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뭐?
소니아 쿠데르 지음, 그레구아르 마비레 그림, 이다랑 옮김 / 제이픽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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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우리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말은 무엇이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나는 000이야? 고마워, 미안해? 물론 이런 말도 당연히 필요한 말이겠지만 또 하나 가르쳐야 할 말이 있습니다. 바로, 『그래서 뭐?』 입니다. 엥? 이걸 왜 가르치냐고요? 무례한 아이들을 물리치는 최고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새로 만난 친구들, 다 친절하고 착한 아이들만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우리 아이도 작년, 학교에 간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책만 읽는 돼지”라는 말을 듣고 왔어요. 우리 집 꼬마가 엉덩이가 무겁게 책을 읽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오동통하기도 한대 본인처럼 일어나 설치지 않는다고 책만 읽는 돼지라니요! 다행히 우리아이의 수호천사 교문 남이 철벽 방어하는 바람에 울지 않고 돌아왔지만, 엄마를 보자마자 엉엉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아, 그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래서 뭐?』를 외쳤어야 했는데. 결론적으로 그 아이는 거의 모든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는 못된 아이로 1학년을 보냈고, 우리 아이는 좋은 친구들 덕분에 조금은 단단해졌지만, 새 학기 엄마의 마음은 다시금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뭐?』에도 “제멋대로 폭군” 바질이 등장합니다. 못된 악어 바질은 친구들을 골라 공격을 합니다. 바질의 공격을 받은 친구들은 종일 말을 하지 않고, 애써 묶은 머리를 풀어버리기도 하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도 하죠. 자신의 적수가 없다고 판단한 바질은 점점 더 심각한 폭군이 되어 갑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흔한 교실풍경”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멋진 그림책 『그래서 뭐?』에 히어로, 표범 폴린이 등장합니다. “네 몸에 점들 진짜 이상해. 웩”을 외쳐대는 바질에 폴린이 대답합니다. 『그래서 뭐?』. 처음으로 반격을 받은 바질은 우물쭈물하고, 폴린은 그저 제 갈 길을 갑니다. 그 후 안톤도, 시릴라도, 벤자민도, 모든 친구도 바질의 무례한 언어에 대답하게 됩니다.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뭐?』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바질 역시 자신을 향해 무례한 말을 내뱉는 형에게 『그래서 뭐?』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런 후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리라 마음을 먹게 되죠. 

 

아마 현실에서 바질 같은 친구를 만나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으려 할 겁니다. 놀림당한 머리를 풀고, 안경을 벗는 등 말입니다. 일부 아이들은 무례한 친구에게 또 다른 무례함이나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하죠. `그것이 아무런 해결이 되지 못함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무례한 아이들도 대부분은 나빠서가 아니라,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친구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센 척 하고 싶어서, 혹은 바질처럼 자신이 받은 괴롭힘을 풀고 싶어서. 그래서 『그래서 뭐?』는 책을 읽는 모든 아이에게 교훈을 줍니다. 누군가를 괴롭히던 아이에게는, 자신의 언어가 친구에게 어떤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우물쭈물하며 그저 참았던 아이의 마음에는 위로를, 『그래서 뭐?』라는 방어의 단어를 가르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뭐?』에는 “너의 그 말은 나에게 상처를 주지 못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 말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친구가 무심코 뱉은 무례한 말이나, 지나친 장난에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멋진 방어의 말이 되어주겠죠? 

 

자 오늘부터, 세상의 무례한 이들에게 외쳐보기로 해요! 『그래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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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 - 트라우마를 넘어 내적 자기소외를 극복하는 통합적 심리치료
재니너 피셔 지음, 조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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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수준의 치료목표는 정상적 삶을 살아가는 생존자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결코 얻지 못했던 것에 슬퍼하며, 깊은 수치심과 외로움을 느끼는 어린 부분들 사이에 점점 더 긴밀한 정서적 유대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부분들과 정상적 삶을 살아가는 자기 사이의 내적 유대는 치료자를 신뢰하는 데 도움이 되며, 더 나아가 협력과 합의의 버팀목이 된다. (p.228)

 

'기억처리'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정서적 취약성, 신체, 부분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외상적 촉발 자극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자기 패배적 이야기'나 자신을 비난하는 자동적인 경향성을 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안정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부분들을 알아차리고 식별하여 구별하는 능력이 필요하지만, 외상적 상처의 치유를 위해서는 또 다른 단계, 곧 부분들과 정서적 연결을 만들고 과거에 대한 해독제 역할을 하는 회복 경험이 필요하다. (p.405)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는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분량도 500페이지에 달하고, 내담자의 심리치료를 다루는 책이기에 내용 면에서도 꽤 묵직하다. 하지만, 그 묵직한 만큼 전하는 메시지도 많은 책이다. 그래서 내적 상처가 있는 누구에게나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특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장본인 혹은 그 가까운 사람들은 꼭 한번 만나보길 추천해 드린다. 

 

세계적인 심리치료사인 제니너 피셔가 새롭게 집필한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는 트라우마의 본질과 이해, 심리치료에서의 내담자의 역할, 또 상담자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법, 트라우마의 조각들을 온전히 만나고 그 조각들을 다시 끌어안는 과정을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는 심리상담과 관련한 도서에서 만나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자기 리더십', '마음 챙김' 등에 대해서 꽤 자주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야 이것이야말로 심리상담에서 분리할 수 없는 단어임을 깨달았다. '대다수'의 심리를 이야기할 때는 당연했던 단어들을 왜 상담에서는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했을까. 이 자체가 '심리상담'을 일종의 '질병'으로 생각해온 편견과 무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의 전반부에서는 트라우마가 왜 발생하며, 트라우마들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흔들어놓는지를 풀어간다. 전문적인 단어들이 등장하기도 해 다소 어렵기는 했으나, 무척 꼼꼼히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내용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에 문제를 느끼지는 않았다. 다소 낯설게 느껴진 또 하나는, 외상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우리나라의 몇몇 트라우마 도서를 본 적은 있었으나, 이 책처럼 직접 트라우마 자체를 만나는 것은 드물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 접근이 날카롭거나 또 하나의 상처가 되는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상태로 바라보게 하는 것처럼 느껴져, 상담자가 스스로와 상처를 분리할 수 있게 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왜 이 책이 심리치료사와 내담자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평가받는지를 느꼈다. 

 

또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가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리라 느낀 것은 '내면 아이'를 만나는 부분이나 상처의 조각들을 되찾고 나로 모으는 과정들 때문이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대체로 그것을 덮어둔다. 경험해본 이들은 알지만, 해결하지 않고 덮어버린 상처는 언젠가는 곪아 터지기 마련.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별것 아닌 척 덮어놓은 상처들을 제대로 바라볼 기회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심리치료를 받는 분들이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 중에서도 10장, “잃어버린 것 되찾기”는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의 나도, 오늘날 나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헤어질 것은 놓아주고, 담아둘 것은 힘껏 안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마음에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은 괜찮아 보여도 온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고 한다. 부디 고통을 이겨낸 누군가의 이야기가, 또 고통을 지나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약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감히 『조각난 마음을 치유합니다』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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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제제의 그림책
시적 지음 / 제제의숲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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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그림책, 『좋아요』는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읽어보셨으면 하는 그림책이다. 『좋아요』라는 '수단'에, 타인의 시선에 우리가 정말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좋아요』의 표지만 보아도 우리가 오늘도 여러 번 눌렀을 엄지손가락을 날리는 동물들과 하트를 즐기는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아마 SNS를 하는 이들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단번에 느꼈을 거고, SNS를 하지 않는 어린이들도 표지만 보고도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 역시 “다른 동물들의 칭찬을 받아 '좋아요'하는 책인가?”라고 말하더라. 

 

네모마을, 다양한 동물들과 네모들이 살고 있다.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지만 네모마을은 간판도 해시태그로 이루어져 있고, 동물들은 네모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한다는 문장으로 이 마을은 우리가 현재 사는 세상의 축소판임을 깨닫게 한다. 세수도 하지 않았지만 금방 빗질을 해 멋진 머리칼을 만든 사자를 보고 얼룩말은 미용실을 찾아가기도 하고, 얼룩말의 무늬를 보고 다람쥐는 스카프에 줄무늬를 그린다. 이 정도는 귀엽지, 생각이 들던 마을에 사건이 발생하고야 만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비둘기는 다람쥐의 줄무늬 스카프를 훔치게 되고, 그 스카프로 인해 독수리인 척 정체를 숨기고 살던 비둘기의 정체가 들통나는 것. 네모들은 순식간에 비둘기의 정체를 파내고, 비둘기는 자취를 감춰버린다. 하지만 동물들은 이내 등장한 백조 때문에 비둘기 자체를 잊고 살아간다. 마치 처음부터 비둘기는 없었던 것처럼. 

 

아이와 『좋아요』를 읽고, 한동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타인에게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작은 실수에도 크게 비난받는 “현대판 마녀사냥”이 무척 씁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어진 아이의 말은, 더욱 말문을 잃게 했다. “네모가 선생님 같다. 선생님 앞에서만 착하게 구는 애들 가끔 있었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인터넷상에서의 “보이는 모습”만 생각했던 나는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얼마나 넓은지를 깨달았다. 물론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배제하고 살 수는 없지만, 얼마나 어릴 때부터 우리는 “보이는 이미지”를 강요받고, 포장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좋아요』를 읽으며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좋아요』에 중독된 우리들은, SNS 혹은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지는 않는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멋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아이와 나눈 이야기의 끝에 진짜 『좋아요』는 “보는 사람도 보여주는 사람도 행복한 것”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때때로 아이의 생각이 나보다 깊고 큼을 깨닫는다. 

 

책의 마지막,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행복한 걸까?”를 생각하는 거북이와 그 거북이를 “#힐링”이라는 해시태그로 소개하는 네모를 보며 부디 거북이가 『좋아요』에 심취해 가짜 힐링을 연기하지는 않기를 바라본다. 아니, 세상의 모든 사람이 보이는 행복을 위해, 행복을 연기하는 세상이 아니길 바라게 된다. 나 또한 『좋아요』의 양이 아닌, 내 행복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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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 - 인생을 살아내기 위한 철학, 에센셜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가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김재현 옮김 / 빅피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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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은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보라. 타인의 평가는 우리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마라. (p.62) 


☞소중한 사람일수록 마음을 숨겨라.

 만약 정말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 마음을 숨겨라. 사람 사이에서의 우월감은 '어떤 경우에도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확신할 때 생긴다. 그러므로 상대에게 때때로 '당신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라는 사실을 느끼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때 오히려 우정이 돈독해진다. (p.95) 


☞규칙을 지키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 

망설임 없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칙을 어기는 자는 나라의 규칙도 어길 사람이다. (p.154) 



비록 쇼펜하우어의 성격을 알 수는 없지만, '내가 하는 말이 곧 나다'라는 그의 문장에 비추어 그와 나는 무척이나 다른 성향의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의 대표적인 문장이 “삶은 고통으로 가득차있다 ”인 것 만 봐도, “세상은 따뜻하게 바라보면 따뜻해진다.”라고 생각하는 나와 무척이나 다른 사람이지 않나. 그래서 쇼펜하우어가 그토록 유행할 때에도, 나는 그의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런데 마흔 즈음이 된 지금.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며 꽤 심취해있다. 그의 책을 3권이나 연달아 읽는 것을 보면 그 심취가 꽤 짙다고 생각해본다. 대체 나는 왜, 그의 문장을 갑자기 좋아하게 된 걸까. 


그 시작은 사실 『쇼펜하우어의 말』 때문이었다. 우연히 어느 유튜브에서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서면 쇼펜하우어를 읽어야 한다.”고 하기에, 충동적으로 집어 든 책이 바로 『쇼펜하우어의 말』이었던 것. 아포리즘의 형태로 엮어진 이 책에서는 쇼펜하우어의 명문을 무척 다양하게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말은 상세히 풀이도 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 책이 매력이 그것뿐이었다면 나는 뒤에 두 권의 쇼펜하우어를 연달아 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쇼펜하우어의 말』은 그의 명문들을 무척이나 노련하게 요리하여 소개한다. 앞쪽에서는 인생의 고통과 번뇌 등으로 독자를 흔들어놓더니, 후반으로 가면서는 결국 행복은 나에게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을 다 덮을 때쯤에는 “역시 행복은 내 안에 존재하며, 불행을 만들지 행복을 만들지도 나에게 달려있다”라는 생각을 깨우치게 만든다. 사실 나는 대부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가르침에 더욱 마음이 열렸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금장의 매력에 빠진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너무 예쁘잖아?) 


현대인들은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이 너무 많다. 하다못해 인터넷뉴스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마음이 아프고 생각이 삐뚠 사람이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쇼펜하우어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일어난 일 그 자체가 아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생에 닥치는 모든 일보다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자세다. 행복과 평온은 내면에 달렸을 뿐,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다. (p.183)”는 그의 말은 매일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이제서야 그가 말하는 삶에 가득 찬 고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가 그토록 치열하게 사색하며 살아왔던 까닭을 생각해보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말』을 읽는 내내 나는 온전히 내 안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고, 책을 덮은 지금도 내가 내 삶에 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되짚어본다. 삶이 고통스럽다면, 하루하루가 버겁다면 부디 『쇼펜하우어의 말』을 만나보시길. 평안을 찾는 열쇠를 내 안에서 찾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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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음, 안진희 옮김 / 롤러코스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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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러 교실을 옮겨 다닐 때 복도에서 나누는 얘기들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p.198)

 

대부분 아이는 자기 전자 기기를 뺏기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이런 문제들을 숨기려고 한다. 사회는 이 아이들에게 거대한 짐을 떠넘기고 있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일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p.268) 

 

 

『가르친다는 마법』이라는 책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며, 사실은 과연 내가 만났던 '교사' 중에서 또는 아이가 만나고 있는, 만나게 될 교사 중에서 이런 분이 몇 명이나 계실까 고민했다. 아니 몇 명이 무슨 사치인가. 단 하나만 만나도 엄청난 영광인 것을. 그래서 나는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내가 아이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리라 생각하기도 했고, 어디엔가 이런 불씨를 가진 '선생님'들이 이 책을 만나시길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게 교사상을 받은 자 안드리아 자피라쿠의 첫 책, 『가르친다는 마법』은 아이들의 삶에서 '미술'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변화를 끌어냈는지를 경험하고 기록한 책이다. 문화 예술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깨닫기도 했고, 누군가의 관심이 한 사람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느끼기도 했다. 이제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입시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의 공교육이 바라봐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감동적인 묘한 책이라고 느꼈다. 

 

환경에 의해 학습장애를 앓는 아이, 불행한 가정에 놓인 아이, 통제하기 어려운 성향이 있는 아이, 미디어 중독을 겪는 아이. 사실 이런 아이들은 이미 책 속에만 사는 아이들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꽤 많은 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작가처럼 바라보는 '선생님'을 가지지 못했고, 그런 '선생님'을 양성할 느긋한 나라를 가지지 못했다.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우리와 똑같이 경쟁 사회에서 자라기는 하나, 조금은 더 나은 환경에서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나라의 아이들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르친다는 마법』을 부러움으로만 읽는다면 실패한 독서가 아닐까. 나는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작가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 언어 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교사가 아니지만,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교사보다 더 절대적인 존재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싶었다. 

 

많은 교사가 선생님이 아닌 교사로 살기를 바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기적인 학부모, 교사에게 너무 많은 책임과 인내를 지우는 사회, 돈벌이수단으로 '교사'를 하는 일부 교사 등이 각각의 영역에서 “실력 발휘”를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문득 이 책, 『가르친다는 마법』이야 말로 요즘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르친다는 마법』은 학부모는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이에 대한 존경을, 나라는 온전히 가르치는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가르치는 자는 그 거룩한 일의 진의를 잊지 말라고 쉼 없이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도 이제 그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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