, 즉 은둔형 외톨이다. 청각과 후각,시각에 있어서 남들보다 예민한 성격을 가진 아빠 때문에, 가족들은 항상 까치발을 들고 다녀야 했다. 어느날 주인공은 코로나로 인해 좁은 집에 여럿이 살게 된다. 그리고 일이 터지고 말았고, 2층에 사는 개를 키우는 여자와 마주치게 된다.



개들의 습성도 인간과 비슷할 때가 있다. 2층에 사는 여자가 키우는 개는 분리불안증을 가지고 있다. 옆에 개주인이 있으면, 짖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짖는 습성이 있다.이런 상황 때문에, 주인공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족에게 독립을 선언하게 된 주인공, 그리고 분리불안증이 있는 개를 함께 키우자는 조건으로 40대 여자와 함께 생활하게 되고,서로 연인이 되고 말았다.하지만 ,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서로 결별할 만한 이유를 만들게 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끌리는 이유,매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가 되고, 서로 거리감을 두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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