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에서 한 작품씩 골라 읽는 재미에 빠지곤 한다. 장편에 비해 짧게 매듭짓는 단편이라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같은 이야기라도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의 느낌이 다른 건 소설의 매력인 듯. 

 

 

주제와 상관없이 내가 주목해 읽은 부분을 소개한다.

 


1.

 

 

 

 

 

 

 

 

 

 

 

 

 

 

자기 인생에서 진실한 사랑은 한 번밖에 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몇 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논쟁이 벌어진다. 

 

 

『(...) 현실에 대한 관찰보다는 시적인 것에 기울어지는 부인들은 사랑, 참된 사랑, 위대한 사랑이라면 인간에게는 단 한 번밖에 주어질 수 없으며, 그것은 벼락과도 같아서 이 사랑의 벼락을 맞은 마음은 타버리고 황폐하게 되어 어떻게나 공허해지는지 그 후로는 어떤 감정도 솟아날 수 없게 되고, 어떤 꿈마저도 다시 싹틀 수 없다고 단정했다.』
- <모파상 단편선> 중 ‘의자 고치는 여인’, 158~159쪽.

 


『사랑을 여러 번 해본 후작은 이런 신념을 맹렬히 공박했다.
“사랑은 있는 기력과 심혼을 다해 몇 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말씀드리는 바요. 두 번 다시 사랑할 수 없다는 증거로 사랑 때문에 자살한 사람들을 들지만, 바보같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회복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대답하겠소. 자살을 했기 때문에 정열이 재발할 기회를 빼앗겨버렸던 거요. 그들은 다시 시작하여 죽을 때까지 사랑했을 거요. 사랑하는 인간이란 주정뱅이와 같소. 술도 마셔본 자가 마실 수 있고 사랑도 해본 자가 할 수 있소. 그것은 기질 문제죠.”』
- <모파상 단편선> 중 ‘의자 고치는 여인’, 159쪽.

 

 

내 생각엔 기회만 온다면 사랑은 몇 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을 할 때마다 이번이 가장 소중하고 마지막 사랑이라고 여길 것 같다.

 

 

‘의자 고치는 여인’은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고 할지라도 사랑하는 것은 행복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2.

 

 

 

 

 

 

 

 

 

 

 

 

 

 

아내의 오랜 친구가 ‘나’의 집에 방문한다. 방문자는 맹인이었고 게다가 아내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다. 방문자가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방문자와 ‘나’를 인사 시켰고 두 사람은 악수를 한다. 『“어쩐지 전에 이미 본 사람 같구먼.”』 하며 방문자는 ‘나’에게 쩌렁쩌렁하게 말한다. 앞을 볼 수 없는 맹인이니 유머를 구사한 말이겠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란 소설집에 담긴 ‘대성당’. 이 소설을 읽으며 맹인인 데다 상처했음에도 천연덕스럽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음이 존경스러웠다. 그에게는 자신의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도 있다. 그런 이는 불운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는 정신을 가진 자이다. 그래서 불행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을 듯하다.

 

 

그런 사람이 소설 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인간은 같은 처지에 있더라도 각기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른 법이므로. 

 

 

이 소설을 읽고 내가 생각한 것. ‘언행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떠할지 헤아릴 수 있다.’

 

 

 

 

 

 

3.

 

 

 

 

 

 

 

 

 

 

 

 

 

 

 

이 소설에서 내가 애절하게 느끼며 읽은 것은 다음 글이다.

 

 

『ㅡ엄마 있잖아, 그런데……
나도 모르게 입을 뗐는데, 다음 말을 차마 내뱉을 수가 없었다. 할말이 너무 많았고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는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말이야, 엄마 있잖아,
단 한 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때 내 마음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 나를 이런 형태로 낳아놓고, 이런 방식으로 길러놓고, 그런 나를 밀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무지의 세계에 놔두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제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도,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알지만, 나는 엄마를, 당신을,』
-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2019년 제10회>, 박상영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89쪽.

 

 

누구에겐 중요한 것이 누구에겐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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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1-08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게 소중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나쳐 갈 일일 때가 너무도 많지요... 그러기에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인 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1-01-09 12:22   좋아요 1 | URL
서로 다른 곳을 볼 때가 많지요. 나는 춤을 추고 싶은데 당신은 낮잠을 자려고 한다, 뭐 이런 글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건 같은데 사람들의 관계를 압축해 표현한 것 같더군요.
내 마음을 누군가가 알아줄 때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0^

scott 2021-01-08 2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이런 글 자주 올려주세요 모래알속에 빛나는 진주를 잡아내는

페크pek0501 2021-01-09 12:24   좋아요 1 | URL
정말입니까? 후후~~ 올릴 글이 없어서 막간을 이용해서 써 올렸네요.
앞으로 요런 글을 올리겠습니다.
모래알 속에 빛나는 진주 같은 글을 쓰고 싶네요. 표현, 참 좋으십니다.
님에게 좋은 하루를 선사합니다. ^^ㅋ

파이버 2021-01-08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소설처럼,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면 저는 정말 슬플 것 같습니다. 한순간 사랑할 순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사랑이 금세 소진되어 밑바닥이 드러나버릴거에요…

페크pek0501 2021-01-09 12:28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사랑은 짝사랑보단 서로 사랑해야 행복하죠.
소설에 상대방이 무시하는 데도 짝사랑을 하는 여인이 나오거든요. 그 여인이 죽었는데도 관심도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여인이 재산을 남기고 죽었다니깐 그 재산만 갖기 위해 애쓰더군요. 결국 재산을 차지하게 됩니다. 아주 얇팍한 인간이 나옵니다.
그 여인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포요. ㅋㅋ
좋은 하루 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1-09 0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성당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1-09 12:3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나 웃겨요. ㅋㅋㅋ
어제 서니데이 님의 서재에 들어가려 했는데 무슨 댓글 쓰다가 그 옆에 보이는 다른 닉네임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또 그 옆에 있는 다른 님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결국 깜빡하고 로그아웃 한 뒤에 서니데이 님이 생각났다는...ㅋㅋ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꼭 방문의 흔적을 남길게요.

바람돌이 2021-01-09 0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랑은 몇번이라도 다시 할 수 있다에 한표! ㅎㅎ
<대성당>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에요. 맹인의 손을 잡고 대성당을 같이 그려보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1-01-09 12:34   좋아요 1 | URL
몇 번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안톤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 인가 하는 단편 소설이 증명하고 있어요. 여성이 이성을 사랑하다가 이별 후 다른 이를 사랑하다가 맨 나중엔 자식벌 되는 소년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이야기인데... 처음 그 소설을 읽을 땐 뭐 이런 가 소설이, 그랬는데 거기에 심오한 인간 심리가 있었던 거예요. 체호프가 인간을 통찰한 거죠. 아마 거기서 그랬을 거예요. 엄마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사랑이다, 라고. 매번 진행 중인 사랑이 중요한 거죠.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1-01-14 0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달라서 다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걸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걸 아예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듯해요 알아도 그걸 잘 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그건 더 안 좋을까요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려고 하지 않겠지요

부모라고 해도 자식 마음을 다 알기는 어렵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1-14 14:21   좋아요 1 | URL
부모라도 자식 마음을 몰라요. 요즘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크고 나니 더 모르겠더라고요. 애들한테 각자 알아서 지혜롭게 잘 살자, 라고 말한답니다.ㅋ
이젠 부모인 내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가족이 함께 모여 맛있는 거 먹으면서 떠들 때가 좋답니다.

미세먼지 없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네요. 따뜻한 겨울 되세요. 감사합니다. ^^
 

 

 

 


약 18년 4개월 동안 내가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은 697권이었다. 세 권만 더 사면 700권이 되는데 드디어 구매한 책 세 권이 오늘 배달됨으로써 700권을 다 채웠다.

 

 

그 책값의 총합으로 명품백 하나 살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책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명품백 하나보단 책 7백 권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18년 동안 나를 행복하게 해 준 7백 권이다. 명품백 하나로 18년 동안 행복하긴 힘들지 않는가.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구매한 책을 바로 읽지 않고 아껴 두고, 읽던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내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고작 책을 사는 일이다. 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책을 좋아해서 다행이라 여긴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흥미롭게 읽고 저자의 팬이 되어 구매한 신간이다. 여러 책들을 출간한 저자는 이번엔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는 부제를 붙인 책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만과 분노의 유독한 혼합물은 트럼프를 백악관까지 밀어 올렸다. 하지만 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결의 원천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도덕적, 시민적 삶을 새롭게 정립시키기 위해서는, 지난 40년간 우리의 사회적 결속력과 존중의 힘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제대로 깨달아야 한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살피면서, 공동선common good의 정치를 찾아 나서기 위해 생각을 모아보는 책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서문에서.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 전원교향곡 · 배덕자>는 민음사에서 세 작품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좁은 문’과 ‘전원교향곡’은 내 기억으로 20대에 읽은 것 같은데 집에 책이 없다. ‘전원교향곡’은 최근에 오디오북으로 듣기도 했다. 둘 다 종이책으로 다시 읽고 싶어 이번에 구매했다. ‘배덕자’는 읽어 보지 못한 작품인데 덤으로 갖게 되었다. 이 한 권으로 세 마리의 토끼를 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여행을 갈 때 이 책 하나만 준비해 가면 여행지에서 밤잠을 못 이루는 시간에 유용하리라.

 

 

 

 

 

 

 

 

 

 

 

 

 

 

 

 

 

 

 

이번엔 역사 분야다.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 역사 강의를 하는 저자를 몇 번 봤는데, 재미있게 얘기해 주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았다. 대한민국의 관심사를 ‘역사’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딸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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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17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을 놓은 사람, 안 읽고도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는 사람과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페크님은 ‘책을 통해 자기 삶을 보듬어 가는 사람‘ !!ㅎㅎ
책을 읽는 속도 만큼 이책 저책 집어들었다 놓다가 이책 저책도 완독 못하는 1人

저도 이번에 샌델책 기대감 크네요.
지드에 작품들은 워낙 짧아서 한권으로 내서 좋은데 ,,,
민음사 은근히 책값 야금야금 올리네요. ㅋㅋ

이번에 코로나로 택배 하는 분들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물건 도착할떄마다 고마움이 가득,
어제자 뉴욕타임즈 에 기사가 실렸는데 한국 택배 기사가 올해 14명 과로사 했다며 몇몇분들 취재 했는데 그분들 말씀이 일을 할수 있는 것만이라도 고맙고 이런 시국에 사람들에 손과 발이 되어준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데요 ㅜ.ㅜ
**페크님,
[새 책을 아껴 두는 것이다. 아껴 두면 그 책을 읽기 전의 설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마치 새 옷을 사서 옷장에 걸어 놓은 격이다. 아직 한 번도 입고 나간 적이 없는 옷 같은 책이 되는 것이다.]
이구절 너무 좋네요(❤ω❤)

페크pek0501 2020-12-18 12:11   좋아요 2 | URL
scott 님의 댓글이 좋아요 수가 무려 4개네요. 인기인이십니다.ㅋ
민음사가 야금야금 올립니까? 저는 민음사 책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한 것인데요... 이 책은 5백 쪽이 넘는데 <공정하다는 착각>보다 저렴해서 좋아했더니만... 좁은 문이 2백 쪽쯤의 분량. 전원교향곡이 100쪽 가량, 배덕자가 2백 쪽 가량의 분량이에요. 그래도 다 읽고 나면 5백 쪽의 분량을 다 읽은 게 되니깐 뿌듯하지 않겠습니까.

택배 기사님의 과로사는 신문을 통해서 저도 봤답니다. 심각하더군요.
그래서 되도록 배달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돈을 써야 경제가 돌아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인간은 합리화의 왕이니까요...ㅋ

문장력 칭찬은 너무 감사합니다. 어떻게 제 머릿속에서 저런 게 나왔을까 하고 저도 지금 생각 드네요. 문장력이 좋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 본 적이 없는 지라...

좋은 하루 열어가시게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ω❤)

서니데이 2020-12-18 0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책 많이 사셨네요.
생각해보니 가방이나 옷보다 책을 더 많이 샀는데도 매달 나오는 신간을 삽니다. 그래도 가방이나 옷보다 책이 더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살 수 있었지만 그러다보니 옷장보다 책장이 많아졌어요. 책은 한권으로 생각할 게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올해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책은 덜 읽었어요. 좋은 책은 계속 나오니 앞으로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20-12-18 12:21   좋아요 2 | URL
올해 한 해 동안 구매한 책은 32권이더라고요. 작년엔 33권을 구매했고요. 구매한 책을 기록해 놓는 노트를 보고 이 정도면 양호해, 하고 생각했죠. 이 동네에선 저 정도면 알뜰형이죠.
내년엔 하나도 사지 말고, 집에 있는 책들을 읽자고 계획을 세웠는데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고 앞으로는 한 해 구매한 책을 20권대에 머물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새해는 많이 구매하는 해가 아니라 많이 읽은 해가 되도록 하겠슴다.

서니데이 님도 집에 책이 많겠군요. 책의 유혹을 물리치기 어렵죠.
서울은 지금 눈에 쌓여 있네요. 녹은 부분이 더 많지만 길 가장자리에 눈이 있어요.
밤에 왔나 봐요. 두 번째 눈이네요.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서니데이 님도 굿 데이~~ .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0-12-18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0권도 놀랍고 18년이라는 시간도 대단합니다. 알라딘에서 감사상패라도 드려야하는거 아닙니까ㅎㅎㅎ
구매하신 책 중에서 요즘 전철에서 [공정하다는 착각] 읽는 사람들을 몇번 봐서 궁금했었어요! 인용하신 서문도 흥미롭네요.^^

페크pek0501 2020-12-18 12:44   좋아요 2 | URL
사실 구매량보다 18년이 저는 더 놀랍습니다. 책 사랑이 싫증도 없고 지치지도 않는 것 같아서 말이죠. 오프라인에서 산 책까지 합하면 더 되겠지요. 저도 저에게 놀랍니다. 한결같구나, 하면서 말이죠. 히히~~~

공정하다는 착각은 어제 배달 온 책이라 내용 파악을 아직 못했고,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은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많은 예가 나오는데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예를 든 게 저로선 재밌고 유익했어요.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너무나 잘 아는 저자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0-12-18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사책 들이신다하셔서 궁금했는데^^ 700권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일년 동안 빼낸 책의 2배 이상인듯

페크pek0501 2020-12-19 15:58   좋아요 0 | URL
북사랑 님, 저는 일 년 동안이 아니라 무려 18년 4개월 동안 구매한 책이 700권인 거예요. 긴 기간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책을 산 게 아닐 거예요. 꾸준히 샀다는 게 문제지만요... ㅋ 책 구매하는 즐거움은 시들지가 않네요. 앞으로도 이대로 쭉~~ 갈 것 같습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2020-12-2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0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0-12-19 0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품백에 욕심내기 보다 자신이 명품이 되기위해 투자하신 거죠? 명품으로 가득 치장한 여성보다 내면에서 부터 빛나는 진짜 명품이 되신 걸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20-12-19 16:00   좋아요 1 | URL
ㅋㅋ 제가 명품이 되기 위해 투자하신다는 말씀, 참 듣기 좋으네요.
그냥 좋아서 구매했을 뿐인데, 투자라고 하시니 소비가 아니라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아요.
진짜 명품이 되는 그날까지 책 사랑은 계속되겠습니당~~

좋은하루보내세요.

희선 2020-12-19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칠백권을 채우셨군요 다른 것보다 책은 사람을 오랫동안 즐겁게 해줍니다 늘 같은 책은 아닐지라도 가끔 한번 본 책을 봐도 괜찮겠지요 저는 그런 일 적지만, 페크 님은 본 책이라도 다시 보기도 하시는군요 앙드레 지드 소설 《좁은 문》만 예전에 본 듯합니다 이 소설을 생각하면 《독일인의 사랑》도 함께 떠올라요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페크 님 어느새 주말입니다 주말 편안하게 책과 함께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19 16:03   좋아요 2 | URL
오랫동안 즐겁게 해 주는 게 책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본 책을 또 들춰보는 버릇이 있어요. 좋아서 밑줄을 친 구절은 또 읽고 싶거든요.
독일인의 사랑도 오디오북으로 들었어요. 요즘은 오디오북 대신 유튜브를 이용해서 무료로 오디오로 듣는 독서를 합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건 역시 종이책입니다.
오디오로 듣고 좋은 건 꼭 종이책으로 사게 되더라고요.

좋은하루보내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소설집에 담겨 있는 단편 ‘황혼의 반란’을 간략히 소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무>

 

 


‘황혼의 반란’은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9쪽.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노동이 금지되고, 자녀들에게는 부모를 지원하는 것이 금지된다.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7쪽.

 

 

경제적 이유로 노인이 골칫거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라니. 가슴이 섬뜩해진다.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81쪽.

 

 

자식들의 동의를 얻어 노인을 제거하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위험하다고 느낀 노인들은 숲 속으로 도주해 동굴에서 생활한다. 그야말로 황혼의 반란인 셈이다. 

 

 

이 소설은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96쪽.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라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힌다.

 

 

 

 

 


................................
P.S.
난 이 소설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읽지 않고 미래 소설로 읽었다.
이 이야기가 2050년쯤에 9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해당할 일인지 모른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을 안다면 예측이 가능한 일이다. 
아주 먼 훗날에 독재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까.

 

 

 

 

 

 

(79쪽)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77쪽)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81쪽)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96쪽)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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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0-12-12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실이라고 소설보다 나을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코로나도 노인들 사망율이 높은데 복지부담이 큰 국가들에서는 면역을 운운하며 마스크도 권장하지 않았었죠. 죽을 노인들은 좀 죽어도 된다는 식이었으니 소설보다 더 차가운 세상이 아닌가 싶어요.

페크pek0501 2020-12-12 19:49   좋아요 2 | URL
우리가 모르는 정치적 비밀을 포착하면 끔찍하죠. 저는 이 소설을 미래 소설로 읽었어요. 비현실적인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에 저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봤어요. 어떤 나라에서 제일 먼저 생길지 모르겠지만...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인간에게 끼칠 해악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2-12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 문제는 공동체가 유지되는 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인데, 이를 어느 특정 구성원 ‘때문에‘라는 이유를 붙이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소수, 약자에게 귀책되는 문제의 원인이 오랜 기간 인류 역사에 기록된 불평등, 불공정의 문제와 맞닿아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0-12-12 23:39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약자에게 너그럽지 못한 태도, 약자에게 냉혹함을 지양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나이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야 함을 생각했어요.

우리 현실에서도 재산 때문에 부모를 죽이거나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뉴스에 오르기도 하죠. 고령화 사회인 만큼 노인 문제에 대해 심각해지는 지점이 올 거라고 봅니다.

서니데이 2020-12-12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순간 나이가 많아지는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예요.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과 조금 남은 사람들의 차이일수도 있겠네요.
소설 속의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12 23: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나이 먹는 걸 피할 순 없죠. 어떻게 하면 다같이 잘 살 수 있는지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 먹어 기운 빠지고 병이 생기는 것도 서러운 게 노인인데 말이죠.
저는 미래 소설처럼 읽혔어요.

주말은 늦게 잠자는 버릇이 있어요. 이제 잠을 청해야죠.
서니데이 님, 굿~ 나잇~~

파이버 2020-12-13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세 이상 출입 금지> 팻말이 현실에서 논란이 되었던 ˝노키즈존˝ 표지판을 떠올리게 해서 두 배로 씁쓸해집니다... 모두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고 노인이 될 미래가 있는데 지금당장의 불편만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0-12-13 12:20   좋아요 1 | URL
노키즈존도 특정한 사람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찬반 논쟁이 생길 여지가 있어요.
어린아이가 귀찮다는 건데 그런 걸 생각해 낸 본인도 자식이나 손주가 생길 텐데 말이에요.
흔히 대, 를 위해 소, 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자신이 그 ‘소‘에 해당할 땐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져요. 진지한 모색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서 효율성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첫눈 온 날, 좋은하루 보내세요.

scott 2020-12-13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에 ‘나무‘ 대충 읽었었는데 페크님 글 읽고나니 언젠가 내가 겪게 될 일이라는게 등꼴이 오싹해집니다

페크pek0501 2020-12-13 12:23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그냥 소설이니까 상상력을 발휘했군, 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심각한 사안이었어요. 우리와 아주 무관한 일도 아니고요.
몇 년 전에 이 책을 사 놓은 것 같은데 이제야 보고 있습니다. 요즘 단편집이 좋더라고요.
사 놓으면 언젠가 책을 읽는다, 를 실천한 셈입니다. 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0-12-13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이야기네요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자기 차례가 오면 어떡하려고 나이 먹었다고 안 좋게 대하다니... 소설에서만 그런 건 아니기도 한 듯해요 자기 자리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게 없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나이 많은 사람도 있어야 할 텐데...

페크 님 서재의 달인 축하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2-13 12:24   좋아요 1 | URL
알고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니라 말이 되는 이야기 같아요. 무섭죠.

서재의 달인, 감사합니다. 희선 님도 축하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cyrus 2020-12-13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겉모습만 젊고, 사고방식은 늙은(낡은) 꼰대도 많아졌어요. 저를 포함한 젊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꼰대가 될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20-12-13 11:58   좋아요 0 | URL
하하~~ 저는 벌써 꼰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밖에서 티를 안 낼 뿐.
20대인 우리 딸과 얘기를 나누면 ‘요즘은 안 그래.‘라는 말을 듣습니다.
조그맣던 게 컸다고 나를 가르치려 든다니까요.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주의까지 줍니다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으면 확실히 내가 뒤처졌음을 느낍니다. 시대가 달라요. 그런 소설을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cyrus 님이 제 책 <피은경의 톡톡 칼럼>에 대한 리뷰를 올리셨습니다. 보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그렇게 되면 해드림 출판사가 ‘엉터리 출판사’라는 오명을 갖게 되므로 제가 제 의견을 피력하는 게 좋겠다고 여겨 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출판사의 실수라고 하기보다 책의 글쓴이인 저의 실수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아서입니다.

 

 

cyrus 님이 제기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머싯 몸의 작품을 제 책 101쪽에선 <인간의 굴레에서 1>로 썼고, 137쪽의 다른 글에서는 <인간의 굴레>로 쓴 것에 대하여 :

 

 

 

표기의 불일치. 이건 저의 실수네요. 제가 읽은 건 민음사 출판사의 <인간의 굴레에서 1>이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쓴 것입니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출판사는 <인간의 굴레>라는 제목을 씁니다. 이걸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의 굴레>라고도 사용하니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여 고민하다가 안 고쳤어요. 책 제목을 <인간의 굴레에서>라고도 하고 <인간의 굴레>라고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다만 제가 책 속에 또 <인간의 굴레에서 1>이라고 쓴 게 있는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둘을 통일해서 썼겠지요. 통일했으면 좋았겠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2. 같은 작품에 대해 제 책의 141쪽에서는 <레 미제라블>로 쓰고, 174쪽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쓴 것에 대하여 :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주로 해석하는 <레 미제라블>은 장발장이 나오는 소설이고, <가난한 사람들>에는 장발장이 나오지 않습니다. 각각 다른 작품이란 뜻입니다. 이건 cyrus 님의 실수 같습니다. 이 둘을 cyrus 님은 동일한 작품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레 미제라블을 가난한 사람들로 해석하여 그렇게 착각할 수 있겠네요. 

 

<가난한 사람들>은 단편 소설로 그 내용은 제 책 174쪽에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제 책 123쪽에서 ‘소매돋이’로 표기한 것에 대하여 : 
(연암 박지원의 소설 <예덕선생전>에 매력적인 인물 둘이 나온다. [중략]「저 넓디넓은 소매돋이를 입는다면 몸에 만만치 않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다시금 길가에 똥을 지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니오.」)
여기서 ‘소매’라고 하지 않고 ‘소매돋이’라고 표기한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책엔 소매돋이로 나와 있어서 옛날에 그렇게 표기했나 보다 하고 그대로 사용했어요. 지은이의 원문을 손상하지 않으려고요. 집에서 그 책을 찾으려 하니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점, 아쉽습니다. ‘소매’라는 낱말에 제 맘대로 ‘돋이’라고 붙여 쓸 리는 없고 분명히 제가 본 책의 표기대로 옮겨 적은 것 같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뜻을 몰라 읽기 어려운 분은 없을 걸로 압니다.

 

 

12월 18일에 추가) https://blog.aladin.co.kr/717964183/12221639

 

 

 

 

 

4. 백조가 물밑에서 발을 움직이는 게 맞는가에 대하여 :
(160쪽) 백조의 우아한 모습만 보느라고 물밑에선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지 않도록 하자.

 

cyrus 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백조의 다리는 길기 때문에 물갈퀴를 빨리 움직이면서 헤엄치지 않는다. 반면에 오리의 다리는 짧아서 헤엄칠 때 물갈퀴를 빨리 움직인다.”

 

 


제 결론은 백조도 물밑에선 우아하지 않게 발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제 책을 출간한 해드림 출판사에 대하여 간단히 적겠습니다. 


제 책에 대한 리뷰들을 보니까 출판사 탓을 하는 글이 많았어요. 책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함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것은 제 잘못입니다. 출판사에 속도를 늦추는 일이 미안해서 그냥 통과, 통과 했답니다. 책에 대해 제가 안목이 깊지 않은 점도 있었겠지요.

 

 

저는 딱 두 가지만 출판사에 부탁했었습니다. 책 종이가 두껍고 고급스러울 것. 그리고 눈 피로를 덜기 위해 글자가 진하게 나오게 할 것.

 

 

이 두 가지를 수용해서 제 책이 나왔기에 저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종이가 두꺼워서 좋았고 글자가 진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 책의 장점에 주목하신 분은 없고 단점에만 주목하신 것 같아 저로선 아쉬웠답니다. 아마도 내용을 지적하고 싶은데 저에게 미안해서 디자인 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 책을 출간한 해드림 출판사는 매달 5~6권을 출간하는 괜찮은, 신뢰할 만한 출판사입니다. 게다가 출판 비용이 꽤 저렴했어요.

 

 

지금 알라딘 메인에서 검색해 보니 해드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국내도서가 475권이 나옵니다. 꾸준히 출간해 오고 있습니다. 또 수상 경력도 많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봐 주십시오.

 

......................
해드림출판사, 2014년--2020년 세종도서(문학나눔) 및 우수콘텐츠 선정 도서

전체 보기


https://blog.naver.com/hd-books/222108051082
......................

 

 

 

 

<후기>
제 책의 오점 제기에 대해 저의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제 책이 대단한 책도 아닌데 cyrus 님이 꼼꼼한 독서를 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곳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는 이웃이다 보니 이런 영광스런 일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치명적이라고 할 만큼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을 내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지금에라도 바로잡아 주신 분 덕분에 제가 수정해야 할 것들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혹시 훗날 제가 이 책의 개정판을 내거나 전자책을 출간하게 되면 꼭 수정하겠습니다. 그러나 실수가 하나도 없는 책을 낼 자신은 없습니다. 책을 내는 일도 인간이 하는 일이라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 책을 꼼꼼하게 읽으시고 게다가 리뷰까지 써 주신 cyrus 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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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8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포스팅 읽으니 톡톡 칼럼 주문 하고 싶어지네요 덧붙여 언급하신 연암에 글도 !편집일하는 지인들 말에 의하면 철저하게 검토해도 어디선가 오탈자 튀어나오면 식은땀이 흐른데요

페크pek0501 2020-12-08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민음사나 문동에서 나온 책들에서도 오탈자를 발견하는 걸요. 신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실수 없기란 즉 완벽하기란 로또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아닐까 하는... ㅋ

이름이 알려진 출판사가 아니다 보니 실수가 보이면 화살이 그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박균호 2020-12-08 2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해드림 출판사가 자비 출판을 하는 곳인가요? 그렇다면 편집이나 표지 디자인 등이 다소 세련되지 못한 것은 충분이 이해가 됩니다. 저자로부터 출판 비용을 지원받아서 책을 내는 출판사는 원래 다 저렇습니다. ㅠ 더구나 출판 비용이 저렴했다니 더욱 편집이나 디자인이 잘 나올 수 가 없습니다. 자기 돈을 들여서 책을 만들고 저자에게 인세를 지급한 출판사는 책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책 만드는 것에 공을 들입니다. 자비 출판사는 책을 팔아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출간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출간 비용을 받고 책을 내주면서 이익을 남기는 곳이라서요. 자비출판사가 아닌 출판사는 책을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저자에게 상당한 교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팔릴만한 콘셉트를 기획을 해서 저자에게 출간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고요. 자비 출판사는 그냥 돈을 받고 책을 내주면 돈을 버는 회사라서 아무래도 디자인이나 편집 그리고 교정에 많은 신경을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0:43   좋아요 3 | URL
예. 좋은 말씀입니다.
다들 주위에서 그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책을 내 준 출판사라 신뢰가 간다고 하더군요. 또 평판이 좋은 출판사더라요. 출판계에서는...

제가 좀 피로하기도 했고 속도를 늦추기도 싫어서 또 얼마나 팔리겠나 하는 생각도 작용해서 꼼꼼히 디자인을 보지 못했어요. 제 잘못인 거죠. 제가 의견을 냈다면 수정 사항이 되었을 텐데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책 속의 디자인을 모두 빼고 민음사처럼 어떤 디자인도 넣지 않겠고, 돈을 더 투자해서 표지는 양장으로 하겠습니다. 아쉽고 속상한 부분입니다.
긴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박균호 2020-12-08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출판사 홈페이지에 보니까 자비 출판의 경우 저자의 인세가 무려 45%군요 . 저는 그냥 일반 출판이라 10% 인세를 받습니다. 자비 출판이 저자로서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군요. 그런데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표지나 제목 그리고 내지 편집이 자비출판스러우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가 어렵습니다. ㅠㅠ 또 자비 출판사는 마케팅이나 서점 영업을 거의 안할테니 아무래도 책이 많이 알려지기 힘든 구조일거에요. 좋은 원고인데 아쉬움이 많으실겁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세를 받으시고 일반 출판사에서 책을 내시기를 권합니다. 편집자와 씨름을 하고 티격 태격 하다보면 원고가 많이 좋아지더라구요. 편집자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글은 귀신 같은 안목이 있어요. 책을 내면서 하게 되는 생각인데 출판이라는 것이 저자와 편집자와의 공동 작업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앞으로도 좋은 책 기대하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0-12-08 21:0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 인세를 책 정가의 45프로 받습니다. 괜찮은 비율이죠. 이달 하순에 받아요. ㅋ
제가 알려진 사람도 아닌데 자비 출판일 수밖에 없지요. 어디서 책을 내 주겠어요?
교정도 거의 제가 ... 출판사에서 따로 고치지 말라고 했어요. 신경 써서 봐 달라고 하면 봐 줄 텐데 제가 논술 강사를 오래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나 봐요. 건방을 떤 거죠. 걱정을 안 했더니 이런 실수가...

말씀 감사합니다.

박균호 2020-12-08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그리고 양장이라고 모든 독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가격이 비싸고 읽기에 불편하다고 오히려 싫어하는 독자들도 많아요. 특히 젊은 층에서요. 양장보다는 편집과 교정 그리고 표지 디자인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 듯 싶어요. 기본적으로 쓸려는 콘셉트가 읽히는 것인지 확인 여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뭐라고 조언할 처지는 아닌데 쓸데 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송구하고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2-08 21:06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제가 양장을 안 했어요. 저는 책 볼 때 딱딱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와서 후회가 되더라는 것.

다음에 책을 내게 되면 박쌤한테 조언을 부탁드릴 생각입니당~~

굿밤 되시길...

cyrus 2020-12-08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2번 사항은 제 실수가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레 미제라블>의 이명이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비참한 사람들>이에요. 제가 <가난한 사람들>과 <비참한 사람들>은 혼동했어요. 그리고 책 174쪽에 나온 <가난한 사람들>의 줄거리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요. 이 점에 대해 반성하는 차원에서 사과문을 공개하겠습니다.

저도 1, 3번 사항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사소한 단어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라서 생소한 단어를 보면 그 뜻이 뭔지 찾아 봤어요. ‘소매돋이’를 처음 본 단어라서 국어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소매돋이’를 쓰게 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4번 사항은... 저는 본문에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이라는 구절을 ‘물갈퀴를 빨리(많이) 움직인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대부분 글 쓰는 사람들은 백조의 헤엄치는 모습을 ‘우아하게 헤엄치지만 수면 밑에 물갈퀴를 부지런히(쉴 새 없이) 움직인다’라고 씁니다. 그래서 백조를 ‘겉으로 여유 있고 우아해보지만 실은 노력하는 존재’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사실 백조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반박하는 입장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찾긴 찾았는데 하나는 나무위키 ‘고니’ 항목인데, 출처가 없어요. 두 번째는 매일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칼럼 내용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백조는 강물 위에서 우아하게 둥둥 떠 있는 것 같지만 물 밑에서는 물갈퀴로 끊임없이 헤엄치고 있어. 끊임없이 발을 놀리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리지.’

어떤 결과에 이르기 위해 다른 사람이 감당했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때로는 겉모습과 실제가 사실은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하는 말이다. 오리나 거위, 백조는 물에 가만히 떠 있을 때, 발을 움직이지 않는다. 이동이 필요할 때만 느릿느릿 물갈퀴를 저을 뿐이다. 빠르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날아간다. 그러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신없이 물질을 해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리나 거위, 백조가 가만히 있어도 물에 뜨는 것은 깃털 사이에 상당한 양의 공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깃털이 기름막으로 싸여 있는데다 물이 스며들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백조의 거짓말>, 2012년 5월 22일)


이 칼럼에는 오리도 헤엄칠 때 발(물갈퀴)을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고 나오네요. 이게 사실이면 저도 오리의 헤엄치는 모습을 잘못 알고 있는 셈이에요. 뭐가 맞는 사실인지 알아봐야겠어요.

아무래도 페크님과 저는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이라는 구절을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한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2:04   좋아요 2 | URL
정성이 깃든 긴 댓글에 일단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해석한 모양입니다.
저는 우아하게 떠다니는 백조를, 물밑에서 다리의 움직임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시치미 떼고 떠다니는 백조의 뜻으로 쓴 거예요. 사람들은 물 위에 떠다니는 것만 보고 물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 로 쓴 거죠. 물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고 썼다면 나았을까요? ㅋㅋ
cyrus 님 같은 분이 교정을 봐 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진심입니다.

제가 한마디로 건방을 떨어서 실수가 생긴 것 같아요. 되도록 제 원문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출판사에 말했거든요. 윤색 작업은 원하는 저자의 책만 한다고 해서 저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제 글을 미문을 넣어 고치고 다듬으면 칼럼의 맛이 안 날 것 같기도 했고 제 글이 누구에 의해 변형되는 게 싫었답니다. 못 쓰면 못 쓴 대로 날 것의 제 책을 내고 싶었거든요.

위의 글에선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는데 사실 진짜 큰 문제가 있을지 몰라요. 앞으로 어떤 님이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땐 항복, 하겠습니다. 하하~~

댓글, 남겨 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cyrus 2020-12-08 22:18   좋아요 2 | URL
제 리뷰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페크님은 제가 자주 만나는 서재 이웃이라서 최대한 정중하게 썼는데, 문자 텍스트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군요.

페크pek0501 2020-12-08 22:29   좋아요 2 | URL
저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님의 리뷰를 신뢰했습니다.
˝필자가 글쓴이의 불만족을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글쓴이의 입장이 되어 이 책의 아쉬운 점을 꼽아봤다˝
- 저자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고 하시는 분에게 어떤 저자가 기분 상하겠습니까?

이 기회에 그냥 제 책에 대한 합리화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워낙 제 책 리뷰에서 지적이 많이 들어왔던 터라... 그래서 변명, 이라고 제목에 넣었답니다. 내 책과 출판사를 좀 살려 보자고 하는 뜻에서... 하하~~

그리고 취소선으로 정정하신 것, 보고 왔어요. 감사드립니다.
편안히 주무십시오.


2020-12-08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8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8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8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9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9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9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9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2-10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11 12:34   좋아요 1 | URL
오, 제가 서재의 달인으로 뽑힌 걸 서니데이 님 덕분에 아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확인하고 왔어요. 이번 해는 상반기에 책 출간 작업으로 시간을 많이 빼앗겨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지 못했는데 하반기의 활동으로 만회했나 봅니다. ㅋ

이게 또 뭐라고... 기쁘네요. ㅋㅋ~~~
서니데이 님처럼 매년 선정되시는 분들이라 특별하지 않을 수 있으나 저처럼 미끄러진 경험을 많이 하고 나면 특별해진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연말을 향해 가고 있는 하루하루가 행복과 행운으로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좋은 이웃으로 쭉~~~~~ 갑시당~~~
 


다크아이즈 님의 책이 세 번째로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책의 제목은 <엄마의 뜰>이다. ‘포토 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김살로메, <엄마의 뜰>

 

 

 

예전에 책을 받은 적이 있어서 나도 답례로 내 책을 보내 드렸었다. 그랬더니 또 <엄마의 뜰>을 보내 주셨다.
책을 받자마자 서문에 이어 첫 편, ‘어머니의 뜰’을 읽고 너무 잘 쓰셨다고 생각했다. 문학적인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해 주어 밑줄을 쫙~쫙~ 그었고 다 읽고 나서 ‘수작’이군, 하고 맘속으로 평했다. 
그리고 아무데나 제목에 끌려 몇 편을 더 읽었는데 모두 좋았다. 논리적인 글이 돋보이는 곳도 많았다.
 
이 좋은 책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게 되길 바란다. 다시 말해 많이 팔리길 바란다는 것이다. 하하~~.

 

 

 


...............
다크아이즈(김살로메) 님.
출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열독하겠습니다.


 

(15쪽) 어스름 저녁, 긴 방죽을 따라 어머니가 돌아오실 때면, 아버지는 다시 어머니를 마중하러 둑방 계단을 올라서곤 했지요. 멀리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지고 어머니가 돌아오십니다. 아카시아꽃잎처럼 머리칼에 핀 몽실몽실한 솜먼지가 어머니 노동이 얼마나 고되고 또한 아름다웠는지를 말해줬어요. 아버지는 말없이, 풍성한 어머니 머리카락 사이에 피어난 솜꽃을 하나하나 떼어내 주셨지요. 그 모습은 마치 앙상한 나뭇가지 위 쓸쓸하게 서로를 보듬는 겨울새 한 쌍 같았지요.

(16~17쪽) 아버지가 안 계시는 지금도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십니다. 당신 신성한 노동의 뜰에서 잠시 지치면 어머니는 가만, 회한에 젖듯 아버지의 시간을 추억해낼지도 모릅니다. 방죽 위를 드리웠던 아버지의 애잔한 그림자와 눈빛들, 머리칼에 핀 솜꽃을 떼어내 주던 그 손길을 그리며 말없는 미소를 지으실 거예요.

(130쪽) 누구에게나 양면성은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당연하구요. 나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면 나도 더한 깊이로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심 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사심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심 없는 절대적 관계가 있다면 페르소나로 자신을 연출할 필요조차 없겠지요. 온 지구촌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일상의 행복지수는 한결같은 높이를 지향하겠지요. 하지만 삶은 그런 높은 차원으로 구조화되고 승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그저 인간적인 정서와 반응들로 가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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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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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5: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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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7: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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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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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2-06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용은 좋겠지요.^^

페크pek0501 2020-12-07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독서를 하시겠네요.
쉬기도 하면서 알찬 하루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0-12-07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분 중에는 작가님들이 많으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렇게 우정 나누시는 모습 참 훈훈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0:0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작가님들이 많다는 건 저도 예전부터 알았답니다. 제가 아는 분들만 해도 열 명이 넘었으니까요. 아마 제가 몰라서 그렇지 더 될 것입니다.

우정... 나눠야지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12-08 0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자신이 쓴 책을 주고받다니... 글도 좋을 듯하네요 이 책은 읽는 맛 보는 맛 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08 20:04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주고받는 경우가 다 있더라고요.
그렇죠. 아무래도 칼라 사진이 들어가 있으니 눈이 즐겁지요.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12-10 18: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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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1 1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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