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
김나을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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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이 길이 맞는 것인지 의심하게 될 때가 있다.

과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왔을까. 그리고 행복했을까.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그냥 살아야 하니까. 그 때는 그게 최선이었으니까.


한적한 시골 한 구석에 '행복과자점'이 생겼다. 스물 여덟의 유운이 돌아가신 할머니집을 고쳐 마련한 곳이다. 시골구석에 과자점이라니 그게 잘 되려나.

운은 사업을 하고 싶어 이 곳에 과자점을 만든게 아니었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정작 이 길이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 도망치듯 내려와 차린 과자점이었다.


갓 구운 과자와 몇 가지 차와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가 있는 소박한 과자점이었다.

그 과자점을 찾아오는 사람도 적었다. 하지만 운은 점차 숨을 쉴 수가 있었고 편안함을 느꼈다.

몇 안되는 단골중에 윤오가 있다. 매일 찾아오다시피 와서는 커피를 시키고 노트북을 켜고 하루종일 집중하곤 했었다. 운은 손님들이 불편할까봐 말을 걸지 않는 편이다.

도영도 그런 손님이었다. 말없이 앉아 차를 마시고 과자를 먹고 풍경을 바라보다 나가곤 했다.


제법 공부를 잘했었고 평생 잘릴 염려가 없고 연금까지 보장된 공무원이 최선이라는 부모님의 조언으로 몇 년동안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가 5번만에 합격을 했고 '행복과자점'인근 관공서에 발령을 받아 근무중이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빛도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몇 년을 죽어라 공부하고 얻은 이 보상이 정말 행복한 것일까.


스케이트 선수였던 윤오도 그랬다. 금메달을 딸 재능까지는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그만두고 죽어라 공부해서 제법 괜찮다는 IT회사에 들어갔지만 밤을 세워 일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결국 그의 팀장은 과로사로 사망까지 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사직서를 낸 윤오는 집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그런 그를 보고 사촌형인 서준을 그를 찾아와 무작정 자신의 딸기농장으로 끌고 내려왔던 것이다. 그렇게 농장일을 하고 프리랜서로 다시 IT계통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성수동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커피집을 하는 로스터리 서도 그랬다. 원하지도 않는 화학과를 선택해서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려고 했지만 무작정 떠난 여행길에서 진짜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찾았다.

그래서 원두를 고르고 볶아 맛있는 커피를 만들게 되었다.

그냥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잡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밤을 세워 공부를 하고 수능을 보고 점수에 매달리던 시절. 하지만 그렇게 들어간 대학과 직장생활이 맞는 길이었을까.

그냥 남들이 부러워하니까. 그 길이 맞는다고 하니까. 꾸역꾸역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되돌아본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운도 그랬다. '행복과자점'을 닫고 다시 부모님이 원하는 길로 돌아갔지만 역시 그 길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아님을 확인하는 여정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신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지를 알게된다.

왜 사람들은 '가지 않은 길', 혹은 '가지 못한 길'에 대해 늘 돌아보게 되는 것일까. 기어이 그 길을 가보고서야 자신이 가야할 길이 아님을 알게되는 것일까. 하긴 그래야만 그 길을 포기할 수 있을테니까. 결국 가고야 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운도, 윤오도, 도영도...이 세상에 많은 청춘들이 겪어야만 했던 '길'에 대한 이야기이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를 깨닫게 해준 감동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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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랑과 꽃과
나태주 지음 / OTD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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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사람이 있다. 편지를 쓰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큰 사랑을 놓치 않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 놀랍고 감동스럽다.



사랑이 충만할 때, 이별할 때, 그리울 때, 그럴 때 시가 절로 나오고 세상의 모든 노래가사가 다 내 얘기인 듯한 시간이 있었다. 아무리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에게도 시가 절로 나오는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나태주시인을 떠올리면 어린아이같은 미소와 꽃이 떠오른다.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 떠오른다.

길가에 핀 이름모를 꽃을 모아 사랑하는 이에게 건네는 꽃다발 같은 시를 쓰는 소년이다.

그래서 그가 건네는 꽃과 같은 시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소녀가 된다.

분명 과거 어디엔가 두고온 어어쁜 소녀가 된다.


시(詩)란게 그렇다. 내 마음에 따라, 계절에 따라 와닿는 느낌이 다르다.

가장 춥다는 대한에 몰아친 추위때문이지 마음도 시리고 쓸쓸하다. 그래서 유독 쓸쓸하고 떠나는 싯귀가 더욱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꽃으로 피어나는 시인의 시에 꽃피는 봄이 올 것이란 설렘을 가지게 된다.


이번 시집엔 그리움과 사랑과, 그리고 가슴아픈 이별에 관한 시들이 있어 마음이 아려왔다.

이제 두고갈 시간, 남겨질 사람들에 대한 마음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인가.

하긴 시인의 나이도 이제 깊으니 시도 깊어지는 듯 싶다. 시간은 무한하고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만 시인이 건넨 글들은 시간과 함께 더 깊어져 아주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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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될게요 - 꿈을 향해 도전하는 당신에게 용기를 전하는 공부 에세이
심규덕 지음 / 현익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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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넘치는 세상이다. 과거 사법고시에 합격해야 변호사가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자격시험에 패스하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모양이다.

어찌되었든 과거보다 변호사가 되는 길이 조금쯤은 쉬운지 밥걱정하는 변호사가 넘친다고 한다.


이만큼이나 살고보니 인생의 길이란게 얼마만큼은 정해진 것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변호사인 저자는 참 많이도 돌고돌아 지금의 길을 걷도 있다. 간호학과에서 경영학과로 전과를 하고 다시 로스쿨에 입학하는 과정은 평탄하지않은 선택이었다. 비슷한 길도 아니고 전혀 엉뚱한 길을 다시 선택해서 공부를 하고 지금의 길을 걷다니 대단한 공부벌레는 틀림없는 것 같다.

겨우 중간정도나 하는 성적으로 학교생활을 마감했던 나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꿈같은 길이었다.


표지 사진에서 느껴지듯이 카리스마보다는 여리고 세심해보이는 상인데 그 고단한 길을 해낸 것을 보면 타고난 승부기질이 있었던 것 같다. 우울증이나 강박같은 증상으로 꽤 힘도 들었을만큼 연약한 구석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는 모습에서는 존경의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공부를 했다니 여한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그 감성이 충만했던 시절 부모님이나 친구들과의 나눔없이 공부만 했던 것이 아쉽다고 했다.


로스쿨을 꿈꾸는 사람들뿐아니라 나처럼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공부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으려면 이 책을 지침서로 삼으면 큰 도움이 될 듯히다. '공부의 정석'이 제대로 들어있다. 하지만 과연 공부가 다인 세상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이 이루려는 꿈을 위해, 진학을 위한 공부라면 열심히 해야한다.

이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할까 싶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증명해내는 것으로는 꽤 괜찮은 도전이지 싶다.


경험만큼 큰 공부는 없다. 입시실패나 이혼같은 걸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것 역시 예정된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잘 극복하고 오히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니 머리 좋은 사람은 다르다 싶다.

공부만 잘했던 변호사가 아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대인관계에도 진심이 되었다니 앞으로는 더 멋진 삶이 될 것만 같아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저자가 그동안 만났던 인연과 지금까지도 잘 이어지고 있다는 글에서 그의 됨됨이가 퍽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오직 한 번뿐인데 저자처럼 한 번 제대로 공부도 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가.

용기가 없어 주저할 때, 포기하고 싶을 때 이 책이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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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의 칼날은 문학동네 플레이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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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생명을 빼앗을 수밖에 없는 자객은 제명대로 살 수 없다. 늘 죽음을 불러들인 재상은 자객을 베고 첩을 베고 그렇게 살아남는다. 오소소한 스토리가 왜 현실까지 넘나들어 두렵게 하는 것일까. 지금도 자객의 칼날은 남아 누군가를 베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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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의 칼날은 문학동네 플레이
오현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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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오늘, 나는 이 책을 빨리 내게서 떼어내고 싶어졌다.

그냥 온몸이 추웠다. 자객은 왜 그런 길을 선택해야 했을까. 누군가의 명을 빼앗는 일을 짐처럼 짊어지는 삶은 그저 운명이었을 뿐일까. 외롭고 두렵고 어두운 삶이 아니던가.


태어났으니 이름이 있을 법도 하건만 자객을 이름으로 부르는 일이 없다. 하긴 죽어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남길 이유가 무엇인가. 어차피 자객으로 남아 천수를 누릴 일도 없건만.

염나라는 재상인 남자는 의심이 많아 잠자리에서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곁에는 늘 천이란 칼 잘쓰는 사내를 두었다. 재상은 사실 천수조차 믿지 않았다. 그저 제목숨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니 여자인들 믿었겠는가.


왕이 있고 재상이 있던 시절이었다. 독에 중독된 왕은 쉽게 죽지도 않았고 왕의 자리를 탐내던 재상은 모든 것을 다 가졌으니 굳이 왕의 자리가 필요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넘쳤다. 숱한 자객들이 재상이 사는 미궁으로 숨어들어와 목숨을 노렸지만 결국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사라졌다. 인중이 길었던 재상의 수명은 길 것이었다.

재상의 얼굴을 보지 못했던 자객들은 재상의 명을 알지 못했다. 알았더라도 숨어들 수밖에 없었을테지만.


말이 없고 칼을 잘쓰는 자객들도 여지없이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천의 칼날이 더 날카로웠기 때문이었을까.

심지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죽어가면서 자신의 얼굴 가죽을 벗겨낸 자객도 있었다.

이러니 온몸이 차게 식을 수밖에. 얼른 떼어놓고 싶을 수밖에. 이런 무서운 얘기를 끌어안고 싶겠는가.


재상과 몸을 나누던 첩들도 혀가 베이거나 목을 맸다. 재상이 유일하게 갖고 싶었던 여자는 사랑하던 남자의 아이를 남기고 목을 맸다. 재상은 그 아이라도 곁에 두고 증오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인이 사랑했던 남자의 대는 끊어야했다. 아이는 환관이 되어 살아남는다.

여인이 사랑했던 남자는 마지막임을 알면서도 재상을 찾아온다. 그리고 비밀 하나를 내어놓고 죽어간다. 이런 반전이라니. 늘 죽음을 불렀던 재상에게 한 방 크게 먹이고 간 셈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던가. 재상은 자신의 이름조차 잊고 있다가 죽어가는 남자에게서 자신의 이름을 듣는다. 재상의 삶에서 한 번이라고 따뜻하게 불려진 적이 있던 이름이었을까.

으스스한 오컬트 소설이라고 해야하려나. 자객의 칼날이 따뜻할리가 없겠지만 오소소 소름이 돋는 스토리에서 예전의 자객에게 무기였던 칼날은 지금 무엇으로 살아남아 사람들을 베고 있을까. '악인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욱 극악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은 세월을 뛰어넘어

짐작도 되지 않게 변신한 자객들의 칼날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 현실도 두렵긴 마찬가지겠지만 얼른 현실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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