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네 나태주의 인생 시집 2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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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태주의 시를 보고 있으면 못난 나도 꽃이 되는 것 같다. 나도 몰랐는데 꽃이라고 말해주어 참 감사해진다. 그리고 울퉁불퉁 거칠었던 마음이 순해진다. 시인의 글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준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시란 것은 특히 나태주의 시는 마음이 어여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어린아이의 마음, 사랑이 충만한 마음, 고운 세상을 보는 마음...

그래서 그가 쓴 시를 보면 나도 어린아이가 되고 사랑이 충만한 사람이 된다.

거친 뉴스를 보면서 화가 치밀었던 내가 잠시 순해지고 평안을 얻는다.


내일부터 3월이 시작된다. 산책길에 본 나무에 순이 봉긋하다. 봄은 설레임이고 꽃의 계절이다.

시인은 발밑에 스치는 이름모를 꽃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너도 꽃이로구나'하고 불러준다.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꽃을 피워낸 기적의 시간들을 토닥토닥 안아준다.

그래서 이름조차 모를 꽃도 잠시 살아낸 것들이, 그래서 꽃을 피워낸 것이 우쭐해진다.


팔십 년을 넘게 살아온 인생 선배가 가만히 등을 두드려주며 아끼면서 살아가라고 세상에 없는 소중한 너이니 스스로 아끼며 살으라고 하니 새삼 내가 소중한 존재임을 알았다.


봄이 오니 '새로 봄'이란 시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겨울을 이기고 다시 온 봄이 어찌 기적이 아니겠는가.

이런 소중한 봄들을 다시 맞이하는 우리는 병들어 가는 지구를 잘 껴안으라고 다독인다.


따뜻하고 빛나는 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이만큼서 헤어지자는 시인의 말에 코끝이 찡해진다. 언젠가 우리도 이별의 시간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이 가슴아프다.

시인의 남은 시간에 더 많은 시를 우리에게 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문득 소중한 인연들에게 건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시집이다. 화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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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달인 - K-초등 리얼리티 스토리 다산어린이문학
박현숙 지음, 모차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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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사소한 문제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상대를 미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미움이 오해로 시작되었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


글을 잘 쓰는 연수가 연극대본을 썼고 교장선생님은 그 대본으로 연극을 해보자고 했다.

배역이 정해지는데 주인공인 탐정은 서로 맡겠다는 지원자가 넘쳤지만 범인역할인 토막이는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


범인이라는 것도 싫지만 '토막'이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도우는 콕 집어서 자신에게 토막이를 맡아달라는 연수의 부탁을 거절한다. 가뜩이나 작은 키 때문에 속상한 도우에게 토막이 역할을 맡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놀리겠는가. 결국 연극 공연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다.

살짝 마음이 불편해진 도우에게 연수는 '토막'이의 진짜 의미를 말해주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찢어졌다. 늘 책을 베고 자는 나찬이가 의심을 받는다.

침을 흘리며 자는 버릇때문에 더럽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속상한데 책을 찢었다는 의심까지 받다니. 나찬이는 반장인 서진에게 오해를 풀어달라고 하지만 서진이는 나찬이가 상대의 얘기를 다 듣기도 전에 자신의 말만 하는 것때문에 거절한다.


친구사이에 아주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소미와 다은이도 그랬다.

엄청 절친이었지만 화장품 가게에서 벌어진 사고 때문에 금이 가고 만 것이다.

서로가 먼저 사과를 하면 나도 해야지 하는 마음만 있어서 더 멀어지고 말았다.

책을 누가 찢었는지 정말 궁금했다. 나찬이는 아니라고 하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자 가까 뉴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귀가 참 얇고 의심과 소문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를 잊곤한다.

진실을 분별해내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어린이 추천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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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붙게 해 주세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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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여고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지? 머리를 땋았고 단정한 교복을 입었었고 공부는 그저 그랬고 연극반 활동에 빠져 언젠가 연극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도 살짝 꾸었고 강단 피아노 뒤에서 몰래 잠을 잤었다.

우등학생은 글렀고 개근상이나마 받고 싶었는지 출첵은 열심히 했던 기억!


여고 2학년인 윤나의 꿈은 미용사이다. 학교 구석에서 아이들 머리를 잘라주거나 염색을 해준다.

그래도 엄마는 꼭 대학은 가야한다고 우겨서 망설이는 중이다. 미용학원에 다니는게 더 낫지 않나?

기순고는 학생들을 그닥 억압하지도 않는다고 하고 내신성적 올리기엔 딱이라는 절친 재이의 권유로 1순위로 지망한 학교였다. 사실 재이가 같이 가자고 하니 어디라도 따라갈 준비가 되었던 윤나였다.

윤나에게 재이는 그런 존재였다.


학교를 오고보니 기순고는 그저 핸드폰을 쓸 수 있고 강제 야자가 없는 그저 그런 고등학교였다.

윤나와 재이는 커플로 소문이 났다. 하지만 기순고로 온 재이가 갑자기 변했다. 재이가 현서라는 아이랑 친해지더니 레즈커플이 되어버린 것이다. 윤나는 졸지에 닭 쫒던 고양이 신세가 되었다.


그런 윤나가 강령술 책으로 배운 귀신소환법으로 불러들인 귀신이 20년 전 기순고에서 1등만 했던 선배 순지 귀신이다.

설마 그런 귀신이 있었나? 그럼 나도 1등을 만들어 달라는 윤나를 1등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윤나의 몸뚱이를 들락거린다는 거였다.

이제 제발 나가달라고 해도 부를 때는 마음대로 불렀어도 마음대로 못보낸다며 나갈 생각을 안한다. 윤나에게 귀신이 붙었다.


재이와 현서도 윤아가 이상해졌다는 걸 살짝 눈치채게 되고 윤나는 사실은 순지라는 선배귀신이 들락날락 한다는 것을 실토한다.

죽은 이후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머물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이 왜 죽었는지 기억에 없다는 순지의 죽은 이유를 알기위해 현서는 기사를 검색한다.

과거 기순고에 있었던 끔찍한 사건, 사고들. 그리고 밝혀진 순지의 죽은 이유!


현서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폭력적인 아빠로 인해 머리가 깎이고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던 현서. 교무실까지 오게된 아빠는 그 자리에서조차 현서에게 폭력을 쓴다. 이제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 현서는 결심한다.

그래도 교복입고 다닐 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말하는 순간이 올거라고 누군가 말했었고 살아보니 맞는 것도 같았지만 저자의 말대로 나도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특히 대학만 지향하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나름의 방법대로 견디고 미래로 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20년전 기순여고의 아이들처럼. 지금의 기순고 아이들처럼.

귀신의 존재를 믿는 나로서는 귀신을 떨어지게 해달라는 사람은 봤어도 붙게 해달라는 윤나같은 아이는 처음이다. 그래서 왔더니. 닫혔던 비밀의 문들이 열리고 말았다.

제발 순지같이, 현서같이 그런 선택은 하지 말아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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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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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책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혼모노'라는 낯선 단어도 그렇고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일본말을 제목으로 쓰다니..

하는 어줍지 않은 애국심까지 솟아올라 기어이 확인해보리라 맘먹고 주문했던 책이다.


'오호 혼모노! 이거 유명하다던데..'하면서 반갑게 책을 먼저 읽던 딸아이는 두 편을 읽더니 내 스타일이 아니야 하며 책을 밀어냈다. 그래? 별로야?

읽어야 할 책들이 넘쳐 늦게서야 책을 펴고 아주 냉정하게 판단해주마 라는 맘을 먹고 펼쳤다.

정말 두 편 정도의 느낌은(길티 클럽, 스무드)는 익히 알던 그런 단편의 모습.

뭘 단정하지 않고 어느 하루의 모습같이 단조롭고 결국엔 공을 독자에게 슬쩍 넘기는 방식의 그런 단편이었다. 정말 좋다거나 하진 않았고 그저 그렇네.


자 이제 왜 '혼모노'라고 했는지가 나온다. 신빨이 다한 백수가 몸주로 모시던 할멈이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백수의 몸에서 떠났다. 지화도 아니고 생화까지 매일 꽂아주었다던데..

혼주 할멈도 망령이 나나? 지성이 부족해서 삐쳤나? 점집 잘 다니는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하필 아주 어린 여자애의 몸에 들어가 백수의 점집 건너편에 오픈을 했다.

할멈이 그리 하라고 했단다. 뭐야 먹이자는 소리지? 이제 백수는 점을 치지도 못하고 칼을 휘두르며 굿하는 것도 못한다. 신빨이 완전히 빠져나가 제 몸에 피만 본다.

할멈의 신빨을 받아 용하다고 소문이 나 웨이팅이 걸린 건너편 여자애와 결국 한 판 붙는다.

과연 보이지 않는 할멈이 실린 여자애의 굿판에 뛰어든 신빨 빠진 백수의 한 판은 승부가 보이지만 애잔하다. 백수의 무모함에 자꾸 응원을 보내게 된다. 하필 일본어를 좀 하는 할멈이라

일본어가 등장했던 것이다. 혼모노!=진짜! 과연 혼모노와 니세모노(가짜)의 구별을 할 수 있을까.

인간들은. 이제 이 책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게 되니 속이 시원하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에 접어들면 이제 저자의 해박이 어디까지를 향하는지 확인이 끝난다. '남영동 분실'이라는 곳이 모델일 이 단편은 삼각지, 남영동근처에서 학교를 다녔던 나에게 더 와닿을 수밖에 없다. '구의 집'이 지어질 당시에는 이미 그 곳을 떠났지만 내가 기억하는 갈월동은 숙대입구, 그리고 철도길, 그리고 칙칙함이다.

북으로는 인왕과 북악을 끼고 앞으로는 강을 바라보는 길지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철도가 가로지르는 그 동네는 늘 칙칙했던 기억이다. 당시의 기업회장이 탐낼 정도의 길지라면 '구의 집'이 들어설리가 없지 않을까. 암튼...당시 유명한 건축가가 맡았다는 그 구의 집을 완성한 구보승이란 인물이 실제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건물의 쓰임새를 알고 설계를 하는 과정의 그 집착과 인간의 본성이 교차되는 장면들은 압권이다.

도대체 이런 소재로 글을 쓸 생각을 어떻게 한 것일까. 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면 여리고 앳되 보이더구만.


자식을 키워본 사람은 공감할 '잉태기'는 희한하게도 시모와의 갈등이 아닌 시부와의 갈등이 피터지게 전개된다. 돈은 좀 있는 시부의 갑질과 편파와 손녀딸에 대한 집착이 버무려져 읽는 내내 고구마 먹은 느낌이다. 더구나 그런 시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딸을 끼고 도는 엄마의

애정행각(?)은 또 어떻고. 애를 저렇게 키운다고? 그렇게 돈도 많고 자손이라면 벌벌 떠는 시부가 왜 아들타령은 안하고 손녀딸 하나만으로 만족했는지도 궁금해진다.

괜한 오지랖이겠지만. 잉태기라기 보다는 '망태기'다. 부글거리는 와중에 시모가 했다는 말 하나가 탁 와 닿는다. '아가, 난 말이다. 결핍이 집착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애정도 적절히 내어줄 줄 알아야 해' 암 맞는 소리지. 엄마나 시부나 도긴개긴인데 참 아까운 시모일세.

참 이쯤에서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녀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실 이름도 처음 듣는다. 이제 나이가 서른 둘! 세상에 대해 뭘 좀 얘기해도 되는 나이다.

그런데 이건 그걸 넘어선 지식, 아니 지혜, 아니 그런 단어로 표현해도 딱 차지 않는 깊이가 있다. 마지막 편에서 힘이 살짝 빠지는게 아쉽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역량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야! 신애기 나오는 장면부터가 혼모노야 덮지 말고 읽어봐'

책을 덮고 딸내미에게 던진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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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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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자란 소년의 성장기와 세상을 떠난 사람들, 그리움을 만나보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소란한 곳이었다고 해도 일상적인 광기가 넘쳤던 곳이었다해도 유년의 추억은 그리운 곳이란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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