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hs 출시되었던 것이나 

아니면 개인 녹화했던 영상인데 유튜브 업로드 되어 있으면 

그 수고 기울인 사람에게 감사하게 된다. 오늘도 유튜브 찬미. 


자막에도 "Leningrad"로 표시되는 걸 보면 91년 전 제작되었을 이 다큐. 

므라빈스키: 소비에트 지휘자, 러시아 귀족.


시작할 때 출연하는 바이얼리니스트가 

"그의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기 전에도 나는 뛰어난 바이얼리니스트였다. 

그러나 내가 진정 음악인이 된 건 그와 함께 일하면서다" 이런 말 한다. 


한국에서, 기록할 가치가 있는 

이해의 역사도 오해의 역사도 빈곤하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학파가 없고 학풍도 없고 (또 없는 것이 무엇이 있음?) 여러가지가 부재하는 이유를 저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도 진짜로는 이해하지 않으며 그렇게 이해가 부재하니 오해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가에게서) 강력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원래 뛰어난 바이얼리니스트였지만 므라빈스키의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다음 나는 진정한 음악인이 되었다. : 이 비슷한 경험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희귀할 것이다. 


전세계 최고 모범 방역국인 덕분에 

지금 걱정 없이 유튜브 많이 보면서 이런 잡념에 빠질 수 있는 것은 잊지 않는다. 

그래도 뭐 그러니까 내가 한국인이므로 언제나 비판적이 될 자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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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주 재미있다고 

그린버그 교수가 추천했다. 

부제가 책 내용을 깔끔하게 요약한다. 베토벤 시대 이후 작곡가들에게 가해진 비평가들의 공격.

새로운 음악은 거의 언제나 주류 비평가들에게 공격의 대상이었다. 지금 클래식 음악의 고전이 된 곡들 거의 모두 고루하고 편협한 비평가들의 거친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음악, 서양 고전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줄 모르면서 갖고 있던 편견이 

이 음악은 거의 그 역사 내내 "주류"였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지배계급의 것. 

그러므로 보수적인 것.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음. 

전혀 그렇지가 않음. 베토벤의 음악이 지배계급의 후원을 받았다 해서 지배계급의 음악이 

되는 것이 (당연히) 아니었. 특히 19세기에는 음악이야말로 서구의 정신적 삶에서 가장 첨단에 

있던 것이었.  


아무튼 이 책에서 다수 인용하고 (들어본 인용은 엄청났다. 정말 격하게 공격한다.... 음악이 유럽 각국에서 

가졌던 지위를 여기서도 알 수 있을 듯) 이 책 구해다 읽으라고 권하는 그린버그 교수의 말 들으면서 


비슷한 책을 한국에서 기획한다면? 

........ 이 상상 피하지 못함. 


반대의 취지에서 

주례사 비평의 역사를 책으로 묶는다면? 


주례사 비평이 텍스트에 대한 이해나 오해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듯이 

혹시 "혹평"이 있다 해도 그 또한 텍스트에 대한 이해나 오해와는 상관없이 일어나지 않는가, 한국에서는? 


(그게 음악이든 문학이든 영화든) 

책으로 묶을 가치가 있는 혹평의 역사가 부재한다면 

그 또한 자책할 일이고 성찰을 요구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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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버그 교수는 

거의 모든 강좌를 역사학 강좌처럼 짠다. 

thinking like a historian. 이게 본능이 된 것 같은 분. 

요즘 듣는 건 How to listen to and understand great music, 제목은 이런 것이라 

음악"사"로 접근하는 게 가장 좋은 접근일 거 같지는 않은 강의인데, 이것도 완전히 음악사 과목으로 만들었다. 


낭만주의와 러시아 민족주의를 지나 

모더니즘으로 진입했는데, 특히 이 시기, 19세기 후반(그 중에서도 1870년대 이후?)에서 20세기의 처음 두 연대 정도 동안에 음악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교수가 늘 격하게 열정적이긴 했지만 특히 더 열정적이었다. 20세기의 난해한 음악, 보통 감상자들이 듣기 꺼리는 음악을 옹호하다가 이런 말을 한다. "세상에서 좋은 것 전부는 아니라도 거의 다가 획득되는 취향(acquired tastes)이다. 바닐라보다 초콜렛이 맛있어지고 세븐업이 아니라 모모 고급 몰트 위스키 맛을 알게 되고 포드보다 페라리가 왜 좋은가 알게 되는 것. 세상에 획득되는 취향이라는 게 없다면, 10세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50세 중년이 좋아하는 것 사이에 아무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나이 든다는 건 오직 늙어감일 뿐일 것이다. 그런 세계는 상상하면 끔찍한 세계다...." 


포드보다 페라리. 이 예는 좀. 

바닐라보다 초콜렛. 이 예도 좀. 

......... 그렇긴 한데 "획득되는 취향"을 격하게 옹호함에는 같은 편 되지 않을 수 없다. 




쥐꼬리만큼 음악사 강좌 듣고 나서 이런 감상이 생겨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음악에서 급진주의는 다른 예술에서 급진주의보다 진정 더, 급진적으로 급진주의일 거 같다.

무엇이 완전히 끝나는 일. 이런 게 음악에서는 더 현실적일 거 같다. 무엇이 완전히 끝나고 새로운 시기가 시작하기. 문학이라면 무엇도 완전히 끝나지는 않는 (그럴 수가 없는) 듯한 반면.  


음악학자이면서 동시에 철학자고 문학 연구자라면 

음악학에서 가져올 수 있는 흥미로운 통찰, 도움이 많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아도르노의 경우에 그의 음악학과 철학이 분리되는 경향이 있는 걸 보면 

혹시 많다고 해도 실제 투입은 또 별개의 일일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몰라 보았을 뿐이지 

아도르노의 철학 저술 어디에든 음악학자 아도르노가 있는 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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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ining 오프닝의 그 음악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그럼 이걸 이제 들어야 하는데..... 

들어야 하지만 들을 시간이 없던 중 리스트의 <죽음의 춤> 듣게 되었다. 

새벽에 듣는 그린버그 교수 강의에서, 19세기에 음악 낭만주의가 갈 수 있던 끝까지 간(가려 한) 작품의 예로 그가 든 것이 이것이었다. 듣다 흠칫, 함. 여기 The Shining 오프닝 그 음악과 거의 똑같은 대목이 있다. 


그게 그러니까 Dies Irae라는 중세 교회 음악이 출전인가 보았다. 

그러니까 리스트도 베를리오즈도 그 중세 교회 음악을 자기 식으로 다시 썼나 보았다. 

리스트가 먼저 썼다면 그러는 리스트를 보고 베를리오즈가 따라 한 것인가? 


아무튼 교수의 설명이  

그렇게 이해되었다. 중세 교회 음악에서 먼저 그 웅장하고 크리피하고 애도하는 듯한 선율을 썼고 

그것이 이 두 낭만주의 작곡가들에 의해 다시 쓰이게 되는데 리스트의 <죽음의 춤>의 경우엔 당시 음악에서 표현 가능했던 전부가 압축되고 음악의 미래를 예고하는 걸작이어서 들을 때마다 전율을 금치 못하는 반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교회 바자 배경음악 같다. 


이로써 잠시 얻었던 마음의 평화는 

없었던 일이 되었다. 이걸 언제 다 들어봄. Dies Irae는 지금 유튜브 찾아보니 

이 또한 여러 버전으로 존재하나 보던데.  


 

그런데 유튜브 진정 21세기 만인의 동지, 그런 것이지 않나 생각한다. 

무엇이든 들어볼 수 있다. 유튜브가 없다면, 음악 관련 독서하면서 모르는 곡들을 전부 모르는 채, 계속 모르면서  

읽어야 했을 것이다. 거의 전부 그런 곡들이라 사실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도르노의 <음악 사회학 입문>에서 20세기 선진 음악의 예로 거론되는 곡들, 유튜브 없었으면 전부 기약없는 미래에 맡겨야 했을 것이다. 지금이라고 다 찾아듣는 건 아니지만 찾으려면 바로 찾을 수 있음을 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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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ble에서 준 아마존 20불 쿠폰으로 

뭐 사나 고민하다가 이 책 (약 18불), 몇 년 전 화제였던 Emily Wilson의 번역 Odyssey (9불), 그리고 

리스트 3부작 전기 주문했다. 앨런 워커의 3부작 전기. 여러 상들 받았고 널리 찬탄, 경외의 대상인 그의 리스트 전기. 18년 출판되면서 역시 널리 호평 받은 그의 쇼팽 전기. 리스트 전기 사고 싶었는데 살 이유가 (.....) 사실 없었다. 쿠폰이 이유를 제공함. 몇 문단 미리보기로 보면서 감탄했었다. 학문. 연구. 이것의 신세계 보는 느낌이었다. 사상가나 작가들 전기와 연구서 안 읽어도 확인은 자주 하고 구입도 많이 하는 편인데, 신세계 보는 느낌 이런 건 잘 들지 않는다. 워커의 리스트 전기는 뭔가 달랐다. 쇼팽 전기. 39세에 죽은 사람의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가 저렇게 많다니... 이 속물적 생각 막지 못함.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이 (마이클 틸슨 토마스는 이 교향악단 음악 감독) 

만드는 Keeping Score. 이 시리즈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몇 주 전 올라온 것들이 있고 

지금 막 업로드 되는 것, 다음 주에 공개 예정인 것들 등이 있다. 어제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 클래식 입문자들에게 무한히 도움될 듯한 시리즈. 


주로 형식이 1시간 30분-1시간 50분 분량 안에서 다큐멘터리 +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의 공연, 이 형식인 

듯하다. 다큐멘터리로 작곡가와 작품(공연이 포함될) 개관을 하고 그리고 공연으로 이어지는. 


말러 편 도입부에서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말러의 음악은 나를 다른 사람이 되게 한다. His music makes me a different person" 이 말을 아무 모호함, 아이러니, 경계 같은 거 없이 한다. 가장 자명한 (말러 음악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진리를 말하듯이 한다. "나를 다른 사람이 되게 한다"는 말을 저렇게 하는 사람은 처음 (아니면 아주 오랜만에) 보는 거 같았다. 댓글 중엔 이런 것이 있었다. 


"나는 말러 교향곡 1번을 십대 후반이던 60년대 말에 처음 들었다. 레너드 번스타인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이 이 놀라운 음악을 그들의 경이로운 레코딩으로 세계에 알리던 그 시기에 내가 그 나이였다는 게 어떤 행운이었나 나는 자주 생각한다. 지금 나는 60대 후반 나이다. 이 음악을 이 긴 세월을 가로지르며 들으면서, 나는 울고 싶어진다. 내가 말러를 알아야 했던 바로 그 시기에 말러가 내게 왔고 나는 말러에게 영원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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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0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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