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날을 앞두고 : 조금 뒤, 미용실에 가서 파마를 해야 한다. 내일은 친정의 설 차례 음식 준비를 위해 장을 봐야 한다. 모레는 2박 3일로 시댁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야 한다. 설날을 앞두고 바쁘다. 그래서 아무거나 막 던지는 글을 쓰게 되었다.

 

 

 

 

 

 

2. 책 한 권 소개 : 250년 전에 쓰여진 애덤 스미스 저, <도덕감정론>을 쉽고 새롭게 설명한 책이 러셀 로버츠 저,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다. 나처럼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책이다.

 

 

 

..........
250년 전 쓰여진 고전을 전 세계 현대인의 삶에 맞추어 새롭게 설명한 책.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더 나은 삶, 잘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담아냈다.
스탠포드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러셀 로버츠는 이 역작을 다시 끄집어내어 쉽게 풀어썼다. 원작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다. 부, 행복, 이기심, 이타심, 정의, 관계 등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

 

 

 

내가 이런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이 배달되던 날에 바로 읽기 시작하여 반 이상을 읽었다. 그 정도로 흡인력이 있다. 다음의 글에 밑줄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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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 나의 행동이 옳은지 공정하게 알려주는 가상의 인물이다. 공정한 관찰자 덕분에 우리는 한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49쪽. 
..........

 

 

..........
스미스는 신이나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스스로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혼자 있어서 발각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해도, 내가 도둑질하는 걸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해도, 나 자신은 지금 내 행위를 지켜보고 있질 않은가. 그러므로 범죄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에도, 공정한 관찰자가 나의 도덕적 일탈에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에게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게 된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50~51쪽.
..........

 

 

..........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 역시 그랬다. 장발장은 도망 다니는 탈주자 신세였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와 꼭 닮은 사람이 체포되었고 그 사람이 장발장을 대신해 오랫동안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장발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 셈이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될 순간을 앞두고 장발장은 죄 없는 사람이 고통을 받아도 되는 건지 고뇌한다.
(...)
‘나는 누구지? 그래,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그렇다고 내가 나 자신만을 위해도 되는 것일까?’
(...)
그토록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진정한 장발장 자신의 모습을 되찾으려면 자수하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장발장은 자수를 선택한다.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51~52쪽.
..........

 

 

우리 마음속에 있는 공정한 관찰자를 자주 떠올려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겠다고 느꼈다.

 

 

내가 아는 한, 인간은 자신의 삶이 떳떳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이다. 공금 횡령이든 불륜이든 어떤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한때 부끄러운 삶을 살 순 있지만 그 삶은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올바른 방향을 찾게 되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말이다.

 

 

 

 

 

 

3. 3천 원의 행운 : 오늘 이메일을 확인할 게 있어 들어가 보니 요런 편지 한 통이 와 있었다.

 

 

..........
안녕하세요. 알라딘입니다.

2015년 12월 29일부터 2016년 2월 1일까지 진행된 한정 스탬프 발급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계정으로 알라딘 적립금 3천 원을 적립해드렸습니다.

앞으로도 북플을 통해 독서 활동을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뭔 얘기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벤트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참여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 건지 아니면 내가 뭘 잘못 누르다가 그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 어쨌든 3천 원을 적립해 준다니까 나쁠 건 없다. 고마운 알라딘일세.

 

 

 

 

 

 

4. 닉네임 공개 :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명단이 북플에서 공개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아니 그런 일이!

 

 

그래서였다. 그 뒤로 여기저기 서재를 다니며 ‘좋아요’를 열심히 눌러 줬다. 대부분 내가 아는 알라디너들의 서재였다. 댓글을 쓸 시간이 없을 때도 누르는 건 쉬우니까 눌러 줬다. 왕래가 없는 서재도 글이 좋으면 눌러 줬다. 그런데 빠바방... 그게 아니란다. 북플에 들어가서 ‘좋아요’를 눌러야 공개되는 거지, 나처럼 그냥 서재에서 누르면 내 닉네임이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휴, 분해라. 나, 헛수고한 거야?

 

 

어떻게 알았냐고요? 제가 어느 서재에서 분명히 ‘좋아요’를 눌렀는데 북플에 들어가 보니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명단에 제 닉네임이 없는 거예요. 궁금해서 알라딘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 봤지요. 그랬더니 답장이 왔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나, 그동안 뭐 한 건가?

 

 

여러분, 혹시 내가 다녀갈 만한데 댓글이 없어 섭섭해 하셨던 분들은 헤아려 주세요. 제가 ‘좋아요’만 누르고 갔답니다.

 

 

쓰고 보니 나의 얄팍한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느낌이 드네. 닉네임이 공개된다고 하니까 ‘좋아요’를 누르는 이 얄팍함. ㅋㅋ (그렇지만 뭐 괜찮다. 솔직했잖아. 솔직하게 쓴 글에 대해선 누구든 침을 뱉을 수 없을 걸...)

 

 

 

 

 

 

5. 내가 쓴 댓글 : 내가 이런 댓글을 썼구나.  

 

 

pek0501 2016-01-24 16:2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파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깊음은 밝음보다 어둠에, 행복보다 불행에, 기쁨보단 슬픔에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상기합니다.

잘 지내시죠? ^^

 

 

pek0501 2016-01-24 14:4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수필가 님께 어울리는 책 같습니다.
이런 시인 님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저는 이제 앞으로 한 달에 한 권만 구입하려고요. 새해 계획이에요.
그러니까 3개월에 세 권씩만 구입할 수 있는 겁니다.
쌓인 책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이 유혹하는데, 잘 될까요? 

 

 

pek0501 2016-01-24 14:4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걸을 때 개미를 안 밟으려고 노력한답니다. 무엇보다 그 가족이 슬퍼할 것 같아서요. 


 
pek0501 2016-01-24 14:38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페미니즘을 모르는 또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반 쪽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휴머니스트라면 누구나 페미니스트가 될 거라는 편견도 가지고 있어요.
제가 공부한 것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잘 지내시죠?

 

 

pek0501 2016-01-24 14:2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세먼지 있는 날보단 추운 날이 더 낫다고 한 적이 있는데 취소합니다.
이렇게 춥다가는 동사의 위험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가난한 이들이 추울 것을 생각하면 (제가 더운 걸 싫어하더라도) 차라리 여름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파가 끝나기를...

 

 

pek0501 2016-01-24 13:34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음~~ 토요일 어제는 말이죠. 신문 신간 안내 지면을 보는 재미가 있었죠.
토요일에 실리거든요.
관심 가는 책이 생기면 인터넷 검색을 해서 더 찾아보죠. 꼭 구입하지 않더라도 어떤 책이 나왔나 보는 건 여전히 즐겁습니다.
옷 쇼핑보다 책 쇼핑이 더 재밌다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6. 드디어 큰딸 취직 : 드디어 큰딸이 취직되어 지난 1월부터 회사에 다니고 있다.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소원이라더니 그 소원을 풀었다. 서류 전형 → 필기시험 → 1차 면접시험 → 2차 면접시험 등을 거쳐 최종 합격을 해야 하니 참 어려운 일이다. 네 개의 회사에서 최종 면접시험을 보게 되었음을 알았을 때만 해도 네 개 중에 하나는 되겠지, 하고 여유롭게 생각했다. 그런데 세 군데에 다 떨어지고 마지막 한 군데가 남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 떨렸다. 그 마지막 회사에서도 안 된다면 6개월 동안 ‘취업 재수’를 해야 된다고 한다. 그때 가서 합격된다는 보장도 없이 ‘취업 재수’를 시킬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본인은 더 떨리고 더 아찔했을 것이다.

 

 

11월이었는지 12월이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큰딸이 “엄마, 나 됐어.”라고 기쁨에 찬 표정과 목소리로 마지막 회사에 합격했음을 알릴 때 나 하마터면 울 뻔했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하는 취업 관문을 뚫고 회사에 합격한 게 아닌가!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사교육비가 별로 들지 않았던 아이였는데, 대학에도 무난히 합격하더니 (여러 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많지만) 회사에도 무난히 합격하여 기쁨을 안겨 줬다. (‘무난히’ 합격되었다고 말했지만, 그동안 당연히 큰딸의 마음고생은 심했다.)

 

 

한때 꼬맹이라고 불렸던 그 아이가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어 오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런데 자식의 취직 문제로 애태우고 있을 부모들을 생각하니 함부로 좋은 티를 내지 못하겠더라.)

 

 

 

 

 

 

7. 요즘 외워 버린 명언 : 내용은 쉽고 그 말에 담겨 있는 의미는 깊은 것.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인생은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지만 이해하기 위해서는 되돌아봐야 한다.“ - 키르케고르

 

 

되돌아보았을 때 후회가 되지 않도록 이번 설날을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내 성질 죽이고 ‘나 죽었소.’ 하는 마음으로 시댁에 충성을 다하고 와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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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님의 좋은 소식 축하드립니다.
pek0501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6-02-05 22:1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설날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stella.K 2016-02-0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연초부터 좋은 소식이네요. 축하해요.^^

그런데 저는 스탬프에서는 받은 것이 없네요.
북플지기 팔로우 이벤트 당첨은 되서 꼴랑 천원이 들어오긴 했지만...ㅠ

명절 잘 지내세요.^^

페크pek0501 2016-02-05 22:15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감사합니다.

cyrus 2016-02-04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러셀 로버츠의 책을 다 읽었는데, 평가를 보류했어요. 진짜 《도덕감정론》 을 읽고나서 로버츠의 책의 진가를 알고 싶어졌어요. ^^

페크pek0501 2016-02-05 22:17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ㅋㅋ

저는 좋더라고요. 쉽게 쓰는 방법을 알고 문장력도 제법 있고 흥미롭게 전개해 나가는 기술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러셀의 책을 많이 읽고 싶어졌어요.
감사합니다.

yamoo 2016-02-0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 감축드립니다!

저도 파머를 해야 하는 데 말이지요. 이 때쯤 되면 머리가 말이 아니라서뤼..--;;

페크pek0501 2016-02-05 22:19   좋아요 0 | URL
하하~~ 파마를 하시는군요. 남자가 파마하면 더 멋있죠.
저는 꼬불하게 하기 위해 파마를 하는 게 아니라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면
생머리처럼 펴지면서 볼륨 있는 머리가 되는 게 좋아서 한답니다.
요즘 모자를 쓰고 다녀서 신경 안 썼는데 시댁 가서 실내에서도 모자 쓰면
웃기잖아요.

명절 잘 보내세요...

한수철 2016-02-0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 저도- 읽고 좋게 생각이 되는 글에는, 추천을 잊지 않고 눌렀는데,

pek0501 님의 페이퍼에 따르자면, 이런 제기랄, 헛수고였구먼요.ㅎㅎㅎ

흠흠 이제 뭔가 좀 알 것 같습니다.
추천을 했다는 걸 공개적으로 드러내려면 북플로 해라. 맞지요? 후후... 어렵네요...

아무려나, 명절 잘 보내시길요^^.....

페크pek0501 2016-02-11 11:56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님도 그러셨군요. 동지를 만나 위안이 되는 걸요. ㅋ

맞습니다. 자신이 추천을 했다는 걸 공개하고 싶다면 북플에서 눌러야 하는 겁니다.

한 가지 정보를 더 드리자면, 서재에서 추천을 누른 사람들의 닉네임도 공개되는 날이 온다고 합니다.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명절, 잘 보냈습니다. 충성을 다했어요.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행복합니다. ^^

서니데이 2016-02-1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명절연휴가 길었는데,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2-12 12:29   좋아요 0 | URL
오늘은 비가 와서 공기가 맑을 것 같아 (자신 있게) 창문 열고 환기했어요.
오랜만에 비가 오니 좋군요.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기 딱 좋은 이 시간에
님의 댓글에 반가운 마음으로 답글을 씁니다.

서니데이 님 덕분에 오늘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
 

 


1. 나쁜 일의 장점 : 오늘은 일요일. 대청소를 하려고 했고 알라딘 서재에 로그인을 할 생각이 없었다. 글 써서 올릴 생각은 더욱더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랬다. 내일 일요일은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나 해야지, 그리고 월요일의 출근을 위해 쉬어야지, 라고 생각했으니 글을 쓸 생각이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빠바방~~. 창밖을 보니 뿌옇다. 네이버에서 알아보니 초미세먼지가 ‘나쁨’으로 나와 있는 게 아닌가. 청소하긴 틀린 거지. 창문을 열 수 없으니 말이다. 침대 이불의 먼지를 털지 않고 소파에 있는 먼지를 털지 않고 바닥만 청소하면 무슨 소용이랴 싶어 청소를 포기했다. 내일 하는 수밖에.

 

 

하지만 모든 나쁜 일에는 한 가지라도 장점이 있는 법. 청소를 하지 않아 시간을 벌었으니 무엇을 할까 하다가 이 글을 쓴다. 초미세먼지가 있다는 단점에 집중하지 말고 시간이 생겼다는 장점에 집중하기로 한다.

 

 

 

 

 

 

2. 안타까운 죽음 : ‘신영복 교수 별세.’ 신문을 받아들고 1면에 나와 있는 이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돌아가실 연세가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에, 2면에 자세히 나와 있다는 글자를 보고도 2면으로 넘기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그 문구를 보고 있었다. 안타까웠다. ‘감옥에 너무 오래 있어서 몸을 망쳐서 그런 거야.’ 별세 소식에 든 생각이었다. 어제 아침의 일이다. 그리고 친정에 갔다 와서 밤에 알라딘에 들어오니 ‘신영복 교수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페이퍼를 쓴 분들이 있었다. 그중 어느 서재엔 공감을 눌렀고 어느 서재엔 이런 댓글을 남겼다. 

 

 

....................
오늘 아침 신문 보고 깜짝 놀랐고 안타까웠어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팬이 되어 <담론>을 구입한 독자로서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내시길 바라고 있었는데 타계 소식이라니...

 

타계 소식에 저도 페이퍼를 올릴까 했는데 많은 분들이 올려 주셔서
이렇게 댓글 쓰는 걸로 대신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 며칠 전, 내 스마트폰에 있는 ‘즐겨찾기’의 목록 중 ‘EBS 독자가 읽어 주는 한 권의 책’을 클릭하여 들어갔다. 누군가가 글을 읽어 주는 걸 듣기 위해서다. 예전에 라디오로 방송되었던 건데 반복해 들을 수 있어 요즘 애용한다. 어느 청취자가 이태준 저, <무서록>이란 수필집에서 하나 골라 읽겠다고 하면서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들어 보니 흥미롭고 유익한 글이라 나도 이 책을 구입해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니 내가 읽었는데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의 저작이라면 나도 읽은 축에 들기 때문.

 

 

그래서 오늘 알라딘 ‘나의 계정’에 들어가 ‘이태준’이란 이름으로 ‘주문 검색’을 해 보았다. 내가 구입한 그의 책 제목이 떴다. <이태준>이란 수필집을 내가 알라딘에서 2005년에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책을 중복해서 구입하는 걸 막아 주는 무척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 책에 왠지 그 글이 있을 것 같아 얼른 책장에서 이 책을 찾아봤다. 반갑게도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라는 글이 이 책에도 있었고 밑줄이 많이 쳐져 있는 걸로 보아 내가 읽었던 책이었다. 
 


2005년에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으니 그해에 읽었겠다. 밑줄이 많이 쳐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내용을 읽은 적이 없는 걸로 생각하고 구입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책은 긴 시간의 간격을 두고 반복해 읽어야겠다고 나는 또 다짐한다. 읽었던 책을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다음의 글을 읽었으니.

 

 

....................
모파상의 시대에도 여론의 침해가 작가들에게 심했던 모양으로 모파상은 그의 어느 단편 서문에 이런 뜻의 말을 써놓았다.

 

...... 독자는 여러 가지 사람들이다. 따라서 가지가지로 요구한다.
나를 즐겁게 해달라
나를 슬프게 해달라
나를 감동시켜 달라
나에게 공상을 일으켜 달라
나를 포복절도케 하여 달라
나를 전율케 하여 달라
나를 사색하게 하여 달라
나를 위로해 달라
그리고 소수의 독자만이 당신 자신의 기질에 맞는 최선의 형식으로 무어든지 아름다운 것을 지어 달라 할 것이다.
우리 예술가는 최후의 요구, 이 독자의 요구를 들어 시험하기에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비평가는 이 시험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사상적 경향에 관해서는 용훼容喙할 권리가 없다. 혹은 시적 작품을, 혹은 사실적 작품을, 이렇게 자기의 기질에 맞는 대로 씀에 간섭을 못할 것이다. 간섭을 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기질을 무리로 변조시키는 짓이요 그의 독창을 막는 짓이요 자연이 그에게만 준 그의 눈과 그의 재질의 사용을 금하는 짓이 된다.

 

모파상의 이 말은 오늘 우리에게도 그대로 독본적讀本的인 어구이다. 물론 소수의 그 독자, “당신 자신의 기질에 맞는 최선의 형식으로 무어든지 아름다운 것을 지어달라”는 그 독자를 향하여 우리는 붓을 들 것이다.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라는 글에서 뽑음.)

 

-이태준 저, <이태준>, 76~78쪽.
....................

 

 


나는 내 기질에 맞는 글을, 페크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써야 할 것이다.

 

 

괜히 흠모하는 작가들의 글을 흉내 내려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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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1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영복 교수의 별세 소식을 듣고 예전에 읽었던 <더불어 숲>을 다시
펼쳐들고 싶어졌습니다. 참 안타깝더라구요.ㅠ

어떤 사람의 글은 그저 좋다고 감탄하게도 되지만 어떤 사람의 글은
나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도 있더라구요. 그게 비록 착각일지라도.`
전 그런 사람의 글도 좋다고 생각해요. 글은 그저 보고 감탄만 하게 만들면
발전이 없는 것 같아요. 너도 써 보라고 부추기는(물론 그 저자는 한 번도
그럴 의도가 없겠지만) 글은 비록 미문은 아닐지라도 뭔가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죠. 그게 더 좋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런 것 같아요.ㅋ

참, 알라딘에서 선물은 도착했나요?

페크pek0501 2016-01-18 19:41   좋아요 0 | URL
글쎄말이에요.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나도 쓰고 싶게 만드는 글이 좋은 것, 공감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잘 쓴 글을 보면
나도 그렇게 쓰고 싶단 생각에 열심히 햐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알라딘 선물... 잘 받았어요. ㅋㅋ 선물은 역시 기분이 좋더라고요.

서니데이 2016-01-22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1-24 13:30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감기 조심 하세요.

yamoo 2016-01-26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저도 오래 전에 <무서록>을 읽었는데,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정말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우와~ 참....다시 한번 저도 확인차 펼처보아야 겠어요. 근데, 책이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한나절은 글릴꺼 같다는..--;;

페크pek0501 2016-01-30 12:5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하하~~ 님도 그렇군요. 그러니까 읽었어도 읽은 게 아니랍니다.
학습은 반복 학습이 제일이듯이, 독서 또한 반복 독서가 제일이란 생각을 했어요.

책을 찾기 어려운 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작가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 두면 찾을 때 편리할 텐데, 일을 벌리는 게 싫어서 말이죠.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연간 통계 리포트’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
2015년 pek0501님이 작성해 주신 글은 총 72개이며, 작성해 주신 글자수는 616,079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5.35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1,028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 주신 알라디너십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의 통계이며 12월 12일 기준 수치입니다.)
 


1년간 총 방문자는 40,199명이며,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10월 23일(금)로 279명이 방문하셨습니다.
....................

 

 

 

 

2.
새해에는 한 가지를 실천하려고 다짐한다.
‘아이, 지겨워.’라는 말을 하지 않고
‘아,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창밖을 보며 ‘오늘도 미세먼지가 있네. 아이, 지겨워.‘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미세먼지가 없던 날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아침상을 차리고 나서 반찬을 보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커피를 끓일 때 향을 맡으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산책하면서 상쾌한 겨울 공기를 마시며 ‘아, 좋다.’라고 말해야지.

 

 

‘아, 좋다.’라는 말을 애용해야겠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 ‘아 좋다.’라고 말할 때
나는 그 어떤 것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게 먹을 반찬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맛있게 마실 커피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상쾌한 겨울 공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한다는 것은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은 인간이 되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
2016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작년보다 재작년보다 행복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그 어느 해보다 행복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서재에
2016년에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여러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페크 드림. 

 

 

 

 

...................
2016년에 올리는 첫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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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6-01-09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새해 다짐이네요 ^^

페크pek0501 2016-01-09 21:12   좋아요 0 | URL
야클 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입으로 복을 짓기도 하고 복을 잃기도 하는 것 같아서 복을 지으며 살고 싶어서요.

고맙습니다. 행복한 새해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1-09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좋은 일들이 많으셨으면 좋겠어요.^^
pek0501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1-09 21:1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께도 좋은 일들이 많으시길요...
고맙습니다. ^^

심은유 2016-01-09 0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새해 다짐이 꼭 이루어지시길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16-01-09 21:13   좋아요 0 | URL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1004ajo 2016-01-09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하는 2016년 되시길~~

페크pek0501 2016-01-09 21:1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생각해 보면 감사할 게 많지요.
행복한 2016년 되세요...

AgalmA 2016-01-09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겨움....의 친구 짜증도 문제.
어느 정신과 의사분이 그러시더군요. 짜증은 `넘치기 전의 낮은 분노 상태`라고...
올해 짜증 많이 안 넘치도록 스스로를 잘 살펴야지 했습니다 :)
pek0501님 마음도 그러하시길 빌며 총총..

페크pek0501 2016-01-09 23:53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미세먼지 있는 날은 정말 싫어요. 차라리 날씨가 추운 게 낫더라고요.
그래서 미세먼지 있는 날엔 다른 데에 정신을 팔아야 해요. 이를테면 책 속으로 들어가면 좋죠. 딴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점만으로도 책은 유익해요.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서니데이 2016-01-1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편안한 일요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1-10 12:3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스코트 니어링(1883~1983)은 미국의 급진적 사회비평가 및 평화운동가였다. 그의 아내 헬렌 니어링과 함께 시골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다음의 글은 헬렌 니어링이 한 저널리스트와 나눈 회견 기록의 일부이다. <녹색평론선집 2>에서 옮겨 왔다.

 

 

..........
스코트 니어링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에게 그 사람을 어떻게 묘사하시겠습니까?

 

외부 사람들에게 그는 자기의 지적 육체적 일에만 관심이 있는 엄격한 사람으로 보일 거예요. 그러나 그는 아주 드문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는 특히 이상주의자였고 돈이나 출세나 지위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는 배우고 기여하는 데 관심이 있었고 세상이 사람들이 살 만한 좋은 세상이 되도록 돕는 데 관심이 있었어요.

 

(...)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당신의 원칙은 인간 생존의 조건 자체와 모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풀 위를 걸으면 풀이 구부러져요. 나는 사과나 무를 먹을 때 그것에 사과를 해요. 내가 누구길래 이 아름다운 생명을 베어먹는 건가? 그래요. 우리는 모두 만드는 만큼 망쳐요. 좋은 일은 가능한 한 많이 하고, 해는 가능한 한 적게 끼치자는 자세가 중요하지요.
망치는 것은 우리 삶의 일부예요. 나는 “너의 행동을 의식해라. 그것에 대해 사과를 해라. 가능한 한 해를 적게 끼치고 가능한 한 선을 많이 행하라”라고 말해요. 그 정도밖에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의 행동을 의식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는 거예요.
스코트가 자주 사용한 좋은 말이 있어요. “당신이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친절하라”예요. 그 말은 살아가는 원칙으로 삼기에 괜찮은 말이지요. 올더스 헉슬러는 육십인가 칠십이 넘어서 그의 모든 공부와 작품과 연구를 모두 무색케 하는,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조금 더 친절해지는 것임을 깨닫고서 느낀 당황함에 대해서 썼어요. 버트란드 러셀도 그와 비슷한 말을 했어요. 그도 그 말을 하기를 난처해 했지요. 사랑이야말로 모든 생명의 기초라고 -. 한 사람이 숲속에서 농부로 살면서 전혀 세상에 나가지 않았어도 친절과 단순함의 삶을 살았다면 공헌을 한 거예요. 세상을 더 나쁜 장소로 만든 게 아니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에 기여한 거지요
스코트의 백번째 생일에 이웃 사람들이 깃발들을 들고 조그만 행렬을 이루고 왔어요. 그 깃발 중의 하나에 이렇게 씌어있었어요. “스코트 니어링이 백년 동안 살아서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되었다.”

 

김종철 엮음, <녹색평론선집 2>에서.
..........

 

 


이 글을 읽고 내가 선을 행하고 친절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 자문해 봤다. 내가 태어나서 나로 인해 더 좋은 세상이 되었을까, 나로 인해 더 나쁜 세상이 되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분을 내려고 밤에 피자와 스파게티와 콜라를 배달시켰다. 큰딸이 현관문을 열자 남자 배달원이 콜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피자와 스파게티만 주었다. 그러면서 “어떡하죠?” 하며 난처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콜라를 잊고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콜라 없이 피자를 먹을 순 없는데 하는 생각에 큰딸과 나는 잠시 그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앳된 얼굴이었다. 그 얼굴을 보니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나도 큰딸도 ”다시 가게에 가서 콜라를 가져와야죠.”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의 잘못이라지만 그 귀찮은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딸이 돈을 주며 “괜찮아요. 콜라 값을 빼고 계산해 주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할 수 없죠 뭐.” 하며 나도 웃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갔다.

 

 

“우리, 밤에 콜라 마시면 잠이 안 오니까 콜라 없이 피자 먹자.”라고 내가 말했는데 어느새 큰딸이 겉옷을 입고 있다. 그러더니 “내가 슈퍼에 가서 사 올게.”하며 뛰어나간다. 그러면서 하는 말. “아무도 내가 올 때까지 먹지 마.” 하하~~. 큰딸 말대로 큰딸이 올 때까지 아무도 먹지 않았다. 큰딸이 콜라를 사 오고 나서야 우리 네 식구는 둥그렇게 앉아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고 콜라를 마셨다. 맛있게 즐겁게 먹었다. 

 

 

친절이란 무엇인가? 친절을 베푼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남이 잘못을 저질러서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 잘못을 탓하지 않음이야말로 친절을 베푸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큰딸과 나는 실수를 한 그에게 화를 내지 않고 웃음으로 대신했다. 나는 책에서 읽은 “친절하라.”라는 말을 실천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삶을 돌아보면 내가 그런 친절을 실천하지 못할 때가 많았을 것이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책을 아무리 읽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여기에 기록해 둔다. 내가 잊고 살까 봐.

 

 

2015년 12월 25일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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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2-2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메리 크리스마스^^
어제는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좋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셨네요,
배달오신 그분도 많이 당황하셨을텐데, 큰따님이 잘하신 것 같아요^^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5-12-27 00:1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젠 크리스마스는 지났고 연말 분위기를 즐길 때인 것 같네요.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자기 실수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죠.
그러니 타인의 실수에 대해 너그럽게 봐 줘야 하는 건데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언제나 좋은 모습으로 산다는 것에도 만만치 않은 노력이란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세실 2015-12-25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하라, 친절하라...
쿨하게 이해하고, 콜라 사러 뛰어가는 따님이라니...
참 멋진 가족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5-12-27 00:14   좋아요 1 | URL
어머낫, 세실 님!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시죠?

우리 딸들이 남에게 기분 나쁘게 하질 않더라고요. 특별히 그렇게 교육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죠.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휴일이라 혹시 시간이 가는 게 아까운 신 건 아닌가요?

늘 행복하시길... 고맙습니다.

cyrus 2015-12-25 2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세심한 배려를 이 글로 배워야겠습니다. 뜻밖의 상황에 이런 멋진 배려를 보여주는 건 쉽지 않아요.

저는 피자 주문하면서 이런 일을 겪었어요. 피자 배달원이 고등학생이었어요. 그런데 피자 박스를 열었는데, 피자가 뭉그러져 있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피자 가게에 전화를 걸어서 따졌어요. 평소에 주문한 피자 가게라서 실망이 컸어요. 그냥 환불해달라고 말했어요. 사장님이 연신 사과하면서 다시 만들어준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새 피자를 받았습니다. 가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배달원이 오토바이 타고 운전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피자가 망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배달원은 사고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피자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고 배달했다는군요. 사장이 계속 사과를 하니까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었어요. 페크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 때 배달원의 몸 상태가 괜찮은지 물어보지 않은 제 모습이 부끄러웠어요. 사소한 배려의 말 한 마디 하는 일이 쉬워보여도 생각보다 실천하기가 힘들어요.

페크pek0501 2015-12-27 00:21   좋아요 1 | URL
이렇게 좋은 댓글을 써 주시다니... 페이퍼로 올리셔도 좋을 좋은 소재인 것 같아요.

화가 나는 게 당연하죠. 저부터라도 화가 났을 것 같아요. 피자를 맛있게 먹을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엉망이 된 피자라니... 이건 콜라를 안 가지고 온 것보다 더 화가 나죠.
그런데 오토바이 사고가 있었던 거군요. 그러니까 기분 나쁜 일을 당할 땐 현상만 보지 말고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라, 가 되겠군요.

덕분에 저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5-12-29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피자 앞에서 콜라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죠.
치킨도 그렇구요. 전 엊그제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정말 콜라 때문인지
어찌나 잠이 안 오던지. 어제 하루는 또 몽롱하게 보냈다는 거 아닙니까?ㅋ
누군지 모르지만 그 배달원 한동안 언니가 베풀어준 배려와 친절에
따뜻한 마음으로 지내지 않을까요?
큰딸래미도 기특하네요. 선뜻 콜라 사오겠다고 그러고.
우리집 같으면 어림없죠.
나중에 김치 먹고 녹차로 입가심했을 거예요.ㅋㅋ

페크pek0501 2016-01-02 17:30   좋아요 1 | URL
하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고맙습니다. ^^

아무개 2015-12-31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치킨을 배달시켰는데
캔콜라가 터져서 치킨이 콜라에 다 절여진적이 있어요.
그냥...먹었습니다.
딱히 친절하려고 한건 아니고 배가 고파서 기다리기 싫었거든요 ^^::::

건강이 안좋으신듯 한데 좀 나아지셨는지요.
새해에는 페크님도 가족분들도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페크pek0501 2016-01-02 17:31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려운 일을 잘 견디셨네요.

예,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 또 병 날까 봐 조심할 뿐입니다.
님도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서니데이 2016-01-01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새해인사 드립니다.
지난해에 처음 인사를 드렸지만, 실은 그보다 더 전부터 와서 페이퍼를 읽었던 것 같아요.
올해도 건강하고 더 좋은 시간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6-01-02 17:32   좋아요 1 | URL
저도 새해 인사 드립니다. 벌써 이틀이 지나고 있군요.

그전부터 오셨던 거군요. 영광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1.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려고 했다. 이유는? 블로거로서 보내는 시간을 없애고 휴식하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 같아서다. 몸이 쉬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느꼈다. 최근 감기몸살을 앓기도 했고 방광염에 걸리기도 했다. 이런 게 몸이 보내는 신호인 것이다. 피곤함을 느끼는 일이 반복되면 병에 걸린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다. 피곤함을 느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 병에 걸리기 쉬운가 보다. 그러니 피곤함을 느낄 땐 하던 일을 당장 멈추고 쉬어야 한다. 이걸 알면서도 일을 계속할 때가 있다. 어제도 그랬다. 외출하고 돌아와 저녁때 청소를 하면서 피곤하다고 느꼈는데 그만두지 못했다. 청소를 해 놓고 그 다음날에 푹 쉬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식구들이 도와주긴 했지만 피곤할 때 청소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또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글을 쓸 때도 있다. 이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러니 중요한 건 평소 하는 일의 양을 줄이는 일일 것 같아 블로거로서의 일이라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2.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려고 했다. 이유는? 방문자들에게 미안하단 생각이 들어서다. 방문자 수는 꾸준히 올라가는데 나는 글을 올리지 않고 있자니 신경이 쓰였다. 만약 내가 몇 달간 쉬겠다고 하면 헛걸음하는 분들을 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3.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려고 했다. 이유는? 영양가 없는 글을 올릴 바엔 차라리 휴식기를 갖는 게 현명한 것 같아서다. “글이 써지지 않는군.” 하면서 한 권 분량의 글을 써서 책을 낸 사람들을 존경하게 됐고, “글이 써지지 않는군.” 하면서 신문에 연재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게 됐다. 이 세상엔 잘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요즘 새삼 놀란다. 내 주제를 새삼 파악한다. 내가 위치한 좌표를 새삼 의식한다. 난 여기까지 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자각이 들 때도 있다. 끝까지 해낼 각오가 없으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아야 하는 게 옳은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4.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려고 했다. 이유는? 당분간 글은 그만 쓰고 글 쓸 시간에 독서를 하는 게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웃풋(output)보다 인풋(input)에 힘쓸 때라고 생각했다. 

 

 

 

 

 
5.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려고 했다. 이유는? 내가 글을 올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이유가 궁금한 방문자가 한 분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좀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나면 “페크가 휴식 중인가 보네.”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다.

 

 

 

 

 

6. 딱 살림만 하고 살았다면 좋았을 터인데, 몸도 약한 주제에 남들이 하는 걸 다 하려고 하니 몸이 고장 나는 일이 생긴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쉬려고 했는데, 이번엔 정말 쉬려고 했는데, 그래서 글을 올리지 않고 있었는데 어제 발견했다. 내가 ‘서재의 달인’에 뽑혔다는 것을. 하하~~ 웃음이 나왔다. 이번 해엔 ‘서재의 달인’에 뽑히기를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웬일? 웬열?

 

 

아마도 이번엔 서재의 달인을 많이 뽑았나 보다. 어쨌든 서재의 달인이 되었으니까 서재의 달인은 쉬면 안 될 것 같아서 계속 글을 올리기로 했다는 얘기다. 작은 일에 마음이 흔들렸다는 얘기다. 원래 인간은 그런 존재다. 남녀 간에 작은 일에 마음을 빼앗겨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나라 간에 작은 일에 분노하여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나는 서재의 달인에 뽑혔다는 작은 일에 기분이 좋아져서 서재 활동을 쉬기로 한 일을 뒤집어 버리고.

 

 

방문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앞으로, 날아가는 속도가 아니고 뛰어가는 속도가 아니고 걸어가는 속도가 아니고 기어가는 속도로 글을 올리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쓰고 나니 속이 시원해지네. 역시 글쓰기는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
서재 왼쪽에 있는 ‘2015 서재의 달인’이라는 앰블럼을 보고 제가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언제부터 생긴 건지 모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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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2-26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 잘 하셨습니다. 가끔 이렇게 글은 올리셔도 제발 쉰다는 말씀은 말아주세요.
이렇게 가끔 글을 올리시면 언제 글을 올리시나 기다려지지만
쉬겠다고 하시면 걱정되고 아쉽고 그러잖아요.
제가 누구 때문에 여기 다시 돌아왔는지 아심서...ㅠ
기다리는 마음과 아쉬운 마음은 천지 차이랍니다.ㅋ

페크pek0501 2015-12-27 00:29   좋아요 0 | URL
아, 그렇습니까? 저의 존재가 님에게 그 정도라니 기분 좋군요. 진작 말씀해 주시지... 히히~~

블로그 활동은 정신 건강엔 좋고 몸 건강엔 나쁘고 그런 것 같아요. 어쨌든 체력 소모가 되니까요. 취미 생활로는 좋으니 정신 건강에는 좋은 것 같고...

딱 두 가지만 고르라면 건강과 재능을 갖고 싶군요. 요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yureka01 2015-12-25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쉬셔도 됩니다.누가 강요하거나 혹시 자기검열로 다그치지 마세요.블로그는 그저 자유롭고 편안할때. 하세요....억지스러움은 고민을 부르고 질병이 생기거든요. 편안한 시간 되시길....

페크pek0501 2015-12-27 00:3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반갑습니다.
님의 진심 어린 조언을 잘 접수합니다. 자유로워야 하는 게 사실 행복의 조건 중 하나지요. 집착도 얽매임도 금물이지요. 어느새 블로거 생활이 습관이 되어 버려 쉬는 것도 쉽지 않은 게 되어 버렸어요. 습관의 위대함을 새삼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2015-12-25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7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12-25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이제 좀 괜찮으신지요? 몸이 피곤하다고 신호를 보내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15-12-27 00:4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어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데 방심은 금물입니다. 몸이 고단하지 않도록 신경 쓰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체력이 약한 편이라서요.
고맙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

세실 2015-12-25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쭈욱 서재 활동을 쉬면 아니되옵니다.
달인 선정 축하드립니다~~♡♡
서재에 페크님 글 읽으러 들어오는 이유도 커요.
새해엔 지금보다 열배는 더 건강해 지시길 기도할게요^^

페크pek0501 2015-12-27 00:49   좋아요 1 | URL
달인 선정 축하를 님에게 받으니 웃음이 납니다. 님도 선정되셨으면서...
작년 이맘 때 우리가 선정되지 않았다고 투덜대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벌써 일 년이 흐른 거군요. 이 빠른 시간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페크 님 글 읽으러 들어오신다는 말씀, 최고의 선물이군요. 감사합니다.

기도, 꼭 해 주세요. 저도 님의 건강을 기도하겠습니다.

(세실 님과의 우정의 세월도 깊어지고 있네요. 이제 우리가 서로에게 새 친구 아니죠?) 으음~~ 시간이 지나서 좋은 점도 있어요. 묵은지 친구가 됩시당~~


세실 2015-12-27 07:36   좋아요 0 | URL
호호호 페크님 덕분에 제가 서재의 달인에 선정됨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서재활동이 더 뜸해서 기대 안했는데....
마음을 비우니 기쁨 두배가 됩니다^^
묵은지 친구 좋은데요~~~~~
조만간 번개 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5-12-28 21:58   좋아요 0 | URL
하하~~ 세실 님도 뒤늦게 알았군요. 저도 그랬어요. 어느 님의 페이퍼를 보니깐
서재의 달인 어쩌구~ 하는 글이 있는 거예요. 그런 걸 발표했나? 그렇다면 나는? 이러면서 제 서재에 들어와 찾아보니 앰블럼이 있잖아요. ㅋ 서재의 달인 리스트를 보러 갔더니 거기에 님의 닉네임도 있더라고요.

으음~~ 작년에 함께 안 뽑혀서 덜 서운하더니 이번엔 함께 뽑혀서 더 기쁘옵니다.

건강하자고요. 그래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늘 행복하시길... ^^

나비종 2016-01-1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는 마음을 덜어내는 힘도 있습니다. 글을 쓰고 나면 뭐랄까, 가슴 속에 시원한 바람이 스며드는 느낌이 들어요. 후련해지고, 뭔가 새로운 것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16-01-10 01:0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글쓰기는 육체적 피로를 생기게 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엔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몸 건강과 정신 건강을 둘 다 유지할 수 있는 지점에서 글쓰기를 해야 해요. 그 지점이 어디인지 모를 때가 있는 게 문제입니다만...ㅋ

행복한 일요일 되세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