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장 쪽으로 

평범한 일상들은 과연 안전한 것일까. 얼핏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도시의 변두리,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인물들은 과연 평화로운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작가는 이러한 의문을 던지면서, 희망의 계기가 될 줄 알았던 것이 역설적이게도 파국의 계기가 될 때 초래하는 섬뜩함을 건조하게 묘사한다. - 책 소개.


편혜영의 소설은 이제 '악몽의 일상화'가 아니라 '일상의 악몽화'를 겨냥한다. 이 변화는 명백한 변화다. 욕망이 재능을 만나면 역사가 된다. 이번 작품집에서 그녀는 그녀가 욕망하고 있는 바로 그것을 해내고 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 목요일, 매장을 둘러봤는데, 그때는 신간 코너에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사정 상 매장에 들르지 않아 확인을 못했다. 굳이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내 손에 들어올 거라는 걸 안다. 다만 이제껏 그랬던 것처럼 되풀이하고 싶을 뿐. 누군가의 일상,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그 속을 헤집어봤을 때(가능하다면)그 복잡한 내면을 알고 대개 소스라치듯 놀랄 수 있다. 대부분 자신만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낄 때도 있고, 겉으로 헤헤거리고 웃는 사람은 자잘한 걱정마저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봤다.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그 얽힌 회선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 그녀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갔을까 궁금증 증폭. 당연히 ‘소장’. 그런 것이다.

 

이별의 능력 - 문학과지성 시인선 336 

"경계에 걸려 흔들리는 불안한 감성"이 첫 "시집의 미학을 조준"(이장욱)했다면, <이별의 능력>에서 그녀의 시는 그 경계를 넘나들며 "시뮬라크르들을 사랑하라"고 "은은하게 권유하고 발랄하게 유혹한다."(신형철)는 평가를 받았다.

김행숙 시인의 언어는 특정한 시적 의미로 수렴되지 않고 의미의 바깥으로 흩뿌려진다. 그녀의 시에 등장하는 사물이나 현상은 '상징'이 아니다. 그것을 수식하는 형용사는 실존적인 뉘앙스를 풍기지 않으며, 특정한 느낌의 전달만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씨는 이것을 '시뮬라크르'로 설명한다.

- 책 소개.


이별의 능력

나는 기체의 형상을 하는 것들.
나는 2분간 담배연기. 3분간 수증기. 당신의 폐로 흘러가는 산소.
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태울 거야.
당신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알고 있었니?
당신이 혐오하는 비계가 부드럽게 타고 있는데
내장이 연통이 되는데
피가 끓고
세상의 모든 새들이 모든 안개를 거느리고 이민을 떠나는데

나는 2시간 이상씩 노래를 부르고
3시간 이상씩 빨래를 하고
2시간 이상씩 낮잠을 자고
3시간 이상씩 명상을 하고, 헛것들을 보지. 매우 아름다워.
2시간 이상씩 당신을 사랑해.

당신 머리에서 폭발한 것들을 사랑해.
새들이 큰 소리로 우는 아이들을 물고 갔어. 하염없이 빨래를 하다가 알게 돼.
내 외투가 기체가 되었어.
호주머니에서 내가 꺼낸 구름. 당신의 지팡이.
그렇군. 하염없이 노래를 부르다가
하염없이 낮잠을 자다가

눈을 뜰 때가 있었어.
눈과 귀가 깨끗해지는데
이별의 능력이 최대치에 이르는데
털이 빠지는데, 나는 2분간 담배연기. 3분간 수증기. 2분간 냄새가 사라지는데
나는 옷을 벗지. 저 멀리 흩어지는 옷에 대해
이웃들에 대해
손을 흔들지.

시인은 화자의 너머에 존재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귀신처럼 화자의 내부를 통과한다. 그것은 이제 서정에서 일탈하여 다른 서정에 도달한다. 이 미묘한 화자의 위치야말로, 그녀의 시가 가진 낯선 서정의 비밀이기도 하며, 이제 우리가 도달해가는 '현대시'의 어떤 징후이기도 하다. - 이장욱 (시인, 문학평론가)

그녀의 시가 난해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그만큼 협소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가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아가 그만큼 진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에게 그녀의 시는 은은하게 권유하고 발랄하게 유혹한다. '시뮬라크르들을 사랑하라.' 김행숙 시의 정언명령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시만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 분명한 ‘경계’, 불분명한 ‘경계’, 그 차이를 확인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다. 어쩌면 나의 시 세계는 지극히 ‘협소’한 게 아닐까, 아니 그보다도 ‘세계’란 것을 내세우기 우스울 정도로 조그만 버튼 같은 것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시만이 할 수 있는 일, 낯선 서정, 그 징후를 담아내고 싶은 간절한 바람을 가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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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육장 쪽으로란 책 정말 궁금증 증폭이네요.^^ 꼭 읽어보고 싶은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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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도연대 雨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명탐정 에노키즈와 날카로운 이성과 지성으로 중무장한 고서점상 주젠지 앞에 펼쳐진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사건들.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전작들을 지배하고 있던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거둬내고, 철저하게 오락적이면서도 박학다식한 미스터리를 창조했다.
각 부를 장식하는 요괴 그림은 도리야마 세키엔이라는 18세기 작가의 화집에서 따온 것으로, 각 부의 제목은 이 요괴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본문에 함께 실린 일러스트는 소설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살려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 책 소개.

: 표지부터가 확 끈다. 실린 삽화도 궁금하다. 어떤 요괴가 등장할지, 박학다식한 미스터리의 영상은 어떨지, 어떤 면에서 오락적인 요소가 드러나 보일지 여러 가지로 호기심이 넘쳐흐른다.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가 살짝 거둬졌다지만, 유쾌한 분위기도 그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나쁘다는 감각은 생기지 않는다.

나, 그리고 그 밖의 것들 | 원제 I, Etcetera 

앎의 본질, 소외된 현재 속에서 인간이 과거, 미래와 맺는 관계 등, 그간 손택의 간결하고도 자기 반성적인 에세이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주제들이 서사화 되어 있다. 예술적인 실험과 내면의 고백, 철저한 비판 의식을 보여주는 이야기.

- 책 소개.

: 어제 매장에서 발견해서 슬쩍 살펴보았는데, 깔끔하고 여러모로 생각할 계기를 심어줄 이야기의 집합체일 듯했다. 여러 시도를 해본 ‘실험정신’이 가득한 책이라는 데에 무더기 표를 던져주고 싶다. 결과를 떠나서, ‘과정’에 충실한 소설 타입을 좋아하고 대단하다 싶으니까. 독창성과 독특한 시선은 더욱 금상첨화고! 문장이 끌어가는 힘만 확인했기에 좀 더 찬찬히 살펴볼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아무래도 엄청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설마 있을까 싶은 기이한 동물 추적기 - 신비동물학의 생물다양성 보고서 | 원제 Ra"tseltiere (2006)
신비동물학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동물종을 연구하는 동물학의 한 분과로, 미지의 동물세계를 추적하고 기록하는 한편, 동물세계에서 이미 사라진 것들을 다시 추적하여 재기록 한다. 이 책은 신비동물학적 관점에서 신비동물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이 생존해 있을 거라 추정되는 장소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 책 소개.

: 차례를 확인한 것만으로, 한껏 흥분 상태다. ‘불가사의’영역은 어릴 때부터 쭉 선호하는 계열이다. 당장 주문하고 싶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확인해야지. 그리고 결정한 순간, 즉시 사야지!

 

방과후 

: 7월 23일 매장에서 구입.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이 작가를 알았다.(다만, 나는 읽지 않고, 동생이 직접 사서 읽고 적극 추천했다. 나는 책이랑 작가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선뜻 손이 나가지 않았다.) 이번에 신간 ‘붉은 손가락’의 커버를 덮고, 다른 작품까지 그 선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신간코너에서 발견했을 때 바로 구입할 수 있었던 계기랄까. 주문을 할까 하다가 ‘악마의 공놀이 노래’를 주문하고(매장의 책들은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주문한 책의 상태도 마찬가지일 경우,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한 쪽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이건 그 자리에서 즉각 사기로 결정했던 것.
몇 장 읽었는데, 나름 선택이 좋았다는 생각으로 히죽히죽 웃고 있다.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 원제 ボロボロになった人へ (2003)

혼돈스러운 세상, 사회나 역사는커녕 나 자신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 놓인 무기력한 사람들. 잘 생기고 성공한, 학벌과 지위가 높은 선택받은 사람들 속에 끼지 못하는 80퍼센트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단편소설집이다.

권태로운 일상에 파묻혀 가슴에 반짝 반짝 빛나야 할, 별을 잃어버린 채 사람도, 사랑도, 삶도 너덜너덜해진 사람들. 일견 한심하게 보이지만, 그들이 빠져든 깊고도 실체 없는 불안 때문에 오히려 순수함 마저 느끼게 하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책 소개.
진짜 어려운 일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머릿속과 입 끝만으로 이러고저러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몸뚱이를 움직여 생활 그 자체를 바꿔나가는 수밖에 없다.

- 본문 173~174쪽, 'Little Baby Nothing ' 중에서


: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매장에 들렀다가, 신간코너에서 발견해 바로 확인했다. 그때는 바빠서 신중하게 살피지 않고 훌렁훌렁 넘겼다. 그래서 단편집이란 건 책 소개를 보고 알았다. 그저 척 봐도 ‘도쿄타워’보다 더욱 내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걸 알았다. 여러 가지 ‘혼란’의 양상이 있을 것이고, 풀어내는 작가의 방식은 어떨까 궁금하다. 어떤 소품을 (영향의 차이는 있겠지만)잃고, 주인공이 휩쓸리는 영상을 지켜보고 싶다.(그 모습은 방관자에 가까울지도-_-;) 지금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주문하면 ‘도쿄타워’를 챙겨준단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만 보고, 그리 읽고 싶지 않아 사지 않았는데, 지난주 도서관에서 빌려 몇 장 넘기다보니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행위들처럼 펼쳐지고 있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반납했는데, 이 기회에 소장하고, 천천히 빠져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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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25세, 두려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 청춘들이, 도쿄의 밤거리를 질주하며 야쿠자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 특유의 독특한 캐릭터와 참신한 시각을 지닌, 일명 '폭소 스릴러'.
- 책 소개.

: 우선, 억관 씨 번역이라는 데 주목했다. 그의 번역 타입, 깔끔하고 강렬하게 끝을 맺는 것을 좋아한다. 흐지부지하지 않고, 당당하고, 딱딱 끊어지지 않아 읽기에 보다 수월한 문장.(어디까지나 개인적 판단입니다.)

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 - 카가미 료코와 변화하는 밀실 | 원제 エナメルを塗った魂の比重―鏡稜子ときせかえ密室 (2001)

'카가미 가(家)의 7남매들의 연작 스토리'의 두 번째 이야기. 살인, 강간, 오컬트, 유괴감금 등을 다뤘던 전작보다 한층 더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누구하나 평범하지 않으며 개성적이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하다. 카니발리즘, 이지메, 도플갱어, 예언이 복잡하게 엉킨 이야기의 끝에는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 책 소개.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불합리도 마냥 모른 척하며 지나치는 권태로운 일상. 그런 일상 속 등장인물들을 서서히 일그러진 살인사건 속으로 몰아 넣어버리는 작가의 눈과 펜 끝은 사정없이 냉정하고 냉혹하며, 그 어떤 것도 구제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마치 아무리 평화롭고 권태로워 보이는 세상도 에나멜을 한 겹 벗기면 바닥을 알 수 없는 암흑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 카도노 코헤이 (소설가)

: 여기저기 ‘놀라운 반전’이라는 소개가 눈에 띄는데, 웬만한 것에 끄덕 않고 별 감흥 없어 심드렁하게 구는 내게도 이런저런 자극에 비틀거릴 충격을 던져줄까 기대를 모은다.(소재 면에서는 확실히 끌리고 있다.)서점에서 약간 들춰보긴 했다. 아무렇게 슬렁슬렁 넘겼는데, 내일은 좀 더 유심히 살피면서, 판단을 펼칠까 계획 중. ‘복잡하게 엉킨 이야기’라는 부분에서, 솔깃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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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 좋아하는 작가 정이현의 신작 단편집. [달콤한 나의 도시], 베스트셀러가 되고 괜히 멀리하다가, 한참 후에 문득 끌려서 지를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질렀는데, 몇 장 넘기다 읽기 중단. 이번에는 단편집이란 한 가지 요소로, 충분히 엄청난 진도를 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녀의 첫 번째 단편집을 읽었던 쏠쏠한 재미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둥둥 떠오른다. 
이색적인 소재, 독특한 구성, 진기한 주제,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유지니아 -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범인의 자살로 사건은 종결되지만,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미묘하게 엇갈리는 증언과 기억의 불일치 사이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불안과 공포. 과연 진상은 끝내 어둠 속에 묻히고 마는가? 한 가지 사건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인터뷰 형식의 구성으로 장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색깔을 펼쳐 보인다. - 책 소개.

: 다양한 분위기 형성과, 색깔의 의미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기억의 불일치의 그 영상은 어떻게 그려졌을까? 다각적 접근에서, 그 드러나는 이미지는 어떨까? 어째서 ‘범인의 자살’로 사건은 종결되는 것일까? 여러 가지로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예약 주문을 하면, 2000원 쿠폰! (솔깃한 반응.)

개미 세계 여행 - 과학탐구이야기 | 원제 Journey To The Ants (2007)

1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은이들의 어린 시절 사소하면서도 세심한 관찰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개미의 성공적인 진화에 대한 주목할 만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지은이들의 사적인 이야기와 개미의 사회생활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읽는 이들이 미처 알지 못한 개미들, 사회의 기생자들로부터 병정들, 방랑하고 위장하는 사냥꾼들 초고층 빌딩을 짓는 대단한 건축가들에 이르기까지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유형을 지닌 개미들의 모습과 생활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다. - 책 소개.


: 곤충의 세계도 또한,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건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 예상했던 영상을, 작가는 어떤 식으로 소개할까. 다양한 유형을 접해보고, 어렸을 적의 막연한 호기심을 다소 풀 수 있을 것 같다. 교과서 밖의 세상에 대한 관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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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7

2006년 여름부터 2007년 봄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신작 단편소설 중 현장비평가 다섯 명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들을 모았다. 고종석, 공선옥, 김애란, 김연수, 김이정, 김태용, 박민규, 백가흠, 윤대녕, 이인성, 이청준 등 총 열한 명 작가들의 소설이 실려 있다.

평론가 김윤식, 김화영, 이남호, 박혜경, 심진경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했다. 대상으로 삼은 기간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되는 소설을 뽑고, 각 작품에 해설을 덧붙였다. 1993년부터 한 해의 문학적 성과를 결집, 정리하기 위해 발간을 시작해, 2007년 열다섯 번째 해를 맞은 선집 시리즈이다. - 책 소개.

: 7월 10일 소장. 친구 J에게서 선물로 받음. 그 이전에, 페이퍼에 끌리는 신간으로 포함시킨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빅 머니 | 원제 ビッグマネ-

돈에 웃고 울고, 돈에 살고 죽는 세상. 치밀하고 냉정한 투자가와 거침없는 조폭 두목과 이십대 백수가 똘똘 뭉쳤다. 이시다 이라가 증권시장을 무대로 쓴 장편소설.

: 어제, 친구 M의 문자를 받고 기다리면서, 신간 코너에 진열된 것을 보고 집어 들었다. 몇 장 훌훌 넘기며 읽다가, 사고 싶다 생각을 하고 그 이상의 판단을 접고 구입했다. 마코토 시리즈 이후에 다시금 만나는 이라 씨 소설! 현재 독서 진행 중~


구두끈은, 왜? | 원제 The Mezzanine (1988)


어느 날 주인공의 한쪽 구두끈이 끊어진다. 그가 새 구두끈을 사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 그 짧은 여정에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수많은 샛길이 뻗어 있다. 그 샛길로 빠져드는 데 이 소설의 묘미가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의미의 플롯 대신 주인공의 머릿속으로 날아든 온갖 사소한 생각들을 집요하면서도 익살맞게 펼쳐 보인다. 그야말로 '평범한 인간 행위를 정교하고 심각한 숙고의 대상으로 바꿔놓는' 재능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사무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한 손에 있던 쇼핑봉투를 다른 손으로 옮겨 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손에 든 쇼핑봉투를 바라보면서 시작된 소소한 생각의 파장은 구두끈에서 우유팩으로, 빨대로, 스테이플러로, 종이타월과 핸드드라이어의 역사로, 화장실에서 들리는 휘파람소리의 전염성으로, 셔츠 단추를 끼울 때 나는 미세한 소리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으로 종횡무진 한다. - 책 소개.

: 페이퍼에 빠트린 것 같다. 진작 찍어두고서(;) 각주로 달린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졌었다. 매장에서 확인 당시에. 찜해두고서, 아직 장만을 못했는데, 조만간 주문할 예정~

나무열전 - 나무에 숨겨진 비밀, 역사와 한자 

나무를 통해 한자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역사 속에서의 나무의 쓰임새와 옛 사람들이 나무와 관련해 만들어낸 문화의 이런저런 모습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총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나무의 일반적인 속성들과 관련된 한자이야기를, 2부에서는 나무 40종에 관련된 한자 이야기를, 3부에서는 나무의 철학을 다루고 있다.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 뿐 아니라 풍부한 고사들과 시가 인용되어 있어 나무와 관련된 잡학사전이라고 무방한 인문학 에세이다. - 책 소개.

한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나는 나무로 소통하고자 했습니다. 내가 한자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나무를 택한 것은 나무 환자라서 그러기도 하지만, 나무는 한자의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이 한자를 만들 때 참조한 것은 주변 사물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기댄 것은 식물입니다. …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단어가 식물에서 빌린 것입니다. 이 점이 이 책의 중요한 약효 성분입니다. - 강판권(저자의 말)

: 새로 나온 책 ‘인문학’코너를 쓱 둘러보다, 살짝 놓친 신간이라 부랴부랴 포함시키기.


악마의 공놀이 노래 | 원제 惡魔の手毬唄 (1960)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음울한 공놀이 노래가 떠도는 귀수촌에서, 연쇄 살인에 휘말린다.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가장 후반기 작품으로 미묘한 시기적 단절이 있다. 미스터리의 흐름이 변화하는 지점에 선 고뇌에 찬 거장이 자신의 역량을 모두 모아 내민 마지막 도전장이라고 볼 수 있다. - 책 소개.

: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팔묘촌 뒷날개 소개에서 무지막지로 휘어잡던 소설 소개였다. ‘악마의 공놀이 노래’, 그 노래란 게 어떤 타입이고, 어떻게 설정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그 세세한 장면의 묘사가 덮치듯 떠오른다.(막연한 상상;)
동생이 정말 좋아하는 시리즈다. 랄랄라, 나온 거 알면, 엄청 좋아할 거라 짐작!

므이 

2007년 7월 개봉하는 공포영화 <므이>를 소설화했다. 소설 <므이>의 메타포는 '전설의 초상화'와 '질투의 저주'. 영화 시나리오의 분위기를 밑바탕에 두고 최대한 저주와 전설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글쓰기를 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므이'는 숫자 10, '열 번째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의 베트남어. 베트남에서 흔하게 불리는 여자아이의 이름이자, 1896년 베트남에서 그려진 기묘한 초상화의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슬픈 사랑과 저주의 주인공인 므이는 100년 만에 오랜 봉인에서 풀려난다.
- 책 소개.

처음 므이의 전설을 듣고 매력에 빠져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로 재구성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베트남에서 촬영을 하고 있던 제작팀에게 자료를 요청해 3개월여 동안 준비를 했는데 작업하는 기간이 너무나 즐거웠다. - 이종호 (지은이)

처음에 이종호 작가의 고어적인 성향의 글 느낌이 좋았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 삽화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 할수록 소설 <므이>가 가진 내러티브의 탄탄함과 깊이가 더욱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고어적인 성향과는 별개로, 내러티브가 가진 양질을 포용하는 그림을 그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 강도하 (그린이)

므이의 초상화에는 행복하고 싶다는 것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이 담겨 있다. 그러나 세상은 힘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자에게 짓밟힌 힘없는 약자의 행복은 결국 분노와 저주가 되어 므이의 초상화에 담겨진다. - 김태경 (영화 '므이' 감독)


: 이라 씨의 소설 옆에 진열된 것을 보았다. 슬쩍 들추었을 때, 큼직한 글자에 간간이 나오는 삽화. 표지의 균열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각각의 색깔은 저마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때, 그린 계열이 지니는 의미를 책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해졌다. 조여드는 공간, 명암의 탁월함을 보면서 무작정 소장하고 싶다 생각을 한다.

엑셀 2007 백과사전 - 필요할 때마다 찾아 쓰는 

실무 용도에 맞게 구성한 3단계 검색 기능까지 제공한다. 우선 목차 외에 기능별 가나다 순, 업무와 관련된 키워드 순으로 두 가지 방식의 색인을 제공해 원하는 기능 또는 업무와 관련된 간단한 키워드 하나만 있어도 원하는 기능을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제공하는 CD에는 엑셀 파일로 구성된 인덱스 파일을 제공한다. - 책 소개.


: 간혹, 헷갈리는 함수나 기능이 있을 때, 보다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자세한 건, 확인을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포함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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