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 P32

"보통 우리는 쉬운 길로 가고 싶어 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할 때는 약간 어려운 일을 할 때거든요. 핸드폰이 생기면서 사람들은늘 중요한 것보다는 쉬운 것을 제안하는 물건을 언제나 주머니에넣고 다니게 된 거예요" 수네가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나 자신에게 더 어려운 것을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 P54

그러나 똑같은 신문을 온라인으로 읽을 때는 보통 모르는 이야기를 건너뛰고, 내가 이미 아는내용과 관련이 있어서 대충 훑어볼 수 있는 단순한 기사를 클릭한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우리가 점점 더 삶을 속독하고 있는 것이아닐까. 점점 더 적은 정보만을 받아들이며 여기에서 저기로 허겁지겁 건너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55

"실제로 생각하는 데 긴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작업 전환에 시간을 쓴다면 뇌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즉 스크린타임 기능이 하루 핸드폰 사용 시간이 네 시간이라고 알려준다면,
사실 우리는 집중력을 상실함으로써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을 잃고있다는 뜻이다. - P61

가는 곳마다 자신을 방송할 뿐 다른 정보는 수신하지 않는 사람들로 둘러싸이는 느낌이었다. 주의가 부패하면 나르시시즘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의가 자기 자신과 자기 자아에만 집중된상태가 바로 나르시시즘이다.  - P75

스키너는 이 원칙으로 인간의 행동을 거의 설명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우리는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라고 믿는다. 자신이 선택을내린다고, 어디에 주의를 기울일지 결정하는 복잡한 정신을 가졌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건 다 환상이다. 우리와 우리의 집중력은그동안 살면서 경험한 강화 훈련의 총합일 뿐이다. 스키너는 인간에게 정신(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으로서 스스로 선택을 내린다는의미에서의 정신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그게 무엇이든 현명한 설계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재설계될 수 있다. 오랜 시간이지난 후, 인스타그램의 설계자들은 이렇게 물었다. 만약 우리가 사용자에게 ‘하트‘와 ‘좋아요‘를 줘서 셀카 찍는 행동을 강화한다면, 씨앗을 더 먹기 위해 강박적으로 왼쪽 날개를 펼친 비둘기처럼 사용자들도 강박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할까? 인스타그램의 설계자들은 스키너의 핵심 기술을 수십억 사용자에게 적용했다. - P83

그는 이러한 상태에 ‘몰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몰입은 우리가아는 것 중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 P85

그 순간 우리 모두가 두 가지 강력한 힘, 즉 분열과 몰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열은 우리를 더작고 얄팍하고 분노하게 만든다. 몰입은 우리를 더 크고 깊고 차분하게 만든다. 분열은 우리를 위축시킨다. 몰입은 우리를 확장한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조악한 보상 때문에 춤추는 데 주의력을 낭비하는 스키너의 비둘기가 되고 싶은지, 자신에게 정말로중요한 것을 찾아냈기에 집중할 수 있는 미하이의 화가가 되고싶은지. - P95

"실제로는 환경의 변화만이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절제가 주요 해결책이라 말하는 것은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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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는 돈 없이 살 수 없다. 돈은 지금의 세상을 정의할 수 있는 가장 큰 언어라고도 할 수 있다. 물질의 평가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합리적 가격 시스템은 편리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가치 평가에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라는 고전적 문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다. 공정한 가격의 기능과 기본 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위적이고 비도덕적인 개입, 거대한 자본의 은밀한 전쟁에 세계와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그런 가격이 급변할 때다. 가격이 급격히 흔들리면 질서가 무너지고 혼돈이 벌어지며, 우리가 견고하다 믿었던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가격은 급작스러운 대기근과 대규모 난민을 유발하거나 지배 계급을 갈아엎는다. 가격은 폭동과 혁명, 전쟁을 일으키고, 왕실과 경찰국가 그리고 외세의 침략에 자금을 댄다. 가격은 우리의 빗장을 열어 괴물을 풀어놓는다.

-p.15]

 

원제가 PRICE WARS인 이 책의 저자 루퍼트 러셀201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무수한 혼란의 원인을 괴물과 다름없는 몇 명의 지도자와 가격 시장을 교란시키는 금융 투기로 보고 있다. 그는 아랍의 봄, IS, 브렉시트 투표,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미국 국경 지대의 위기를 따라가며 가격이 일으키는 마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나비의 날갯짓과 단 한 알의 모래로도 연쇄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되먹임의 고리가 된다.

 

2010년 아프리카 튀니지의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으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빵 가격의 폭등이 계기가 되어 그동안 쌓인 문제점이 동시에 폭발된 것이었다. 아랍 전역으로 퍼진 민중의 분노는 정부의 과격한 진압으로 내전과 난민의 생성, 국가의 붕괴, IS의 발흥으로 이어졌다. 석유를 가진 비교적 여유 있는 산유국들은 국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식료품을 무료로 배급해 그들의 독재를 유지시켰다.

 

식량 생산이 전 세계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충분한 양이고, 원유 역시 산유국들이 감산하지 않았음에도 그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원자재 거래소에 모여 든 거대한 금융자본이 움직인 결과에 수많은 세계의 시민은 고통 받고, 극소수의 사람만이 돈 잔치를 벌였다. 자원이 풍부한 나라의 괴물 지도자들은 그런 투기꾼에 협력하고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시키며 거뜬히 살아남았다. 원자재 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그것이 주는 돈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독재자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지 않게 괴물들은 세계를 위협하고, 그 덕에 금융투기자의 재산은 엄청나게 불어간다.

 

투기자본이 벌어들인 비정상적인 돈은 다시 취약한 곳을 찾아 들어가며 악덕 사채업자가 된다. IMF, 세계은행, 미국 연준, 영국 영란은행은 투기자본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고, 각국의 중앙은행은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조차 국민이 아닌 채권자들을 두려워했다.

 

[가격이 사용한 마법의 도구는 순식간에 증식하는 파생상품이라는 서류였다. 세계 경제에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리라 여겨지던 파생상품은 세 번의 폭발을 연달아 일으켰다. 2007년에는 주택에서, 2008년과 2010년에는 식량에서 전 세계를 가난과 굶주림에 빠뜨리는 충격파가 발생했다. 식량에서 일어난 세 번째 폭발은 결국 중동을 혼란의 가장자리 너머로 밀어넣었고, 공포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p.107]

 

금융자본의 손실을 막고자 무분별하게 만든 파생상품과 원자재 인덱스펀드의 공매도, 헤지펀드는 그것과 직접 관계가 없는 먼 곳의 사람들을 난민으로 전락시키고, 아이를 키울 돈이 없는, 지독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불임수술을 받게 한다.


요즘 웬만하면 커피 한 잔에 5000원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내가 체감하는 커피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도 정작 과테말라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토레스(p.319)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으려고 했다. 기후의 변화로 인한 커피 녹병, 대출금에 따른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이다. 케냐도 마찬가지이다. 2018년 폭락한 커피 가격으로 그들은 자신의 땅을 지킬 수가 없었다. 내가 지불한 커피 가격은 도대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커피 시장은 기록적인 약세 포지션을 구축한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공매도로 어려움에 빠져있다. -p.324

 

투기자들은 커피 가격을 끌어내림으로써 이미 혼돈의 가장자리에 있던 과테말라가 임계점을 넘도록 몰아붙였다. 게다가 과테말라의 경제를 떠받치는 커피 산업은 기후 변화로 더 불안정하고 취약해졌으며, 국제 커피 가격에 가해지는 작은 충격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생존에 필요한 임금을 찾아 떠나는 이민자가 급증한 것은 자명한 결과였다. -p.325]

 

빈곤의 가격2008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금융 파생상품의 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인 혼란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이론가들을 만나고, 현장으로 찾아가 취재한 사례들이 생생하게 적혀있다. 이 책에 씌어진 내용이 주로 2010년대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지금 우리역시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그 원인은 중요하다.



 

 

 

 

 

 







전작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마찬가지로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역시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손녀 조라와의 대화를 통해 지금 현재 우리가 겪는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한다. 자본주의가 시작된 역사를 살펴보고,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간을 잠식해왔는지를 설명한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본주의가 주는 피해와 불평등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소수만을 위한 자본의 힘과 결국 그것을 위해 다수가 희생되는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자본주의시대뿐만 아니라 고대로부터 인간이 누리는 잉여가치는 결코 스스로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노예, 농노, 식민지 시대로 이어지는 수많은 수탈과 억압에 의해 거대 자본이 형성되었고 그것은 현대 금융자산의 밑바탕이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은 금융투기가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빈곤의 가격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똑같이 불평등의 가장 큰 원인을 금융투기자본으로 보고 있다.



 

 

 

 

 

 







소설가 김연수는 그의 단편소설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에서

하지만 이제는 안다.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p.34)”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뭘까? 루퍼트 러셀이 튀니지의 카페에서 만난 한 남자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기본 욕구를 채우는 거예요. 먹고 입을 것 말이예요(빈곤의 가격, p.387)”라고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평범한 미래는 최소한 기본욕구 정도는 채우며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금융투기가 계속되고 그들과 결탁한 괴물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루퍼트 러셀과 장 지글러가 서술한 문제점들은 우리가 대충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힘들이 일으키는 돈의 파장에서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나란 사람은 최소한의 영향만 받기를 원하는 이기적이고 소극적인 세계시민이다.  

 

자본주의의 전복까지도 원하는 지글러가 내놓은 해결책은 지극히 소박하다. 그는 비아 캄페시나, 여성운동 모임, 그린피스, 아탁, 엠네스티 인터네셔널(p.168/188,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같은 사회운동으로 연대하자고 주장한다. 1780년대 말, 경제 위기에 직면한 프랑스의 루이 16세는 삼부회를 소집한다. 프랑스의 가난한 자들과 불만 가진 자들의 요구 사항을 기록한 진정서가 작성되었지만 정작 민중은 직접 나서지 않고 부르주아 자본주의자들에게 그들의 일을 위임한다. 지글러는 이런 민중의 소극성을 우려한다.

 

[그러나 우리같은 집단을 삼부회가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결정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할지라도, 회의 진행을 방해하기만 할 것이다.....불쾌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헐벗은 모습, 우리가 걸친 구역질 날 정도로 끔찍한 누더기를 보게 될 것이며 우리 몸을 뒤덮고 있는 이가 옮겨 붙을까 봐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 영주들 사이에 우리의 대표를 보낼 마음이 없다. 비록 우리 역시 자연과 주님의 은총이라는 질서 속에서는 당신들의 형제이며 권리에 있어서 동등할지라도 말이다.

-p154/188,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이 두 책은 우리에게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미 우리나라도 혼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세계를 제패한 금융투기 세력은 국민에 대한 복지를 싫어한다. 채권자는 채무국의 국민을 쥐어짜 빌려준 돈을 회수해 가며, 그들의 절대적 도움이 필요한 정치가들은 그들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양극단의 선택만 하는 우리들은 더욱더 정확한 인식을 해야만 한다. 평범한 미래를 위해 적어도 민중의 소극성만은 버려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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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7-08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세계를 상대로 돈장사를
벌이는 USA 과잉 자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난의 고착화야말로 독점
자본이 노리는 최종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별그램에서 테구시갈파가
(과테말라도 상황이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
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의 하
나라고 하더니만, 그 이유가
있었군요. 커피 농사가 유일
한 먹고 살 길인데 높은 이자
때문에 고향을 등지고 결국
국경을 넘어야 하는 신세가 참...

페넬로페 2023-07-08 23:15   좋아요 1 | URL
‘빈곤의 가격‘에 엄청 많은 내용이 더 있는데 제가 그것을 많이 표현하지 못했어요.
금융회사의 ceo가 되려면 15%(?)이상의 이익을 올려주어야 한다고 책에 나와 있어요.
과잉자본과 함께 그들의 끝없는 탐욕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과테말라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도 사정이 좋지 않더군요. ㅠㅠ
남의 일같지가 않습니다.

희선 2023-07-09 0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굶는 사람이 있기도 하죠 잘사는 나라는 먹을 게 남고 못사는 나라는 먹을 게 없는... 잘사는 나라가 못사는 나라와 나눠 먹으면 좋을 텐데, 잘사는 나라는 그러지 않는군요 지구를 한 나라로 생각하고 모두가 지구 사람이다 생각하면 좋을 텐데, 자기 나라만 생각하고 자기 집안만 생각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건 한 나라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군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어서 다행이다 생각하지만... 더 많아지면 좋겠네요 모두가 잘사는 것보다 굶지 않는 것만이라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7-09 08:15   좋아요 1 | URL
네,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가 정말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는 많이 가진 자들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하지만 그것도 정책상 어려움이 많고 제약을 많이 받더라고요.
누구나 기본적인 삶이라도 누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ㅠㅠ

새파랑 2023-07-09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극성을 버리면 안되는데 점점 소극적(?)이게 되는거 같습니다 ㅎㅎ
뭐 거창한 미래를 바라는 것도 아닌데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페넬로페님과 같은 깨어있는 사고가 필요한 시대인거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07-09 12:35   좋아요 1 | URL
정말요, 거창한 미래가 아닌 그냥 기본 정도만 누렸으면 좋겠는데~~
사는게 점점 팍팍해져 남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 같아요 ㅠㅠ
저도 깨어있지 않은데 한번씩 이런 책 읽으며 각성하고 있어요 ㅎㅎ

서곡 2023-07-11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예쁜 마들렌...ㅎ 오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7-11 16:41   좋아요 1 | URL
비가 많이 옵니다.
서곡님께서도 오늘 오후 잘 보내시길요.
잃.시.찾 덕분에 마들렌이 눈에 보이면 맛보고 싶더라고요 ㅎㅎ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지 못한 나에게도 백수시절이 있었다. 마침 그때는 평생 은행에 잘 다니다가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어 2년 만에 쫄딱은 아니고 집 빼고, 거의 가진 재산을 탕진한 아버지로 인해 집안의 가세가 많이 기울어진 시기였다. 부모님에게 눈치가 보이고 미안하기는 했지만 당장 취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백수생활에 젖어가고 있었다.

 

백수라 당연히 시간이 많아 자연스럽게 중, 고등학교 동창 중 백수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자주 어울렸다. 대학을 다닐 때는 각자의 인생에 몰두하느라 잘 만나지 못했었다. 그 시절의 백수는 나처럼 취업을 하지 못한 능력제로 백수, 적당히 놀다 선을 봐서 결혼하기를 원하는 자발적 백수, 임용을 기다리고 있는 교대나 사범대 출신의 국가적 백수로 나누어진다.

 

친구 H의 부모님은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고, 당신들은 1,2층에서 목욕탕을 운영했다. 살림집은 5층에 있었는데 H는 자발적 백수에 속하는 친구였다. 새벽부터 목욕탕을 지켜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두 남동생을 케어하고 집안 살림을 도맡아했다. 부모님이 지인들의 모임이라도 가야 하면 언제라도 카운트 업무도 봐야했다.


우리 백수 친구들은 자주 H의 집에 모였었다. 1층에 들어서며 친구의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면 항상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셨다. H의 집 5층 창문엔 긴 줄에 연결된 바구니 하나가 달려 있었다. 우리가 오면 친구가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고 바구니를 창문으로 통해 1층으로 내린다. 그러면 친구의 부모님은 목욕탕 고객들을 위해 준비한 찬 음료수를 가득 담아주시고 친구는 줄을 5층으로 끌어올린다. 친구가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해 우리는 그의 노래를 들으며 찬 음료수를 마셨다.

 

H는 시간이 많고, 자신의 집 1층에 공중목욕탕이 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목욕도 했다. 그 시절 목욕탕엔 매일 목욕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곳에서 친구는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서로 등을 밀어주는 사이가 된다. 대학에서 국문과 박사과정을 밟는 A언니도 그 중 한명이었다. 목욕탕에 오는 아줌마들과 달리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여성들이었기에 서로 더 잘 맞아 친해지게 되었다.

 

백수인 우리들은 H에게 A언니를 소개받고 언니를 리더로 한 독서모임을 하기로 했다. 책선정은 A언니가 했는데, 우리가 제일 처음 읽은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사상사 판 상실의 시대였다. 내가 대학 다닐 때 주로 읽은 책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이나 황석영, 조세희 작가의 시대소설이었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어머니같은 읽으면 가슴에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러시아소설도 있었다. 과 선배들의 주도하에 사상서적으로 세미나도 많이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때 처음 읽은 하루키의 글로 소설에 시대의 문제의식이 들어있지 않아도 소설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점심에 돈가스를 먹었다라는 일기에나 적을 수 있는 문장이 버젓이 소설 속에 들어있을 수 있는가?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것에 만족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도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고,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주인공의 쿨한 성격이 너무 좋았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것도 아니었다. 충분히 사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착한 사람이기도 했다.

 

[하루키 본인의 캐릭터가 상당 부분 반영된 듯한 이런 주인공은 사실 그의 작품에 꽤 자주 등장한다. 이를테면 휴일에는 자신만의 순서에 따라 세탁과 청소를 한 뒤 혼자 파스타를 능숙하게 해 먹을 것 같은 인물. 집에 클래식과 재즈 LP판이 잔뜩 쌓여 있고 좋아하는 브랜드 한두 군데에서만 꾸준히 옷을 사 입을 듯한 인물. 자신의 취향과 질서로 쌓아 올린 세계가 확고하면서도 그것을 타인에게 자랑하기는커녕 오히려 수줍어할 듯한 인물. 말하자면 하루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 말이다.

-‘아무튼, 하루키’, p.62/166]

 

 

중학교 때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으며 성장하고 일문과를 나와 지금은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는 아무튼, 하루키의 저자 이지수는 단연 하루키 작가의 오래된 팬이 맞다. 하루키의 글과 함께 그녀의 삶이 지나왔으니 말이다. 이지수의 일상 모든 곳에 하루키 소설의 문장이 존재해서 언제라도 끌어올 수 있을 정도로 하루키는 저자의 이 되어주었다. 이 책은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혔다. 내 젊은 날의 소중한 한 부분도 소환해주어 고맙기도 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의 지인과 함께 나눈 양을 쫓는 모험에 대한 대담이 약간 지루해 아쉬웠던 것 빼고 나머지는 다 좋았다.




 

 

 

 

 

 

 






최근에 민음사판의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읽었는데 20대에 느꼈던 그 감정은 들지 않았다. 하루키 소설은 젊었을 때 읽어야 한다지만 단지 내가 나이 들어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어떤 책을 하도 많이 읽은 나머지 삶의 곳곳에서 그 책의 문장들이 머릿속에 자동 재생 될(12/166-’아무튼, 하루키)‘정도로 이지수 작가가 좋아하는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만 미흡하고 맥락없는 서사와 약간의 억지스러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동안 좋은 소설을 많이 읽어왔고, 특히 최근에 읽은 안톤 체호프의 단편과 비교되어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은 마음에 들며 나 또한 그렇게 살기로 매번 결심을 한다.

 

[주인공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내가 이걸 바꿨고, 내가 이렇게 변했어!”라고 피력하지 않잖아. 끝까지 거리를 두는 점이 읽는 사람을 편하게 해줘. 멋져 보이는 느낌은 거기서 생기는 것 같아. 메시지를 주입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주인공 는 좋거나 싫은 것도 없지. 이런 과정 끝에 이렇게 됐다, 하고 산뜻하게 끝내잖아. 익숙한 구조에 신선하고 세련돼 보이는 이야기, 산뜻한 거리감. 근데 다 떠나서 처음 읽었을 때는 확실히 취향에 매료되었던 것 같아

-p.136/166, ‘아무튼, 하루키중에서]

 

 

백수시절 독서모임은 오래가지 못했다. ‘상실의 시대말고는 어떤 책을 더 읽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우리는 벚꽃을 구경하러 가기도 했다. 그 날에 찍은 사진에 한껏 멋을 낸 우리들이 벚꽃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내 머리에는 벚꽃 잎이 몇 장 떨어져 있다. 잠깐의 백수시절을 마감한 후 난 여지껏 지겨운 밥벌이를 하고 있다. 정말 지겹고도 지겹다.

 

내가 처음 만났던 하루키의 소설은 글보다는 색깔로 남아있다. 강렬한 빛이 있는데도 많은 것이 흐릿했던 내 젊은 날의 모습을 나타내주는 것만 같다. H는 연애결혼을 했다. 지금 내 옆에는 봄날의 곰만큼 사랑해를 남발하는 친구가 있다. 아무튼, 하루키는 여전하다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누구도 그걸 붙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p. 143,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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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6-27 1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왠지 하루키의 느낌이 가득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페넬로페 2023-06-27 12:51   좋아요 1 | URL
자목련님!
우리도 소설 한 편씩 쓸까요? ㅎㅎ

stella.K 2023-06-27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세희, 조정래ᆢ시대를 대표했던 문학의 아이콘이었죠. 하루키는 언제나 나이들지 않는 것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소설은 갈수록 관심이 줄고 대신 에세이는 아직 관심이 있어요. 그 특유의 궁시렁거림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ㅋ

페넬로페 2023-06-27 12:55   좋아요 3 | URL
하루키 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보다 왠지 하루키 작가의 삶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저도 하루키의 소설에 완전 몰입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글을 잘 쓰는 작가이니 에세이를 더 많이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3-06-28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상실의 시대>를 아주 좋아라 하지만, 하루키 소설 중 상실의 시대만 약간 현실적이고, 다른 좋은 소설은 판타지 느낌이 강하죠 ㅋ 우물, 꿈, 양사니이, KFC? ㅎㅎ

전 비현실적인 하루키 작품이 더 좋더라구요~!!

페넬로페 2023-06-28 11:52   좋아요 1 | URL
하루키의 작품이 비현실적인데도 저는 주인공 캐릭터가 좋아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문장도 좀 유치하지만 그래도 옳은 말인 것 같아요 ㅎㅎ

희선 2023-06-29 0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더 오래 했다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게 아니었다 해도 좋은 기억이 많이 남은 것 같네요 함께 벚꽃을 보러도 갔다니...


희선

페넬로페 2023-06-29 09:35   좋아요 1 | URL
그 시절 짧게 만난 모임이었지만 그래서 더 좋고 많은 여운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ㅎㅎ
벚꽃보며 찍은 사진 보면 정말 젊더라고요^^

Conan 2023-07-01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상실의 시대‘는 인생 책 중 한 권 입니다. 읽던 당시 한동안 소설속의 장면들이 머리속을 맴돌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밥벌이의 지겨움을 느끼고 있기도 하구요~

페넬로페 2023-07-01 10:09   좋아요 1 | URL
정말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시간이 지나니 더 와타나베가 지향하는 삶이 마음에 와 닿아요.
아둥바둥 살 필요없이 그냥 물 흐르는 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계속 밥벌이 하려면 건강해야합니다.
Conan님
더운데 건강 유의하십시오^^

유부만두 2023-07-04 0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다시 읽은 상실의 시대가 실망스러웠어요. 페넬로페님 감상에 동감합니다.

그리고 목욕탕집 친구분 모임 이야기 너무 좋으네요. 아마 저도 비슷한 연배라 그럴까요? 맴이 따땃하고… 그래요. 하루키는 이제 됐고 페넬로페 님 이야기 더 읽고 싶어요.

페넬로페 2023-07-04 10:06   좋아요 1 | URL
하루키의 작품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더 많이 읽었을텐데 상실의 시대를 읽고 더 읽은 작품이 몇개되지 않아 안타까워요.
근데 그것을 떠나 하루키는 제 젊은날의 상징중의 하나라 떨쳐 버릴수가 없는 작가예요 ㅎㅎ

저의 이야기를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여기서 이런 얘기들을 쓰면 될까 고민도 되는데 책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자꾸 저와 연결시키려고 해요 ㅎㅎ

서니데이 2023-07-04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날씨가 덥더니 비가 많이 오네요.
하루키 책 중에는 노르웨이의 숲이 인기가 많지만, 그 책보다는 다른 책들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노르웨이의 숲 보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 때문에 읽었다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고요.
오래전 학생시절부터 알던 작가라서 그런지, 하루키 선생 책은 신간 나오면 거의 사게 되네요.
페넬로페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7-05 09:28   좋아요 2 | URL
하루키 책 중 노르웨의 숲이 워낙 한국 독자에게 알려져 있어 유명한데 더 좋은 다른 작품이 많죠. 에세이도 그렇고요.
기회 있을때마다 다시 읽어야겠어요.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잔뜩 흐리네요.
서니데이님!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3-07-09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칠월도 하루하루 잘 가네요 장마철 건강 조심하세요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7-09 08: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께서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2023-07-11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로드모네는 자기 그림을 이해하려면 백마디 설명보다 자신이 직접 가꾼 정원을 보는 게 낫다고 말한 바 있다. - P7

"순간적으로 스쳐간장면에서 받은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장점이다." 모네는 오랜 기간의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의 목표는 자연에서받은 느낌에 구체적인 형식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빛의 움직임 속에서 포착한 자연의 ‘일상들‘을 화폭에 담아내려 했다. - P8

정원 회화에 대한 모네의 관심은 현대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파리에 있는 튈르리 궁전의 잘 손질된 정원, 고모 집을 방문했을 때들렀던 노르망디의 휴양지 생타드레스의 격조 높은 조경은 화려하게 차려입은남녀가 등장하는 현대적 작품의 세련된 배경이 되었다. 에밀 졸라는 이처럼 도시를 우아하게 묘사한 그림을 보고 "정확하고 솔직한 눈을 통해 "실제로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작품에 대한 관점을 세우려 하는 화가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후에 모네는 힘겨운 시간을 겪는 동안 정원 덕분에 안정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정원은 그에게 식물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고 자연과 예술에 대한 애정을 조화시킬 수 있는 피난처였다. - P13

예리한 비평가들은 정원에 쏟는 모네의 열정이 화가로서의 정체성의 일부이며 이를 통해 예술적인 감각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하지만 비평가들이 모네의 작품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진 황홀한 ‘동화의 나라‘를 묘사했다고 평가했을 때 모네는 화를 냈다. 그는 "정원을 그리는 것은 믿음과 사랑, 겸손에서 나오는 행위로서, 정원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발견하여 작품과 나를 동일시하고 작품속으로 흡수될 수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상에서 조화를 발견한 사람은현실로부터, 적어도 인식 기능한 현실로부터 동떨어질 수 없다"라고 확신했고,
자신의 정원이야말로 현실에 가장 단단하게 뿌리내린 존재라고 생각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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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6-11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정원까페 가려고 벼르다가, 하필 찜한데가 일요일 휴무여서 못가고 있는데 페넬로페님 페이퍼 보니까 갑자기 정원에 너무 가고 싶어졌어요

페넬로페 2023-06-11 12:07   좋아요 2 | URL
정원카페가면 눈도 호강하고 책 읽는 것도 운치 있고요~~
이왕 마음 먹었으니 다른 정원카페 검색해 보셔서 다녀오심이 어떨지요 ㅎㅎ
얄라알라님, 행복한 일요일 보내시길요^^
 

매달 월초에는 알라딘 셀럽들의 한 달 동안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이 올라온다. 책을 읽은 권수도 많지만, 책 내용의 다양성에 놀란다. 다들 직장 다니고, 육아도 하고 고양이와 화초를 키우면서도 언제 시간이 나서 저렇게 많은 책을 읽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한다. 책을 읽는 양과 속도의 빈약함을 나이가 들어 집중력이 없는 탓으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는 탓으로 돌리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매번 반성하고는 주먹을 꽉 쥐고 이 달부터는 정말 잘해보자고 결심하지만 역시나 한 달 뒤의 빈약함은 반복된다. 같이 읽자고 약속한 2의 성.....뒷말은 생략

그래도 무조건 완독 하겠다!!!

 

5월은 여행 때문에 좋은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패드에 전자책을 몇 개 다운받아 갔지만, 글보다는 풍경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패드는 숙소의 금고 안에 잘 보관했었다. 짧고 편한 독서 기록으로 5월을 정리하고, 6월부터는 마음잡고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

 

<읽은 책>



 

 

 

 

 

 

 







요즘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썰을 잘 푼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일단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시험을 볼 때나 페이퍼를 써서 낼 때도 썰을 잘 풀면 좋은 학점을 받기도 했다.

 

작가 김영하의 에세이나 그가 방송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듣고 있으면 정말 썰을 잘 푼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경험이나 알고 있는 지식을 잘 연결시켜 사람을 혹하게 만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소설가는 당연 썰을 잘 푸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써 내는 허구적 스토리텔링에 일단 독자가 푹 빠지도록 해야 하는 거니까.

 

이 책은 처음부터 사람을 크게 웃게 한다. 비자가 필요한 중국에 비자 없이 입국하려다가 공항에서 바로 추방되었다는 이야기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은 누구나 뭔가를 추구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 무엇이든 내가 가고자 하는 장소가 나를 받아주지 않을 때도 있고, 눈앞에서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다. 김영하는 자신의 여행담과 읽은 책, 영화 등을 통해 소소하게 여행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기대한 것보다 소박해서 약간 실망도 했지만 그가 풀어내는 썰이 나쁘지는 않았다. ‘길가메시 서사시오디세이아에 대한 생각이 나와 비슷해서 좋았다.

 

여행의 이유는 도서관에서 빌려 여행가는 배낭에 넣어간 책이다(책이 가벼워 좋다).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해 하루정도 전대를 차고 다녔지만 불편했다. 그렇다고 여행자가 여권과 돈을 놓고 다닐 수는 없었다. 여행지에서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여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낭 제일 밑에 전대를 넣고 그 위를 이 책으로 덮었다. 책 위로 스카프와 생수병, 우산, 휴대용 매트 등을 잔뜩 쌓았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소매치기라도 이렇게 하면 제일 밑에 깔려있는 전대를 빼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내 여권을 지켜준 책이기도 하다.

 

[그러니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2800여 년 전에 호메로스는 여행자가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통해 암시했다. 그것은 허영과 자만에 대한 경계, 타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일 것이다.

-p.185]




 

 

 

 

 

 

 

 

 




삶을 바꾸는 책 읽기라는 제목이 좋았다.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이라는 부제도 괜찮았다. 책 읽는 사람들에게 많이 언급되는 정혜윤이라는 글 쓰는 사람도, 9가지 질문에 대해 저자는 어떻게 대답했을지도 궁금했다. 이 책 속에는 저자가 언급하는 100권의 책이 들어 있다. 251페이지 안에 100권의 책이 들어 있다는 건, 문장의 많은 부분을 100권의 책 속에 들어 있는 문장으로 채웠다는 뻔한 결과가 나온다. 기대한 것에 비해 많이 실망했다.

 

저자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100권의 좋은 책을 적시적소에 배치했다고 해서 독자는 저자의 글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100권의 책을 원하는 것이 아닌 저자의 살아있는 글과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고 싶은 것이다. 질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잘 모르겠고 반복되는 의문문이 거슬렸다. 의문문은 질문하기 위해 사용되거나, 문장을 강조할 때 또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호할 때 은근슬쩍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남용된 의문문으로, 자신의 확실하지 못한 답을 은폐한 것은 아닌가라는 오해가 생긴다. 아닐 거라 믿으며.....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나 그의 그림에 대한 책을 읽지 않아도 고흐의 삶이나 그림에 대해서 웬만큼은 알고 있다. 어디서 알게 되었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반 고흐만큼 많이 알려진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의 작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압생트, 동생 테오, 고갱, 자신의 귀를 자름, 권총 자살이라는 키워드가 고흐를 대표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반 고흐×유경희는 고흐가 그림을 그려내는 과정보다 고흐의 삶에 치중한 책이다. 특히 고흐가 말년을 보냈던 프랑스의 아를, 생레미드프로방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의 3년 동안의 삶을 집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고흐의 정신적인 병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한다.

 

고흐는 평생 불우한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목자의 길을 가는데도 실패했다. 외가로부터 받은 유전적 정신병도 그를 괴롭혔고, 수많은 좌절과 압생트가 그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불안과 격한 감정은 사람들, 특히 고갱으로부터 멀어지게 했으며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다. 자살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게 증명된 것이 없다.

 

한국에서 반 고흐 전시회를 할 때,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도 반 고흐의 작품을 여러 미술관에서 많이 보았다. 고흐의 그림 앞에 서서 그 작품을 감상할 때, 고흐의 삶은 보이지 않았다. 고흐의 그림은 그림 자체로 좋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평생 좌절하고 괴로움 속에서 보낸 화가가 그린 그림이 나에게 평안과 위로를 주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가까이 다가가 그림의 표면을 보았을 때, 숱하게 덧칠해진 붓 자국에 그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도 같았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이 맨 마지막으로 고흐의 그림을 많이 보러 온다고 한다. 자살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으며 마음을 바꾸라는 의미의 안내문이 있다.


반 고흐 미술관에서 마침 오베르 쉬르 우아즈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그곳을 다녀왔기에 더 반가웠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의 그림은 초록색이 많다.



본래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그림을 반 고흐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의사 가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고흐가 많이 의지한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고흐가 그의 딸 마르그리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싫어했다. 고흐가 총상을 당했을 때도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반대했다. 고흐의 장례식을 치른 후 가셰는 고흐의 그림을 30점이나 차지했다(p. 294/356)



 

 

 

 

 

 

 





파리에 있는 12개의 미술관을 소개한 책이다. 미술관 주변에 가 볼 만한 장소나 카페, 미술관으로 가는 교통편도 안내되어 있다. 가볍게 파리의 미술관 전반에 대해 살짝 맛 볼 수 있는 책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국가가 나서서 건물을 짓고 미술품을 매입하고 개인이 소장한 작품을 기증해야만 한다. 유럽의 미술관 어디를 가더라도 엄청나게 소장된 미술품들을 보면 부럽다.

 

이런 책들을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어 본다. 그러나 집중이 되지는 않는다. 내 눈에 비슷하게 보이는 미술 작품들의 자세한 설명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그림은 책보다는 직접 봐야한다는 생각으로 대충 넘겨본다. 그러나 막상 미술관에 가면 엄청난 수의 작품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고 두 세 시간이 지나면 피곤해진다. 많이 알려진 유명한 작품이 아니고는 나중에 내가 무엇을 봤는지 헷갈린다. 그림을 보면서 나중에 다시 책을 읽으며 찬찬히 공부 하리라 결심한다. 집에 와 다시 책을 펼쳐 내가 본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었을 땐 정작 그림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책에 있는 그림 중 내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과 단편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 본다. 다른 러시아 작가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리스 비극작가들과 셰익스피어의 직접적이고 끈질긴 파멸과 고통은 볼 수 없다. 밋밋하기도 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하는데 거기에 엄청난 비극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체호프의 세계에 쉽게 들어갈 수 없었지만 읽어갈수록 작가의 매력에 빠진다. 이 책에는 체호프의 유명한 희곡 갈매기’, ‘바냐 삼촌’, ‘세 자매’, ‘벚나무 동산이 있다.

 

체호프의 희곡에는 어쩔 수 없이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무기력과 허황된 희망이 담겨 있다. 시골에서의 삶을 지겨워하며 도시로 떠나기를 원한다. 새로운 형식을 원하며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 더 이상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해 버린다. 무위도식하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 남녀는 서로 엇갈린 사랑만을 한다.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이러한 것을 느꼈지만 아직 정확하게 체호프의 희곡의 내용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완전히 알지는 못하겠다. 재독해야겠다.



배우 백지원TV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처음 만났다.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갑질을 서슴지 않는 드라마작가로 나온다. 내가 그녀의 연기에 반한 건 술 취한 연기를 할 때였다. 만취한 상태로 토끼를 외치며 거리를 활보하던 그녀의 연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연극 벚꽃 동산의 주인공인 류보피 안드레예브나 라네프스카야의 역할을 백지원 배우가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고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극은 원작에 너무 충실해 약간 지겨웠다. 체호프가 글 속에 남긴 극적인 의미들을 연극의 대사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그 역할을 배우의 말투나 표정, 몸짓이 해주어야 한다. 백지원 배우가 연기는 잘했지만 감정의 변화나 행동의 날카로운 맛이 없어 아쉬웠다. 좀 더 화려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읽고 있는 책>



 

 

 

 

 

 








체호프의 단편소설은 내용이 완전 짧다. 희곡보다 단편소설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체호프라는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다. 새롭고 현대적인 비극과 슬픔, 인간의 욕망이 절절이 느껴진다. 작가 체호프를 더 알기 위해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도 함께 읽고 있다.



학기를 일찍 마친 딸아이가 시간이 많아 오늘 같이 창경궁에 다녀왔다. 작년 11월에 혼자 다녀왔는데 그때와는 달리 궁은 온통 초록으로 덮여있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아침에 산책하기에 고궁은 너무 좋았다. 고즈넉한 운치가 있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HOT의 캔디 옷, 근대의 신여성 복장, 한복 등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졸업 사진을 찍는 것 같았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작년 11월의 창경궁의 모습


대학로에서 먹은 냉면, 튀김 만두, 밀크 팥빙수...

 

6월이다. 많이 더워질 것이고 비도 많이 올 것이다.

 

서재 친구들, 다들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이번 달도 열심히 책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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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23-06-03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의의 이유‘ 저도 재미있게 읽은 책 입니다. 그리고 창경궁과 대학로는 이번 연휴에 아내랑 가볼까해서 맛집 검색도 해놨는데 아내가 다른데 가자고 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3 01:02   좋아요 1 | URL
초록의 창경궁도 좋았는데 저는 단풍이 들 때의 창경궁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가을에 아내분과 함께 다녀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Conan님, 연휴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래요**

새파랑 2023-06-03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페넬로페님도 체호프에 빠지셨군요~!! 여행도 하시면서 그래도 책을 많이 읽으셨네요 ^^ 페넬로페님이야말로 북플의 셀럽이십니다~!!

페넬로페 2023-06-03 14:45   좋아요 1 | URL
체호프의 새롭고 매력적인 세계에 빠졌습니다.
여행에 도움이 될까하고 선택한 책이었어요~~
저는 그저 북플에 묻어갈 뿐이예요 ㅎㅎ

자목련 2023-06-03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지원의 연극 정말 멋졌을 것 같아요. 드라마 연기도 넘 잘하니까요.
창경궁의 산딸나무 근사하네요!

페넬로페 2023-06-03 23:29   좋아요 0 | URL
네, 연기 잘하는 배우라 좋았어요~~
자목련님께서는 바로 나무이름을 아시네요, 역시^^

호시우행 2023-06-03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독서생활, 응원할게요^^

페넬로페 2023-06-03 23:30   좋아요 0 | URL
호시우행님의 6월의 즐거운 독서, 응원드립니다^^

은오 2023-06-03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 저도 뒷말 생략....
“썰 푼다” 이게 옛날부터 있던 말이었구나.... 요즘도 씁니다!! ㅋㅋㅋㅋㅋ
6월도 화이팅입니다 페넬로페님~! 😆💕

페넬로페 2023-06-03 23:31   좋아요 0 | URL
읽는다 하면서도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ㅠㅠ
‘지금도 썰 푼다‘는 말을 사용하는군요,
반갑네요^^

페크pek0501 2023-06-04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행의 이유. 저도 가지고 있는데 왜 저는 읽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보니 김영하의 다른 책도 갖고 있는데 읽지 않았음을 여기서 확인하네요. 하하~~ 문제는 읽는 양에 비해 너무 많은 책을 사 왔다는 것.
책 구매 욕심을 줄여야겠어요.
님의 글이 긴 것이었는데도 금방 읽고 내려온 느낌입니다. 제 관심을 끄는 페이퍼라서 그런가 봅니다. 사진도 역시나 좋습니다. 냉면에는 튀김만두. 꼭 먹겠습니다. 눈요기 잘하고 갑니다.^^

페넬로페 2023-06-04 17:29   좋아요 2 | URL
집에 책이 많은데 저도 안 읽은 책이 많아요.
작년 가을부터 책 구매를 많이 안하고 있어요.
집에 있는 책부터 읽기 위해서요~~

넹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ㅎㅎ

희선 2023-06-05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뿐 아니라 연극도 보셨군요 체호프 소설 못 보고 희곡 조금 보기는 했는데... 짧은 희곡도 있더군요 저는 유머는 모르겠고 밋밋한 느낌은 들었습니다

고흐를 병원에 옮기지 마라고 한 사람이 있었군요 총에 맞았는데 왜 병원에 안 가고 오랫동안 있었을까 했던 것 같아요 테오가 오기까지 기다렸나 하는 생각을 했군요 병원에 가도 살지 못할 거다 여긴 건지... 고흐가 살았을 때 그림이 많이 팔리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림은 마음대로 그렸잖아요 그렇게 한 것도 어딘가 싶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06-05 07:01   좋아요 1 | URL
벚꽃 동산이 워낙 유명해 연극도 보고 싶더라고요. 비극적인데 셰익스피어처럼 그렇게 다 죽이는 건 아니었어요 비극속에 약간의 긍정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빈센트의 동생 테오도 빈센트를 병원에 옮기자고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상처가 워낙 치명적이었는지, 아니면 고흐를 편하게 해주려고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르게 생각해보면 희선님의 말이 맞네요. 고흐가 그림은 많이 그리고 남겼으니 그건 행복했던 사실이겠죠!

서곡 2023-06-05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튜브에 예수정 배우가 주연한 벚꽃 동산 전막 공연 영상이 있어요 멜로는 체질에서 백지원 배우 그 장면 기억납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 팥빙수 너무나 맛있어 보입니다!

페넬로페 2023-06-06 03:56   좋아요 1 | URL
예수정 배우는 벚꽃동산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한데요.
찾아서 보겠습니다.

팥빙수는 처음에는 맛있는데 찬 거를 계속 먹기에는 추워서 나중에는 억지로 먹게 되더라고요 ㅎㅎ

2023-06-07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