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선생의 책을 처음으로 완독했다. 그동안 저자의 다른 책을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했었지만 끝까지 읽어내지는 못했다. 저자가 쓴 글은 천천히 깊이 들여다보아야 할 것 같았는데, 빠른 호흡으로 너무 급하게 다가오는 느낌에 내 속도를 맞추기 힘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했다. 저자가 강조하는 말인 맥락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나와 정희진의 맥박수가 조금 달랐기 때문이었다.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바탕이 되는 책이라 반가웠다. 영화를 좋아하고 오랫동안 봐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인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그냥 그 자체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정말 내 몸을 지나간다. 두어 시간 남짓의 압축된 것에서 뿜어 나오는 모든 것들을 몸으로 먼저 느끼고 그 다음에 머리로 정리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영화를 매개로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읽어도 괜찮다. 영화의 부분만으로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영화에서 받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어 가며 내 생각이 복잡해지고, 깐깐해졌다. 내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찬실이를 언급할 땐 내 성격도 비슷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환경을 부러워할 때 나도 똑같이 부러워했다.

 

정희진이 영화를 해석하는 방식은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서 시작한다. 각자 다른 부분적 시각에서 영화의 독후감은 출발한다. ‘부분이란 단어가 처음에는 생소하게 들렸지만 내가 보는 영화의 방식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영화든 책이든 결국 나는 부분으로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책 덕분에 영화를 많이 봤다. 새로 본 영화도 있고 다시 본 영화도 있다. 더 읽어야 할 책, 봐야 할 영화도 많아졌다.

 

[이 책의 요지는 한 장면으로 전체를 해석하고 확장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보는 방식을 공부하는 데 있다. -p.26

부분적이지만 각자 독창적이며 그래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온전히 하나(holism)인 대화의 공동체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p.34]



우리는 누구나 중력의 영향을 받지만, 느끼는 강도는 똑같지 않다. 우울증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이 너무 세 땅 속으로 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비티에서 딸을 잃은 라이언 스톤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에서 직면한 죽음을 극복함으로써, 편하게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고통으로 인한 힘듦은 땅 위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사람들도 잘 도와주지 않는다. 현실에서, 중력을 벗어난 우주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날씨가 약간 추운 날에 남편과 같이 본 영화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소재가 특이해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비밀은 없다’, ‘암수살인’, ‘리플리’, ‘아무도 모른다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 영화이다. 이 영화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신선했고, 공감했다.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영화 기생충에 대한 평론가 이동진의 한줄평이다. 이동진은 이 글이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는 최근에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나름 해명을 했다. 한줄평같은 짧은 글은 한자어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희진도 한자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의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고심해 단어를 선택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20대가 많이 보기를 바란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한줄평이 아닌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는 책에는 한자어보다 더 쉬운 단어를 선택해 글을 쓸 수 있다. 그녀의 책을 20대가 많이 읽기 바라는 독자로서, 정희진이 선택하는 단어가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JTBC에서 방영된 방구석 1을 매회 시청했다. 그 프로에서 영화전문기자였던 주성철 평론가를 알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해주어 좋았다.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는 주성철의 첫 번째 영화평론집이다. 오랫동안 영화와 함께 했기에 이 책에는 작가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들이 담겨있다. 영화에 대한 많은 정보, 뒷이야기들이 있고, 배경설명과 해석도 맛있게 잘 버무려 자신만의 감칠맛을 낸다. 감독관, 배우관, 장르관, 단편관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정희진의 책과 달리 영화를 보고 읽으면 더 좋다. 한국 영화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려면 박찬욱, 봉준호 감독부터 언급되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웬만큼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조금 식상하고, 뒤로 갈수록 글 힘을 잃는 것이 아쉽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서사의 정서와 감동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워 봉합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게다가 올드보이에서 미도의 양손을 묶고 배에 전화 내용을 메모하는 장면도 굉장히 불편했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도 한 인터뷰에서 친절한 금자씨이후 할리우드에서 만든 스토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아가씨, 그리고 플로렌스 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시리즈 리틀 드리머 걸에 이르기까지 여성 주인공들이 중심인 영화를 만들어온 최근의 작업에 대해 올드보이에서 미도 캐릭터를 유일하게 끝내 진실에서 소외된 채로 퇴장하는 인물로 그렸던 게 마음에 걸려 친절한 금자씨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후 여성 캐릭터에 관심이 많아졌다....

박찬욱은 올드보이를 만든 후 고백했던 그 꺼림칙한 마음에 대한 참회의 답변을 헤어질 결심으로 내놓았다.

-박찬욱, p.38~39]



아무도 모른다는 영화가 있어.

엄마는 애들 버리고 가서 애들만 사는 영화인대 5분 보다가 꺼 버렸어. 열두 살 먹은 큰놈이 웃으면서 어른들한테 돈 꾸러 다니는 거 보자마자 꺼 버렸어. 나 이 영화 마음 아파서 못 본다. 나 티브이 부시고 들어가서 걔들 빼내 와서 내가 키운다. 근데 영화 한다는 놈이 이런 것도 못 보고 어떻게 무슨 영화를 한다고. 다음 날 봤어. 보길 잘했다 싶더라. 애들 나름 자기 힘이 있더라. 인간 다 자가 치유 능력 있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기훈이가 형인 동훈에게 하는 대사이다. ‘나의 아저씨는 초반에 보기가 무척 힘든 드라마였다. 그 보기 힘든 드라마에서 힘들다는 영화가 언급되어 그때에는 보기가 무서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는 정희진과 주성철의 책에 동시에 등장한다. 정희진은 이 영화에서 사회 구조나 부모를 빼고 아이들의 삶과 생존방식에만 주목한다. ‘나의 아저씨의 기훈과 비슷한 생각을 한다. 이번에 처음 본 이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복잡했다. 엄마를 빼고 아이들만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레에다 감독의 가족이 된다라는 관점은 굉장히 좋게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들여다보기가 힘들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각기 다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가 행복을 찾아 떠난 후, 6개월 동안 아무도 모르게 그들만의 삶을 사는 내용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막내 여동생이 죽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성철의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에 이 영화의 실제 내용이 언급된다. 영화의 내용과는 다르게 실제 2살이던 막내 여동생은 사고가 아닌 장남의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해 죽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2살짜리 아이가 누군가에게 맞아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람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경계해 이 영화에서 엄마를 배제하고 남매들 사이의 감정 공유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성장과 희망이 있었을 것(p.110)’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라는 매체는 시간관계상 생략의 필요성이 큰 예술이다. 압축의 미학으로 아름답고도 숱한 얘기들을 쏟아내지만, 그런 이유로 영화가 위험할 수도 있다. 정희진이 말한 부분이 독창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객관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가 실패한 이유를 이 맥락에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외로움에서 시작한다. 뱃속에서부터 아이와 교감은 하지만 소통은 할 수 없다. 아이의 반응이 계속 증가하고 완전해질 때까지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막막하고도 아득한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에서 아이들의 엄마는 큰아들에게 난 행복해지면 안 돼?‘라고 말하며 그에게 나머지 아이들을 맡겨놓고 떠난다. 그 엄마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난 엄마의 외로움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엄마를 증오하기도 한다.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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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7 22: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찬실이와 비슷한 성격 ㅋㅋ 네 나의 아저씨에 송새벽이 영화 이야기 자주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저도 힘들까봐 오래 피하던 드라마였어요 ...

페넬로페 2022-10-27 22:45   좋아요 4 | URL
나의 아저씨는 지안도 좋지만 삼형제도 너무 좋고 재미있었어요.
보기가 힘들었지만 저의 인생 드라마가 되었어요.
찬실이, 매력적이죠? ㅎㅎ

새파랑 2022-10-27 2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영화도 많이 보시는군요 ^^ 전 저 영화 사진들중에서 화양연화 하나만 봤네요 ㅜㅜ 그런데 아주 좋았었습니다 ㅋ

영화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볼수 있는거 같아요 ㅋ

페넬로페 2022-10-27 22:49   좋아요 6 | URL
화양연화,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제 성격이 별로 활동적이지 않아 책이나 영화보는 걸 좋아해요^^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1박2일로 한 영화에 대해 얘기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를 것 같아요^^

미미 2022-10-27 23: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동진 작가님이 해당 영화평에 대한 반응으로 많이 억울하셨나봐요. 저는 다른 플랫폼에서 봤는데 유퀴즈에도
언급셨다니 찾아봐야겠어요^^*
정희진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저도 영화 여러편을 찾아봤는데
페넬로페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어떻게 보느냐에따라 어디에 집중하느냐에따라 영화에서는 많은것들이 달라보이는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10-28 00:42   좋아요 4 | URL
이동진 평론가의 설명을 들으니 한줄평의 의미가 깊더라고요.
영화는 여러 사람이 협업하는 거라 거기에 내재된 것이 넘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미미님 말씀처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을듯요.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은 있었는데 표현력의 부족으로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했어요 ㅠㅠ

scott 2022-10-27 23: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이나 영화,,,
평론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서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
플친 이신 페넬로페님의 리뷰가 더 소중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10-28 00:47   좋아요 5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북플 친구들의 감상이 더 좋아요^^

희선 2022-10-28 02: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엄마도 행복해야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면서 행복하면 더 좋을 텐데 싶네요 그게 어려울까요 아이들끼리만 지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지켜줄 어른이 하나쯤은 있어야 할 텐데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고 그것만이 아닌 다른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10-28 07:19   좋아요 3 | URL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무척 좋았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의 내용을 알게 되어 이 영화가 더 힘들었어요. 아이끼리 지내면 괜찮지 않아 많이 위태로워 보였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28 10: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평론가와 대중의 눈이 다른 경우가 많더라구요^^; 특히 영화 평론가의 평점이 90점 이상인데 관객은 50점 미만인 경우도 많이 봤던 것 같고...ㅎㅎ
모아주신 영화 사진 중 <화양연화>가 단연코 제 눈을 압도했어요!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 또 감상에 젖네요^^

페넬로페 2022-10-28 15:33   좋아요 4 | URL
화양연화의 장만옥 배우, 넘 멋졌죠!
근데 저는 영화보면서 저런 옷차림과 헤어스타일로 일상이 가능할까도 생각했어요 ㅎㅎ

영화는 특히 더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뉘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10-28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왓챠에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감상평을 꼭 읽어 보거든요. 저는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어떤 건 별 평점만 표기한 게 많아 아쉽더라는....ㅋㅋㅋ
기생충 평 저도 유퀴즈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동진 평론가 천재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 얼른 읽어야 하는데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계속 뒷전입니다. 배혜경 작가님의 영화 책이랑 정희진샘의 이 책은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찾아 본 후, 읽으려니 진도가 안나가네요.
근데 <아무도 모른다> 영화는 오래 전에 봤었어요. 고레에다 감독 좋아해서 거의 챙겨 보려고 노력했던 시절이 잠깐 있었어요^^
근데 그 중 이 영화가 정말 힘든 영화였어요.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기훈을 언급해 주시니 그때 기훈의 감정에 확 몰입이 되었더랬죠ㅜㅜ
근데 2살 동생이 그렇게 사망하다니???
아...정말 충격입니다. 전 그 영화 보고 나서도 한동안 충격이었어요. 독하게 다 보긴 했지만요. 결말을 그렇게 끝맺었지만....ㅜㅜ
암튼 이 영화도 정희진샘이 언급하셨군요?

페넬로페 2022-10-28 15:40   좋아요 2 | URL
개인적으로 이동진작가를 좋아해요. 말하는 딕션과 내용이 어쩜 그리 완벽하게 일치하는지 매번 감탄해요.
왓챠에 있는 이동진의 영화해석도 좋더라고요~~

책 속에 들어있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글은 항상 제가 안 읽고 안 본 것에 대해 쓰여진게 많아 요즘은 그냥 읽어요.
책에 나온 것들을 어차피 다 읽지 못해서요.
‘아무도 모른다‘는 감독의 의도를 알지만 실제 이야기가 넘 충격적이라 그것이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고레에다의 다른 영화는 괜찮았거든요^^

서니데이 2022-10-28 16: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에 그래비티 영화관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이 거의 없었고 그 날 영화는 고요했는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어서 집중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우주라는 중력이 없는 공간의 고요함과 달리, 영화관 안은 고요하지 않았거든요. 그 영화는 사람이 적은 영화관에서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요즘엔 이동진 기자가 유튜브에서 영화소개를 해주는 것을 본 적 있는데, 설명이 좋아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잘 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0-30 08:14   좋아요 4 | URL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 이유가 영화에만 집중하기 위한 것인데 계속 통화하는 관객이 있었다니 너무 불편헸겠어요 ㅠㅠ
그것도 그래비티를 보면서요.
이동진 평론가는 워낙 해박해서 매번 그의 얘기를 빠져서 듣게 됩니다.

댓글 넘 늦게 쓰는데 이태원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아파요 ㅠㅠ

mini74 2022-10-30 1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모른다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모티브가 된 실제사건은 너무 끔찍했고.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도 참 좋아합니다. 진짜 엄마에게 행복은 무엇일까요.

2022-10-30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30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10-30 19:15   좋아요 2 | URL
‘아무도 모른다‘, 영화보면서도 오빠 친구들이 집에 드나들어 조금 위태롭게 보였는데 실제 사실을 알고 나니 넘 마음이 아팠어요 ㅠ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봤는데
걸어도 걸어도, 챙겨봐야겠어요^^
엄마의 행복,
오늘 이태원을 보면서 엄마는 자식으로 인해 행복할수도, 불행할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coolcat329 2022-10-30 18: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동진 평론가의 저 100자평 논란이 참 씁쓸했어요. 모르는 단어 나오면 늘 손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찾아 익히면 될 것을 왜 저리 욕하는지 이해가 안가더라구요.

아무도 모른다는 참 보면서 답답하고 화도 나면서 자신의 행복 찾아 떠난 엄마의 마음도 또 알 거 같아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근데 실제 이야기는 더 충격이네요.

페넬로페 2022-10-30 19:21   좋아요 2 | URL
요즘 사람들이 문해력이 모자라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찾는 것도 귀찮아 하거든요. 초등생은 아예 한자를 배우지 않는 학생도 있고, 중학교도 한자과목이 선택인 곳도 있더라고요^^

아무도 모른다, 실제 이야기 듣고 정말 충격이었어요^^

서니데이 2022-11-01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늘부터 11월 시작입니다.
이제 올해의 남은 시간도 적고, 가을의 느낌도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02 19:43   좋아요 2 | URL
11월이 되어 그런지 바람이 더 매서워졌어요.
이제 올해도 두 달밖에 남지 않았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 할텐데 매일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만 있어요
서니데이님!
11월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서니데이 2022-11-09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11-10 19:41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감사드려요.
요즘 날씨가 따뜻해 좋네요. 이 시기에 마지막 가을을 즐겨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11-10 19:42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용**

책읽는나무 2022-11-11 0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인상적인 글, 역시나^^

페넬로페 2022-11-11 09:37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희선 2022-11-1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또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영화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11-16 18:11   좋아요 1 | URL
희선님
감사합니다.
저는 언제나 영화 좋아해요^^
 













내가 기억하는 나의 가장 어린 시절인 5~6세쯤부터 10년의 주기로 지나 온 나이 중, 가장 좋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좋았던 때가 있기나 한 것인지! 매번 실수하고 넘어지고, 후회했지만 그것은 반복적이었다. 젊었을 때는 지금과 달리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그 정도면 잘 살아가는 거라고 얘기할 줄도 몰랐다. 남과 비교당하지 않고 내 식대로 살고자 하는 당당함과 뻔뻔함도 없었다. 주눅 들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도 많이 받아 그것을 되돌리느라 남에게 상처도 주었다.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내 나이에 비해 늦게 결혼해, 역시나 늦게 결혼한 남자와 싸우며 살아야했고, 늦게 낳은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고 외로웠다. 40세가 되면 인생 다 산 것 같았고 그때부터 늙는 것 같았다. 불혹(不惑)이라니! 정말 말이 말 같지가 않았다. 그 시기에 2~3년 정도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사춘기는 40세에 온 것이었다. 정작 10대에는 수동적으로 공부하며 모범적인 학생으로 청소년시기를 견디었다.(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40대 초반을 지내왔지만, 한편으로 늦은 사춘기를 지나며 더 성장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이 변화되기도 했다. 내려놓는 법도 배웠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가 나로 살기 위한 포석을 다지고, 그 위에 차근차근 많은 것을 다시 쌓아올린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50대는 수월하게 넘어왔다.

 

누군가가 지금 당신의 나이가 어떠냐고 물어 온다면 난 참 좋다는 아닐지라도 좋다라고는 말할 수 있다. 좋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해서 내가 늙음을 받아들이고, 지금 사는 것이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늙는다는 것은 여전히 싫고, 불편하다. 돈도 없고 노후대책도 되어 있지 않다. 여전히 돈을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남편이나 나에게 큰 병이 올까봐 두렵기도 하다. 딸아이도 여전히 걱정된다. 재테크에 관심 없고, 책 읽고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대책 없는 바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금의 내 나이는 나를 참 편하게 해준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 많아지고, 싫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그에 대해 지나친 혐오나 미움은 없어졌다. 귀찮고 불편한 것을 무관심이라 포장도 하고, 남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평가를 하든지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혹시 나에게 다시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해도, 난 거절할 것이다. 나란 사람은 다시 돌아간다 해도 더 열심히 살지 못할 것 같고, 그저 이대로 조금씩만 발전하며 살았으면 한다.


9월이 독서의 달로 정해져 있어 도서관마다 행사를 많이 했다. 내가 이용하는 도서관에도 대출 권수 확대, ‘당신의 독서 취향은?’, ‘북 큐레이션같은 이벤트를 했었다. 9월 초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을 때, 도서관 열람실 입구에 비밀보자기 안에 들어있는 책들이 놓여있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을 분야별로 선정해놓은 것이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대출해가면 되었다. 비밀보자기는 10개정도 있었는데, 나도 궁금해 하나를 선택했었다. ‘여성심리학, 노년, 인생후반, 소중한 관계, 황혼이라는 해시태그가 있는 것을 골랐는데, 이게 뭐라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구두구두...

 

집에 와서 풀어 본 보자기 안에는 메리 파이퍼의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라는 에세이가 들어 있었다. 처음 들어 본 작가의, 내 취향도 아닌 책에 살짝 실망했다. ‘우아하고 지혜롭게 세월의 강을 항해하는 법이라는 부제는 좋았지만 책의 내용 역시 예상에서 별로 벗어나지는 못했다. 책은 13페이지 정도 들어가는 말이 있었고, 나머지는 임상심리학자인 작가의 책답게 여러 사람의 사례가 정리되어 있었다. 삶의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회복력을 보이는 것이고, 상황에 따른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에는 공감했다. ‘앨리스 인 베드에 등장한 마가렛 풀러에 대한 글도 있어 반가웠다. 그렇지만 여러 사람에 대한 사례와 지침은 나와 맞지 않아서인지 조금 재미가 없었다.

 

[나는 감정을 통제하기보다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감정은 우리가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우리는 온몸과 온 마음으로 지금 느껴지는 감정을 오롯이 체험해야 한다.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조금씩 치유와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p.14]





 

 

 

 

 

 

 

 

 

 

 


딸아이가 아바타 리마스터링영화를 같이 보자고 했다. 12월에 아바타 2’가 개봉될 예정이라 화질과 소리를 좋게 해 다시 만든 전편을 재상영 해주는 것이었다. 아바타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 딸아이와 저녁은 같이 먹고 아이는 영화관으로, 나는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기로 했다. 읽을 책이 쌓여 있어 어떤 책을 가져갈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 선물 받은 책을 가방에 넣었다. 이 책은 알라딘 서재 친구가 나에게 선물로 보내준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친구가 정희진 선생의 책을 두 권이나 보내주었다. 이 친구와 만나지는 않았지만 알라딘 서재에서는 엄청 친하다(내 생각). 책 취향이 같지는 않지만 나는 그녀의 책읽기와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격려해주고 무척이나 존경한다.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친구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내게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 반가웠지만, 이 책의 내용은 영화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 선생이 가져 온 영화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저자의 글은 나에게 가하는 채찍질이기도 하고, 같은 기질의 사람을 만난 기쁨이기도 하다. 뚜벅뚜벅 가고자 하는 강인함과 그래도 한 번씩 물러나는 소심함도 있어 재미있다. 어떤 면에서는 반발하고 싶기도 하지만, 선생은 아마 흔쾌히 받아들일 것 같다. 머리말의 제목인 내가 쓴 것이 나다라는 말은 하도 가혹해서 등골이 서늘하다.

 

[글쓰기가 힘들고 두려운 이유는 쓰는 사람이 대상을 창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대상(작품)이 아니다. 글로 쓴 대상을 공부하기 전에 글을 쓴 사람을 추적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모든 재현이 누군가를 쓴 것임을 인식하고,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나를 알기 위해 쓴다도 중요하지만 는 매 순간 변화하고 움직이는 존재임을 각성하고 있어야 한다.

-p.11~12]


책 선물, 감사합니다**



카페에서 몰입하며 책을 읽다가 근처에 있는 호수를 산책하려고 나왔다. 평일이고 밤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요즘 어디서나 실감된다. 그리고 호수위에 서 있는 러버덕을 발견했다. 8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고 했다. 처음 이 오리를 봤을 때 그냥 단순히 오리 모양의 고무 풍선인줄 알았는데, 이 작품을 만든 작가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었다. 작품을 보호하고자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었다. 전에 전시된 러버덕을 딸아이와 봤는데 벌써 8년이란 세월이 지났단다. 8년 동안 난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내가 독서 동아리에 참가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동아리의 활성화를 위해 각 동아리마다 원하는 책을 사주기로 했다. 리더이신 그레이스님께서 우리 동아리는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신청했었다. 책이 도착했고 그레이스님께서 이 무거운 책을 들고 오셨다. 가을이고 날씨가 좋아 도서관이 아닌 공원의 카페에서 회원들과 만나자고 했는데, 우리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자 몸소 들고 오신 거였다. 워낙 책을 많이 읽으시니 이 정도의 책 무게는 감당할 수 있다고 하셨다.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두꺼웠다. 이유는 있었겠지만 출판사에서 그냥 두 권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읽기에 불편하고 휴대하기도 쉽지 않다. 동아리 회원들이 이 책의 두께에 식겁하여 아무도 가져가겠다고 하지 않아 결국 내가 먼저 가져왔다. 다시 그레이스님에게 이 무거운 책을 지고 가게 할 수는 없었다. 집에 돌아와 딸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었을 때,

, 이 책으로 사람 때리면 바로 죽겠네...”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하다. ‘미니 74’님도 만약 집에 도둑이 들어오면 두꺼운 책을 사용하신다고 했으니.....

 

미들마치는 시골에 사는 여러 가정의 결혼 생활을 들여다보는 소설이다. 언제나 남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에 관한 것이면 더 새롭다. 돋보기를 준비해 차근차근 들여다봐야겠다. 10월도 책읽기로 바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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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0-10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가운체 하느라 정작 축하인사 뒷전 ㅎ축하드려요^^

페넬로페 2022-10-12 19: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
날씨가 춥다가 오늘 조금 풀렸어요. 이 계절엔 날씨가 좋아야죠.
얄라알라님, 좋은 가을 보내시길 바래요**

책읽는나무 2022-10-11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읽으면서 좋다고 했었던!!!^^
이제 저의 촉도 어느 정도 풍월을 읊을 수 있네요ㅋㅋㅋ
잃시찾에 이어 2 관왕 축하드립니다^^

페넬로페 2022-10-12 19:00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풍월을 읊을 수 있는 책나무님의 촉을 사랑합니다^^

건수하 2022-10-21 15: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이달의 페이퍼로 선정된 글이었군요. 제가 잘 확인 안하는지라 지금 알았습니다 ^^
페넬로페님 많이 늦었지만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님과 독서 모임을 하시는군요. 서재 친구가 가까이 계시니 두 분께 복이네요 :)

페넬로페 2022-10-21 17:09   좋아요 1 | URL
수하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과 책도 같이 읽고 서재 활동도 같이 하고 있어 정말 복받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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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희곡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Alice in Bed)은 내가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작가는 이 희곡에 여러 가지 의미와 장치를 중첩시켜 배경지식이 부족한 나를 힘들게 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모두 짧고 연속적이지 않아 대사의 숨은 의미를 해석해야했고, 변화하는 무대장치를 비롯한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야 했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윌리엄 제임스와 헨리 제임스의 여동생인 앨리스 제임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앨리스, 앨리스의 아빠와 오빠, 그녀의 상상속의 친구들이 여성의 삶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앨리스는 오빠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민했지만, 19세에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영국으로 떠나 온 뒤로는 줄곧 침대를 떠나지 못하는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여자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발작은 마약과 진정제로 잠재운다. 44살에 죽은 후, 그녀가 쓴 일기가 출판되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손택은 이 책이 여성의 이야기를 나타낸다고 했다. 이 희곡은 여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의 고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어날 수 있어요.”

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하지 않으려는 거예요.”

의지의 문제라니까요.”

게으름뱅이!”

노력을 해 봐요.”

사물을 다른 식으로 보려무나!”

넌 인생에 기회를 주지 않고 있어

 

침대에만 머물고 있는 앨리스에게 간호사와 그녀의 오빠가 하는 말이다. 간호사와 앨리스의 오빠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뭔가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다. 그들은 불행하다고 하고,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한다. 자살하고 싶고, 괴로우니까 잠을 잔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바쁘다고,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건 옳은 일이 아니라(p.36)', 능력을 사용해 성취해 보라고 한다. 완벽하기는커녕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관계에서 두 대화는 평행선을 이룬다. 사람과의 관계는 누가 더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이해하느냐의 문제가 더 절실하다.

 

앨리스 제임스’(1848~1892)의 전 생애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에 걸쳐져 있다. 명민하고 머리가 좋은 여성인 앨리스가 그들의 남자 형제와 같은 평등과 존중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여성들이 쉽게 규정지어지고, 대체적으로 여성 자신이 스스로를 한계 짓는 방식 때문이었다. 육체적으로 매력적이면서 아버지와 남자형제들, 남편에게 참을성 있고 나긋나긋하고 고분고분하며 예민하고 배려할 줄 아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이기심과 공격성, 자신에 대한 관심과 모순되는 것이므로 마찰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바로 이런 이기심과 공격성이야 말로 위대한 창조성이 피어날 수 있는 필연적인 조건인데 말이다.

-p.11~12, ‘작가의 말‘, 중에서]

 

그녀들의 공격성, 모순에 대한 마찰은 신경쇠약증으로 많이 나타났고, 그것은 빅토리아 시대에서 여성에 대한 단정적인 한계로 규정되어졌다.

 

[아빠도 오빠처럼 생각해? 이 끔찍한 병이 내게는 좋은 해결책이라고?

-p51]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5막에는 앨리스가 차 모임에서 다른 여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환상을 담고 있다. 미국의 페미니즘 운동가이자 평론가인 마가렛 풀러’, 일생 동안 1775편의 시를 남긴 미국의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시팔에 나오는 유일한 여성 인물인 쿤드리’, 발레극 지젤에 나오는 환상적인 인물인 미르타가 앨리스의 차 모임에 초대를 받는다. 그들은 앨리스와 교감을 나누고자 찾아왔지만, 결국 그들 역시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딱 그 정도로만 앨리스를 받아들인다.

 

앨리스는 침대 위에서만 생활하지만 자신의 정신의 힘을 믿는다. 머릿속과 마음으로 세계를 상상할 수 있고,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칩거 생활을 하며 글을 쓴 마르셀 프루스트에게도 이러한 것은 감지된다. ‘이른 아침, 벽 쪽으로 고개를 돌려 커다란 창문 커튼 위로 새어 드는 아침 햇살이 어떤 미묘한 빛깔로 반짝이는지를 보기도 전에 이미 그날의 날씨를 알 수 있었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민음사 9, p.13)'고 그는 단정적으로 표현한다. 칩거하는 자들은 보통의 사람보다 더 정교한 오감을 작동시킨다. 그들은 정신의 힘을 믿는다. 그렇지만 앨리스의 방에 도둑이 들어왔을 때, 앨리스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소리를 한다. 그런 그녀가 도둑에겐 한심하게 보일 뿐이다


정신의 힘에 의한 상상력의 세계가 그들을 일으키고 나아가게 하지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사람은 침대 위에서도 자기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남들처럼 살지 않더라도 나를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완전한 성장은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은 그들을 숨게 만들며,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숨는 자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전 손택은 어렵게, 암시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연극은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의 분노에 대한 연극이며, 결론적으로는 상상력에 대한 연극이다. 정신적 감옥의 현실, 상상력의 승리 말이다.

 

그러나 상상력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p.17, '작가의 말중에서]



앨리스, 깨어나지 않은 영혼은 이번에 국립 극단에서 원작의 제목인 앨리스 인 베드로 무대에 올렸다. 원작이 워낙 어려운지라 연극 역시 어려웠다. 연극은 이 무대의 배경이 빅토리아 시대임을 많이 강조했고, 처음 앨리스의 대사 톤과 마지막 앨리스의 대사 톤을 다르게 해서, 앨리스가 스스로 깨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수전 손택의 상상력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는 말이 더 절실히 다가왔다.

 

연극티켓을 예매할 때 주의사항을 잘 읽지 않았던지라 내가 간 날의 회차가 ‘Barrier free' 공연임을 알지 못했다. 베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네이버 지식백과)‘이다. 연극에서의 베리어 프리는 연극을 상연할 때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설명을 해주고,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자막이 제공되고, 배우들이 대사를 나눌 때 수화통역사들이 나와 대사를 같이 수화로 해주었다. 그리고 안내인들이 시각장애인들을 전철역에서 공연장으로 데려오고, 다시 전철역까지 데려다주는 편의도 제공되었다. 예매할 때 주의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특이한 경험을 했고, ’베리어 프리라는 말도 알게 되어 좋았다. 아마 이런 편의는 국립 극단이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새로운 경험으로 내 생각도 확장되었고, 특히 이 연극의 내용과 어느 정도 접목되어 더 유익했다.



연극구경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명동에 다녀왔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가서인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외국인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예쁜 가을 하늘도 좋았다. 앎의 부족으로 수전 손택의 연극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세상의 수많은 앨리스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죽음보다는 살아내라는당부도....힘들겠지만 그래도...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상상이라는 노래를 즐겨 듣는다.

앨리스에게도 우영우의 고래가 나타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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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8 00: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울프가 주디스 셰익스피어를 되살렸듯이 손택은 예술계에서 생전에 자신의 재능을 못다 피운 여성들을 심리학적 신경계학적인 관점으로 분석한것 같습니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페넬로페 2022-09-28 00:48   좋아요 4 | URL
이 희곡을 ‘마의 산‘과 연결시키니 이해가 더 잘 되네요. 사람의 신경쇠약증은 사실 이유를 분석하기 힘든데 수잔 손택은 이 희곡에서 굉장히 막연하게 표현해 많이 어려웠어요 ㅠㅠ

희선 2022-09-28 0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부터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왜 그러는지 그걸 다른 사람은 다 알기 어렵겠지요 우울증인 사람한테도 좀 좋게 생각하라고 하고...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힘을 받기도 하지만, 자기 스스로 자신을 구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것도 쉽지 않지만... 그럴 마음이 있어야 하는 거고,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지 어쩌나 싶기도 해요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지도 모를 텐데...

연극도 보셨군요 연극을 비장애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즐기게 해주다니 좋네요 많은 게 그렇게 되어야 할 텐데, 그것도 쉽지 않겠지요 아니 하려고 하면 못할 거 없겠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더 안 좋은 거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9-28 08:21   좋아요 3 | URL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침대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주변에 그런 분이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스스로 극복하더라고요.
그동안 부모님이 엄청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지지해 주었어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네, 그럴 마음이 있는가, 없는가는 본인의 의지인데 혼자서는 힘드니 옆에서 도와주어야 하는게 맞고요.
이런 이유들때문에 연극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서니데이 2022-09-28 0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연극도 보셨나요. 9월 18일 까지 일정이면 얼마 전에 서울 공연은 끝났을 수도 있겠네요.
어느 시대에 어느 나라에 태어나는 것을 정할 수 없는데, 좋은 시기에 좋은 곳에서 태어나는 것 자체가 행운일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의 모국과 출생을 정할 수 없는데, 한계를 넘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잘읽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넬로페 2022-09-28 08:32   좋아요 3 | URL
저도 요즘 딸아이에게 좋은 시절을 산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 사는가가 삶의 질을 결정하기에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연극은 9월3일에 보고 왔어요.
서니데이님!
일교차가 심하네요
감기 조심 하세요^^

라로 2022-09-28 0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빌딩 위에 반쯤 가려진 구름도 멋지네요!!! 다른 사진도 올려주세요!!^^
저는 연극을 본지가 백 년은 된 것 같아요. ㅠㅠ 문화생활을 전혀 못하고 있네요…라고 쓰고보니 그나마 책을 읽은 것이 나름의 문화생활,,,,😅😅😅 암튼 부럽습니다.

페넬로페 2022-09-28 08:35   좋아요 3 | URL
그때가 가을의 시작이라 유난히 하늘이 예뻤던 것 같아요.
문화생활은 그럴지 몰라도 다른 면에서 라로님 엄청 열심히 사시니 항상 흠모하고 있어요.
우리에게는 그래도 책이 가장 큰 문화생활이 아닐까해요^^

유부만두 2022-09-28 0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과 연극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난해하다는 평이 많던데 이렇게 정리해 주셔서 너무 좋네요. 비할바는 못되지만 재작년부터 외출을, 신 신고 문 밖을 나서기가 힘들면 앨리스 제임스 생각이 났어요;;;;;;
더해서 베리어 프리, 몰랐던 표현인데 새로 배웁니다.

페넬로페 2022-09-28 08:39   좋아요 4 | URL
연극은 유부만두님께서 소개해주셔서 보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원작이 그래서인지 연극도 난해했어요. ㅠㅠ
유부만두님께서는 앨리스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그럴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내 생각과 의지가 다를때요~~
저도 이번에 베리어 프리 알게되어 배웠어요, 우연히요 ㅎㅎ

유부만두 2022-09-28 09:29   좋아요 3 | URL
전 수전 손택의 책 아직 못 읽었어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앨리스 제임스 이야기가 나와서 좀 찾아 보다가 연극 소식을 알게 되었고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 나오는 앨리스 제임스 이야기 (+조지 엘리엇) 제 서재에 올렸어요.


책읽는나무 2022-09-28 07: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이 쓴 희곡이었군요?
예전에 손택의 책을 읽었을 때, 소설인가? 희곡인가?를 썼다는 내용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손택이 썼다면 어땠을까? 무척 현학적일 것 같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는데...역시 어렵군요^^
차 모임에 등장한 인물들!!! 대단한 인물들이지만,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
천재는 고독하군요.
베리어 프리!!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좋은 운동이군요^^

페넬로페 2022-09-28 08:56   좋아요 5 | URL
저는 손택의 글을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저한테 넘 어려웠어요.
특히 5막이 제일 어려워 저의 생각이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ㅠㅠ
에밀리 디킨스도 사후에 시가 많이 알려졌고 생전에는 독신으로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마가렛 풀러의 삶도 파란만장 했고요.
파르시팔도 그렇고 지젤도~~
손택 작가가 아는게 많아서 저를 이렇게 어렵게 하나봐요.
베리어 프리 공연에는 비장애인들이 그만큼 감수해야되는게 있는데 사람들의 배려가 좋아 우리의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도 좋았어요^^

새파랑 2022-09-28 0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원작도 어렵고 연극도 어렵고 ㅋ 페넬로페님한테 어려울 정도면 일반사람들은 못읽을거 같인요~!!

명동 예술극장 외관이 정말 아름답네요~!!

페넬로페 2022-09-28 08:58   좋아요 4 | URL
명동예술극장에 이번에 처음 갔는데 아담하니 예뻤어요.
이 책 어려워요 ㅎㅎ
전문가가 해석을 잘 해주시면 좋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09-28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에 희곡 작품이라니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페넬로페님이 풀어주신 설명은 그리 어렵지 않네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자신들을 가두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면 사회에서는 미쳤다는 소리로 지탄했을테고 결국 심리적 장애, 약물 등에 의존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베리어 프리‘라는 개념 저도 몰랐는데 덕분에 알아갑니다. 명동예술극장 파란 하늘과 더불어 보니 더 멋져보이네요.

페넬로페 2022-09-28 09:48   좋아요 3 | URL
네, 제가 인용한 문장에도 그런 의미가 들어 있어요. ‘이 끔찍한 병이 내게는 좋은 해결책이라고?‘가 아마 거리의화가님이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해요. 수전 손택의 글에 여러 의미가 있는데 저는 조금만 이해한 것 같아요.
공부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09-28 11: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도 보셨군요~ 원작과 연극 정리 너무 좋네요~!!
저도 마지막 공연으로 봤습니다.
연극의 이해를 위해 책을 먼저 보았으나, 책이 너무 난해하고 함축적이라 연극 보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보다는 쉽게 풀어주려는 공을 많이 들여서 좋았어요.
사전지식이 없으면 전혀 모를 등장인물들을 ‘위키피디아‘로 설명하는 부분도 재치있었고요.
전반적으로 원작보다는 덜 난해하고 유쾌한(?) 작품이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요~

페넬로페 2022-09-28 13:07   좋아요 3 | URL
오, 햇살과함께님, 연극 보셨군요. 넘 반가워요.
네, 원작보다 연극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쉬웠어요. 그래도 어렵기는 했어요 ㅎㅎ
햇살과함께님의 감상도 궁금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8 14: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연극도 보고 오셧군요. 베리어 프리 너무 좋은 제도인듯요. 저런 제도가 일상이 된다면 좀 더 같이 살수있는 세상이 될 터인데 말이죠.
저도 이 책 너무 어려웠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어렵게 쓸 이유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수잔 손택이 굳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을 오늘에 끌어내야 했던 이유도 조금 납득이 안가는.... 여성 일반의 불안과 고통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데 그걸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면 안되잖아요. 어쨋든 전 잘 모르겟더라구요. ㅠ.ㅠ

페넬로페 2022-09-28 17:20   좋아요 4 | URL
네.정말 어려웠어요.
그나마 연극을 봐서 조금 이해가 가기는 했는데 연극도 원작에 충실해서 그런지 어려웠어요
작가가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 뭔가 더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 모호하게 쓸 필요가 있었냐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독자의 수준을 넘 과대평가 한 걸까요! ㅎㅎ

미미 2022-09-28 18: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명동 근처에 살았었는데 반가운 사진입니다^^*
난해할수밖에 없는 주제네요.
우울이나 무기력증도 사회구조적인 원인과 개인의 성향등 복합적일텐데 어렵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문제죠.
그래도 페넬로페님이 이렇게 소개해주시고 연극도 보고 오셨다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요!ㅋㅋ

페넬로페 2022-09-28 19:53   좋아요 2 | URL
아, 미미님께서 명동 근처에서 사셨군요. 명동 근처에 사셨다고 하니 완전 서울사람 같아요 ㅎㅎ
손택 작가가 이 희곡을 어렵게도 썼지만 이 내용이 또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기에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정말 복합적인 것 같아요^^

mini74 2022-09-29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의 여성들은 왠지 대부분 우울증을 갖고 있을거 같아요. 정신과 신체 모두 구속당하고 옳지 않은 존재로 교육받을테니까요 ㅠㅠ 페넬로페님이 어려우셨다니!! 명동극장의 옛스런 모습과 하늘 사진 참 좋습니다 *^^*

페넬로페 2022-09-29 14:50   좋아요 0 | URL
네,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런 병을 앓고도 내색도 못하는 여자도 많았을테고요.
올 가을은 하늘이 왜이리 이쁜지 모르겠어요. 석양빛에 섞여드는 구름빛도 좋고요^^
 


이런 글 쓰는 게 쑥스럽군요.

그래도 유부만두님이 올리신 백일 결심 읽고 용기를 내봅니다. 저라는 인간은 뭔가 계획을 세우면 실천을 밥 먹듯이 안하는 종족인지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냥 해보렵니다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게, 뚜벅뚜벅.....

저는 하루에 책 한 권 읽기같은 건 절대 못해요.

 

1. 당분간 책 사지 않고 집에서 잠자고 있는 책 읽기

-독서 동아리 필독서만 예외로 둠

 


2. 읽다가 멈춘 책(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2년에 걸쳐 읽고 있는 책에 들어 있어요) 다시 읽기

 


3. 생일 선물 받은 책, 알라딘 서재 친구분에게 선물 받은 책 읽기

 


4.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무리하기, 그리고 책 잇기

-5월부터 한 달에 2권씩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있어요. 이 책 때문에 삶이 많이 피폐해졌어요. 읽기에 결코 만만하지 않은 책이네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던 책이라 열심히 전진했습니다. 지금 10권까지 읽었고, 10월에 11권을 읽을 예정입니다. 민음사에서 프루스트 100주년을 맞이해 10월말에 마지막 12, 13권을 출간한다고 하니 올해에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처음부터 시작을 하지 말거나, 시작했다면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되는 책입니다. 내년에 그레이스님과 함께하는 독서동아리에서 다시 이 책을 읽을 계획이라 프루스트 다지기 해야겠어요. 프루스트가 이 책에서 여러 다른 작품을 많이 언급해 가능하면 책 잇기를 병행하는 프루스트 읽기를 해야겠어요.

저와 함께 프루스트 읽으시죠!



 

 

 

 

 

 

 

 

 

 

 




5. 건강 먼저 챙기기

-중학교 1학년 같은 반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들이 있어요. 저까지 10명인데 그 중 두 사람이 먼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요즘 100세까지 수명이 연장된 것에 비해 너무 일찍 가버렸어요. 얼마 전 알라딘 서재에서 자유 죽 음의 서평대회가 열려서인지 그 책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죽음과 자유가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요(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마약 성분의 패치까지 몸에 붙이고, 복수로 배는 부풀어 올라 있고, 오줌줄로 통해 받아낸 유리병에 담겨있는 진한 담갈색의 오줌을 보며 친구들의 육체적 고통을 봤지만, 그 친구들이 남기고 갈 가족에 대한 마음의 걱정과 애통함도 본 듯합니다. 그리고 어제 또 한명의 친구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그래서 아침부터 이런 우울한 소리를 하고 있어요, 이해해주시기를). 우리 친구들 그냥 지금부터 만나지 말고 우정을 포기하면 우리 운명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 읽는 게 뭐가 급하고 중요한가요. 건강을 챙겨야지요.

건강, 건강하기 위해 운동하고, 맥주와 과자 먹지 않고, 커피 줄이고 밥 잘 먹기를 해야겠어요. 남편과 딸아이 건강도 더 많이 챙기고요.

 


6. 시간 아끼기

-아침 시간 활용하고, 스마트 기기 접근 제한

 


7. 일단 하루에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

-독서 동아리에서 3개월에 걸쳐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회원 중 한 분이 영어 원작을 같이 읽으셨다고 했는데 번역본보다 원작의 문장이 훨씬 아름다웠다고 하더라고요. 영어 공부를 하고는 싶은데, 7번이 가장 안 지켜질 수 있는 공약이라 가볍게 시작하려 합니다.

 


8. 글쓰기에 대한 압박 받지 않고 열심히 쓰기

-말이 되냐고요?

그래도 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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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23 09: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백일 챌린지로 책 안사기를 해볼까요... 아.. 자신이 없네.... 그렇지만..... 아 저도 해야겠어요.

페넬로페 2022-09-23 09:48   좋아요 3 | URL
힘들겠지만 그래도 공약 걸었으니 해내고 말겠어요^^

잠자냥 2022-09-23 09:58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뻥치지 마세요... 백일 동안 어떻게 책을 안 사요?!!!
곰과 호랑이가 마늘과 쑥만 먹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다락방 2022-09-23 10:00   좋아요 5 | URL
그렇겠죠? 음.. 역시... 저는 안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9-23 09: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5번 저도 같이 진행하고픈 약속입니다. 건강이 안되니 삶에 질이 훅 떨어져요ㅠ 모두 건강하시길. 그리고 내년에 저도 프루스트 함께 해보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2-09-23 10:03   좋아요 2 | URL
네, 건강해야 책도 읽을 수 있더라고요. 거리의화가님, 프루스트 같이 읽어요^^

거리의화가 2022-09-23 10:09   좋아요 2 | URL
저는 초독이라 걱정이 됩니다만 그래도 함께 읽으면 따라는 가겠죠ㅎㅎㅎ

잠자냥 2022-09-23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1번을 하시겠다고요???!

잠자냥 2022-09-23 09:58   좋아요 4 | URL
아, 당분간-이구나. ㅋㅋㅋ 당분간 하고 5일 동안 책 안 사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9-23 10:04   좋아요 4 | URL
100 일은 넘 긴가요?
생각해보니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 구매하고 싶은데, 이것만 예외로 둘까요 ㅎㅎ

미미 2022-09-23 10:07   좋아요 4 | URL
<다미여>같이 읽어요 페넬로페님!!

잠자냥 2022-09-23 10: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당분간이라고 해놓고 계속 예외두시려고! ㅋㅋㅋㅋㅋ

미미 2022-09-23 10: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오 페넬로페님의 100일 챌린지를 응원합니다💕
<읽,시,찾>은 재독해야 할 작품이라는데 저도 한표👆

페넬로페 2022-09-23 10:18   좋아요 3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열심히 실천하겠습니다^^

수이 2022-09-23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멋져요. 그리고 하신 말씀 중에 제일 맞아요 맞아요 하게 된 건 책 읽는 게 뭐가 중요한가요 입니다. 요즘 제 마음입니다!! 저도 페넬로페님 따라서 100일 챌린지 해볼게요!! 이렇게 함께 하면 정말 꼭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아요!!!

페넬로페 2022-09-23 10:28   좋아요 1 | URL
정말 건강 먼저 챙겨요~~
vita님 100일 챌린지 어서 들려주세요.
그리고 외국어 공부 팁도 한 번씩 가르쳐주시고요^^

새파랑 2022-09-23 10: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번이 제일 중요한거 같습니다~!! 역시 부지런한 페널로페님~!!

전 어차피 지킬 자신이 없어서 안하겠습니다~!!

근데 4번은 땡기네요 ^^

페넬로페 2022-09-23 10:30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아직 젊으셔서 5번이 젤 상관없을듯도 해요.
그래도 5번 지켜야합니다.
내년에 미미님과 잃.시.찾 함께 재독합시다^^

stella.K 2022-09-23 10: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래도 먼저 가신 친구분은 페페님을 알아서 행복했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요? 사실 저도 한 20년만에 다시 연락이된 친구가 있는데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많이 들더군요. 그래도 다시 만나게된 기쁨만 생각하려구요.ㅎ
맞아요. 건강이 최곱니다. 계획들 건강 잘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잘 이루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

페넬로페 2022-09-23 10:34   좋아요 4 | URL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워낙에 친했던지라 그냥 그 자리에 있어주기만 하면 좋겠어요.
이런 소식 들을때만 좀 달라지는데 결심한 바는 꼭 지켜내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고요.
스텔라님 응원 받아 남은 2022년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햇살과함께 2022-09-23 1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응원합니다~!!
다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잃시찾 읽는 능력으로 가능하실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2-09-23 10:36   좋아요 3 | URL
소소하게 한다면서 좀 과했나 싶기도 한데 평소에 매번 생각해왔던 것이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레삭매냐 2022-09-23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역사, 저도 읽다 말았어요 ㅠㅠ

페넬로페님의 100일 챌린지를 응원
합니다, 격렬하게.

페넬로페 2022-09-23 12:51   좋아요 2 | URL
사랑의 역사를 맘 잡고 읽으면 금방 읽을 것 같은데 아직 입니다.
좋은 책이 워낙 많아서요.
이 책에 대한 레삭매냐님의 감상 기다리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9-23 1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0일 챌린지 응원합니다!!
제게는 4번이 많이 어려워 보여요. (실제로는 6번이구요 ㅎㅎ) 5권까지 구입 완료한 1인입니다^^ 화이팅!!

페넬로페 2022-09-23 12:53   좋아요 1 | URL
5권까지 구입하셨으니 시작하셔도 되겠는데요, 단발머리님!

먼저 스마트폰을 멀리 갖다 놔야하는데 친구분들의 책소식이 궁금해 저한테도 6번이 넘 어려워요 ㅠㅠ

scott 2022-09-23 1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100일 잃시찾 완독 응원하며
쑥과 마늘 대신

마카롱???
노우 ㅎㅎㅎ
마들렌 백개 놓고 가여 ~@@@@
⠀ 💗💗⠀ ⠀ 💗💗
💗🥐🥐💗🥐🥐💗
💗🥐🥐🥐🥐🥐💗
💗 백일응원마들렌💗
⠀ 💗🥐🥐🥐💗
⠀ ⠀ 💗🥐💗
⠀ ⠀ ⠀ ⠀💗

페넬로페 2022-09-23 12:55   좋아요 2 | URL
scott님께서 주신 마들렌 넘 좋아요.
마들렌 먹으며 완독을 향해 가겠습니다.
일단 10권 리뷰 써야하는데 급하네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9-23 1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4번의 절반은 실천 가능합니다.
읽기가 아닌 책 사다 모으기요ㅋㅋㅋ
이제 세 권만 사면 완벽합니다^^
다른 챌린지 번호들은 아...제겐 다 어려운 문항들이네요??
잃시찾 읽기는 다미여 완독 끝나고 내년에 좀 목표 세워 끊지 말고 페넬로페님처럼 읽어나가야 겠습니다^^ 한 달에 한 권씩 완독!! 이러한 목표를요~ 다른 책들이랑 섞어 읽으니 정말 집중 안되고 진도가 안나가서 페넬로페님의 인내심에 감탄하고 있어요👍
암튼 페넬로페님의 100일 챌린지 저도 응원합니다.
친구분들의 소식 때문에 우울해질 수 있겠지만 힘 내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구요~^^

페넬로페 2022-09-23 12:58   좋아요 2 | URL
잃.시.찾을 한달에 두 권읽기보다는 한 권씩 읽어나가는게 더 좋을 듯 해요. 책나무님 책 다 구비해 놓으셨으니 다미여 읽고 시작하셔도 될거예요.
저도 다미여 도전해 보려고요
그럼 책 사야하는데 큰일이네요 ㅎㅎ
항상 건강 유의하며 살아요^^

독서괭 2022-09-23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올해가 벌써 백일밖에 안 남았나요??
페넬로페님, 쉬운 결심이 없지만 5번은 꼭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친구분들 투병이 그리 많았다니 마음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ㅠㅠ 5번을 최우선으로!
저도 나름 백일 챌린지 하고 있는 게 있는데 백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는 아니고 꾸준히 백일을 채운다! 라는 목표입니다. 아자아자!

페넬로페 2022-09-23 14:42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서재에 들어와 올해가 100일 남은 거 알았어요.
5번 정말 중요합니다.
독서괭님도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래요.
독서괭님의 백일 챌린지 궁금하네요^^

라로 2022-09-23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의 100일 챌린지를 응원합니다, 화이팅!!!

페넬로페 2022-09-23 14:44   좋아요 1 | URL
라로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아자아자^^

유부만두 2022-09-23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번 많이 어려워 보여요. 당분간이 어느 정도일까 상상해봅니다. 4번 프루스트는 가뿐하게 완수하실 거 같고요. 지금까지 이렇게 꾸준히 읽어오셨잖아요. 그리고 건강… 맞아요. 우리 건강 지켜서 책 더 오래 읽읍시다! ^^

페넬로페 2022-09-23 18:02   좋아요 1 | URL
제가 이제사 ‘당분간‘ 이라는 말을 의식했네요.
당연히 100일 입니다~~
프루스트 읽기가 힘들지만 완독하겠습니다.
네, 운동 열심히 해서 오래 책 읽어요^^

바람돌이 2022-09-23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한테 절실한 거 스마트 기기 접근 제한! 특히 게임 안하기....ㅠ.ㅠ
책 못읽은 날은 다 게임 많이 한날
위에 나온거 다 어려워보여서 저는 패스지만 그래도 페넬로페님 성공 기원합니다. 빠샤!!!

페넬로페 2022-09-23 18:04   좋아요 2 | URL
제가 스마트 기기에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줄을 몰라요.
얼마전에는 ‘닥터 프리즈너‘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했어요 ㅠㅠ
좀 자제하고 책을 더 열심히 읽으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렇게 공개까지 했는데 열심히 해야겠어요, 빠샤!

mini74 2022-09-23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결혼식 돌잔치 그랬는데. 지금은 장례식 갈 일이 많아지네요 ㅠㅠ 페넬로페님 힘내세요.
페넬로페님 100일 챌린지
파이팅입니다 *^^*

페넬로페 2022-09-24 00:52   좋아요 0 | URL
네, 정말요.
한 번씩 이런 생각도 해요
내가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내야 하는가!
나이드는게 이런건가 봐요.
그래도 힘내서 책 읽고 열심히 살아야겠죠^^
미니님, 감사드려요**

그레이스 2022-09-24 1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참고서만 잔뜩 사놓고 공부 안하는 학생입니다.
이 책들 말고도 더 있거든요
오늘도 와요 ^^;;
이 챌린지에 탈락!

페넬로페 2022-09-24 10:58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께서는 챌린지를 할 필요가 없으신거죠.
그만한 독서력이면 그냥 그대로 쭉 가셔도 됩니다~~
저 같은 사람만 해야해요 ㅎㅎ

페크pek0501 2022-09-24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몸을 무리하기보단 몰입의 즐거움으로 행복하시길요!!! - 저도 덩달아~~~

페넬로페 2022-09-24 20:54   좋아요 2 | URL
그럼요.
무리하지 말고 몰입하라는 말씀, 새기겠습니다^^

희선 2022-09-25 0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건강 잘 챙기는 게 좋지요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잖아요 나중에 안 좋아지고 왜 진작에 생각하지 못했을까 해도 좀 늦은 듯해요 아파도 움직이면 덜 아플지도 모를 텐데, 아프니 더 안 움직이고 그러다 몸은 더 안 좋아지지 않나 싶어요 제가 그런 건 아니예요 저는 괜찮습니다 좀 더 걸어야 할 텐데... 다 즐겁게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9-25 20:55   좋아요 1 | URL
네, 즐겁게 해야 이런 결심이 부담스럽지 않겠지요.
집에서 좀 늘어져 있을 때 오히려 밖에 나가 걷거나 바람 쐬면 기분이 더 상쾌해져요.
날씨 더 추워지기 전에 좀 더 많이 걸어야겠어요.
희선님도 좋은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프루스트의 글을 조금이라도 접해 본 사람이라면, 그 어렵고 긴 문장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정말 고통스럽다. 순간순간 책을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과, ‘내가 왜 사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라는 회의감도 든다. 나의 친애하는 알라딘 서재 친구인 새파랑님은 무인도에 가져 갈 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언급하셨는데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아직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나요?”

 

그래픽 노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본 책 보다 어마어마하게 쉽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간결한 문장과 그림을 통해 책의 흐름과 포인트를 잘 정리해 놓았다. 그래픽 노블은 책을 읽었을 때 받았던 느낌과 내용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콩브레스완의 사랑을 읽으며 이전의 감정들도 되살아났다. 책에서 놓친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잘 읽었다는 확신도 들었다. 아직 갇힌 여인 2’사라진 알베르틴을 남겨 두고 있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콩브레이다. 그래픽 노블의 콩브레도 내가 느낀 좋은 부분을 잘 살려 놓았다. 다만 내가 상상하고 그려 온 인물의 이미지와 그림이 좀 맞지 않은 면도 있었다. ‘스완의 사랑은 화자의 알베르틴에 대한 사랑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 사람마다 정의하는 사랑의 의미가 다 다르겠지만, 프루스트가 묘사하는 사랑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랑보다, 사랑을 할 때의 인간의 심리에 더 접근한 듯하다. 또한 그 시대의 관습을 비껴나지 못한 한계도 보인다.

 

쉽게 잘 정리된 그래픽 노블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은 되지만, 책이 주는 마력(魔力)에는 거의 미치지 못한다. 힘들지만 프루스트를 읽는 이유는, 책 속에 깊이 있는 성찰과 감동적인 문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 깊은 맛을 느끼려면 꼭 책을 읽어야만 한다.

 

[내가 책을 통해 겪었던 여러 행복과 불행 들을 만일 책이 아니라 실제로 겪었더라면, 그것이 제 아무리 강렬하다 할지라도 책에서처럼 그렇게 짜릿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이 인생의 면면들은 너무나도 더디게 진행되어 제대로 분간해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책 속의 무대가 절반은 형태를 갖춘 채 내 앞에 펼쳐지는 때가 있었는데,...나는 콩브레 정원의 열기 속에서, 연이어 두 해 여름이나 깊은 산 계곡으로 급류가 흐르는 장관을 맛볼 수 있었다....

- '콩브레‘, p.37]


 

 

 


~~~~~~~~~~~~~~~~~~~~~~~~~~~~

평소에 책을 사면서 굿즈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알라딘 적립금으로 굿즈 보다는, 책을 사는데 보태기를 더 좋아했다. 그렇지만 이번 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기념 굿즈는 포기할 수 없었다. 마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중이라 더 반가웠다. 두 번에 걸쳐 책 주문을 하고, 프루스트 찻잔 세트와 접시를 얻었다. 가장 먼저 여기에 홍차와 마들렌을 담아 먹고 싶었지만 우리 동네에는 마들렌을 파는 곳이 없다. 그런데 연극을 보러 간 대학로의 낙산공원으로 가는 긴 언덕길에서 우연히 마들렌을 파는 디저트 가게를 발견했다. 유레카를 외치듯 기쁘게 들어가, 여러 맛이 나는 마들렌을 사 왔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은 홍차의 향기와 함께 잘 어울렸다. 프루스트의 말마따나 책은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짜릿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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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모태솔로인(이 말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딸아이와 함께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갔다. 딸아이는 혼자서 뭐든지 잘하는데 요즘은 외로움을 타는지 나를 자주 끌어들인다. 사실 아이가 연극을 예매했다고 했지만 제목조차 몰랐다. 그저 98일 저녁에 시간이 되느냐고 해서 가능하다고만 대답했었다. 낙산공원으로 가는 긴 언덕길 초입에 있는 공연장 앞에서야 연극 제목이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만으로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딸아이의 안목을 믿기로 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57년 법정 영화를 연극으로 각색한 것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18세 소년에 대해 12인의 배심원들이 최종 판결을 위한 토론을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일급살인죄에 해당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소년에게 유죄가 결정된다면 소년은 전기의자에 앉아 사형을 당하게 된다. 그동안 진행된 재판의 정황으로 볼 때 소년의 유죄는 거의 확실해 보였다. 이제 모든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유죄라고만 확정하면 된다. 그런데 8번 배심원이 무죄를 선언한다. 그는 자신도 정확하지 않고 잘 모르지만 한사람을, 그것도 어린 소년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을 얘기해보지도 않고 결정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한다. 재판 과정이 소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했고, 뭔가 미흡한 점도 많이 보였다고 했다. 법적으로 피고인은 변호사를 통해서만 말을 할 수 있는데, 소년을 맡은 국선 변호사는 소년을 변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반대심문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증인들의 증언 역시 무조건 믿을 수는 없다. 8번 배심원은 천천히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해 나간다. 유죄라고도 생각되지만, 완전히 무죄라는 확신도 없지만 그래도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얘기하고 따져보자고 한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처음부터 소년이 유죄라고 확신한 나머지 배심원들은 화를 내며, 소리를 치고 무죄를 부정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는 편견과 자신의 생각과 살아 온 환경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내 것이 된 믿음과 인식을 깨기가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맞아 오고, 빈민촌에서 살아 온 소년에게 당연히 살인 감정이 있을 것이라 단정한다. 그곳에서 자라난 사람들을 순진하게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악으로부터의 폭력은, 이 사회의 안전을 위해 누군가를 전기의자에 앉히는 한이 있어도 처음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고 성토한다. 정말 그 소년이 아버지를 죽였느냐, 죽이지 않았느냐의 사실보다, 자신의 감정과 오랫동안 굳어진 생각이 우선한다.

 

고성이 오가고 서로에게 나쁜 말까지 해가며 분위기가 격렬해지지만, 점점 배심원들은 한 사람씩 소년이 무죄라고 생각을 돌린다. 결국 12인의 배심원들은 소년의 무죄를 만장일치로 합의한다. 사실 소년은 아버지를 죽였을 수도 있다. 무죄가 아니라 유죄일 수도 있다. 무엇이 정확한지도 옳은지도 모를 만큼 나중에는 혼란스럽다. 그래도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건 유죄이다, 무죄이다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오랫동안 고민하며 얘기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싸워서 지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2시간 동안 상연된 연극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 연극은 현재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있었다. 12인의 배심원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며 무엇이 옳고 나쁜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만 할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지금 우리는 논리적으로, 마음을 다해 격렬하게 얘기 나누고 있지 않다. 사회는 양분되었고, 그저 내 편만을 옹호한다. 쉽게 단정해버리고 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내일은 추석, 오래간만에 시댁과 친정에서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날이다. 언젠가부터 시댁과 친정에서 우리의 정치색은 양분되어 있다. 처음에는 약간의 언성이 높아지며 서로의 색깔을 위한 변론과 상대방을 비방하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감정싸움으로 커지는 것을 우려해 요즘은 아예 말도 꺼내지 않는다. 서로 툭 터놓고 얘기하며,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만 어려울 것 같다. 그저 만나서 밥 먹고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다음을 기약한다. 연극의 내용이 너무 좋았지만 그만큼 생각과 마음은 복잡해졌다. 책이나 연극, 영화를 통한 인식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는 항상 나에게 주어진 숙제다. 어쩌면 프루스트도 거기에 골머리를 앓아 오히려 책으로 더 짜릿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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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09 2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픽노블까지 보시네요
찻잔이랑 접시에 마들렌.
완벽한 잃시찾 읽기에요 페넬로페 님^^
실천의 문제. 지행합일 제게도 숙제입니다.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하지말라고들 하는데
참 씁쓸하죠. 공허한 이야기들. 그래도 즐거운 만남 가지시고요 보름달도 보세요^^

페넬로페 2022-09-09 23:36   좋아요 1 | URL
마침 프루스트 100주년 기념 이벤트 덕분에 득템하게 되었어요. 디저트 가게가 허름했는데 맛이 너무 좋네요~~
저는 항상 책을 읽으며 지행합일하기를 원하는데 그게 뜻대로 잘 안되요 ㅠㅠ
그래도 조금이라도 노력하려고 해요~~
프레이야님!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래요^^

프레이야 2022-09-09 23:51   좋아요 2 | URL
안 그래도 찻진과 접시 때문에라도 사야겠다고 노려보고 있어요 ^^ 요즘 주변에 따님들 모태솔로 많더군요. 울집도 비슷해요. 따님과 보신 연극 좋았겠어요 넘넘. 페넬로페 님의 감상도 좋으네요. 저는 영화를 찾아 보렵니다. 왓챠에 있네요. 다행 ㅎㅎ

얄라알라 2022-09-09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지역 도서관에 신청했다가, ‘그래픽 노블 장르‘라서 거절당했었거든요...^ ^ 본문 글씨 폰트가 생각보다 많이 작아서, 내용을 꼭꼭 눌러 담아 놨겠어요. 원전을 안 읽고 그래픽 노블로 먼저 읽어도 충분히 이해 가능할까?^^아무래도 원전 먼저 읽고 봐야겠죠? 페넬로페님. 해피 추석 보내시어요

페넬로페 2022-09-09 23:42   좋아요 1 | URL
네, 어떤 도서관은 그래픽 노블 장르를 아예 신청받지 않더라고요. 저는 상호대차 신청해서 읽었습니다.
책의 내용이 많아 아무래도 그림과 글을 꽉꽉 채워 놓을 수밖에 없었을거예요.
그래픽 노블을 입문용으로 또는 원전을 읽고 나서 다시 정리를 위한 거든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얄라알라님, 보름달이 둥그렇게 떴어요.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래요^^

coolcat329 2022-09-09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프루스트 찻잔 세트 너무 아름답습니다. 프루스트 책을 읽으시는 분들에겐 이 굿즈 유혹은 상당히 클 듯 하네요.

근데 모녀사이가 참 다정해보여 부럽네요. 따님이 고른 연극도 참 좋구요. 화목한 추석 되시길요~

페넬로페 2022-09-09 23:44   좋아요 2 | URL
유혹을 참지 못하고 질렀습니다. 책 사지 않고 집에 있는 책부터 읽는다고 계속 선언하고 다녔는데 그만 ㅎㅎ
연극 정말 좋았어요~~
쿨캣님!
즐겁고 풍성한 추석 지내시길요^^

건수하 2022-09-09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으고 있었는데 중간에 개정되어 다시 나왔더군요.. 더 모아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

저는 양산을 샀어요 :)

페넬로페 2022-09-09 23:4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픽 노블 모을까 말까 계속 고민중입니다. 다시 재독하려면 그래픽 노블보다는 책을 한 번 더 읽고 싶기에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해요.
양산에도 계속 혼들리고 있어요 ㅎㅎ
수하님!
건겅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래요^^

건수하 2022-09-10 00:12   좋아요 2 | URL
저는 책은 올재 시리즈로 갖고 있는데, 민음사 완간되면 또 사고 싶을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ㅎㅎ

페넬로페님도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셔요 ^^

파이버 2022-09-09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픽노블도 글이 엄청 많네요 (°◇°)!!
알라딘 굿즈에 딱 맞는 티타임 너무 부럽습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영화 제목만 들어봤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명작이라는 말이 많던데 페넬로페님께서 내용도 좋다니 언젠가 꼭 봐야겠네요^^
페넬로페님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09 23:53   좋아요 3 | URL
마침 가을에 어울리는 프루스트에 관련된 굿즈가 있어 계획에도 없는 책 몇 권을 더 샀어요.
이 책에 홍차와 마들렌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 꼭 한 번 티타임 갖고 싶더라고요.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넘 괜찮았어요.
대학가에서도 이 공연 많이 하는 것 같던데 기회 되시면 꼭 보세요.
파이버님!
보름달만큼이나 건강하고 즐거운 추석 되시길 기원합니다^^

scott 2022-09-09 23: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시리즈 좋아 합니돠! ㅎㅎㅎ



페넬로페님 낼 역대급 보름달(크기 압도적) 뜬다고 합니다!

제가 드리는 보름달 ! 요기에
( ᐡ• ˕ •ᐡ)⊃⌒︎︎💕︎💕🌕

페넬로페 2022-09-09 23:58   좋아요 3 | URL
만화를 읽어도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팍팍 오더라고요.
조금 전에 산책 다녀왔는데 벌써 크고 튼실한 달이 두둥실 떠올라 있어 기분이 좋았어요.
scott님!
보름달 선물 받고~~
풍성하고 커다란 scott님을 위한 기원 보내 드릴께요^^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 바래요**

미미 2022-09-10 0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글을 읽으니 그래픽 노블에 대한 욕심이 다시 생깁니다~^^♡
인물 생김새가 여러모로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기대했던 알베르틴이ㅋㅋㅋㅋㅋ
풍경묘사는 책으로 읽으며 상상했던 현장의 이미지를 잘 살려주었죠?
그래도 저 또한 다시 읽는 다면 본책으로!

12인의 성난사람들 흥미롭네요? 대학로에서 벌써 내린것 같아 저도 왓챠에서 봐야겠어요.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많은 사회일수록 토론 문화가 절실하다고 느껴요.
따님과함께 공연 즐거우셨을것 같아요!
페넬로페님 한가위도 풍성하게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16:05   좋아요 2 | URL
책을 읽고 그래픽 노블 읽으니까 좋죠? 책에서 받은 느낌이 살아나서 좋았고 다시 내용을 상기할 수 있어 유익했어요.

연극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연극 보고 나서 영화도 봤는데 연극이 현장의 생생함을 더 잘 전달해 주더라고요~~
낮에는 더운 추석입니다.
오늘 저녁 크고 풍성한 보름달 봐야겠어요.
미미님, 남은 추석 오후도 잘 보내시길요^^

그레이스 2022-09-10 0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해 프루스트를 읽었다!
프루스트의 텍스트, 맛, 향기, 분위기로 기억되겠군요.^^

페넬로페 2022-09-10 16:07   좋아요 3 | URL
정말 2022년을 정리할 때 프루스트만 생각날 것 같아요 ㅎㅎ
얼른 읽고 마감해야겠어요^^
그레이스님,
즐거운 명절 오후 보내셔요^^

서니데이 2022-09-10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나라는 배심원 제도가 없으니까 실제 재판도 조금 다를거예요.
요즘에는 국민참여재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점이 많겠지요.
영화도 좋지만, 바로 앞에서 보는 연극의 느낌은 생생해서 좋을 것 같은데,
본지 오래되었습니다.
페넬로페님, 오늘은 추석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2-09-10 16:10   좋아요 4 | URL
네, 우리나라는 재판과정에서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접하는 장면이 잘 안 나온다고 하네요.
국민 참여재판이라도 판사에게 의결권이 있다는 걸 우영우 드라마에서 봤어요.
서니데이님 말씀처럼 연극은 현장감이 있어 좋았어요.
서니데이님,
추석 연휴,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길요^^

새파랑 2022-09-10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프루스트 찐팬 인증이시군요 ^^ 찻잔에 홍차에 마들렌에 프루스트 작품까지~!!

제가 무인도에 가져갈 책으로 <잃시찾>을 언급했었군요 😅 아마 한 세트가 10권(지금은 11권)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일단 많이 가져갈수 있으니 ㅋㅋㅋ

얼마전에 읽은 1Q84에서도 감옥에서 읽기 좋은 책으로 <잃시찾>이 언급되더라구요 ㅎㅎ

페넬로페 2022-09-10 23:27   좋아요 3 | URL
1Q84에도 잃.시.찾에 대한 문장이 있군요. 이 책을 무인도에 가져가 여러 번 읽으면 전문가가 될 수 있을것도 같은데~~
그래도 저는 좀 더 고민해봐야 될 것 같아요^^
결국 양산 굿즈까지 주문했어요 ㅋㅋ

서니데이 2022-09-11 18: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프루스트 100주기 되는 해라서 이런 굿즈도 기획했나봅니다.
처음에는 마들렌만 봤는데, 다시 보니까 커피잔과 접시 세트도 예뻐요.
페넬로페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페넬로페 2022-09-12 20:27   좋아요 1 | URL
마침 책을 읽고 있는데 굿즈 이벤트를 해서 무리해서 다른 책을 샀어요. 책을 사놓으면 언젠가는 읽겠죠~~
사 가지고 온 여러 맛의 마들렌이 넘 맛있어서 더 좋았어요.
서니데이님!
연휴도 거의 끝나가네요.
남은 시간도 행복하시길요^^

희선 2022-09-12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셔서 접시와 찻잔 세트도 사셨군요 예쁘네요 책을 본 다음에 그래픽 노블도 보면 좋겠네요 반대로 그래픽 노블을 보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을 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예전에 모비 딕, 그래픽 노블만 보고 소설은 안 봤네요

따님하고 연극 보셨군요 그런 시간 좋으셨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9-12 20:31   좋아요 2 | URL
제 개인적 의견으로는 책을 먼저 읽고 그래픽 노블을 가볍게 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희선님!
추석 명절 잘 보내셨나요?
추석 연휴도 후딱 지나가 버리네요.
아쉽지만~~
낼부터 다시 화이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