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의 모험 - 세상의 끝을 향해
율리아 뵈메 지음, 율리아 긴스바흐 그림, 이혜림 옮김 / 키즈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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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인 몬티는 다른 미어캣들과는 달리 모험심이 강하답니다. 다른 미어캣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 멀리 나가는 것을 두려워한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을 위협하는 무서운 동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특히, 독수리 이크루는 미어캣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이죠. 그래서 미어캣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공간 주변에 흐르는 작은 도랑도 건너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몬티는 다르네요. 몬티는 언제나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언덕 너머가 궁금하답니다. 할아버지는 언덕 너머엔 아무 것도 없다고, 언덕이 세상의 끝이라고, 그러니 그곳에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몬티는 여전히 언덕 너머가 궁금하답니다. 그래서 결국 그곳으로 모험을 떠나기로 합니다.

 

위험하다고 주저앉아 버리는 인생에겐 더 큰 미래가 약속되지 않는답니다. 위험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자들에게 더 넓은 미래가 주어지게 마련이죠. 몬티는 용감하게 모험을 떠난답니다.

 

그 모험을 통한 수확 가운데 무엇보다 큰 수확은 친구들을 만든 것이랍니다. 친구들은 많을수록 힘이 됩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친구는 큰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된답니다. 몬티는 핀젤이란 멧돼지를 친구로 삼게 된답니다. 핀젤이 사자 라이킹에게 잡아먹히려던 것을 몬티가 꾀를 내서 구해줬거든요. 이렇게 구해준 핀젤은 몬티와 친구가 되어 몬티에게 큰 힘이 되어 준답니다. 우리 친구들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길 바랍니다.

 

몬티의 모험에 있어 마지막 고비는 언덕 앞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강이랍니다. 아무래도 몬티는 이 강을 건널 수 없어 포기하려 하네요. 하지만, 핀젤의 도움 가운데 무사히 건너게 된답니다. 몬티가 이 강을 건널 때, 두려움이 그를 짓눌렀답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떨쳐버릴 때, 비로소 꿈을 이루게 되는 거죠. 물론, 몬티는 여전히 두렵습니다. 하지만, 두려움 가운데서도 과감히 두려움의 강을 향해 몸을 던질 때, 건널 수 있게 되고, 꿈의 성취를 맛보게 되죠.

 

우리 앞에 두려움의 강이 언제나 가로막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의 강을 향해 과감히 뛰어드는 용기가 우리에게 주어지길 소망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신앙이 있는 분들이라면 신앙의 힘으로 두려움의 강을 향해 뛰어든다면 좋겠죠.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그 두려움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아무튼 몬티가 모험 후 얻게 된 또 하나의 성과가 있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살던 그 공간도 언덕 저편과 다름없이 아름다운 공간임을 깨닫게 된 것이랍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향한답니다. 물론, 아무런 도전도 없이 그저 자신의 삶의 공간에 만족하며 사는 삶과 도전 이후에 자신이 살던 삶의 공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은 다르겠죠! 우리가 넓은 세상으로 향한다고 해서, 그저 모두 자신의 고향을 등지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자꾸 고향은 더욱 낙후되어져 간답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 그곳을 경험하고 돌아와 다시 고향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더욱 의미 있는 일 아닐까요? 그럴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큰 곳, 넓은 곳, 세상으로 퍼져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것이 목표는 아니랍니다. 퍼져나가 마음을 더욱 넓히고, 배우고 익혀, 다시 돌아오는 축복도 있길 원합니다. “몬티의 모험”이 아름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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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
트루스 마티 지음, 홍미경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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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은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때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여섯 남매 가운데 셋째인 리누스가 주인공으로 리누스의 가정은 식료품점을 하고 있죠. 첫째, 아프케가 자원입대하고 되고, 이로 인해 한 단계씩 형이 하던 일들을 맡아 하게 되면서, 리누스는 둘째 형 시몬이 하던 배달 일을 맡아 하게 됩니다. 물론, 형 시몬이 신던 구두도 물려받게 되고 말입니다.

 

경제적 궁핍이 있던 시대의 모습이 되려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며, 또 한편으론 애틋함도 느껴지네요. 첫째 형이 군에 입대하며, 새 군화를 지급받음으로 첫째의 신발은 둘째에게로, 둘째의 것은 셋째에게로,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물려받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형제는 작아진 신발에서 넉넉한 신발로 바뀌어 좋기도 하지만, 또 어떤 형제는 딱 맞는 신발에서 너무 커져버린 신발을 신게 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침대 역시 이처럼 물려받게 되죠. 그래서 셋째인 리누스는 아이들의 방에서 형들의 방으로 옮겨가게 된답니다. 이처럼 손위 형제의 것을 물려받게 되는 모습은 없던 시절의 흔한 풍경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요즘이 사라진 그래서 정겨움을 느끼게 풍경이네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 모든 물려받음은 맏이의 군입대로 인함이기에 안타까움이 묻어나고요.

 

리누스는 과일 배달을 하게 되면서, 새로 이사 온 아저씨에게 오렌지 상자를 배달하게 된답니다. 그분은 화가인데, 정기적으로 오렌지 상자를 배달하게 되면서, 오렌지 선생님과 리누스 간에는 마음의 교류가 일어나게 된답니다. 그래서 『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이란 제목인가 봅니다.

 

이 오렌지 선생님은 “피에트 몬드리안”이란 실제 화가를 모델로 삼고 있답니다. 재즈 음악인 ‘부기우기’를 추상화로 형상화 시킨 유명한 화가로 원색을 사랑한 화가랍니다. 책의 표지는 바로 그런 몬드리안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부기우기 기법을 연상시키네요. 오렌지 선생님과 과일 배달 아이 리누스 간의 우정이 멋져 보이는 이야기랍니다.

 

하지만, 단지 아름다운 이야기만은 결코 아니랍니다. 전쟁의 슬픔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랍니다. 아마 전쟁에 대한 반성과 돌아봄이 이 이야기의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 여겨지네요.

 

리누스의 어머니가 하던 말, 전쟁은 결코 축제가 아니라는 말이 『나의 멘토 오렌지 선생님』의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전쟁은 결코 신나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은 결코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고, 드러내며 내세울만한 일도 아닙니다. 전쟁은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괴물이랍니다.

 

전쟁에서는 이기는 쪽도 지는 쪽도 없이, 모두 지게 되는 것이랍니다. 이것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전쟁에서의 승리는 없다고 말입니다.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거든요. 게다가 어떤 전쟁도 정당한 전쟁은 없답니다. 모두 그 안에 더러움과 추악한 괴물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전쟁이랍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읽고 전쟁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좋을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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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한 도둑 나무그늘도서관 2
김현태 지음, 홍민정 그림 / 가람어린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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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는 “카드 대마왕”이란 별명으로 불린답니다. 왜냐하면, 대호는 카드 모으는 재미에 쏙 빠져 있거든요. 학교가 끝나자마다 대호는 문구점으로 직행하네요. 그곳에서 자신이 모으길 원하는 카드가 나올 때까지 돈을 쓴답니다.

 

그런데, 엄마에게 책 살 돈을 받은 것까지 자신이 원하는 카드가 나오길 바라며 다 써버리네요. 원하는 카드를 얻지도 못하고요. 이제 대호는 어떻게 할까요?

 

대호는 그래도 혹시 공짜 책이 있나 싶어 서점에 가본답니다. 그런데, 공짜 책이 있을 리가 없죠. 이대로 집에 돌아가면 엄마에게 혼날 것을 걱정한 대호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네요. 그건 바로 서점 할아버지가 조는 틈을 타, 책을 슬쩍 훔치는 거랍니다.

 

그런데, 나쁜 일을 하고 들키지 않으면 이건 축복이 아니죠. 오히려 걸리는 것이 축복이랍니다. 대호에겐 축복이 임했네요(?) 서점주인 할아버지에게 걸려 벌을 서게 된답니다. 그리곤 맘씨 좋은 할아버지는 대호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한답니다.

 

이 책엔 놀라운 비밀이 담겨 있는데... 그것은 뭘까요? 아무튼 이 책으로 인해, 대호는 책 읽는 재미에 흠뻑 빠졌답니다. 결국 대호는 “책벌레 대마왕”이 된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대마왕인가요? 거짓말을 많이 해서, “구라 대마왕”이라 불리진 않겠죠? 매일 오락만 해서, “오락 대마왕”은 혹 아닌지요? 친구들을 괴롭히는 “못된 대마왕”은 아니겠죠? 여러분들도 책을 사랑하는 “책벌레 대마왕”이 되는 건 어떨까요?

 

책 속엔 여러분들 인생이 활짝 열릴 아름다운 미래가 숨겨져 있거든요. 그 보물들을 책을 통해 발견하는 축복이 있길 원합니다.

 

아울러 한 가지, 더 말한다면, 우리가 잘못했을 때, 그 잘못이 감춰지는 것은 당장은 좋을 것처럼 여겨져도 결코 축복이 될 수 없답니다. 오히려 그건 저주죠. 간혹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 유익을 얻고 살아가는 것이 자신들의 지혜인양 살아가는 어른들이 있죠. 혹 그런데도 아무런 들통도 나지 않고, 계속하여 속이며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신도 그 사람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바른 길로 돌아올 기회가 없어진 것이니까요.

 

내 잘못이 드러나는 것, 지금 당장은 껄끄럽고, 부끄럽고, 속상한 일처럼 여겨져도, 오히려 이것이 축복임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더 나아가 잘못을 멀리는 것은 더 큰 축복임도요.

 

『책을 사랑한 도둑』, 참 재미나고 유익한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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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꾼 아니거든요 내책꽂이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사과나무 옮김, 이영림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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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꾼 아니거든요』는 예쁜 소녀 마유의 신기한 모험 이야기랍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네요. 마유는 집에서 기르던 새를 잠시 새장에서 꺼냈는데, 그만 열린 창문으로 날아 가버렸네요. 새를 쫓아 공원까지 나와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유에게 한 아줌마가 말을 거는데, 이 아줌마는 마녀네요(참 예쁜 마녀랍니다). 마유에게 심부름 하나만 해주면, 새를 잡아 주겠다네요.

 

마유가 전하는 심부름은 닫혀있는 공원 매점에 가서 ‘마기리카디는 못 온대요.’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네요. 예쁜 마녀의 이름이 ‘마기리카디’인가 봅니다. 하지만, 그 간단한 심부름으로 인해 마유는 엄청나게 커다란 용 할머니를 찾아가게 된답니다.

 

용 할머니인 리도르가 아파 문병을 가야 하는데, 마녀는 문병 가기 싫어 마유를 대신 보낸 거랍니다. 용 할머니의 문병 가는 일이 왜 그렇게 싫었던 걸까요? 용 할머니가 아픈 건 사실 가짜랍니다. 괜히 심심하니 사람들에게 투정부리기 위함이네요.

 

여러분들은 혹 꾀병을 앓은 적은 없나요? 저도 어렸을 때,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땐, 아픈 척 했던 적이 몇 번 있답니다. 한 번은 아픈 척 했는데, 정말 아파 고생한 적도 있고요. 아마 꾀병을 부려 하나님께 혼난 것 같죠?

 

아무튼 꾀병을 앓고 있는 용 할머니 앞에 가게 된 마유는 노래도 불러줘야 하고, 책도 읽어 줘야 하네요. 노래 부르는 일도, 책 읽어 주는 일도, 특별한 뭔가가 감춰져 있답니다. 그런데, 어쩌죠? 마유가 무시무시한 용 할머니 앞에서 읽어주기 위해 펼쳐든 책은 글씨가 하나도 없네요. 이때, 마유는 상상력을 동원한 이야기를 써나간답니다. 그리고 상상력이 실제 벌어지기도 하고요. 참 신나는 병문안이네요.

 

속아서 하게 된 병문안이지만, 마유는 참 특별한 경험을 했네요. 우리 아이들의 앞길에도 특별한 경험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물론, 위험하지 않고, 슬프지 않은 경험들이면 더욱 좋겠고요.

 

마유는 자신을 자꾸 ‘심부름꾼’이라고 부르는 용 할머니에게 자신은 ‘심부름꾼’이 아닌, ‘마유’라고 강조하네요. 아마 원치 않은 심부름을 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갈 땐, 원치 않은 심부름도 할 때가 많답니다.

 

게다가 우린 신이 우릴 이 땅에 보내며 뭔가 하길 원하는 심부름이 있답니다. 우린 모두 심부름꾼이죠. 어떤 이들은 살아가며, 그 심부름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잘 하는 이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그런 심부름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답니다. 또 어떤 이는 자신에게 신이 원하는 심부름이 뭔지 짐작하면서도 하기 싫어 도망치는 이들도 있고요.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그리고 여러분에게 주어진 심부름은 무엇인가요?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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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눈은 왜 생겼나 - 근대 유년동화 선집 3 첫 읽기책 4
강소천 외 지음, 원종찬.박숙경 엮음, 전미화 그림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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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창비에서 나온 “첫 읽기책” 4번째 책이랍니다. “첫 읽기책”은 그림책에서 읽기책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 책 모음이랍니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읽기에 적당한 책이죠. 이런 “첫 읽기책”으로 이번에 “근대 유년동화 선집” 3권이 함께 출간되었네요. 이 책, 『콩 눈은 왜 생겼나』는 그 3번째 책이랍니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단편동화들은 모두 지금으로부터 대략 70여 년 전에 발표된 작품들이랍니다. 그렇기에 왠지 느낌이 약간 다르네요. 이 책을 엮은 분은 “오래된 사진”을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적합한 표현인 듯싶네요. 지금보다 왠지 조금 순박하고, 조금 더 순수한 느낌, 조금 더 잔잔한 느낌, 그리고 더 친 자연적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골마을 정서가 담겨 있어 더 순수하게 여겨진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려서인지 순수함보다는 영악한 느낌이어서 속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정명남 선생님의 「동무」란 동화는 어린 시절 동네 아이들과의 추억을 떠올릴 법한 동화랍니다. 소꿉놀이를 잘 하던 친구들이 뭔가 소소한 일로 틀어지게 되고 다투게 됩니다. 이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두 친구는 각자 자신의 오빠, 자신의 형을 불러 자신들 편 들어주길 원하지만, 정작 형들은 서로 사이좋게 다른 일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에 자연스레 다시 화해하고 더 우정이 돈독해지는 모습.

 

그래서 예전에는 싸우면서 큰다고 말했죠. 당시의 싸움은 어쩌면 그것 역시 하나의 놀이처럼 자연스럽고 유쾌한 결말을 낳기도 했으니까요. 제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그랬거든요. 함께 마을 공터에서 놀다 작은 일로 속상해하고는 뒤돌아서며 다시 친구하는... 하지만, 오늘 우리 아이들의 다툼은 그렇지 않으니 속상하기도 하네요.

 

임원호 선생님의 「몽당연필」은 마치 요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을 연상시킬 내용이네요. 버려진 자그마한 몽당연필, 자신을 찾는 이 없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기에 슬픈 몽당연필, 하지만, 목수 아저씨의 손길에 다시 그 생명력이 살아나고, 역할을 감당하는 몽당연필.

 

요즘 아이들이 몽당연필을 알긴 할까요? 모두 샤프에 익숙하고, 기다란 연필마저 너무 흔한 시대에 살고 있진 않은지. 연필 한 자루쯤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지 생각이 드네요. 다 쓴 볼펜에 연필을 끼워 쓰는 모습을 요즘 아이들은 보긴 했을까요? 작은 것마저 소중히 여기는 목수 아저씨의 손길이 멋져 보이네요.

 

컴퓨터와 오락게임에 익숙한 아이들, 놀이동산의 요란하고 휘황찬란한 모습에 익숙해진 아이들, 값비싼 인형과 멋진 장난감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어쩜 너무나도 낯선 모습처럼 보일 「베개 아기」, 「마늘 먹기」, 「어디만큼 왔냐」, 「달팽이」에서의 아이들의 놀이 모습은 어쩜 요즘 아이들에겐 충격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너무나도 잔잔하면서 평안함마저 느낄 수 있는 놀이들이네요. 요즘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너무 자극적인 놀이에 익숙해져 감이 점차 극단적인 범죄현상들과 무관하진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은 어쩌면 요즘 우리 정서에는 싱거울 수 있는 이야기들, 맹맹하고 잔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하지만, 곱씹어 읽어보면, 많은 감동과 생각을 전해 줄 겁니다.

 

조지훈 선생님의 「콩 눈은 왜 생겼나」는 콩 눈을 보면서 어쩜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역시 작가의 상상력은 남다르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루에 콩 하나만 먹어도 배부를 배가 하도 작은 할머니의 모습은 작가의 유머를 느끼게도 하고, 왠지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하던 시대의 소망이 담긴 모습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하고요. 아무튼 너무 웃다 배가 째져 신 깁는 아저씨가 꿰매어 준 자국이 콩 눈이란 발상은 참 유쾌하네요.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정겨운 시골 풍경 같은 이야기, 잔잔한 이야기이지만, 결코 폐기처분해야 할 옛 이야기만이 아닌,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도 시대를 초월하여 여전한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아이들 마음속엔 순수함이 여전히 남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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