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어요. 거기 카페에서 파는 치즈케익이 맛있거든요. '8시에 만나!'를 읽고 나선 계속 치즈케익을 생각했어요. 신성모독을 불러오는 그 촉촉하고 진한 맛. 곁들이는 음료는 역시 진한 에스프레소가 적격입니다. 왜 두 잔인가하면... 둘씩 오라고 해서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0.jpg)
제가 국중박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은 2층 서화관이에요. 거기엔 귀여븐 강아지랑 고양이, 나비랑 꽃 그림이 많습니다. 장승업이 그 힘찬 화필로 이렇게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을 그려놓았습니다. 그걸 바라보는 제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유리에 살짝 비쳤습니다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1.jpg)
우리나라 박물관이지만 갈 때마다 기념품을 삽니다. 12지신 장식품들로 가족사진 찍어보고요, 수저받침 역시 12지신으로 골라 사왔습니다. 아주 마음에 듭니다. 꼬꼬댁.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2.jpg)
'몽고전'을 봐야죠. 실은 그게 목적이었어요. 말, 평원, 게르, 양, 낙타, 침략....의 몽고. 게르 체험관에 앉아계신 몽고분이 몽고어로 인사를 건네시기 전엔 우리나라 사람인줄 알았고요. 역사시간에 배웠던 전쟁의 역사를 생각하면 곱고 예쁜 마음은 가지기 힘들지만, 역사의 시대 별로 강자의 조건은 바뀐다는 걸 확인했어요. 칼 휘두르며 말 달리는 그들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 였을까. 그들의 예술품은 이렇게 멋져도...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3.jpg)
역시나 기념품 코너가 있어요. 거기에 낙타 장난감을 팔던데 내꺼 하나 사면 막내도 뭔가를 집어들 것만 같아서 (게르 모형 같은 거) 참았고요. 지금은 후회합니다. 낙타 장난감 너무 이쁘고 보드라우니까 꼭 사세요.
그리고 일요일엔 속터지는 엘지 야구를 봤습니다. 신ㅈㄹ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솜씨에 기립박수! 그리고 '조선야구사'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조선 땅 위에서의 니혼징들의 야구 역사에 가깝군요. 1904, 1905, 1907년으로 갈리는 조선(인)의 야구 역사의 시작은 힘든 역사 속에서 꾸준히 그 씨앗을 품고 있다가 21세기에는 열 개나 되는 프로팀을 만들었습니다. 돈 받고 그거밖에 못하냐! (부글부글). 이 책에는 1907년 부터 1930년에 이르기까지 몇몇 경기의 기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응원가도 실려있네요. 전기도 아닌데 빠른 우리팀 주자, 라니 옛날 우리팀이었던 슈퍼소닉도 생각났고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5.jpg)
밥을 하면서 한국인의 밥상 재방송을 틀어놨더니 멸치 특집입니다. 얼릉 마른멸치 두줌을 볶기 시작했습니다. 통영에 '사량도'라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아 사량도, 그 사량도.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7.jpg)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528/pimg_7936231651917158.jpg)
박완서의 단편 '그리움을 위하여'에 나오는 바로 그 섬이 사량도 였어요. 가상의 섬인줄만 알았는데, 진짜 있는 동네였네요. 씨알 굵은 멸치를 소금 툭툭 쳐서 구워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
오늘은 덥답니다. 그래서 큰 주전자로 가득 보리차를 끓입니다. 그리고 점심엔 혼밥으로 식힌 보리차에 밥을 말고 볶아둔 멸치랑 엄마가 주신 열무김치를 먹을겁니다. 벌써 점심 생각을 하다니. 나란 사람, 정말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