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읽기는.... 드라마도 보고, 밥도 먹고, 많이 먹고, 또 먹는 주말이었다. 화창하고 시원한 날씨, 아이 학교 행사로 바쁘게 다니고, 숙제도 시키고, 지쳐 늘어져 있고 (밀린 일은 잠시 덮어두었다) 앗, 이불을 빨아널었어야 했는데! 오늘 비 오쟈나.

 

나는 일드를 pooq 어플을 통해서 봤다. 우리집에는 테레비가 없다. 거실 공간이 부족해서 그냥 책장을 더 들여놓아버렸지. 그렇지만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더 찾아보고 있으니 이건 티비 없는 의미가 없지. 요즘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민중의 적'과 '언내츄럴'.  일어공부한다고 핑계를 대기에는 자막이 꼭 필요하고요, 리스닝은 어째 발전되는 느낌도 들지 않지만, 과장된 셋팅과 뻔한 관계가 빠른 흐름 (주로 10부작), 그리고 철칙같은 일드 공식에 맞춰서 쉽게 쉽게 진행되니 얌전히 따라가면서 (욕도, 공감도 하면서) 봤다. 사연 있는 주인공, 대쪽 같은 직업의식, 동지인줄 알았던 자의 배신과 후회, 그리고 해피 엔딩,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복수는 해야하고, 잔인한 장면은 ....으.... 심하게 다 나온다.

 

 

'민중의 적'은 입센의 작품이 아니고요..... 고졸의 가정주부가 시의원이 되고나서 생활인의 정치를 펼치며 정당 파벌 싸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 주인공 뒷편에 놓인 미니오븐이 탐났고요...

 

 

이런 황금멘트도 있습니다. 전업주부 남편의 살뜰함이란!

 

어젠 '앤트맨과 와스프'를 봤는데 전편을 안본 상태여도 줄거리를 따라가기에 어렵지는 않았다. 이웃님의 지적대로 인종별 스테레오타입, 한숨 나오게 반복되고요. 영화 내내 저 벌레들 어쩔...하면서 본 나는 곤충이 너무 싫은 사람입니다. 드라마에도 개미 이야기는 반복되더라구요.

 

 

'언내츄럴' 은 의문사, 혹은 자살로 지나칠 뻔한 살인사건을 다루는데 '메르스' 사태도 나오고 '동반자살'의 어른 살인, 그리고 인터넷의 자극적 영상과 군중심리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시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는 기레기....와 그 뒤를 따르는 관음증 대중들.

 

빨래는 말고 청소로 시작하는 월요일, 주말에 덮어두었던 서류일을 시작해야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컴은 안 끄고 ... 안 끄고...안 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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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7-09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하루에 한편 일본 애니를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너에게 닿기를>를 1,2기를 다 봤어요. ㅎㅎㅎ
언니님이 재밌게 보는 일드 찜콩합니다.
p.s. 근데 저는 이렇게나 열심히 애니와 일드를 보는데 왜 리스닝조차 안 늘까요. T.T

유부만두 2018-07-10 08:19   좋아요 0 | URL
보니까. 듣지 않고? ^^;;;;

외국어 드라마 보는 거랑 그 외국어 성취도랑은 별 관계없는가봐. ㅜ ㅜ

하나 2018-07-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분기에서 젤 잼났던거 같아요.. 언내츄럴.. ㅎㅎ

유부만두 2018-07-10 08:21   좋아요 0 | URL
잔인한 장면이 꽤 많았는데 흥미롭게 봤어요.
어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지메‘ 에피소드 ...는 정말 무섭고요,
그렇게 결론 낸 건 맘이 무겁지만 주인공이 꾿꾿해서 좋았어요.

stella.K 2018-07-0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중의 적이 재미있군요.
시간이 없어 다 볼 수가 없어요.ㅠ
저도 요즘 일본 애니 <흑집사>를 보고 있는데
내용은 잘 이해 못하겠고, 그림이 좋아서 봅니다.
넘 예쁘고 음울하고.ㅋ

유부만두 2018-07-10 08:21   좋아요 0 | URL
흑집사....예쁘고 음울하군요. 찾아볼게요.

레삭매냐 2018-07-09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참 일드를 즐겨 봤었는데 요즘은
드라마 일체를 안 보게 되네요...

<고쿠센> <롱바케> <야마토 나데시코>
<세카이노 주신데 아이오 사케부> 등등...

가장 최근에 본 일드는 아마 <호타루의 빛>
이었나 봅니다.

유부만두 2018-07-10 08:22   좋아요 0 | URL
호타루의 빛...을 최근에, 보셨다니! ㅎㅎㅎ
하긴 드라마 챙겨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긴 해요.

라로 2018-07-1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ooq 앱? 이러면서 저도 따라 다운 받았더니 왓챠 라고 나오네요. 그래서 가입을 하려고 했더니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앱이라고,,,ㅠㅠ
저는 그냥 계속 아마존 프라임을 사용하는 거로. 훌쩍

유부만두 2018-07-12 08:54   좋아요 0 | URL
아마존엔 젤다 피츠제럴드 드라마 했었어요. 전 그게 너무 보고 싶고요. 훌쩍.

psyche 2018-07-12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아직 일드에는 안 빠졌는데 시작을 하지 말아야지. 시작안할꺼야...뭐가ㅍ재미있는건지 절대 알려고 하지 않을꺼야..ㅜㅜ

유부만두 2018-07-20 09:09   좋아요 0 | URL
난 절대 언니께 알려드리지 않을게요. 다만...가끔...약을 조금 올려드리겠습니다.ㅎㅎ

 

어제 배송된 책들 중 먼저 목수정 작가의 책을 시작했다. 어제 낮에 두 번이나 외출을 한 탓인지 저녁엔 너무 힘들어서 책을 시작만 하고 9시쯤 잠들었다. 아침에 거울 안엔 퉁퉁 불은 만두가 있더라. 봉쥬르, 마담 만두. 꼬멍 싸바? 파티게, 압쏠루멍.

 

아이를 재촉해서 등교 시키고 아침을 먹는다. 프랑스 교육 책이라고 바겟트 꺼낸 거 보소. 어른이니까 에스쁘레소. 다시 한 번, 봉쥬르. 

 

 

목 작가의 딸 칼리는 이제 중2 나이 2005년 봄에 태어난 아이다. 프랑스의 대입 경험담이 궁금해서 샀는데 (우리나라도 프랑스식 철학 교육도 들여오고 - 이 이야기는 내가 대학 다니던 지난 세기 부터 떠들고 있다만 - 바칼로레아도 검토한다고 해서) 생각보단 목 작가나 아이가 어리다. 아이의 유아원, 유치원, 초등과 중학교 경험담과 저자가 인터뷰와 자료 조사로 그후 고등 대입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아직 책의 초반, 저자가 임신 사실을 받아들이고 겪은 휴직 신청, 프랑스로 이주, 출산, 산후 조리 이야기 까지 읽었는데. 벌써 놀람의 연속이다. 피임, 출산, 산후 건강 관리와 임신중절도 의사의 권한, 보건의 영역이라는 말. 임신중절이 합법이고 보험으로 처리되며 (우리나라는 임신중절이 불법이라 아예 의대에서 교육도 안해서 산부인과 의사라도 중절수술을 제대로 훈련받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뉴스에서 읽은 무서운 리얼리티) 그 역시 여성과 의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제왕절개 여부는 의학적 판단으로 결정된다는 이 당연한 말들이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읽힌다. 그에 더해 뜨거운 미역국과 땀 빼며 지지는 대신 수영과 운동으로 '재활'하는 프랑스 산모들이라니! 그것도 의사의 처방전으로 보건보험으로 커버된다. 부럽습니다. 이제 책은 문제의 출생율을 거론하고 있다. 어느 나라 출생율이 높은지 안봐도 알겠고요.

 

목 작가는 기쁨과 사랑으로 아이 칼리를 만났고 아이를 대하며 '지금 이 순간'을 중요시 한다고 적었다. 어제 읽은 제니퍼 시니어의 책을 다시 떠올렸다. 그렇다. 지금 잘 해줘야지. 우리 군돌이랑 초딩이, 잘 해줘야지. 내가 그 녀석들 이 삼복더위에 낳느라 ... 에어컨도 못 켜고 긴팔옷 입고 미역국 먹기 싫어서 얼마나 울었는데, 아 이쁜것들. 스릉헌다.

 

요즘 들어 난 고삐 풀린 기분이다. 날이 더워서 짜증도 많이 나고 (갱ㄴ....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날씨 탓) 에라이, 하는 심정으로 책을 사 버린다. 실은 이것도 많이 재고 참고 도서관 책으로 읽으면서 덜 산다고 한겁니다만, 우리구 상위 1프로 안에 든다고. 아이고, 재력이 그만큼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남편 옷을 다림질 하려고 보니 다림판 위에 책탑이 .... 택배 상자 뜯고 저렇게 쌓아뒀구나, 유월의 나님아. 오늘 하루도 잘 견뎌봅시다, 마담. 쿠하주 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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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0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좀 고만 사야 하는데...

오늘도 또 뭔 새 책이 나온 게 없나
뭐 그런 생각으로 신간을 기웃거리게
되네요.

이놈의 북플부터 끊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ㅋㅋㅋ

유부만두 2018-07-06 08: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이놈의 북플 때문에
사서 쟁여놓고 (까먹은) 읽지 않은 책들이 많네요.

신간은 신간대로
구간은 구간대로 왜이리 궁금한건지요.

다락방 2018-07-0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불어하는 만두님 넘나 멋져요... ♡.♡

유부만두 2018-07-06 08:51   좋아요 0 | URL
불어 더 해서 더 멋져 보이고 싶은 내 마음!
주 떰브라스! (Je t‘embrasse! 당신을 꼭 껴안아요)

목나무 2018-07-0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방송에서 프랑스에서는 결혼이 아니더라도 동거인이나 사실혼 사이에서 낳은 자녀에게도 다양한 혜택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걸 보고 저런 나라니까 애 낳을만 하겠구나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당연한 걸 부러워해야 하는 이 참담함이라니....

그나저나 쌓여있는 저 책들 왜 이렇게 부러울까나....ㅋㅋㅋㅋㅋ 책지르고 싶은 여름이에요!
<아몬드> 궁금하다는... 리뷰 기다리고 있을게요. ^^

유부만두 2018-07-06 08:53   좋아요 0 | URL
쌓여있는 책이 부럽고, 궁금하다는 당신!
혹시 당신도 쌓여있는 책이 무너질까 걱정하지는 않나요? ^^

금요일이에요, 책 지르고 택배를 기다리기 딱 좋은 날이죠!

희망찬샘 2018-07-0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몬드 하나만 아는 책입니다.

유부만두 2018-07-06 08:54   좋아요 0 | URL
아이 숙제로 나온 책이고 저도 궁금했던 책이라 냉큼!
하지만 읽는 건 아직이고요. ^^;;;;

라로 2018-07-0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주인공이 되는 법>이라니요~~~.
저 책이 젤로 궁금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근데 제가 왜 웃을까요??)

유부만두 2018-07-07 09:26   좋아요 0 | URL
저도 궁금해서 샀는데....그러고선 잊고 있었지요.
ㅎㅎㅎ 왜 웃으실까나? 여주인공, 에서 뭔가 연상하셨어요?
 

롯데의~ 아니, 삼성의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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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이었겠지, 너희가 마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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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6-2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데자와. 그거 먹는 거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간만에 불금에 데자와를 마셔야 하나....... ㅎ

유부만두 2018-06-30 07:55   좋아요 0 | URL
데자와는 위로의 음료라고 .... ^^

라로 2018-06-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자와라니,,,,이 글을 안보고 저 부분을 읽었더라면 저는 엄청엄청 너무너무 데자와가 뭔지 궁금했을 거에요,,,제가 한국을 떠난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 되었을까요? 그건 그렇고 이 포스팅 덕분에 저는 이 책을 읽을 만반의 준비가 끝난 것 같아요. 응?

유부만두 2018-06-30 07:57   좋아요 0 | URL
저도 몇년 전에야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됐어요. 수험생들이 많이 찾는 음료인데 캔이랑 패트로도 나와요. 캔커피 보다 연하고 은근 카페인이 있어요.

이 소설을 읽다보니 청춘의 음료 라는 생각도 들어요. 아마 한국 마켓에 있을지도 몰라요! 드시면서 이 책 읽으세요. ^^

psyche 2018-06-3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자와가 뭐지? 하면서 내려오니 위에 댓글이 있네. 한국가서 먹어봐야지

유부만두 2018-06-30 10:10   좋아요 1 | URL
책과 함께 드리리라!
 

매일 오전 포스팅을 올리는 게 반년을 채워간다. 그간 구정 명절 하루만 빼고 매일 오전에 컴퓨로, 북플로 짧거나 더 짧게 책 이야기나 일상을 기록 했는데, 오늘, 딱, 구미호의 심정이 된다. 매일 매일 꾸준하게 뭔가를 하는 건 정말 쉽지 않구나. 어젠사흘간 몸을 귀하게 모셔둔 다음에 운동을 갔더니 으어어.... 고작 40분 (빨리) 걷는 운동에도 온갖 생각이 들었다. 엑소와 방탄 덕분에 시간을 채울 수 있었다. 그러고 집에 오는데 비가 옆구리를 치는 순간이라 옷 입고 다시 샤워하는 기분 마저 들고. 어이가 없어서 아이랑 걷다가 둘이 막 웃으면서 뛰어버렸다. 운동화 안에 고인 물은 어쩔.... 에픽하이의 '우산' 노래를 재현했다. 너무 슬픈 음악이지만.

 

요즘 읽기 시작한 책은 Montherlant의 '소년들'. 어쩐지 BL 느낌도 슬슬 나는 성장소설인데 흠....

Les garcons par Monther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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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6-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유부만두 2018-06-30 08:00   좋아요 0 | URL
뭘요....독서 기록 남기는 건 많은 분들이 하시는데요. 전 그야말로 짧고, 즉흥적으로 쓰는데요....잘 다듬은 글이 아니라 오타랑 비문도 많...

라로님 (쓰면서 보니 전도연 ㅎㅎㅎ) 의 새로운 커리어로 향한 전진이야말로 존경받고 박수받고 응원 받으셔야 하죠! 유 고 걸!

psyche 2018-06-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