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30분 - 인생 승리의 공부법 55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이레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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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친절하고 쉬운 공부법 책은 없다!

  책이 좋다는 것은 익히 알면서도 좀처럼 책을 붙잡지 못하는 것처럼, 평생을 두고 학습해야 한다는 소리는 귀가 닳도록 들었어도 좀처럼 하지 못하는 것이 공부다. 학창시절엔 선생님이 시험범위라도 가르쳐주셨으니 그 범위만 달달 외우고 시험을 보면 되었다. 하지만 평생학습이라니...무엇을 공부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학창시절에만 우등생이 있는 줄 알았더니, 사회에 나와서도 평생학습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가 싶어 자괴감이 들 지경이다. 시중에는 공부와 학습법에 관한 책이 많지만, 구체적인 학습법을 설명한 책은 많지 않다. 영어공부를 위해 성문기초영문법을 들까? 떠오르는 신흥강국인 중국에 대비해 중국어를 공부할까? 학원을 다닐까? 유명한 학원이 어디지? 책을 사 볼까?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는 뭐지? 그런데...퇴근하면 쉴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공부하지?

  책 <1日30分>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구체적인 공부법을 제시한 책이다. 사람마다 달라 해야 할 공부도 학습법도 다를 테지만, 공부를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직장인들에게 자신은 구체적으로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어떤 환경에서 공부를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시간을 확보하면 되는지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직장인의 공부’란 독서를 포함해 나를 한 단계 높은 단계로 성장시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을 말하며, 진짜 공부는 졸업 후 하는 공부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짜로 중요한 것은 졸업 후 공부를 얼마나 꾸준히 지속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원제목은 1日30分」を続けなさい!-人生勝利の勉強法55다.

  저자인 후루이치 유키오古市 幸雄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한 일본의 대표적인 직장인 성공모델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의 공부법의 핵심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공부가 미래를 만든다’는 것으로 매일 적은 시간이라도 꾸준이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자신을 위한 최고의 투자라는 신념에 기초한 <1日30分>공부법은 일본 직장인들의 열렬한 지지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얻은 책이다. 이 정도에서 저자의 이력이 궁금해졌다. 그가 자신의 공부법으로 얻은 주요기술이나 자격은 MBA, TOEIC 980점, 영어 회화는 비즈니스 영어 수준, 영어과 중등 교원 자격증, MCSE(마이크로소프트 인증 시스템 엔지니어), MCDBA(마이크로소프트 인증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MCSD for Microsoft NET(마이크로소프트 인증 솔루션 개발자), 선 마이크로시스템 인증 Java 프로그래머 등이다. 그가 무엇을 이루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일반 회사원이었던 그가 시간을 적절하고 사용하고, 스스로 학습법을 개발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기술과 자격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적인 학습법보다는 마음가짐이 100배는 더 중요하다며, 당장의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꾸준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날마다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었다. 바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습관은 무의식(잠재의식)에 행동 패턴을 새겨넣은 행위이다. 다시 말해 출퇴근 시간에 전철을 타거나, 혼자 있는 시간에 ‘자연적으로’ 책을 펼친다면 그것은 ‘독서 습관‘이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공부와 성적의 관계를 설명한 이카가야 유지의 책<기억력 학습법>의 예를 들며 성적인 1인 사람이 목표성적 1000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공부란 계속하면 누적성과를 나타내서 처음에는 진전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나중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처음 성적은 1, 2, 4, 8, 16, 32, 64로 올라 목표성적인 1000에 오르려면 아직 한참 걸릴 것 같아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데, 이 고비를 넘겨 꾸준히 하게 되면 128, 256, 512,로 점차 가속도가 붙어 상승하면서 공부 성과를 피부로 실감하게 되어 곧 1024가 되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공부의 누적효과>에서 파생된 것이다. 

  이런 예는 독서습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에는 무슨 책을 읽었는지 내용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고, 저자가 누구였는지도 기억하지 못해 ‘시간낭비’한 기분이 들곤 한다. 하지만 꾸준히 읽어서 열 권, 스무 권 이상 넘어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말하거나, “000라는 책에서 그러는데 말이야...”하며 책을 인용하며 소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보이지 않는 작은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항아리에 계속 해서 물을 채우지만 언제 가득찰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찰랑찰랑 물소리가 나더니, 이내 넘쳐서는 물을 붓는 양만큼 흘러내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처럼 독서습관이 어느 정도 쌓이면 의도하지 않아도 책의 내용과 뜻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의 공부법에는 ‘공부성과 방정식‘이란 게 있다. 공부성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시간이라는 것을 설명한 수식인데, y(공부성과)=a(교재와 교육서비스의 질)*b(집중력)*x(공부시간)²+c(과거의 공부량)이다. 다시 말해 교재와 교육 서비스 질, 그리고 과거의 공부량은 공부시간에 비하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하루 5시간씩 1주일간 공부하는 것보다 날마다 30분씩 5년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몇 십 배는 더 효과적이라고까지 말했다. 시간관리가 공부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공부할 시간은 어디에서 빼내야 가장 좋을까? 바로 TV다. 평일에 최소 2시간 정도 TV를 본다는 가정한다면 우리는 1년에 얼만큼 TV를 보는 것일까? 무려 1,040시간이다. 이를 17시간(하루 24시간 - 잠자는 시간 7시간)으로 나눈다면 61일. 정확히 두 달 동안 TV에 쏟아 붓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하루에 단 두 시간 정도만 TV를 볼까?

‘거실을 서재로’라는 이름의 독서캠페인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침실를 제외하고 집안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를 휴식을 취해야 할 곳에 TV가 있으니 자연스레 TV를 켠다. ‘TV시청습관‘이 든 것이다. 저자는 공부할 시간 확보를 지금까지 TV에 할애했던 시간을 잘 조절하는 것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보았다. 꼭 봐야할 프로그램이 있다면, 녹화해 두었다가 나중에 보는 방법을 추천했다. 광고를 빨리 돌리거나 건너뛰면 60분 분량의 프로를 40분 이내에 볼 수 있어 시간도 절약되기 때문이다. 

  영어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는 ‘영어 학습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했다. 매주 영어 학원을 다니는데 왜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까? 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은 “공부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영어 학원에 다니면 학원에서 어떻게든 해주겠지 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거리에 수많은 영어 학원 그 어디를 다녀도 영어 회화가 전혀 늘지 않는 사람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요즌 학원 밖에서 얼마나 많이 공부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한다.” 저자는 영어를 일정 레벨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연간 1,000시간, 최소 750시간은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1주일에 20시간 정도는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다. 학원만을 의지하거나, 적당한 수준에서 공부하려고 한다면 결국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열과 성의를 다해 공부하는 것도 아니게 되어 따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을 다니는 것은 금전이나 시간, 노력 면에서 가장 손해 보는 학습법인 셈이다.  

  효율적인 공부성과를 위해서는 식사도 중요하다. 우선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목욕등 다른 활동을 해서 식후 바로 공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식사 - 목욕 - 공부순으로 하면 좋다. 야채와 밥을 중심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고기와 생선 단백질은 위에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화도 오래 걸릴 때는 8시간 이상이나 될 만큼 더디다. 특히 식후에 과일을 먹거나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을 먹으면 음식의 조화가 깨진다. 매번 식사 후에 1시간 정도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배가 든든한 식품을 먹어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3시간을 상당부분을 공부하는데 쏟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마지막 장인 ‘학습 효율을 높여주는 도구’는 좀 더 특별하다. 학습에 도움을 주는 도구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00사의 00제품을 이용했더니 좋더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강연회나 강좌에서 강연자가 제시한 방법론에 대한 마지막 질문엔 “선생님은 어떤 책, 어떤 제품을 쓰셨습니까?”라는 구체적인 질문이 따른다. 저자는 마치 독자들에게 강연을 할 때 질문을 받은 것처럼 자신이 체험해서 유익했던 도구와 제품을 이토록 상세히 말한 책은 처음 봤다. 

  공부시간과 휴식시간을 적절하게 교대하여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타이머를 이용하고, 밖에서 공부할 때는 A4형 클립보드와 귀마개를, 비용대비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자 - 조명 - 책상 순으로 투자하기를 권했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므로 의자에 투자하는데 아낌이 없어야 한다며 ’허먼 밀러 사의 에어론 체어‘를 적극 추천했다. 두한족열頭寒足熱, 즉 공부를 위해서는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겨울에 서재에서 공부할 때는 주로 전기히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쾌한 기상을 돕는 도구로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알람보다는 진동 손목시계 등이 좋다. ‘방법론’을 이야기한 실용서의 마지막 결론은 항상 ‘실천’을 강조하는 것처럼 이 책의 효용을 확인하는 방법은 자신에게 필요한 방법을 찾아 직접 체험하는 수 밖에 없다. 바통은 독자의 실천으로 넘겨진 셈이다.

  평소 꾸준하게 자기관리삼아 공부를 했던 사람에게 이 책은 ‘내용이 별로인 책’일 수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신이 평소에 하던 방식 그대로여서 딱히 특별할 것이 없어서다. 게다가 식사는 어떤 식단이 공부하는 데 좋고, 제품은 어느 회사의 무슨 제품이 좋다고 소풍가는 아이의 배낭을 챙겨주는 엄마처럼 구술하는 내용은 ‘웃길 만큼 유치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인가 처음부터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절박한 사람들이 정작 필요한 내용들은 어쩌면 이런 ‘세세하고 꼼꼼한 추천’일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사용했던 ‘수단과 방법’을 모조리 알고 싶기 때문이다. 2007년 일본에서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는 이 책의 장점은 바로 이 점인지도 모른다. 생활에 큰 변화 없이 무리하지 않고, 쉽게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될 친절한 개인교사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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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노베이션
톰 켈리,조너던 리트맨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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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그룹 IDEO가 밝히는 이노베이션의 모든 것!

 

  지난 2005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이 50여 개 국가와 각종 기업들을 조사연구에 의하면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통한 성장’이라고 열 명의 선입 중역 중 아홉 명이 대답했다. 기업의 장기 성장과 브랜드 개발에는 이노베이션 문화가 궁극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요즘처럼 저가 공세가 판치는 세계시장에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장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발전능력을 판단하는데 있어서도 얼마나 신속하게 혁신하고 재충전하는가에 주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기업 속에 이노베이션 문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세계 최고의 디자인 기업 IDEO를 이야기한 책 <유쾌한 이노베이션The Art of Innovation>을 펼쳤다. 이 책은 얼마전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추천하면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위해서는 고객의 숨은 니즈까지 찾아 충족시켜주는 진정한 의미의 이노베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이 책을 통해 일등LG를 향한 도전과 혁신에 많은 시사점을 얻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전 IDEO의 CEO 였던 톰 켈리Tom Kelly와 조너던 리트먼Jonathan Littman이 함께 썼다. 

  IDEO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와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사무소 등에서 직원 500명을 거느리고 있으며, 그들에게 컨설팅을 의뢰한 기업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세계적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휴렛팩커드, AT&T, 네슬레, 보다폰, 삼성전자, 항공우주국(NASA), BBC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IDEO의 디자인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 LG,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한샘 등이 IDEO에 디자인을 의뢰한 바 있고, 특히 1995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1000만 달러를 투자해 디자인 혁신 작업을 시작할 때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한국 내에서도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IDEO가 산업 현장에서 체험한 혁신 사례를 통해 이노베이션 문화를 회사에 구축하는 아이디어를 경영자의 입을 통해 생생하고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는 IDEO의 풀스토리를 담았다. 이 책은 이미 오래 전인 2002년에 국내에 출간되었지만 아직도 이노베이션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IDEO가 이노베이션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이고, 내용 또한 학술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지금껏 경험한 리마커블한 사례들을 가지고 이노베이션을 이해하기 쉽게 담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회사 직원들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IDEO의 사장 톰 켈리는 회사의 분위기 조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낡은 규칙은 임의로 깨뜨릴 수 있으며, 자신이 일하는 공간을 자기 집처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IDEO가 ‘대학 캠퍼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직원은 대학의 새내기 같은’ 그런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경영 방침이라고 말한다.” (13-14 쪽)

  저자가 전하는 이노베이션의 핵심 과정은 사무실의 환경과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 프로토타이핑, 체험이었다. 우선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무실 환경을 들 수 있다. 사업을 ‘놀이’처럼 신나는 프로젝트로 생각했던 창업자의 뜻처럼 일반 회사와는 달리 사무실 환경을 구성원 모두 제 마음대로 내부 공간을 꾸몄다. 뚫린 천정 개인 공간 표시를 위한 간이 칸막이, 벽 사이 뚫린 구멍, 천정에 매달려 있는 비행기 날개와 출퇴근용 자전거까지 회사라기보다는 아이디어 공장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무런 제약없고, 구속되지 않은 공간, 그 속에서 무한한 창의력은 생산되고 혁신innovation이 만들어 지고 있었다.

이노베이션의 핵심 과정 두 번째는 자유로운 브레인스토밍이다. 저자는 브레인스토밍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브레인스토밍은 우리 IDEO에서는 종교나 다름없다. 거의 날마다 실천하다시피 한다. 브레인스토밍자체가 흔히 장난스럽기는 하지만 도구로서 그리고 기술로서도 브레인스토밍은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규칙이 많지 않은 회사에 몸담고 있는 우리는, 브레인스토밍을 이루는 내용과 그것을 조직하는 방법에 대해 아주 확고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매월 한 번 이상씩 브레인스토밍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너무 짧아서도 너무 길어서도 안된다. 60-90분이면 적당하다. 그 이상이 되면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의 수준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IDEO가 제시하는 유쾌한 브레인스토밍의 7가지 비밀은 다음과 같다

1. 초점을 명확히 한다  - 훌륭한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는 훌륭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의 A 제품에 대해 고객이 지적하는 Bfksms 불만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이다.

2. 규칙을 만든다 -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비판하거나 반박하면서 시작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찾아 나서라. 엉뚱한 아이디어를 격려하라. 시각화하라

3. 아이디어에 번호를 매긴다 - 넘치는 아이디어에 번호를 매기는 일은 커지는 숫자를 통해 브레인스토밍이 얼마나 거침없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고, 현재 위치에 대한 감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사이로 도약하는놀라운 방법이 된다. 

4. 때로는 단숨에 뛰어넘는다 - 최고의 사회자는 처음 단계에 가볍게 건드리며 대화가 나오도록 분위기를 띄워야 하고, 관념적인 얘기들로 아이디어가 정체될 때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5. 아이디어를 사방에 기록한다 - 팀원 모두가 볼 수 있는 매체에 기록하라. 모든 벽과 평평한 표면을 종이로 덮어라. 아이디어를 여백에다 써놓고 스케치하면서 이리저리 방안을 걸어다니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생겨난다. 

6. 워밍업 시간을 갖는다 - 빨리 말하는 낱말 놀이 등은 정신을 맑게 하고 팀원들이 더욱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갖게 한다. 

7. 바디스토밍bodystorming을 실시한다 - 훌륭한 브레인스토밍은 흔히 입체적이다. 우리는 2차원을 넘어 3차원을 요구한다. 나무 토막, 스티로폼, 파이프, 접착 테이프 등 쓸모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 그리고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고 살펴보는 바디스토밍을 통해 여러 가지 개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면 불쾌한 브레인스토밍의 경우도 있다. 반드시 보스가 먼저 말할 때, 모두에게 순서대로 차례가 돌아갈 때, 전문가만 발언할 때, 특별한 장소를 잡아서 할 때, 진지한 말만 할 때, 메모를 위한 메모에 집착할 때가 그때이다. 

  이노베이션의 핵심 과정 중 마지막 세 번째는 프로토타입이다. 이것은 일종의 시안, 시제품, 모형을 뜻하는 말로 프로젝트가 만난 난관 앞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창조적 도구일 뿐 아니라, 개인이 힘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게 하는 문화적 영향력이다. 애플 디자인의 성공 비밀도 역시 프로토타입에 있다. 신속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한 마디로 말해서 해답을 얻기 전에 미리 행동하는 것이다. 또한 모험을 거는 것이며, 장애물을 극복하고 바른 길을 가는 것이다. 

  그들에게는IDEO Way즉, IDEO 방식이란게 있다. 그들만의 업무수행과정을 말하는데 디자인 의뢰 주문이 들어오면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구성해 현장에 나가 ‘관찰’하고, 관찰된 내용을 토대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한다. 세 번째 단계는 프로토타입 다시 말해 ‘가상모델 만들기’의 과정을 거친다. 네 번째는 ‘세련화 과정’(Refining),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적용 가능한 디자인을 몇 가지로 압축, 이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는 작업이다. 마지막은 ‘실행’,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만들고 완성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들은 디자이너이기를 거부한다. 디자인은 예쁘고 눈에 띄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만들고 실제 사용에서도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며 실용주의적인 시선으로 디자인을 바라본다. 이 점이 세계가 그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비결일 것이다. 

  지금껏 이노베이션을 머리 좋은 책상물림들의 아이디어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노베이션은 뭔가 더 나은 것을 찾기 위해 관찰하고, 생각을 모으고, 실행으로 옮기는 즐거운 작업이고 놀이인 것이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알려준 요점 중에 가장 인상적인 말이 있었다.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때, 명사(생각)가 아니라, 동사(행동,체험)를 생각하라. 이것이 당신의 회사 혹은 브랜드와 접촉하는 보든 사람에게 놀라운 체험을 제공한다.” 이노베이션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고 행동하고 체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노베이션은 고단한 노동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일 때 최고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배웠다. 이노베이션의 모든 것을 알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4 년 후인 2005년, 두 저자가 다시 쓴 책 <이노베이터의 10가지 얼굴The Ten Faces of Innovation>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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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법칙 - 반양장
허브 코헨 지음, 강문희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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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법칙 저자 허브 코헨이 말하는 인류 최고의 협상가는?

 

  우리의 하루는 ‘협상으로 시작해서 협상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늦은 출근길 택시에서는 어느 노선으로 달려야 할지 택시기사와 협상하고, 회사에서는 과중한 업무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동료들과 협상한다. 퇴근길에 술한잔 하려니 어느 술집을 가야 할지 술친구와 협상하고, 술값은 오늘 주식장에서 상한가를 친 김대리가 내야할지, 1/N로 낼지에 대해 협상해야 한다. 심지어 집에 돌아가서는 라면을 끓여먹고 자야할지 아니면 그냥 잘지 ‘자기와의 협상’ 한다. 협상이란 말 대신에 결정을 넣어도 말은 된다. 하지만 결정은 협상의 맨 마지막 단계다. 원하는 바가 생겼을 때, 그것을 얻어내는데 필요한 과정, 이것이 협상이다. 협상을 잘 하면 ‘손 안대고 코를 풀 수’도 있고,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협상을 잘 하는 능력, 즉 뛰어난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면 성공의 레이스에서 열 발은 앞서는 셈이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협상가는 누구일까?   

  “두 사람 모두 초라한 옷차림으로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며(그렇게 해서 정보를 얻으며)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한 사람은 삼단논법으로,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비유의 형식을 빌려서 질문을 했다. 그들에게는 목표와 기준이 있었다. 그들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지배했다. 더 나아가 죽음의 방식과 죽음의 장소까지도 선택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했을 때에는 의무감과 열의를 지닌 추종자들이 그들을 따랐고, 결국 이땅의 가치체계를 바꾸어 놓기까지 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그들이 가르쳤던 가치관에 따라 살고자 노력한다. 그들은 다름 아닌 소크라테스와 예수 그리스도이다. 내 생각에 그들은 가장 뛰어난 협상가였다.“  - 허브 코헨Herb Cohen

협상의 법칙, 24 - 25 쪽)

  책<협상의 법칙 You Can Negotiate Anything>의 저자 허브 코헨Herb Cohen이 뽑은 가장 뛰어난 협상가로 소크라테스와 예수 그리스도를 들었다. 명성, 자유, 돈, 정의, 사랑, 사회적 지위, 신체적 안전등 내가 원하는 무엇 혹은 호의 등을 상대로부터 얻어 내는 일이 협상이라면, 그들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양자 모두를 승리로 이끄는 윤리의 협상가였고, 또한 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저자는 세상의 8할은 협상이고, 모든 것이 협상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본주의 문화 풍토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상은 어려운 것‘이라 여기는데 그것은 정보, 시간적 압박, 인지된 힘의 정도에 있어서 일방적인 열세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자 허브 코헨은 학자가 아니다. 협상 전문가다. 그는 적대적인 쿠테타에서 인질 협상에 이르기까지 무려 40 년간 다양한 실전 협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전문가를 위한 학술서가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실용서이다. 그래서 전문용어도 없고, 쉬운 문체로 써 있어 이해하기가 쉽다. 이 책의 핵심은 다양한 실무경험을 통한 다양한 사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서는 1980년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우리나라엔 2001년에 소개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협상을 다룬 책’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읽기 쉽다는 점과 사례들이 실용적이고 재미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이후 수많은 연설과 강연, 세미나를 통해 100만 명 이상을 상대해 왔고 이런 강연에서 효과를 얻은 스타일과 방식으로 새로 만든 <협상의 법칙 2 Negotiate This>도 출간된 바 있다.

  세상의 모든 협상은, 그것이 외교적이든 정치적이든 아니면 주택을 구입하는 문제든 관계없이 정보, 시간, 힘 이렇게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항상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협상은 상대방이 필요한 법, 상대방의 정보와 힘 그리고 시간적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 때문에 협상이 어렵다는 말이다. 본인이 상대방과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쑥맥’이라면 협상조자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상대방에 대한 세 가지의 사전정보만 알 수 있다면 당당하게 협상에 덤벼도 무리가 없다는 말이다.   

정보 - 당신이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상대측이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 - 상대는 당신처럼 조직의 압력, 시간의 제약, 최종기한 등과 같은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 상대는 당신보다 더 많은 힘과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처음 만나는 상대는 항상 내가 가진 열 배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입성(옷매무새)와 말본새(말하는 모양이나 모양새)를 보고 나보다 대단하거나, 하찮다고 여기게 된다. 그런데 그 판단은 상대방의 실제보다 10 배 높게 평가절상 혹은 평가절하된 판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나를 평가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사람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란 내가 판단하는 높이보다 훨씬 더 현실에 가깝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인 셈이다. 그렇다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상대방의 정보와 시간 그리고 힘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고, 상대방은 나의 그것을 되도록 파악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나는 상대방을 도울 수 있고, 또 그럴 만한 힘도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또한 나는 상대방에게 해를 가할 수 있거나 그럴 힘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 준다면 모든 사람은 나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협상하려 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먼저 ‘나는 힘이 있다’고 스스로 인식해야 하라. 그래야 상대방이 내가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간 - 인내를 가져라. 양보행위나 문제의 해결은 협상 종료시간 가까이나 혹은 그 시잔이 자나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힘은 그 시간을 기다리며 놀라거나 다투지 않고 견지해 가는 능력에 있다. 오로지 천천히 그리고 참을성 있게 행동할 때만 원하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많은 경우 마감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아주 발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심지어는 상대방에 의해 협상의 진행 방향을 급선회 시킬 수 있는 힘의 변동이 일어난다 .

정보 - 답을 해주기보다는 질문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실제로 답을 뻔히 알고 있더라도 질문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편이 하는 말의 신뢰도를 시험해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협상 이전에 새로운 요구에 대해 처음에 거절을 당하더라도 놀라지 말라. ‘안 돼요’라는 말은 단지 그 상황에서의 반응일 뿐, 그 사람의 입장은 아니다. 나의 제안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도 제안을 평가해 보고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상대방이 왜 안 되는 지에 대해 이유(정보)를 제공해 준다면 그 이유만 해결한다면 그들을 승복시킬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협상자리에서 거칠게 나오는 사람들, 즉 소비에트 스타일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위협에서부터 미묘한 형태의 조종 등을 이용하여 경쟁자를 눌러 버리려는 자기중심적인 전략을 협상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시도를 어처구니없는 요구로 협상을 시작하려는 사람들(극단적인 초기 입장), 협상은 하면서도 결정권이 없는 사람들(제한된 권한), 분노한 듯 얼굴이 벌개져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회담장 밖으로 성큼성큼 나가는 액션을 취하는 사람들(감정 전술)이 있다. 그리고 협상의 진전을 위해 무엇인가를 양보하면 그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상대방의 양보를 약함의 표시로 인정), 어떤 종류든 양보하는 것을 미루는 사람들(양보에서 인색함), 시간은 전혀 문제가 안 딘다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최종기한 무시)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소비에트 스타일의 협상방식을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술책(협상방법이 아니다)을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술책들을 잘 알아보고 속아 넘어가지 말라는 뜻이었다. 상대방이 어떤 술책을 펼치는지 알아보기만 한다면, 더 이상 술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이를 역이용함으로써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올바른 협상의 접근법은 무엇일까?

  우선 협상은 술책을 써서 상대편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이 성공할 수 있도록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바탕으로 만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은 적이 아니다. 다만 내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협상에 나온 것처럼 상대 또한 같은 이유에서 나를 만난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가 올바른 방법과 태도를 가지고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조금씩 양보하고, 창조적인 시각을 가지고 다른 부분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낸다면 서로 승리할 수 있다. 저자는 성공적이고 협조적인 협상은 상대방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찾아내는 일이고, 그 다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상대방 역시 그의 필요를 만족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목적이라면서 목적을 우선순위에 두면 협상에 참여한 사람들이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한 노력이 있어야 협상자리는 창조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광범위한 새 대안들이 나와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정작 얻어낸 것은 ‘상대와 맞섬(협상을 하든, 토론을 하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당신은 당신에게 맞선 사람에게서 큰 교훈을 배워오지 않았던가?”라는 월트 위트먼의 말을 빌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로 맞선 상태가 삶의 모든 것이다. 당신의 근육조직 전체는 그런 상태에 의존하고 있다. 아기가 처음 일어서려고 할 때, 그는 중력의 저항 때문에 넘어진다. 그러나 계속 시도함으로써 아기는 자기의 팔과 다리와 등에 근육을 만들게 되며, 마침내 일어서게 된다. 이렇게 맞선 상대를 다룸으로써 당신은 깨어나게 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당신은 맞서고 있는 상대와 직면해야 한다. 만약 적이 없다면 당신은 계속 앉아서 꼼짝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협상을 하려 들지도 않을 것이다.“ (298 쪽)

  협상의 첫 시작은 우선 상대방과 마주보는 것이다. 이 당연한 과정이 때로 상대를 너무 두려운 존재로 판단한 나머지 눈조차 마주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상사에게 근로조건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연봉협상을 하는 경우, 심지어 상사와 서로 다른 의견으로 대립되는 경우까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급과 조직의 힘에 눌려 제 뜻을 온전히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정작 앞에서는 말 못하고 뒤돌아서서 말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괴롭힌다면 차후에도 그런 후회는 반복될 것이다. 

  저자는 아무리 가격정찰제의 제품이라도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제품을 할인할 수 있고, 심지어 백화점에서도 할인할 수 있다며 그 방법과 사례들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지닌 협상상대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라고 말했다.  상사도 나와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누군가의 부하직원이고, 그들 역시 신입사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리 깨물어도 이빨자국 하나 남지 않을 것 같은 상사라 할지라도 그들도 한낱 월급받는 (임)직원인 것이다.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 맞서야 하고, 내 뜻을 밝히고 관철하기 위해서 협상해야 한다. 협상은 싸우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니다. 내가 커가기 위해서 협상하는 것이다. 세상의 8할은 협상이다. 세상을 가지려면 협상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으로 다시 말했다. You Can Negotiate Anything! 당신은 무엇과도 협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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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당신의 미래는 오늘 무엇을 공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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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공부 잘하는 비결 여덟 가지!

 

  일본에는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직업은 ‘작가’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부를 때 작가라는 칭호보다는 다독가多讀家, 혹의 ‘지知의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익숙하다. 어느 정도 책을 읽었는가 하고 묻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질문이다. 일본 도쿄의 작은 동네 길가에 조그마한 삼각모양 빌딩에 사서까지 둔 ‘개인도서관(고양이 빌딩; 빌딩 외관에 고양이의 얼굴이 그려있다)’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니까. 1940년 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이 된 그는 1974년에 저널리스트로서 쓴 책<다나카 가쿠에이 연구-그 금맥과 인맥>를 시작으로 이미 100 권의 책을 넘게 쓴 다작가多作家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 주제는 인문, 사회에 관련된 주제 외에도 우주, 뇌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넘나든다. 그래도 ‘지知의 거장’이라는 그에 대한 수식어를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겠다. 세상의 지식인들이 그를 이같이 부르는 이유는 그가 지난 2007년에 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이라는 일종의 ‘독서기’ 서문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일단 이 책에 무엇을 썼는지 간단히 말해두겠다. 이 책은 나의 독서편력을, 그동안 내가 해온 작업의 역사 위에 펼쳐놓은 것이다. 여기서 내가 해온 작업이란 저술업을 말한다. 소위 뭔가를 쓰는 일 말이다. 뭔가를 쓰기 위해서는 그 전제이자 준비로서 반드시 읽는다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종종 하는 말이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입출력비(입력inout대 출력output의 비율)가 100대 1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책 한 권을 쓰려면 100권을 읽어야 하는 셈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럭저럭 100권(공저 포함) 정도의 책을 썼는데, 그런 셈법에 따르면 읽은 책이 그것의 100 배인 만 권은 족히 될 것이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청어람미디어, 9쪽)


 

  그는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최소 100권을 읽는 작가이기에 다양한 주제의 심도있는 책을 쓸 수 있었다. 작가이기 이전에 저널리스트기도 했던 그는 인터뷰어로서 ‘인물’을 만나러 가면 그가 쓴 책을 모조리 읽거나, 그가 나왔던 기사를 모두 읽어 사전에 인터뷰할 대상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해서 찾아가 취재를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직업을 위해 철두철미하게 공부하는 사람이다. 누구든 공부를 한다면 학생인데, 그렇게 본다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독한 학생에 속한다. 그는 ‘공부하는 독종 학생’인 셈이다. 

  <배짱으로 삽시다>란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의 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는 공부를 권하는 책이다. 공부란 단어가 들어갔다 해서 이른 아침 교복입고 책가방 둘러매고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공부에서 손을 뗀 지 십 수 년이 지난 ‘청장년층’에게 말을 건 책이다. 그렇다고 노老박사의 지긋지긋하고 얄팍한 충고라고 독단해서도 안 된다. 평균수명이 날로 늘어나고, ‘지식이 밥 먹여 주는 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날 늙지 않고, 굶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평생 공부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건 익히 들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아버지가 매일 저녁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면 마중 나온 내게 “공부 열심히 했냐?”고 제일 처음 던지시는 말씀도 그 때문인지도 안다. 하지만 이 나이 먹어서도 공부라니 ‘도대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이 책을 펼치면서 든 생각이다.

저자는 우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영어 단어나 상식 하나 더 외워서 얻은 ’스펙‘은 진짜 공부가 아니라면서 IMF와 이번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스스로 미래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공부‘해서 ’창재創材‘, 즉 창조적인 인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뇌 세포들이 증식되고 활성화되어 젊은이처럼 생기발랄한 삶도 살 수 있다고 이유에 덧붙였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질문에는 ’무조건 열심히‘ 공부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우선 공부를 관장하는 우리의 뇌를 먼저 알고 나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과학적으로 우리의 두뇌를 어떻게 깨울 것인지, 어떤 호르몬이 정보의 입력과 숙성과 출력을 원활하게 만드는지, 공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해한다면 공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오래하려면 우선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그것이 몸에 익숙해지면 함부로 끊기도, 바꾸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도 습관이다. 저자는 아무리 싫어도 일단 참고 ‘딱 3일만 하기’를 권했다. 3일 동안은 부신 피질의 방어호르몬이 나와 참고 견딜 수 있도록 우리의 뇌는 설계되어 있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3일이 되면 새로운 경험이 재미있고 즐겁다는 생각이 들도록 되어 있단다. 뇌란 장기는 참 신기하다. 그는 아무리 싫은 일도 3일씩 딱 열 번만 계속하면 버릇이 되고 습관이 되는데 이것은 뇌과학의 실험적 결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뇌는 뭔가를 달성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이때 우리 뇌는 그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쾌락 보수물질을 방출한다. 뇌가 우리에게 푸짐한 상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이런 현상을 뇌과학에서는 강화학습强化學習 이라고 한다. 공부를 해서 하나를 알면 기분 좋은 보상을 해 주고, 그러면 다시 보상을 받기 위해 공부를 더 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 간단한 뇌의 원리를 활용하면 공부를 습관처럼 할 수 있게 된다.” (44 쪽)

  습관은 즐거움을 찾는 뇌의 결과물인 셈이다. 뭔가 이뤄냈다는 약간의 성취감이 뇌를 즐겁게 한다는 말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 숙제를 하고 나서 노는 아이와 잠자기 전에 숙제를 해야 잠이 드는 아이는 습관의 차이였을 뿐 숙제를 마치고 난 기쁨과 편안함을 안 것이다. 나는 다음날 수업 전 10분의 휴식시간 동안에 숙제를 하는 아이였기에 그것을 몰랐고, 그래서 성적도 젬병이었다. 공부에도 습관이 필요하고, 그 습관은 뇌의 장난이라니 왜 그걸 진작 몰랐나 싶다.

  공부한 내용이 저장되는 뇌를 뇌과학적으로 이해한다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심지어 뇌를 ‘속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공부 즉, 학습에 대한 뇌의 기전은 행동 - 보수물질 - 반복 - 습관 - 숙달 - 향상 - 달성 - 칭찬 이 순환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도파민이 분비되고, 신경세포 연결망이 증식되어 새로운 회로가 형성된다. 그리고 뉴런(뇌 신경세포)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간의 정보교환이 빨라져 이들 회로가 많고 잘 돌아가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다. 

  특히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활용한 공부법은 주목할 만했다.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인 행위,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며 인간의 몸과 정신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온화한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준다. 공부하는데 최적의 뇌 컨디션을 만들어 주는 호르몬이 바로 세로토닌인데 그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길어야 90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는 30-90분 동안 집중해서 해야 하고, 펜을 놓고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며 잠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노르아드레날린(화를 부르는 분노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이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좋은 음식 잘 씹어 먹기, 배 속까지 깊게 호흡하기, 즐겁게 걷기 등이 있다. 50분 수업에 10분의 휴식시간이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내게 이 책의 핵심을 꼽으라고 말한다면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제시한 ‘제 4장 공부 테크니션의 여덟 가지 필살기’를 들겠다. 저자의 경험과 뇌과학적 이론이 겸비된 ‘공부 잘하는 비결’인데 이 부분만 읽어도 본전은 톡톡히 뽑은 셈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공부 효과 두 배로 올리는 다섯 가지 비법

집중의 비법 - 집중할 만한 환경을 만들고, 명상으로 뇌를 깨워라

일점 집중의 비법 - 머리를 비우고 마음에 적절한 압박을 가하라

순간 전환의 비법 - 예전 것을 잊고, 흥분된 감정을 정리하라

시간 창출의 비법 - 일찍 일어나라, 지금 바로 시작하라

휴식의 비법 - 6시간 밤잠 + 20분 낮잠, 몸의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라

 

<2>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세 가지 기술

정보 습득의 기술

-모르면 넘어가라! 속독으로 큰 줄기 잡기

-책은 지저분하게! 밑줄 긋고 메모하고 표시하기

-저자와 개인 과외를! 가장으로 질문하고 답하기

-한 번 정독보다 열 번 속독을! 다시 읽고 새롭게 정리하기

정보 기억의 기술

-눈, 귀, 코, 입, 손을 동시에 자극하면 뇌 회로가 활발해진다

-기억과 감정을 연결시켜라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라

-세 단계로 복습하라(1일-1주-1개월)

정보 처리의 기술

-기억을 분류하고 정리하라

-너무 자세히 기억하려 들지 말고, 디테일은 따로 정리하라

-필요 없는 정보는 과감히 잊어버려라

( 223 쪽, Keep In Mind 코너)

  이 책을 읽으니 칠순의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젊어 보이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외모가 무엇 때문인지 알 것 같다. 두꺼운 성경을 세 번 정도를 매일 같은 시간 직접 필사해야 제대로 성경을 외울 수 있다는 어느 목사님의 말씀도 이해가 되고, 무슨 일이든 몰입flow하면 그 속에서 기쁨을 찾게 되고 결국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릴 적 학교에서 내가 했던 공부가 무조건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매를 피하기 위한 공부’였다면, 요즘의 약아빠진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효율적인 공부법을 알려줘서 ‘기꺼이 스스로 하는 공부’가 되어야 할 터, 이 책은 비단 어른을 위한 공부법이 아닌 어린 학생들에게 권해도 좋을 법한 책이겠다. 

  나이 들어 공부하기가 어려운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머리가 굳어서’라기 보다는 그 누군가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아서’는 아닐까 싶다. 어릴 적 학습방법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도 일리가 있겠지만, 가르침을 내려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잔소리 삼고 가르침 삼아 내가 원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실력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잔소리를 듣기는 좀처럼 쉽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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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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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헤드헌터가 본 대한민국 직장의 현주소  

  “냉혹한 현실 세계에서 경영이란 한마디로 ‘먹느냐, 먹히느냐’라는 말로 정의될 수 있다. 짓이길 것이냐? 짓이김을 당할 것이냐? 당신은 얼마든지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고깃덩어리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냉혹한 세상의 승자가 되어라. 이 책을 읽고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라.” 

  읽기만 해도 섬뜩하고 시니컬한 내용은 필 포터의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의 서문에 있는 내용이다. 최고 경영전략가가 되기 위한 정글의 생존 전투 기술 81가지를 수록했다는 이 책은 실제 회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그대로 전하고 있어 제목만큼이나 등골이 오싹한 내용들이 그득하다. 읽다가 보면 ‘에이~ 정말 그런 의도였을까?’, ‘이건 말도 안 된다, 정말.’ 하며 처음엔 저자의 억지주장에 반박하지만, 책을 덮으면 우리 팀장이 나한테 했던 말이 정말 ‘날 고깃덩어리’로 본 것은 아닐까? 되새김질 하듯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제껏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했던 이상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라 불경스럽기까지 해서 중간에 덮기도 하지만 요부의 치명적인 유혹처럼 다시 손길이 가는 책이다. 

  이 책을 알려준 사람은 세이노(Sayno)라는 필명의 작가다. 2000년대 초 한창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밀리언셀러가 되면서 ‘부자 열풍’을 일으킬 때 ‘그 책은 엉터리다’라고 주장해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이다. 세이노는 유력 일간지에 올린 칼럼에 덧붙여 <부자아빠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내용을 조목조목 파헤치며, 내용이 터무니없음을 주장한 책이었는데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독자들이 주목한 건 세이노라는 사람의 정체였다. 당시 자신은 사업과 무역업을 하고 있으며 100억 대의 재산가임을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 수십 년 동안 사업 경험과 이력을 갖춘 그는 이른 바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사업가였다. 

  그에게서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만든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회원수 44,000여 명의 카페( http://cafe.daum.net/saynolove)에 지금까지 부정기적으로 글을 남기기도 한다. 세이노의 글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자학계의 ‘미네르바’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글은 이제껏 정부와 언론의 여론몰이에 의해 막연한 ‘긍정주의’에 빠져있는 독자들에게 현실을 바로 보는 눈을 제시했다. 그는 사실에 주목하지 말고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뉴스와 신문에서 사실만을 얻고 실제 경험과 책을 통해 ‘진실을 알아내는 힘’을 기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다독가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그의 책에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도 그가 추천한 책 중 하나다. 그는 이 책을 추천하면서 “날이 갈수록 조직 내부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고 능력이 있어도 배제 당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그런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필 포터가 쓴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를 반드시 몰래 읽어라).”고 말했다. 당시 사회초년병이었던 내게는 이 책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당장 드는 생각 같아서는 회사에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을 정도였다. IMF 외환위기의 살벌한 직장사회를 큰 어려움없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여러분도 ‘몰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세이노가 우리에게 던졌던 화두는 ‘세상의 현실을 냉혹하게 직시하라’는 것이다. 사실은 늘 존재한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뒤져보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사실’은 모두 하나같다. 문제는 그 사실을 전하는 사람이 누군가 하는 것이다. 화자話者가 누구냐에 따라 내용은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난다. 똑같은 사실을 다루는 일간지만 봐도 얼마나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는지 알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을 뛰어넘는 진실이다. 진실을 알아야 현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는 진실을 말한 책이다. 그래서 읽기가 거북하다. 설탕이나 소금에 간이 쳐진 사실은 취향에 따라 골라서 먹을 수 있지만, 진실은 때로는 ’너무 쓰고, 너무 매워서‘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역시 진실을 말한 책이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가 미국 직장사회의 진실을 말했다면, 이 책은 우리나라 직장사회의 진실을 말한 책이다.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업체인 케이커리어의 대표인 저자 신현만은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에서 적용되는 ‘직장의 법칙’ 가운데 직장인들이 진실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붙잡는 직원이 되고 싶은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고 승진해서 임원이 되고 싶은가? 좋은 보직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고 싶은가? 언젠가는 회사의 CEO 명함을 넘겨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회사의 운영원리와 원칙부터 파악하고, 이해하고, 지키고, 따라야 한다. 회사가 붙잡는 직원은 바로 이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9-10 쪽)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해주고자 하는 노하우는 비즈니스맨의 직장 생존 노하우,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의 노하우, 승진을 넘어선 프로들의 성공 노하우 이렇게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즈니스맨의 직장 생존 노하우를 살펴보자.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말만 잘하는 평론가가 아니라,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는 실무형 인재를 원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직접 뛰어들어 실행에 옮기는 문제해결형 인재를 원한다. 한국 사회에서 채용의 우선순위는 학벌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당신이 이미 채용되었다면 더 이상 학벌은 필요 없다. 회사는 ‘조직의 가치를 지킬 사람’ 즉, 충성심 강한 사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다.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란 의리 있는 사람이다. 회사의 정신과 가치에 충성심을 가질 수 없거든 빨리 다른 곳을 찾아라. 그렇지 않다면 뼈를 묻는다는 심정으로 충성심을 보여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회사 내에서 전문가가 되어라. 그냥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어떻게 열심히 하는가가 중요하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 숙련성을 넘어서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전문성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로 만들어라.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한다면 연봉을 포기하라. 연봉은 스트레스에 비례한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바로 자기 직업의 핵심이고 자신이 받는 연봉의 내역이다. 그래도 연봉을 많이 받고 싶다면 희소성과 전문성을 키워라. 영어나 재무회계 등에 능통하든지, 직무에 관련되면서 차별화된 자격증을 따야 한다. 이직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미리 정해진 양을 받아서 하나씩 사용하는 쿠폰 같은 것이다. 이직을 남발하지 말라. 이직 시점은 입사 후 최소한 3년 후가 좋다. 이직의 만족도는 횟수와 반비례한다. 한 번 이직할 때 마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은 절반씩 준다. 이직의 목표를 성공으로 잡지 말고, 행복으로 잡아라. 연봉이나 직급은 성공을 주지 않는다. 당신에게 맞는 적성이나 직책, 직무야말로 행복을 줄 것이다. 학력을 높여보겠다고 대학원을 다니고, MBA를 따 봐야 회사는 알아주지 않는다. 낮은 학력을 커버하고 싶다면 희소가치가 있는 자격증을 따야 한다. 기업이 가장 좋아하는 직급은 과장이다. 임원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부장이 되기 전에 이직하라. 특히 직장생활 10년차는 주변을 살피고 앞날을 내다보며 계속 직장생활을 할 것인지, 세컨드 커리어를 쌓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다. 

  두 번째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의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사람, 승진하고 발탁되는 사람은 사장이나 결정적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다. 피하지 말고, 기회가 되면 자주 만나 나라는 존재를 최대한 확인시켜라. 지금 주위를 살펴봐라. 사장과 임원의 눈에 띄는 사람은 조직의 핵심이 되겠다는 의지, 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성공할 준비도 된 것이다. 인맥의 개념을 재정립하라. 인맥은 빽도 연줄도 아니다. 인맥이란 숱한 정보들 속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고, 스스로를 홍보하며,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적극적인 능력을 말한다. 최대한 인맥을 만들고 관리하라. 이러한 인맥 네트워크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면 CEO로 성장할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다. 대인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만나는 모든 사람을 보물로 여기고, 먼저 손을 뻗어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야 한다. 우선 바로 곁에 있는 당신의 동료에게 정성을 쏟아라. 

  상사는 단순히 윗사람 혹은 선배가 아니다. 내 업무의 일부이고, 내가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상사도 사람이다. 상사에게 말조심 하라. 상사가 바뀌거든 60일 안에 충성을 다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서나 회사를 옮길 것인지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쫓겨날 것이다. 사내정치는 고용된 조직 내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공적으로 보장된 권한을 넘어 자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사내정치를 피할 수 없다. 실력만 키우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핵심 집단을 찾아 그 속에 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 높은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확보해야 하고, 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 힘들다고? 그럼 언젠가는 튕겨지거나, 그만두는 수 밖에 없다. 

  상가喪家(초상집)와 회식자리 그리고 워크숍은 나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빠짐없이 참가하라. 그리고 적극적으로 어울려라. 상사도 한 명의 직원이다. 그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고, 장점은 칭찬하고 단점은 보완해 줘라. 이것이 상사 관리의 첫걸음이다. 회사에서 개인의 성과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회사는 팀워크를 원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라. 훌륭하게 팀워크를 이뤄낼 수 있다면 당신은 CEO의 자리에 한 발 다가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승진을 넘어선 프로들의 성공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성공하려거든 영업마인드를 키워라. 실업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는 국내영업, 해외영업, 기술영업등의 영업직이다. 틈새이면서 가장 중요한 영업직을 택하라. 영업직은 부탁하고 고개숙이는 직업이 아니다. 고객의 목소리와 고객의 니즈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분야가 영업직이다. 오늘날은 마케팅 단계는 물론 R&D단계부터 영업마인드가 필요한 세상이다. 그리고 억대 연봉자의 대부분은 영업사원이다. 영업의 기본은 ‘거절을 극복하는 것’이다. 고객의 거절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거절을 넘어서 승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영업통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객과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움직여야 한다. 기업의 시작과 끝은 영업이다. 영업을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  

  관리자가 되거든 리더십을 키워라. 성과는 실무자의 몫이고, 간부의 몫은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책임은 자신이 지고,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아랫사람에게 배려하고 희생하라. 이것이 서번트 리더십이다. 아랫사람을 섬기고 배려하는 리더십을 펼치면 팔로우십 당연히 따라온다. 이것이 진정한 리더의 권위다. CEO가 되고 싶다면 CEO처럼 일해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경험을 쌓아라. 채용과 승진, 전보, 이직에서 연봉보다는 직책을, 직책보다는 직급을 선택하라. 회사생활 중에 찾아오는 크고 작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여라. 그래서 그 변화를 내 것으로 삼아라. 변화는 가진 자의 것이 아니라, 가지려고 하는 자의 것이다.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라. 당신은 지금 회사의 브랜드도 함께 업고 있다. 직장을 떠나는 순간 자신의 브랜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러므로 직장을 옮기려거든 자기 브랜드를 충분히 키우고, 회사의 브랜드를 내것으로 소화한 뒤 떠나야 한다. 

  이직을 하려거든 연봉보다는 브랜드를 먼저 챙겨라. 그리고 오래 다닐수록 자신의 브랜드가 커지는 직장이라면 참고 견뎌라. 대한민국 직장은 확실히 여성을 차별한다. 그 점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그 이유를 찾아서 그것을 파괴해라. 여성들도 직장 안에서 남성들과 똑같이 책임과 의무를 나눠 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자 동료는 경쟁자이지 보호자가 아니다. 여성이여, 자신이 회사를 쉽게 떠날 사람이 아님을 직장과 가정을 함부로 뒤섞는 사람이 아님을 확신시켜라. 그런 사람이라면 오히려 남자 동료들보다 더 큰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경쟁력은 나만의 브랜드다. 끊임없이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짜라. 평소의 자기관리, 이미지가 나의 브랜드를 좌우한다.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후반전 하프타임을 생각하라.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 업체의 대표답게 가장 최근의 설문을 바탕으로 무장해서, 다양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헤드헌터로서의 업무경험을 실어 한국 직장사회의 진실을 상세히 담아냈다.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의 특성을 날카롭게 심도있게 분석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임직원들의 성향과 이력, 성공사례들도 예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책의 내용이 솔직하고 당찬 만큼 저자의 목소리도 당당하고 거침없다. 저자가 이렇게 철저하게 제 3자적 인 입장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의 인재를 소개하는 일을 하는 만큼 그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책을 내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한국의 비즈니스맨에게 이 책이 더욱 특별하고 반가운 이유기도 하겠다.

  회사에서 잘 나가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볼 이유는 적다. 자신의 성공 노하우가 그대로 적힌 책이니 오히려 반갑지 않은 책일 것이다. 한편 회사에 큰 뜻도 없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마지 못해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볼 이유는 더더욱 없다. ‘거봐, 내가 뭐랬어. 회사란 데가 사람 잡는 데라니까’하며 당신의 시니컬함을 더할 구실만 만들어 줄테니까. 하지만 상사나 부하직원에게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 제목처럼 회사에서 붙잡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대한민국 직장의 현주소를 가장 잘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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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orange 2009-07-1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전문가의 리뷰를 보는 듯한 리뷰였습니다! 제 블로그에 트랙백을 달고 싶군요! ㅜㅜ 원합니다! 다양한 책들도 리뷰에 인용되어 있고, 게다가 비지니스 전문 카페를 알려주신 것에는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괜찮으시다면 이번에 제가 쓴 리뷰에도 트랙백을 달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구독합니다!

리치보이 2009-07-12 18:03   좋아요 0 | URL
twinorange 님, 리뷰에 대한 관심과 댓글...감사드립니다. 필요하신다는데요, 트랙백 걸어주세요.^^ 그리고 더 많은 글을 보고 싶으시면 Daum의 블로그도 들려주세요. http://blog.daum.net/tobfreeman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