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가 연주한 굉장히 이상한 열정 소나타도 있다. 

x 0.75 속도. 이건 혹시 농담인가요? 이것이 그의 해석인가요? 

(........) 이러게 되는. 웃어도 되는 건가요. 


이에 대해 피아니스트와 음악학자들이 여러 말들 했겠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어떤 게 정설일까. 


특히 (광적으로 빠른) 리히터의 열정 소나타를 표적으로 한 공격적 해석 같은 건가 혹시? 

그런데 그건 전혀 아닌가 보았다. 글렌 굴드에게 역대 최고 피아니스트가 리히터였다고 한다. 

굴드는 리히터가 스튜디오 녹음을 혐오해 스튜디오 앨범을 별로 만들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리히터를 캐나다로 초청해서 자신이 프로듀서로 리히터의 레퍼터리 전부를 앨범 제작하려 했다. 

리히터는 굴드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러나 이미 몇 년 잡혀 있던 연주 일정 안에서 캐나다에 올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고 세월이 지나다 굴드가 타계한다. 20세기 음악사에서 전설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협력이 

이렇게 무산되었다. : 이런 얘기 오늘 아침 유튜브에서 읽음. 





젊은 (젊고 힙한) 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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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터 연주 들으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겸손한데 광적인. 번민과 희열이 공존하는. 

투명한. 폭발하면서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어려서부터 오래 들어왔다면 

감수성이나 지향의 일부가 되었을 거 같기도 하다. 

그는 1915년생이고 1997년에 타계했다. 어려서부터 들어왔다면 

생전의 그를 기억하고 그의 죽음도 기억할, 동시대인이셨던 것임. 



그런데 여성 피아니스트가 드물고 

'거장' 여성 피아니스트는 더욱 드문 이유는 

드레스를 입기 때문 아닌가. 열정 소나타 (24분 정도 길이인) 연주하면서 

바렌보임은 (한 2악장 중간 정도 지나면?) 땀을 비오듯이 흘린다. 건반으로 땀이 줄줄 떨어진다. 

리히터가 쇼팽의 녹턴 중에서 고요하고 부드러운 걸로 유명한 녹턴을 연주할 때 

(특히 힘이 들거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곡을 연주할 때) 그의 셔츠가 땀으로 다 젖곤 했다고 한다. 

등과 어깨 가슴이 드러나는 드레스는 많은 양 땀흘리면서 입기엔 곤란한 옷 아닌가. 


작업복 같은 옷 입고 피아노 앞에 앉은 리히터 같은 

그런 여성 피아니스트 이미지도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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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계속 보게 되는 사진. 

젊은 라흐마니노프. 


그는 스크리아빈과 모스크바 음악원 동기였다. 

졸업에서 그가 최우등(금메달?)이었고 스크리아빈이 우등(작은 금메달?)이었다. 

차이코프스키가 심사위원장이었던 작곡 시험에서 그는 만점을 받았다. 아니 만점이 5점인데 

차이코프스키가 평가표에 5점을 쓰고 그 아래 위와 좌우에 +1을 추가하여 총 9점으로 만점을 4점 초과했다. 

차이코프스키의 만점에 4점 추가는 모스크바의 전설이 되었다. 


이런 얘기 강의로 듣는다. 

교수가 강의 내용을 참 잘 짠다는 생각도 든다. 

클알못들에게 (가십 차원에서라도) 재미있을 내용이 반드시 있고 이어 

본격적으로 (이해하려면 아마 시간과 끈기가 필요한) 중요한 내용 제시한다. 

라흐마니노프도 에튀드를 작곡했던데 "빨간 두건" 에튀드, ㅎㅎㅎㅎㅎ 이런 것도 있다. 

굉장히 신기하던데 말입니다. 




리히터에게도 광적인 팬들이 적지 않아서 

아마존에도 유튜브에도 그들이 쓴 열광하고 찬사하는 글들이 있다. 

(어디 더 있겠지. 책으로 읽고 싶다.....) 어제 본 유튜브 코멘트는 


Richter is one of the top 1 pianist ever! 


(..................) 이런 열광 너무도 재미있고 좋음. 

9시가 되었나 했더니 앞집 공사도 시작했다. 어제 공사 소음 버티다가 

미치는 줄 암. 오늘 어떤 방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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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사 중인 앞집에서 나는 소음이 

인간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나 시험하는 소음이다. 시험 치르는 중. 

아 정말. 견딜 수 없는데 

그렇다고 갈 데도 없고 

........... (있나) 


강의를 두 개 제작했고 

(1인 제작. 원맨, 이 아니라 one woman, one woman freak show) 

두 개 더 제작해야 하는데 일부 만들다가 공사 소음까지 녹음되길래 일단 미루었다. 

히치콕의 Rope에서 창 바깥 맨하탄의 교통 소음같은 소음이 녹음된다면, 졸려서 자게 되는 청취자에게 

그 소음은 자장가일 듯. 공사 소음은 자장가가 아니었다. 이번 학기 특히 신입생들에게 전과목 진행되는 온강. 

어처구니없을 듯하다. 대학은 들어왔지만. 공사 소음 녹음된 mp3 파일이 강의. 

 

리히터는 외모도 매혹적이다. 

어떤 사진에서는 말론 브란도와 퀀틴 타란티노가 같이 보이고 

어떤 사진에서는 우디 해럴슨이 지식인이었다면 비슷했을 이미지다. 




계속 보게 되지 않습니까. 

외모도 enigmatic. 


미국 공연에서, 명성 있는 예술가들을 가혹하게 비판하는 걸로 유명했다는 비평가가

"그는 주저하며 연약해 보이는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청중이 그를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나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았고 그리고 나는 내 생애 최고의 연주를 들었다" 식으로 리뷰했다고. 

그는 지구를 흔든 피아니스트로 불리기도 했고 세기의 피아니스트로 불리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그의 동영상 (사진 아니라) 보면, "주저하며 연약해 보이는" 정말 그렇다. 언제나 내면을 향하기 때문에? 

자기 내면 어딘가에 언제나 정박해 있기 때문에? 아무튼 외향성의 정반대에서 오는 연약함. 




이런 연약함. 

그러니까 사실은, 강인함. 

"self possession"의 연약함(이자 강인함). 

사람은 저런 얼굴을 갖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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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터 열정 소나타 말고 다른 연주들도 유튜브에서 들었는데 

다 비슷하게 놀라웠다. 음질이 좋지 않아도 시작하면 집중해 듣게 되는 힘. 

클알못도 바로 끌어들이는 힘.  


음악 관련 강의 아무리 들어도 

아무리 교수가 너 이제 이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알겠는데 나중에. 였다가  


리히터 음반 검색하고 있다. 다 사야할 거 같아지고 있다. 

하지만 산다 해도 어디서 뭘로 들으려고. 이 고물 pc로? 그러니 어쨌든 당분간은 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미친 척하고 기기(...)부터.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냐면서 빚을 내서라도. 





쇼스타코비치의 <증언>이 그렇듯이 

이 책도 고마운 책일 듯하다. 리히터는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고 

인터뷰 아니라도 남들에게 자기 삶 말하길 꺼렸다고 한다. 그가 자기 삶과 음악 주제로 길게 말한 

몇 안되는 사람이 위의 책 저자(브루노 몽생종.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고 음악가?)고 이 책은 

리히터에 대한 일종의 전기, 파편적 전기같은 책이 된다고 한다. 독특한 형식인데 읽으면 

극히 흥미로운 인간, 그의 경이로운 삶을 보게 되고 삶과 예술에 대한 비범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니 

"must read". 



 



그의 얼굴과 분위기가 

그의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는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들 거 같은 얼굴과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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