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가의 전작읽기는 쉽지 않다. 외국 작가인 경우, 모든 작품의 번역이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 전작읽기의 범위도 모호하다. 나는 전작읽기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아무리 위대한 작가라도 그들이 쓴 모든 작품이 다 좋을 수는 없다. 전작읽기라는 목표에 매달려 고생하느니 차라리 다른 새로운 작가를 많이 만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19세기 전반부의 격변하는 프랑스 사회의 모습을 <인간극>이라는 총칭으로 치밀하게 담고자 했던 발자크는 독자를 현혹시키는 아주 기발하고도 발칙한 방법을 고안한다. 바로 인물재등장기법이다. 같은 인물을 자신의 여러 다른 작품에 계속 등장시키는 것이다. 발자크를 그만 읽고 싶어도 다시 등장하는 그 인물이 궁금해 주저앉게 된다. 이러다 국내에 소개된 발자크의 소설을 다 읽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루이 랑베르잃어버린 환상에 잠깐 등장한다. 뤼시앙 샤르동이 파리에서 만난 다니엘 다르테즈가 속해 있는 여러 천재들의 서클에서 루이 랑베르는 리더였지만, 뤼시앙이 그 서클에 가입했을 때 이미 루이는 고향으로 돌아가버린 상태였다. 뤼시앙과 마찬가지로 지방 출신인 루이 역시 파리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루이는 파리 학계 분파들의 싸움, 교육기관의 태만, 가난과 병약함에 의해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외삼촌이 있는 블루아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정신의 소유자 중의 하나로, 신비스런 천재이고, 그들의 첫 번째 우두머리이고,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는 여러 이유로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버렸고, 뤼시앙도 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자주 듣곤 했던 그 사람을 잃고 난 후, 이들은 모두 다르테즈를 그들의 우두머리로 여기고 있었다. -‘잃어버린 환상’, p.243]

 

인간극중 철학소설로 분류되는 루이 랑베르는 발자크의 자전적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작품이다. 루이가 다녔던 방돔 기숙학교를 발자크도 직접 다녔고, 그곳에서 경험한 것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이 소설에서 발자크는 서술자로 개입하지만, 루이 역시 발자크 자신이다. 스승 없이 혼자서 모든 분야의 책을 섭렵한 루이는 엄청난 기억력과 이해력으로 자연과 우주를 직관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 뛰어난 유추와 투시력, 상상과 몰입, 집중, 명상으로 현실에서 떨어져 자신만의 세계를 만난다. 그것은 신비주의로까지 연결된다.

 

루이의 철학적이며 과학적인 사유는 광기와 몽상을 가져와 평범함과 순종을 원칙으로 하는 기숙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그는 의지론이라는 글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론을 증명하려했지만 신부에게 노트를 빼앗긴다

서술자는 의지론에 대해 설명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어렵다.

 

[루이 랑베르에 따르면 인간의 삶에는 근원적으로 영기를 가진 물질이 존재하며, 그것은 기본적인 정신 에너지를 만든다. 그리고 이 물질이 변화되어 의욕(volution)’의 근원인 의지(volonté)’가 된다. ‘의지는 일군의 힘인데 그 힘에 의해 인간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삶을 형성하는 행위들을 재현한다. ‘의욕이란 인간이 의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그 행위를 말한다. 랑베르에게 사유(pensée)’는 의지의 산물들의 진수를 의미한다. 그것은 또한 사유의 본질인 관념(idée)’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관념은 행위를 구성하며 그 행위에 의해 인간은 사유할 수 있다. 이렇게 의지와 사유는 두 가지 기본능력이며, 의욕과 관념은 그 두 가지 활동에 따른 두 가지 결과이다.()

-p.181~182, 역자해설에서]

 


이러한 이론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신비주의에 대해 많이 서술되고 있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의 번역자인 송기정 선생이 집필한 오노레 드 발자크에서 도움을 받았다.

 

발자크는 <동물자기(動物磁氣)>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동물자기론은 18세기 말 독일 의사인 프란츠 안톤 메서머가 제창한 이론이다. 우주는 보이지 않는 유체로 가득 차 있고, 인간의 몸에도 유체가 존재한다. 유체의 순환이 원활하면 건강하고 그렇지 않으면 병이 난다는 것이 메서머의 주장이다. 빈에서 추방된 메서머는 파리에서 환영받았고, 그에게 치료받고자 돈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쇠막대기로 환자를 치료했으며 종종 사람들은 신경 발작을 일으켰다.(믿기지 않는다) 1784년 메서머의 제자였던 피세귀르 후작은 자기적 최면을 발견한다. 최면에 걸린 사람은 투시력을 획득하고 현재와 미래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발자크는 자기적 최면이야말로 인간과 신이 직접 소통하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매료당한다. 그는 신의 존재를 믿었지만 로마 교회의 예배 의식에는 반대했다. 신과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발자크는 과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신비주의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이자 과학이었다. 1830년대 프랑스에는 신비주의가 유행이었고 수많은 신비주의 단체와 종파가 활동했다. 발자크에게 신비주의는 주술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설명이 가능한 과학이었다. 그는 과학, 철학, 신비를 분리하지 않았다.

 

1832년에 집필된 루이 랑베르에도 동물자기 이론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루이는 자기 세계에 빠져 경험하지 않고 투시와 통찰만으로 실제를 설명할 수 있다. 루이는 짧은 생의 마지막 시기에 강경증 발작을 일으킨다. 59시간 동안 시선을 한 곳에 붙박은 채 꼼짝 않고 먹지도 자지도 않는다. 그의 아내 폴린은 그가 육체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고 말한다.

 

[폴린의 지극한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루이는 28세의 나이로 죽는다. 루이 랑베르는 과도한 지적 활동이 에너지를 탈진시켜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인간 조건을 넘어서는 절대적인 지식 추구가 루이를 광기와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중에서]

 

 

평범한 사람이 천재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와 동떨어져 있고, 광적인 행동들의 이유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세상을 이끌고 발전시킨 이는 천재가 대다수이다. 천재로 태어나 능력을 잘 펼친 사람도 많지만, 훨씬 더 많은 천재들은 피지도 못하고 좌절했을 가능성이 많다. ‘루이 랑베르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을 직관할 수 있는 천재적 기질을 지녔지만 자본주의가 이미 승리한 그때, 그가 파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처세에 약한 사람은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현실적 감각이 없는, 머리로만 존재하는 사람은 당연히 불행하다. 그런 사람에게 남는 것은 광기와 죽음뿐이다.


발자크의 소설, 루이 랑베르는 소설로서는 재미가 별로 없고 흐름도 매끄럽지 못하다. 발자크는 이 소설로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번 얘기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설움과 방돔 기숙학교에서 보냈던 힘든 생활을 루이 랑베르라는 인물을 통해 객관화시켜 들여다봤을 것이다. 그 시절 발자크는 엄청난 독서를 했고, 그의 천재적 기질은 이 소설의 주인공 루이와 많이 닮았다. 발자크가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를 했고, 빚을 갚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글을 써야만 했던 것이 어쩌면 그를 살게 했을 원동력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삶도 루이 랑베르와 비슷한 결말을 맺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의 무덤에는 이름도 사망 날짜도 새겨지지 않은 초라한 돌 십자가 하나만 세워져 있었다.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피어난 꽃은 미지의 향과 색채를 담고 이 세상에 알려지지도 못한 채 심연 속으로 떨어져버렸던 것이다. 이해받지 못한 많은 사람들처럼 그 역시 거만하게 자기 삶의 비밀을 모두 내던진 채 무(無)속에 빠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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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9-18 04: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하마터면 뇌경련이 올 듯한 발자크였다고 기억합니다. 다시는 펼쳐보지도 않았습니다. 흑흑...

페넬로페 2024-09-18 09:29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재미가 없는 소설이더라고요.
그나마 해설을 읽어 배경이 이해된 게 다행이었어요^^

새파랑 2024-09-18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작읽기 힘들다는데 동감합니다~!! 발자크는 이름부터 어렵다는.... 그래도 페넬로페님은 꾸준히 전작하시는군요~!!

전 발자크 2권 읽었지만 벌써 지쳤습니다 ㅋㅋ

페넬로페 2024-09-18 15:42   좋아요 2 | URL
독서 동아리에서 올해 발자크 읽기를 해 한 달에 한 권씩 읽고 있어요. 저는 아무래도 발자크보다는 프루스트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추석 연휴에 책 많이 읽으시네요^~~
즐독하시길요^^

청아 2024-09-18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고 있던 걸 서재 이웃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글로 썼다던지,
친구랑 통화하다가 비슷한 생각을 최근에 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이 우주의 일부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이런 내용이 칼 융이 말한 집단무의식과도 연결이 되고 양자물리학과도 관련지어 논의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페페님의 이 글도 저에게 마찬가지예요. 종종 그렇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갑자기 ‘도를 아십니까‘
가 생각나는건 적당히 하라는 제 이성의 속삭임이겠지요?ㅎㅎㅎㅎ)

아무튼 읽어보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책 좀 읽다 들어와 봤습니다.

페넬로페 2024-09-18 22:56   좋아요 3 | URL
발자크가 쇼펜하우어 철학에 영향을 받았는데, 쇼펜하우어 사상이 서양의 이성 중심 철학보다 불교나 인도 철학에 더 근접하더라고요.
이 글에서 말한 동물자기론이 동양의 기 사상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음양오행이라는 우주의 원리처럼 발자크도 신비주의를 과학으로 봤고요.
루이 랑베르가 소설로서는 좀 재미가 없는데 소설 외적인 면이 흥미로웠어요^^

희선 2024-09-20 0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없다고 느꼈는데 끝까지 읽고 이렇게 쓰시기도 했네요 발자크는 사업이 잘 안 돼서 소설을 쓰게 됐군요 발자크가 쓴 소설이 다 좋은 건 아닐지라도 끊임없이 소설을 쓰다니 대단하기도 합니다 돈을 갚으려고 썼다고 해도...


희선

페넬로페 2024-09-20 16:34   좋아요 1 | URL
재미없어도 제가 웬만하면 책을 끝까지 읽어요. 루이 랑베르가 조금 재미 없었지만
다른 요소들이 흥미롭더라고요.
발자크의 인생 자체가 완전 소설입니다^^
 
















연결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조각난 기억이 하나 있다. 그때 내가 몇 살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어느 일요일 낮에 아버지가 TV에서 방영되는 영화를 보고 계셨다. 아버지 옆에서 같이 영화를 봤는지, 아님 왔다 갔다 하며 한 번씩 TV 화면을 쳐다봤는지 확실하지 않다. 검정색으로 칠해진 벽에 딱 두 점의 그림만 걸려있는 것처럼, 지금 나에게도 영화의 두 장면만 기억 속에 돌출되어 있다. 한 노인이 망망대해에서 혼자 낚싯배에 앉아있는 것과 항구에 뼈만 남은 물고기를 매단 배가 정박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 영화가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너무나 유명한 소설인 노인과 바다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스토리가 복잡하지 않아 읽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들은 풍월로 대충 내용을 알아, ‘인간은 파멸당할 순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는 소설 속 문장의 전후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나는 이제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 50년 동안이나 어부로 살았지만 산티아고에게 남은 건 조각배 하나와 영원한 패배를 상징하는 깃발처럼 보이는밀가루 부대 조각으로 기워져 있는 돛, 거의 텅 빈 판잣집이다.

 

그에게는 동료이자 제자인, 자신을 다정하게 돌봐주는 착한 소년 마놀린이 있다. ‘바다와 똑같은 빛깔을 띤눈과 신념, 겸손이 있지만 노인은 팔십 사일동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어부로서의 운이 다했다고 동네 사람들은 수군 되지만 노인은 팔십오 일째 되는 날에도 바다로 나간다. 이른 새벽에 커피 한 잔만을 마시고 물병 하나만 싣고 조각배를 바닷물에 밀어 넣는다.

 

노인은 노를 저어 먼 바다로 나간다. 노인은 끊임없는 생각을 하고, 큰소리로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헤밍웨이가 부리는 문장의 마법이 시작된다. 그의 문장은 산티아고가 있는 망망대해의 한가운데를 단 하나뿐인 세상으로 만든다. 헤밍웨이는 그곳에 나를 데려다 놓는다. 산티아고와 단둘이 만난다. 조류와 바람, 산티아고가 하는 말에 내 모든 감정이 두둥실 떠오른다.

 

드디어 엄청나게 큰 청새치가 미끼인 정어리를 문다. 힘센 그 놈은 노인의 배를 먼 바다로 끌고 간다. 낚싯줄이 계속 풀어져 끊기게 될 위험이 있으니 노인은 낚싯줄을 등에 감은 채 적당한 힘으로 버텨줘야 한다. 고기는 물속에 있다. 23일 동안 노인과 청새치의 힘겨루기는 팽팽했고 그것을 견디느라 노인은 뼛속까지 피로함을 느낀다. 정신이 아찔해지고 손에서 쥐가 난다. 원을 돌며 버티던 청새치는 결국 물 밖으로 몸을 내밀었고 노인은 고기의 가슴지느러미 바로 뒤쪽 옆구리에 작살을 꽂는다.

 

[노인은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아 있는 힘, 그리고 오래전에 사라진 자부심을 총동원해 고기의 마지막 고통과 맞섰다.]

 

노인은 자신의 어부 생활 통틀어 가장 큰 고기를 낚았지만 피 냄새를 맡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쉴 새 없이 찾아오는 상어 떼에 의해 죽은 청새치의 살은 뜯겨 나간다. 노인은 그때마다 작살과 몽둥이로 상어를 내리치지만 소용없다.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좋은 일이란 오래가는 법이 없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차라리 이게 한낱 꿈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고기는 잡은 적이 없고, 지금 이 순간 침대에 신문지를 깔고 혼자 누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는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노인은 온갖 생각을 한다. ‘자신 옆에 소년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 낚시에 걸린 큰 고기가 불쌍하다는 생각, 차라리 어부가 되지 말걸 이라는 생각, 고독하다는 생각.

그리고 고기를 그냥 놓아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 한다.

 

영화를 본지 얼마 지나지 않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이 소설을 읽었다면 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의 의지만 봤을 것 같다. 파멸당할 지라도 패배할 수 없다는 인간의 힘을 당연히 믿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저세상으로 떠나신지 오래되고 나도 초로의 나이가 된 지금, 이제야 읽은 이 소설에서 나에게 그런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뭣하나 자신의 손에 쥔 것이 없는 산티아고가 내뱉은 차라리 어부가 되지 말걸이나, ‘그냥 물고기를 놓아 주었더라면이라는 말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묵묵함과 성실로 평생을 살았고 어부가 지녀야 할 지혜와 기술을 가졌지만 그것으로 산티아고는 오늘만을 살 수 있다. 내일 그는 다시 고독과 사투가 있는 망망대해로 나가야만 한다. 그런 그에게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삶은 과거를 견딘 영광뿐이다. 무엇이 소중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그저 그의 가슴에서 출렁이는 파도 속에 묻혀버리고 만다. 19617월 엽총으로 자살하기 전 출간한 헤밍웨이의 마지막 소설이라 더 그런 느낌이 드는 지도 모르겠다. 헤밍웨이 자신이 바로 산티아고 노인일수도.

 

[한데 너를 이토록 녹초가 되게 만든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이냐, 하고 그는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어. 다만 너무 멀리 나갔을 뿐이야.”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판소리로 만나는 노인과 바다라니, 관람하기도 전에 마음이 설레고 기대되었다. ‘국악인 이자람고수 박근영만이 덩그러니 있는 무대였다. 조용히 앉아서 판소리의 형식으로 표현되는 노인과 바다만 듣고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자람의 공연은 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레이션과 모든 장르의 판소리와 액션이 있는, 완벽한 모노드라마였다. 큰 동작이 없었고, 동선도 넓지 않았지만 그 어떤 다른 공연보다 압도당했다. 소설책 한 권을 이자람 한 사람을 통해 통째로 관객들이 읽을 수 있었다. 거기다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관객들의 추임새도 있어 재미있기도 했다. 다른 언어로 된 소설을 판소리로 만든 것이 참신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내가 판소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춘향가수궁가같은 전통 판소리 공연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자람, 정말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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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09-16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생각도 못했네요. 헤밍웨이의 문장의 마법이 판소리의 가락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게 신기 합니다. 와~어떤 경험일까 저도 들어 보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4-09-16 09:13   좋아요 2 | URL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이자람씨와 고수 한 명이 어쩜 그렇게 무대를 채울 수 있는지 놀라웠어요.
판소리와 함께 장면들을 몸으로 표현해(실감나게 연기를 하더라고요) 주어 더 입체적이었고
유머 코드도 많았어요.
마힐님!
중국에도 추석 명절이 있나요?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요^^

서곡 2024-09-16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노인과 바다 이보영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이 있더라고요 함 들어보고는 싶은데 아 왜 이리 다양한 책과 콘텐츠가 많은지요...

페넬로페 2024-09-16 09:53   좋아요 2 | URL
그만큼 이 스토리가 매력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밀리의 서재에서 열린책들판으로 성우들이 연기하듯 들려주는 오디오북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직까진 책을 직접 읽어야 글을 쓸 수 있겠더라고요^^

stella.K 2024-09-16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공연 어디선가 또 한다는 소식 못 들었죠? ㅠ
오늘 아침에 눈을 떴는데 문득 노인과 바다가 생각났어요. 페페님의 이 리뷰를 읽으려고 그랬나 봅니다. ㅎㅎ
전 오디오북 체험만 잠시 해 본 적은 있는데 그럴 수 있겠네요. 책이란 지고로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고 그래야 하잖아요. 사람은 흔적 남기길 좋아한다는데. ㅋ

페넬로페 2024-09-16 12:37   좋아요 2 | URL
앗, 신기한 우연이네요.
오늘 아침 스텔라님께서 생각하신 노인과 바다는 어떤 내용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이때껏 여러 번 공연되었더라고요.
아마 그녀의 시그니처인 것 같아요.
무대 공연에서 온 힘을 다해야해서 아마 장기공연은 힘들성 싶어요.
기회되시면 한 번 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유수 2024-09-16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엇 엊그제 이 공연 보러 저도 다녀왔는지라 너무 반가운 글입니다ㅎㅎ리뷰 귀하게 읽고 갈게요.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4-09-16 12:43   좋아요 2 | URL
앗, 반가워요, 유수님.
저는 금요일 저녁에 보고 왔어요.
유수님 감상은 어떤지 궁긍합니다^^
유수님께서도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요^^

유수 2024-09-16 12:48   좋아요 2 | URL
저도 금요일에 봤어요. 1부가 조금 초과였죠. 지방 사는지라 고속버스를 타야해서(그 다음 편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 15분여 남기고 나와야했어요 ㅜㅜ 저는 헤밍웨이의 원작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공연 정말 좋았습니다. 자람님 공연은 기회가 되면 가려는 편인데 판소리 공연은 처음이라 더 놀랍고 좋았어요. 남아서 끝까지 본 친구를 부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던 차에 이 리뷰를 보니 너무 기쁘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4-09-16 12:58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굳이 인터미션이 없어도 되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자가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어 그런 것 같더라고요.
저는 2부에 니콜이 우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끝까지 같이 보지 못해 아쉬워요 유수님^^

유수 2024-09-16 21:43   좋아요 2 | URL
저도 너무 아쉬워요. 페넬로페님처럼 같이 본 친구(공연 두번째 본다는)도 니콜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았다고 했거든요. 어땠을지, 어땠기에! 증폭되는 궁금증을 페넬로페님 후기로 달랩니다. 저도 후기 짧게라도 기록해봐야겠어요.

2024-10-10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0-10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케냐 니에리 레드 마운틴 AA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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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가 계속 되어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기온이 조금 내려가니 마음이 스산하다. 신맛과 쓴맛이 잘 어우러진 향이 입 안에 오래 남는 ‘케냐 니에리 레드 마운틴‘을 마시며 내 마음의 간사함을 지운다. 이 커피가 나에게 감사하며 살라고 가르쳐준다. 여기에 달콤함을 더하는 건 네 몫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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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9-13 2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잘 지내셨나요.
날씨가 다시 더워지고 비가 옵니다.
추석 연휴가 오늘부터 시작이라서 명절인사 드리러 왔어요.
즐거운 명절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4-09-13 23:59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비 그치면 날씨가 조금 시원해지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길요^^

2024-09-14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15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4-09-16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즐커하시며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페넬로페 2024-09-16 09:13   좋아요 2 | URL
서곡님!
감사합니다^^
 
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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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읽으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고, 읽고 난 뒤에도 책의 내용에서 받은 복잡한 감정과 여운이 많이 남아 있다. <연수>, <미라와 라라>는 내가 경험한 것과 추구하는 것이 들어있어 생각할 것이 많았고, <라이딩 크루>는 하도 기가 차 소리 내어 웃었으며, <동계올림픽>에선 방송사 인턴인 선진이 너무 짠해 눈물이 나왔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데도 우리는 늘 다른 사람에 비해 뒤쳐져있다고 느낀다. 죽을 만큼 노력하는데도 타고난 머리와 눈부신 외모를 가진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언제나 돈이 부족해서 허덕이며 살지만, 남들은 비싼 호텔 빙수가 만만한 듯 너도나도 먹어봤다는 사진을 올린다. 순간적 기지와 말발로 넌지시 남을 누르며 자신을 부각시키는 얄미운 사람이 승진도, 결혼도 잘한다. 세상은 용납될 수 없는 불평등과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함으로 가득 차 있어 한번쯤은 망하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잘만 돌아간다. 분명 좋은 성격으로 태어났지만, 이런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마음은 꼬이고 질투가 생기고, 상처투성이로 변해간다.

 

장류진 작가의 소설집 연수에 실린 6개의 단편은 적나라한 삶의 현장에서 힘들게, 인내하며 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 학기만 마치면 졸업을 하게 되는 취준생인 딸아이도 그 현장에 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어떤 장면에선 딸아이가 앞으로 가게 될 세상이 시베리아 벌판 같아 기분이 서늘하기도 했다.

 

이 소설의 표제작인 <연수>는 처음에 사람 이름인줄 알았다. 제목 연수밑에 한자 硏修가 있어 어떤 연수인지 궁금했는데 자동차 운전 연수에 대한 내용이었다. 운전은 머리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몸도 같이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또 올림픽 경기처럼 내가 잘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도로위의 변수에 시시각각 빠르게 대응을 잘 해야만 한다. 운전을 무서워하는 빅 폄의 구년 차 회계사인 주연은 자가 운전의 필요에 의해 외제차를 사고, 운전 연수를 신청한다.

 

주연은 유능한 강사의 실용적인 매뉴얼에 따라 차근차근 운전을 배우지만 여전히 자신감이 없다. 강사는 주연이 운전을 잘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연은 강사에게 추가 연수를 신청하지만 강사는 거절한다. 운전은 결국 혼자 하는 것이라고, 연수만 받을 수는 없다고 한다. 운전이든 다른 것이든 연수(硏修)라는 말 아래 놓여 진 것들은 모두 혼자 해내야만 하는 것이다그래서 최소한의 응원과 가르침이 필요하다.

 

 

<공모>에서의 모든 것은 모호하다. 김 부장이 천사장이 운영하는 호프집인 천의 얼굴만 회식 장소로 고집하는 것도, 천사장의 클리비지의 역할도, 현수영이 천사장과 천의 얼굴을 불편해 하는 이유도 딱히 명확하지 않다. 현수영은 마음에 들지 않은 회사를 다니며 어쩌면 모든 것을 삐딱하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닌 건 아닌 거라고 여기며 나름 정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생각한 것이 나중에 또 다른 모호함을 가져오며 이것 역시 아닐 수도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무엇이 옳은지, 내가 보는 것이 정확한지, 나의 판단이 모두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항상 흔들린다. <공모>의 마지막 장면인 천사장과 김 상무(예전 김 부장)의 포옹까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 수영이 천사장의 딸인 세원에게 갖는 희망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 어느 날, 호되게 뒤통수를 맞을지도 모른다.

 

 

<라이딩 크루>는 영화 곡성의 유명한 대사인 뭣이 중한디?’가 생각나게 했다. 무엇이 중요한가? 어느 순간 목적과 객관성이 사라지고 맹목적인 것에 홀려 거기에 말려들 때가 있다. 감정에 치우쳐 내가 잃어버릴 것을 미처 보지 못한다. 나중엔 이유조차 생각나지 않고 그냥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회한만이 남는다. 질투와 불신, 꼬임과 자존심이 한꺼번에 표출되어 내가 나를 그르치고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다. 한밤중, 두 남자가 알몸으로 자전거 경주를 하고 그것을 옆에서 인정하는 또 한 사람의 바보를 보며 정말 많이 웃었다. 웃으면서 혹시 내가 두 남자 중의 한사람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했다. 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무런 준비도 해주지 않고 무조건 가서 성과를 내라는 명령, 그 결과로 인턴 사원에서 정식사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협박, 자식이 힘들게 번 첫 월급을 봉투째 받아 기분이 좋은 부모, 두 번째 월급에서 핸드폰과 발렌타인 삼십년을 사달라는 부모.<동계올림픽>에서의 어른들은 이렇게 선진의 어깨를 짓누른다. 한파가 닥친 날에도 변변한 패딩하나 없이 청카바 하나만 입고 다니는 선진의 현재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선진은 꿈속에서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상상 한다. 잠깐 좋은 어른들도 만난다. 그들에게 따뜻한 보살핌과 패딩을 얻어 입고 나온 선진은 여전히 추운 바깥에 서 있다. 선진이 만난 잠시 동안의 온정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녀에게 그나마 힘이 되었을까?

 

 

그 길로 가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 길로 꼭 가야하는 사람이 있다. 능력이 안 되지만, 그것을 해야만 행복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라와 라라>에서 미라는 소설을 쓰고 싶어 32세의 나이에 국문과에 다시 들어온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이과형 인간이 소설을 쓰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아예 쓰지 못할 수도 있다. 미라는 이과형 세계에서 이미 성공도 했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그녀는 미라보다는 소설을 창작하는 라라 로 살기를 원한다. <펀펀 페스티벌>는 원하는 세명 그룹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다른 중견기업에 취업했다.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는 것과 원하는 대로 가지 못해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는 것에 똑같이 좌절과 힘듦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들에게 내 쪼대로가 존재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에서 장류진은 글을 쓰는 동안의 자신의 여러 어깨 모습을 얘기했다. 그만큼 이 글들이 고통 속에서 힘들게 나왔다는 말일 거다. 힘들게 나온 만큼 여기에 실린 소설들이 좋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내가 희망을 절망으로 오독했는지는 모르지만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많이 남아있다.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인 일의 기쁨과 슬픔은 읽다가 말았다. 그가 쓴 문장이 너무 깍쟁이 같아 정이 들지 않았다. 꺼내 다시 읽어야겠다.

 

[어쩌면 당연했다. 너무도 오래전 일이었다. 한 사람의 입맛이 변할 정도로 오래된 시간, 내 기억이 실제를 왜곡했거나 아니면 과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뒤이어 그게 아니라 내 모든 기억이 사실이라고 해도....그게 뭐 어때서?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고작 그 음영 하나에 시시덕거리고 십수년간을 들락날락하며 법인카드 갖다 바친 놈들이 한심한 놈들일 뿐. 애초에 거기까지만 싫어했으면 될 일이었다.

-p.153, ‘공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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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8-29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리뷰 제목이 마음에 꼭 듭니다!!! 어차피 인생 마이웨이......이제 곧 팔월도 끝이네요 좋은 밤 되시길요~~

페넬로페 2024-08-29 21:4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인생은 마이웨이인거죠~~
날씨가 그나마 쬐금 시원해져서 다행이네요^^

클로드 2024-08-29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나네요.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거야.“

우리 모두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4-08-29 23:18   좋아요 0 | URL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대사가 정말 뭉클하네요.
시와 미, 낭만, 사랑~~
이 단어들 잊지 않고 살아야겠어요.
그래도 여기 알라딘에서 책 읽고 글 쓰는 우리들은 그나마 삶이라는 걸 느끼며 살고 있다며 위로해 봅니다^^

희선 2024-08-30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사는 게 가장 좋기는 하죠 그게 쉽지 않다 해도... 그렇게 사는 사람이 더 멋지게 보일 듯합니다 <미라와 라라>는 한사람인가 봅니다 미라가 라라가 되는... 이과라고 해서 소설을 못 쓰는 건 아닐 텐데, 이과여도 소설 잘 쓰는 사람 있는 듯합니다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을 쓰기를... 이런 무책임한 말을... 저도 못 쓰는데 말이죠


희선

페넬로페 2024-08-30 08:53   좋아요 0 | URL
책 읽고 난 후의 감상을 적으려 해도 그게 쉽지 않은데 소설을 쓰려면 얼마나 힘들지요.
그래서 미라는 다른 정체성을 가지려고 이름 바꾸기를 원했다고 생각해요. 본래 자신이 가진 아아덴티티로는 글이 잘 안 나오니까요.
이과 출신도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많지만 아무래도 통계적으로는 문과쪽이 많을 듯 해요.
일단 뇌의 구조가 좀 달라요 ㅎㅎ

페크pek0501 2024-08-30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류진 작가의『일의 기쁨과 슬픔』만 읽었는데 괜찮았어요. 작가치고 문학적이지 않다고 느꼈으나 그것대로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4-08-30 15:12   좋아요 1 | URL
‘일의 기쁨과 슬픔‘ 책이 집에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24-09-02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되었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역시나 <라이딩 크루>였답니다.

이런 미ㅊㄴㄷ하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답니다.

페넬로페 2024-09-02 16:22   좋아요 1 | URL
<라이딩 크루> 읽으면서 웃지 않은 사람 없을 거예요.
마가 끼인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게 바로 여기 인물들의 경우가 아닐까 했어요^^

젤소민아 2024-09-07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소설집을 한번에 완독하긴 쉽지 않은데 말이죠. 하나 끝나면 쉬거나 일단 접게 되죠. ㅎㅎ
장류진작가 소설을 제가 읽지를 않았네요~. 이참에 카트에 넣습니다~

페넬로페 2024-09-07 11:01   좋아요 0 | URL
네, 장편소 설에 비해 단편은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한국 작가의 단편은 다 좋더라고요.
이 책은 요즘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글들이 많아 좋았습니다^^
 

스물다섯살 때의 일이었다. 무언가 해내고 싶은 마음, 되고 싶은 모습이 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그 모습에 가닿을 수 없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잘 몰랐다.
그러니까 운전대를 잡기 전까지는.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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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9-03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알고 지내던 교회 후배 이름과 같아서 관심이 갔습니다. 일이 아니었으면 친해지지 않았을텐데 또 일 때문에 멀어진 친구였죠. 지금도 잘 사나 궁금하긴 합니다. 이책 언제고 읽게 되겠죠.ㅋ

페넬로페 2024-09-03 13:54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는 사람 이름인줄 알았어요. 제가 아는 사람의 이름도 연수인데 좀 별로 였습니다. ㅎㅎ
이 책 나름 괜찮더라고요. 스텔라님 감상 기다릴께요^^

젤소민아 2024-09-07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바로 와닿네요. ㅎㅎ 이럴 때 정말 괴롭죠~

페넬로페 2024-09-07 10:58   좋아요 0 | URL
매번 저 느낌을 달고 사는 것 같아요. 이제는 그저 받아들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