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를수록 좋다 - 나다움에서 창의성이 나오는 이유 아우름 44
김명철 지음 / 샘터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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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머리가 좋은 사람인가 생각할 때가 있다.

머리가 좋다는 정의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능력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창의적인 생각이나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대처법같은 것까지를 포함하는

아주 넓은 의미의 사회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난 그리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다. 유전적으로 타고나지 못했는지

그동안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후세에 남길 업적 하나 건진 적이 없으므로

난 그저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해야겠다.

 

                      

하지만 세상은 능력있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만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연구실에 앉아서 백신을 개발하여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환자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사람들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받혀주면서

돌아가야 세상은 안정적인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전하는 의미는 상당하다. '다를수록 좋다'

책의 머리에 똑똑한 일가족 이야기가 핵심이다. 이 똑똑한 가족은 인류의 멸하지 않고 번성하는데

자신과 같은 클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했다. 하지만 자신과 똑같이 생각하는 클론들은

전혀 창의적이지 못한 채 몰락한다. 똑같은 생각만으로 세상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인류가 지금처럼 번성할 수 있었던 것에는 당연히 '창조적인 사고'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 창의적인 사고를 했던 사람이 모두 머리가 좋았다거나 리더쉽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소심한 사람이든 게으른 사람이었든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경험이나 필요같은 것들도

분명 기여를 했다. 이 점에서 저자는 다를수록,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성공요인이

많아진다고 정의한다.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의 틈새에 끼인 한반도에 사는 우리 민족은 그야말로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침략을 물리치고 지금의 번영을 이루는데는 우리만족만의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결국 다양한 삶의 궤적이나 경험을 세상에 끄집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었을까.

코로나사태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져있는 요즘 우리는 차분하게 사태를 잘 수습하고 있다.

'빨리빨리'라는 놀림도 받지만 '드라이브 스루 검사'같은 기발한 생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신속한

대처법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역시 뿌듯한 점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도 느긋한 사람에게도 배울 점들은 분명 있다.

어쩌면 내 안에도 좋은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우리 부부의 경우 너무 다른 점이 많아서 싸울 때가 많다. 하지만 같은 성격이었다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다르다고 해서 답답해하지 말고 다른 점에서 배울 점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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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여행 남몰래 아껴둔 서울경기 255 - 서울경기를 즐기는 255가지 방법, 최신 개정판 52주 여행 시리즈
로리로리와 그 남자 글.사진 / 책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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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알토란같은 책이라니. 반갑다.

섬으로 내려와 산지 어언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서울내기인 내가 좁은 섬에서

버틴 시간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엊그제 다시 서울집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새삼

서울이 이렇게 좋은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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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까지 마치고 직장생활도 했지만 서울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서울이 좀 큰 도시인가. 거기에다 지금은 어려서보다 더 커지고 세분화되어 가보지 못한 곳이

훨씬 더 많다. 이제 다시 서울사람이 되었으니 이 책을 들고 서울탐사를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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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 책의 저자들은 머리가 좋은게 틀림없다. 이렇게 자세히,세분화시켜 소개를 하다니 말이다.

계절별, 동네별, 찾기도 너무 쉽게 해놨으니 난 그저 운동화끈 고쳐매고 여행을 떠나볼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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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다면 공원을 찾으면 될테고 맛있는 걸 먹고 싶다면 맛집 소개를 찾아보면 된다.

서울뿐만이 아니라 서울근교도 소개되어 있어 검색 시간을 줄여주었다.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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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땅값이 비싸서 였을까. 4.5평 우동집이라니. 종로에 있다는 이 우동집이 맛집이란다.

안가보면 서운하지. 필수 방문처로 콕해놓고.

 

이제 서울은 국제도시가 되었다. 이 정도의 규모의 도시는 많지 않다.

남산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남산타워를 방문해보지 않은 서울 사람이 많다.

그런 곳들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내가 사는 서울안에 있어서 더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여행도 어려운 시대가 되다보니 내가 사는 지역을 다시 보게

된다. 멀리 떠나기 앞서 내 집근처, 이웃동네, 서울근교부터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

 

그러기에 이만한 책이 없다. 이 책의 저자 부부들이 발품 한 번 제대로 팔았을 것 같다.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제대로 활용해볼 예정이다. 어디부터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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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김예지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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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이 떠올랐다.

벌써 오래전 일인데 이 책이 그 때 나왔더라면 어쩌면 동생은 죽지 않고 살아있지 않았을까.

세상은 분명 진화하고 살기 편해졌다고 하는데 마음이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은 늘어났다.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의 말처럼 유전적인 원인에다 환경적인 요인도 작용할 것이다.

 

                         

질병은 많이 정복했지만 정신적인 병은 더 늘어나고 있고 더 복잡해졌다고 한다.

최근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범죄를 일으키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잦아졌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고통까지 더해 힘든 사람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지나온 시간들을

보여주면서 도움을 주고 싶어했다.

 

                           

그냥 우울증이라고만 말하기에는 좀 더 복잡했던 아픔들.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너무 힘든 증상들. 두려움. 회피. 불안....

자신의 성격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자괴까지 더해 얼마나 고통스런 시간들을 보냈을까.

저자는 결국 직장을 포기하고 엄마와 함께 청소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라는 책은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직장생활처럼 주변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 힘든 일은 없지만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밀려올때도 있었다고 한다. 왜 안그러겠는가. 한창 젊은 여성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못하고 힘든 청소일을 해야했으니 말이다. 그처럼 저자가 가진 마음의 고통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리고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자신만의 치료법을 찾아내고야 만다.

참 대단하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이 그렇게 다정하지 못하고 의례적일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그저 마음먹기 달렸다느니, 무슨 약인지도 모를 약을 설명도 없이 과다하게 처방을 한다든지 하는

일은 정말 분노가 일어난다. 마음의 병이 얼마나 큰 병이고 병원을 찾기까지 수많은 망설임이 있었을 환자들을 생각하면 어찌 그렇게 무성의 할 수가 있을까.

결국 저자는 정신과를 찾는 것을 포기했고 자신과 잘 맞는 상담사를 통해 안정을 되찾는다.

그리고 뇌의 문제를 인식하여 스스로 어떤 약이 필요한지를 찾아내어 거꾸로 의사에게 그런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청한다. 참 멋진 환자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아주 오랜시간 고통의 터널에서 헤매었던 저자는 스스로 치유의 길을 찾았고 이제 평화를

얻게 되었단다. 그리고 자신처럼 고통에 빠진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대견하고 멋진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더 멋진 웹툰작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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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 - 심리치료사의 반려견 야콥이 전하는 행복 이야기
톰 디스브록.야콥 지음, 마정현 옮김 / 황소걸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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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에서 고양이 카미노를 기르며 홀로사는 싱글남 톰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인도

여행을 나섰다가 떠돌이 개를 만난다. 독일로 돌아와 결국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개를 입양하여

야콥이라고 이름짓고 함께 살게 된다.

톰은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로 내담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치유하는 사람이다.

영악한 야콥은 내담자들과의 대화를 엿들으며 인간에게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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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야콥에게 인간들의 문제와 사고방식들을 설명해주면 야콥은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이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들을 알려준다. 말하자면 야콥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톰 역시 야콥이라는 제3자의 시선을 통해 문제를 객관화하고 해결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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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투쟁하거나 회피하거나 죽은체 하기나.

나는 끊임없이 투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회피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이 떨어져서이기도 하고 지쳐있기도 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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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늙어가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걱정스럽다.

저자역시 자신의 주름과 탄력없는 피부를 보면서 탄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늙어가는 이 시간도 누군가는 가질 수 없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는 말에 나도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 인생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불만형의 인간이 될수도 있고

감사함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참 신선한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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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아름다운 주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알게된다.

그의 그런 마음이 인도의 떠돌이 개 야콥을 가족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야콥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해답들을 얻게 되었다.

사람은 때로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얻게 된다.

사랑과 보살핌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넘어서 겸손한 삶에 대해서도 말이다.

 

톰과 야콥이 이끄는 길로 들어서면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가족이 된 우리집 반려견 토리가 더 소중해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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命의 소모 - 우울을 삼키는 글
이나연 지음 / 메이킹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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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집이라고 해야하나 시집이라고 해야하나 에세이?

장르는 잘 모르겠지만 오래전 추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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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았던 인생은 없었겠지만 책에서 쓸쓸함과 아픔이 전해진다.

무엇이 이리 아프고 외로웠을까.

나를 낳아준 부모도 사랑하는 친구도 나눌 수 없는 고통이 있다. 순전히 홀로 이겨내야 할 뭔가가.

그래도 이렇게 글로 풀어낼 수 있어 다행이다.

언뜻 어느 시절 억지로 글을 써야했던 시간이 있었던 것도 같지만 그 때의 시간들이 이 책을

엮을 수 있는 힘을 준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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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를 허접하게 보는 것도 괴롭지만 채울 수 없는 것들을 바랄 때 그것도 괴롭겠다.

그렇다고 죽고 싶어지면 어쩌나. 아까운 사람들이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그 길을 선택했었다.

그리고 남은 이들은 내내 그 아픔을 짊어지고 가고 있다. 그러니 그냥 부대끼면서 같이 살아보자고

나는 손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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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내가 떠난 후를 상상해본다.

남은 이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해줄까. 그리워는 해줄까. 혹시 잊혀지면 어쩌지.

그리고 영화속 장면처럼 사람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나를 상상한다.

죽고나면 모두들 어디론가 간다고 하는데 떠나지 못하고 남아서 그들을 지켜봐야 한다면

그게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상상.

이미 죽어버린 나는, 육체가 없는 나는.....이라는 말에 울컥해진다.

나도 언젠가 그런날이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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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계절이지 기억은 없는데 그가 떠나고 남겨진 나는 불빛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보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가치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그 순간은

내치지만 말아달라고 매달리고 싶었다. 참 어리석었지.

미몽에서 깨어나 다시 살아보니 웃을 수도 있는 날이 오더라고 말하고 싶다.

처절하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고 더 없이 비참해져서 다시 살 힘도 없는 그런 날이 오더라도

선배가 말해주지. 다 지나가더라. 어쩌면 그렇게 나를 버려주었기에 더 행복한 길을 갈 수도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절망하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말라고.

 

제목이 심상치 않다. 생명을 소모시키는 일은 누구에게나, 시간이 하는 일이다.

인생이 어찌 찬란하기만 할것인가.

이 산문집은 살다보니 토해내야 할 마음의 조각들은 담은 책이다.

그래서 쉽게 읽혀지면 안되는 책.

그저 위안이라면 누군가도 어제의 나처럼 많이 아팠고 아프고 있구나 나만 혼자가 아니었구나

하는 동지애랄까. 잠깐 나도 그 시간들을 이렇게 남겼더라면 좋았을 걸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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