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다보거나 그리워하기만 할 뿐, 다가갈 수 없는 풍경들. 그런 그리기 방식에 물린 화가들이 찾는 다른 방법들. 웨인티보의 그림들이 다가오고, 한국화, 동양화의 다시선 작품들이 동시에 들어온다. 


붓은 될 수 있으면 쓰지 않고, 찍고 밀고 물감을 물컹하게 올린다. 꿈으로 들어서는 출입문과 무지개 색방울에 마지막 심혈을 기울인다. 떨지마. 손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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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세대 2023-04-1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속의 풍경 속의 기억
 



8여 년 전 대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을 앞두고 대동역에서 내린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하늘 공원으로 오르는 골목길. 어부바하는 이 층모습을 한 대동작은도서관이 나온다. 그 겨울, 그곳에 머무르면서 글도 쓰고, 락서(樂書)도 하고, 구석구석 마실 삼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둔다. 


작업실에서 누군간의 손을 떠난 남은 물감들을 모아 밑바탕을 그려둔다.  대전역 빌딩 숲들 사이로 바쁘게 쫓겨 가는 우리들의 회색빛 뒷모습.  골목골목 따스함을 그려보고 싶다.  기다리거나 기댈 수 있는 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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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세대 2023-04-14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골목골목 구석구석 걸음걸음 어제오늘 그러면서, 하나의 순간
 



전지(剪枝)한 매화 몇 가지 챙겨와 꽂아둘 화병이 필요하다. 연적을 생각나게 하는 화병. 물끄러미 바라보니 씨앗을 닮아, 곁에 볍씨 발아하는 모습을 챙겨둔다. 막사발과 다완(茶盌)의 중간, 주먹으로 쿡쿡 다짐받은 그릇도 넣으면  어떨까. 이 그릇엔 뭐라도 키울 수 있겠다 싶다. 

차나 라떼를 마시며 나눌 휴식도 담고 싶다. 모래 재료를 섞어 거칠게 올리고, 세심하게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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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세대 2023-04-14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씨앗을 닮아 뭔가 했더니 화병이로구나!
막 발아, 발화한 매화향이란..
 





장미꽃갈피를 한 책을 보다보니 다른 쪽 갈피가 들어온다. 다른 책에서 다른 저자가 말했던 그 대목.


짙은 밤, 몰입하면 할수록 책들이 날 삼킨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다는 걸, 죽은 자들의 흔적을 바삐 쫓고나면 느낀다.


향초도 타들어가고 새벽이 다가오는 밤. 책들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어디든 길 초입이다. 가고 싶은 길들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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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세대 2023-04-14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책들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어디든 초입이다.
술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어디든 첫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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