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의 집안 화두는 '호주제'였다.
매형과 마눌의 토론 분위기는 참 좋았다. 관전도 좋았구. 양자의 솔직한 의사표현도 좋았다. 아버님의 정리이야기로 조금은 진전된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더 좋았다. 늘 말미에 결론을 내고 싶어하는 흑백의 심리가 남아있긴 하였지만... 서로의 의견에 대한 잔상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맘을 흔들었다는데 대해 ... 생각거리를 남겼다는 과정이 좋다는 느낌이다.
처가에 들러 역시 일전이 붙었다. 이번에도 발화지점은 마눌님이다. 예민해지자 발성톤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관전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조금 낮출 것을... 장모님도 다시금 전통의 문제, 근친혼의 가능성등....여권과 현실의 문제점은 여전히 부차적인 듯, 족보와 호주제의 혼돈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신다. 또 상당히 개방적인 처삼촌의 경우도 마찬가지...
당위를 넘어서 현실에 사고폭을 몹시 흔들고 있는 듯하다. 보수적인 손윗동서의 의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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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별 생각이 없어 당연한 듯, 인권, 호주제가 일제시대에 생겼다. 등등 당연한 것이 주변엔 전혀 당연하지 않은 듯하다. 나름대로 개인 경험에 사연에 덧보태져, 이혼녀에 대한 편견, 가부장제의 문화풍습까지 남아 결코 교감하고 진일보하기엔 녹녹치 않은 주제임을 실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