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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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곧 30이 되는 지금까지 자취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수원. 대학교와 첫 회사,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까지 모두 서울. 왕복 3시간 좀 안되는 거리를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데요~ 사실 대학교 다닐 때와 첫 회사 다닐 때까지는 귀찮다는 생각은 있었어도 별로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 계속 서서 다녀도 버틸만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좀 힘이 들더라구요. 사무실에서는 계속 앉아 있지, 지하철은 서서 이동하지... 그러다보니 허리가 너무 아프고 체력이 뒷받쳐주지 못합니다. 거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밤에도 좀 일찍 자야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동 시간만 줄일 수 있어도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들었답니다. 이런 와중에 제목이 완전 제 마음과 같은 책을 발견했어요.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빨래, 설거지, 밥, 청소 등 집안일을 종종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혼자 살면서 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다가 결혼을 하게 되면, 과연 내가 집안일을 알아서 잘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되기도 하구요. 자취를 하게 되면 지금보다 돈이 많이 나가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자취의 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꽤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20대 초반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저자는 햇빛 하나 안드는 고시텔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원룸을 얻기까지 많은 경험을 하고, 거기서 자취 생활의 지혜를 하나씩 얻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자취하기 전 가졌던 자취의 로망과 저자가 겪은 자취의 현실을 솔직하게 담고 있어요.


진정한 자유란 나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조금씩 나를 위해 행동하다 보니, 어느새 자유로워진 내가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p27


'자취'하면 '자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행동하게 되죠. 하지만 자취할 때의 자유는 건강 신호에 빨간불을 켤 수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자취를 할 때만큼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없으니, 자취하는 공간과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말합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생긴 시간적 여유를 잘 활용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마음가짐이 아닐까. 단단하면서 유연하기도 한 마음가짐.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p43


점점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의 수. 당연한 말이지만 모두 같은 곳에 살고 있진 않습니다. 누구는 고시텔에 살고 누구는 원룸에 살고 누구는 오피스텔에 살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곳이라고 해서 나 자신 또한 주변을 부러움의 대상으로만 볼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몇 년 전에 느낀 게 '남과 비교를 하는 순간 불행하고 괴로워지는 건 나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비교는 끝이 없어요. 분명 행복한 순간들도 있는데 비교를 하게 되면 그 순간마저도 모른채 지나칠 수가 있습니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 수 있는데, 이때 긍정적인 생각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자취하면서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를 읽기 전에는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자취를 꼭 해야할까?'하는 생각도 없진 않았어요.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의 몇 년을 생각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정말 제목처럼 결혼하기 전에 한 번쯤은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자도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결혼 전 자취생활은 나를 채우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시간이라 말하고 싶다.

《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p210


자취가 유일한 답은 아니지만, 나를 제대로 알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자취 생활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취 생각이 있는 분들이나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한 자취 초보자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진짜 자취의 모습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더라도 나에게 좋은 변화를 주는 자취의 방법을 터득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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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그리다 - 사랑을 부르는 배종훈의 여행 그림 이야기
배종훈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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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생각만 해도 설렌다. 사랑, 그것도 설렌다. 이 두 설렘의 만남을 보여주는 책이 있다. 서양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여행작가, 중학교 국어교사까지, 1인 5역을 맡은 배종훈 작가의 《유럽을 그리다》가 바로 그 책이다. 책은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한 여자와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단순히 작가의 여행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의 첫 부분에서 낯설지만 싫지 않은 만남을 보고난 후에는 달달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핑크빛 에세이의 느낌이 물씬 났다.


그냥 여행 만으로도 설렘이 느껴지는데, 여행지 또한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유럽, 그리고 계획하지 않은, 예상하지 못한 낯선 이와의 만남. 혼자 여행을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꿈꿔봤을 설렘의 조합이 아닐까 싶다. 두 남녀의 만남은 프랑스에 도착을 하고나서도 끊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저자는 자신이 빌린 렌터카를 같이 타고 이동할 것을 제안해 둘은 함께 아비뇽으로 떠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따로 또 같이 여행을 한다.


여행을 하면서 '그녀'를 향한 저자의 감정은 점점 핑크빛으로 물들어 간다. 글로 표현된 저자의 마음을 읽으면서 나 또한 두근두근했다. 저자의 그림과 함께 보아서 여행의 설렘이 더 잘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나는 좋아하는 이성이 생기면 감정이 숨겨지지 않고 표정으로 다 드러난다. 그래서 나는 밀당 이런 거 모르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다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후회라도 덜 하려면 이 방법이 낫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저자도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유럽을 그리다》는 유럽을 배경으로 한, 한 편의 단막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아직 유럽 여행을 가본 적이 없지만, 항상 꿈꾸며 상상했던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 미리, 대신해서 볼 수 있어서 더 없이 좋았다. 언젠가 갈 나의 유럽 여행도 이처럼 설렘 가득하고 그리움도 있기를...

별다를 것 없는 이 길에서 난 참 행복하다. 여행이 주는 설렘은 모두 네 번 찾아온다. 떠날 곳을 정하고 준비하며 기다리는 동안 한 번, 마침내 갈망하던 그 곳에 도착했을 때 한 번, 계획했던 장소와 일정을 벗어나는 순간 한 번,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어느 날 우연히 여행에서 마주친 장면과 비슷한 순간을 만나는 때에 한 번.

배종훈 ∥ 유럽을 그리다 ∥ 여행의 설렘은 中 (p135)

목적지만 생각하다 보면 지나가는 과정들이 모두 가뭇없이 연기가 되고 만다. 무사히 도착하는 데만 관심 갖지는 말아야 한다. 어디든 이르기까지의 과정 그 자체가 여행이기에.

배종훈 ∥ 유럽을 그리다 ∥ 여행의 과정 中 (p154)

끝은 끝이 아니라 언제나 또 다른 시작과 맞물려 있다는 것을. 여행할 이유도, 사랑할 이유도, 끝과 시작이 맞물린 곳에서 피어나기 마련이니까.

배종훈 ∥ 유럽을 그리다 ∥ 아무 것도 끝나지 않았다 中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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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도
박완서 외 지음 / 책읽는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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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나는 캐나다 보우호수, 일본 요론섬, 그리스 스코펠로스 등이 내가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 리스트에 적혀 있다. 인도는 무섭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서 사실 여행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인도 여행 계획은 없을 것 같아서 대신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기로 했다.


《나의 인도》는 박완서, 법정, 신경림, 이해인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표 문인 11인의 인도 여행기를 엮은 에세이집이다. 인도 여행을 마냥 추천하는 글들이 아니다. 11인의 문인들이 직접 인도 여행을 하며 느꼈던 점을 각자의 문체로 솔직하게 적었다. 중간중간 인도의 사진도 있어서 한 템포씩 쉬어가며 읽기 좋다.


《나의 인도》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특히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끊임없이 담았다가 비워 내는 여행인 것'이라고 표현한 박형준 시인의 문장이 이 생각을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영원한 건 없었다. 사랑도, 취미도, 취향도 자꾸만 변해왔다. 익숙한 것이 떠나면 상실감을 느끼는데, 박형준 시인의 문장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하나를 비우면 새로운 하나가, 혹은 전에 비웠던 그 하나가 담길 것이니,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며 사는 것이 삶이라는 여행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항상 생각해왔다. '친구가 힘들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나였으면'하는 생각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나희덕 시인님의 <속도, 그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건지 명확하게 알았다. 나는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그늘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살면서 이 그늘의 크기를 더 넓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그늘을 찾게 만들고 싶다.


《나의 인도》를 읽으며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모습들은 사진 한 장으로 담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인도는 풍경으로 기억되는 곳이 아니라 사람으로 기억되는 곳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단순히 여행 에세이라고 말하기엔 아까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도 《나의 인도》는 거리낌없이 삶의 방향을 잡아줄 것이다.

평화(샨티)와 장소(니케탄)가 합해진, 조합해 보면 평화의 장소라는 뜻의 샨티니케탄. 그 호숫가 마을에서 한 아낙이 물 단지에 물을 채웠다가 다시 따르는 의식을 되풀이했다.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끊임없이 담았다가 비워 내는 여행인 것인지.

《나의 인도》 p43 ∥ 박형준 ∥ 시성의 숨결 밴 땅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만나다 中

내 한몸 쉴 그늘을 찾아다니며 살아왔을 뿐 스스로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주지 못한 내 모습이 거기서는 잘 보였다. 그동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이리저리 그늘만 찾아다녔을 뿐 제 뿌리와 그늘을 갖지 못해서라는 걸 뒤늦게야 깨닫게 된다.

《나의 인도》 p166 ∥ 나희덕 ∥ 속도, 그 수레바퀴 밑에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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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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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수없이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다. 일상 속에서 듣는 질문들은 '밥은 먹었니?'와 같은 평범한 질문들이고, 독특한 질문들은 회사 면접장에서나 가끔 듣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질문들 중에서 '나'를 알기 위한 질문들은 몇 개나 될까?


《질문》은 그 어디서도 흔하게 들어본 적 없는 질문 365개를 우리에게 던진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책이 두껍고 질문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아 살짝 겁이 났는데, 책을 펼쳐보니 정말 질문만 덩그러니 있어서 놀랐다.


책의 구성은 왼쪽 페이지에 영어로 된 질문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한글로 된 질문이 적혀있는데, 첫 번째 질문을 읽어보면 이 두 질문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구성했지?' 생각하며 마지막 질문 페이지를 넘겨 봤는데, 마지막 영어 질문이 첫 번째 한글 질문과 같았다. 영어 질문으로 읽으려면 맨 마지막 페이지부터 앞으로 넘겨야 하는 것이다.


책이 질문을 담은 책인 만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 자체가 서평이 될 것 같다. 365개의 질문 중 몇 질문만 선정해서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적어볼까 한다.


13번 째 질문 : 쓸쓸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쓸쓸함은 나의 마음 속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쓸쓸하다고 생각하면 쓸쓸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쓸쓸하지 않은 것이다. 전에는 혼자 있으면 쓸쓸한 것이라고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었는데,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쓸쓸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낀 후에는 쓸쓸함이란 내 마음먹기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있어도 알차고 재밌게 보낼 수 있다면 쓸쓸하지 않고, 곁에 누군가가 있는데도 쓸쓸함을 느낀다면 그 사람에게 많은 걸 의존하고 있는 나를 되돌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148번 째 질문 :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이 늘어난다는 것일까요?

새해와 어울리는 질문인 것 같아 뽑아봤다. 질문을 보자마자 걱정, 두려움 등 부정적인 것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어릴 때는 큰 걱정 없이 놀았지만, 해가 넘어갈수록 놀 때도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현재 나는 대학교 4년 내내 배웠던 전공을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 기웃거리고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 하기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어쩌면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는데 조금 늦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럼 나이를 먹는다는 건 부정적인 결과밖에 없을까? 20대의 끝자락에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불안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겠지만, 더 많은 세월이 지나면 노련함과 지혜로움 등 긍정적인 것들이 더 많이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


298번 째 질문 : 당신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나에게 사진이란 '순간의 추억을 담는 것'이다. 사실 내가 사진 찍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 4년 전, 나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게 되면서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사진은 일상 속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즐거웠던 추억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사진은 또 기억 저장 기간을 늘려주기도 한다. 내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을 때는 어느 장소를 가든 놓치는 순간들도 많았고 몇 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더 많은 것을, 더 오래 기억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앞으로는 더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


이 책은 하루에 한 질문씩 보며 답해보기를 권한다. 이상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답변을 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또 이 책은 한 번 보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닌, 만년달력처럼 해를 거듭하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답을 기록해두고 그 다음 해에는 같은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지, 전과 같을지 다를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질문에 답을 해보며 한 해 한 해 발전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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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 지혜와 평온으로 가는 길
혜민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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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고민, 걱정이 많을 때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식처를 찾게 된다. 이 마음의 안식처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존재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 안식처는 책이다. 요즘에는 주로 새벽에 책을 읽는데, 주변의 소리가 거의 없어 온전히 책에만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럼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춰 하루 중 제일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읽느냐이다. 많은 분야의 책들이 있지만, 이럴 때 읽는 책으로는 에세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읽었던 에세이들을 보면서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안정을 찾아준 책은 뭐였을까 생각해보니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래서 혜민 스님의 신간 소식이 더 반갑게 들려왔다.


현재 베스트 셀러인 혜민 스님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삶에는 고요함의 순간들이 있어야함을 강조한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전에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그것들이 나의 마음을 치유해 주어서 내 본래 마음과 만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일까 했는데, 책을 읽어 나갈수록 이 제목의 의미를 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조용한 새벽에 책에 집중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앞서 말했는데, 이를 마음에 적용하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고요함을 찾는다는 건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 집중을 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듯이, 다양한 경험 끝에 나만의 안식처를 찾게 될 수 있듯이 마음의 고요함을 찾는 것도 많은 연습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연습을 해야 한다. 삶이 편한 일들로만, 행복한 일들로만 가득차진 않을테니 말이다. 힘들 때마다, 지칠 때마다 마음의 고요함 속에서 점점 밝아지는 잊고 있던 목표나 가야하는 길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과 정신이 지친 날,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을 읽으며 평온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따라서 고요한 침묵은 텅 비고 의미 없는 죽은 공간이 아니라 모든 생각과 느낌을 만들어내고, 그들이 존재하도록 그 공간을 제공하고, 사라지려고 하면 품어서 소멸하게 하는 자애롭고도 살아 있는 공간이다.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268

시간과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해서
안 되는 일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지는 마세요.
적당한 시점에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지혜입니다.
포기한다고 끝이 아니고 새로운 길이 또 열립니다.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26

산 아래에서는 정상이 잘 보이지만
막상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나무에 가려 중간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목표를 세워 앞으로 갈 때도 한창 노력하고 있을 땐
앞으로 가고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아요.
진보가 없다고 느껴질 때 사실 진보가 있습니다.
주저 말고 계속 가세요.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49

길을 걷다가 콧가를 스치는 라일락 향기,
미세먼지 없이 선명히 보이는 남산 모습,
라디오에서 나오는 처음 듣는 좋은 음악,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해준 서점 의자,
생각하고 있던 친구에게 온 안부 문자,
하루 일정이 일찍 끝나 모처럼 생긴 여유.

여러분은 언제 소소한 행복을 느끼세요?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113

상처를 준 사람의 입장에선 항상 별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상처받았다는 사람은 많은 상처를 줬다는 사람은 없다.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173

계산하는 분별심을 아예 내지 않으면 좋겠지만, 설사 그런 마음이 일어난다 해도 처음부터 ‘내가 조금 더 일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내 마음이 편안하다.

혜민 ∥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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