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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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럴 리가요. 커피는 산에서도 신경쓰긴 하지만, 간식은 항상 초코볼 정도죠. 이번에는 미쓰코 씨 입에 맞을 만한 것으로 골라봤어요. 제가 억지로 권했으니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드려야지 하고요."(p59)


차는 와이퍼를 최고 속도로 움직이면서 해안을 따라 달린다. 리시리 섬은 둘레 63.3키로미터로 ,리시리 산 가장자이가 고스란히 바다에 잠긴 듯한 화산섬이다.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부터 활동하는 생명체는 우리랑 괭이갈메기 정도다. (p155)


"'여자들의 등산 일기'라는 산 좋아하는 여자들이 모이는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서 화제거든. 수제라서 지금은 주문해도 반년에서 일 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적혀 있던데 네가 가지고 있다니, 내가 더 놀랐어." (p176)


발밑이 무너지는 감각, 그야말로 중요 포인트다. 언니는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하지만 이 길, 양쪽으로 눈을 도리면 도처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돌아보니 거센 바람이 흰 가스를 날려 보내서 꽤 아래쪽 사면까지 내려다보았다. p185)


관심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등산이나 트래키이나 매한가지일지 모르지만, 똑같이 산길을 걷는다고 해도 트래킹은 산의 정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씩씩하게 비탈길을 올라가야만 하는 곳도 등산에 비하면 적고, 코스 전체가 걷기 쉽게 되어 있다. (p311)


나는 산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소백산이 있고, 직접 산능성을 따라 등산을 해본적도 있고 산등성이 등산코스를 따라 달려본 적도 있다. 취미가 마라톤이다 보니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등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제천 금수산 산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25km를 달리다가 주로를 이탈한 적도 있고, 산위에 줄을 매달고 올라간 기억도 있으니, 산에 얽힌 추억이 많다 할 수 있지만, 진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새발의 피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제가 등산이고, 여자와 등산의 묘한 연결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약간 관심 가지고 읽어가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페북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지역 기자님께서 여성들만의 소백산 등산루트와 하산 한 이후 가까운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페친 사람들이 그 기자님에게 자세히 알려 주었고, 정상에 올라간 모자를 눌러쓴 아리따운 세 여자의 모습이 보였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여자들끼리 등산을 한다는 것은 흔하지 않고, 여자들은 등산을 즐기는 경우는 특별한 이유 없이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여자들끼리의 등산이야기가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다,


등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트레킹과 등산을 이해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 이 대목에 흥미롭게 다가왔던 건 대한민국에서 제주도 올레길을 계기로 하여 전국 산에 트레킹 코스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걷기 문화가 정착되면서, 여럿이 트레킹을 즐기는 사란들이 늘어나고 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트레킹도 즐기고, 서로 함께 소통을 할 수 있으니, 적절한 트레킹 코스 하나 거치게 되면, 등산한 것과 크게 진배 없는 그런 것이다.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기 새로운 코스를 찾아서 트레킹을 시작하게 된다.


책 제목 <여자들의 등산일기>는 사이트 이름이기도 하고, 이 책의 주제였다. 한국에 100대 명산이 있는 것처럼, 일본에도 일본의 100대 명산이 있었다. 그들은 <여자들의 등산일기>를 통해서 각 지역의 등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후기도 공유할 것이다. 100대 명산을 일일이 찾아 다니는 여성들도 있을 것 같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과 후기는 새로운 자극제가 된다. 누군가 등산을 하고, 예쁜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또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자극받고 자신도 그곳에 갈려는 욕심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서이다. 소설은 바로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으며, 산과 등산의 묘미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


등산을 하려면 장비가 있어야 한다. 산의 코스에 따라서, 자신의 등산 실력에 따라 장비가 달라진다. 나의 경우 겨울철 등산을 한답시고 올라갔다가 저체온으로 급히 하산한 적이 있다. 등산은 내 의지에 따라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장비와 등산 루트에 대해 정확하게 숙지했다 하여도, 산의 특징이나 날씨에 따라 변수가 크다는 점, 그것을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때로는 같은 산이라도, 초보자 코스를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이는 고급 코스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등산을 하다보면 항상 마주하는 곳이 깔딱 고개이다.그 깔딱 고개를 넘어서게 되면, 비로서 거의 저상에 다다를 수 잇는 체력을 비축하게 되고,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여자들의 등산일기>를 읽고 나니 호기심이 생겼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스토리가 만들어질것인가 궁금해졌다. 등산은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신체적인 장애가 없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른보다 더 산을 능숙하게 타는 아이들도 보았고, 여성들이 능숙하게 산을 타는 경우도 보았다. 계절에 따라서 산의 특징도 달라지게 되고, 때로는 높은 절벽을 활용해 빙벽을 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남한의 최대 높은 산 한라산도 2000m가 넘지 않은 현실을 보자면 살아있는 화산 사화산이 있는 일본의 3000m 급 높은 산을 타는 소설 속 주인공이 사뭇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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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풀리는 사주명리 입문 - 신강사주, 신약사주, 합과 형충파해 성보 내 운명학 백서 3
안종선 지음 / 중앙생활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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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신약(身弱), 신강(身强), 신왕(身旺), 신쇠(身衰)가 될 것이다.

이 네가지 사주를 가진 각각 다른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네사람은 각기 인터넷에 자신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행동한다. 이들의 행동만 보고도 신약인지 신강인지 알 수 있다. 신약의 경우는 글을 쓰고 비난 댓글이 하나라도 달리면 바로 삭제한다. 그 비난을 견디고 싶지 않기에 회피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피하고자 한다. 신강인 사주의 주인은 자기 글에 대한 비난 댓글을 봐도 안 지우고 무시하거나 피식 웃고 만다. 자신감이 넘치고 소소한 일에 왈과왈부하니 않으며 상처도 잘 입지 않는다. 신왕은 신강보다 더욱 강한 사주의 주인이다. 자기가 쓴 글에 비난 댓글이 다발로 올라온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고 같이 보녀 웃는다. 비난 댓글에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짜증도 내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있다. 신쇠는 지나치게 약하다. 그래서 병약에 해당한다. 신쇠 사주는 자기가 쓴 글에서 비난 댓글을 보면 두고두고 마음 아파한다. (p42)


시상에 상관이 뜨면 남편을 잡는다고 표현했고, 상관이 편관이나 정관을 보면 이혼하거나 남편을 잡아먹는다고 표현했다. 결국 상관이 많은 여자 사주는 남편을 가로막고 남편의 발달을 방해한다고 보앗다.이러한 성격은 현대사회를 사는 여성에게 적용해도 유효하다. 그러나 사주가 극도로 신약한 것은 단명 내지는 병약하니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p57)


"삼형살의 특징은 끈질긴 것이다. 매달려서 액운을 불러들인다. 액운을 초래하는 것이다. 사주의 년월일시지라는 자리에 관계없다. 사주원국에 있기만 하다면 모든 사주에 적용된다. 사주원국에 3개 글자가 모두 자리하면 그 영향이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나고 사주원국에 2개 글자가 자리하면 세 글자가 있을 때보다 많이 감소하는데 10년마다 오는 대운이나 1년마다 오는 세운과도 적용되어 나쁜 영향력이 가미된다."(p196)


유금은 근본적으로 여자를 상징한다. 정확히 여자의 성기를 상징한다. 깊은 자궁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유유자형이 있는 여자는 생리에 좋지 않은 현상이 나타난다. 생리통, 산후통과 같은 영향이 늘 나타난다. (p210)


일반적으로 원진살이라고 하면 궁합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남녀 궁합에서 서로 꺼리는 살을 말한다. 원진살은 궁합을 볼 때 주로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부부 궁합에서 원진관계는 나쁘다고 간명한다.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간명이 가능하다. 원진살은 미워하고 싸우는 살이며, 인간관계를 방해하는 불화살이다. (p291)


쥐와 양의 관계에 따른 원진이다. 쥐띠와 양띠는 원진이다. 쥐띠인 자년생은 양띠인 미년생의 머리가 모가 졌다는 것을 꺼린다. 자평명리에서는 년으로 간명하기보다 일주로 살피는 경우가 많다. (p291)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농경사회는 삶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 명리학이다. 집안의 길흉사를 명리학을 통해서 풀어나갔으며, 인간은 음양오행에 따라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가려고 노력해 왔다.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과학 발달은 새로운 변혁을 시작이 되었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과학을 중시하고, 명리학을 명리학을 외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명리학을 통해서 풀어 나가려 하는 인간의 심리가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시작된다. 내가 기준이 된다. 나의 사주를 알게 되면,내가 관계해도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나에게 이로운 사람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거, 나에게 해로운 사람이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 과정을 열거할 수 있다.특히 이 책은 현대인의 삶과 문화에 맞춰 명리학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은 채, 우리의 자화상을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 사람의 성향이 각자 다르며, 사람마다 상처를 받는 사람과 상처를 흘려 버리는 사람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다.


건강운,애정운, 사업운,그리고 재물운이 있다.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돼지를 잡고 명리학의 도움을 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특히 무언가 욕심을 가지고 새로 어떤 일에 뛰어들때 우리가 취하는 행동들을 자세히 보면, 명리학의 관점에 따라서, 가까이 해야 할 것과 멀리 해야 할 것을 스스로 찾아 나가며, 그 안에서 회피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알 수도 있다. 또한 사업을 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나가게 되며,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가족과의 불화나 갈등,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명리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책을 통해서 우리의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게 된다.집안에 어떤 우환이 있을 때 그 화살이 여성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명리학을 들여다 보면 여자에게 '남편 잡아먹을 상'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원인은 명리학에 나와 있기 때문이며,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근원이 되는 경우였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관은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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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이 우리 딸을 지켜주겠지 - 고등학교 3년, 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진유정 지음 / 자유문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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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 기명아.
우리 딸 덕분에 모처럼 어제 행복한 봄나들이를 했구나. 네 동생 표현대로 7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풍산 읍내를 돌면서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어마는 시골 태생이라 '다방'이라는 간판도 정겹고, 다 낡은 방앗간, 비좁은 가게 장터 등등 그저 모든 게 정답고 포근하더라. 특히 장터 옆에 우뚝 솟은 교회는 정말 평화롭게 보이더라. (p51)


문장이는 가우언도 정선에 있는 기림산방에서 수련 잘 마치고 어제 오후에 돌아왔다. 엄마도 보고 싶고,아빠도 보고 싶고, 언니도 보고 싶고, 학교도 가고 싶고, 심지어 풀 한포기도 감사하더라고 아주 순한 표정이 되어 말하더라. 그곳 수련이 워낙에 몸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어서 나름 힘들었나 보더라.,(p106)


기명아.(p11)
불철주야 단 한가지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공부할 기명이를 생각하면 엄마가 단 일분도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아침에 일어나 홍삼 꼭 챙겨 먹고 ,저녁에는 비타민 잘 챙겨먹길 바란다. 나중에는 결국 체력 싸움이니 틈나는 대로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고, 알았지? 엄마도 운동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열심히 해서 건강한 엄마가 되려고 해. 그래야 우리 딸들 오래오래 돌보지. 그럼 오늘 하루도 잠자는 시간까지 평안하길 기도한다. (p157)


기명아.
갑자기 날이 많이 추워졌다. 건강 조심하고 하루하루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다. 수능이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다가오는 것이고, 그날 가서 시험 보면 된다고 편하게 생각했으면 해.네가 걱정을 해도, 걱정을 하지 않아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니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여라.엄마가 너무 편하게 말하는 것 같아 미안한데 어쩔 수 없다. 넌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니 어쨌든 엄마는 늘 너의 안녕과 건강과 지혜를 위해 기도할게. (p206)


<저 달이 우리 짤을 지켜주겠지>를 쓴 저자 진유정씨는 두 달 기명이와 문정이를 둔 어마로서,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감춰져 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세상을 먼저 떠난 단원고 아이들과 1997년생 똑같은 나이,세월호 아이를 바라보는 그 감정이 딸을 바라보는 감정 그 자체였으며, 저자의 슬픔이 아려오는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느낀 점들, 그 점들이 우리 삶 곳곳에 드러나게 된다. 경북 안동 풍산읍내에 자리잡고 있는 자율학교 안동풍산고에 첫째 딸을 입학 시켰으며, 둘째 딸도 2년 뒤 입학하게 된다. 서울에서 느껴야 했던 입시에 대한 부담감, 명문대학교에 반드시 가야 한다는 생각을 덜어내고,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정취와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하면서 ,고등학교에서 느끼는 추억들을 고스란히 누리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안동 풍산고등학교는 내가 사는 곳에서 50여km 밖에 안되는 가까운 곳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방과 방앗간, 작은 구멍가게, 동네 이발소, 디딜방아 등등등,시골에서 느꼈던 자연스러운 일상들이 우리 곁에 항상 놓여지게 된다.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우리의 일상들,경쟁에 내몰리는 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엄마의 깊은 사랑이 느껴졌으며,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시골의 정서를 받아들이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엄마의 사랑 또한 얻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좀 부러웠다.시골에 살다보니 시골에서 누리는 것들에 대해 고마움을 잘 못 느끼게 된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하나 하나가 나에게 익숙함 그 자체였으며, 한편으로는 그것이 좀 색다르게 다가오게 된다. 그것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무명의 자원들, 시골에서 산과 들과 나무에 둘러쌓이면서, 아스팔트가 아닌 흙을 밟고 다니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그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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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랩소디 - 지구 끝에서 던지는 이야기
명세봉 지음 / 예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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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매스컴에서는 미국 사회나 선진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민자녀만을 부각시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영어권 사회에서는 학업만이 세상의 기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남미의 이민사회에도 현지인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세들이 많은데 전혀 관심이 앖는 것도 남미에 사는 이민자로서 불만입니다. (p56)


남미 파라과이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언제나 뜨거운 여름 날씨에 밤이면 집집이 정원에 켜져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페세브레'라고 부르는 예수니 마구간 모양의 장식물 주위로 야자 꽃, 수박, 멜론, 포도, 바나나, 오렌지 등 토산 과일 등이 놓여 있는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한 목가적 풍경입니다. (p76)


예전에 택시를 타면 파라과이 운전사는 한국말로 "뻘리빨리"를 외치며 서두르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돌아오는 그들의 반응은 '트랑킬로 아미고'입니다. 의역하자면 '진정해라, 친구야! 급할 것 없다,편안히 마음 먹어라" 이 정도 아닐까? 비좁고 각박한 한국에서 온 이민자는 넓은 땅덩어리와 천혜의 자연과 값싼 물가와 더불어 풍부한 고기와 채소와 과일에 놀라기도 하지만 , 한편으로는 그런 혜택을 두고도 게으른 탓으로 발전이 더딘 남미를 우습게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와 기후 탓에 한국처럼 급하게 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아니면 지척에 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지도 못한 채 매일매일 반복된 일상에 나이만 먹어가는 모습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 12월의 한여름이면 만사를 제쳐놓고 대서양의 바닷가로 휴가를 떠나는 남미인의 단순한 모습이 축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p91)


나는 요즘 나의 심심한 삶을 통해 세상에 넘쳐나는 종과 색깔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미운 놈, 고운 놈으로 시작하여 잘난 놈, 못난 놈, 있는 놈, 없는 놈, 잘하는 놈, 못하는 놈, 한심한 놈, 썰렁한 놈, 재수 없는 놈, 열 받게 하는 놈, 나쁜 놈, 착한 놈, 마음에 드는 놈, 마음에 안 드는 놈, 필요한 놈, 쓸모 없는 놈, 미친 놈, 정신 나간 놈, 헛소리하는 놈, 더러운 놈, 멀쩡한 놈 등등 모든 부류가 모여 이 세상과 이 사회를 재미있고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쯤은 잘 알고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p173)


남미에서는 원주민 문화의 모계사회를 닮아서일까 아니면 세계화의 폐해라 할까 날이 갈수록 결혼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지는 것이 처녀가 아이를 임신해도 주위에서 축하해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그만큼 남미에서는 성에 관한 한은 어디 못지않게 노골적이고 개방적입니다. 그런 문화의 차이가 어린 나이에 이민 온 나에게는 가장 충격이었다고 기억이 됩니다. (p202)


파라과이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가 미수다에 출연한 1987년생 아비가일 알데레떼이다. 미수다에서 한국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남미 파라과이 출신 처자이며, 한국에 적응하면서 방송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남미의 파라과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파라과이에 이민해 40년간 살아가고 있는 저자 명세봉씨의 삶은 독특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진다.


저자는 17살 되는 1977년 파라과이에 이민하게 되었다. 아빠를 따라 이민하였고, 파라과이 이민 1세대로서 느껴야 하는 삶에 대한 고충이나, 현지에서 이민자로서 느꼈던 불평등과 차별을 감내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저자는 파라과이에 적응하면서 견딜 수 있었던 이유를 일본인에게서 찾고 있다. 파라과이에 먼저 정착해 살았던 일본인의 성실성과 근면성, 그리고 동화력이 일본인과 모습이 닮은 한국인들이 큰 어려움 없이 파라과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고 그들의 삶에 동화될 수 있었다.


한편 파라과이는 열대지역으로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게 된다. 지척에 열대과일이 널려있고, 언제 어디서든 싼 가격에 열대과일을 따먹을 수 있었다. 현지의 풍부한 고기와 열매, 낮은 물가는 파라과이의 매력이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자신은 그런 파라과이인들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그 이유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파라과이 현지인과 비교할 때 그들의 삶은 너무 게을러 보였으며, 발전이 더딘 파라과이 사회가 답답해 보였다.그리고 처음 파라과이에서 마주한 파라과이 성문화는 저자의 기준으로 충격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파라과이에서 살면서 그가 추구했던 삶들은 조금씩 적응하게 되었다.그들은 더운 열대지역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살아왔으며,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않았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그 모습에 동화되어 가기 시작하였다. 반면 한국인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실성과 근면성은 파라과이 현지에서 수출일꾼으로서 책임을 다하였고, 그것이 자신의 자부심의 또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파라과이에 1990년 테라노바를 설립해 한인 사회에서 성공한 한국인으로서 알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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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ardo Da Vinci (Audio CD)
월터 아이작슨 / Simon & Schuster Audio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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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의 공상은 그의 손길이 닿은 모든 곳에 녹아 있다. 이것은 연극 무대, 수로 변경 계획, 이상적인 도시 설계,비행기기 설계안 등 그의 예술과 공학이 거의 모든 영역을 의미한다. 그가 소개한 군사 공학 기술은 당시 대부분 그의 머릿 속에만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궁정에서 그의 초반 역할은 무기 제작이 아니라 축제와 야외극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p21)


왼손잡이라는 특징은 레오나르도의 소묘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필기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림도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그려 이미 그려 놓은 선들이 손에 닿아 번지는 일이 없도록 했다. (p56)


여전히 피렌체에 살고 있을 때,레오나르도는 기발한 군사 기기를 위항 몇 가지 제안을 스케치했다. 하나는 성벽을 넘어 들어오려는 적군의 사다리를 넘어뜨리는 장치였다. 성내 수비군은 성벽 구멍을 관통하는 막대와 연결된 레버를 당긴다. (p138)


비투루비우스는 인체 비율을 자세히 설명한 뒤, 신전의 이상적인 비율을 결정하기 위해 원과 정사각형 위에 인체를 배치하는 방식을 인상적인 시각화 기법을 통해 서술했다. 

신전 내에서 전체와 각 부분의 대칭 관계는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팔다리를 펼치고 똑바로 누운 사람의 배꼽이 컴퍼스의 중심이라고 할 때, 그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그 컴퍼스로 그린 원의 둘레에 닿는다. 인체에서 원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정사각형도 찾을 수 있다. 머리 꼭대기에서 발꿈치까지의 길이를 잰 다음 활짝 벌린 양팔의 폭을 측정해보면 ,완벽한 정사각형처럼 양팔의 폭과 신정이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05)


평생 레오나르도는 형태의 변화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의 노트 여백은 ,가끔은 페이지 전체가 ,원안의 정사각형 안의 반원 안의 삼각형으로 가득했다. 이것은 하나의 형태를 면적이나 부피의 변화 없이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게임을 하면서 그린 것들이었다. 그는 곡선도형을 직선 도형으로 바꾸기 위한 169개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어떤 페이지는 너무 많은 예시가 그려져 있어 마치 패턴 책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하다.(p277)


마키아벨리,보르자와 함께 이몰라에 있는 동안, 레오나르도는 전쟁의 기술과 과학에 어쩌면 가장 큰 기여를 했을 만한 것을 만들었다. 그것은 이몰라의 지도였는데, 그냥 평범한 지도가 아니었다. 심미성, 스타일의 혁신성, 군사적 실용성을 두루 갖춘 걸작이었다. 이 지도는 흉내 앨 수 없는 그만의 방식으로 예술과 과학을 융합했다. (p438)


'최후의 만찬'의 경우 ,그는 다양한 위치에서 벽화가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게 돕는 속임수, 착시 효과, 기교를 찾아냈다. 그는 그림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상적인 관람 지점을 찾아냈는데, 그의 계산에 따르면 그림의 너비보다 열 배 스무 배 떨어진 곳에서 관람하는 것이 가장 적당했다. (p485)


이 책은 두 번 놀라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 놓고 있어서 놀라고, 이 책의 가격 때문에 또 놀라게 되었다. 책에는 위대한 천재이며, 르네상스시대를 빛나게 하였으며 과학, 수학, 기술,예술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독보적인 존재가치를 보여주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업적을 고찰해 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목적은 단 하나이다. 그의 천재성의 근원은 어디에 있느냐 살펴보는 거였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지적인 폭발력이 함께 해 왔던 시기이다. 그 시기에 콜럼버스는 미국 신대륙을 발견하였고, 구텐베르크는 인쇄술을 발명해 우리 삶에 혁신을 가져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에 편승하여 지적 사유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한편 르네상스시대의 지적 사유물 생산력은 폭발하고 있었던 반면 법과 제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펼쳐 나가기에 걸림들이 없었다. 그는 군사,예술, 과학, 수학까지 다양한 학문들을 습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었던 공상력과 관찰력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 내려고 했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다빈치의 공상력과 관찰력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메모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갈릴레이 갈릴레이가 태어나기 전에 위대한 물리학자 뉴턴이 있기 전에 갈릴레이는 세상의 원리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미적분을 알지 못했지만,변화하는 도형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서 다양한 공식들을 찾아갔으며, 새 관찰을 통해 새사 날아다니는 원리를 얻고 싶었다. 인체의 비례와 비율을 얻기 위해서, 수많은 해부도를 그려낼 수 있었던 건 그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가치에 대해서 르네상스 시대엔 허용되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겨놓은 메모에서 그의 혜안을 얻게 된다. 그의 공상력은 과거에 구현되지 못한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 현재 수많은 발명품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겨놓은 메모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졌고, 그의 메모가 우리의 미래의 모습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 수 있었다. 인체의 비율과 비례를 얻기 위해서 100세 노인의 인체를 해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의 능숙한 칼질은 인간의 몸의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배워 나가는 또다른 주춧돌이 되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이 이 책에 기술되어 있으며, 창의력과 관찰력, 천재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레오나르도다빈치는 하나의 표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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