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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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이 그림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그림은 그닥 친절하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그림속에 시간에게, 인물에게, 화가에게 말을 거는 사람에게 그림은 참으로 많은

이야기와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그림을 전공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오래전부터 미술관 나들이를 하면서 그림과

꽤 절친한 사람이었던 듯, 저자는 많은 대화를 했던 것 같다.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껄끄럽던 기억들과 그로인한 상처들을 극복하지 못했고

꽤나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이어서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을 힘들게도 했던 모양인데

그 섬세함이 그대로 이어져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했다.

 


 

누군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는

날들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긴 하다.

오히려 그런 쪽에 무심한 사람들이 자신은 큰 불편함이 없는데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내가 감수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랑 닮은 듯하다.

 


 

더구나 중동에서의 삶이라니...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중동이라는 이미지가 여성에게 특히 가혹하다는 선입견도 그렇고 어쨌든 타국에서의

삶이 더 편할 수는 없지 않은가. 유학시절 타국에 모인 한국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지 않았었다. 다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했고 결점은 거의 없는 것처럼 다가와서

그들속에 섞이는 일이 나도 몹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저자의 타국살이가 이해된다.

 


 

타고난 섬세함에 외로움이 더해져서 꽤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브런치에 매거진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독한 치유의지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그런 절박함이 그녀를 그림으로, 글로 이끌었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처럼.

 

그냥 신세한탄의 경지를 넘어서 그림으로 연결시킨 능력에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일단 그림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그 그림속에 깃든 스토리를

자신의 삶에 투영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는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인 갈라테이아를 사랑하게

되고 그의 간절한 소망이 신에게 닿아 갈라테이아는 생명을 얻게 된다.

그런 갈라테이아에게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장면에서 인간승리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간절히 원하면 원하는 바를 이룬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는 그렇게 탄생되었다고

한다.

 

우리 역시 간절하게 원하면 하늘의 기운을 움직여 기적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은 많겠지만 이렇듯 그림이 힘이 되는 수도 있다니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면 그림을 만나러 나서야겠다. '그림 권하는 여자'의 글에 나도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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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미세스 - 정유정 작가 강력 추천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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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잊게 만드는 스릴러 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다는 가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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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미세스 - 정유정 작가 강력 추천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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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의사인 세이디는 남편인 윌과 열 네살짜리 아들 오토와 여 섯살인 테이트와

시카고에서 메인주의 섬으로 이주한다.

윌의 누나가 희귀병인 섬유근육통으로 고통받다가 자살을 한 후 유산으로 누나의 집이

남겨졌다. 누나의 딸인 이모젠은 열 여섯으로 아직 법적으로 독립을 할 수 없는 나이라

외삼촌인 윌이 보호자로 지정되었고 이모젠의 유산도 관리하는 조건이었다.

 


 

 

세이디는 이 섬으로 오기 싫었지만 시카고 병원에서의 사고로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오래된 집은 불편한 점이 많았고 페리호를 타고 학교나 시내를 오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윌은 외도후에 용서를 빌었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 곳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세이디는 아이들을 위해 윌을 받아들였지만

예전처럼 그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이주 후 이웃에 사는 모건이라는 여자가 살해되었다. 큰 사건이 없던 섬에서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경관인 버그는 수사를 위해 세이디를 찾아왔지만 세이디는 모건이라는 여자조차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윌과 모건이 조금 수상한 사이라는게 느껴지긴 했지만 확실하지 않았다.

윌은 스무살 무렵 약혼했던 에린을 잃은 경험이 있었다. 교통사고였다.

세이디는 가끔 자신이 에린의 모조품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윌은 여전히 에린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세이디는 가끔 기억을 잃는 일이 있다. 어느 순간의 기억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린시절의 고통 때문인지는 자신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다른 존재가

있다는 사실도.

사춘기인 이모젠도 세이디에게는 고통이었다. 자신의 엄마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상처가 되어 더 엇나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이디는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웃의 모건을 살해한 범인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

 


 

 

과연 모건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경찰은 세이디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세이디는

자신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왜 모건을 죽이겠는가. 잘 알지도 못하는데.

섬에서의 의사생활도 고달팠다. 섬 사람들은 그녀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조여오는 의심스런 느낌들. 세이디는 자신이 직접 모건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기로 한다.

 

섬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어린시절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세이디.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결국 사건의 전모가 점차 드러나는데...나 역시 이런 반전은 예측하지 못했다.

에린과 모건의 관계. 그리고 과거 윌과 에린의 관계에 얽힌 비밀들.

더구나 세이디에게 깃든 엄청난 비밀까지 전혀 예측불허의 진실들이 드러나고 세이디는

죽음 직전의 위기에 처해진다.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에 읽기 좋은 스릴러소설이다.

범인이 빠져나갈 수 없는 섬에서의 살해사건. 다른 독자들은 이런 결말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결말에 놀랐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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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살인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0
최제훈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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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가 'only'나 'just'가 아닌 'cut finger'였다.

첫 살인에서는 오른손 새끼 손가락이었다. 20대 거구의 조폭 남자.

두 번째 살인은 '오빠'에 열광하는 사생팬이었던 여고생. 오른쪽 약지 손가락이 절단되었다.

세 번째 희생자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고 다니던 노파는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이었다.

도대체 이 연쇄살인자는 순서대로 손가락을 자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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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 단지 연쇄살인마로 떠들썩 해지면서 증권사에 다니는 영민은 숟가락 하나를

얹기로 한다. 고등학교 시절 '찹쌀모찌'로 불리던 영민에게 성추행과 모멸을 주었던 승범을

떠올린 것은 여전히 그 때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의 트라우마로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말도 제대로 못할 만큼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영민은 흥신소를 통해 승범의 정보를 입수하고 하나 둘 살인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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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연쇄살인범은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에 등장하는 내용처럼 십계명 살인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승범은 십계명의 어떤 계율을 적용해야할까.

'살인하지 말라' 엄격하게 말하면 승범은 살인자는 아니었다. 아니 성추행과 학폭이 누구에겐가는 '살인'보다 더한 죄가 될 수도 있다는걸 영민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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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가 된 승범은 딸하나에 아내의 뱃속에 아이 하나가 더 있다면서 살려달라고 매달린다.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개자식은 역시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니 처단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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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처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집으로 '단지 살인마'에게 보내는 경고장이

날아든다. 전화번호와 함께. 누가 자신의 살인을 알아챈 것일까.

영민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영민은 다시 흥신소를 통해 전화번호의 주인을 추적한다.

대포폰이었지만 결국 한 사내의 존재가 드러난다.

살인자끼리의 연대감이었을까. 영민은 왜 그 사내를 처단하지 못하고 살려주게 되었을까.

결국 그 결정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데...

           

일단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 살인마의 등장이 신선하다. 이런 연속성이 누구에겐가 숟가락 하나를

얹고 싶어지게 하고. 영민은 완벽하게 모방범죄를 저지른다. 아마도 여섯번째 피해자 승범의

사건 이후에 벌어지는 살인 역시 누군가를 간절하게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끔찍함과 시원함이 교차한다.

           

세상에는 '죽어 마땅한 놈'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웃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 별볼일 없는 조폭, 광신도 노파, 사실 죽어야 마땅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누구에겐가는 간절하게 없애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영민은 정말 '죽어 마땅한 놈'을 처단한 것 뿐인데...마지막에 마음이 약해졌던게 문제다.

살인자는 냉정해야 한다. 결국 영민은 연쇄살인자로 탈락감이다. 그래서 그 댓가를 치른다.

아주 흥미있는 주제로 길지 않은 소설을 쓴 최제훈의 능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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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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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문장

윌라가 데릭을 만나 청혼을 받은 것은 불과 21세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갈 수도 있었고 괜찮은 회사에서 사회인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데릭의 고집으로 결혼을 했고 바로 임신을 하고 아들인 션을 낳는 바람에 학위까지

포기하고 말았다. 데릭은 능력을 인정받아 좋은 회사의 대리점을 운영했다.

그리고 마흔 세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보복운전으로 사고를 냈고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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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는 데릭이라는 남자가 성격이 급하고 고집스럽다는 것을 이해했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도 받아들였다. 윌라는 한 번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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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변호사인 피터를 만나 재혼을 했고 역시 피터에게 의존적인 삶을 살면서도 크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이상한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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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때 같이 살았다는 드니즈라는 여자가 갑작스럽게 총에 맞아 병원에 입원중인데

혼자 남겨진 열 살짜리 딸을 돌봐준다는 이웃여자가 전화번호를 적어둔 쪽지에서 '션의 어미니'인

윌라의 전화번호를 봤고 자신은 직장에 다녀야하기 때문에 드니즈의 딸을 맡아달라는 전화였다.

드니즈라는 여자이름을 잠깐 듣긴 했던 것 같지만 지금은 헤어졌고 드니즈의 딸은 션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정많은 윌라는 드니즈가 살고 있는 볼티모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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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윌라를 이해할 수 없었던 남편 피터는 혼자 보낼 수가 없어 같이 동행을 했고 누추한 드니즈의

집에서 드니즈의 딸인 셰릴을 돌보는 생활이 시작된다.

도대체 왜? 션이 한 때 잠깐 살았던 여자의 딸을 왜 돌봐야하지? 모두가 그런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션이 이웃집 여자와 눈이 맞아 드니즈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국 피터는 윌라의 결정을 이해못하고 집으로 떠나게 되었지만 윌라는 묘하게 드니즈와의

생활이 편하게 다가온다. 다들 가난하고 조금은 위험한 동네에 살긴 하지만 이웃들도 선하고

친절하다. 결국 까다로운 피터는 견디지 못했고 윌라는 집으로 가는 시간을 늦추면서 점차

자신이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피터의 성화로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지만 바빠서 마중을 나오지 못한다는 피터의 전화녹음을

들으면서 마음을 돌리게 된다.

                

윌라는 아무래도 모험적인 엄마보다는 소심한 아빠를 닮은 것 같았다.

데릭을 사랑하긴 했지만 자신의 미래를 걸만하다고 판단하기에는 결혼이 너무 빨랐다.

그저 그렇게 운명에 순종적으로 살던 윌라가 엉뚱한 전화 한통으로 전환점을 맞게 된 나이가

거의 예순 하나 때였다니.

조선시대 삼종지도같은 삶을 살았던 윌라가 늦게나마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 같아 너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잔잔하지만 역시 퓰리처상 수상작가다운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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