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의 NO를 YES로 바꾸는 협상 전략
윌리엄 유리 지음, 이수정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보다 더 훌륭한 협상 책!

 

  영업에서 “영업맨은 거절을 밥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라는 말이 있다면, 협상에서는 “협상은 노No로부터 시작 된다”는 말이 있다. 시장에서 콩나물을 사도 ‘한 주먹’ 만 더 달라 말라 실랑이를 펼쳐야 물건 사고 파는 맛이 나듯이, 협상에서도 상대의 No라는 말을 들어야 협상하는 맛이 나는 법이다. 만약 큰 뜻 없이 가격을 대충 불렀는데 상대가 주저하지 않고 Yes 해버린다면, 팔았든지 샀든지 ‘좀 더 싸게 혹은 비싸게 말할 껄 그랬나’ 싶어 뒷맛이 영 개운하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상대가 일언지하에 “No”라고 외친다면, 주눅이 들거나, 협상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참 난감해진다. 이럴 때는 책 『고집불통의 No를 Yes로 바꾸는 협상전략』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원제는 Getting Past NO (Negotiating Your Way from Confrontation to Cooperation) 로 대립구도의 협상국면을 협력국면으로 돌리는 기술을 이야기한 협상 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책이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연구 책임자인 윌리엄 유리William Ury가 쓴 이 책은 15년 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지금껏 전 세계적으로 500만 부 이상 팔린 협상 분야의 베스트셀러다. 협상분야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이 협상의 정의와 협상에 임하는 자세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어 원론적 성격이 강하다면, 이 책은 협상 상황에서 꼭 만나게 되는 No의 상황을 어떻게 Yes로 바꾸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각론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협상부분에 있어 중요하고 민감한 상대들 즉, 가정에서 부부간의 싸움, 부모와 자녀의 의견 충돌 그리고, 직장생활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의견 충돌, B2B 영업에서의 기업 간의 구매결정, 나아가 사회적으로는 국가적 의견 대립 상황을 예를 들고 있어 실제감과 흥미를 더 했다. 



 

    저자는 우선 ‘협상에서의 승리할 수 있는 법’은 서로의 입장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얻으려는 이해관례를 중심으로 협상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를 이겨야 하는 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해 해결하는 방식 즉 공동문제 해결방식Joint Problem Solving을 택해 그것을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서로의 의견차에 대해 각자의 걱정, 욕구, 두려움, 희망 등을 먼저 규명해서 이해관계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옵션을 모색할 때 보다 효율적이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쌍방이 만족하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다섯 가지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해관계 - 입장은 돈이나 계약관계처럼 내가 원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반면 이해관계는 니즈needs나, 욕구, 관심사, 두려움, 열망 등 입장을 갖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동기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회사에서 연봉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면 내 입장이 임금인상이라면 이해관계는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어서다. 회사가 상대의 이해관계를 안다면 임금인상대신 ‘사원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옵션 - 서로가 이해관계를 명확히 하는 이유는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줄 창의적인 옵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옵션이란 가능성 있는 합의안 또는 합의안의 일부분을 말한다. 위의 예로 본다면 ‘사원주택 공급’이 옵션에 해당한다. 서로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옵션을 창조하는 것은 협상가에게 주어진 가장 멋진 특권이다. 유능한 협상가는 파이를 있는 그래도 나눠먹지 않는다. 먼저 파이를 최대한 크게 부풀릴 방법을 찾는다.

 기준 - 옵션에 도달하는 과정을 각자의 고집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거해서 이끌어 간다. 독립적인 기준은 무엇이 공정한 해결책인지 평가하는 잣대이다. ‘사원주택 공급’의 예를 든다면 과거의 선례나, 관련 규정 등을 살펴 그것을 근거로 기간과 적정성의 임대료를 제시한다면 양보했다고 생각하는 대신, 서로가 공정하다는 판단이 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대안 - 모든 협상이 언제나 합의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협상의 목적은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합의하지 못했을 때 내가 꺼낼 대안카드보다 합의를 통한 결과가 낫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확고한 대안을 가지고 있으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위의 연봉협상 경우라면 ‘경쟁업체가 높은 연봉으로 스카웃 제의’를 했었다면 이는 유리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제안 - 훌륭한 제안을 내놓기 위해서는 나의 배트나(대안)보다 이해관계를 더 잘 충족시켜줄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는 가능한 한 공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강경한 입장, 강한 불만, 공격적인 힘 겨루기 등에 의해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면서 협상이 무산되기 쉽다. 이런 고집불통의 No를 돌파해 Yes로 돌리는 전략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과정으로 구분했다. 

  1. Don't React : Go to the Balcony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마라 : 발코니로 나가라)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합리적인 생각을 거치기도 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반사적으로 거부하게 된다. 이런 반사적 반응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상대의 반응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극단적인입장(되받아치기)을 보이거나, 협상 결렬을 의식해 차라리 상대의 의견을 따르거나(양보하기), 아예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조직과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다(단절하기). 

그러나 반사적으로 반응하면 결국 작용과 반작용의 비생산적인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를 끊어버려야 한다. 발코니(먼 곳)로 갔다고 상상하고, 제 3자가 되어 쌍방의 갈등을 차분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라. 잠시 말을 멈추고 침묵해라. 그리고 이전에 한 말을 음미해 보면서 대화의 속도를 늦추라.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휴식시간을 가져라. 그리고 중요한 결정은 즉석에서 내리지 마라. 협상에서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자신의 성급한 반응이다. 나중에 후회할 양보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2. Don't Argue : Step to Their Side (논쟁하지 마라 : 상대의 입장에 서라)

상대를 무장해제시켜라. 이 말은 상대가 갖고 있는 적대적인 감정을 풀어준다는 의미다. 상대의 편에 서서 상대의 주장, 감정, 능력, 입장을 인정하자. 그리고 가능한 한 동의해주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양보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은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 이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면 협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경청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인내심과 성실한 자세로 집중해 줘라. 상대를 인정하는 가장 분명한 형식은 ‘사과’이다. 그리고 “예, 말씀하신 것에 일리가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상대의 말에 자주 ‘예스’라는 표현으로 또한 가급적 ‘하지만’이라는 표현을 ‘그리고’를 써서 대답하라. 자기 말을 경청하는 사람의 말을 경청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나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기 위해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3. Don't Reject : Reframe (거부하지 마라 : 게임의 틀을 바꿔라)

상대에게 대답을 가르쳐주려고 애쓰지 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기만 하면 그 문제를 통해 상대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가장 효과적으로 틀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 해결형 질문을 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시에 대해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무엇이 문제일까요?”, “걱정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등과 같은 질문으로 격려하라. 그리고 “왜 안돼죠?”라는 질문으로 간접적으로 질문해 대답을 듣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는 질문으로 옵션에 관한 토론에 참여시켜라. 

고집불통의 No를 돌파하는 전략에서 전환점은 게임(협상)을 각장의 입장에서 선 거래에서 공동문제 해결의 틀로 바꾸는 순간이다. 게임을 바꾸는 열쇠는 게임의 틀을 바꾸는 데 있다. 틀을 바꾼다는 것은 상대가 하는 말을 전부 받아들이고 그것을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킨다는 의미이다. 

  4. Don't Push : Build Them a Golden Bridge (몰아붙이지 마라 : 황금의 다리를 놓아주라)

쌍방의 이해관계를 규명하고 합의를 위한 옵션을 만들었다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준비를 마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가 나의 제안에 흥미를 보이지 않거나, 애매하게 말을 하거나, 합의한 내용을 취소하려는 등 여전히 No인 상태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는 보통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닐 때, 이해관계가 아직 충족되지 않았을 때, 체면을 잃을까 두려울 때, 너무 중요한 문제이거나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때 취하는 행동이다. 이럴 때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상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나의 해결책이 아닌 상대의 해결책이 되도록 만든다. 이것을 황금의 다리를 놓아준다고 표현한다. 

황금의 다리를 놓아준다는 말에는 상대에게 합의안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 상대를 동참시킨다는 뜻이고, 돈과 같은 물질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다른 사람의 인정과 독립을 추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욕구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뜻이다. 그리고 상대가 처음의 입장에서 물러설 때 체면을 잃지 않게 도와주겠다는 의미이고, 상대가 합의안을 승리의 소감을 발표하듯 공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상대의 아이디어를 구하라. 그리고 건설적인 비판을 요청하라. 상대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어 상대의 체면을 살려 주어라. 

  5. Don't Escalate : Use Power to Educate (전투로 확대하지 마라 : 파워를 이용해 상대를 교육하라)

황금의 다리를 놓아주어 최고의 해결책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마치 자신이 승리를 쟁취할 것처럼 생각해 마지막까지 No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럴 때는 파워를 이용해서 상대가 이기는 유일한 길은 협상의 파트너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 게임을 통하는 방법뿐임을 상대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이때도 공손한 상담자의 자세를 잃지 말자. 상대에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때 일어날 결과에 대해 알려줘라.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대안을 보여주어 다시 확인시키고, 제 3자의 세력을 이용해 상대를 무력화시켜라.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상대가 해결책을 찾아내어 결정한 것처럼 유도하라. 

  이러한 협상의 다섯 과정의 핵심은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상대를 밀어붙어야 할 대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해야 할 ‘사람’으로 보는 마음이다. 결국 협상에 임하는 나의 목표는 상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마주보고 대립하는 협상을 옆으로 나란히 앉아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일종의 게임으로 바꾸는 힘을 갖는다. 그래서 협상에서 상대가 ‘노No’라고 말했다고 해서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라 협상의 시작은 바로 노No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는 협상에 앞서 많은 준비를 한다. 협상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자가 누구인지 어떤 배경의 어떤 이력을 갖춘 사람인지 조사한다. 무엇보다 상대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을 찾아 마지막엔 그곳에 집중 공략할 채비를 마친다.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상대 역시 나와 비슷한 정보수집과 조사를 했을 터이기에 채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 불리할까 그 정도로는 협상에서 이길 수 없다. 특히 동등한 관계가 아닌 갑甲과 을乙의 관계에서는 자칫 수를 잘못 썼다가는 협상 자체가 결렬되어 밉보이거나 괴씸죄 등이 적용되어 오히려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의 말대로 처음부터 협상이란 승부가 아니라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게임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서로가 파이를 좀 더 많이 갖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치루기보다 서로 협력해서 파이를 좀 더 키워서 서로 만족한 만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상생의 장場’으로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협상에 앞서 준비를 할 때는 하나 더 추가해야 할 준비가 바로 이러한 ‘마음의 준비’가 아닐까? 진심으로 그러한 마음으로 협상에 임해서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면 보이지 않던 해결책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중에 나타난 협상의 결과가 나빴다면 더 이상 나와는 상대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도 나에 대한 혹평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은 쌍방이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협상을 전투에서 승리하는 결판의 장으로 생각했다면 미국의 부동산 왕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같은 협상의 대가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협상의 법칙』에서 좀 더 깊이 있는 협상능력을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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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기주의자는 모두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어 한다. 행복을 위해 일하고,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행복은 돈으로 살 수도 없고,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의 대상이란 걸 잘 알기에,  사람이 십인십색이듯 저마다 느끼는 행복은 서로 달라서 ‘행복이란 이것이다’라고 명쾌하게 답을 내지 못한다. 정작 내 속에 있는 그것을 찾지 못하고, 누리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어떤 것이 행복일까? 어려운 문제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행복의 반대말인 불행을 내 마음 속에서 모두 털어낼 수 있다면 남는 것은 행복이 아닐까? 무엇인가 불행요소가 있어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을 없애면 될 것 아닌가? 

  심리학자인 웨인 다이어Wayne Dyer가 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불행요소’를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후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하는 책이다. 20여 년 전에 출간된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1,500만 권이 팔렸고,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한 번 뿐인 ‘내 삶’을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을 통제하고, 나를 위해 오늘을 즐겁게 사는 길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내 의지대로 살 수 있는 삶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나름 훌륭한 삶이 될 것이다. 그러나 쉽지도 않고, 가능성도 낮다.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실제로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불안, 미심쩍음,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열등감’ 등이 수시로 내 삶에 개입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짜피 내가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은 소중한 내 삶이 아니던가? 내 삶이 행복하려면 하루하루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살 수 있다면, 즐거워지고 그럼 행복한 것이 아닐까? 저자 웨인 다이어는 그렇게 삶을 사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똑똑한 사람들은 신경질을 내지 않는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기에 똑똑한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지기보다 행복을 선택하는 법을 알고 있다.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당신이 진정 똑똑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힘겨운 상황에 부닥쳤을 대 기분을 어떻게 다스리기로 작정했느냐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 (18 쪽)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생로병사’의 고통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안고 태어난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는 살아있는 동안 금전에 의해, 노화에 의해, 병에 의해, 사고와 재해에 의한 어려움을 결코 피할 수 없다. 사람들은 이렇듯 어쩔 수 없이 부딪힐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을 그저 순순히 받아들여 화를 내거나, 두려워하거나, 증오하면서 불행해 한다. 저자는 똑똑한 사람, 즉 행복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 겪는 감정은 ‘선택 의지가 들어가 있는 반응’임을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그릇된 통념은 논리를 통해 깨뜨릴 수 있다고 보았다.  



 

“나는 내 생각을 통제할 수 있다.

내 감정은 내 생각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나는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나는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말은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사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진리이기도 하다. 이 진리를 설명하기 위한 예를 들어 보자. “에이, 쓸데없이 비는 왜 이리 아침부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차는 막혀서...”, “지하철에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우리는 거의 매일 아침 출근길이면 화를 내거나, 투정을 부린다. 하지만 아무리 불평을 해 봐야 변할 것은 없다. 날씨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고, 혼잡한 교통은 내가 그 시간대에 서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데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상황 마다 화를 내고 불평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기에 그것을 인식하고 바꾸겠다고 결심만 한다면, 다른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관념을 바꾼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데 바꾸는 것이 힘들다고 굳이 화를 내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할 건 없잖은가? 지금까지 내가 갖는 생각 역시 습관이라면 ’몸에 익숙해 질 때까지‘ 바꾸는 수고는 필요한 것이다. 이에 더해 또 하나 익혀야 할 것은 현재, 즉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이다. 

특히 저자는 우리는 ‘현재’를 깎아내리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비하라, 뒷일을 먼저 생각하라, 쾌락주의자가 되지 말라, 내일을 생각하라, 은퇴를 준비하라 등 우리는 끝도 없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막연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고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막연한 미래가 어느덧 현재가 되면, 우리는 또 다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고생시키기에 결국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붙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끝난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현재를 기피하기 위한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생각이기에 잊고, 자신이 가진 현재의 순간에 행복을 느끼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감정은 내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고, 온전히 내게 주어진 현재에 행복하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자, 다시 한 번 체크해 보자.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행복한 사람은 ‘내 감정은 내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고, 온전히 내게 주어진 현재(오늘)에 행복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다. 그렇게 결심했는가? 그럼 다음 아래에 있는 열 가지를 지키기로 결심하자. 이 책에서는 이것을 ‘열 가지 자기사랑(법)’이라 불렀다.  

<열 가지 자기 사랑법>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뗀다

-자책도 걱정도 없다

-미지의 세계를 즐긴다

-의무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정의의 덫을 피한다

-결코 뒤로 미루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열 가지 자기사랑(법)‘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갖는 감정의 오류들(저자는 ’오류 지대Erroneous Zones’라 불렀는데, 이 책의 원제목이기도 하다)이 무엇이고, 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결심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만 가지 걱정과 근심, 그리고 괴로움’이 모두 설명된 것 같다. 이들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심들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주요 핵심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 -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에 우리는 칭찬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을 돌린다. 타인 중심적으로 말을 하고, 자신의 의견에 대해 ‘그렇지?’ 검증 받으려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인색하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타인의 사랑과 호의에 대해 의심 대신 기쁘고 고맙게 받아들인다. 진심으로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 있으면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가슴 떨림을 감당한 데 대해 스스로를 격려해준다. 나 자신에게 한턱낼 줄 알고, 즐길 만한 활동이나 단체에 가입한다. 질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사람은 타인 때문에 자신의 입장이나 신념을 바꾸고, 호감을 사기 위해 비위를 맞춘다. 반대의견에 우울해하고, 수긍하지 않는 말에도 찬성이나 동조를 한다.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에게 허락을 받고, 어떤 일마다 사과를 한다. 걸핏하면 고의로 늦거나 남의 주의를 끌기 위해 삐딱하게 행동한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누군가 내게 반대의견을 내면 “너 화났구나. 너는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라고 반문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조언이라도 고마워한다.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다르거든 반대 의견을 내도록 노력한다. 내 의견에 ‘반대의견’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지, 안 그래?“ 등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검증하는 일을 그만둔다. 내가 한 말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 말을 되도록 아낀다.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뗀다 - 스스로를 규정하는 ‘꼬리표’를 붙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수학, 언어에 약해. 나는 요리, 스포츠에 서툴러. 나는 내성적이고 신경질적이고, 겁이 많아. 나는 운동신경이 없고 몸이 둔해. 나는 매력이 없고, 못생겼고, 평범해. 나는 정리를 잘 안 해서 칠칠치 못해. 나는 건망증이 있고, 무책임해. 나는 제 멋대로야. 나는 원래 그래.

나를 규정하는 꼬리표를 내던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난 예전에 000(꼬리표)라고 생각했어.”등 과거시제를 사용한다. 그런 말투를 사용하지 않겠노라고 주위에 선언한다. 미리 겁을 먹고 지금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나 서투른 일을 찾아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자책도 걱정도 없다 - 자책하거나 걱정하는 사람은 이렇다. 자신이 한 일 또는 하지 않은 일 때문에 생긴 결과를 과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사회, 그리고 직장은 우리에게 자책감과 걱정을 하도록 키우는 경향이 있다.

자책감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미 끝난 일은 아무리 자책감을 가져봐야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한다. 만약 자책감이 든다면 현재 내가 회피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자문해 본다. 누군가 자책감을 자극해 조종하려 들면 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자책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는 어떤 일을 스스로 해 본다.

걱정을 털어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현재는 미래에 대해 집착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충실하게 살아야 할 때라는 점을 명심한다. 걱정은 터무니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자신의 걱정시간을 점점 줄여 나간다. 걱정이 있거든 서슴없이 말한다. 걱정이 생기거든 그 걱정이 생길 최악의 상황이 무엇이고,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인지 생각해 본다.  



 

    미지의 세계를 즐긴다 - 새로운 것을 꺼리는 사람은 이렇다. 언제나 똑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고, 한결같은 논조의 신문을 읽으며 상반되는 견해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목만 다를 뿐, ‘그 나물의 그 밥’인 영화들만 보고, 싫어도 늘 하던 일만 계속한다. 자동차나 명품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것을 얻기 위해 애쓰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길 주저한다.  

미지의 것에 맞붙기 위한 방법은 이렇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하는 일 모두에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접는다. 약간 모험을 위해 일상의 틀에서 탈출해 본다. ‘나는 못해’라며 회피해온 일들을 시도해 본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 대신 ’나에게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열심히 해 본다‘고 마음먹는다. 어떤 일에 고의적으로 실패해 보고 별 다를 바 없음을 깨닫는다. 

  의무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 의무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이렇다. 모든 것이 정해진 자리에 있어야 하고, 특정 음식에는 특정 음료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신앙심이 깊지 않고 내심 싫어하면서도 종교 의식에 참석하고, 잠잘 시간이 되면 졸리지 않아도 잠자리에 든다. 모든 지시사항을 따르려 하고, 책을 읽을 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 한다. 어디든 배우자와 함께 가려고 하고, 모든 일에 ~하는 법 같은 책을 참고한다.

의무에 끌려 다니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규칙을 강요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자신은 어떤 규칙은 따르지 않기로 했노라고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떠맡긴 역할을 버린다. 다른 사람을 화제로 대화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변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불행은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행위의 결과라는 사실을 명심한다. 누군가 다른 사람에 대해 비난하면 ‘비난받이’가 되지 않는다. 

  정의의 덫을 피한다 - 정의를 부르짖고 공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렇다. 톱스타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불평하고, 규칙을 위반하다 걸리면 재수 없이 걸렸다고 말한다.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반드시 갚아야 하고, 사랑한다고 고백을 받으면 즉시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무감으로 성관계를 하고, 모든 일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쟁이 생기면 옳은 사람이 이기고, 틀린 사람이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멋대로 행동하기 위해 ‘불공평’ 타령을 한다. 받은 선물과 같은 가격대의 선물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더 이상 정의만을 고집하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는 너와 달라서 못하겠다”고 단언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나의 감정을 즉시 개입시키지 않는다. 화가 나도 ‘내가 화내면 저 부당함이 사라질까’ 생각해 본다. “불공평해”라는 말을 “운이 나빴어” 혹은 “그랬으면 더 좋았을 걸”하고 말한다. 대놓고 비교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선물을 받았거든 빚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내가 받은 선물의 값어치에 휘둘리지 말고, 지출 규모를 잡는다. 

  결코 뒤로 미루지 않는다 - 뒤로 미루는 사람들은 이렇다. 더 이상 벌전이 없다고 생각되는 직장을 계속 다니고, 데면데면해진 관계에 매달린다. 술, 약물, 흡연 등 중독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생색 안 나는 일은 차일피일 미룬다. 변화를 싫어하고, 피곤하다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걱정스럽고 성가신 일에 부딪힐 때 몸이 아프고, 호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접근하기를 두려워한다.

무엇이든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금 당장 미뤄왔던 일을 해 본다. 그래서 ‘괜히 미뤄왔다’고 깨닫는다. 시간을 정해 미뤄오고 있는 일에만 전념해 본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 피곤에 자신을 내주지 않는다. “아마, 좋겠어, 바랐는데”같은 말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 의존형 인간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모든 일을 배우자의 허락을 받고, 남의 개인생활을 침해한다. 다른 사람들의 말, 느낌, 생각, 행동에 상처를 입거나, 배우자의 성공과 기쁨은 곧 내 것이라고 느낀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항상 조언을 구하고, 인정을 받지 못할까봐 어른 앞에서 행동을 자제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꾸며댄다.

자립을 선언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한다. 부모, 배우자, 상사, 자녀 등 나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을 고의적으로 피하지 않는다. 의무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꼭 찾아가야 하는가 생각한다. 의존적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결정을 내린다. 경제적 독립을 한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 곁을 떠난다. 버릇이 어떤 일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한다.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다. 배우자나 아이들, 사랑하는 사람, 친구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빈정대고,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다. “~ 때문에 화가 나서 미치겠다”고 습관적으로 말하고, 악담을 자주 한다. 화를 내면서 떼를 쓰거나, 냉소를 보내거나 빈정대며 싸늘하게 대한다.

화를 이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화를 내는 것을 뒤로 미루려고 노력한다. 화를 내려고 할 때 신호로 알려달라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한다. 화를 냈을 때의 일을 기록해 본다. 화를 내버렸다면 시인하고 화를 내지 않겠다고 말한다. 



 

    요약된 내용 속에는 ‘내 자신’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는 곧 내 감정을 내가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었다는 이야기고, 그만큼 오늘의 행복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다는 것을 뜻했다. 감정도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어느 것이 ‘내 감정’이었는지, 그리고 어느 감정이 가장 익숙한 지도 알 수 있었다. 사실 ‘행복’이란 게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었다. 그저 막연히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것’이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이 책을 통해 행복이란 ‘마음이 괴롭지 않은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현재를 사는 내가 괴롭지 않다면 행복한 것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던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자는 무리의 바깥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괴로워하는 사람의 무리 바깥에서 이렇게 말했다. “왜 자신을 괴롭히면서 살지? 나처럼 이렇게 살아봐. 그럼 행복해 질꺼야.”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기주의자가 되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왜 행복한 이기주의자일까? 저자가 제시하는 바대로 살게 된다면 남의 눈에는 ‘이기주의자’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밝히고, 제 내키는 대로 산다면 남들은 그를 일러 틀림없이 ‘이기주의자’라 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개의치 말아라. 당신을 비난하는 그들은 행복할 줄 모르는 바보들이니까. 당신이 이기주의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당신이 행복해 한다면 곧 그들도 당신을 닮으려고 할 것이다. 그들 역시 행복해지고 싶어 하니까.”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온전히 나답게 살고 싶다면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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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의 능력을 열두 배 키워주는 마법의 코칭 Leaders Guide 1
에노모토 히데타케 지음, 황소연 옮김 / 새로운제안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코칭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 

 

  “직장생활, 정말 드러워서 못해먹겠어요. 신참내기일 때는 선배들 비위맞추고 시중드느라 힘이 들더니, 바라고 바라던 후배가 와서는 얘가 또 ‘상전’이에요. 좀 가르쳐준답시고 조언 몇 마디 했더니 말끝 마다 말대꾸하죠, 그래도 알아들었으니 대꾸했겠다 싶어 지켜보니 예전과 다를 바 하나도 없어요. 선배들은 ‘쟤 교육 좀 제대로 시켜라’ 눈치 주죠, 후배는 ‘선배님, 그게 아니라요...’ 들이받죠, 진짜 힘들어요. 나 때에는 그러지 안았거든요?

후배가 확실히 나보다 똑똑하고 영리한 건 인정해요.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아님 잠도 안자고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하는지 세상의 ‘트렌드’는 모두 알고 있고요, 컴퓨터 다루는 실력은 내가 고수라면 녀석은 초고수에요. 영어나 일어는 ‘드라마’를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라니 아예 사는 세계가 나와는 달라요. 있잖아요, 녀석이 뭘 물으면 대답하기가 겁나요. 매 번 내가 대답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보거든요. 잘못 아는 체 했다가 망신살 뻗칠까봐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넌, 맨날 이상한 것만 묻냐?‘고 윽박지르면서 대충 넘어가요. 후배 녀석, 일 시켜 먹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일을 안 시킬수도 없고... 선배님, 이럴 때 정말 어떻게 해야 해요?“

  예전에 내가 선배들에게 했던 말이고, 매년 후배들에게 듣는 말이다. 그럼 난 어김없이 이 말을 한다. “너도 그 때가 됐구나. 이젠 네가 당할 차례다, 인마.” 예전만 하더라도 ‘이럴 땐, 이래라. 저럴 땐, 저래라.’ 일종의 ‘매뉴얼’이 있었다. 그래서 ‘상사’는 나보다는 ‘해답을 더 많이 아는 사람’으로 통했다. 대리의 답보다 과장의 답이 멋지고, 차장의 답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그래서 선배들은 ‘하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전의 자신의 과거의 지식으로는 아는 체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내 코가 석 자’라고 나 역시 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후배를 가르친단 말인가? 그냥 ‘네가 잘 알아서 해라’고 믿는 척 해주고, 나중에 일이 그르치기 말기를 바랄 뿐이다. 그야말로 직장선배에게 고난의 시대가 요즘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코칭Coaching'이다. 코칭이란 코치가 코칭을 받는 사람에게 직업적 또는 개인적인 성과를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일종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말한다. 코칭의 기본철학은 간단하다. 사람은 누구나 가능성과 잠재능력을 갖고 있기에, 코칭을 통해 스스로 찾고자 했던 해답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 『부하의 능력을 열두 배 키워주는 마법의 코칭』은 코칭훈련기관인 미국 CTI에서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CPPC(Certified Personal & Professional Coach)를 취득한 코칭 전문가 에노모토 히데타케가 쓴 책으로 직장상사로서 ‘코칭’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상대방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기술’인 코칭은 비즈니스 세계를 넘어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원제목은 部下を伸ばすコーチング 이다.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코칭이 화두다. 코칭이라는 주제를 놓고 회의를 하고, 강연을 하고 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코칭의 탄생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면 이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기술이다. 코칭이 태어난 이유는 크게 빠른 변화속도와 까다롭고 능력 있는 후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코칭이란 기술이 태어난 이유는 ‘세상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더 이상 오랫동안 지속될 해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직장 상사는 후배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의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상사된 입장에서 “나도 모르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할 수는 없잖은가? 

  두 번째 이유는 오늘날은 후배의 잠재적 능력이 오히려 선배를 앞선다는 것이다. 선배는 단지 선험적인 지식이나 인맥이 후배보다 많을 뿐 오히려 급변하는 세상을 읽어내는 능력이나 대처하는 능력은 후배가 더 낫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생산자 위주의 산업사회는 소비자 주권의 산업사회로 바뀌었다. 옛날엔 생산자가 만들기만 하면 소비자가 줄을 서서 사줬지만, 엇비슷한 제품들로 창고를 가득 채우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공급과잉의 시대에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취향’에 적합한 제품만이 팔리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가장 최근까지 ‘소비자의 역할’만 하던 이들이 ‘후배사원들’이 아니던가? 그들은 조직에서 가장 소비자다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까다롭다(소비자가 까다로운 것처럼). 

  요약하자면 ‘코칭’이라는 대화의 기술이 태어난 이유는 선배인 내가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후배일 수 있다는 전제 때문이었다. 그래서 후배를 부하가 아닌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함께 머리를 싸맬 때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코칭이란 ‘후배를 구슬리는 기술’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후배를 잘 구슬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 답을 이 책에서 찾아보자. 

  저자는 거창하게도 코칭에는 3가지 철학이 있다고 말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너와 내가 머리를 맞댄다면 너(후배)에게 답이 나올 것이다’로 요약될 수 있겠다.

 

제 1철학 -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제 2철학 -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제 3철학 -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저자는 코칭에서 말하는 인간관계란 협동적인 인간관계, 즉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보완, 협력해 나가는 관계이고 하나의 목적이란 ‘부하의 자아실현’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선배는 후배가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도록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말은 “보스Boss는 가라고 말하지만, 리더Leader는 가자고 말한다”는 더글라스 맥아더의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예전의 상사가 보스였다면, 요즘의 상사는 리더여야 한다. 상사와 부하가 파트너가 되어 서로 협력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코칭’이다. 저자는 좀 더 실무적인 면에서 코칭 시스템의 핵심으로 5가지의 스킬, 즉 질문, 경청, 직관, 자기관리, 확인의 스킬(기술)을 제시했다.

  첫째, 질문 스킬은 지시명령형 커뮤니케이션에서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다.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에는 확대질문, 미래질문, 긍정질문이 있다. 확대질문은 “자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자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이 상대방이 지닌 능력이나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의미이다. 미래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고 싶은가?”,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와 같이 부하로 하여금 자신의 의식이 과거가 아닌 미래로 향하게 하는 질문이다. 긍정질문이란 “어떻게 하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겠나?”, “뭐가 확실한 것이 될 수 있겠나?”처럼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질문 속에 없는 질문이다. 이러한 긍정질문은 왠지 폭이 넓은 혹은 밝은 어감이 느껴진다. 

  두 번째, 경청 스킬이란 ‘부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 기술’을 말한다. 즉, ‘어떻게 하면 부하가 본래 지니고 있는 능력이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자아실현을 하게 할 수 있을까? 염두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상사가 내 관점에서 듣는 것이 아니라 ’부하를 위해, 부하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경청스킬을 익히면 부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경청할 수 있는 멋진 상사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직관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 할 때, 상사 자신의 직관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부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때는 이 직관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쉽게 말하면 ‘부하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들어주는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부하가 물으면 ‘대답’하려 하지 말고 “자네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은가?”라는 식으로 되물어 스스로가 답을 내려고 애쓰도록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상사와 부하는 대등한 파트너이며 두 사람의 협동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부하에게 필요한 해답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네 번째, 자기관리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할 때 어떤 태도로 대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이다. 여기서 자기관리란 상사의 머리, 마음, 몸을 관리하는 것이다. 우선 머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하와 대화하는 동안 자신의 머릿속에 스치는 조언과 부연 같은 생각을 초조해 하지 말고 ‘자각한 다음 포기하는 것’이다. 마음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하와 대화하기 전에 상사가 벌인 일이나 생각을 일단 정리한 후에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몸을 관리한다는 말은 경청의 자세, 즉 자신의 몸과 얼굴의 높이를 부하와 같은 눈높이에 맞추고, 상체를 부하 쪽으로 약간 기울여 ‘적극적으로 들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봄으로 부하가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인 스킬이란 상사가 부하를 코칭할 때 부하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기술로 부하의 미래, 현재, 그리고 과거를 확실하게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하가 날마다 잡무에 쫓겨 목표가 부하의 머릿속에서 점점 퇴색되거나, 자신감을 잃을 경우 ‘힘내라’는 격려의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 달성은 자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혹은 “그 목표를 달성하면 자네는 어떤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하고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코칭이란 기업 경영 혹은 매니지먼트에서 부하에게 무리하게 성과를 강요하거나, 지시명령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와 격려 등을 통해 부하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성과를 올리고자 노력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코칭이 적극 활용된다면 선후배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일방적인 상명하달이 아닌 쌍방향적인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되어 직장내 분위기가 좋아지고, 상사에 대한 존경심과 나아가 애사심이 고취될 수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코칭 시스템에 의한 성과는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 IDEO나 고어텍스Gore-Tex로 잘 알려진 미국의 고어 & 어소시에이트 사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은 개인의 특별한 재능이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그룹 씽킹에 의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책 ‘그룹 지니어스‘를 읽어보면 잘 나타나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코칭‘에 의한 파트너십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사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회사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좋은 성과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닐까? ’코칭‘은 가장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대화법인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코칭은 부하는 ‘아이’가 아니라 오히려 직장이나 업무시스템에 미숙한 유능한 인재라는 점, 그리고 가장 소비자를 닮은 직원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선배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 후배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묻고 대화함으로써 선배나 후배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를 내도록 하는 대화의 기술이다. 결국 코칭은 ‘배우는 기술’이 아니라 ‘인식하고 느끼는 기술’이다. 후배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다. 코칭에서 요구하는 리더십이란 이끄는 리더를 넘어 동참하고 격려하는 리더이다. 

  이 책은 비즈니스의 화두인 코칭을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쉬운 대화법’으로 잘 설명했다. 많은 사례와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가상의 대화를 제시하는가 하면,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예로 들며 코칭을 동양의학처럼 전체를 (+)로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해 냈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연구를 위한 코칭보다는 ‘현실적이고 즉시 실행 가능한 코칭’을 알고 싶은 직장인 독자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경영자에게는 『트라이앵글법칙』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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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판매의 귀신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6가지 - 설득의 심리학 

  비즈니스을 일컬어 ‘설득의 총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무언가를 ‘교환’하는 것이 비즈니스라면, 그 전제에 해당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경제의 과정에서 ‘설득’은 꼭 필요한 의사소통 도구이기 때문이다. 설득 했는가, 아니면 설득 당했는가의 결과에 따라 이겼다 혹은 졌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비즈니스의 핵심은 ‘설득’에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이기면 다른 누군가는 져야하는 ‘제로섬 게임’ 때문에 비즈니스가 힘든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 ‘윈-윈Win Win전략’ 즉, 너와 내가 서로 이기는 답을 내는 상생相生의 비즈니스가 모범답안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비즈니스라고 하는 것이 윈-윈Win Win전략으로만 통용될 수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양쪽이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는 양측 중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쪽, 즉 ‘현금을 쥔 사람’이 두 계단 정도는 높은 자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상대방을 바라보기 때문에 가장 현명한 답안인 ‘윈-윈Win Win전략’이 이뤄지기가 힘들다. 다시 말해 현실의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이 아니라 항상 갑甲과 을乙이 만나기 때문에 ‘윈-윈Win Win전략’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다. 

  갑甲은 확실히 을乙보다 우위를 점한다. 흥정을 해서 맞지 않으면 다른 흥정이 가능한 다른 을乙을 찾아가 거래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이익도 관철해야 하는 을乙은 항상 조심스럽고 때로는 괴롭다. 그래서 을乙은 손해 보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묘수’를 찾을 밖에 없다. 자신의 이익을 충분히 취하면서 갑甲과 거래할 수 있다면 을乙은 이기는 것이다. 게다가 갑甲이 을乙에게 지는 비즈니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 사실을 모르고 만족해 한다면 100전 100승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100번 거래해도 갑甲을 이기는 특별한 설득비법’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 『설득의 심리학』은 매번 비즈니스에서 지는 갑甲을 위한 책이다. ‘100번 거래해도 갑甲을 이기는 을乙의 특별한 설득비법’을 소개하고,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은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Cialdini 라는 심리학 박사에 의해 Influence: How and why people agree to things 라는 제목으로 1985년에 만들어진 책이다. 그로부터 지난 2008년 5판을 찍어낼 만큼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국내에 소개된 이 책은 2001년에 찍은 4판을 번역한 책인데, 원 제목은 Influence: How and why people agree to things 으로 가장 최근(2001년)의 사회과학적 지식 등을 추가하여 개정되었다(2008년의 5판본은 국내에 설득의 심리학 2로 소개되고 있다). 



번역자 -이현우 교수 인터뷰 바로 가기



   다시 이야기하면 이 책은 갑甲, 즉 소비자를 위한 책이다.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성격 때문인데, 저자는 ‘남에게 잘 속는 어리숙한 사람’이었다(그런 경험 때문에 설득 심리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도 모른다고 이 책에 고백하고 있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의문들은 이렇다.

“다른 사람의 승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어떤 기술들이 가장 효과적일까? 왜 어떤 요구사항은 거절을 당하고, 똑같은 요구사항인데도 다른 식으로 부탁했을 때는 성공하는 것일까?”

  그는 사회심리학자로서 연구소 안의 대학생들과 함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실험을 했고, 그것도 모자라 설득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때로는 그들의 천적(사기 전담반 형사, 소비자 단체등)들과도 인터뷰했다. 게다가 그는 설득자들의 세계로 뛰어들어 ‘참여적 관찰’을 하였다. 즉 저자가 본래의 정체와 의도를 숨긴 채 단체에 잠입하여 일종의 ‘스파이’가 되어 내부에서 설득자들을 무려 3년 동안 지켜본 것이다. 그리고 설득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전략들을 파악해 크게 6개의 범주로 나누었다. 이 범주들은 인간의 행동을 조절할(‘조종’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수 있는 심리학적 법칙을 근거로 하고 있다. 

  저자는 동물생태학자들이 말하는 특정적인 유발기제the trigger feature에 주목했다. 즉 ‘칩칩’이라는 새끼 칠면조의 소리에만 맹목적으로 반응하는(심지어 천적인 박제 족제비의 가슴에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를 녹음해 내장해서 들려주면 우호적일 뿐 아니라 품에 안기까지 한다) 어미칠면조의 고정행동유형처럼 사람들의 자동화된 행동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요청’만 했을 때는 60%만 승낙하던 것이 ‘왜냐하면’이라는 이유를 제시하면 94%가 쾌히 승낙한다. 재미있는 것은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왜냐하면’이라는 말만 붙여도 93%가 승낙을 하더라는 것이다. 



 

    난 ‘왜냐하면’이 ‘특정적인 유발기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요청을 받으면, ‘적당한 이유’을 알아야 스스로에게 '승낙할 명분’을 부여하여 승낙할 수 있게 한다고 본다. 즉 사람들이 ‘왜냐하면’이라는 이유에 대해 쾌히 승낙하는 것은 맹목적인 반응이 아닌, 스스로의 합리화한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비싼 것은 품질이 좋은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나, 평소에는 비싸서 살 수 없었던 스웨터가 값비싼 고급 양복을 구입한 후 스웨터를 봤을 때는 싸게 느껴지는 것처럼 대조효과에 의해 소비자들은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판매자들은 소비자의 심리를 알고 그런 순서대로 권했을 뿐이었다. 선택에 재량권을 쥐고 있는 소비자, 즉 갑甲에게는 치명적인 법칙들이 아닐 수 없다. 이제부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6 가지 불변의 법칙을 천천히 살펴보자.  



 

 1. 상호성의 법칙 -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베푼 호의를 그대로 갚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설득전문가들은 이를 알고 먼저 꽃을 주며 호의를 베푼 뒤에 기부금을 모금하고, 음식점 종업원을 팁을 더 받기 위해 계산서 위에 사탕이나 껌을 위에 올려 놓는다. 정치인들의 후원자에 대한 논공행상도,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제품의 샘플도, 남자들이 데이트를 하면서 값비싼 선물이나 비싼 저녁을 대접하는 이유도 상호성의 법칙을 고려한 행동이다. 상호성의 법칙은 누구든 우리에게 호의를 먼저 베풀기만 하면 얻어지는 것으로, 원치 않은 호의에도 빚진 감정은 생겨난다

 이러한 상호성의 법칙은 좀 더 발전해 약간은 우회적이지만 오히려 더욱 훨씬 가공할 만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있다. 상호성을 이용한 일보 후퇴, 이보 전진 전략이 그것이다. 누군가 내게 엄청나게 무리한 부탁을 먼저 했을 때 들어줄 수 없어 거절하게 되면, 그보다는 작은(사실은 누군가가 원래 원했던) 부탁을 하면 나는 상호성의 법칙의 함정에 빠져서 두 번째 요청을 들어 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일보 후퇴, 이보 전전 전략은 상호성의 법칙과 더불어 인식의 대조효과가 맞물려져 있다. 누군가로부터 무리한 요구를 받아 거절했는데, 그 보다는 작은 요구를 다시 받으면 처음의 요구보다는 작기 때문에 이 부탁은 최소한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왜냐하면 요구하는 측이 일부 ‘양보’(터무니없지만 이것이 요구한 측의 ‘호의’효과로 작용한다)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호성의 법칙에 대한 요구를 받았을 때 이에 대한 자기 방어 전략, 즉 되받아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순수한 호의와 술책을 구분해야 한다. 상대방의 호의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으면 ‘냉정한 사람, 무정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순수한 호의와 상호성에 근거한 호의(술책)을 구분해야 한다. 일단 남의 호의를 일단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후에 남의 호의가 나의 더 큰 보답을 의도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술책을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판단(책에서는 재조명redefinition이라고 말했다)하게 되면, 요구에 의한 자동적 승낙이 아니라 요구에 응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누군가의 호의는 받을 수 있을 만큼 받자. 하지만 그것이 호의인지 술책인지를 판단하고, 요구에 순순히 응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대응하면 ‘상호성의 법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2. 일관성의 법칙 - 우리는 선택의 상황에서는 갈등하다가도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 그 결정에 대한 일관성이라는 심리적 압력에 따라,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들을 결정한 방향으로 맞춰나가게 된다. 경마꾼이 어느 말을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결정하게 되면 그 말이 우승마가 될 것이라고 믿는 것도, 선거일에 투표할 것인가 시민들에게 물었을 때, 질문을 받았던 사람들 중에서 투표 참여자수가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도 바로 일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이 회원가입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붓고, 가입을 했을 때 거액의 상품권을 제공해 ‘첫구매’를 유도하는 이유도 앞으로 계속 쇼핑을 유도하기 위해 ‘일관성의 법칙’을 활용한 마케팅 방법이다. 일관성의 법칙 중에는 작은 요구로부터 시작해서 결국 커다란 승낙을 얻어내고자 하는 ‘문전걸치기 기법’이 있다. 이 방법은 중공군(당시에는 이렇게 불렀다)들이 6.26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된 미군들을 세뇌시켜 결국 미군포로들이 미국을 비방하는 결과를 낳게 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된 기술이기도 하다. 또한 원시 부족의 성인의식과 기숙사의 신입생 환영의식은 무척이나 가혹한데, 그 이유는 는 참여자의 공식적인 개입과 관련된 노력이 클수록 그 사람의 일관된 태도(일관성의 법칙)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둘 다 강한 생명력(역사성)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역시 일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일관성의 법칙에 근거한 미끼 기법의 예는 자동차(휴대폰) 판매업자에서 찾을 수 있다. 싼 가격을 불러 고객을 유인한 후 추가 옵션이나 부가 서비스 등을 덧붙였을 때 찾아온 수고와 선택하느라 고민했던 소비자는 처음과 말이 달라도 ‘구입’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그에 대한 자기 방어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본능적인 거부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그들의 수작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눈치채는 순간, 처음에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되돌아 생각해 본 후, 달라진 점 즉 일관성의 무모함을 지적함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물러나게 하는 것이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 사람들은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특별히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 행동의 옳고 그름은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쇼프로나 코미디 프로에서 가짜웃음을 만드는 이유, 스텐드 바의 바텐더나 동냥꾼이 유리컵이나 바구니에 자신의 돈을 미리 넣어두는 이유, ‘가장 많이 팔린’,‘무섭게 성장하는’ 등의 광고 카피들이 난무하는 이유, 불우이웃돕기 성금의 기부자 명단을 긴시간동안 공개하는 이유등은 바로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근거한 설득전문가들의 수법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의해서 더 쉽게 설득된다. 사이비 종교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집단자살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도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의해 설득되었기 때문이다. 구경꾼은 결코 도와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감정이 메말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갑자기 아프거나, 위기상황을 당했을 때에는 명확하게 구경꾼들 즉 행인들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부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선생님, 파란 잠바를 입고 있는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병원에 연락해서 응급차좀 불러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증거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 전략은 부당하게 조작된 사회적 증거를 알게 되면 그로 인해 불로소득을 얻는 자들에게 ‘분노’함을 표방해야 한다. 과장광고라면 제품을 불매운동을 하거나 항의해야 한다. 대중 즉 다수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휩쓸리지 말고 재빨리 주위를 둘러봄으로써 동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

 



 

   4. 호감의 법칙 - 자동차 판매왕의 비결은 ‘고객들이 좋아하는 영업사원과 정당한 가격 때문’이라고 한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영업사원이란 소비자가 끌리는 신체적 매력을 갖추고, 공통점이 많으며, 칭찬(아부에 가까운 의도적인 칭찬일지라도)이 많은 사람이다. 소비자들은 그런 사람에 호감을 갖는다. 우리가 익숙한 이름의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고, 외모가 수려한 사람에게 서비스를 받으려 하는 이유는 호감의 법칙 때문이다. 

 호감의 법칙 중에는 연상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자동차 광고에 아름다운 모델이 등장한 포스터나, 음식점의 입구에 갖은 신용카드의 로고가 새겨진 ‘취급가맹점’ 포스터가 붙어 있거나, 유명 연예인이 정치 입후보자들을 지지하는 것은 호감 가는 인물이나 모양을 연상하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스포츠팬으로서 자신이 지지하는 팀을 ‘우리 팀’이라며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익히 아는 유명인사를 거들먹거리며 ‘ 그 친구는 나하고 이런저런 사이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연상의 법칙’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감의 법칙에 대한 방어 전략은 무엇일까? 최선의 방법은 호감가는 대상과 목표를 분리시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사려고 한다면, 영업사원과 내가 사려는 자동차를 분리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앞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사람은 영업사원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내가 상대에 갖고 있는 호감은 ‘매력적이다’라는 감정이지만, 상대가 나에게 표하는 호감은 ‘내 물건을 팔아줄 사람’으로 서로 엇갈리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의지했던 바대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사진출처: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 홈페이지 

  
  5. 권위의 법칙 - 사람들은 권위자들의 명령에 복종하여 그들이 시키는 어떠한 명령도 충실히 수행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의사 가운, 경찰복 등 유니폼을 입은 합법적인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편이다. 또한 직함은 권위를 대변해서 일제 시대를 겪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칼 찬 순사’를 무서워하고 그들의 말을 따르는 것처럼, 박사, 판사, 교수, 사장 등등의 명함으로 무장된 권위에 눌려 그들을 두려워 한다. 저자는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직함들을 그것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키가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드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옷차림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거나, 고급 자동차에 관대한 것도 바로 권위의 법칙 때문이다. 이러한 권위의 법칙의 영향력은 그 힘 자체로서도 막강하지만, 그 힘을 우리가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우리에게 미친다.

 이러한 권위의 법칙에 대항하는 자기 방어전략은 권위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권위의 상징물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가에 대한 인식도 함께 필요하다. 우선 ‘이 사람이 정말로 전문가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이어 ‘이 전문가의 말을 우리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설득함으로써 전문가들이 어떠한 혜택을 받게 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전문가 들이 권위를 사용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안전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은 1994년 박찬호의 미프로야구 선수 카드Baseball Card 



   6. 희귀성의 법칙 - 야구선수 사진에서부터 골동품까지 온갖 종류를 수집하는 수집가들은 그 품목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이 휘귀성의 법칙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 희귀성의 법칙에 따라 우리가 부여하는 가치가 다르게 평가하므로 설득전문가들은 이 점을 이용하고 있다. 그중 희귀성 법칙을 가장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얼마 없습니다’ 전략이다. 이것은 일종의 ‘마감 전략deadline tactics’인데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로 기존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그 일을 사람들에게 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한편 어떤 대상에 대한 이용 가능성이 줄어들수록 그 대상에 대한 선택의 자유도 줄어들게 되어 상실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그 특권을 되찾기 위해 행동하게 되는데 이런 심리적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론이 ‘심리적 저항 이론’중 부메랑 효과Boomerang effect(일명 긁어 부스럼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든 사랑의 결말은 로맨틱한 천생연분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에 대한 부모의 간섭과 그에 대한 심리적 저항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희귀성의 법칙에 대항하는 자기 방어 전략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희귀성에 대한 일차적이 반응이 이성적 사고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만일 희귀성의 영향력에 따라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렬한 감정적 반응이 느껴지면, 그것을 신호삼아 스스로의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감정이 지나가고 나면 이성적 관점을 회복할 수 있다. 마음의 평정을 되찾게 되면 그 대상을 원했던 최초의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은 설득 상황에서 상호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 호감, 권위 그리고 희귀성의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면 아무런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상대방의 요청을 수락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정보가 넘치는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오히려 시간, 에너지, 그리고 자원이 충분하지 못해 오히려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해 대응하면서도 효과적인 선택을 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정보화 사회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지름길식 의사결정방법의 신뢰성을 볼모로 이윤을 추구하려는 설득전문가들의 행동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이콧, 위협, 대결, 검열, 일장 훈시 등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불로소득자들 즉, 설득전문가들에게 보복해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설득전문가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설득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책을 들었는데, 어떻게 그들에게 보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독자는 소비자이면서 판매자이기도 하다. 즉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주장에 ‘옳소’하며 보복에 동참할 사람이 과연 나타날 수 있을까?

  제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만 ‘인간이란 역시 불완전한 동물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 책이었다. 치알디니 교수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중에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법칙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터졌다.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내가 결국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한 편으로는 ‘어디 사람만나서 이야기 한마디 하겠어?’하는 불안감도 생겼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저런 방법을 이런 때에 써 먹어볼까나?’ 하는 생각에 야릇한 미소도 번졌다. 어쩔 수 없는 양면성의 인간 모습 그대로였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사례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 덕에 책을 빨리 읽어나가는데 무리가 없었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거든 읽어야 할 책이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결국 누군가를 만난다면 읽어야 할 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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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짜리 기획력 - The Planning Power
하우석 지음 / 새로운제안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전히 빛을 발하는 기획 관련 도서의 고전!

 

  똑같은 수의 인력이 동원되고, 같은 비용을 썼지만 뜨는 제품, 대박이 난 사업프로젝트는 따로 있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스토리에는 항상 ‘기획할 때부터 특별했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기획이란 게 대체 무엇일까? 우선 계획과 기획의 차이부터 알아보자. 멀지 않은 앞날을 위해 할 일을 미리 헤아려 생각한 것이 계획이라면, 일(사업)을 앞두고 구체적인 목표와 방안을 짜는 일은 기획이다. 그래서 하루 동안의 계획은 있지만, 하루 동안의 기획은 없다. 대충만 살펴봐도 기획은 계획보다는 크고 조금은 특별한 뉘앙스를 갖는다. 계획은 절차 혹은 과정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는데, 기획은 계획과 더불어 무언가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일을 꾀함’이라는 일종의 수작酬酌의 개념이 포함된다. 

  현재는 기획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기획하는 사람도 많고, 기획물도 가득하다. 옛날에는 기획부가 따로 있었는데, 요즘엔 모든 부서의 이름에 기획이란 말이 붙어 있다. 그리고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대행사의 규모 역시 엄청난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기획이 쓰임도 많고, 필요도 많지만 정작 기획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기획이 정확히 어떤 말이고,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그리고 훌륭한 기획이란 무엇인지 명확한 ‘컨셉’을 모르고 있다. 

  책 『100억짜리 기획력』은 이런 기획을 모르고 기획하는 직장인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기획과 기획가를 정의하고, 기획자가 갖춰야 할 기획 마인드와 자세 그리고 태도 등을 이야기 한 책이다. 2003년 출간되어 지금껏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을 한 이 책은 국내에서는 기획자라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기본서면서 필독서로 사랑받고 있는 기획서의 고전이다. 저자는 업계에서 베테랑 기획가로 인정받고 있는 하우석 씨인데 그는 2006년 <기획 천재가 된 홍대리>로 또 한 번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 책은 제목처럼 ‘100억 짜리 기획처럼 큰 일을 해내는 기획력’을 말해주는 책이다. 기획자인 저자의 기획 경험과 기획자들의 사례들을 통해 ‘큰일을 내는 기획자’들을 이런 생각(마인드)을 갖고 있고, 이런 방식으로 기획을 한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이야기 한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없는 해 내는 사람들이 훌륭한 기획자라면 그들의 생각을 엿보고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기획자’다운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도이다. 이 책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기획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기획마인드와 기획 노하우 획득’이다. 

  저자는 기획이란 어떤 특정 과제 및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과제의 완수 또는 그 문제해결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정한 대상물들에 대하여 일정기간 벌어질 수 있는 중요사항을 파악하고 미리 예측하여 일정 의도에 따라 목표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사고과정 및 행동양식을 개념화하고 그에 따른 실행과 실행 후 평가하는 총체적 과정을 ’기획‘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과제(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획자란 과제(문제)를 파악해서 해결책을 마련하는 사람‘인 셈이다. 기획의 프로세스문제 및 문제 파악 - 과제 및 문제 분석 - 목표설정 - 해결방안 - 실행계획수립 - 실행 - 평가 순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좋은 기획이란 우선 ’핵심과제(문제)‘를 잘 잡아냈는가, 가장 적합한 해결방안을 찾아냈는가? 에 달려 있다. 저자는 모든 직장인은 영업기획, 생산기획, 구매기획, 자금조달기획, 유통기획, 사업기획 등 알게 모르게 한두 가지의 기획을 하고 있으므로 모두가 기획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훌륭한 기획자가 갖춰야 할 기획 마인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기획마인드란 ‘기획자다운 생각을 갖는 것’이다. 즉 ‘기획자라면 이런 저런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알면 된다. 우선 기획자는 기획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기획’ 그 자체다. 기획서를 잘 쓰고, 많이 쓰는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기획서는 그저 기획한 것을 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죽하면 『One Page Proposal한 장짜리 기획서』, 『기획서는 한 줄』이라는 책 제목도 있지 않은가? 

  기획자는 즐거워야 한다. 즐겁지 않은 기획은 결과도 좋지 않기 때문에 당장 그만두는 것이 낫다. 기획이 즐거워야 그 일에 미칠 수 있고, 그래야 결과는 좋아진다. 또한 즐거워야 하루 종일 24 시간 기획할 수 있는 것이다.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물과 개념을 잘 쪼개야 한다. 그래야만 그 개념을 잘 알게 되고, 원하는 방향으로 개념을 전개하고 전환할 수 있다. 쪼갠다는 것은 분석이다. 분석에 강한 사람이 기획에 능한 사람인 셈이다.  

잘 쪼갤 수 있는(분석력) 있는 사람이 훌륭한 기획자다 

사람-좋은 사람 VS 나쁜 사람

좋은 사람 - 키 크고 좋은 사람 VS 키 작고 좋은 사람

키 크고 좋은 사람 - 키 크고 돈 많은 좋은 사람 VS 키 크고 돈 적은 좋은 사람...

  잘 쪼갰다면 쪼갠 것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재미없는 영화가 아니라 소재와 카메라 워크는 훌륭했지만, 배우의 연기는 아쉬운 영화라고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잘 쪼갠 것을 ‘이합집산’ 할 줄 알아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이 모여 디카폰이 된 것처럼 서로 링크시킬 수 있어야 한다. 쪼개고, 의미를 부여하고, 링크하라. 그러면 새로운 모습이 탄생된다. 그리고 주위에 널려 있는 모든 것을 기획재료로 삼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기획마인드를 갖추는데 ‘독서’가 빠질 수 없다. 저자는 교회에 십일조(수입의 10%를 내는 것) 헌금을 하듯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책에 십일조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기획 일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생산물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새롭고 발전된 무언가를 만들지 못하면, 기획자로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따로 프로젝트로 만들어 제시했다. 저자만의 ‘기획자가 되기 위한 책사기 기획’인 셈이다.

<월급의 10%는 책 사기>프로젝트

 

월급의 % 정하기: 10%를 살 것인가, 5%를 살 것인가 정한다.

권수 목표 정하기: ‘10권’ ‘5권’등 권수를 목표로 정한다 보통 책 가격은 만 원 정도한다.

서점 방문계획: 대형 서점 월 1회, 온라인 서점 주 1회 검색한다.

관심영역 기웃대기: 관심 분야 코너를 집중적으로 기웃댄다.

과감히 구입하기: 조금이라도 땡기면 과감히 산다.

진열하기: 사무실이나 집에 본인만의 서적진열을 시작한다.

목차읽기: 구입한 책은 당장 목차와 머리말을 읽어둔다.

책과 친해지기: 책을 차분히 읽지 않더라도 자주 들춰본다.

주변서적 찾기: 이미 구매한 책과 연관된, 혹은 좀 더 심화된 책을 찾는다.

책장 정리하기: 3,4개월이 지나면 분야별로 구분이 가능해진다. 경영, 역사, 소설, 수필 등 나만의 구분법으로 책을 정리한다.

욕심내기: 6개월 이상 지속하면, 책을 사는 데 있어서 욕심이 슬슬 생긴다. 이때 권수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  (92-93 쪽)

  막연히 ‘책을 읽자’고 다짐하는 것은 금방 시들해져서 잊혀 질수 있지만, 따로 방법론적 순서를 정해 기록해 놓으면 맥락이 잡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기획’인가 보다. 그렇다고 보면 <월급의 10%는 책 사기>는 기획서의 초안인 것이다. 저자는 ‘책을 샀는데 읽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에 대해 당장 그 책을 전부 읽어야 할 필요도 없거니와, 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정보 수집을 통해 사고가 확장되었고, 호기심이 증폭되었기에 구입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책 후반부에 있는 ‘100억 짜리 기획력 만들기’는 잘 나가는 기획가들의 ‘기획 노하우’를 기록해 놓았다. 총 30여 편에 달하는 기획 노하우들은 관점에 따라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보편타당하면서도 강력한 진리는 항상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는 것 속에 존재한다면서 이 모든 노하우들은 각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고, 각각 효과가 있는 방법들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 인상적인 대목은 기획자는 ‘영어보다는 국어실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저자는 기획력을 향상시켜 주는 마법과 같은 아이템은 바로 ‘국어실력’이라면서 이 마법의 아이템을 알고 활용하는 기획자는 전체 기획자의 10% 정도 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럼 국어 실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 저자가 제시하는 ‘국어공부 파워 업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 리딩: 시집, 소설책, 수필집 - 이렇게 3가지 종류의 책을 번갈아가면서 읽는다.

하드 리딩: 철학, 역사, 전문분야 - 마찬가지로 3가지 종류의 책을 번갈아 읽는다.

소프트 라이팅: 일기, 수필, 시 - 작품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쓴다는 강박을 버리고 내 생각을 그대로 글로 옮겨본다는 심정으로 쓴다.

하드 라이팅: 컨택 리포트, 스테이터스 리포트, 기획서

* 이 하드 라이팅의 3가지 문서는 기획자들에게 필수 문서이며 그의 작성능력은 바로 기획능력과 직결된다. 

컨택 리포트 - 클라이언트와의 회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내부 보고 및 보관용으로 사용하는 문서

스테이터스 리포트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업무상황을 클라이언트 혹은 내부 상사에게 보고하기 위한 문서

(133 - 135 쪽 요약)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만 해도 책 제목은 충격적이었다. 100 억이라니...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시리즈로 이제 막 ‘10억 부자論’이 설왕설래할 그 때 이 책을 든 이유는 100 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 때문이었다. 국내에는 본격적인 ‘기획 관련서’로는 처음 나온 책이었기에 ‘기획범죄’, ‘기획부동산’이라는 단어까지 난무하는 오늘 같은 ‘기획 판치는 세상’을 만든 데에 어쩌면 이 책이 일조를 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기획이라는 단어의 심리적인 높은 벽을 허물어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서점가에는 수많은 기획 관련서가 나와 있지만, 아직 이 책의 범주를 크게 벗어난 책은 아직 없는 듯하다. 앞서 말한 대로 저자는 이 책을 낸 3년 후 『기획 천재가 된 홍대리』를 내어 본격적인 홍대리 시리즈를 열기도 했다. 『기획 천재가 된 홍대리』는 이 책의 실천편이라고 보면 된다. 함께 읽으면 막연해서 어렵게만 느껴진 ‘기획‘이 노력하면 손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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