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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참된 상냥함은 절망을 헤치고 나온 사람만이 지닐수 있습니다' 이기록은 내가 아이들을 살게 한 기록이 아니다. 아이들로 인해 내가 살게 된 기록이다.ㅡ이책의 맨앞장의 저자의 말이다. 이글에 저자가 할말이 다 들어 있다고 할수 있다. 저자는 이차 세계대전 패전후의 일본에서 성장기를 보낸다. 이웃나라지만 패전후의 묘사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중학교때부터 취업반으로 직업 안정소에서 줄을 서야했던 그는 닷짱이란 남창에게서 선물 받은 '기린'이란 잡지로 인해 인생의 전환을 맞게 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쓴 솔직한 글들이 게재된 '기린'에선 급식비를 다 써버리고 죄책감에 방황하던 소년이야기,도둑질을 하는 아이이야기,자기가 키우는 소에 대해 글을 쓴 소년이야기등등.
어린시절에 배고픔을 못이긴 옥수수 도둑질을 했던 저자는 야스코란 아이가 껌을 훔쳤다가 쓴글을 대화를 통해 긴글의 시로 적게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느끼게 된다..이처럼 이책에 나오는 아이들의 시는 저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중에 하나라고도 볼수 있다..M조선소의 임시직으로 일하던 그는 M조선소의 직원이었던 형의 자살로 내적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자신의 무심함이 형의 자살에 일조했다는 죄책감..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저자가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아이,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지렁이가 기어가듯 못읽는 글을 써오는 학생들을 가르치던 이야기가 이어진다..이 아이들이 쓴 시도 나오는데 갑자기 시골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가르쳐서 책으로도 낸 '윤태규 선생님'이 생각났다. 이런 선생님들을 어린시절에 만난 아이들은 참 운이 좋구나.
저자의 어린이 사랑은 상냥함과 낙천주의란 단어로 표현할수 있다. 아아들의 상냥함과 낙천성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의 슬픔을 함께 나눌때만이 아이들 내면에 숨겨져 있는것을 이끌어 낼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아이들에게 솔직한 글을 쓸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었나 보다.
교직을 그만둔 저자는 오키나와에서의 생활을 통해 고통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모든사람을 평등하게 생각하는, 인간의 상냥함으로 지탱되는 오키나와 문화에서 저자가 생각하던 상냥함의 원류를 느끼게 된다. 참 자주 나오는 중요한 단어'상냥함'...일본과의 문화의 차이인지, 번역상의 어려움때문인지 '상냥함'이란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알수가 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부자연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적절한 단어가 없을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선생님들이 읽는다면 더 좋을 책이지만 가정에서의 선생님은 어머니가 아니던가? 이번에 '자녀와의 대화 기법'을 배우게 된 나로서는 이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로서 아이를 대할때 어리기때문에 가르쳐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 오지 않았는지..아이들을 신뢰하고 한인간으로 존중해 주었던가? 스스로 묻게 되었다.
명령으로 아이를 변화 시킬것인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자기개혁을 일으키도록 아이들을 이끌것이냐. 둘중 어느길을 택할 것인지 교사에게 묻는 말이기 때문이다 ㅡ p193
이 글이 바로 자녀와의 대화 기법의 키포인트다. 아이에게 변화 할수 있게 도와주는 부모와 선생님이 있다면 문제아란 단어는 없어지게 될것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책을 처음 읽어보게 된것인데,겐지로는 제목만 들어본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의 저자였다. 하지만 이사람에 대해 전혀 사전지식이 없던 나로선 책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책앞부분에 저자 소개가 조금더 자세히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분들이 지적했지만 표지의 사진..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겠고 나이도 가늠하기 힘든 저자의 사진때문에 이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지경이다. 저자 사진은 책안으로 옮겨주시길...
책의 첫부분에 요리에가 한말' 씹을 해서 내가 태어난 거야'라는 번역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위한 선택이었는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은어도 아닌듯 싶어서 이상했다.
저자는 글쓰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듯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쓴글에선 감동을 받았지만, 정신없이 왔다 갔다는 글 내용에 몰입이 힘들었다. 저자의 글을 번역한것이라 수정이 힘들겠으나 아이들과 저자의 어린시절이 너무 정신없이 섞이는 부분은 수정을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번역책의 어색함이라기엔 책 읽기가 매끄럽지 못한점은 신경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