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학교 폭력 어떡하죠? 사춘기 어린이를 위한 심리 포토 에세이
임여주 지음, 김예슬 그림, 김설경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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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문제는 자녀를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민감하고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하면 어쩌나? 혹시 우리 아이가 상습적으로 맞고 다니면 어쩌나? 뿐 아니라 반대로 혹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괴물 같은 아이로 자라면 어쩌나? 이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세 살, 학교 폭력 어떡하죠?』는 바로 이런 학교 폭력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답니다.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 폭력, 간접 폭력(왕따), 사이버 폭력 문제를 모두 다루고 있답니다. 각 폭력을 다루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가해자의 입장에서, 방관자 또는 가담자의 입장에서, 이처럼 세 방향에서 사건을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접근하고 있음이 좋네요.

 

이 책을 읽으며, 아이 기르기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아이도 다음 달에 전학을 앞두고 있답니다. 그런데, 전학을 가서 왕따를 당하거나, 또는 힘 있는 아이들의 괴롭힘의 대상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이러한 학교 폭력의 출발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 출발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답니다. 그저 아이에게 먹을 것 풍족하게 주고, 입을 것 잘 입혀주고, 용돈 풍성하게 주면 됐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가고 있진 않을까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 부모의 관심,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부모와의 진솔한 대화에 있지 않을까요? 요즘 부모님들이 맞벌이를 위해, 경제적 풍성함을 위해, 또는 부모의 인생을 희생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더 소중한 것을 희생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학교 폭력의 현장에 대한 접근 뿐 아니라, 행복한 학교 생활을 위한 폭력 대처법도 제시하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대처법을 숙지하게 된다면, 완벽하지 않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학교 폭력의 폐해를 좀 더 줄여나갈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아울러 학교 교육 역시 조금 바뀐다면 좋겠네요.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보니 인성교육이 뒷전인 경향이 없지 않죠. 사실, 인성교육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 부모들의 관심이 더 많아져야겠죠. 아울러 부모들의 교육도 필요하겠고요.

 

내 자녀만은 피해자가 아니겠지 하는 마음과 무관심도 잘못 아닐까요? 내 아이가 피해자일 수 있고, 가해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내 아이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도 큰 잘못이죠. 모두 ‘우리’ 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결코 방관자가 되지 않는다면 좋겠네요. 혹시 나서다가 그 피해자가 내가 될까봐,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에 침묵하고 방관하면 지금 당장은 피해가 없어 편할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답니다. 오히려 그 방관 때문에 수많은 시간을 괴로워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런 방관으로 인해, 다음 피해자는 내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폭력의 현장 앞에서 모든 학생들이 일어날 수 있다면, 학교 폭력의 많은 부분을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땅에 학교 폭력이 사라질 그날이 속히 오길 소망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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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뿔공룡의 비밀 - 동화로 읽는 MBC다큐스페셜
새파랑.길가온 글, 노혜원 그림, 이융남 감수 / 씨앤아이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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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기도 화성에서 뼈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이 뼈는 놀랍게도 공룡의 화석임이 밝혀졌습니다. 이 공룡은 여태껏 어디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공룡, 새로운 뿔 공룡의 뼈였답니다. 그래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고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이 공룡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MBC방송국에서 <1억년, 뿔공룡의 비밀>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방송되었다네요.

 

바로 그 방송의 내용을 다시 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 『1억년, 뿔공룡의 비밀』입니다. 모두 5종류의 공룡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초식공룡, 뿔 공룡들이랍니다.

 

 

2005년 중국에서 발견된 화석, 인롱은 뿔이 없는 뿔공룡이랍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뿔공룡 가운데, 최초의 공룡이랍니다. 그 인롱 화석을 가지고 이야기를 재구성했네요.

 

아기 인롱은 자신들의 몸집이 작고 약해 언제나 불만이랍니다. 마음껏 나들이도 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아기 인롱은 덤불 안에서만 지내는 것이 너무 답답하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없을 때, 잠깐 밖으로 나가봤답니다. 덤불 밖에 펼쳐진 세상에 아기 인롱은 너무나도 신기하네요.

 

그런데, 무시무시한 공룡, 사나운 구안롱이 아기 인롱을 보며 군침을 흘리네요. 위기에 처한 아기 인롱은 어떻게 살아날까요?

 

여섯 남매 프시타코사우루스 이야기도 있네요. 엄마 아빠 공룡이 먹이를 찾아 나간 후, 여섯 남매들만이 하루를 보내는데, 호기심 많은 넷째와 장난꾸러기 셋째가 함께 넝쿨 밖으로 몰래 나가네요. 이 둘은 폭포를 만나 신나게 논답니다. 그리고 그만 그곳에서 잠이 드는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이처럼, 모든 이야기는 실제 발견된 화석들을 통해, 공룡 이야기를 재구성해 나갑니다. 그런데 이야기들의 주제가 솔직히 조금 단조롭긴 하네요. 그 주제는 가족의 사랑, 희생, 돌봄이랍니다. 공룡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들이네요.

 

각각의 이야기들 뒤에는 그 공룡(인롱, 프시타코사우루스, 코리아케라톱스, 프로토케라톱스, 센트로사우루스)에 대한 소개, 그리고 공룡은 이빨이 없는데 어떻게 음식을 소화시키는지, 공룡이 멸종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들(대륙이동설, 지구의 기후에 대해, 지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 화석에 대한 소개 등을 알려주고 있어, 교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답니다.

또한 공룡 꾸미기, 또는 공룡 만들기 종이접기가 내지로 들어 있어, 체험학습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에 대한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공룡에 대한 지식, 과학적 상식, 그리고 체험을 통한 창의력 배양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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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 -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
실비 보시에 지음 / 잼에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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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는데, 그 대상은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책의 디자인은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다. 솔직히 이 디자인 역시 참 독특하고, 예스럽다. 그림들은 꼴라쥬 기법으로 되어 있는데, 사진들이 참 예스럽다. 2006년도에 출판된 프랑스 책을 번역하여 출간한 책인데, 그 사진들은 훨씬 더 이전의 느낌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혹 독자들이 외면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내용 역시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이 그런 것인지, 원래 말이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읽기에는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족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이다. 그것은 보호와 교육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이 아기는 보호를 필요로 하는데, 바로 그 보호를 제공하는 가장 작은 집단이 바로 가족이라는 것이다. 아기는 언제나 곁에 있는 부모에게서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부모가 아기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바빠 유모를 둔다면, 그리고 이 유모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자꾸 바뀌게 된다면, 아기는 자신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 저자가 말하는 가족의 의미가 이 아기에게는 없게 된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반면, 부모가 언제나 곁에 있다면, 아기는 가족이란 믿을 수 있는 관계, 언제나 자신을 보호해주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처럼 가족의 첫 번째 기능은 ‘보호’이다.

 

그리고 두 번째 기능은 ‘교육’이다.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기에 태어난 아기는 그 아기가 어디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그 곳에서 배우게 된다. 따라서 가족은 이 아이에게 1차적 교육기관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한 가족 안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그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이다. 그렇다. 아이는 자신을 보호해주고, 교육시키는 그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게 된다. 사실 이것이 바로 교육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 안에는 직업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어촌에서 물고기를 잡는 업을 가지고 있다면, 그 가족의 구성원이 된 아이 역시 자라며, 자연스레 물고기 잡는 일을 배우게 된다. 깊은 산속에서 사냥을 업으로 하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냥을 배울 것이다.

 

또한 이름도 물려받게 된다. 아버지의 성씨를 물려받게 된다. 또한 닮은 모습도 그 가족 이야기 안에는 포함된다. 그래서 배우게 된다. 아들이 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닮게 되고, 딸이 엄마의 웃음소리를 닮게 된다. 나아가 가족의 분위기마저 배우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가족이 갖는 교육의 기능일 것이다.

 

저자는 4단원에서는 가족의 모델이 이제 점차 바뀌고 있음도 말한다. 이혼, 재혼, 결혼 없는 출산, 동성결혼 가정의 아이 등등. 이제는 가족의 모델이 분명 많이 바뀌었다. 그 모양이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그곳은 가족의 기능을 해야 한다. 바로 아기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것 말이다.

 

이 책의 관점으로 볼 때, 오늘날 우리네 가족들은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 가족의 모양은 있지만, 가족의 기능은 상실해 버린 가족이 얼마나 많은가?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이 얼마나 많은가? 홀어머니여서, 홀아버지여서, 또는 조부모와 살기에 ‘결손가정’이 아니다. 아기에 필요한 보호와 교육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가정은 모두 ‘결손가정’이 될 수 있다. 비록 그 아버지가 사회적 지위가 있고, 어머니가 교양이 철철 넘쳐난다 할지라도, 아이를 향한 참 보호와 참 교육이 없다면, 그 아이에게 그 가정은 결손가정인 것이다.

 

오늘 우리가 자녀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지라는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부모가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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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에게 물어봐! 1 - 고추가 있어야 힘이 셀까? 사랑이에게 물어봐 1
티에리 르냉 글, 델핀 뒤랑 그림, 곽노경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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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가르친다는 것, 결코 쉽지마는 않죠. 하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넘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고요. 이럴 때, “사랑이에게 물어봐!” 시리즈가 많은 도움이 될 듯싶네요.

 

이 책은 “사랑이에게 물어봐!” 시리즈 첫 번째 도서, “고추가 있어야 힘이 셀까?”입니다. 막스라는 남자애는 ‘고추’가 있어야 힘이 세다고 생각하네요. 그래서 ‘고추’가 있는 남자애들은 ‘고추’가 없는 여자애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은연중 품고 있네요. 그렇기에 ‘고추’가 없는 여자애들을 무시하는 마음도 있고요.

 

그런데, 사랑이라는 여자애가 전학을 왔는데, 사랑이는 뭐든 잘하네요. 남자애들처럼 높은 나무에도 잘 오르고, 자전거도 잘 타며, 남자애들과 싸워 매번 이기기도 하네요. 그래서 막스는 사랑이에겐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고 여깁니다. 사랑이는 분명, 고추가 있는 여자애라고 생각한 거죠. 이 비밀을 반드시 밝혀내려 막스는 애쓰네요. 과연 막스의 이 생각이 맞을까요?

사랑이의 결론은 대단히 직설적이네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뭔가의 있고 없음의 차이가 아니라는 결론은 어쩔 수 없는 저의 남자로서의 한계를 꾸짖기도 하네요. 그렇죠.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있고 없음의 차이가 아닌, 서로 다른 ‘있음’의 차이죠. 이 책은 남자는 음경이 있는 사람, 여자는 음순이 있는 사람이라고 직설적이며, 자연스럽게 알려주네요. 그래서 성교육 교재로 사용하기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부부 역시 저희 딸에게 성기에 관해, 그곳은 소중한 곳이고, 남녀가 서로 다른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쳤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성의 다름에 대해 말하지만, ‘다름’에 머물지 않고, 그 다름을 넘어서며 성 차이에 대한 ‘편견’을 꼬집어 주네요. 저 역시 서로 다른 ‘소중한 곳’이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내 안엔, 있고, 없음의 차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리고 이 ‘편견’은 바로 있고, 없음이라는 생각이죠.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여전히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이죠. 이 책은 ‘다름’뿐 아니라, 다름의 ‘있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여겨지네요.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에게 성에 대해 알려주기에 참 좋은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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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 조각 봄나무 문학선
샐리 그린들리 지음, 이혜선 옮김, 문신기 그림 / 봄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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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 조각』은 장편동화입니다. 인도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희망을 찾는 두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12살 수레쉬와 9살 샌딥은 형제랍니다. 아버지는 철도역에 근무하시고, 어머니와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사는 가정입니다. 주변에는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수레쉬와 샌딥은 날마다 새하얀 셔츠와 잿빛 바지를 말쑥이 차려입고 학교에 다니며, 신발을 신을 수 있는 행복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이 모든 것이 깨져 버렸답니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겁니다. 이때부터 가정의 불행이 시작됩니다. 직장을 다시 구할 수 없던 아버지는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부인을 때리고, 아이들을 때립니다. 수레쉬와 샌딥은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없으면, 아빠가 엄마를 때리지 않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가출을 합니다.

 

생전 처음 먼 곳으로 길을 떠나 큰 도시로 흘러들게 됩니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녹치 않습니다. 그들은 노숙을 해야만 합니다. 배고픔에 익숙해져야만 합니다. 씻지 않은 것이 일상이 되고, 그나마 있던 신발까지 도둑맞게 됩니다. 발은 찢기고 상처 나며, 점차 굳은살이 생깁니다.

 

그래도 그들 곁엔 같은 처지의 거리의 아이들이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함께 넝마주이로 돈벌이도 합니다. 이 때, 이 아이들이 한 일이 바로 “깨진 유리 조각”을 모아 깨끗이 씻어 고물상에 넘기는 일입니다. 이 일은 몸에 익숙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고물 수집상은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네요.

 

과연,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된 두 소년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이야기는 참 마음이 아픈 동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동화랍니다. 그리고 이 동화를 통해 몇 가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첫째, 어른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눈에 띱니다.

아이들을 가출로 내몬 아빠의 폭력이 있습니다. 훈육과 폭력은 다릅니다(사실 훈육 역시 꼭 매를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폭력은 비록 부모라 할지라도 처벌의 대상이 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폭력은 자녀의 맑은 영혼을 멍들게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코 묻은 돈을 갈취하는 못된 어른이 있네요. 이런 저런 핑계로 아이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 못된 어른이 말입니다. 우리 주위엔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대의 약함을 이용하여 노동력을 갈취하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우리가 혹 그 못된 어른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둘째, 자꾸 현실과 타협하게 하고, 부당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사용하게 하도록 유혹하는 손길도 있네요. 아룬이 바로 그런 아이네요. 물론 아룬, 인간적으로는 좋은 아이입니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펼치네요. 하지만, 아룬은 부당한 방법으로 일어서려 합니다. 그리고 이 손길에 동생 샌딥이 자꾸 현혹된답니다. 아무래도 더 어리기에 사리판단이 쉽지 않았겠죠.

 

부당한 방법으로 일어서는 것, 빠른 방법처럼 여겨질지라도 이것, 죄악이랍니다. 부당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사실, 세상을 갉아먹는 생각입니다. 정정당당 한국인! 멋진 말이죠?

 

셋째, 어려운 처지 가운데서도 서로 돕는 손길이 있네요. 비카스가 그렇고, 또 다른 많은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약한 가운데서의 연대, 도움이야말로,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큰 힘이 된답니다.

 

넷째, 끝까지 정직을 붙잡는 형 수레쉬의 모습입니다. 사실, 이 모습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희망을 향해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이 땅에 정직이 사라졌답니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종교인도, 교육자도 정직이 사라졌습니다(물론 다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직 자신의 욕망에만 정직한 사회가 되어버렸답니다. 정직이야말로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아무리 똑똑해도 정직하지 않다면, 그 똑똑함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가진 힘이 많아도 정직하지 않다면, 그 힘은 누군가를 헤치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직! 수없이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덕목입니다.

 

그러나 이미 사라졌기에 더욱 애틋한 단어입니다.

 

『깨진 유리 조각』, 이 책을 통해, 다음 세대들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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