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많다.
자전거도 못 타고..운전도 면허만 있고.
수영은 커녕 튜브 없이는 물에 못 들어 가던 몸치.
수영장 물이 무서워서 얼굴도 못 담그던 내가 수영을 배웠다.
작심 세번만에........................우하하하~~~~~~~~~~
결혼전 다녔던 수영장
첫달은 티판 잡고 발차기만 시키더니..
둘쨋달엔 잘하는 사람은 윗반으로 보내고 나와 못하던 한사람 포함 둘은
초보자반에 유급을 시켰다.
문제는 티판 놓고 팔돌리기를 하라는데..죽을 것 같아서 포기..
3년 전 다녔던 공설수영장.
안양시 시설이라서 개인 수영장보다는 싸고 수강생도 많고
강사도 불친절.ㅠ.ㅠ
가세요~~하면 가는 사람은 가고, 잘하는 사람은 배우고..
나처럼 몸치는 항상 꼴찌다.
3개월을 다녔는데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켜서 폐가 아파 숨을 못 쉴 지경이었다.
무서워서 숨을 못 쉬고 몸에 힘이 들어 가서 생기는 과호흡 증세??
결국 종합병원 가서 X-ray찍어 보고 폐는 정상임을 알고 수영 포기.
그땐 얼마나 숨 쉴때마다 아팠는지 혹시 다른 병은 아닌가 무서웠다.
동네 동갑 아줌마는 비슷한 때 다른 수영장을 다녔는데..
나와 같은 증세로 수영을 포기한걸 알고 둘이 박장대소를 했다는..
3달전..
몸은 아프고 우울증도 살짝 오고..
관절이 아파서 헬쓰장은 못다니겠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라고 수영을 등록했다.
나보다 어린 시누이가 갑자기 아파서 입원 한 걸 보고
건강이 최고다..관리하자 싶어서 큰맘을 먹었다.
월,수에 스케쥴이 있어서 화,목,토 강습을 다녔더니
수강생이 적어서 3,4명이 배웠다. 방학해서 대학생들이 와서 나중엔 10명이 배웠지만...
아줌마들이 월,수,금 강습을 선호하다 보니 화,목,토가 개인강습 수준이다.
처음엔 티판 잡고도 발차기도 안되고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아서(?)
고생했는데..(몇달 수영 배운 사람 맞아??? OTL)
일주일 다니니 몸이 다시 예전 기억을 해서 배우기가 쉽다.
두달 다녔는데.. 티판 놓고 자유형이 안된다.
배영이야 누워서 가니 대충 돼고..평형도 발차기하면 허리가 아프고..
이러다가 수영을 배울수는 있을까???
그냥 물속에서 운동 하는거에 만족하자..마음 먹었다.
도둑 수영..
아이들 방학이라서 내강습을 쉬고
두아이 데리고 수영 강습을 쫓아 다녔다.
재진이는 자유형,배영은 대충 배웠으니 평형 배우기가 목표.
은영이는 티판 잡고 음~파~배운게 2년전이니 자유형 배우기가 목표.
이 수영장의 문제점은 강습생이 탈의실 들어가는데 신경을 안쓴다는거.(?)
회원카드에 사진을 넣어서 타인양도를 못하게 한다거나
탈의실 들어갈때마다 체크기에 삑 대고 들어가는게 아니라
카운터에 회원카드주고 옷장 열쇠 받아서 들어가는데..
보호자가 아이들 케어하느라 따라 들어가도 전혀 신경을 안쓴다.
여자아이들은 머리 감기나 샤워에 엄마가 따라 들어가는데..
관리해주고 수영장 이층의 전망대에서 기다리며 보는건데..
동네아줌마의 충고
(이런 비리를 밝혀도 될지.ㅠ.ㅠ)
딸아이 수영 강습시키면서 자기도 따라 들어가서 자유수영을 했단다.
두아이 수강료에 내 강습까지는 부담스러워서 나는 도둑 수영을 하기로 결심.
방학특강이이라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수영장 고참 할머님들은
"빨리 개학해야지.."하고 다니신다.
월,수,금은 강습..화,목,토는 자유수영을 아이들 데리고 방학 내 갔다.
원래 신청한 수업은 12시 방학특강인데 셔틀차가 없는 점심시간이라서
신청자가 적어 폐강됐다고 수업 이틀전에 전화가 왔다. 황당~~
방학특강은 월,수,금은 마감이라 해서 성인 강습에 아이들은 넣어준단다.
다녀보니 천만 다행인게..방학특강은 정말 놀다만 가는데..
울아이들은 성인 강습시간이라서 제대로 잘 배웠다는거..
나도 매일 한시간씩 티판 잡고 연습하다 보니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팍..
전의 강사도 "수영은 할수 있는 실력인데 본인의 두려움때문에 못하는 거예요"하더니..
역시 연습은 성공의 어머니다.
지금은 자유형은 풀을 왕복할 만큼 심폐기능이 좋아졌다.
수영장 갈때마다 만나는 우리강사님의 인사
"언제 강습 나오실거예요?"
"아이들 방학이라 ..추석 지나면 올게요"
아마 강사는 내가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몰래 수영하는걸 알겠지만...
앗...창피..
남편왈"도둑수영 하니 좋냐?"
"누군 하고 싶어서 하나?? 가정 경제가 어려우니 그런거지.ㅠ.ㅠ
그리고 내가 두달 다녔고..울 아이들도 둘이나 다니고..
이제 다시 내가 강습 다닐테니..아주 도둑수영은 아니다 뭐.."
재진이는 목표하던 평형도 잘하고 접영 기초까지 배웠고..
물에서 놀기나 하라고 보낸 은영양은 갑자기 자유형을 하더니 배영도 배웠다.
ㅠ.ㅠ
역시 아이들은 겁이 없어..
내일이 아이들 수영강습 마지막 날이다.
내 인생의 불가능이었던 수영을 배운 올 여름이 끝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