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과 팍팍한 경제 사정, 믿었던 친구의 배신, 그리고 몰아치는 비극의 쓰나미.

 

왜 이런 고난을 한 사람에게 들이부어야만 하는가. 시다의 일상에서는 어둡지만 꾿꾿함을 보았고 여중생 A의 곁에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미숙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하다.

 

 

 시인 아버지의 위선과 폭력, (꺾인 시인) 어머니의 자포자기는 무섭고 싫다. 그 아버지가 큰 아이에게 공을 던지는 장면은 어쩌면 실제로 있었던 일일지도 모른다. 가족력인 불치병까지. 이런 고난 종합 셋트를 독자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가. 희망이랄까 생의 의미를 꺼내려 해도 미안하고 무안할 지경이다. 아만자에서도 만났던 이런 해맑은 얼굴의 .... 막막한 주인공.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아도 바뀌지 않는 막막한 ....나의 현실, 여기의 이 처지.

 

 

그러니까 보듬으라고? 아니면 올해 이렇고, 내년엔 나아지리라고? 발전과 성숙을 찾으라고?

어쩌면 좋을까.

 

이런 불우한 주인공의 슬픈 이야기는 우리끼리, 아니 저들끼리 읽고

편안한 재이는 저 멀리서 우아하게 지낼 것만 같은 데. 짜증이 난다.

여지껏 불우한 주인공의 고생담을 측은한 눈빛으로 읽어온 나 자신에게도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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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들어있던 만화책을 결재했다. 힘 빼고 그린듯한 그림, 편안하고 예쁜 그림, 느긋한 자세.

 

자세한 작품 소개는 읽지 않았지. 그래서 BL 만화가 소재라는 것도, 할머니와 여고생의 우정 이야기라는 것도 몰랐지. 그러고 시작했는데 여고생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감정이입 해버리니 당황스럽지만 어쩌겠어. 다행인 건 유키 할머니 보다 내가 25년 더 남아서 천천히 나오는 연재 만화책을 기다리면서 부지런히 책을 1년에 한 .... 80권쯤 (백 권 쓰려다가 말았다. 나는 나를 알지.) 읽으면서 아흔까지 힘내볼게요?!

 

다음으로 미루지 말것. 그 다음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만 살 수는 없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버리는 (이제 나를 한참 넘게 커버린 막둥이도, 제대날을 꼽고 있는 상병 큰 아들도) 아이들과 허리 통증에 아구구하는 늙은 남편도 있으니까. 토요일 아침에 혼자 부스스 일어나서 어제의 폭주 (떡.볶.이. 앤드 맥.주. 플러스 감.자.튀.김.)로 부은 몸을 끙, 하고 쇼파에 던지고 만화책을 읽고 이렇게 뭔가를 끄적이고 있다. 맑은 하늘, 오늘은 좀 걸어볼까.

읽기 아깝네. 정말.

 

 

다음은 오지 않을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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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지난 8권에서 정리되는 분위기였고 이번 권은 아쉬워하는 팬들을 달래는 '스페셜' 재방송 같다.

 

'나는 어디든지 갈 수 있어' 라고 힘차게 말하는 '성장한' 스즈를 보여준다. 하지만 스즈와 언니들의 성장이 왜 꼭 결혼, 커플, 출산으로만 표현되는 것일까. 네 자매들 중 한 두 명은 애인 없이 혼자서 독립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뭐 나쁠까.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 그리고 대학, 사회인이 되고도 취직과 승진, 연애와 출산, 그리고 노년엔 깨달음과 너그러움이 착착착 이어져야한다는 강박/압박감이 느껴진다. 너무 공식적이다. 번외편으로 실려있는 스즈와 이복/이부 (완전 남남) 남동생과의 십이 년 이후 만남과 추억 더듬기는 더할 수 없이 아쉽다. 왜 스즈 얼굴을 안 보여주지? 왜 스즈의 몸이 축구선수 몸이 아니라 야리야리하지? (왜 ...... 스포를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만 도와주질 않는거야?)

 

이제 너무 잔잔잔잔....... 하게 가라앉은 파도만 남은 바닷마을. 그래도 나의 애정을 주고있다. 왜? 사람들이 착해. 너무 착해. 다들 '행복'에 매달리고 아끼고 살아. 답답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현실에는 없지. 있어도 나는 귀찮아 질 것만 같고요. 만화책에서만 살아있는 이쁘고 착한 사람들. 아쉬운 마무리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주는 게 10권과 그 이후를 조르지 않게 될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스즈, 결혼하지마. 그리고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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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수다 떨며 놀다가 만화책 두 권을 빌려들고 왔다. (어쩐지 중학생 같지만 어제의 일)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작가의 전작. 카마쿠라 마을의 겹치는 인물들이 반가웠다. 아픈 마음과 상처로 집과 학교 밖을 나도는 고등학생들. 그들의 엇갈리는 사랑과 오해.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와 미친 만월.

 

모든 아픈 사연은 집 안에서 시작하는 걸까. 고등학생인 그들이 그리워하던 초등 시절과 분노의 중학 시절... 세상 다 살아버린 표정과 덩치의 고등학생 이야기, 어디까지가 사랑인가 고민하고, 선을 긋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기대만큼 키스 장면이 많지 않아서 실망. (어쩐지 중학생 같지만 오늘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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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5-21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집 가서 수다떨다가 만화책 빌려오는 중학생 같은 일 하고싶다!

유부만두 2018-05-21 09: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과자 먹으면서 다리 쭉 펴고 앉아서 이런저런, 특히 책 이야기 했지요. 마음은 언제나 중학생?! ㅎㅎ

단발머리 2018-05-21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결같은 마음을 나눌수 있는 중학생 친구님이 부러워요~~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요^^

유부만두 2018-05-21 09:45   좋아요 0 | URL
서로 이젠 나이는 세지 않는 친구죠.
오래 예쁜 사랑 하겠습니다. ^^

목나무 2018-05-2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스 장면 적어서 실망하셔쪄요? ㅋㅋ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캐릭터 중 하나의 과거 이야기라고 해서 저도 궁금하던 만화인데. . . . 키스 장면 쪼매 나온다니 패쑤. . ㅋㅋ

유부만두 2018-05-21 09:47   좋아요 0 | URL
매쪽 쪽쪽 일줄 알았던 내가 음란한건가? .... 여러 식의 사랑이야기가 나오다가 후반엔 좀 멀리 나간 에피소드가 나와. 그 서퍼, 바닷마을 둘째의 젊은 애인이야기. 바닷마을에선 좀 다듬었더라. 예전 작품이라 그런지 인물 묘사나 대사가 투박하긴 했지만 ... 그래도 궁금했던 작품을 만나서 좋았음.
 
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일년이 지났구나. 세월도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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