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미 예고된 일이었음에도 막상 닥치니까 충격이다.
내 경제활동이 부족한 가정경제에 보탬이 됐고,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진 돈 벌어야 하는데...
 
2004년 9월 개교한 00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2004년 10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만 6년 4개월을 아이들과 만났다.
대부분 1학년 때 들어오면 4~5년 줄기차게 수강했고, 형제자매가 다니는 가정도 여럿이라 제법 정이 들었다.
3년만 더 채우면 10년인데... 작년에 부임한 교장샘이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개교한 해부터 근무했던 강사들은 모두 탈락했고,...7년이었으니 더 바라는 것도 좀 염치 없기는 하다.^^ 

내가 맡았던 글쓰기부는 공교롭게 우리딸이 다닌 고등학교 선생님이 오게 되었는데, 고등학교에서 25년을 근무한 남자선생님이 초등학교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좀 걱정스럽다. 1급 정교사 자격을 가진 분이니 잘 하리라 믿지만.

누가 오든지 한달에 3~40권씩 제공하던 그림책이나 동화책 읽기는 힘들겠다. 나는 어린이 책 그만 사도 되겠고...

그 선생님은 우리 딸이 학교 다닐 때 계셨던 분이라, 딸이랑 통화하면서 눈높이를 맞추는 좋은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와 우리 아이들이 만났던 많은 선생님 중에도 좋은 분이 많아 오래도록 잊지 않고 존경하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역시 공감하려면 책 속에서 만난 선생님이 제일 좋을 듯해 담아 보는 페이퍼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책>


  좋은 선생님 하면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에 나온 아다치 선생님이 먼저 떠오른다. 신규인 고다니 선생님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친 아다치 선생님은 멋진 선생님이다.

거칠 것없이 자유로운 아다치 선생님은 아이들을 편견없이 대하며 그네들 마음을 잘 알아주고, 더우기 그 아이 속에 잠들어 있는 '보물'을 볼 줄 아는 선생님이다.
 
 
아이들과 막힘없이 소통하는 자유로운 수업도 교사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흉내만 내지 않는다면 누구든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격려하고, 좋은 녀석과 나쁜 녀석으로 구분한 글쓰기 비법도 현장에서 적용해 볼 만한 좋은 교수법이다. 파리박사 데쓰조의 담임인 고다니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감동스럽다.  




  <태양의 아이> 일본의 광주 같은 오키나와,  태양의 아이 후짱(오미네 후유코)네 '데다노후아 오키나와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싸매고 보듬으며 뿌리 내리려 애쓰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눈물겹다. 

"너희들은 지금 죽은 사람들의 생명을 받아서 살고 있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만일 너희들에게 그걸 들을 귀가 없다면 그들의 죽음은 그저 개죽음일 뿐이다."
 
일본의 치부인 오키나와 문제를 제대로 가르치고, 진짜공부를 하도록 이끄는 가야지마 선생님은 훌륭하다. 후짱은 비로소 아빠를 비롯한 사람들의 아픔인 오키나와 문제를 알게 된다. 가야지마 선생님이 진짜 선생다운 선생이 되리라 다짐하는 계기를 준 도키코의 편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랑받을 만한 아이는 당연히 사랑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도 좋은 선생님인지 교사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배경지를 찾아 떠난 일본 문학기행에서 안내를 했던 기시모토 선생님은 하이타니 선생님의 친구이자 동료로 <선생님, 내 부하해>의 모델이라고 하셨다. 아이들의 솔직한 시 속에 드러난 선생님을 그려보면 정말 우리가 꿈꾸는 선생님의 모습이다.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면 이렇게 솔직하게 내 부하가 돼서 '수'를 달라고 할 수 있을까?^^ 

선생님, 내 부하해    - 2학년 구보타 신페이-

선생님, 재주 부리는 원숭이가 돼서
사람들 앞에서 쉬해
선생님 토인종이 돼서
내 부하 해
그래서 성적표에 전부 '수'줘

 

  <내가 만난 아이들> 17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하이타니 선생님이 그동안 만난 아이들에게 배운 삶의 이야기들은 감동이다. 작가의 삶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잘 나타난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좋은 선생님은 모두 하이타니 선생님의 분신일테니, 하이타니 선생님이야말로 좋은 선생님이 아니겠는가... 

하이타니 선생님은 <태양의 아이> 인세를 받아 직접 유치원을 설립해 '태양의 아이 유치원'이라 이름 짓고 자신의 교육관에 맞는 교육을 했다.  <유치원 일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 가봤기 때문에 어떨지는 짐작이 된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선생의 큰조카가 맡아서 운영하는데, 정말 학부모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설이나 게시물은 없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어떤 작품을 읽어도 좋은 선생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전작주의를 맘 먹었지만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내가 읽거나 소장한 책들은 구판이 많은데, 어떤 책은 구판 개정판까지 3종, 2종을 다 갖고 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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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오 캡틴 마이 캡틴!"을 부르짖으며 책상 위로 올라서는 학생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전율했던 장면을 기억하는지... 존 키팅 국어 선생님은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하며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 그 가르침에 영향을 받고 몇몇의 아이들이 뭉쳐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좋은 시를 읽어주며 꿈과 열정을 나누는 이런 모임은, 입시에 찌든 우리 고딩들의 소망이 아닐까?  키팅 선생님은 과연 좋은 교육이란 무엇이고 좋은 선생님은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케 한다. 
"오 캡틴, 마이 캡틴!"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이 일기는 읽지 마세요, 선생님>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숙제로 내주는 던프리 선생님, 하지만 개인적이고 비밀스런 내용이라 선생님이 읽지 않기를 원하면 일기 첫머리에 "읽지 마세요"라고 쓰게 한다. 티시의 일기는 거의 모두 "읽지 마세요, 던프리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일기를 읽지 않지만, 날마다 일기를 쓰며 스스로 마음을 열게 된 티시는 선생님이 읽어도 좋은 일기를 쓴다. 묵묵히 기다려주는 선생님에 대한 믿음으로 자기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다면, 좋은 선생님이시겠지... 



 


<선생님의 밥그릇> 도시락을 못 싸오는 제자를 위해 평생 당신의 밥그릇에서 절반을 덜어내고 드신 선생님, " 너를 위해 밥그릇의 절반을 덜어내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말씀하고 실천하신 선생님은 인생의 스승이시다. 몇 번을 읽어도 눈물이 나는....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이상석 선생님의 교육에세이, 내가 읽은 건 구판이지만 양철북에서 산뜻한 개정판으로 나왔다. 2000년 여름 책따세 추천도서였는데... 교사들에게 더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책, 이런 선생님을 만나면 각박하다 못해 살벌(?)하고 비인간적인 고등학교생활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


<못난 것도 힘이 된다> 이 책을 같이 봐도 좋을 듯.


  


  


<주머니 속의 고래>열악한 환경의 연호가 새로운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담임 선생님도 좋은 선생님이다.  


<딥스>너무나 똑똑한 엄마를 둔 딥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는 걸~ 자폐아가 된 딥스를 자기만의 세상에서 나오게 한 액슬린 박사의 놀이치료, 이 책은 유아교육의 고전으로 꼽힌다.


<헬렌 켈러의 위대한 스승 애니 설리번>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에게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평생 그림자처럼 그녀를 돌보아 주던 애니 설리번 선생님이야말로 존경할만한 선생님이지 않을까... 

설리번 선생님도 어렸을 때 눈병을 앓아 시력을 잃을 뻔 했던 어려움을 극복했다.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새학년이 되는 아이들은 누가 짝꿍이 될지,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될지 기대하게 된다. 그런 아이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주름투성이에 거친 목소리의 노엘 선생님. 하지만 아이들은 노엘 선생님의 선물 보따리에서 나온 조커...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숙제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쓰는 조커, 벌을 받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등등...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들을 나타내는 카드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노엘 선생님, 무언가 하기 싫은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은 짱!

<미소의 여왕>가난하고 말없는 진선이를 미소의 여왕이 되게 하여 아이들의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한 송지호 선생님도 짱!
 

 


<최기봉을 찾아라!> 이 책은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 나쁜 혹은 좋지 않은 선생님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선생님, 아이들에게 관심도 없고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선생님을 통해, 좋은 선생님이란 과연 어떤 선생님인지 깨닫게 된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동화.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버드>
<우화 작가가 된 구니버드>
자유분방한 구니버드의 차림새와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선생님, 구니버드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재치있는 수업을 이끌어가는 선생님이 멋지다. 우리나라 교실에서도 이런 자유로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그림책에서도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패트리샤 폴라코의 자전적 이야기로 난독증으로 글읽기를 어려워하는 트리샤에게 친절하게 글자를 가르쳐 준 폴커 선생님 덕분에, 패트리샤 폴라코는 작가가 되었다. 트리샤 선생님도 빠지지 않는 좋은 선생님이시다.^^ 

<선생님, 우리 선생님>의 링컨 교장선생님은 문제아 취급을 받는 유진에게 관심과 애정으로 갖고 다가간다. 유진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감동적인 과정이 펼쳐진다.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 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유진이 관심을 갖는 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링컨 교장선생님은 분명 좋은 선생님이다!

 


<틀려도 괜찮아>두 팔을 벌려 아이를 품어 안는 표지의 선생님은 우리가 바라는 선생님 상일 듯. 틀린 답을 말해도 괜찮다며 그렇게 맞는 답을 찾아가는 거라고 일러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자신이 없어 발표하지 못하는 아이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읽어보면 용기가 생기는 책.  

<방귀 만세>수업시간에 요코가 방귀를 뀌었다고 일러바친 테츠오, 선생님은 아이가 무안하지 않도록 '방귀'의 자연스런 현상을 설명하고 방귀를 소재로 시를 쓰도록 유도한다. 이런 선생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 분명하다.^^ 

 


<부끄럼쟁이 바이올렛>쑥스럽고 부끄러워 나서거나 발표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현명하게 대안을 제시하는 맥스웰 선생님.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선생님도 '맥스웰 선생님' 같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것 같다. 아이를 기다려주거나 배려하기 보다 다그치고 몰아부쳐서 아이를 더 주눅들게 하는 선생님이라면 꼭 보셔야 할 책. 

<알몸으로 학교 간 날>늦잠 자서 허둥지둥 달려가느라 옷입는 걸 까먹고 알몸으로 학교에 간 피에르. 카트린 선생님은 피에르가 무안하지 않도록 특별하게 대하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대한다. 알몸의 피에르를 이상하게 생각지 않는 배려심 깊은 아이들. 카트린 선생님의 가르침과 역할 덕분일테니 좋은 선생님이 분명하다.^^ 



 


<우리 선생님은 괴물>은 새학년이 올라가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날, 두근두근 설레이는 마음과 혹시 우리 선생님이 괴물이면 어쩌지? 두려운 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걱정을 단숨에 날려주는 선생님의 미소~ 아이들에게 웃어주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 

<왕재수 없는 날>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왕재수 없는 날~ 하루 종일 지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위로 받은 아이는 집에 돌아와 무엇을 할까... ^^ 


 

 <진짜진짜 좋은 학교>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 방학도 없이 학교에 오게 하는 교장선생님은 정말 좋은 선생님일까?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배우는 게 아니고 자연과 생활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걸 깨달은 교장 선생님은 어떻게 했을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용기 있는 좋은 선생님이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관심을 받고 싶은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좋은 선생님! 

 


 

알라디너가 추천한 좋은 선생님에 관한,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 못 읽은 책이 더 많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이 책은 멜기세덱님이 우리 큰딸에게 선물 해준 책이다.
1년 후면 초등선생님이 될 딸은 가르칠 용기가 필요한지 자주 보는 책이다. 


<뚱보 방정환 선생님> 어린이를 누구보다 사랑한 방정환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스승이 아닐러지...  


<살아 있는 교실> 이호철 선생님의 교실 혁명이야기, 이 책을 읽고 선생님이 한 것들을 응용 적용하기도 했다.    

 

<김용택의 교단일기> 도서관서 봤는데 읽지 못했다. 그래도 김용택 선생님은 분교에 가서 뵈었기 때문에 친한척 할 수 있다.^^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목포교대를 나온 임길택 선생님은 1977년 세상을 떠났다. 거창에서 특수학급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쓴 교단일기와 탄광마을 아이들을 그린 시집을 남겼다. 우리의 삶과 어린이 교육, 어린이 문학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글들을 읽으면,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고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을 더욱 따뜻하게 품어안았던 임길택 선생을 만날 수 있다. 그의 평소 교육철학을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여기는 구경도 못한 책이라, 제목을 적어두고 도서관에서 찾아 볼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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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는 좋은 선생님을 책 속에서 만나면 행복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많이 만난다면 더 행복할 것 같다.
'나는, 당신은 좋은 선생님인가?' 되짚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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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2-19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에 결혼식이 있어 서울갑니다~ 일욜이나 월욜에 내려올 예정...

2011-02-19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1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쉬우시겠어요. 아이들과 정도 들었을테고...
그런데 참 이상한게 경력이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물갈이하는게 무슨 큰 개혁인 양 생각들 하시네요.
오래된 것은 나쁜 것이다...라는 발상 자체가 너무 근대적이예요.
기존에 잘 적응된 사람들을 재교육 시키면 더 큰 효과가 있을텐데요...
어쨌거나,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세실 2011-02-19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네요. 아이들과 많은 정이 들었을텐데.....교장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참내원. 오기언냐같은 인재를 잃다니 큰 실수 한거죠. 서울 잘 댕겨오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2-1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너무 아쉬우셨겠어요.
참 그 교장 사람 보는 눈 없네요.

cyrus 2011-02-19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육에 대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교사가 되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참 좋을거 같아요.
정든 아이들과 헤어져서 많이 아쉬우셨겠습니다. 수고 많으셨구요,, 서울 잘 다녀오세요 ^^

글샘 2011-02-1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학교는 그런 인력 풀이 너무 부족하죠.
그 학교에 이삼십 년을 근무한 애교심으로 가득한 할아버지 할머니 말입니다.
사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사랑으로 학교가 힘을 얻는 건데요...
올해부터 중학교나 고등학교에도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괴물이 들어오기때문에 그 사이에 독서 토론도 충분히 가능할텐데요. (순오기님이 부산계셨으면 제가 바로 계약하는 건데... ㅋ)
좀 쉬세요. 좀 쉬시다 보면~ 또 좋은 자리가 나올 것입니다.

세상만사 새옹지마인 법이니까 말이죠.

L.SHIN 2011-02-19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귀여운 책이 많네요. 그런데 [선생님, 내 부하해!]에서 깜짝 놀랐다는..ㅋ

노이에자이트 2011-02-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타니 선생님을 교사의 기준으로 하면 너무 눈만 높아지는 것 같아요.

울보 2011-02-1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섭섭하시겠어요,,
저희 학교에서도 이번에 여러선생님을 채용하시는데,방과후 교실은 모르겠고 돌봄선생님이랑 학력부족을 지도해주는 선생님을 공개채용하더라구요,,
저희학교도 작년 가을에 새로운 교장선생님이 오셨는데 의욕이 아주 많으시더라구요,
그나저나 많이 섭섭하시겠네요,그래도 힘내세요,,

마녀고양이 2011-02-1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니, 그럼 무슨 기준으로 임명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우리 사회는 사람 갈아치우기를 너무 좋아해요. 무슨 일이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 하는 사고 방식들.
새로 오신 교장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제게는 이 하나만 가지고도 기대가 팍 내려가네요. ㅠ

언니, 서울 즐겁게 다녀오세요. 좋은 일 가득 생기실거예요.

마노아 2011-02-19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께 잠시 휴식시간이 되었다가 다시금 학생들에게 돌아갔음 좋겠어요.
이건 정말 인력 낭비에 아이들에게도 기회 박탈이에요.ㅜ.ㅜ
저는 문경보 선생님의 교단일기도 참 좋았어요.
지금쯤 친정 어머니와 영화 보고 계실까요? 따스한 시간 보내고 오셔요!!

2011-02-20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2-2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그래서 그동안 글이 촉촉하셨군요~ㅠ.ㅠ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셨잖아요.
좀 쉬시면, 다른 쪽 문이 열릴거예요~^^

전 모르는 책이 더 많아요.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가 가장 근간에 읽은 작품이네요.


2011-02-20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1-02-2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렸는데 이런 안타까운 소식이라니...
그 교장선생님 오기언니 같은 분을 제대로 보지 못하셨군요.
그 정도 경력이면 또 다른 좋은 일이 생기시리라 믿어요.
아자아자~~~
저도 하이타니 겐지로 작품 좋아요.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보면서 눈물 흘렸던 기억도 나네요.^^
그런데 <이 일기는 일지 마세요, 선생님>에 오타 났어요.

순오기 2011-02-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로 위로하고 응원해주신 님들 고마워요~ ^^
어제 조카결혼식 끝나고, 전날 저녁 먹은 것부터 안 좋았던 막내가 급체해서 큰일날 뻔했어요.
두번이나 토했어도 하얗게 죽어(?)가던 아이가 결국 동생집으로 와서 바늘로 따니까...살아났어요.
자고 일어나니 살만해서 아침에 죽 먹이고 오후 1시차로 내려갑니다~~
일일히 댓글 달지 못함을 이해해주십사...

hnine 2011-02-21 12:27   좋아요 0 | URL
아이쿠, 고생하셨네요. 그럴 땐 아무리 편한 곳이라 할지라도 어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오늘 댁까지 무사히 내려오시길 바랍니다.

herenow 2011-02-2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 글을 왜 이제야 읽었을까요..
정말 가슴이 짠 합니다.
아이들, 책들...
좋은 선생님이셨을거라고 믿어요.
이제 새로운 인생의 막이 또 열릴 모양이지요.
그 따뜻한 마음과 늘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순오기 2011-02-23 03:30   좋아요 0 | URL
제가 좋은 선생님이었다고 자신할 순 없어요.ㅜㅜ
그래도 아이들이 좋았던 것을 기억해주면 고맙지요~ ^^

모름지기 2011-02-2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순오기님의 수업을 직접 듣진 못했지만 분명 열정적인 좋은 선생님이셨을거라 확신해요.
확실하냐구요?..옙, 확실해요.^^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우리애들 방과후 활동한답시고 준비 열심히 해가는데
선생님이 건성건성하셔서 속상할때 있었거든요.

뜻이 있으니 좋은 소식 또 있으실거예요. 힘내실거죠?..^^

순오기 2011-02-23 03:30   좋아요 0 | URL
저도 대충하거나 건성으로 할때도 있었겠죠~ ㅜㅜ
다른 건 몰라도 책 제공은 타의추종을 불허할거라 자신하지요.^^

소나무집 2011-02-2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과후 일을 그만두게 되었군요. 아마 더 좋은 기회가 또 올 거예요. 순오기님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분을 그냥 놔두면 손해라는 걸 다들 알 테니까요. 화이팅~~~

2011-02-23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제 세상에 나온지 8개월이 된 조카의 아들에게
이모할머니가 선물하려는데, 조카며느리가 촉감책과 사운드 북을 원하더군요.  

그런데 사운드 북이나 촉감책은 어떤 게 좋은지 알 수가 없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검색해 보니 너무 많아서 어떤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사운드 북~ 

 

  

 


 


 

 

  

 

 

 

 

 

 

 

 

촉감책~~~~

  

 

 

 



 

 

 

 



  

 

 

 

 

그리고 요건 기본 아이템으로 선물하는데,
조카며느리가 시누이 집에서 보고 좋아 보여 아기에게 사주고 싶었다고 좋아하네요.
내가 아이 키울 때는 이런 거 없었던 듯한데, 요즘은 정말 좋은 게 너무 많아서
아기 엄마들의 욕구를 다 충족하려면 힘들거 같아요.
하지만, 요건 그리 비싸지 않고 사서 들여놔도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우리집에도 있는데, 정말 유용한 책꽂이어요. ^^


 책꽂이와 사랑해 시리즈는
이모할머니가 꼭 사주는 아이템이.
작은언니 아이들이 모두 아기 엄마 아빠가 되었는데, 우리 아이들 키울 때 많이 이뻐해줘서... 빚갚는 마음으로 인심 한번 씁니다.^^
적립금 빵빵하게 들어오면 이렇게 나갈 구멍이 더 먼저 알더라고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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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2-1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도움될만한 책을 선물하는 이모할머니 너무 멋져요.^^

순오기 2011-02-17 22:11   좋아요 0 | URL
이모할머니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cyrus 2011-02-1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들이 정말 이쁘네요. 조카를 위해서 책 선물을 하시는 순오기님 멋지십니다. ^^

순오기 2011-02-17 22:12   좋아요 0 | URL
유아책은 정말 이쁘죠, 조카의 아이를 위한 선물이죠.ㅋㅋ

같은하늘 2011-02-2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할머니가 이런 선물도 주고 행복하겠어요.^^
정말 멋진 할머니~~~ 그런데 오기언니를 할머니라 하려니 이상해요.ㅋㅋ

순오기 2011-02-23 03:37   좋아요 0 | URL
우리 애들 키울때 작은언니 아들딸이 우리애들 이뻐했어요.
그래서 그 아기에게 빚을 갚는 거에요.ㅋㅋ
 

깜짝 선물은 언제나 즐겁다.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은채 안겨오는 선물이라 기쁨이 배가 되는 듯.  


엊그제 네이버 쪽지를 하나 받았다.
내가 쓴 <그래도 괜찮아>리뷰를 보고, 감사의 마음으로 성인시집을 보내주시겠다는...
같은 빛고을에 살고 있으니 언젠가는 만날 기회가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사인본을 먼저 받게 되었다. 편집자나 작가들이 알라딘 서재를 즐겨 찾는다는 건 익히 알지만, 시인에게 직접 연락을 받은 건 처음이다. 출판사 카페를 통해 작가와 쪽지를 주고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아> 청소년 시집을 세 번이나 읽고 리뷰를 썼는데, 제목을 잘 뽑아서 그랬을까?^^ 
<그래도 괜찮아>구원받는 느낌이랄까... 

 
제8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빵점 아빠 백점 엄마>에도 시인의 시 12편이 실렸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4458300 

 

 

>>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인본으로 받은 <화려한 반란>은 2010년 7월에 나온 시집이다. 
안오일 시인은 2009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과 2010년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시인은 목포에서 나고 광주에서 산다. 시집에 나온 시인의 프로필을 보고 일면식도 없는 시인을 혼자 반겨했다. 음, 내가 목포 사람을 만나 광주에 둥지를 틀었기에, ...  

시인이 풀어낸 남도 사투리의 시를 읽으며 염화미소를 지었다.
광주살이 20년이 넘는 세월에 엇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으니, 소리내어 읽어도 좋았다. 
간혹 깊이와 속내를 다 알 수 없는 남도 말도 있겠지만, 책에서 만나면 무조건 반갑다.
어쩌면 내 고향 충청도 말보다 더 반가운 듯. 이젠 충청도에서 산 세월보다 광주에서 산 세월이 훨씬 더 길다. 그래서 이젠 광주사람이 다 됐다고....^^ 

순오기가 읽어주는 구수한 남도 말로 쓰인 시를 들어보시렵니까... 

 

낙지 부인의 하소연         -안오일-  

첨에 봉긋한 가슴이 있었지라
혹인지 옥인지 모를 새끼들
하나 둘 낳고부터
가슴이 머리로 달라붙어붑디다
이렇게 가분수 머리통이 될 줄 누가 알았간디요
어디 그뿐이단가요?
청춘의 덫에 걸려 뻘 구덩이에 살믄서
게만 잡느라 동분서주하다 보니
이렇코롬 다리만 늘어지게 돼부렀지라
사방 디서 모가지를 잡고 늘어져도
버팅길라면 것도 부족합디다마는
인자 어디서도 찾을 수 없으께라
뻘 가슴팍에 뻥뻥 구멍 내감서
바다를  향해 사래질 치던 그 꿈들,
시방도 휑한 가슴께로 머신가 차오를락치면
시꺼먼 한숨이 폭폭 나와싼디요이
어쩌겄소
한 발 빼고 나면 한 발 빠져 있는 세상인디
나도 나가 징그랍소 


그제는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생신이었는데, 이 시를 읽으니까 어머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콧날이 시큰했다.
목포 태생인 시인이 쓴 말이라 어머님이 하시던 말씀과 똑같아서... 

 

종자들의 지론         -안오일- 

처음 심어보는 마늘이지만
보란 듯이 해내겠다며 달려들었다
비닐 구멍 속에 마늘을 열나게 박아 넣는데
어머니의 한마디
--대가리 쪽으로 받아야 뿌리를 내리제 

아차 싶었다 마늘을 깔 때
칼로 대가리를 따내던 생각을 하며
돌아보니 맥이 딱 풀린다
저걸 언제 다시 심나  

바닥만 보며 고른 숨 쉬어가듯 마늘을 박던 어머니
심중을 헤아린 듯 또 한 말씀 던지신다
--놔둬라 비 한번 맞고 나면
    지그들끼리 자리를 잡을 것인께 

이건 또 뭔 말인가 싶어 되물었다, 뭐라구요?
--아 비 한번 맞아불믄 쳐들던 대가리도
   지 몸 궁굴려 흙쪽으로 뿌리를 내린당께
   죽을 놈은 죽겄지만 살 놈은 어쩌코롬 살 것인께 

 

우리네 인생도 세상사도, 비 한번 맞아서 잘못된 것들이 스스로 바로잡아 진다면 얼마나 좋으랴......  

책 뒤표지에는 고재종 시인의 추천사가 있어 반가웠다.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을 기웃거릴 때 고재종 시인에게 배웠던 인연이 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인의 부인이 내가 다닌 중학교 2년 후배였다. 그래서 시인은 나를 '당진댁'이라 불렀다.^^
내가 빛고을에 살면서 내 고향과 연결된 사람을 만날 줄은 꿈도 못 꿨는데, 사람의 인연은 알 수 없는 세계다. 

http://blog.aladin.co.kr/714960143/241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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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11-02-10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요일 아침...다녀갑니다.^^
유쾌하고 즐거운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다시 춥네요. 으....^^

순오기 2011-02-11 23:00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네요 메르헨님~
설도 지났고 졸업시즌이라서 꽃샘추위가 아닐까요?^^

세실 2011-02-1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사인책을 이리 자주 받는 님은 영향력 있는 인사^*^
님이 들려주시는 구수한 시 낭송 듣고 싶어요.
"분명 옥일 새끼들 낳고....." ㅎㅎ

순오기 2011-02-11 23:01   좋아요 0 | URL
사인본이 얼마나 되나 챙겨봐야겠어요.
이웃동네서 이벤트도 있으니까~ ^^

세실님의 보림양과 규환군도 분명 '옥'일 새끼들이죠.^^

마노아 2011-02-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깜찍한 깜짝 선물이네요. 목포에서 나고 광주에서 사는 그 인연까지도 정겹고 아름다워요.^^

순오기 2011-02-11 23:0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더 반가웠어요~
아마도 광주대 작가초청강연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요.^^

마녀고양이 2011-02-1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아침부터 염장 페이퍼? 아하하,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이런 소소한 행복...... 저두 행복해요~ 쪽!

순오기 2011-02-11 23:02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염장이었나요~ ㅋㅋ
쪽~ 소리도 반갑고요.^^

꿈꾸는섬 2011-02-1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인에게 직접 받는 사인본, 너무 좋으셨겠어요.^^

순오기 2011-02-11 23:02   좋아요 0 | URL
시인과 작가의 사인본은 언제나 반갑죠.^^

잘잘라 2011-02-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투리에 환장하는 저에게 이런 페이퍼는 정말..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잖아요!!!
순오기님 페이퍼에는 '땡스투'를 지르게하는 뭔가가 있어요. 분명!
그게 뭘까 그게 뭘까, 밝혀내겠다고 드나들다가 오늘도 땡스투~

순오기 2011-02-11 23:04   좋아요 1 | URL
사투리에 환장하시나요?ㅋㅋ 어디 사투리에 제일 환장하시는지요...
땡투를 지르게 하는 원인은 밝히셨나요?^^
우리 모두 지름신 강림을 막아내야 하거늘...ㅋㅋ

2011-02-10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2-11 23:04   좋아요 1 | URL
사이트에 가보니 단편동화로 받으셨네요~ ^^

울보 2011-02-10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멋져요,,

순오기 2011-02-11 23:05   좋아요 1 | URL
제가 아니고, 시인이 멋지다는 말씀이죠.^^

cyrus 2011-02-12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작가분이 주신 선물, 정말 잊혀지지 못할 특별한 선물이네요. ^^

순오기 2011-02-12 13:45   좋아요 1 | URL
예~ 잊지못할 특별한 선물이죠.^^
 

어제 오전 9시 55분, 수업중에 아들한테 전화가 왔었다.
배아프고 열이 높아  병원에 가라고 했는데 차비가 없다고... ㅠㅠ
엄마는 오후 1시나 돼야 집에 갈 수 있으니, 버스비는 재주껏 빌려서 오고 아빠한테 전화하라며 끊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니 거실에서 잠들었는데, 아빠랑 병원갔더니 장염이라고 죽만 먹으라고 했단다.
한숨 자고 일어나 죽을 먹였고, 음식 때문에 기숙사로 보내기가 곤란해 사감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아침에 등교시켰다.
어제 학교로 돌아갈 줄 알고 빈손으로 와서 결핵약도 안 가져왔던데, 잘 챙겨먹었나 궁금한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  

어려서부터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울던 녀석이라 덕분에 설거지도 면제받았는데, 어느새 엄마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준비중이다. 사흘 방학이라고 19일에도 집에 왔었는데, 엄마가 보고 싶었대서 모자가 잠시 부둥켜 안았더니 우리집에선 보기드문 풍경이라고 두 딸들이 난리를 쳤다.ㅋㅋㅋ 아들은 엄마 애인인데 그걸 알면서도 딸들이 질투하나?^^  

   

영화 <마더>에서 아정의 살인범으로 잡힌 동팔을 찾아간 도준엄마는
"너, 부모님은 계시니? 엄마 없어?"
라고 묻는다. 엄마가 없다는 동팔의 대답에 오열하던 도준엄마, 김혜자의 모습이 뇌리에 박혔다. 감옥에 갇힌 아들 도준을 꺼내기 위해 물불 안가린 엄마로서, 그런 엄마가 없는 동팔은 어찌 누명을 벗을지, 미안하고 안타까웠을 것이다. 

아들과 같은 기숙사방에 엄마 없는 아이가 있다. 첫 예비모임에 아빠가 오셨는데, 어떤 사정인지 모르지만 엄마가 없다고 했다. 아들에게 그애랑 간식도 나눠먹고 잘해주라고 했더니, 자기랑은 코드가 안 맞아 그닥 친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그애는 엄마가 없다는 말을 해줬더니...
"그래서 기숙사에서 빨래 했구나, 알았어, 00한테 신경써줄게" 라고 했다. 엄마가 없으면 소소한 생활의 불편 뿐 아니라,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상실감이 생긴다.
 어떤 이유로든 성장기에 엄마가 없다는 건 짠한 일이다. 그래서 내 주변에서 엄마가 없는 아이를 보면 신경 쓰인다.

   


지난 수욜엔 자칭 수제자라는 ㅅ학교의 *혜를 만났다. 제주도에서 전학온 1학년 12월에 만났는데, 어느새 졸업을 한다. 처음 수강할 때 할머니가 얘기해서 엄마가 없는 걸 알았지만, 아이가 내색하지 않아 나도 아는 척하지 않았다. 아이는 항상 엄마가 있는 것처럼 글을 썼고, 생활에서도 엄마가 없다는 걸 표내지 않았다. 그러다 4학년 여름에 새엄마가 생겼고 할머니가 손주를 보내고 살 수 없대서 주말에만 함께 지냈다. 작년 10월에 내가 그 학교를 그만두었는데, 12월 말에 연락이 와서 오랜만에 만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새엄마와 살게 돼서 이사한단다. 새엄마 아들 동갑내기 동생과 4학년인 제 남동생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살게 된다며,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아이에게 <소희의 방> 이야기를 해줬다. 어려서 헤어진 친엄마와 중학교 2학년에 다시 만난 소희는, 친엄마와 공유하는 사랑과 추억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고...


"휴대폰 약정 기간처럼 너와 네 엄마. 그리고 네 동생들도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채워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227쪽)  

네가 새엄마랑 사는 일도 그럴거라며 <소희의 방>을 선물했다. *혜가 새로운 가족과 사는 일이 너무 힘들지 않고, 그동안의 결핍까지도 보상받을만큼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무 행복해서 나를 찾아와 속상하다고 울지 않으면 더 좋고... 
   

새엄마를 '팥쥐엄마'로 지칭하며 새엄마는 나쁜엄마라는 도식을 바꿔버린 밤티마을 시리즈도 추천할만하다. 큰돌이와 영미 남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팥쥐엄마. 큰돌이는 팥쥐엄마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리라 단단히 다짐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팥쥐엄마는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었던 영미도 찾아와 애정을 쏟는다. 영미는 팥쥐엄마가 낳은 동생 봄이에게 질투를 느껴 심술을 부린다. 새혼가정이 많아지니 밤티마을에 감정이입을 해도 도움이 될 거 같다.  

 


"너, 엄마 없어?"라는 마더의 도준엄마를 생각하며, 내가 읽은 책에 나온 엄마를 떠올려봤다.    

박완서님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엄마의 말뚝>을 봐야 한다. 졸지에 남편을 잃고 박적골을 떠나 대처에 말뚝을 박고 아들 딸을 잘 키워내는 것이 지상 목표였던 어머니는, 작가의 어머니 뿐 아니라 모든 어머니들의 소망이기도 했다. 정작 그렇게 갈망하던 대처로 나왔지만 문안으론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밖인 현저동 상상꼭대기에 말뚝을 박으며 상처받았을 어머니의 허세와 자존심은 외면하기 힘든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대처에 말뚝을 박은 어머니에겐 또 하나의 말뚝이 있었으니, 그건 세상 천지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잘난 아들이었다. 그 아들을 6.25 전쟁통에 잃고 하늘이 무너지는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었다. 어머니의 말뚝이었던 아들을 잃는 일은 삼대에 걸쳐 일어났으니, 작가의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아들까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보냈다. 이제 작가님은 하늘나라에서 당신들의 말뚝이었던 아들과 함께 계실까? 박적골의 할머니랑 대처의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 오빠. 아들을 만났을지도...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로 시작하는 소설은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엄마의 희생으로 가정이 유지되고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잊고 살았던 자식들을 깨우치는 책이다. 모체를 통해 세상에 온 자식은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를, 커가면서 서서히 멀리하다가 급기야는 잊고 사는 지경에 이른다. 내가 필요할 때만 엄마를 떠올리는 아주 이기적인 존재가 된다. 살면서 힘들거나 외롭고 지칠 때 ’엄마가 옆에 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을 안 한 자식들이 얼마나 될까... 

"어쩌려구! 셋이나 어쩌려구!"
사랑하는 막내딸이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때 경악하던 엄마. 사랑하는 딸이 양껏 자유로워져 더 많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바랐던 엄마. 엄마와 손잡고 대학교를 가 준 딸, 서점이나 백화점에도 데려가 준 딸, "엄마는 밍크코트 입을 자격 있어요."라며 사 준 딸이다. 나도 셋째 딸이고 아이 셋을 낳았지만, 책 속의 셋째 딸처럼 엄마에게 해드리지 못한 게 많다. 2월에 서울가면 엄마랑 영화를 봐야겠다. 지난 가을엔 엄마가 마다해서 그만뒀는데, 정말 영화 한편 같이 못보고 돌아가시면 후회가 될 거 같다.   




"얘, 너네 아버지 나오면, 그만 갈라서야겠어. 그 인간이 그 안에 있으니까. 안 봐서 서로 편하잖아. 그걸 확실히 알았어."
"얘, 도장 찍는다고 해서 갈라서질까? 아파트 얻어서 내보낸다고 갈라서질까? 꼴 안 본다고 해서 갈라서지느냔 말야."
"얘, 너 자니? 자? 너네 아버지도 잘까?" 

잠이 안 온다고 한밤중에 전화해서 끊임없이 넋두리를 쏟아내는 엄마를 견디기 힘들었던 딸은 핸드폰을 꺼버리지만, 신호가 죽어버린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을 엄마를 생각하며 잠들지 못한다. 애증과 연민, 끊을래야 끊을 수없는 조연주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은 단독의 나무이면서 숲을 이룬다. 가석방으로 나온 아빠를 홀로 내보내고 간병인의 손에 맡겼던 엄마는, 화장터 소각장에 들어가자 "아이구 불쌍해라. 불쌍해서 어쩌나. 불쌍하다 불쌍해." 뒹굴면서 울었다. 아~ 엄마를 이해하려면 딸은 얼만큼의 인생을 살아내야 할까...  내가 들은 쟁쟁쟁 소리는 풀꽃과 숲의 소리가 아니라 조연주 엄마의 넋두리였다.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로 감동을 준 사노 요코가 가장 미워하고 가장 사랑했던 사람, 친정 엄마와의 애증을 고백한 감동에세이다. 이 책을 보는 내내 반성과 후회와 더불어, 부모를 감당하지 않으려는 자식들의 이기심에 부끄럽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어머니를 어머니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싫어했다."는 사노 요코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많은 기억을 잃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노인이 되어서야, 50년간 짓눌렀던 자책감에서 해방되었다. 엄마가 치매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모녀간의 애증을 풀 기회도 없었을테니, 지금까지 살아 치매에 걸려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어머니를 만지기도 꺼렸던 그녀가 한 이불 속에서, 가르지 않은 젓가락처럼 꼭 붙어 자장가를 불러주며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은 화해의 절정이다. 

"전 못된 아이였어요. 미안해요."
"나야말로 미안하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란다." 


 

2007년 9월 10일, 이해인 수녀님의 어머니 김순옥 할머니의 장례 미사에서 김신부님이 하신 강론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단다.

"할머니의 삶은 / 한 장의 단풍잎 같았지요.
바람에 떨어졌어도 / 책갈피에 넣어 간직하고 싶은 / 단풍잎처럼 고운 삶을 사셨지요! "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 학업을 마치고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분에게 / 슬픔 중에도 다 같이 / 축하를 드립시다!"

내가 꿈꾸는 장례식 풍경화를 이 책에서 만났다. 부모의 죽음을 맞이한 자식의 슬픔이야 말할 나위 없지만, 이렇게 멋지게 보내드릴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단 생각을 했다.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울컥울컥 뜨거워지는 수녀님의 애절한 사모곡을 만나게 된다.
  

  


'어머니'라는 부름만으로 눈시울을 젖게 하는 어머니는 눈물샘의 원천이다. 
내 살아 온 일생을 책으로 쓰면 소설 몇 권은 되리라고 말씀하시던 우리들의 어머니. 자식을 위해서라면 당신 몸을 다 바쳐서 끝없이 퍼주기만 하시던 어머니. 우리에게 아로새겨진 어머니가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모습이다. 누구 어머니라고 조금 덜하거나 더할 것없이 모성애의 표본이신 이땅의 어머니, 스물 다섯 분의 명사들이 풀어내는 어머니의 노래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삶의 질곡에서 위로를 받고자 흥얼거렸던 어머니의 노래, 끝내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아픈 사연을 대신하던 그 노래들이 어머니의 기도였고 한이었음을 깨닫는 책읽기였다. 내 어머니의 18번, '알뜰한 당신, 아내의 노래,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함께 부르기 위해 처음으로 노래방이라도 모시고 갈까...




칼린의 엄마는 라투아니아계 미국인으로 자식 교육에 대단했다. 딸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했고, 밤마다 말러 교향곡 1번을 틀어 재웠다. 빈소년합창단이나 발레 공연이 있을 때마다 데려갔고, 딸들에게 음악과 예술, 여행의 즐거움을 안겨줬다. 엄마가 부른 '아리랑'에 매혹된 아빠와 사랑에 빠졌고, 칼린 자매는 '세모시 옥색치마'로 시작되는 '그네'와 '보리밭'을 엄마의 노래로 기억한다. 엄마는 칼린을 깨울 때면 정장을 차려 입었거나 출근 시간이 늦어도 꼭 보듬어 기분 좋은 아침을 맞게 했다니 놀랍다. 나는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으로 보내고 출근하려면 수없이 닥달하고 채근해서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좌절했는데.ㅜㅜ

칼린의 엄마는 다섯 살 때 리투아니아에서 미국으로 왔고, 1990년 리투아니아가 소련 연방국에서 독립하면서 50년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 칼린은 어머니의 고향방문 선물로 '십자가의 언덕'에 올릴 십자가를 만들기로 작정하고, 신림동 골목에서 5센티 두께에 B4용지보다 좀 더 큰 나무 판때기를 구해 부억칼로 조각했다. 십자가를 만들고, 앞에는 큰 원을 파서 엄마의 성 믹포빌의 M을 새겨넣고, 뒤에는 믹포빌 피가 흐르는 십여 명의 가족과 친척 이름을 모두 새겼다. 상처투성이 손으로 만든 나무 십자가는 엄마와 이모들을 감동시켰고, 선물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한 내게도 뜨거운 감동이었다. 모녀의 사랑을 확인하며 질투나는 독서이기도 했다.   

 

인생 막장 드라마 같은 가족이야기다. 나이 쉰이 넘어도 결혼도 안하고 돈벌이도 못하는 뚱땡이 큰아들, 공부를 잘해서 대접받으며 커 영화감독이 됐지만 망해먹고 이혼한 둘째 아들, 딸내미 하나 두고 이혼하고 술집을 하며 혼자 사는 딸까지, 자식 셋이 늙은 엄마한테 얹혀 사는 형국에 기가 막힌다. 하지만 늙은 엄마는 자식들을 거두고 먹이는 일에 불평하거나 군소리하지 않는다. 끝없이 퍼주어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엄마는 단단하게 버틴다. 장성한 자식들이 제앞가림도 못하고 늙은 엄마를 파먹고 산다면... 난 절대 이 엄마처럼 할 수 없을 거 같아,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하나씩 드러나는 세 자식의 출생 비밀은 엄마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엄마는 질곡의 세월을 겪으며 만들어지는 것인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징글징글한 가족의 중심에서 버티고 품어주는 엄마라는 존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걸 품어주는 내 엄마가 아직은 살아계셔서 다행이고, 어느새 나도 그런 엄마의 자리에 앉아 있구나, 새삼 실감나는....

 
 

엄마가 없다는 건, 세상의 그 어떤 슬픔이나 아픔을 압도하지 않을까?
하지만 엄마가 없어도 우리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성장기에 엄마를 잃은 아이들도 힘을 내서 엄마의 몫까지 살아내야 되리라. 
혹시라도 엄마 없는 이가 이 페이퍼를 봐도 아파하지 말고 사는 일에 힘을 냈으면...


2009년 여름 책따세 추천도서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엄마를 암으로 잃은 열세 살 알리스가 죽음에서 삶을 발견하는 철학이 묻어나는 책이다. 그러나 죽음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통곡과 절규는 없어서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세련되고 개성있는 완벽한 엄마는 암 진단을 받고도 밝게 생활하지만,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며 서서히 허물어져 간다.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 알리스에게 엄마가 당부하는 말이 있다.
"알리스, 돌아올 때 오렌지 사 오는 것 잊지 마!" 
알리스는 엄마를 떠나 보내며, 오렌지를 사오라는 당부를 
"살아라, 내 딸아, 살아야 한다." 
는 의미라는 걸 마법의 주문처럼 깨닫는다.

  

 

어린 자매를 두고 스스로 세상을 등진 내 이웃 그녀는 나를 애통하게 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 그녀의 어린 딸들은 이제 고3이 되고 초등 5학년이 된다. 그리고 큰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때에 맞춰 새엄마를 맞게 된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영영 잊는 건 아니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이렇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은 언제나 산자의 몫이다. 엄마가 없어도 우리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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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11-01-2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음 생에 꼭 우리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어요.
친정 엄마는 6.25의 충격으로 부모님이 한 해 차이를 두고 돌아가시고 8살에 고아가 되어서 친척집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꼭 내 아이들, 내 가정은 끝까지 지키자는 것이 엄마의 생의 목표였대요.
그래서 저는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서, 엄마가 자라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님을 글을 보니,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이루고 싶은 한가지가 떠올랐어요._()_

순오기 2011-01-29 11:58   좋아요 0 | URL
내 이웃에 고3이 되는 작은딸이 언제 어디서든 제 엄마를 챙기는 걸 보면, 전생에선 딸이 엄마였나보다 생각들어요. 실제로도 그 딸애는 다음에 태어나면 자기가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고 노래하죠.
사람의 인연은 억겁이 쌓여야 한다던데, 혜덕화님이 어머님에 품는 생각에 덩달아 포근해집니다.

꿈꾸는섬 2011-01-2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멋진 리뷰를 쓰시는 순오기님, 쪽~~ 너무 멋져요.^^

순오기 2011-01-29 12:00   좋아요 0 | URL
오래전부터 이런 제목의 페이퍼를 쓰고 싶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많이 늦어졌어요.
'마더'를 보고 싶다는 막내와 어제 영화를 다시 보고 페이퍼를 쓰게 됐지요.^^

마녀고양이 2011-01-2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어머니 관련 책이 많다니, 그리고 이 많은 책들을 접하셨다니........
요즘 들어, 책 많이 읽으신 분들을 보면 내내 부러움 중. 왜이리 책이 안 잡히는지요~ ㅎㅎ

어머니..... 저는 아직도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 하고 있어요. 그래서
남들처럼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짠한 글이 안 나오나봐여. ㅠㅠ.

글, 너무 좋으시네요... 언니 좋은 주말 되셔여~ 멋진 애인 부러워여.

순오기 2011-01-29 12:12   좋아요 0 | URL
엄마를 얘기하는 책은 엄청 많을 거에요. 내가 읽은 건 아주 극소수고요.
나는 엄마 아버지가 고생을 많이 하셔서 생각만해도 눈물날때가 있어요~

2011-01-29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9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1-01-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엄마가 아니면 지금 달리 무어라 불릴까 생각해봐요.
엄마라는 이름이 없다면 달리 살고 있을까요.
모든 이름의 위에 '엄마'가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이름으로 성공해도 엄마로 성공하지 못하면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는 것이...
오기언니,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순오기 2011-01-30 16: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엄마가 아닌 내 삶을 상상해보는 게 쉽지 않아요.
이미 엄마가 되었다면 엄마로서의 삶에 충실해야겠지요~
주말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방콕이지만 어제 심야로 조선명탐정 봤어요.^^

마노아 2011-01-2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더의 저 대사 때 참 눈물 났어요.
박완서 작가님 책에 눈길이 가요.

순오기 2011-01-30 16:02   좋아요 0 | URL
마더의 저 대사는 이 영화의 모든 걸 압축한 대사였다 생각해요.
박완서 작가님 책, 많이 사들였는데... 엊그제 엄마의 말뚝을 다시 봤어요.

blanca 2011-01-3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엄마 시즈코상>을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이런 테마로 페이퍼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한테 더 잘할게요. 그리고 저도 요새 아이한테 명작동화 얘기를 해 주는데 죄다 새엄마가 마녀처럼 그려져서 참 그렇더라구요. 단지 새엄마라는 이유로. 순오기님의 배려가 참 뭉클합니다.

순오기 2011-01-30 16:04   좋아요 0 | URL
나비님이 추천한 책인데, 내엄마의 상황과 겹쳐지면서 많이 감정이입됐어요.
요즘은 친엄마보다 좋은 새엄마도 주변에서 볼 수 있어 다행이에요.

세실 2011-01-3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엄마가 많이 아프시단 얘기에 그만 울어 버렸어요. 문득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생각하니 하늘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으세요. 님 페이퍼 읽으니 자주 찾아뵙진 못하지만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엄마는 제게 든든한 힘이 되시네요. 이번 설엔 엄마 보약 해드리려구요.

순오기 2011-01-30 16:05   좋아요 0 | URL
엄마가 아프면 정말 맘이 아프죠.
그래도 살아계셔서 다행이죠~ 비록 더 잘 해드려야겠단 다짐만 하지만...

희망찬샘 2011-01-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엄마 보고 싶어요. 우리 딸이 그 땐 자기가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이제는 뭘 좀 알아서 할머니 살아계심 잘 해드릴 수 있는데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1-01-30 16:06   좋아요 0 | URL
으앙~ 친정엄마 떠나보내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릴 거 같아요.
어린 희망이는 어쩜 저런 걸 벌써 알았을까요...이쁜 마음 변치 말아야지요.^^

무스탕 2011-01-30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40이 넘도록 엄마랑 같이 사는 저는 참 복 많이 받은 딸이지요 ^^
엄마랑 꽃구경도 가고 같이 영화도 보고 싶지만 지금은 여건상 힘들고 그저 가끔이라도 같이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같이 티비 보면서 저 배우는 어떻고 저 노래는 어떻고 이야기 나누는 소소한 일상도 저는 감사할 뿐이에요.

순오기 2011-01-30 23:37   좋아요 0 | URL
40이 넘도록 친정엄마랑 같이 살면서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무스탕님은 복받았네요~~ ^^
 

이웃동네에서 매달 책선물 받을 주인공을 뽑는 이벤트가 있다.
12월에, 방과후학교 수강생 중에 다문화 가정 *미(1학년)에게 책선물을 하고 싶다는 사연을 올렸었다.
해당도서가 어린이용이 아니라 12월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당첨과 관계없이 담당자가 나중에 책을 챙겨보내줬다.  

아직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기가 안되는 *미가 읽기엔 버거운 책들이다.
베트남 사람인 *미 엄마는 영광 정씨로 개명하고 귀화해 혼자 아이를 키운다. 
여름에 전화할 때는 한국말이 서툴러 잘 못 알아 들었는데, 지난 주 통화할 때는 한국말이 많이 늘어서 잘 알아들었다. 

엄마가 한국말을 하고 글자를 읽을 줄 알아도, 그 의미를 모르니까 아이에게 설명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국 문화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책과 아이가 좋아할 책을 준비했다.
 

 

 

  

 




 

 


   


  

 

 

 
 

 

지난 화요일, *미가 글자 쓰는 책을 다 떼어서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상으로 줬더니, 너무너무 좋아했다.
항상 수업에 지각했는데 다음 날엔 일등으로 왔고, 집에서 그림을 그렸다며 좋아하는 빛이 역력했다. 


  


*미 이야기를 접한 00공원의 세 공주 엄마가, 친정 오빠네가 다문화 가정이라 *미가 남같지 않다는 사연과 함께
책선물을 세 권 고르래서 <설빔>과 <손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를 선택했는데, <마술연필>까지 보내왔다. 






  

 

 

 

   


사랑은 잔잔하지만, 소리없이 감동의 쓰나미를 몰고 온다~  
다음 화요일에 하트가 뿅뿅 그려진 상자에 담아 *미 엄마에게 전달할 예정인데, 모녀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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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1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읽은 따뜻한 선물의 종결자군요! 좋아하는 아이의 얼굴이 충분히 그려져요. 순오기 님도 같이 상받아야 해요. 참 멋져요.^^

순오기 2011-01-15 11:35   좋아요 0 | URL
요즘 '종결자'라는 말이 유행인가 봐요.^^
지난 월욜에 글쓰기 가는 날이냐고 엄마가 전화했더라고요.
돌보교실은 안가고 글쓰기만 가고 싶어해서 글쓰기 안하는 날은 학교를 안 갈려고 한대요.
아이들은 누가 자기를 이뻐하는지 촉수가 예민한 거 같아요.

라로 2011-01-15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처음 읽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순오기 2011-01-15 11:35   좋아요 0 | URL
오늘 빛고을은 햇살이 눈부시네요~ 따스하고 눈부신 햇살이 온누리에~

희망찬샘 2011-01-15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인 페이퍼예요. 사실, 저는 독서논술 지도라는 거 우습게 보았는데요... 이런 걸 배운다는 게 좀 그렇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기 해 보면서 선생님이 책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이라면 그 수업은 무조건 굉장한 수업이 될 수 있겠다는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순오기님 수업은 정말 굉장한 수업이에요. 저도 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배우고 싶어요. 아이가 되어서 말이지요.

순오기 2011-01-15 11:38   좋아요 0 | URL
저도 희망찬샘을 비롯한 알라디너에게 늘 배웁니다~
책을 조금 더 아는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굉장한 수업은 아니어요.
아이들도 나를 좋아하는 아이와 무서워하는 아이로 나누어지고요.^^

hnine 2011-01-15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은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는 것, 그 이상일 때가 많아요.
이웃동네 (인xxx 말씀하시는거죠? ^^)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를 많이 하는 것 같네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의 시선도 점차 좀 푸근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순오기 2011-01-15 11:41   좋아요 0 | URL
음~ 훗날 애들이 나한테 뭘 배웠는지 기억이나 할까?
글쓰기는 까먹어도 뭔가 좋은 추억 하나는 남겨줘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 해요.
알라딘과 다른 매력을 가진, 이웃동네 이벤트가 몇 가지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1-15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너무 잘 되었네요.
챙겨주신 담당자에게도 너무 감사, 이렇게 전해주시고 계속 돌봐주시는 오기 언니께도 감사.
너무 기쁜 일들이예요. 저도 말만 하지 말고, 무엇인가 해야할텐데 말이죠. ^^

역시나 멋진 우리 오기 언니.

순오기 2011-01-17 03:57   좋아요 0 | URL
^^
요기만 댓글을 빼먹었네요~ 굿나잇!

무스탕 2011-01-1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마음은 번지게 되어 있나 봐요.
소문난 미행보다 이렇게 잔잔한 손길들이 훨씬 많다는건 정말 추운 겨울에 따듯한 온돌같은 행복이에요 ^^

순오기 2011-01-16 17:55   좋아요 0 | URL
추운 겨울의 온돌 같은 행복이라니 시 같아요.^^

비로그인 2011-01-1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얘기 읽고나니 조금 덜 추워요. 정말 이웃동네는 뜻밖의 좋은 이벤트가 많단 말씀입니다..

춥디추운 주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순오기 2011-01-16 17:56   좋아요 0 | URL
좋은 이벤트가 많은 이웃동네를 아시나요?^^
올겨울은 많이 추운거 같아서 그저 방콕모드로 지냅니다.

잎싹 2011-01-1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마실왔어요.
좋은 소식에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순오기 2011-01-18 20:37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어요, 잎싹님~~~ ^^

같은하늘 2011-01-2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정말 따뜻한 이야기예요.^^
살짝 보이는 *미가 참 예뻐보이네요.

순오기 2011-01-22 00:48   좋아요 0 | URL
정말 이쁘고 영리한 아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