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읽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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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수록작 '나무괘 사랑' 은 시간을 크게 뛰어 넘는 두 사람의 문자 교환이다. '너의 이름은' 에서 메모로 서로에게 남기는 짧은 일기와 사진은 저 쪽에서, 지금이 아닌 다른 시간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런데 그 소통의 상대가 에도시대, 몇 백년이나 전 시대의 사람이라면, 스마트 폰 대신 골동품 궤짝에서 나온 판자에 고어로 나도 모르게 적어보는 몇 줄이라면, 다만 그가 내 나이 또래 스무 살이라면 (아, 저 말고, 주인공 다마미 말입니다....). 사랑, 이라면. 그 자리에 가지 말아요. 그곳에선 대학살이 벌어집니다. 그러니 님하, 그 강 건너지 마오. 공무도하.

 

영화 '시월애'에서 가슴 저린 기다림과 엇갈림에 한숨을 쉬었고, 알고 보니 한동네 주민이었던 남편을 보면 역시 모든 건 타이밍인가 싶다. 타임슬립이 흔한 소재라지만 시간의 엇갈림 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다. 만일 그 때, 미래의 누군가가 내게 쪽지를 건네주었더라면, 상상해 보는 황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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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4-1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사가 심한가요? 어젯밤 동생이랑 문자를 하는데 삼한사온이라고 하든디.

유부만두 2018-04-12 07:57   좋아요 0 | URL
이젠 봄엔 대기예보랑 마스크 챙기는 건 일상이에요.
삼한사온...맞네요. 꽃샘추위 라기엔 꽤 추웠어요. 그러다 어제 그제는 따뜻하고요. 주말에 비온다고 하니 삼한사온. ^^

비연 2018-04-1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기가 넘 나쁘네요..ㅜㅜ;;;

유부만두 2018-04-12 07:57   좋아요 0 | URL
네 마스크 챙기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주말을 달렸다. 칼로리를 넉넉히 적립해놔서 한동안 걱정 없겠지만, 입맛은 펄펄 살아있어서 다음주도 어쩔지 나는 모른다. 막내와 밀떡으로 떡볶이를, 어묵과 버섯을 넉넉히 넣은 우동을, 맑은 콩나물국을 곁들인 낚지볶음밥을, 입가심으로는 치즈케익과 커피, 그리고 드디어 5승을 이뤄서 공동 8위를 한 엘지팀을 축하하며 통닭을 ...

 

그러느라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로 시작해서 교토 소설들을 읽으려 한다. 동아리 대학생들과 도깨비인지 어떤 정령들인지 대거 나오는 단편소설집. '가오가마 소 호루모'는 열명의 대표 선수들이 천 마리의 미니 도깨비들을 이끌고 대학별 대전을 펼치는데 두 여학생들의 우정이 귀엽기도 별나기도하다. 포켓볼을 한번에 내던지며 '가랏, 피카추우~~~' 하면 저 짝에서 '네 차례야, 이상해 씨이!' 다만 이 몬스터들은 귀여운 외모가 아니고 건포도를 먹어야 기운이 솟는다고. 교토의 상징이라는 가모가와 강변에서 비오는 날 벌어지는 대전, 사다코와 쇼코의 우정의 확인. 시스터 후드.

 

정신을 차려야겠다. 주말엔 뭣에 홀린듯 달렸다. 월요일, 일탈은 그만, 정상으로 돌아오자. 일단 브런치 라면 물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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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4-0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떡볶이는 가능한데, 낙지볶음밥은 못 해서요. 완전 침이 고입니다.
LG 공동 8위 축하드려요~~ 8위에 통닭이니까, 1위 하면~~~ 으흠~~~~~~~^^

유부만두 2018-04-10 08:19   좋아요 0 | URL
ㅋㅋㅋ 기둥 뽑을까봐 LG는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 속 터지는 애증의 팀이죠. 낙지 볶음밥은 (실은 남은 양념에 낙지 쪼끔만 넣고 빨리 볶아 버린 거에요. 양이 적어서 계란을 세 개나 부쳐서 얹었고요)

목나무 2018-04-0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 게 남는거죠. ㅎㅎ
저도 주말에 배를 든든히 채웠는데 지금은 텅텅 비었어요. ㅜㅜ
빨랑 퇴근해서 또 채워야징. . ㅋㅋ
맛저녁하셔요. ^^

유부만두 2018-04-10 08:2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요즘 식욕 돋는 막내 덕에 반강제 요리사입니다. ^^
해목씨는 더 드셔야해! 그렇게 말라서 어쩌우. (이건 참견 잘하는 아줌마 모드로 썼음)

꼬마요정 2018-04-0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뷰만두님~ 블루보틀 서울에 삼청동이랑 명동성당이랑 또 어디 들어온다더라구요~
반가운 소식이라 달려왔어요 ㅎㅎㅎ

엘지를 응원하시는군요 ㅎㅎ 저는 롯데연고지라 야구 끊었습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18-04-10 08:21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블루보틀 궁금하네요. ^^

롯데....하....지난 주말 없이 사는 팀 끼리 참 맘이 짠했어요. 서로 누가누가 못하나 ... 이래서 엘롯...이라고 부르나봐요. 야구를 끊으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그 비법은요?

psyche 2018-04-1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야구 팀이 전부 몇개야? 나는 한 8팀 정도인줄 알았는데 공동 8위라고 하는걸 보니 최소 꼴찌는 아니라는 듯?

유부만두 2018-04-16 07:49   좋아요 0 | URL
총 10개에요. 요 며칠 잘해서 4위로 올라섰고요.
 

혜진아, 문학동네에서 새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가 나온대. 예전에 열린책들의 두 권짜리 벽돌 판으로 읽으면서 손이 아팠던 기억도 새롭더라. 막연하게 아버지를 살해하는 아들, 이야기로만 알고 시작했는데 첫권 700쪽이 끝나도록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패륜의 마음으로 조바심이 났었지. 한동안 도스토예프스키를 찾아 읽고, 좀 더 우아한 톨스토이도 읽느라 겨울만 오면 사각형 털모자를 사고 싶었어. 우리 함께 페테르부르그에 가기로 한 약속 잊지않았지? 사실 나의 러시아 문학 읽기는 석영중 교수의 입문서들 덕이었는데, 설명이 너무 재미나서 소설을 찾아읽고, 또 읽고 그 긴 이름을 후루룩 라스콜리니코프, 하고 한 호흡에 말하게 되었어. 그런데 석영중 교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 전에 우리끼리 말했지?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석 교수의 평엔 어쩐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그런데 말야, '전쟁과 평화'를 읽고나니까 난 톨스토이가 더 좋아졌어. 그의 도덕책 같은 '부활'은 치워뒀지만 이번에 나온 '하지 무라트'는 좋더라? 얇고 (이거 중요함) 묵직하고 거친 야생의 맛, 이 살아있는데 그래도 그 중심엔 인간, 맞어, 결국엔 인간을 읽는 거니까, 인간을 만날 수 있었지.

 

 

 

작년에 절판된 모출스키 평전도 구해놓으니 얼마나 뿌듯하던지 몰라. 내가 자랑을 했던가? 읽는 건 뭐 천천히 언젠가, 할 거야. 약속.

 

 

우리 같이 러시아 강연 찾아 듣고 책 읽고 그랬는데, 그게 벌써 한참 전이네. 이번에 새로 나온 석영중 교수의 '인간만세', 카라마조프 형제 읽기 책을 얼른 샀어. 네 생각이 먼저 났지. 서문 첫 부분부터 AI나 휴먼게놈 프로젝트, DNA 조작 등을 언급하며 '인간성'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는 저자는 인간성이 사실 뭔지는, 인간이란 게 뭔지는 그닥 명료하게 적어놓질 못했어. 그냥 어르신들 말씀 같은 느낌도 들어서 살짝 지루하려던 차에 본론이 시작하지. 두둥. 이 책은 얇아서 그나마 다행이야. 하지만 그 깊은 속은 인간, 만큼 복잡하고 어지럽겠지. 혜진아, 할 말이 많아. 함께 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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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4-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만세는 저도 읽고 싶어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온라인에선
제값을 다 받더군요. 얇은데 값도 오지게 비싸고...ㅋ

유부만두 2018-04-08 16:01   좋아요 0 | URL
도서관 이용하시는 방법도 있어요.
 

삼청동에 지점 연다고 소문만 소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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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3-27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연다고.. 오보라고 했다지만 열어주면 좋겠어요^^

유부만두 2018-03-27 08:44   좋아요 0 | URL
아..오보였군요. 아쉬워요.

psyche 2018-03-27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블루 바틀 커피 못 마셔봤어.ㅜㅜ 다음번 엘에이 갔을때 꼭 마셔야지

유부만두 2018-03-27 08:45   좋아요 0 | URL
저도 뭔 맛인지 궁금해요. 그런데 산미가 강하다고들 하더라구요. 언니의 맛평가는 어떨까?

psyche 2018-03-27 15:14   좋아요 0 | URL
난 산미 강한 맛은 싫어하는데.... 기대를 살짝 접고 마셔봐야겠다

다락방 2018-03-2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저는 얼마전에 친구가 미국에서 보내줘서 마셔봤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으쓱)

유부만두 2018-03-27 08:4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전 마셔본 사람이 친구입니다!!!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