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만큼은 끝까지 읽어 보겠습니다 - 책의 첫 장만 무한 반복하는 사람을 위한 책
임희영 지음 / 북스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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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책을 읽어본 사람들, 특히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을 덮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에 화들짝 놀랄 것만 같다. 아니 어떻게 내 마음을 이렇게 다 알지 하면서.

웬만해선 책을 중간이 놓아본 적이 없는 나도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실패담과 낭패감에 대해 공감 백배가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높임말로 엄청 위로해주니 힘도 나고 말이다.


책을 안읽는 시대여서 광화문의 그 큰 문고도 사실 문을 닫아야할 만큼 적자라고 하니 애독자로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없던 시절 나의 온갖 호기심을 채워주고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것은 바로 책이었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지금까지 책을 열심히 읽고 있지만 신문은 언제 구독을 끊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도 나는 눈의 상태가 좋지 않다. 연고의 그 깨알같은 설명서도 다 읽을만큼 노안이 오지 않아, 가난한 나에게 그나마 신께서 축복을 주셨구나 하고 감사했는데 작년부터인가 오른쪽 눈에

이상이 생겼다. 백내장같은 것도 아니라는데 이상한 막이 씌것도 같고 이물감도 느껴지는데 병원에 가도 고쳐지질 않는다. 이것도 노화구나 하고 넘기기에 불편함이 너무 크다.

저자가 완치했다는 안구건조증까지 있지만 돋보기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음이 정말 큰 행복이다.


오래전 책은 참 귀한 것이었다. 가난해서 책을 사볼 형편도 되지 못했지만 청계천 중고책방이나 도서관들을 참 많이도 들락거렸다. 그렇게 책이 좋았다. 이렇게 좋은 책을, 친구를 홀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참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니.

저자는 그래도 자꾸 괜찮다고, 핑계가 아니고 습관이 안되어서 그럴 뿐이라고 위로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자는 진심이 듬뿍 느껴지는 다독임이다.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나도 영 읽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생소한 전문용어나 지명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경우, 그리고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눈으로 담겨지지 않은 경우이다.

최근 나는 유명한 고전소설 '이방인'을 다른 번역의 버전으로 읽게 되어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좋아하는 장르가 스릴러나 미스터리인데 영어권이나 일어권의 저서가 특히 더 재미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번역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마치 국내서처럼 거부감없이 읽혔던 책들의 번역가가 늘 겹쳤다. 번역이란게 그냥 번역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

번역가도 책을 많이 읽어야하고 쓸 줄 아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


고전의 중요성을 알지만 당시의 표현법이 달라서인지 매끄럽게 읽기가 힘들다.

스릴러나 미스터리처럼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막연하게라도 어떤 책인지를 아는 경우라 좀처럼 선택해지지가 않는다. 저자는 이렇게 책을 읽기 어려운 경우 챗GPT의 요약본을 활용해보라고도 조언한다. 최근 서점이나 출판사에서는 이런 챗GPT의 리뷰를 올리지 말아 달라고

하니 영 읽기가 어려운 경우 참고만 하면 된다.

'안 읽는 게 아니고 못 읽는 사람을 위한 생존 독서'라는 부제가 참 정겨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거실이며 방안 책꽂이에 책이 넘쳐나도 휴대폰만 붙들고 사는 사람이 내 집안에도 있다. '말을 물가까지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먹일 수는 없다'는 말은 이런 경우 좀 달라진다.

물가까지도 데려가기가 너무 힘들다. ㅠㅠ

그러니 이 책을 슬쩍 침대에 나둬볼까 싶기도 하고. 저자의 힘찬 응원에 이 책이나마 끝까지 읽어줄지 기대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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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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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있는 싸움이라는 존재할까? '진흙탕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싸움은 부정적인 의미만 떠오르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제목이 참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든다. 교양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하니 말이다.


인류의 진화는 온통 전쟁의 역사 아닌가. 그냥 얌전히 당하기만 하고 지내왔다면 전멸했을걸.

내 자리를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존재와는 싸우는게 정답인데 피를 안 묻히고 이긴다면 이것보다 더한 승리가 있겠는가. 오랜 고전도서들중 '손자병법'이나 '영웅전'같은 것들이 지금까지 읽힌다는 것은 진정한 승리의 비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실만이, 성실함만이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적을 베는 것이 칼은 맞는데 같은 칼이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꺼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제대로 쓰라는 것이다.

'판을 읽어라, 그리고 설계하라'


저자가 어떻게 찾아냈는지 '피루스의 승리'를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이기고도 진 승리. 궁금하면 찾아보라. 사실 우리네 삶에 이 피루스의 승리가 너무 흔하다. 분명 이긴 것 같았지만 속이 쓰리고 손해뿐인 승리말이다.


다시 볼일이 없을 것 같은 상대에게 충심을 다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정말 얼굴 볼일 없는 세상인 지금같은 시대에 그나마 사기가 적은 이유는 반복 게임의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맞는 말이다. 리뷰와 별점이 도덕 교육 백 시간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

이 예에서 나는 저자에게 탄복하게 말았다. 이런걸 찾아내는 재능은 타고난 것일까?


전쟁 좋아했던 부시는 이라크와 두 번의 전투를 벌였다. 뭐 뉴스를 통해 알았던 사실이다.

하지만 첫 번째 전쟁의 결과와 두 번째 전쟁의 결과가 이렇게 달랐다고?

두 선택의 다른 결과를 보면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를 알게된다.

'전쟁의 규모는 목적의 크기에 비례해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고도 멈추지 못하면, 수단이 목적을 삼킨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목적을 달성했는지 모르겠지만 전쟁은 멈추지 않는 현실에 짜증만 늘어난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죽이고 싶은 상대가 많다면 더 더욱 이 책을 열어보라.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승리의 깃발을 날릴 수 있는 비법이 여기 있다.

더구나....너무 재미있어서 스트레스가 날아갈 지경이다. 안 읽어보면 손해다. 패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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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 건축가 황두진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적 삶
황두진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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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안 거주자들이 점차 없어지고 도시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멋진 도시계획법을 제시하는 이 책으로 도시의 미래를 건설할 대책을 찾아볼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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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 건축가 황두진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적 삶
황두진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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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울 인구가 천만 정도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사대문안-정의가 좀 모호한 점이 있는 구역이긴 하다-의 인구가 얼마인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저자같은 건축학자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생각해봤을 주제이다.


보광동, 한남동, 이태원 일대에서 태어나 아주 오랫동안 살았고 불광동이나 상계동같은 곳에 살았으니 사대문안에 살아본 적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사대문안에서 한 적은 많아서 지금은 사라진 피맛골이나 광화문 골목근처에 가면 고향에 온듯한 정겨움을 느끼곤 한다.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다는 북촌 한옥마을이나 서촌같은 주거지역은 살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 번잡스럽고 생활편의시설들이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어쩐지 분명 누군가는 살고 있는 주거지임에도 그저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많았다는 생각과 인사동이나 종로3가의 허름한 뒷골목등을 걸으면 왜 마음이 편했었는지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깔끔하고 기획되고 정리된 신도시나 대단위 아파트단지에는 왠지 사람냄새가 적은 것 같았다.

좀 왁자하고 사람끼리 좀 부딪히기도 하고 높은 건물이 아닌 낮은 건물 사이에서 느껴지는 바람냄새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궁이 있는 광화문이나 청운동뒷편의 주택들은 건축법이 까다로워 큰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들었다. 청와대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부암동을 넘어 그 뒷편에 골짜기가 있고 조선시대 양반들의 놀이터인 정자기 있다고도 들었다.

사대문안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안에 몇 안되는 생생한 타임캡슐같은 공간인 것이다.


저자가 예로 든 낙원상가며 세운상가, 서소문등에 숨어있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들을 기억한다.

왜 재개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저 오래된 건축이 넘어지지 않아 신기하기도 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이런 의문에 대한 답과 도심의 공동화를 이겨낼 정책들이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한다. '무지개떡 건축'이라는 절묘한 방법에 마음이 확 이끌린다.

5층짜리 높지 않은 건물에 상가와 사무실과 주거지가 공존하는 스타일. 그거 참 마음에 든다.

저자의 지적대로 주차장이 걱정스럽긴 하지만 많이 만드는 것 보다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답만 찾는다면 우리는 교통지옥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인정스러운 공간안에 어울려 사는 미래를 펼칠 수가 있는 것이다. 멋지다.

감사하게도 난 사대문안에서 살짝 비켜난 성동구에 살고 있다. 한강과 남산의 중간이라 사대문에 가기도 강남에 가기도 참 좋은 중앙에 살고 있다.

살살 걸어서 사대문에 접근할 수도 있다. 시장도 가깝고 신도시보다 사람냄새도 풋풋하게 느낀다.

하지만 동네 길을 걷다보면 거의 다 노인들이다. 오래된 동네에 오래된 사람들이 넘친다.

오래된 사대문 안 동네에 신선한 세대들의 진입이 많아지면 서울이 더 젊어지지 않을까.

저자의 '무지개떡 건축'을 많이 응원한다. 마침 서울시장 선거도 있으니 시장후보님들 고려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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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디자인
석지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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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골라드는 제품에는 '끌림'의 디자인들이 숨어있었다.

눈길을 끌거나 손을 잡아끄는 끌림의 비밀들은 무엇일까.

꼭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고를 선택의 폭이 넓었다면 내 눈길과 손길을 이끌었던 디자인을 만들어낸 저자의 비밀은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관련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큰 흥미를 준다.


넛지: 강요나 금지 없이 선택의 환경을 바꿔서 사람이 특정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유도하는 설계.

넛지의 정의인데 색을 바꾸고 문장의 순서를 바꾸고 버튼의 위치만 바꾸는 것으로도 끌림과 선택을 이끌어내는 비법에 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놓은 책이라 재미있었다.


산타할아버지의 붉은 색은 코카콜라의 광고때문에 굳어진 이미지이고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의 색감이 왜 더 많은 고객을 이끄는지를 알게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사람들은 일단 색에 먼저 끌린다. 차를 고를 때, 옷을 고를 때에도 디자인보다 색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가. 색은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폰트라고 하는데 문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사람에 대입하면 말투인데 아무리 정장을 입고 말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도 말투가 허접하면 모든 인상은 달라진다.

디자인에서도 폰트는 이렇게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지금 나처럼 글을 쓰는 순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단 글을 쓰고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잘라내고 또 잘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이야 디자인이나 광고문구와는 다르게 수식어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빠르게 대응하려는 시대인만큼 몰입감을 높일 문장능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SNS가 또다른 언어이고 소통시대인 시대라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많은 도움이 되는 정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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