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형사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1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3.6

 

579페이지, 23줄, 26자.

 

좀 이상했습니다. 1991년작이니 아마도 1990년 이전의 상황을 가지고 쓴 것이겠지요. 그리고 영국. 둘 다 친숙해 보이지만 친숙하지 않은 시간과 공간입니다. 생각해 보면 이 당시의 수사물은 대부분 이러했습니다. 윽박지르기. 요즘의 수사물과 비교한다면 치밀함이나 과학적인 면은 거의 없고, 윽박질러서 자백받으면 되는 시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의 대부분도 그러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긴, 요즘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면, 항상 문제가 있어 보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좀 낯선 책입니다.

 

바스에서 조금 떨어진 추 밸리 호수에서 한 젊은 여인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알몸이어서 독자들의 눈길을 끕니다. 왜 옷을 벗겨서 물에 넣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야 하니까요. 수사과장은 과거의 사건 때문에 스캔달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진범이 후에 자백을 했기 때문이지요. 밑에는 국장이 임명한 자가 노리는 것 같고, 상부에선 걸핏하면 추문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피터 다이아몬드 경정은 수사본부를 차리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물에 불은 시체이므로 대충 비슷하게 그려서 공개하니 엉뚱하게도 과거에 캔디스 밀러로 출연했던 제럴딘 스누(잭맨) 같다는 신고가 많습니다. 드라마를 안 보는 경찰이라서 무시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실종신고를 하네요. 이야기는 이런 설정이 여러 번 나옵니다. 그래서 더욱 이상합니다.

 

그레고리(그렉) 잭맨은 다부진 몸집의 영어학 교수입니다. 아내는 대단한 미모를 지녔던 여배우였고. 잭맨은 대학교에서 안겨준 숙제(제인 오스틴의 바스 생활에 관련된 전시회)를 해결해야 해서 바쁩니다. 숙제를 안은 날 우연히 둑에서 한 아이(매튜)를 건져줍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그 아이와 가끔 어울립니다. 물론, 그 어머니 다나 디드릭슨과 염문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6개의 부로 나뉘어 있는데 제1부는 다이아몬드의 시점에서, 2부는 잭맨의 시점에서, 3부는 다시 다이아몬드, 4부는 디드릭슨 부인의 시점에서 나머진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잭맨이나 다나의 시점은 '진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렇게 시점을 흐트러놓으면서 실제로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놓습니다. 결과를 알고 읽으면 그런데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 사람이라면, 왜 엉뚱한 이야기가 나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겁니다. 재판까지 다루기 때문에 한 사건의 전체를 관계자들의 증언이나 생각을 토대로 재조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막판의 트릭은 의외인데 그럴 바에 청소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요즘이라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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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백
슬라보미르 라비치 지음, 권현민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3.8

 

445페이지, 21줄, 25자.

 

1939년 11월 19일 폴란드 핀스크에서 기갑부대 중위인 슬라보미르 라비치는 소련 비밀경찰에 체포됩니다. 1년여의 심문 끝에 그는 간첩죄로 25년 형을 선고 받고 시베리아로 이송됩니다(1941년 초). 대략 1/3이 시베리아로 가게 된 과정(위에 적은 것)과 여정을 그립니다. 다음 2/3는 시베리아 야쿠츠크 인근의 303 수용소를 떠나(탈출입니다) 바이칼 호수, 몽골의 고비 사막,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을 거쳐 인도에 도착하기 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책에 의하면 라비치는 1941년 4월 6일 경 다른 여섯 명의 죄수와 함께 떠나는데, 라트비아 출신의 아나스타지 콜레메노스, 폴란드 출신인 국경수비대 대위 지그문트 마코브스키, 기갑부대원 안톤 팔루호비치, 유고 출신 사무원 유진 자로, 리투아니아 출신 건축가 자카리우스 마르친코바스, 미국인 터널 기술자 스미스입니다. 이들은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크리스티나 폴란스키라는 폴란드 출신 소녀를 하나 발견하는데, 결국 합류시킵니다. 하지만 고비 사막에서 크리스티나와 마코브스키가 죽습니다. 히말라야에 이르러서 마르친코바스가 자다가 죽고, 산에서는 팔루호비치가 크레바스에 빠져 죽습니다. 나머지 넷이 인도에 도착하여 병원에서 원기를 회복하는 게 끝입니다. 이게 1942년 3월 경인가 봅니다.

 

굶는 것이 수도 없고(다행히 몽골과 티베트인들의 여행객에 대한 무조건적인 친절로 자주 배를 채웠습니다.) 물이 없어 기진맥진하기도 하고, 얼어죽기 직전까지 가기도 하고 하는 모든 과정을 보면, 마치 사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나중에 회고담을 모아 정리한 것처럼 기술된 것을 보면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탈출에 수용소 소장(우샤코프 대령)의 부인이 도와준 것처럼 되어 있는데, 뒷탈이 없었을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체포된 이유는 러시아의 폴란드 지식인 말살작전 때문입니다. 폴란드 장교들 수십만이 죽임을 당했죠. 다른 지식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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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가 부르는 노래 세계아동문학상 수상작 3
신시아 보이트 지음, 김옥수 옮김, 김상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3.8

 

395페이지, 22줄, 26자.

 

엄마가 입원한 다음 디시 틸러맨, 제임스, 메이베스, 사무엘, 네 남매(형제보단 남매가 옳은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적어도 현재로써는)는 친척집을 전전하다 외할머니 집으로 갑니다. 디시가 8학년으로 제일 나이가 많으니 가장인 셈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지만, 글 내내 흐르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표현이 서투른 것뿐이지요. 찢어지게 가난하기 때문에 할머니는 홀로 살아왔을 때에는 신경 쓰지 않던 것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즉, 나라에서 주는 구제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네 남매는 개성이 강한데 각자 그걸 숨기느라 고생을 합니다. 틸러맨 집안 특유의 발끈함이 제일 심한 사무엘은 툭하면 싸우고 돌아왔었는데, 이젠 선생님으로부터 가장 얌전한 아이라고 평을 받습니다. 할머니 애버게일과 디시는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랑 다르죠? 활발한 1학년 애가 성격을 죽이고 있다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은 것인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디시의 2차 성징이 또래인 윌헤미나 스미스보다 늦은 것은 아마도 영양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싶은데 본인은 롤 모델이 없으니 작업을 할 때에는 상의를 벗고 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가 차츰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달라지죠.

 

시간당 임금이 1달러인 것을 보면 아주 옛날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볼티모어와 보스턴까지 비행기로 이동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네요. 사무엘 삼촌이 2차 세계대전에서 20살에 전사했었다는 것을 감안하자면 70년대 초반일 것 같습니다. '가난하다는 것은 불편한 것이지 부끄러운 게 아니다'라고들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부끄러워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틸러맨 가족을 보면 부끄러워하지도, 불편해 하지도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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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썰매 세계아동문학상 수상작 4
게리 폴슨 지음, 박중서 옮김, 장선환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3.6

 

237페이지, 20줄, 24자.

 

러셀 서스키트는 에스키모입니다. 현대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지요. 어디선가 열넷이라는 게 나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사춘기여서 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어 기독교도가 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권유를 받아 (샤먼이었던?) 우그루크 영감에게로 가게 됩니다. 영감은 이제 눈이 거의 멀어서 주변인의 도움으로 살아갑니다. 사실, 본문의 다른 구절을 보면 그냥 아무나 그 집에 와서 먹고, 또 가고 그러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인 듯합니다. 하긴, 안소니 퀸이 에스키모로 나왔던 어떤 영화에선 선교사에게 여자를 대접했다가 거부하자 화가 나서 때리다가 죽이는 장면이 있지요. 몇 대 안 쥐어박았는데도 죽었다면서, 머리가 너무 약하다고 황당해 하는 대목이 기억납니다. 왜곡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러셀은 우그루크의 썰매개를 데리고 썰매를 타게 됩니다. 마침내 개와 일치가 될 때 우그루크는 전통적인 죽음을 맞이합니다. 위의 영화에서도 어머니가 그런 죽음을 맞이하죠. 아, 그 어머니(할머니)는 순환에 들어가고요. 이 노인은 그냥 죽음을. 계속 달려서 가다가 낸시라는 어린 여자(어린 여자란 표현은 아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를 만나는데, 여기서는 꿈과 현실이 겹칩니다. 작가의 설정으로 보이는데, 현실을 강조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대의 전사는 아내와 두 아이가 있었는데, 돌아갔을 때 보게 된 것은 뼈가 둘이거든요. 낸시와 태아를 합하면 둘이지요.

 

좀 익숙하다 싶었는데, [손도끼]의 작가라네요. 비슷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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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프루프
에릭 윌슨 지음, 김진선 옮김, 알렉스 켄드릭.스티븐 켄드릭 원작 / 살림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3.4

 

391페이지, 22줄, 26자.

 

젊은 소방대장 캘럽 홀트는 전직 소방대장인 에디 캠벨의 딸 캐서린과 결혼을 한 사이입니다. 31살과 28인 둘은 결혼 7년차인데 지난 4-5년 간 내리막길을 걸어왔습니다. 캐서린은 예민하고, 캘럽은 무관심합니다. 캘럽은 아버지 존이 마지막으로 부탁한 40일 간의 '사랑의 도전(The Love Dare)'를 보고 수기로 작성한 그 정성에 반하여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존과 셰릴은 최근 종교에 귀의하면서 피차간에 화해하였다고 합니다. 캘럽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캐서린은 결혼반지까지 빼놓고 다니다가 결국 이혼서류까지 제출한 상황입니다.

 

작가가 누구인지 좀 헷갈리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종합하면 알렉스 켄드릭과 스티븐 켄드릭이 기초를 만들고 에릭 윌슨이 재구성한 것처럼 보입니다. 소방관인 캘럽과 그 일을 배경으로 부부생활과 묘하게 결부시켜 구성한 작품입니다. 정보의 부재로 인한 오해가 인간사회이기 때문에 제시되고 있는데, 영원한 숙제입니다. 특정 종교와 결부되어 있는데, 그 점은 무시하고 보아도 하나의 작품이 되겠네요. (읽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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