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KBS 정연주 사장이 MBC 엄기영 사장에게 보낸 편지 

엄기영 사장.

 

당신은 "오늘로서 36년 간 가족처럼 사랑해 온 MBC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는 말을 남기고 MBC를 떠났습니다. 36년의 삶을 온전히 함께 한 '정든 문화방송'을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면 사장으로 재임한 2년은 MBC 역사상 그런 2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고, "상황은 저의 예상을 훨씬 넘을 만큼 더 복잡한 것"이었다고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떠나면서 남아있는 후배들을 헤아리며 그렇게 당부했지요. "후배들에게 무거운 짐만 넘기고 떠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울 따름"이라고. 그러면서 "앞으로도 좋은 방송 만들고, 대한민국 최고의 일류 공영방송 MBC를 계속 지켜달라"고.

 

지난 금요일 당신과 만났을 때 결연했는데...

 







  
엄기영 MBC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오며, "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권우성
엄기영



2년이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로웠을 겁니다. 잘 압니다. 이 무지막지한 정권의 야만성과 잔혹함을 직접 겪어본 터여서,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런데 8일 오전, 당신이 사표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동안 멍했습니다. 2년의 그 고통과 외로움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리고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번뇌와 고통이 있었을지 다 짐작하지만, '지금은 아닌데'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이 지난주 금요일(5일) 오후, 내가 엄 사장 당신을 MBC 사장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 당신은 결연했습니다. 금요일 그 자리는 내가 KBS를 그만 둔 뒤 처음 당신을 만난 자리였기에, 자연스레 지난해 8월말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당신에게 띄운 나의 편지 이야기도 나왔고, 또 지난 주 <오마이뉴스>에 실린 내 글 이야기도 있었지요.

 

그 때 엄 사장 당신은 요즘 가슴에 품고 있는 성경 구절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이런 저런 분들로부터 받는 격려와 위로에 가슴 가득한 고마움을 보이기도 했지요. 그러면서 방문진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결연한 뜻도 보였습니다. 그랬기에 나는 당신의 사퇴 결정이 뜻밖이었고, 그래서 한동안 가슴이 멍하고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니, 그동안의 고통과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 무거운 짐을 생각하면 당신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수모와 굴욕적인 요구들이 있었으면 이랬을까, 당신처럼 점잖고, 무리하지 않는 인품을 가진 이에게 얼마나 혹독하고 냉혹한 수모를 주었으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니, 당신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당신에게 몹쓸 짓들을 한 무리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딱 1년 6개월만에 반복되는 방송 장악의 역사

 








  
8월 8일 오전 정연주 사장 해임을 위한 KBS이사회가 열리는 여의도 KBS본관에 경찰 수백명이 토입된 가운데, 이사회 개최와 공권력투입에 항의하던 직원들이 본관 3층 이사회실앞에서 경찰에 의해 끌려나오고 있다.
ⓒ 권우성
KBS이사회

지금 MBC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2008년 여름 KBS에서 일어났던 일과 너무나 많이 닮아있습니다. 감사원이 동원된 점이라든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회의 친여 이사들이 중심이 되어 사장에게 몹쓸 압박을 가한 점이라든가,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점 등이 참 많이 닮았습니다.

 

그리고 하루의 오차도 없이 만 1년 6개월 만에 역사는 반복되었습니다. 경찰이 KBS 본관에 난입한 가운데 열린 KBS 이사회에서 친여 이사들 6명은 사장해임 제청을 의결했는데 그게 2008년 8월 8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만 1년 6개월이 지난 2010년 2월 8일, 방문진의 친여 이사들은 엄 사장 당신이 원하지도 않는 인물들을 임원으로 임명하면서 당신더러 허수아비가 되라 했지요.

 

당신은 "대체 뭘 하라는 건지…"라며 차마 말도 맺지 못했습니다. MBC 노동조합은 "방문진의 허락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사장의 마지막 선택이었다"며 "낙하산 이사 투입 - 엄기영 사장 사퇴 유도 - 낙하산 사장 투입 - MBC 장악'이라는 저들의 노림수가 노골적으로 그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했습니다.

 

2008년 여름에 그랬습니다. 올림픽 개막식이 8월 8일이었고, 바로 그날 KBS 이사회 친여 이사 6명이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켰지요. 그날은 금요일이었는데,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인 8월 11일, 이명박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 참석 뒤 귀국하자마자 나를 해임했습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불어오는 금메달 소식에 온 나라가 묻히면서 나의 해임을 둘러싼 파문도 묻혀버렸습니다. 수영, 야구, 양궁, 태권도 등 각 종목의 금메달 열기는 한반도를 녹였던 것이지요.

 

정권 손아귀에 넘어간 KBS의 참담한 모습

 

그렇게 KBS는 정권의 손아귀로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렇게 된 뒤 남아있는 KBS  젊은 구성원들의 좌절과 절망감은 처절합니다. 이들의 마음 한 단면이 8일 KBS 새 노조의 성명서에 나와 있더군요.

 

"… MBC에 닥친 이 엄중한 상황을 보며 우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을 다시 꾸는 것 같아 몸서리칠 지경이다. 불법으로 KBS를 장악하고 특보 출신을 낙하산 사장에 앉히더니, 이제 MBC도 KBS와 같은 전철을 밟게 해 만신창이로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지금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MBC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나마 비판언론의 명맥을 근근이 이어가던 프로그램을 갈아엎고,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을 숙청의 칼날로 쳐 내고, 마침내 '땡이뉴스'와 정권홍보방송이 활개 치게 되는 일이 KBS에 이어 MBC에서도 벌어지게 된다면, 이는 MBC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모든 시청자,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에 돌이키기 힘든 불행이다…

 

… 시대의 퇴행을 이미 온몸으로 겪고 있는 우리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금 MBC에 벌어지는 일들이 얼마나 엄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MBC마저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결단코 막아야 한다. 공영방송의 원칙과 기본을 다시 세우기 위해 일어선 우리 '새희망, 새노조' 언론노조 KBS본부는 정권의 MBC 장악에 맞서 싸우는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과 연대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이 슬프고 처절한 일들이 MBC에서도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깨어있어야 하겠지요. 각자 선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우리사회가 이제 방송 독립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는 MBC를 지켜내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절박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지난 주 MBC 사태를 걱정하면서 쓴 글에서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않다고 느낀 것은 바로 2008년 여름의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이 정권은 이런 종류의 지저분한 정치공작에 능하기 때문에, MBC 장악을 위한 마지막 압박을, 구정 휴가 때인 13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되는 동계올림픽 전후에 해치울 것이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에 온 국민의 관심과 열기가 넘칠 것이고, 그 속으로 이런 저런 문제들은 저절로 묻혀가 버릴 것이라고 여겼음 직하니까요. 아니다 다를까.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 소식에 이어 방문진이 칼을 빼들더군요.

 

임계점으로 몰고 가는 정권의 무모함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지난 2008년 5월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 권우성
광우병 쇠고기



 

그런데 그렇게 모든 게 올림픽 열기에 묻힐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 정권이 그동안 해온 온갖 무리한 짓들이 법원에서 심판을 받아 왔고, 그러한 불의와 모순은 지금 깨어있는 국민들 마음 속에 분노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지요. 그 분노는 이제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으며, 언젠가 화산처럼 터져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특히 태어난 뒤 의식이 깨어있는 대부분의 세월 동안 민주주의,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을 숨 쉬는 공기처럼 삶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 여겨 온, '민주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에게 있어, 지난 2년 가까운 세월동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딱 '개그콘서트' 같은 모습이라, 이 젊은 세대의 매우 단순한 정치적 깨우침이 앞으로 어떤 동력으로 나타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정치적 깨우침은 사회과학적으로 정교하거나, 치열한 투쟁력을 갖는 과거 시대의 저항 정신, 저항 행태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유연하고, 생기발랄하며 신명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하지요. 그것이 갖는 폭발력은 2008년 촛불 때처럼 신명과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 터져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어쩌면 선거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날지 모릅니다.

 

김제동, 윤도현, 미네르바, 피디수첩 사건 등 이명박 정권 이후 저질러진 온갖 코미디성 무리수가 정치적 깨우침을 누적시켜준 터여서, 이들의 마음에는 이미 이명박 정권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판단이 선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 나오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피디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월 25일, 19살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판사라면 피디수첩 제작진에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라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체 답변은 '무죄 57.6%, 유죄 30.3%'였습니다. 그런데 이 전체 여론조사 결과보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지요. 세대별로 나타난 엄청난 양극화 현상입니다. 20대의 74.7%, 30대의 65%, 40대 61.7%가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했고, 50대 이상은 40.6%에 불과했습니다. 

 

이 하나의 사건만 그런 게 아닙니다. <서울신문>의 새해 여론조사에서 '4대강 개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거의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반대가 47.8%, 찬성이 43.8%였습니다. 그런데 세대별 양극화는 이 조사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20대의 58.5%, 30대의 58.3%, 40대의 55.3%가 '반대'였고, 50대 이상의 '반대'는 30.3%에 그쳤습니다.

 

'놀라운 2030 세대' 아닌가요? 그들이 모두 투표장으로 달려가면 세상은 간단하게 바뀔 수 있지요. 불가능한 일, 결코 아닙니다.

 

젊은 세대의 새로운 정치적 깨달음

 

위에서 예를 든 사안 외에도 세대별 양극화를 보여주는 사례들은 많이 있습니다. 정권의 오만과 무리수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적 깨우침을 준, 젊은이들 입장에서 보면 개콘 같은 사건들이 지금까지도 많이 있었고, 이 정권의 행태로 보아 앞으로도 그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불의와 모순이 축적될 때마다 2030 세대의 정치적 깨우침은 더욱 넓고 깊어질 것입니다. 최근의 MBC 사태는 이런 흐름에 또 다른 큰 무게를 더해주는 것입니다.

 

요즘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사회의 수구 기득권 세력, 그러니까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홍보권력과,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정치세력이 이렇게 무리하게 우리사회를 한 쪽으로만 몰고 가는 과정이 마치 우리사회를 임계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피디 수첩 사건 무죄 판결 뒤에 나온 매카시즘적 마녀사냥도 그렇고, KBS와 YTN에 이어 MBC까지 저렇게 무리하게 장악하는 과정도 그렇고, 세종시나 4대강 개발, 미디어 악법 통과 등 각종 현안들을 다루는 방식도 그렇고, 국민을 일방적 홍보를 통해 충분히 세뇌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유신독재 시절, 체육관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국민을 유치원생 정도로 알던 그 사고와 별로 다르지가 않습니다. 그 유신독재가 어떻게 막을 내렸는지는 천하가 알고 있습니다.

 

이번 MBC 사태는 우리사회를, 특히 젊은이들의 마음을 임계점에 다다르게 하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 되고 말 것입니다. 더군다나 MBC 노동조합은 KBS '노동조합'과 여러 면에서 달라 심상치가 않습니다. KBS '노조'야 2008년 여름, 나를 몰아내는데 조중동, 한나라당과 함께 황금의 삼각편대를 구성했지만, MBC 노조는 다른 것 같습니다.

 

모든 것 훌훌 털고 평안하시기를...

 







  
사퇴의사를 밝힌 엄기영 MBC사장이 8일 오후 여의도 본사를 떠나며 후배들에게 MBC를 부탁한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사진제공 독설닷컴(@dogsul)
엄기영



엄 사장 당신이 사표를 낸 뒤 8일 오후 '마지막 퇴근' 길에서 마주한 MBC 노조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MBC를 지키고 살리는데 힘과 지혜를 내달라"고 말했지요. 그리고 나서 "다 같이 MBC 파이팅을 외칩시다, MBC 파이팅!"이라고 외친 뒤 MBC를 떠났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도 "조합원들이 MBC를 잘 지킬 것입니다"라고 답했더군요. 그리고 당신과 작별인사를 건넨 조합원들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하여 한 때 분위기가 숙연해 지기도 했다고 한 언론이 전했지요. 부러웠습니다.

 

그런 건강하고 든든한 후배들을 두었으니, 어쩌면 당신은 나보다 훨씬 홀가분한 마음으로 MBC를 떠날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당신과 MBC 후배들의 이별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사장과 조합원들이 함께 "MBC 파이팅!"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거 참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나 혼자만의 '심상치 않은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엄기영 사장.

 

우선 모든 것 다 훌훌 풀어놓고 그냥 편하게 지내십시오. '완전한 자유인'이 되어서 해방감을 만끽하십시오. 그리고 언제 만나 '이명박 정권의 잔혹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합시다. 늘 평안하시기를….

 

* 추신 :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환호하십시오. 그러나 거기에 매몰되지 말고, 그 환호 속으로 자칫 사라지기 쉬운 엄기영 사장과 MBC 사태, 우리나라 방송과 언론 현실, 이 정권의 마녀 사냥과 방송 장악 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권의 잔혹사'를 반드시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엄기영 사장, '이명박 정권 잔혹사' 잊지 맙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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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기영과 한나라당...강원도지사와 민주당??
    from Be a Gooner 2010-07-27 10:59 
    엄기영 前MBC사장이 지난 25일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재보선에 출마한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의 양구 사무소를 격려 방문했다고 한다. 난 사실 엄기영에 대해서 잘은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기론 문화방송MBC 의 사장이었고 젊은날 앵커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것,, 그리고,,언론에 비춰지는 성향은 좌파??적이었다는 것 그정도뿐이다. 하지만 최근 보여준 엄기영의 행보는 민주당과, 민주당적 성향을 지지하는 정당&언론&국민들에게 작은 파..
 
 
blanca 2010-02-1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2-10 22:18   좋아요 0 | URL
새벽에 이 글 보곤 잠을 못 잤어요.ㅜㅜ

전호인 2010-02-1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대통령시절 코드인사가 어쩌구 저쩌구 하던 인간들 입을 모두 쫘악, 쩝.
자기들과 맞지 않으면 자르고, 뒤지고, 주어 패고, 이명박정권과 군사정권과의 차이는 총과 군화발만 없을 뿐 더 악랄합니다. 사람 악랄성의 한계가 없음을 시험하는 정권이 되었고, 에어리언보다 더 진화된 돌연변이 앞잡이들이 난무하는 끔찍한 세상에 치가 떨려요.

순오기 2010-02-10 22:19   좋아요 0 | URL
참~ 이런 세상이 다시 올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ㅜㅜ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라고 믿어요. 불끈~

민주 2010-02-10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는 기억할것입니다..ㅠㅜ 이 정권의 극악무도함을 기억하고 역사가 그들을 심판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치를 모르고 관심도 없는 어느 주부로 하여금 분노를 느끼게 하고 분통을 터트리게 하는 이 정권을 두 눈 부릅뜨고 냉정히 지켜보고 오늘을 기억할 것입니다.

순오기 2010-02-10 22:20   좋아요 0 | URL
닉이 '민주'라 우리 딸이 썼나 했어요.^^
우리 모두 기억하고 힘을 모아야할 때 기꺼이 힘을 모아야지요.

hnine 2010-02-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이 나라가 어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에효...한숨만 나옵니다.

순오기 2010-02-10 22:21   좋아요 0 | URL
이젠 MBC뉴스도 볼 게 없을테니 TV 뉴스도 다 봤네요.ㅜㅜ
지금은 한숨을 쉬지만 이게 끝은 아니니까요~

gimssim 2010-02-1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신문<모니퇴르>가 나폴레옹이 알바섬을 탈출했을 때 '괴물 알바섬 탈출'이라고 썼다가 그가 권력을 잡자 '황제 나폴레옹 퐁텐블로궁에 계시다'로 돌변했다구요. 신문방송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것이지요. 근데 말이지요. 그 나폴레옹이 '백일천하'로 끝났음을...에디슨이 한말 '한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 있다. 많은 사람을 잠시동안은 속일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순오기 2010-02-11 00:40   좋아요 0 | URL
10일자 경향신문 기사군요. 우리딸도 이 얘기를 하던데...
에디슨의 말은 이 정부가 새겨들어야할 말이네요.

같은하늘 2010-02-11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데로 흘러가는 모습에 치가 떨리는군요.
가슴 한켠이 갑갑합니다. ㅠㅠ

순오기 2010-02-11 11:39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는데 희망을 걸어봅니다.

소문자mb여굿바이 2010-05-21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명박정권의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식의 정치판~~
이건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생선 비린내 만도 못한 그 더러운 냄새!!
탄핵을 위한 몸부림은 왜 가슴속에서만 부글 대는지..
민주주의는 이들의 손에서 또 찢겨져야만 하는건지..?
소문자mb가 망가트려놓은 5년의 시간을 우리는 거듭 거듭 어떻게 치유해야 할런지..
그래~!!! 내 소중한 한표로 보여주자

순오기 2010-05-21 14:41   좋아요 0 | URL
정말 쇼도 이런 쇼가 없습니다.
소중한 한표를 잘 행사해야죠.

비로그인 2010-07-2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엄기영前사장이 이번에 한 행동에 의문이 약간 가기도 하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우리가 '설'을 '구정'이라고 부른 게 언제부터였죠?
그러다 '설' 이라는 제 이름을 되찾은 건 언제고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설'을 '구정'이라 부릅니다.
전 이게 자꾸 거슬려요, 우리가 명절 이름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그건 좀 아니잖아요.ㅜㅜ
이 페이퍼 보시는 님들이라도
앞으로는 '구정'이라 하지 말고 우리 명절 예쁜 이름 '설'이라고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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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려선 정말 설날에나 새옷(설빔) 얻어 입었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양말 한 켤레로도 족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이젠 설빔을 장만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 같아요. 평상시에 새옷을 넘치게 사주는 풍요로운 시대가 됐으니까요.
여기 너무나 깜찍하고 예쁜 설빔 책이 있어 제 설빔으로 장만했어요.^^ 


이 책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너무나 예쁜 우리 그림책이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우리 옷도 예쁘지만 여기 나온 사내 아이와 계집아이가 어찌나 예쁜지, 정말 요 모습 그대로의 아들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유혹이 너무 강하답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설맞이 풍경을 보여주는 그림책, 풍습과 음식을 알 수 있지요.
우리 어릴 땐 마을 모든 집들이 정성껏 설 준비를 했어요.
조청을 만들어 콩강정 깨강정도 만들고, 한과나 다식도 만들었죠.
이젠 우리 것도 박물관에나 가야 구경한다면 그건 너무 슬프지요.
연이네 집의 정성스런 설맞이 풍경이 추억으로 간직할 세대도 많지 않을 거 같아요. 

 

설날에 친척들이 모여 윷놀이를 즐기는 풍경도 보기 드물죠.
오히려 고스톱 치는 풍경이나 보여주는 건 아닌지요?
우리도 아이들 어릴 때는 할아버지 댁에서 윷놀이를 많이 했는데,
아이들이 커버리니까 윷놀이도 하지 않게 되었네요.

윷놀이 방법과 유래, 도, 개, 걸, 윷, 모가 어떤 동물을 나타내는지도 알려 주면서 자연스레 우리 설날과 관련한 전통문화를 익힐 수 있습니다.

시골살 때 우리 동생이 밤나무로 깎은 윷을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보여 드릴까요?^^  그러니까 이 윷이 35년은 족히 됐을 듯... 우리 애들 어려서 윷놀이 하던 사진도 앨범에 있을텐데...    

 

 

 

 
사시사철 우리 놀이와 문화를 한지 인형과 그림으로 알려줍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는 놀이와 문화도 농경사회를 위한 것이죠.
이제는 시골에서도 이런 풍경은 점차 보기 어렵지요.
아이들과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경들....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 닥종이 인형이라 실망하지 않지요. 

 


색깔 고운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 줍니다.
우리 고유색들의 이름을 배우는 것도 즐겁고요.
아직 이 책은 아직 없어서 꼭 사고 싶은 책.
마을도서관을 꿈꾸는 우리서재에 꼭 소장해야 할 책이지요. 

 

우리의 고유한 음악이면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한 음악 장르인 사물놀이를 주제로 한 그림책. 김덕수 사물놀이패 덕분에 세계인에게 우리 사물놀이가 알려졌지요.

사물이 무엇인지는 아시겠죠? ^^   

 

조상들의 지혜와 멋, 소리와 몸짓, 믿음과 놀이의 여섯 마당 민속 이야기를 동화로 읽고 사진 자료와 함께 전통문화를 배우는 책.


 민속극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고 있는 민속극 외에 또 어떤 민속극들이 있는지 알기 쉽게 분류해 놓고, 각 공연의 특징을 비교하며 직접 대본을 각색하여 오늘날의 상황에 맞게 각 공연에 참여해 볼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엔 설날이면 마을에서 탈춤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것을 홀대하는 교육과 정책에 유감이 참 많습니다. 우리 명절 '설'을 맞아 집에서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보여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설날 가까운 박물관이나 궁궐에 가면 전통놀이 마당도 마련돼 있겠지요.  아이들이 어린 가정에선 이런 곳에 가도 좋을 거 같아요. 

 

  


예전엔 겨울이면 농한기라고 해서 새끼도 꼬고, 가마니나 짚으로 이것 저것 필요한 것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이젠 모든 게 사라졌어요.


요건 동시집이지만, 제목 때문에 담았어요.^^ 쥐불놀이는 설 지나고 대보름에 하는 놀이지만... 

 

 

우리애들 어려서 민속놀이 캠프에서 체험한 짚놀이와 쥐불놀이 사진 2003년 1월 18일이군요.^^

>> 접힌 부분 펼치기 >>

며칠 전 와일드보이 엄마가 쌀을 두번이나 가져왔는데 15킬로가 넘어 절반은 떡볶이 떡을 빼고 절반은 가래떡을 뽑았지요. 떡국 떡은 떡집에서 적당히 말려 썰어서 갖다 주더군요. 어려서 밤새 떡 써는라고 오른손 집게 손가락에 물집 잡히는 수난을 당했는데...
생각보다 떡이 많아서 봉지 봉지 담아서 이웃들과 나눴어요. 제가 6년째 김장 안하고 김치를 얻어 먹고 사니까요.^^ 떡볶이 떡은 찍은 게 없군요. 이미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 찍을 수도 없고...^^



절반은 큰댁에 가져가려고요. 얼마 전에 시숙님이 수술을 하셔서 형님이 분주하니까 짐 하나라도 덜어드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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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2-0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정이 없어졌으니 당연히 구정도 없어진 건데 사람들 습관은 무서워요.방송에 보면 20대들까지 구정이라고 하던데 아마 집안 어른들이 그 단어를 쓰니까 따라서 쓰는 것 같아요.역시 어른들 잘못이 크지요.

순오기 2010-02-08 04:31   좋아요 0 | URL
설날 뿐 아니라 방송에서 잘못된 걸 전파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ㅜㅜ
특히 '~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이 어찌나 거슬리는지 들을 때마다 속상해요.

노이에자이트 2010-02-09 18:52   좋아요 0 | URL
하도록 하겠습니다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적힌 책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순오기 2010-02-09 19:39   좋아요 0 | URL
제가 책에서 본 게 아니고, 텔레비전 프로에 '우리말 바른말'인가(프로 이름은 정확히 모름) 5분 나오는 게 있는데, 거기서 한글학자가 지적하셨어요. 우리말은 '~하겠습니다'인데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따라 쓴다면서 '~바라겠습니다'도 잘못이라고요. 그리고 전에는 그렇게 하는 연예프로 사회자들에게 아나운서가 고쳐주는 걸 봤어요. 최근엔 아나운서도 그 표현을 따라서 쓰더군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10-02-10 17:37   좋아요 0 | URL
잘 알았습니다.

후애(厚愛) 2010-02-08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국 떡 보니까 예전에 할머니께서 집에서 떡국 떡을 썰었는데 전 옆에서 설탕에 찍어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먹어도 맛 있었어요.^^

순오기 2010-02-08 17:04   좋아요 0 | URL
우린 조청 찍어 먹었고, 좀 자라선 어째 재밌어 보이는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도 썰었어요. 어려서 은근 살림하는거 좋아했던 거 같아요.^^

프레이야 2010-02-08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떡국 먹고 싶어져요.
설 준비 잘 하고 계신가요? 오늘부터 하실 건가요?
전 아무것도 안 할 거에요. 한가지, 마음만 힘드네요. 그런 일이 있어서요.
설날이 여자들에겐 또 고역일 수 있는데(아니, 남자들에게도 그럴 수 있남?)
가족 모두 즐기는 날이 되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0-02-08 17:06   좋아요 0 | URL
나도 다른 음식은 큰댁에 가서 하니까 따로 장만하진 않아요.
남자들은 먹느라고 고역이잖아요.ㅋㅋ
애들은 세뱃돈 받으니 좋은 날이고...^^

울보 2010-02-0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에는 별로 준비하는것이 없어서,,
저희 는 만두를 만들지요,
가래떡은 떡집에서 뽑아본지가 언제인지,
어릴적 친정에서는 뽑았었는데 요즘은 주로 다 떡집에서 떡꾹떡으로 사더라구요,,
그래도 가래떡 썰던때가 그리워요,,ㅎㅎ

순오기 2010-02-08 17:07   좋아요 0 | URL
만두는 좋아하는데 만드는 건 엄두가 안나서 안해요.
큰댁에 가서 형님 졸라서 가끔 우리 애들이랑 같이 만들지만...
가래떡 썰면 한석봉 엄마가 되는 기분?ㅋㅋ

hnine 2010-02-08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서 동네에서 아이들이 쥐불놀이 하던 걸 구경은 해본 기억이 있습니다만, 제 나이쯤이 거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어요. 동네 아이들이 모여 쥐불놀이 하는 풍속이요.
'밤윷'이라는 말의 유래가 원래 윷을 밤나무로 많이 만들었기 때문일까요? 사진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제가 그나마 레시피 안보고 잘 하는 음식중의 하나가 떡국이라서 저희 집 냉장고에는 떡국떡이 떨어질 날이 없거든요. 저만한 양의 떡국떡을 보니 제가 다 뿌듯~하네요.

하늘바람 2010-02-08 14:2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부럽네요. 주부다 보니 음식 냉장고에 차는게 가장 뿌듯하지요

순오기 2010-02-08 17:16   좋아요 0 | URL
쥐불놀이 구경만 하셨군요. 우린 동네 머슴아들이랑 같이 했는데...^^
밤윷은 밤나무로 만든, 혹은 밤에 하는 윷?ㅋㅋㅋ
떡국을 사흘 저녁 끓여줬더니 어젠 안 먹는다고 해서 쟁반짜장으로 때웠어요.
반찬이 없으니까.ㅜㅜ 떡국은 큰댁에 가져가려고 많이 했어요.

꿈꾸는섬 2010-02-0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떡을 보니 며칠전 시골에서 보내신 떡이 생각나네요. 한보따리 싸서 올려보내주셨어요. 참기름에 떡에 만두까지 보내셨더라구요. 저흰 명절엔 큰집으로 차례지내러 가거든요. 어르신들 안 올라오신다고 먹거리 잔뜩 보내셨네요.

하늘바람 2010-02-08 14:23   좋아요 0 | URL
앗 부러워요^^

순오기 2010-02-08 17:16   좋아요 0 | URL
어른들이 보내신 정성을 생각하면 감사하지요.^^

L.SHIN 2010-02-0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설빔] 그림 보고싶어요, 보고싶어요. ^^
한복 입고 싶다. 전, 동양옷(한복이나 기모노 등)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좋습니다.

순오기 2010-02-08 17:18   좋아요 0 | URL
아아~ 설빔, 꼬마들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지구에선 설날 한복 입고 세배하지요. 세뱃돈도 받고 신나는 날인데...헤헤

L.SHIN 2010-02-08 21:52   좋아요 0 | URL
저, 그럼 오기님한테 세배할래요.
세배돈은 크게 썰은 김을 30장 정도 넣어주시면 되겠..후후후

순오기 2010-02-09 02:34   좋아요 0 | URL
하하~ 저한테 세배하신다니 세뱃돈을 준비해야겠군요.
지구에선 세뱃돈은 빳빳한 새돈으로 준비하지요.^^

하늘바람 2010-02-08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떡사서 떡국 끓여 먹어야겠어요,

순오기 2010-02-08 17:18   좋아요 0 | URL
떡집에서 조금씩 담아 파니가 한 봉지 사오면 되겠네요.^^

하늘바람 2010-02-08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사진으로 전통놀이 책을 만들어도 재미날 것같아요

순오기 2010-02-08 17:19   좋아요 0 | URL
전통놀이 책을 만들만큼 전통놀이 한 사진이 많진 않아요.ㅜㅜ

같은하늘 2010-02-08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빔> 저도 보았는데 정말 이쁜 책이예요.
오기언니 서재에는 좋은책 소개가 정말 많아요.
저는 보고도 바쁘다는 핑계로 올리지 못하는데 정말 부지런 하시다니까요.^^

순오기 2010-02-09 02:35   좋아요 0 | URL
나도 읽고도 못 올리거나 안 올리는 책 많아요. 다 게으름 때문이죠.ㅜㅜ

gimssim 2010-02-09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젠 '설'이라고 부를께요. 설이 다가오니 설빔 사놓고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이젠 시댁가야하는 걱정이 앞서는군요. '서러워라'

순오기 2010-02-09 19:40   좋아요 0 | URL
우리 '설' 잘 보내시고요.^^
오늘 막내랑 엄마랑 운동화 사들고 오면서 '설빔'이라고 말해줬어요.ㅋㅋ

BRINY 2010-02-1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할머니댁가면, 고모, 삼촌들이 그때 그때 떡을 썰어서 떡볶이나 떡국을 해줬지요. 그 떡으로 뻥튀기를 해먹던 기억도 납니다.

순오기 2010-02-10 22:23   좋아요 0 | URL
미리 썰어두지 않고 그때 그때 썰어서 했다니 수고가 많았겠어요.^^
맞아요, 맞아~ 떡국 끓여먹고 남으면 쌀과 같이 뻥튀기 해먹었더랬죠.ㅋㅋ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입춘도 지나고 바야흐로 졸업과 입학시즌이다.
우리 삼남매는 졸업과 입학에 해당하지 않지만 주위엔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하는 아이부터 챙겨줘야 할 이웃이 있다. 

명절 선물은 일일이 챙기지 않은지 오래라 크게 돈 들어갈 일은 없지만, 졸업과 입학은 챙겨야 돼서 책을 몇 권 구입했다. 

  

 


초등 1학년에 입학하는 와일드보이를 위해서 구입한 책이지만, 초등 입학하는 아이보다 엄마들을 위한 책으로 보면 좋을 듯,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는 설레임과 더불어 두려움이 있다. 엄마들의 두려움을 해소하기 좋은 책으로 봐도 좋겠다.^^

 
학교 생활에 관한 16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교 가기 전의 두려움,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혼자서 학교 가는 길, 학교 가는 이유와 긍지, 짝궁, 급식,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등교 시간 지키기, 알림장, 숙제, 모둠활동, 내물건 챙기기, 상과 벌, 공부 확인하기, 다른 친구 이해하기 등 학교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짧은 이야기로 친절하게 그려냈다. 뒷장에 입학 준비에 필요한 것들을 안내했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12가지 사례를 설명해 두었다.  

 


발표에 두려움을 가진 아이 마음을 어루만지고 긴장감을 풀어주는 최고의 책이다. 단지 일본 그림책이라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것들이 살짝 거슬리긴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우리 그림책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 초등 입학하는 아이에게 이 책을 꼭 끼워준다.


요것도 일본 그림책이지만 '틀려도 괜찮아'와 세트로 어울리는 책이다. 

수업 중에 뽀옹~ 방귀를 뀐다면 얼마나 무안할까? 부끄러움에 고개 숙인 아이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동시 수업으로 연결하는 선생님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엄마들은 아이가 입학하기도 전에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분주하다. 하지만 글자 만 바르게 써도 선생님의 무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연필잡기도 엉망이고 글자 쓰는 순서도 엉망인 아이들을 하나씩 가르치려면 선생님은 땀이 삐질삐질 난다.  

입학하기 전 엄마와 같이 4B연필로 글자 쓰는 순서에 맞춰 써 본다면 좋을 것이다. 


  


유치원과 학교를 비교한다면 아이들은 학교가 썩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유치원으로 돌아갈 순 없다. 유치원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학교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즐겁게 적응해야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유치원보다 우리 학교가 더 좋다!" 라고 자랑하게 될 것이다.
여자 어린이에게 좋을 책. ^^

 

'가방 들어 주는 아이'의 작가 고정욱 선생님 동화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눈높이에 맞춰 조곤조곤 들려주는 동화로 1학년 필독서로 추천한다. 페이지마다 삽화가 들어 있어 글밥이 많아도 1학년이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림의 표정 변화만 봐도 학교생활이 어떤지 알 수 있다. ^^
남자 아이에게 좋은 책. ^^   

  

 


친구는 사귀기도 쉽지 않지만, 싸웠을 때 화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죠.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쿨하게 화해하는 걸 배우는 것도 좋을 듯. 

  
학교가 너무 좋은 교장선생님은 쉬는 날도 학교에 오게 하더니 나중엔 아예 방학도 없애 버렸다. 날마다 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아이들,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지? 

우리학교는 책 속의 학교처럼 주말이나 쉬는 날, 방학에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 우리학교가 진짜진짜 좋은 학교라는 걸 알게 될 듯...^^
 

  
저학년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동심을 그려낸 작품에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이제 입학하는 아이들도 머지 않아 이런 고백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미리 읽어두는 것도 좋을 듯.  

선생님은 정말이지 왜 나만 미워하는지 몰라!^^ 

선생님이랑 결혼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은 꼭 있다.

 

 
혼자 학교 가는 게 겁이 난다면 '은서야, 겁내지 마!'을 읽게 하면 좋을 듯. 도시 아이들이라면 꼬꼬닭이나 황소 때문에 학교에 못 갈 일은 없겠지만, 혼자서 해냈다는 뿌듯한 감정은 통할 수 있다. 

선생님은 왜 자꾸 나를 나쁜 어린이로 만드는 걸까? 선생님께 나쁜 선생님표를 주면서 복수하는 건우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도 좋을 듯.  

 

받아쓰기가 겁난다고요? 겁낼거 없어요, 받아쓰기도 연습하면 되는 일이고, 교과서에 나온 글자들은 아주 쉬우니까 절대 겁먹지 말아요. 단 띄어쓰기와 문장부호도 같이 기억해야 돼요.^^

   

 

 

 

  

 

 

출강하는 방과후학교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닌 *영이가 2월 12일 졸업한다.
중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딱 좋은 '먼나라 이웃나라'와 '가로세로 세계사'는 추천할 만하다. 

 
우리 삼남매 모두 중학교에서 사회를 공부할 때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읽었던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사회공부가 신났다고 한다.
*영이는 먼나라 이웃나라는 있으니까 '가로세로 세계사'를 준비했다.

 

 

 

 

 

 

초등 고학년이나 초등학교 졸업하는 아이들에겐 네버엔딩스토리도 좋을 것 같다.

고가의 책선물을 하기에 부담스러우면 아이들이 읽기 좋고 교과서에도 나오는 쉽게 풀어 쓴 우리 고전이 좋을 듯...  

 

 

 

  

 

 

  

 

 

 

  

 

     

 

 

  

 


 

  

 

 

 

  

 

 

  

 

 

 

  

 

 

 

 

 

 

 

교과서와 연계한 국어시간에 시읽기, 소설읽기, 수필읽기, 생활글 읽기, 세계단편읽기, 논리읽기, 신문읽기... 등등 중학생들이 읽기에 부담없는 책들도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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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초등학교 입학생도 읽을 책이 무척 많네요 ㅡ.ㅜ

순오기 2010-02-05 20:40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 입학생보다 엄마들을 위한 책이라고 보시면 될 듯해요.
학부모가 처음 되는 엄마들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있거든요.^^

라로 2010-02-05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설 챙기느라 허리가 휘어요,,,ㅠㅠ
언니처럼 입학과 졸업을 챙기는게 훨 의미가 있는듯!!!!!

순오기 2010-02-05 20:41   좋아요 0 | URL
우리는 살기 어려우니까 명절 안 챙기지는 오래 됐어요.
그냥 큰댁에 가서 얄팍한 봉투만 내밀어요.ㅜㅜ

꿈꾸는섬 2010-02-0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순오기님이세요. 참고해서 책 선물에 넣어야겠어요.^^

순오기 2010-02-05 23:39   좋아요 0 | URL
글쎄 제가 아는 범위에서만 넣은 거라서 많이 부족해요.

잎싹 2010-02-0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위에 입학하는 아이가 있어
입학선물테마만 한번 만들어봤는데...
졸업선물도 괜찮네요. 좋은 테마같아요.~~

순오기 2010-02-05 23:40   좋아요 0 | URL
입학과 졸업은 항상 같이 동무해요.^^

같은하늘 2010-02-08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음 쓰심이 너무 따뜻하세요.^^
 

   어린이 청소년 도서를 출판하는 푸른책들에서 저렴한 가격의 네버엔딩 시리즈를 출간했다. 기존의 푸른도서관, 미래의 고전, 보물창고의 올에이지클래식, 메타포 시리즈는 양장본이라 꽂아두면 뽀대가 나는데, 반양장본 도서와 비교하면 책값이 비싸서 구매자 입장에선 망설일 수 있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네버엔딩스토리'라는 새로운 시리즈를 출간했다. 80년대 즐겨봤던 삼중당 문고판다는 크지만, 가로12.7센티, 세로 18.8센티의 아담 사이즈라 좋다. 가격도 착한 가격이라 초등 고학년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정가 68,000원이지만  할인가 61,200원에서
5만원 추가할인 2,000원과 땡스투 멤버쉽 마일리지까지 받으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을 듯...>  

시리즈 10권을 보면 초등 고학년 이상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을 엄선했다. 


초등 6-2 읽기에 실린 '소희의 일기장'의 원작이다.
사춘기에 접어 든 세 아이 소희, 미르, 바우는 '결손가정'이란 공통점을 가진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다. 각자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며 위로가 된다. 사춘기의 통과의례인 성장통을 겪으며 한층 성숙해진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어린왕자'는 그야말로 나이를 불문하고 읽는 명작 중에 명작이다. 아마도 우리 모두 어린왕자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를 길들인 여우나 그가 길들인 장미가 되고 싶을지도... 

 

  

 


초등 6학년 2학기 읽기에 실린 '옥계천에서'의 원작소설이다. 소설보다는 동화라고 해야 더 어울릴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풍경이다. 3.1운동 이후 쫒기듯이 독일로 건너간 이미륵 선생이 독일어로 쓴 자전소설로 1946년 독일에서 출간된 작품이다. 독일인들의 눈에는 동양의 신비로운 풍경이, 우리가 어린왕자에 끌리는 것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초등 5학년 2학기 읽기에 실린 '엄마는 파업중'은 원작동화집이다. 
작가 김희숙 선생님의 현장 경험에서 얻은 12편의 단편은, 우리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마음이 아프지만 따뜻한 이야기들, 여성의 권리회복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를 초등생의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냈다.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의 막내 아들 '선'의 시선으로 큰형 '마의태자'를 그려냈다. 경순왕이 왕건에게 항복의 편지를 준비하며 마의태자를 따르던 남산성의 백성들을 해체하라고 하지만, 마의태자는 고려의 백성으로 사느니 차라리 떳떳하게 싸우다 죽겠다고 길을 떠난다.

이 책을 읽고 '초원의 별'을 읽으면 좋다. 마의태자에게 아들이 있었다는 설정으로 금나라의 시조가 된 김극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너무나 유명한 20세기 최고의 정치우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동물들의 눈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동물들은 능력껏 일하고 수고한 대가를 인간에게 빼앗기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꿈꾸지만...
우리들이 사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돼지들이 지배하는 하는 건 아닐까?

  

 

 

  체코인도 독일인도 아니었고 더구나 유대인이면서 유대인도 아니었던 카프카는 평생 어딘가에 속하기를 갈망했던 정체성 결핍의 사람이었다.
집안의 빚을 갚고 윤택한 생활을 보장해주던 그레고르 잠자가, 어느 날  한마리 벌레로 변신한다. 그 황당함과 충격을 당사자인 고레고르는 가족의 태도와 심리를 관찰해 진술한다. 한 마리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 잠자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런지... 

  
 2009년서덕출 문학상과 2009년 윤석중 문학상을 수상한 신형건 시집이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에 수록된 시 중에서 교과서에 세 편이나 실렸다. 
4학년 1학기 <말하기.듣기.쓰기>에 ‘거인들이 사는 나라, 6학년 2학기 <읽기>에 ‘그림자’ 6학년 2학기 <말하기.듣기.쓰기>에 ‘넌 바보다’
시인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하찮은 것들도 동시로 그려낸 시인은 분명 동심으로 살고 있을 것 같다. 

 

 

 오늘 이 책을 읽었다. 역시 뉴베리상 수상작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태어나서 버려진 아이, 처음 발견한 곳 지명을 따 이름이 '홀리스 우즈'가 된 아이. 여섯 살 때, 'W'로 시작되는 그림을 그리라는데 Wish, Want를 생각하며 '가족'을 그린 아이. 입양된 가정에서 또 다시 버려질까봐 먼저 도망치는 아이다. 그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랑을 받고 싶은 그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만나 진정한 의미의 가족을 알수는 없을까? 끝내 마음 조리며 읽었는데...마지막에 찡하며 눈물이 감돌았다.

  
시리즈 중에 이 책은 우리집에 없다. 당연히 못 읽었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알라딘 책소개를 살짝 옮겨보면, 
2008년 장편동화 <꽃길>로 '한국안데르센상' 대상을 수상한 김진영 작가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 '비밀'과 '거짓말'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진 '삶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에픽하이의 음악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열네 살 소녀 장하리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장하리의 내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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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2-03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너무 좋으네요.^^

순오기 2010-02-03 11:14   좋아요 0 | URL
마지막 책만 못 읽은 책이라 정리가 안됐네요.^^

행복희망꿈 2010-02-03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고 싶은책이 자꾸 늘어나네요.^^
자세한 설명까지~ 역시 순오기님~~~

순오기 2010-02-03 11:14   좋아요 0 | URL
희망님은 큰따님한테 맞춰 낱권으로 구입해도 좋을 듯...

후애(厚愛) 2010-02-03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버앤딩 스토리> 세트를 한국나가면 선물하려고 보관함에 담아 두었는데 그저께이지 싶네요. 알라딘에서 지금 주문하면 알사탕 500개를 준다는 메일을 받고 어찌나 아깝던지요.^^ 저 울뻔 했어요.ㅎㅎㅎ

순오기 2010-02-03 11:15   좋아요 0 | URL
알사탕 500개 지났나요? 나는 어제로 알았는데 확인하니 다른 책이 올라왔더라고요. 내가 날짜를 잘못 기억했는지도...

후애(厚愛) 2010-02-03 13:13   좋아요 0 | URL
알사탕 500개 지난 것 같아요. 하루 뿐이라고 했는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2-0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리스 우즈의 그림들'이라는 책은 아예 모르던 책인데 순오기 님 덕분에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순오기 2010-02-03 23:22   좋아요 0 | URL
괜찮은 책이었어요. 현재와 과거가 이중으로 진행되는 구조도 좋았고요.^^
 
아빠 힘내세요!

5회 알라딘 리뷰대회에서 사랑님이 대상을 먹은 책이다. 제목만 보곤 시류에 편승한 그저 그런 책인 거 같아 읽어볼 생각을 안했는데, 사랑님 리뷰를 보곤 읽고 싶었다. 그래도 선뜻 구매하긴 신뢰가 안 생겨 중학교 도서실에서 빌려왔는데, 읽을수록 맘에 들어서 이사 간 이웃 언니에게 선물했다. 어제 심야에 이 책을 읽다가 내가 보낸 메모를 발견했다며 문자가 왔다. 

"고마워, 눈물나게~ ㅠㅠ 메모까지 챙겨주고, 재밌게 읽다가 골프 얘기 나올 때 너무나 리얼해서 큰소리로 읽어줬더니 다 맞는 소리라며 둘이 막 웃다가 메모를 발견했어. 어디에 살든 그 마음 그 자리에^^ 알잖혀, 굿나~잇!" 

이 언니는 내겐 '친정언니' 같은 언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막상 친정언니에게 하듯 하지는 못한다. 결국 마음만 그렇다는 얘긴가?  

 

>> 접힌 부분 펼치기 >>

이 책은 40대 후반이나 50대 중년들이 읽으면 '맞아, 맞아~' 공감하며 박장대소할 이야기들이 많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의 솔직한 이야기에 절로 빨려든다. 남자가 어쩜 이리도 섬세한 감성을 잃지 않고 사는지, 이렇게 살면 정말 재미있는 중년의 삶을 살겠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프롤르그에 실린 부부의 대화에 공감의 쓰나미가 밀려왔다.^^  

 

책의 제목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로 했다고 하자, 아내가 묻는다.
"당신 진짜로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해?"
나는 약간 주저하다 대답했다.
"응, 가끔..."
아내는 잠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바로 몸을 내 쪽으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만족하는데..."
내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는데, 아내의 나지막한 말 한 마디가 내 가슴을 깔끔하고도 깊숙하게 찌른다.

"아주 가끔..." (8쪽)

 
   

 

며칠 전 휘모리님 서재에서 오이지군이 '그녀들'에 대해 얘기한다는 페이퍼를 읽었는데, 오늘 이 책에 나온 '그녀들' 얘기가 너무 재밌어 올려본다.   

   
 

  피아노를 전공하더 그녀는 내게 유난히 작은 자기 손을 보여줬다. 그때 그녀는 내 앞레 장미꽃 백 송이를 들고 나타났다. 대학교 1학년 때, 대사가 단 두 마디에 불과한 '정신병자 3번'으로 출연한 사이코 드라마에서 내게 꽃다발을 안겨준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었다. 그녀는 버스비까지 모두 털어 꽃을 샀다며,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생전 처음 받은, 지금도 가슴 뛰는 차란한 유혹이었다. 난 버스 맨 뒷좌석에서 난생 처음 여자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피아노 건반의 한 옥타브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손 때문에 절망했다. 나도 내 손가락 마디를 잡아당기며 절망했다. 그녀는 손이 차가웠던 <라보엠>의 '미미'였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또 다른 그녀'는 내게 칼바도스름 마시던 '개선문'의 여인이었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면서 그녀에게 칼바도스 대신 소주를 권했다. 매번 혼자만 취했다. 그녀는 취한 나를 혼자 놔두고 갔다. 요즘도 샴푸 광고를 보면 가끔 그녀가 생각난다. 그때 그녀도 공연히 세게 머리를 돌리곤 했다.그런데 왜 긴 생머리의 여인들은 머리를 항상 그런 식으로 돌려야만 할까? 

  이마가 유난히 예뻤던 의상학과의 그녀를 나는 '제인 에어'라고 불렀다, 나는 밤늦게 그녀에게 전화해 민족모순과 계급모순의 차이에 관해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연애모임이나 다름없는 독서클럽에 가입해 낭만소설이나 읽으며 엉뚱한 녀석들과 키득대는 그녀에 대한 나름의 복수였다. 이런 내 산만한 환상을 감당할 수 있었던 여대생은 없었다, 약간의 관심을 보이다가는 이내 짜증스러워하며 둘아서곤 했다. 한결같이.       

 아, '백설공주'도 있었다! 당시 내가 다녔던 고려대학에선 여학생들이 별로 없었다. 있어도 대부분 '이름만' 여학생이었다. 이미 남학생화된 여자들만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쩌다 가끔 멀쩡한 여자가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남자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남자선배를 '형'이라고 불렀다. 제길.
  그러나 우리 백설공주는 달랐다. 세상에 고대에 어찌 그렇게 에쁜 여자가 있나 싶었다. 강의실 앞쪽의 그녀는 난장이들로 둘러싸여 항상 밝게 웃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여덟 번째 난장이었다. 난 강의실 뒤편에 앉아 그녀가 복사해준 노트로 시험공부를 하며 너무 행복해했다. 만약 그녀가 독이 든 사과를 먹게 되면 제일 먼저 달려가 키스하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난 난 겨우 여덟 번째 난장이었을 따름이었다. 결코 내 순서는 안 왔다. 그리고 백설공주는 난장이가 키스해서 낫는, 그런 '몹쓸'병에는 절대 걸리지 않았다. 

 (102-103쪽)

 
   

어느 여름 자신을 버린 여인들에게 복수하려고, 가장 어려운 바흐의 음악을 듣고 가장 어려운 책을 읽으며 고통스럽게 보내면 그녀들이 자신을 버린 것을 후회하리라고 믿었단다.^^ 그러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괴로워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그만 그 책을 통해 난생 처음 여인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한다.ㅋㅋ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 심리학'이란 부제가 붙어 있어 중년의 남자를 이해하거나, 내 남편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중년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재미있게 살 수 있는지, 한 수 가르쳐주기도 한다. 자신만의 '리추얼'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혹시, 당신도 아내와의 결혼을 '아주 가끔' 후회하시나요? 
아니면, 남편과의 결혼을 '아주 가끔' 만족하시나요?

그녀들을 얘기하며 거론한 이 책을 다시 읽고, 그 음악을 듣고 싶은 밤이다.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남편 발뒤꿈치도 보기 싫을 만큼 '미움'이 들때 읽어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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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0-01-28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뭐, 남편과의 결혼을 일주일에 한 번씩이나 후회하죠. ㅎㅎ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러면서도 남편은 후회하는지 안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 읽어야 하는 것 맞지요?

순오기 2010-01-28 23:39   좋아요 0 | URL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니까~ ^^

무해한모리군 2010-01-28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그들에겐 다 그런 그녀들이 있군요.. ㅋㄷㅋㄷ
아주 가끔만 좋아도 살 수가 있는거다가 주제인건가.. 음음음..

순오기 2010-01-28 23:39   좋아요 0 | URL
그들에겐 다 '그녀'들이 있고
그녀들에겐 '그들'이 다 있는 걸까요.ㅋㅋ

메르헨 2010-01-2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저 그럭 이야기일까봐 손을 안대고 있어요.
그런데 작가가 김정운 교수 더라구요. 그래서 좀...갈등 했는데
좀 봐야할 듯...^^
전 아직은 결혼 초보라...하핫...

순오기 2010-01-28 23:40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은 결혼 초보시구나~ 그럼 이 책은 안 봐도 돼요.
적어도 결혼 20년 가까운 나이는 돼야 공감할 듯...^^

Forgettable. 2010-01-2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오신 부분만 봐도 무지 매력적일 것 같아요. 선물해줄 사람이 생각나니, 장바구니로.
이 무슨 책 산지 한달도 안됐는데 참.. 장바구니가 넘쳐나네요! ㅎㅎ

순오기 2010-01-28 23:40   좋아요 0 | URL
중년들이 봐야 할 책이죠. 다들 사는 게 비슷하구나 공감하면서...

blanca 2010-01-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페이퍼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김정운씨 아내의 '가끔'에 완전히 넘어갑니다. ^^ 저는 아직 그래도 십년은 살아보고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공주가 되고파요.

순오기 2010-01-28 23:42   좋아요 0 | URL
'가끔'의 쓰임이 완전 다르지요.ㅋㅋㅋ
십년을 살아보고 '포기' 했지요~ 동반자로 함께 갈 뿐이니 내 인생을 걸지는 않겠다,라고 선언했으니까요.^^

Tomek 2010-01-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

순오기 2010-01-28 23:42   좋아요 0 | URL
오호~ 아주 바람직한 부부시군요.^^

루체오페르 2010-01-2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다시 읽었던 생각이 나네요.^^

순오기 2010-01-28 23:42   좋아요 0 | URL
사랑님 리뷰를 잘 봤다는 거겠죠.^^

비로그인 2010-01-28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남매의 역습! 삼남매의 반격!
엄마 이제 긴장 타세요!
http://blog.aladdin.co.kr/762615106

순오기 2010-01-28 23:43   좋아요 0 | URL
크~ 삼남매의 역습, 삼남매의 반격이라니~ 후덜덜!^^

라로 2010-01-29 08:57   좋아요 0 | URL
삼남매가 정말 똘똘 뭉쳤네요!!!!!!!아하하하하하
댓글 달려다가 이거 보구 여기 먼저 가야지~~~쌔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하늘 2010-01-29 12:22   좋아요 0 | URL
여기 빨리 가봐야지. 인기 블로그가 될것 같다는 예감이 팍팍~~~ㅋㅋㅋ

하늘바람 2010-01-2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웅 이런 뻔한 대답이 나올 문제제기를 하시다니~.전 정말 ~

순오기 2010-01-30 00:38   좋아요 0 | URL
뻔한 대답일까요?^^

같은하늘 2010-01-2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만족하는데... 아주 가끔... ㅋㅋㅋ
전 아마 7-8년쯤 살아보았을때 포기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저는 말고 아들들한테 필요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죠.

순오기 2010-01-30 00:39   좋아요 0 | URL
아주 가끔 만족한다면 후회는 하지 않겠군요.ㅋㅋ
7~8년이 고비일까요?
아이 키울 땐 남편보다 아빠 역할이 더 크게 느껴지지요.^^

hnine 2010-01-2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하면 뭐하리~ ^^
제가 고른 사람인걸요.
저의 생각과 취향이 바뀌지 않은 이상, 아마 다시 결혼을 한다고 해도 어디서 또 비슷한 사람 골라올 것 같네요. 그러니 누굴 탓하겠어요 ㅋㅋ

순오기 2010-01-30 00: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시 선택해도 같은 부류의 사람을 택할 거 같아요.^^
내 발등을 찍고 싶어도 내가 선택한 거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살아야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