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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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누군가의 인생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그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흔들리다 못해 모든 것을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만 할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 원인과 이유는 수없이 많고, 그것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역사와 관습의 올무, 돈과 인간관계에 의한 사람의 욕망 때문에 대다수는 무너진다. 인간은 사납게 몰아치는 폭풍우 뿐만 아니라 평화롭게 보이는 너울성 파도에도 목숨을 잃는다. 오히려 무심하게 숨겨진 악의와 조롱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그러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이미 모든 것은 깨어져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복합적이고도 깊은 어리석음은 언제든지 나에게로 향할 수 있다.

 

“I would prefer not to"

허먼 멜빌의 소설, 필경사 바틀비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이다. ‘저는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p.110)’라는 이 말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바닷가에서》의 중심을 관통한다. ‘하지 않겠다는 말보다, ‘안하는 편을 선택한다는 것은 인간 실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관점에 따라 이 문장은 누군가에겐 감동을, 다른 누군가에겐 황당하고도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관계와 변수 속에, 자신을 지킬 수도, 소외시킬 수도 있는 생존의 언어이기도 하다.

 

[일 년의 마지막 몇 달은 인도양을 지나온 바람이 해류가 순순히 항구로 가는 물길을 제공하는 아프리카 해안으로 끊임없이 불어간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 또 몇 개월은 바람이 방향을 바꿔 거꾸로 불기 시작하면서 상인들을 집으로 빠르게 돌려보낼 준비를 한다.....

수세기 동안 용감무쌍한 상인들과 선원들, 분명 대부분 야만적이고 가난했을 그들이, 무심의 바람을 막아내려고 아주 오래전에 뾰족해진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그 쭉 뻗은 해안으로 해마다 여행을 떠나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물건과 신과 자신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신들의 이야기와 노래와 기도를 함께 들고 왔고, 그 지식을 흘낏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들인 노력의 정수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들은 굶주림과 탐욕, 자신들의 환상과 거짓말과 증오를 가져와서 그것들 중 일부는 평생 그곳에 내버려두었고, 자신들이 사들이고 거래하거나 앗아갈 수 있는 것들은 가져갔는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거나 납치해서 고국에 노예로 팔아먹었다

-p.32~33]

 

원래 계절이라는 뜻으로, ‘몬순의 어원이기도 한 계절풍인 무심(musim)은 동아프리카의 역사를 무수히 변화시킨다. 여러 나라에 차례로 침략당하고, 배를 타고 들어온 상인들은 그곳의 경제를 장악하고 그들의 종교를 전파한다. 이슬람의 관습과, 이익을 남겨야만 하는 교역이 만나 독특한 문화와 관계가 생성되지만, 한편으로 형식과 태도에 부당하고 전근대적인 악습도 만연한다. 1960, 무심이 불어올 때 들어온 바레인 출신의 페르시아인, ‘후세인의 등장으로 이 소설의 화자인 살레 오마르라티프 마흐무드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것보다 사회적 관습이나 종교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곳에서 법률적인 것은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곳을 지배해온 영국이 그 어떤 수습도 하지 않고 슬그머니 떠나버리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스스로 풀 능력도 없기에, 국가 역시 합리적이지 않다. 쉽게 권력을 쥐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말도 안 되는 악행과 폭력이 자행된다. 권력자의 정부인 라티프의 어머니의 말 한마디로 오마르는 감옥에 투옥되고 난민이 된다. 악의와 복수를 알라의 말씀으로 앞세우는 종교의 편협함도 한 인간을 궁지에 몰아넣기에 충분하다.(특정 종교에 대한 비하는 절대 아님).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바닷가에서에는 우리가 생각해야만 하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한 권의 책이지만 대하소설을 읽거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다른 소설인 낙원이 배경 설명을 숨긴 채, 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며 어떤 세계를 유추하고 이해시키는 과정이었다면, 바닷가에서는 우리 눈앞에 모든 것을 보여 주며 내가 몰랐던 세계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낙원에서 어느 정도 인식한 동아프리카의 역사와 사회를 이 소설을 통해 더 자세하고 깊이 알게 되었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현지인과 난민의 시각으로 본토와 유럽에 대한 비판을 한다. ‘무심으로 상징되는 많은 것들이 이국적이고도 흥미로우며, 아라비안 나이트의 후예답게 풍부한 이야기로 소설적 재미도 준다. 이 책에서 얻은 생각은 가지를 뻗어 문제의식으로, 선택과 사는 방법의 결과로 다가온다.

 

소설의 시작은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난민이자 망명 신청자인 라자브 샤아반 마흐무드라는 이름을 차용한 살레 오마르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무심교역을 위해 들어온 '후세인'의 장난 같은 행동으로 악연을 맺은 마흐무드와 오마르집안의 사람인 살레와 라티프가 영국에서 난민으로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화자가 바뀌며 전개된다. 악연을 맺은 사람들이 늘 그렇듯이 그들에게는 많은 상처와 오해가 있다. 결국 그들은 난민의 신세로, 고향을 떠나온 타국에서 그것을 풀고 화해를 한다. ‘필경사 바틀비에 감동하고, 똑같이 영국인으로부터 히죽거리는 블랙어무어(grinning blackamoor)'라는 말을 듣는 그들은 같은 처지의 이방인임을 실감한다. 늦은 나이에 자신의 나라를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살레 오마르는 살아왔지만, 살아버린 것이기도 한(p.13)’ 느낌을 갖고, 불안과 함께 새로운 곳에서 두 번째 난민 생활을 시작한다. 이 소설의 모든 배경은 오마르가 죽음에 더 가까운 나이에도 낯선 곳에서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준다.

 

[그러니까 내게 닥쳐온 사건들은 이렇습니다. 그것들 대부분은 극적인 드라마 없이는 말하기 어렵고, 그중 일부는 나를 고통에 휩싸이게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정말 하고 싶고, 그로써 내 시절에 대한 판단과 표리부동한 우리 삶의 하찮음을 드러내 보이길 간절히 원합니다. 나는 간략히 이야기할 것인데, 왜냐하면 쓰라림과 무력함 속에 내게 남은 얼마 안 되는 것들마저 사그라질까 두려운 마음에 대부분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온 사건들이기 때문이에요. 나는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들을 이치에 따라 따져보며 여러 해를 보냈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참을 수 없는 가혹함을 견뎌내야만 하느니, 차라리 가져서 상처가 나고 접질린 채 조용히 사는 게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344]

 

살레 오마르는 영국의 공항에서 망명 신청을 하고, 심사를 받는다. 오마르가 가져 간 작은 초록색 천 가방에는 초라한 옷 몇 벌과 우드알카마리라는 향기로운 침향이 들어 있다. 검사관인 케빈 에덜먼은 우드알카마리 상자에 관심을 갖고, 슬그머니 가져가버린다. ‘원주민의 투박하고 부주의한 손에 맡기기에는 너무 여리고 섬세하다는 이유로(p.29)’ 침략자인 선조들이 아프리카의 많은 것을 갈취한 것처럼, 케빈 에덜먼도 오마르의 마지막 남은 소중한 물건을 강탈해 간다. 유럽인은 세상을 먹어치우러 가는 수많은 무리들을 내보내고(p.59)’ 침략했음에도 정작 아프리카인인 오마르는 끈끈하게 들러붙어서 들어가게 해달라고 빌고 있다(p.59)’.

 

내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을 읽은 건 그가 2021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이유가 크다. 노벨상은 우리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작가의 책을 읽게 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어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란다. 문학은 단지 책에 나오는 의미와 스토리만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있는 서사와 배경을 통해 다른 역사와 세계를 배우고, 나와 다른 처지의 인간을 만나게 한다. 아프리카 특히 동아프리카의 매력적이고도 불행한 이야기를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거리가 멀고, 이질적인 문화를 가졌다고 해서 우리와 완전 다르지는 않다.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인간의 삶 속에서, ‘나는 안하는 편을 선택하는 조건과 그것을 위해 품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그 다른 것들이 가르쳐준다. 그런 면에서 구르나의 작품은 좋고 기특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책에 대해 내가 쓴 글은 중요한 걸 다 빼먹은 듯하다. 그저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되풀이되는 일상의 쳇바퀴 속에서 힘들고 지칠 때, 바다를 보러 간다. 주기적으로 넘실대는 그 푸른 물을 보고 와야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바닷가에 서면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탁 트인 망망대해의 수많은 물결 하나하나에 상념이 생긴다, 지혜롭지 못한 것에 대해, 잘 하지 못한 처신과 지나친 욕망으로 인해 나 자신을 속이고 멍들게 했음에 후회한다. 내 마음과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공감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슬프기도 하다. 무심의 바람과 함께 일생을 보낸 오마르는 바닷가에 있는 영국의 소도시에 정착한다. 이방인 오마르 역시 타국의 바닷가에서 나와 똑같은 감정을 가졌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담담히 인생을 받아들인다. 어떤 것에도 명확한 결론은 없다. 세상은 한 사람이 풀어내기에 너무 거창하고 막막한 것들이 많다. 무심으로 밀려오고 밀려가는 삶에 그저 신의 자비를 바랄 뿐이다.

 

인샤알라-신의 뜻대로.

 

[저는 이 모든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시절 그 장소에 대해 생각하느라 녹초가 된 기분이에요. 그리고 적의와 경멸과 깔보는 시선을 겪으며 제 삶의 모든 이런저런 일들을 껴안고 이곳에서 살아가느라, 저는 녹초가 되어 쓰라리고 상처로 멍이 든 듯한 기분입니다.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세요? 분명 그 기분을 아실 겁니다. 저는 이번 주 내내, 알거나 알지 못하고,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또 어쩔 수 없다고 느끼며 살아온 이 모든 세월 동안 제가 얼마나 녹초가 되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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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7 21: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평화롭게 보이는 너울성 파도에도 목숨을 잃는다 ~ 문장 넘 좋은데요 페넬로페님 침향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가 아프리카를 대하는 자세군요. 페넬로페님 리뷰 정말 좋습니디 무조건 이 책 읽고싶을 정도로요 *^^* 👍❤️

페넬로페 2022-08-28 11:06   좋아요 4 | URL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와서 많은 것을 약탈해 갔는데 침향이 어떤 은유적 표현으로도 읽혔어요.
이 부분에 작가의 유머도 있는데 다 옮기지 못했어요.
이 책은 문장도 좋아요.
소설적 재미도 있어 읽으셔도 좋을 듯 해요^^

바람돌이 2022-08-27 21: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낙원보다는 바닷가에서가 더 좋았어요. 지금 그후의 삶도 읽으려고 줄세워났는데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ㅎㅎ

페넬로페 2022-08-28 11:08   좋아요 4 | URL
네, 저도 9월에 ‘그 후의 삶‘ 읽으려고 해요. 세 권 출간 된 책을 이렇게 연속해서 읽은 적이 별로 없는데, 구르나 작가의 작품이 매력이 있더라고요^^

미미 2022-08-27 23:1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이 너무 많아서 도서관에서 나중에 빌려 읽으려고 했었는데...아무래도 소장가치가 있을듯 합니다. 한 권을 읽어도 어쩜 이렇게 분투하듯 읽어내시는지 리뷰 볼때마다 항상 놀랍니다. 멋있어요!!*^^* 페넬로페님 아래쪽에 있는 바다에 대한 말씀도 많이 공감됩니다.

페넬로페 2022-08-28 11:42   좋아요 3 | URL
소장하고 싶은데 저도 이 책 도서관 희망도서로 읽었어요. 구매한 책 중 안 읽은 책, 거의 다 읽고 책 사자고 결심 중입니다.
책을 읽고 글 한편 써내는게 저에게는 매번 힘든 일이라 분투하며 읽지 않을수가 없어요 ㅠㅠ
멋있게 봐주시고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책읽는나무 2022-08-28 00: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잠깐 잃시찾에서 압둘라자크로 외도를??ㅋㅋㅋ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거겠죠?^^
저는 낙원 두 장만 넘기고 아직 그 상태네요. 다시 거제 낙원으로 넘어가야 하나?싶기도 합니다.
소설은 스토리보다도 서사와 배경으로 인해 역사와 세계관을 배우고 다른 처지의 인간을 배운다에 고개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페넬로페 2022-08-28 11:47   좋아요 4 | URL
독서동아리 필독서라 외도했습니다. 낙원보다 이 책이 더 잘 읽혀지더라고요.
배경설명도 잘 되어 있어요.
세상에 얼마나 다른 문화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래서 책읽기는 언제나 좋아요~~
다시 잃.시.찾으로 갑니다 ㅎㅎ

희선 2022-08-28 04: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계절풍 무심은 무심(無心)하네요 모든 걸 내려놓고 자기 삶을 받아들인다니... 그게 쉬운 건 아닐 듯합니다 말이나 문화가 다르다 해도 사람으로 비슷한 건 있겠습니다 페넬로페 님은 바다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시는군요 이 소설에 나온 사람도 그랬을 거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28 11:53   좋아요 3 | URL
오, 희선님 말씀처럼 이 책 읽지 않은 분이 무심을 한자어 무심으로 받아들였어요.
오마르가 다 내려놓았다는 제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바다에 가면 마음이 착잡하면서도 편안해져요.
이 소설에 많은 것이 있는데 제가 조금만 썼어요^^

새파랑 2022-08-28 11: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은 페넬로페님 작품인가요? ^^
저도 아직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리뷰만 보면 <낙원>보다는 <바닷가에서>가 더 좋을거 같아요.

사고 친 놈들은 빠져나가고 남은 사람이 고통받아야 하는 현실의 아이러니군요~! 바다를 바라보는 페넬로페님의 마음에 공감이 갑니다~!!

페넬로페 2022-08-28 11:57   좋아요 3 | URL
사진 편집 앱을 사용했어요.
낙원도 나름 좋았는데 바닷가에서가 강렬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맞아요~~사고 친 놈 빠져나가고요.
제가 안 썼는데 더 심한것도 있어요 ㅠㅠ
바다 보러가고 싶네요 ㅎㅎ~~

coolcat329 2022-08-28 1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명이 자세하다니 <낙원>보다 이 책을 먼저 읽는게 좋겠네요. 재미도 있다니 꼭 읽어보고 싶어요. ㅎ

페넬로페 2022-08-28 13:48   좋아요 3 | URL
낙원이 이 책 보다 더 앞선 시기의 내용이예요. 독일이 먼저 와 있는데 영국이 전쟁을 거는 시기가 낙원이면 바닷가에서는 식민지시대부터 그들이 떠난 후까지 광범위해요.
소설적 재미도 있어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해요^^

프레이야 2022-08-28 13: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도 봐야하는데 밀리네요 자꾸.
페넬로페 님 바다 보러 언능 가세요^^

페넬로페 2022-08-28 13:49   좋아요 3 | URL
저도 항상 책이 밀리고 있어요.
바다 보러 가야죠 ㅎㅎ

scott 2022-08-28 23: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후의 삶> 추천 합니다

초기작 보다 중기 후반부로 갈 수록 작가의 필체가 영글어 가는 것 같습니다
노벨이 상을 안주었다면
이 작가는 평생 동안 무명으로 남았을지도 ,,,

페넬로페 2022-08-29 00:20   좋아요 4 | URL
네, 당연 ‘그후의 삶‘도 읽겠습니다.
노벨상의 역할이 확실히 구르나 작가에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덕분에 동아프리카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페크pek0501 2022-08-31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필경사 바틀비, 참 특이한 유형 같아 흥미롭게 읽었어요.

이 페이퍼를 보니 바닷가에서, 를 꼭 읽어야 할 것 같군요.^^

페넬로페 2022-08-31 13:55   좋아요 2 | URL
바틀비가 한 그 말이 이 책에 여러 번 인용되고 있어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어요.
‘바닷가에서‘
읽으시면 좋을거예요.
역사.사회.인물들이 다 흥미로워요^^

yunhee2380 2022-09-03 2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링크 복사해가요~ 글이 너무 좋아요 ^^

페넬로페 2022-09-03 21:5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희선 2022-09-08 0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압둘라자크 구르나 소설을 보고 쓰신 글이 됐군요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작가가 뜻한 게 있다 해도 꼭 그렇게 안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작가도 모르게 담긴 뜻을 그걸 보는 사람이 찾을 때도 있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2-09-10 01:26   좋아요 1 | URL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를 울궈먹고 있어요. 또 그만큼 좋기도 하고요. 이번 달에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희선님**

mini74 2022-09-08 0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시찾에 이어 구르나까지 다 남 좋은 리뷰 *^^* 축하드려요 *^^*

페넬로페 2022-09-10 01: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일단 이 두 작가로 9월도 보내야할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2-09-08 0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09-10 01:28   좋아요 2 | URL
감사드려요, 그레이스님**

thkang1001 2022-09-08 09: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01:29   좋아요 2 | URL
thkang님, 감사드려요.
올해는 보름달도 풍성하네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09-08 0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당선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9-10 01:29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새파랑 2022-09-08 15: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페넬로페님 당선 축하드려요 ~!! 역시나 역시~!!

페넬로페 2022-09-10 01:3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님에게도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09-08 18: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01:31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래요**

책읽는나무 2022-09-10 0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잃시찾에서 잠깐 외도? 하시길 잘 하셨어요ㅋㅋㅋ
그래도 대문 사진은 이뻐요. 전 잃시찾 접시 굿즈 샀어요.
잃시찾도 화이팅!!!(뜬금없다.압둘라자크 리뷰 당선글에서~ㅋㅋ)
추석 해피하게 잘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16:1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잃.시.찾 읽다가 외도하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ㅎㅎ
잃.시.찾도 얼마남지 않았으니 열심히 읽을께요^^
책나무님!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9-10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9-10 16:13   좋아요 0 | URL
저도 감사드려요^^

러블리땡 2022-09-14 2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페넬로페 2022-09-15 15: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러블리땡님!
매번 축하해주셔서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 - 소돔과 고모라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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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계의 동정, 매뉴얼, 특징을 사실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프루스트는 진정한 사교계의 비평가! 망각한 할머니를 다시 떠올리는 ‘마음의 간헐(p.270)‘은 우리에게도 불쑥 치솟는 수많은 감정들과 연결된다. 그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여정에 발을 담그고, 프루스트를 읽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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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2 14: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100자평도 !!! 페넬로페님 글만 읽으면 읽시찾에 대한 간절한 간헐 이 찾아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2-08-22 14:50   좋아요 2 | URL
간절한 간헐, 좋은데요.
그냥은 이 책 읽기 힘들어요 ㅎㅎ

coolcat329 2022-08-22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페넬로페 2022-08-22 20:30   좋아요 2 | URL
힘들게 가고 있어요 ㅎㅎ

scott 2022-08-23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도 프랑스 상류층
프루스트옹의 작품 속 처럼 우아美를 떨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식탁 예절 학습 하기도 힘들어여ㅎㅎ

페넬로페님 팔월 잃시찾에 푹!^^

페넬로페 2022-08-23 06:50   좋아요 2 | URL
책을 읽으며 왜 그렇게 사는지 잘 이해가 안되는데 그 자체가 그들의 삶이니 그저 읽는 수밖에요~~
어서 읽고 다른책으로 넘어갈 생각입니다^^

희선 2022-08-24 0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불쑥 치솟는 수많은 감정이 인상 깊네요 저는 할머니와 좋은 기억이 없지만, 그런 기억 있는 사람은 좋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8-24 13:44   좋아요 1 | URL
인간의 감정이 엄청 다양하니 그 엇갈리고 많은 감정들과 만나게 되더라고요~~

새파랑 2022-08-24 0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7권까지 읽으셨군요~!! 금방 완독하실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08-24 13:45   좋아요 2 | URL
일단 이제 3권 남았는데 다른 책 포기하고 내처 읽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4 1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잃시찾 10권까지 있나요??
전 15권까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11권까지 나와있네요?^^
좀 천천히 읽으세요~따라가기 힘듭니다ㅋㅋㅋ
이 책에선 할머니를 떠올리는가 봐요?
시간을 되찾아 간다는 건????
마지막 문장이 답이 되겠군요^^
자...이제 몇 권 안남으셨습니다.
🔥 🔥 🔥

페넬로페 2022-08-24 20:28   좋아요 3 | URL
올해 완간된다고 했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다른 책을 넘 읽고 싶은데 그러면 이 책 읽기를 멈출것 같아 그냥 힘들게 계속 읽고 있습니다^^
마들렌을 홍차에 적셔 먹는 맛처럼 시간을 되찿아 가는 느낌들이 좋아 그래도 힘들지만 전진하게 되네요^^

서니데이 2022-08-26 0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벌써 이 책 7권 읽고 계시나요.
이 책 생각보다 빨리 읽기 어려운데, 남은 책보다 읽은 책이 더 많아졌겠어요.
8월이 많이 지나고, 오늘이 벌써 금요일입니다.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2-08-28 13:55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좋기는한데 읽기는 정말 쉽지 않아요.
그래서 쭉 읽어야 완독할 수 있을것 같아 다른책 포기하고 읽고 있습니다.
더위가 많이 누그러져 좋네요.
서니데이님, 휴일 잘 보내시기 바래요^^
 
드립백 알라딘 후르츠바스켓 블렌드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커피에 과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건, ‘홍시 맛이 나길래 홍시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 장금의 말을 뛰어 넘는다. 적당한 산미와 한 모금 마신 후, 은은하게 퍼지는 독특하고도 여운 있는 바디감이 매력적이다. 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오히려 뜨겁게 마시는 커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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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03 00: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요 커피
아!아!
추천 합니다

얼음, 가득 ^^

페넬로페 2022-08-03 00:59   좋아요 4 | URL
네, 내일은 아,아로 한 번 마셔봐야겠어요~~
시원하게 얼음 가득!

새파랑 2022-08-03 07: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커피에도 여러가지 맛이 나는군요 ^^ 100자평이 시적입니다 ㅋ

페넬로페 2022-08-03 09:47   좋아요 4 | URL
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뒤에 따라오는 독특한 것이 남아 좋더라고요.
너무 덥고 습해 벌써 가을을 생각하나봐요 ㅋㅋ

독서괭 2022-08-03 17: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맛있더라고요! 저는 백자평을 못 썬느데 페넬로페님 100자평이 딱이네요^^

페넬로페 2022-08-03 22:06   좋아요 4 | URL
알라딘 커피중에 젤 맘에 드는 맛이었어요~~
독서괭님도 이 커피 좋으셨다니, 같은 느낌이라 좋아요^^

mini74 2022-08-03 22: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커피에 장금이가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페넬로페님 ㅎㅎ 이 커피 사고싶어집니다 *^^*

페넬로페 2022-08-03 22:07   좋아요 5 | URL
제가 감히 대장금님을 소환했습니다. 나이 어린 친구들은 장금이를 모르겠죠^^

서니데이 2022-08-04 22: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더운 여름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마시는 따뜻한 커피 맛있을 것 같아요.
어제까지는 비가 많이와서 걱정이었는데, 오늘은 폭염이네요.
페넬로페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05 00:32   좋아요 5 | URL
더운데 또 에어컨 아래는 추우니 따뜻한 커피 마시게 되는것 같아요.
날씨가 계속 더워요. ㅠㅠ
이 더위가 언제까지 갈런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가을이 오기도 하겠지요~~
그때까지 서니데이님,
더위 잘 이기시고 뜨거운 여릉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래요^^

희선 2022-08-05 0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은 서늘해서 따듯한 거 마시기에 좋겠습니다 2그램이 늘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저께 어제는 아침부터 덥더군요 오늘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구름은 예쁘더군요 창은 닫고 하늘 봐도 좋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8-05 13:57   좋아요 2 | URL
네, 2g 는게 엄청 중요하다라고요.
저는 커피 연하게 마시는데 물을 좀 많이 부어도 맛이 살아있어요^^
날씨가 계속 더워요~~
창 밖을 봐도 그냥 딱 한여름의 중간에 와 있는 느낌이 들어요.
희선님!
더위 잘 이기시고 건강하게 잘 지내십시오^^

alummii 2022-08-05 0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처음엔 별로 였는데 먹을 수록 괜찮더라구요 페넬로페님 말씀 들으니 다시한번 주문하고 싶어졌어요 ㅋㅋ

페넬로페 2022-08-05 13:54   좋아요 3 | URL
솔직히 진짜 진짜 제가 커피맛을 잘 몰라요.
알라딘 커피 여러 종류로 주문해가며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이 커피 한모금 마시니 아, 괜찮네,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ㅎㅎ

서니데이 2022-08-06 2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 많이 더웠는데,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내일 조금 더 더울 것 같아요.
다음주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페넬로페 2022-08-06 22:44   좋아요 3 | URL
오늘 많이 더운데 습도도 장난이 아니네요 ㅠㅠ
다음주까지 비가 오면 더 힘들어지겠어요.
서니데이님께서도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8-08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여기는 비가 많이 와서 오늘 호우경보입니다.
침수랑 산사태가 걱정될 문자가 오후에 왔었어요.
그래도 날씨가 덥습니다.
더운날씨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10 23:03   좋아요 2 | URL
친정엄마와 언니가 와서 주말을 같이 보냈어요.
두 사람이 여행 왔는데 하필 비가 엄청 오네요~~
남부지방엔 폭염이 계속 된다고 하는데 지구 온난화가 무서워요^^

서니데이 2022-08-09 2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도 비가 많이 오고 있어요.
어제 뉴스 보니까 비가 많이 왔는데,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비가 와서 기온이 조금 내려갔지만, 그래도 낮은 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

페넬로페 2022-08-10 23:06   좋아요 4 | URL
제가 사는 곳은 괜찮아요.
오늘 도서관 가면서 여러 집들, 특히 반지하의 집을 살펴 봤는데 이곳은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낮에는 좀 개나 싶었는데 저녁부터 또 비가 시작되네요.
서니데이님 사시는 곳도 큰 피해 없기를 바래요^^

서니데이 2022-08-11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지만, 습도가 높은날이었어요.
기온이 높지 않아도 습도가 높아서 옷이 눅눅해집니다.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14 19:43   좋아요 1 | URL
날씨가 덥지만 연휴라 좋아요.
살짝 시원해진 느낌도 들고요~~
서니데이님,
건강하고 행복한 일욜 저녁 되시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22-08-12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은 맑고 햇볕 뜨거운 날이었어요.
며칠 만에 비가 오지 않고 흐린 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저녁이 되어도 사람이 많네요.
광복절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8-19 0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지난번 댓글 이후로 거의 일주일 가까이 지났네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 날씨는 아침 저녁은 더운 느낌이 조금 달라지고 8월은 중간을 더 지나갑니다.
이번주 벌써 금요일이고요.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페넬로페 2022-08-28 13:5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정말 세월이 빨리 지나가요.
분명 하루를 잘 보내는것 같은데 밤이 되면 좀 허무해지네요.
가을이 다가와 있는 느낌이 좋아요^^

서니데이 2022-08-21 2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엔 비는 오지 않았지만 더운 날씨였어요.
다음주도 낮에는 더운 날이지만, 그래도 최저기온은 조금씩 내려가는 것 같아요.
늘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28 14:06   좋아요 0 | URL
벌써 일주일이 지난 후에 이 글을 보내요. 그사이 간간이 소나기가 왔지만 날씨가 정말 좋아요.
하늘도 구름도 예쁩니다.
서니데이님께서도 예쁜 하늘 보시며 힐링하시면 좋겠어요^^

희선 2022-08-22 0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주에는 낮에도 좀 덜 더우려나 봅니다 오늘은 덥겠지만 날이 갈수록 조금씩 달라지겠네요 여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덥고 비도 많이 온 여름이었네요 남은 팔월 이대로 큰일 없이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28 14:10   좋아요 0 | URL
낮에는 좀 덥지만 밤에는 추워 약간 두꺼운 이불이 필요할 정도예요.
희선님 계신곳도 비가 많이 내렸지요?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듯 좋고 청명해 기분이 좋아요.
그래도 왠지 여름 가는게 아쉬워요.
희선님께서도 남은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시기 바래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 - 게르망트 쪽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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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어렵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계속 읽고 있다. 시작했으니 끝내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책을 잡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넘어진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고, 읽기에 지겨운 부분도 많다. 책을 벗어난 생각이 안드로메다까지 가 있어 먼 길을 다시 돌아와 읽기를 반복한다. 화자의 몽상은 왜 그리 많은지 몽상 속으로 같이 들어가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화자의 몽상에 나의 몽상이 더해져 어느새 길을 잃는다. 집중이 되지 않아 같은 구절을 여러 번 곱씹어 읽고, 장소를 변경해가며 읽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이 책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어렵지만 프루스트의 문장은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바르트(Roland Barthes)는 프루스트를 모더니즘 작가가 아닌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다루는 19세기의 위대한 작가로서 발자크나 바그너, 디킨스, 졸라와 같은 우주생성론자의 반열에 합류한다(p491)”고 했다. 롤랑 바르트의 말대로 이 책에는 벨 에포크 시대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백과사전적 작가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얕음을 인정하고, 그저 폼이 나는 프루스트의 책을 들고 이리저리 떠도는 노마드가 되기로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모든 곳에는 시간이 존재한다. 화자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지나간 시간의 흐름을 좇아간다. 그 속에서 사실과 몽상을 교차시키며 관계와 이름을 다시 규정한다, 과거를 소환하기에 화자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재규정하고자 하는 모든 것은 감각적일 수밖에 없고, 실제와 관념의 경계도 모호하다. 가장 화려하고, 행복했던 것조차 기쁨보다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빠져나가는 것들을 붙잡지만 공백이 더 많다. 그럼에도 화자의 시간은 살아있다. 믿을 수 없는 감각으로 찾아간 과거에 우리가 느끼는 보편적 정서가 가득하다.

 

 

마르셀은 게르망트 공작부인에게 반해, 그녀의 살롱에 입성하기를 원한다. 부르주아 계급에 속한 그에게 폐쇄적인 귀족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게르망트가에 속해 있는 친구, 생루에게 부탁하기 위해 그가 있는 동시에르로 간다. 그곳에서 우정을 나누고 활기찬 군인의 삶을 엿보지만, 파리에 있는 할머니의 병이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온다. ‘게르망트 쪽 2’의 앞부분은 요독증을 앓고 있는 할머니의 투병과 죽음에 관한 내용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권은 처음부터 60페이지까지, 담담하고도 아름답게 그려진 프루스트의 문장만으로도 빛을 발한다.

 

[우리는 흔히 죽음의 시간이 불확실하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을 할 때면 그 시간이 뭔가 막연하고도 먼 공간에 위치한 것처럼 상상하는 탓에, 그 시간이 이미 시작된 날과 관계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또 죽음이-혹은 우릴 먼저 부분적으로 차지하고 나서 그 후엔 결코 손에서 놓아주지 않는-이렇게 확실한 오후, 모든 시간표가 미리 정해진 오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는다.....그리하여 다른 쪽에서 당신을 향해 걸어오던 죽음이, 무대에 등장하기 위해 바로 그날 몇 분 후 마차가 거의 샹젤리제에 도착할 바로 그 순간을 선택하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한다.

-p11~12]

 

 

생각보다 쉽게 게르망트가의 살롱에 초대받은 화자는 빌파리지 후작 부인, 게르망트 공작 부인, 샤를뤼스 남작의 집을 차례로 방문하게 된다. '귀족의 살롱'이라는 장소를 빌려 프루스트는 그 시대의 단면을 묘사한다. 그것은 인간관계, 사상, 예술과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드레퓌스 사건까지 다양하다. 자신이 속한 세계와는 다른 것을 욕망하고 상상하며, 기대하지만 화자가 직접 본 귀족의 세계는 결국 환멸로 다가온다. 닫히고 일그러진 그들만의 세계는 가식과 허위만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타인을 위함이나 공동의 선을 기대한다는 건, 그 세계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한다


게르망트 공작은 무도회에 참석하는 자신을 위해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친척의 죽음이 미뤄질거라 확신한다. 빨간 드레스에 검정 구두를 신고 나온 게르망트 공작부인에게 다시 빨간 구두로 바꿔 신고 오라고도 한다. 그들에게 검정으로 인식되는 애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을 앞둔 오랜 친구, 스완에게 조차 조금의 연민도 없다. 스완과의 대화로 힘을 뺏긴 아내가 파티에 가서 피곤해 할 것에 대한 걱정만 한다.

 

[공작은 죽어 가는 사람에게 아내와 자기 몸의 불편함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것만이 그의 관심을 끌었고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를(계속 화자가 옆에 있다) 집 밖으로 친절하게 내쫓고 나서야 공작은 그가 받은 예의 바른 교육과 즐거운 기분 덕분에, 이미 안마당에 나가 있는 스완을 향해 낭송하듯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의사들의 그 저주받을 바보 같은 소리에 기죽지 마시오. 멍청한 자식들이오. 당신은 퐁뇌프 다리만큼 오래 버틸 거요. 당신이 우리 모두를 묻어 줄 거요!”

-P486~487]

 

그럼에도 화자는 그토록 짧았던 많은 음악적 순간(P400)’들과 권태나 서글픔으로 느껴지는, 외부로부터 오는 인위적인 도취감(P403)을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 안에 넣는다. 우리가 과거로 들어가 만나는 순간들의 느낌은 다 다르다. 화자에게 홍차에 적신 마들렌과 콩브레의 마르탱빌 종탑이 석양빛에 그려지는 모습, 발베크의 오솔길은 아름다웠지만 게르망트가 사람들의 만남은 허무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화자의 과거를 구성하고, 훗날 소중한 진실의 한 부분을 담고 있다. 허무한 관계조차 과거의 일부이고, 그것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먼 훗날 우리는 메마른 우리 삶의 경박함을 망각하며(P406)'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지금 11권까지 출간되어 있다. 김희영 선생의 번역은 훌륭하고, 소제목마다 붙인 번역자의 해설 역시 한편의 텍스트로써 손색이 없다. 개개의 문장에 달린 각주도 친절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다. 빨리 완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난 이 책의 반 정도를 읽었다.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앞으로의 여정도 힘들 거라 예상하지만 힘을 내서 달려보자.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머리칼에만 유일하게 늙음의 관이 씌워졌을 뿐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의 고통으로 새겨진 주름살이나, 오그라들고 부풀어 오른 살, 팽팽하거나 늘어진 살로부터 해방된 얼굴은 이제 다시 젊음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주 오래 전 할머니의 부모님이 남편을 골라 주던 날처럼 할머니의 이목구비는 순수함과 순종으로 섬세하게 새겨져, 뺨에는 세월이 점차 파괴해 버린 순결한 희망과 행복에의 꿈, 결백한 즐거움마저 빛나고 있었다. 할머니로부터 조금씩 물러가던 삶은, 삶에 대한 환멸마저 앗아 가 버렸다. 할머니 입술에 미소가 떠오르는 듯 했다. 장례 침상에서 죽음은 중세의 조각가처럼 할머니를 한 소녀의 모습으로 눕히고 있었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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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29 16: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겹고 어렵기만 하다면 계속 읽기 함들겠지만 저런 빛나는 문장들이 계속 읽을 힘을 주는거군요. 반까지 왔으니 완독은 당연한것!!!
힘내라 힘! 응원을 보냅니다.^^

페넬로페 2022-07-29 20:02   좋아요 5 | URL
네, 중간중간 빛나는 것들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응원에 힘입어 또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미 2022-07-29 16: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루스트의 이 책을 읽어나가다가 결국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를 구매했었어요.ㅎㅎ 페넬로페님도 역시 지루함 속에서 반짝이는 프루스트의 문장들에 중독이 되어가고 계신듯 합니다. 어디서 읽었는데요 1권을 시작한 대다수가 포기하고 (마의 1권) 2권을 읽다가 상당수가 또 포기하고 거기서 살아남은(읽어낸) 사람들은 쭉 이어 완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구요. 당연한 말 같지만 단계를 거듭한 분들에게는 무척 와닿는 이야기겠죠? 각주와 해설 저도 참 좋더군요. 앞으로도 쭉 응원합니다.*^^*

페넬로페 2022-07-29 20:05   좋아요 3 | URL
저도 그 책 빌려놨는데 아직 들여다 보지는 못하고 있어요.
지금 7권 읽고 있는데 앞부분은 도대체 뮌 말인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1권과 2권이 더 나을듯요~~
응원의 기 받아 열심히 읽겠습니다**

mini74 2022-07-29 16: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짱!! ㅎㅎ 잃시찾은 제게 도루마부 같은 존재 ㅎㅎㅎ 그렇지만 페넬로페님 인용문구들 처럼 멋진 문장들, 밑줄 긋고싶은 문장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완독까지 파이팅입니다!!

페넬로페 2022-07-29 20:07   좋아요 3 | URL
딸아이에게 도루마부가 뭔지 물어봤어요 ㅎㅎ
그랬더니 링크를 보내주네요
닥터 스트레인지에 나오는 거라고~~
이 책 어떤 경우엔 한 페이지 전체에 밑줄을 긋고 있어요.
미니님, 같이 읽고 계시죠?

alummii 2022-07-29 17: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그냥 오늘 결심했어요 ㅋㅋ 잃시찾은 앞으로 페넬로페님 리뷰보고 만족하는걸로! 길어서 도저히 못 읽겠어요 😆

페넬로페 2022-07-29 20:09   좋아요 4 | URL
ㅎㅎ~~
alummii님, 책 많이 읽으시니 마음만 잡수시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하실 것 같아요~~

새파랑 2022-07-29 18: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다가 시간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ㅋ 이 책을 거꾸로 읽은 미미님 완전 대단~!!
저도 잃시찾 어렵던데, 그래서 또 매력적인거 같아요. 불닭볶음면 매워서 먹기 힘들지만 또 다시 먹게 되는 그런거와 비슷한 느낌?

‘모든곳에 시간이 존재한다‘ 이게 이 책의 핵심인거 같아요 ^^ 역시 페넬로페님 👍 👍

페넬로페 2022-07-29 20:12   좋아요 3 | URL
저도 미미님,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 읽다가 정말 시간을 잃어버려요.
1시간 읽었는데 겨우 20페이지 읽은 적도 있거든요~~
책의 전반에 흐르는 시간들이 넘 좋아요^^

서니데이 2022-07-29 20: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번역이 잘 되지 않으면 읽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도 완간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페넬로페님, 오늘 날씨가 많이 더웠습니다.
제 5호 태풍 송다가 가까워지고 있어요. 내일도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7-29 20:55   좋아요 3 | URL
번역하는 분도 힘들것 같아요~~
일단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고 싶고 흐름을 깨기 싫어 그냥 쭉 읽고 싶어요. 올해 완간된다고 했는데 기다려봐야죠^^
태풍 피해가 많이 없으면 좋겠어요~~

scott 2022-07-29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잃시찾은 1권부터 완독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안 읽혀집니다
맘 편히 읽다보면
방구석 1인 선구자 프루스트옹의 문장속에
미학적인 문장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더위 속 페넬로페님
열독 응원 합니다 ^^

페넬로페 2022-07-30 10:04   좋아요 1 | URL
네, 이 책은 어느 부분을 먼저 시작해도 어렵고 ㅎㅎ, 똑같이 좋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죠~~
다시 코로나 시국이라 방구석 읽기 가능할 것 같습니다^^

희선 2022-07-30 0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읽기 힘들어도 읽고 나면 좋다면 좋은 책이다 하더군요 힘들게 읽은 책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6권이네요 이 책 읽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끝까지 보시겠습니다

페넬로페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7-30 10:07   좋아요 2 | URL
읽기 힘든 책을 읽고 나면 또 그만큼 남는 것도 많을 것 같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보람이 있겠지요~~
희선님, 날씨가 더워요.
잘 지내고 계시죠?

coolcat329 2022-07-30 08: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더운 여름 대단하세요.
근데 11권까지 나온게 완간이 아니군요...😟
죽음에 대한 발췌글 다섯 번 읽고 쬐금~이해가 됐습니다.초집중을 해야되는 문장들이에요. ㅎㅎ

페넬로페 2022-07-30 10:10   좋아요 2 | URL
13권인가 14권까지 나온다고 들었어요~~
어떤 문장은 10번을 읽어도 끝까지 모르는 것도 있어요.
처음엔 이해하려고 집중했는데 지금은 그냥 모르면 모른채로 넘어가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서니데이 2022-07-30 17: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더운 토요일,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 제일 더운 날 같은데, 오후에 36도 가까이 되었어요.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7-31 11:23   좋아요 2 | URL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정말 더워요.
비가 오면 좀 나을까 생각하는데 습도가 올라가 힘들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7월의 마지막 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7-31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전부터 비가 자주 오는데, 날씨가 그래도 덥습니다.
오늘이 7월 마지막 날인데, 7월에 좋은 일들 있으셨나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8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01 22:00   좋아요 1 | URL
덥기도 하거니와 이제 태풍이 오는 시기가 된 것 같아요.
한창 여름과일이 영글어지는 계절인데 피해가 많지 않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님, 8월도 즐겁고 알차게 보내도록 합시당^^

희선 2022-08-01 0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칠월이 가고 팔월이 왔네요 2022년 다섯달 남은 거군요 가을이 오면 한해 다 간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 여름도 다 가지 않았습니다 페넬로페 님 남은 여름 건강 잘 챙기시고 팔월 좋은 달이기를 바랍니다 이달에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보시겠군요


희선

2022-08-01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낙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1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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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나에게, 허구적 내용 속에 들어있는 인물보다 서사적 배경이 더 우선되는 경우가 있다. 사회, 문화적으로 생소하거나 역사적 부침이 많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스토리에서 그렇다. 소설을 통해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사실과 상상을 통해 나에게 다가온 것들은 놀랍고도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잘 모르기에 텍스트에 대한 오독은 없었는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우리에게 멀고도 아득한 대륙,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는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 낙원은 그런 이유로 쉽게 읽히면서도 어려웠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인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가 침략자 유럽과 나이지리아 본토의 부족과의 대립이라면, 낙원은 거기에 이슬람이라는 종교와 아랍계, 인도인등 여러 공동체의 얽힘이 추가된다.

 

인도양에 접한 동아프리카는 바다를 통해 다른 민족들이 쉽게 건너 올 수 있었고, 그들은 본토인들을 많은 노예로 팔고, 경제력을 장악했다. 아직 문명화되지 못한 본토인들은 오히려 그들에게 야만인(와셴지-해안지대의 무슬림들이 무슬림이 아닌 내륙지대의 아프리카인들을 지칭하는 말)으로 불린다. 유럽인들은 선교사를 통해 학교를 운영해서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고 기독교로 개종시켜 이 야만인들을 서서히 장악하고 있었다. 소설 낙원은 이러한 복잡한 관계 안에서 스와힐리어(아프리카 남동부, 즉 탄자니아와 케냐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공통어로 쓰이는 언어)와 아랍어를 사용하며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이 모든 가운데에 소년, 유수프가 있다.

 

'위층에 있는 방 하나에 깨끗한 침대 네 개를 갖추고 있는 식당에 불과한(p14)'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를 둔 유수프는 어느 날, 어떤 이유와 변명도 듣지 못한 채, 갑자기 집을 떠나야 한다. 올 때마다 그에게 10안나짜리 동전을 주는 세련되고 예의바르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거상(巨商),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가야만 했다.

 

유럽인들이 들여놓은 기차를 유수프는 우아하다고 생각한다. 아지즈 아저씨와 우아한 기차를 탄 그는 아저씨의 사나워보이는 인상에 놀란다. 우아한 기차와 아지즈 아저씨는 앞으로 유수프가 맞이할 세상이면서,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부모의 빚으로 저당 잡힌 유수프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계획은 있을 수 없다. 브와나(주인, 어르신) 아지즈의 명령에 의해 움직일 뿐이다. 그가 유일하게 좋아한 것은 주인집의 정원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관리인 음지 함다니를 도와 정원을 가꾸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오랫동안 부모와 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거나, 어쩌면 다시는 그들을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들지 않았다. 언제 돌아올지 물어본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왜 자신이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가야 하는지, 일이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는지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p30]

 

거상인 아지즈는 카라반을 구성해 내륙으로 떠난다. 그 여행에 동행하게 된 유수프는 그곳에서 여러 사회를 만난다. 그들은 땅과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지, 자본과 힘으로 무자비하게 밀고 들어오는 유럽인의 폭력, 문명과 관습, 야만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모든 것들을 상대하고 싸워야만 한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한지, 무엇을 먼저 박멸시켜야 할지도 잘 모른다. 닥치는 문제를 쿠란의 말씀으로 해결한다. 안에서 만나는 해결될 수 없는 모순과 억압을 유럽인의 법과 아스카리(아프리카의 유럽 식민지 군대에 속한 현지인 군대)가 해결해준다.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이 복잡하고 다양함을 소설에 담았다. 시종일관 담담하게 전개되는 그의 문장은 많은 것을 나타내고 싶은 객관적 의도이자, 밖에서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이방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낙원은 분명 존재하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인간들에게는 닫혀 있다고(p112)’ 믿는 인간들의 삶은 무기력하다. 그들 각자의 신은 편협하고, 자신들에게만 미덕이 있다고 믿기에, 그들이 추구하는 낙원의 모습도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구르나가 그린 아프리카의 모습은 답답하고, 먹먹하다. 섞이고 섞인 그들에게 본질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움과 연민이 있지만, 사실을 그대로 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로 이 소설은 건강한 냉소보다는 바깥의 냉소로 읽힌다. 한번쯤은 자신의 뿌리에 직접 발을 담그는 작가를 보고 싶었지만, 끝까지 이방인의 시선에 머무르는 듯해 아쉬움이 있었다.

 

[“신은 정령들과 야만인들의 땅에 유수프라는 이름의 예언자를 보내셨지. 어쩌면 너도 그들에게 보내실지 몰라.”

어떤 유수프 말이야?”

이집트를 기근으로부터 구했다는 유수프 예언자 말일세.”

-p116]

 

스와힐리어 유수프(Yusufu)는 구약성경의 요셉과 이름이 같다.(쿠란에도 아마 이런 이름이 나올 것이다) 야곱이 사랑한 라헬을 어머니로 둔 요셉은 형들의 시샘으로 상인에 의해 이집트로 팔려 간다. 요셉은 꿈을 통해 이집트의 기근을 예언한다. 이 소설에서 유수프의 삶도 요셉과 비슷하다. 미소년, 유수프는 위기가 올 때마다 사람들에 의해 구원을 요청받는다. 그렇지만 정작 유수프는 자신을 구원하지 못한다.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며 사는 것이 자신의 낙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에게는 그조차도 주어지지 않는다. 요셉이 살아생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집트에서 죽듯이 유수프 역시 다시는 부모님을 만나지 못한 채, 주인을 모시는 하인으로,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영국과의 전쟁을 앞두고 쓸 만한 인간을 사냥하기 위해 결국 유수프가 사는 곳까지 독일인 장교와 아스카리들이 들이닥친다. 다리가 두 개 달린, 무슬림을 사냥하도록 훈련된 개들(p110)은 유수프를 위협한다. 그들이 떠나면서 남긴 수피나무 그늘 너머의 똥무더기에 모여 있는 품위 없는 개들의 굶주림을 보며, 유수프는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도 그 개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갇힘과 낙원의 부재 속에 인간, ‘유수프의 삶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는 소설의 첫 문장을 이렇게 썼다.


소년 먼저, 그의 이름은 유수프였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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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kang1001 2022-08-11 12: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8-12 09:26   좋아요 1 | URL
thkang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더위와 폭우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래요**

책읽는나무 2022-08-12 0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역시...제가 거제에서 낙원 책을 산 이유가 있었어요. 역시!!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08-12 09:28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거제가 낙원이죠~~
낙원 읽으며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좋더라고요.
올 여름엔 아직 바다에 가지 못했는데 조만간 꼭 가야겠어요^^

독서괭 2022-08-12 1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08-12 22:36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감사 감사드려요^^

러블리땡 2022-08-12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제목이 낙원이라 어떤 내용일지 열심히 리뷰 읽었는데 내용이 낙원이 아니네요 그래도 유수프의 이야기 궁금해졌어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08-14 19:45   좋아요 0 | URL
러블리땡님, 감사합니다.
유수프의 이야기에 맘이 아팠어요~~
구르나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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