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셈버정기전 - 겨울에 봄여름가을을 느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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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한 살아서 행복해져야 한다. 레프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에서. 탁상달력의 2019년 11월 문구가 걸린다.

그 맘때면 많이 달라져 있겠지. 아마. 카페 전시 관람 뒤 안나 카레리나 5부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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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적 삶이란 그 활동성의 관점에서, 그 충일함의 관점에서, 몸의 존재력이나 잠재력의 항상 더 많은 것을 표현하려는 욕구의 관점에서, 단순화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외부 세계의 유도성과 맺는 조율 속에서 파악된다. 7

[ ] 정동은 역설적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힘이기 때문에, 틀어질 수 있고, 삶의 부정으로 반전할 수도 있다...우리는 존재역량의 긍정이 증오라는 극단으로 치우치면서 우리 모두를 사로잡고 있는 부정과 반동의 힘으로 이행하는 정동적 전환을 보게 된다...이로 인해 결국 우리는 정동이 본성상 긍정적이라고, 단일한 원자가를 가진다고 말할 수가 없게 된다. 9

1.

[ ] 인터뷰의 목적은 삶의 흥망성쇠를 가로질러, 삶을 채우고, 삶을 형성하는 느낌의 강렬도를 통해 생각하는 흐름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정동의 파도를 타는 것이다. 정동은 시행으로 이해될 뿐이다....독자들을 초대하고 자극해서 자기 자신의 시야 밖을 넘어 도표-이탈의 사유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다...언급하는 사상가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세계를 계속 진행 중인 변형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을 철학의 임무라고 생각한 것이다. 10, 11

[ ] 정동하고 정동되기는 세계로 열리는 것이며, 세계 안에서 적극적(능동적)이 되는 것이며, 세계의 귀환활동을 견디는 것이다....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사건이 된다는 것이다. 13 정동은 물론 느낌의 강렬도들이지만, 그 느낌의 과정을 전적으로 주관적인 것으로, 혹은 전적으로 객관적인 것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 14

2.

[ ] 정동은 시간 속에서, 시간을 머금은 몸체 안에 축적된 힘-질의 표현이다. 307 삶의 무의식적 느낌이다. 정동의 불특정성은 특정된 이미지의 형태로 의식에 떠오르는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기억이 아니라, 구체적 경험들이 잠재화되어 몸체에 내재하는 ˝과거일반˝, 즉 시간 전체의 기운(힘-질)에 대한 무의식적 기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과거일반을 구성하는 ‘정동적 잠재태‘는 시간 속에서 육체에 의해 말해지거나 행해지는 모든 것이 잠재태로 쌓여 끊임없이 지속하는 몸의 찌꺼기이다...살결. 308

[ ] 스피노자의 정의에 따른 정동은 관계적인 결합체에 가깝다 할 것이다. 즉 정동은 현상학적 환원 같은 진공 상태가 아니라 관계의 장 안에 있다. 관계는 사건을 만든다. 310 감각은 최초가 아니며 대상을 변형시키지 않은 채 느껴지는, 감각보다 더 근원적인 지작의 존재를 언급한다...감각에 포착되기 이전의, 의식 이전의, 타자와의 관련성 속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경험론자들이 말했던 판명하고 생생하고 구체적인 지각이 아닌, 맹목적인 정서에 사로잡힌 몸체의 모호한 느낌이다. 바로 충격과 사건으로서의 정동이다. 311 실제로서의 삶은 미세한 충격과 사건들의 과잉으로 채워지낟. 312 정동은 주관/객관, 정신/육체, 남/여, 인종의 개념들을 넘어서 그 경계들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구분의 가능성을 연다. 즉 정동과 그 개념은 ‘횡단적‘이다....정동은 거대한 유토피아라는 목표를 상정하지 않고 지금 바로 여기서 더 강렬하게 삶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스피노자의 관계 윤리학에 따르면 정동은 정동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몸체의 능력이다. 정동적인 영향을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 주면, 동시에 나는 그로부터 정동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여는 것이다. 315

[ ] 생명은 열려 있기 때문에 외부의 난입을 피할 수 없으며 외부와의 관계로부터 형성된다...정동이 영향 관계라면 그것이 강렬해질수록 우리는 더 크고 넓은 생명의 장 속에 접속해 있다는 감각을 가질 것이며, 그에 따라 귀속감은 고조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동은 비개인적이다. 정동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정동 안에 있는 것이다. 316 육체는 그 자신과 동일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는 언제나 다음으로 넘어가는 중이고, 동시에 자기 자신 위에 이중으로 접히어, 자신의 과거, 기억, 습관, 반성 등, 시간 전체가 다중화되어 현재로 갱신한다. 317

[ ] 걷기란 제약들과 유희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320 항해운동은 지배적 패러다임에 기대어 경험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실려 파도를 타거나 이로운 방향으로 그것을 비트는 것...그에 따르면 경험은 대상이 아니다. 경험 자체가 우리 자신이며 우리 자신의 형성이다. 321 비판에는 도덕화의 저의가 있으며, 이로써 생생한 차원의 다른 경험과 접촉을 상실한다. 반면에 정동정치는 지배나 판결과는 무관하게 정동적인 연결을 통한 참여와 실행에 주목한다. 322 비결정성이 개입한 세 개의 장이 중첩될 때, 관계하는 모든 잠재성들이, 정밀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그러한 복잡한 간섭 패턴을 형성한다. 비결정성 자체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323 반전이 단독으로 또는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관계의 차원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체 간의 간섭과 공명 패턴을 비틀고 뒤집는 것은 전적으로 관계적이다. 324

[ ] 권력이 단지 외부에서 우리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경로를 설정한다. 권력이 가하는 제약들을 따르는 법을 우리 스스로 배워가며 그 경로를 따른다는 것이다. 또는 우리는 정체성을 통해 권력의 효과를 실천한다... 권력이 우리를 내적으로 형성하듯이, 우리는 권력을 외적으로 현실화한다. .효율성을 통해 사람들을 규율화하는 자본주의....권력은 육체의 움직임과 동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하고, 육체들의 추진력을 산출하며, 보다 더 다양하게 변칙적으로 발전해 왔다....이제 시장권력은 이데올로기나 규율을 넘어 느낌의 지대 속으로 파고든다. 325 자본주의의 시장권력은 정동을 심화하고 다양화하면 할수록 이윤이 되는 방식으로 오로지 잉여-가치를 뽑아내기 위한 것으로서 작동한다....정동을 납치한다. 이로써 정동에는 예컨대 상품의 형식으로 가격과 등급이 매겨진다. 326

[ ] 물건은 대량생산이 아니라 서비스나 기능을 사용할 권리의 무한생산으로 이윤을 창출한다. 저작권. 구매자는 더 이상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넘어 그 제품이 환기하는 정동적 가치들을 구매한다. 예컨대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그것은 라이프스타일과 계급 정도 즉 계급의 느낌을 구매하는 것이다...과시소비를 넘어 이제는 상품이 경험 그 자체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모든 과정이 문화적이고 경험적이고 집단적인 수준에서 작동한다. 327 소비자들은 설득이 아니라 감염의 형식으로, 합리적 이성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정동적 수준으로 정향된 아비투스로 이윤 창출에 기여한다....자본주의의 사회화 과정....자본주의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고 무엇인가가 되려는 잠재적 경향을 정찰하고, 포획하고, 생산하고, 다중화한다. 328 삶과 자본과 권력은 검문-등록-입력-처리-피드백-구매-이윤 등의 하나의 연속적인 회로 안에서 유통하고 순환한다. 329

[ ] 권력은 정동적이 되었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정보나 분석이 아니라, 정동의 조절, 정동의 채록, 그리고 방송과 배포를 통한 정동의 확산이다. 9.11 330 급진적인 사유가 다른 종류의 정동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거나, 실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우파는 희망이나 공포 같은 정동적인 방식들을 동원한다. 우파는 사람들의 ‘상상‘을 포착해서 애국주의 감정과 경향성을 생산한다...정동을 배제하거나 제한하고, 처벌하며, 훈육하는 식의 낡은 전통의 유물일 뿐이다.332 주체는 정체성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자유란 관계의 양태에 상응하는 능력과 역량의 정도이다. 333 분노나 동정은 근본적인 것을 건드리지 못한다...일관된 세력들의 일정한 대립과 충돌뿐만 아니라 그들의 중간 -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334 그는 특정 지위나 정체성에 집착하기보다는 관계와 ‘어울림‘ 그 자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작은 개입만으로도 섭동을 일으켜 접속 망을 넘는 증폭이 가능하며, 이러한 세계에 대한 믿음은, 신학적인 장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관계적인 장에서만 가능하다. 335

[ ] 습관은 자신의 힘을 상실하고, 세상에 대한 놀라움도, 조정 능력도, 변주할 능력도 없는, 한마디로 말해 정동의 역량을 잃어버린 몸체의 니힐리즘이다. 337 의식과 사유는 다른 것이며, 오히려 비의식적 정동의 과정이 사유가 탄생하는 정초가 된다. 정동은 사유의 배아로서, 다가오는 행위 안에서 존재의 역량을 표현하도록 하는 시간의 강요에 의해 사유를 여는 사유의 발생이라 할 수 있다. ...정동적 반복은 미래성이 그 동력으로서 작용한다. 정동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조율, 조정, 변주 가능성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338

[ ] 대비는 양적이거나 기능적인 상대성이 아니라, 내적이고, 질적이며, 절대적인 상대성, 다시 말해 배타적인 것들이 동일한 장 안에서 상호 포함하게 되는 사유의 강렬화이다....상대성이 아니라 관계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강렬한 대비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미적인 것이다...진부한 습관이나 삶의 필요에 의해 묵살되어 버린 질적 현존들의 강렬한 대비(차이의 지각)를 통해 세계를 그 자체로서 직접 경험하는 역량을 실천한다. 340 정동정치는 잠재성의 부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마수미는 정동정치 또는 미학정치가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말한다. 왜냐면 강렬한 대비나 창조적 긴장은 일정한 행위의 가상적 불완전성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341

[ ] 정치의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책이나 해법을 찾을 것인가가 아니라, 다음에 일어날 일 안에 어떻게 강렬도를 머물게 할 것인가이다...갈등과 차이 그대로 모체의 다중성을 미분적으로 구별하고 조율해 가며 그 강렬도를 함께 유지하는 것이다.....공생은 차이의 공유이지 공통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공통 언어는 지배 권력의 일종의 조건 형성이라고 그는 비판한다. 공통 언어는 결국 표준화된 소통으로 이루어진 진부한 정도, 마취되어 무감각한 반사운동과 습관화, 그리고 탈-강렬화된 합의로 귀결될 뿐이다. 342 모든 것을 동시적 시각으로 단숨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343

[ ] 실천의 생태학 - 삶의 잠재적 가능성을 다양화하는 미학이다. 마수미는 이 다양성의 미학이 자본주의에 이미 던져진 삶의 형태들을 계속해서 질적으로 차이화하고 그 가능태를 긍정함으로써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그것을 전복시킬 반-자본주의 정치학의 동력을 찾게 해 준다 343 상황이란 복잡한 관계들의 망이며 그 망 내부에서 거시적 위치설정의 한계를 인식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에게 가해지는 제약들을 구성적인 수준에서 조절할 수가 있다....자유가 문제의 완결이나 도피가 아니라 주어진 제약을 이용해 그것을 넘어서는 과정인 한에서. 344

[ ] 미시정치는 사건의 구성에서 내재적 변조를 일으킬 만한 소요를 생산하고, 삶의 배아 또는 상황의 발생적 조건으로서의 잠재태에 재접속하는 방법을 찾아 자기-갱신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먹지 않고 자유를 말할 수 없듯이, 또 정동의 현실적 원인이 물질이나 사물에 있듯이.... 345 이데올로기는 보편의 이익이라는 불분명한 합리성으로 수용된 지배계급의 이익이 일상 속에서 정동적 차원으로 실행될 때 작동하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사유되지 않고 일상에서 실행될 때 가장 잘 작동한다. 348 기존 이데올로기 비판이 이 관계 항들을 바꾸는 데 만족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과정으로 보지 않고 결과로 보는 이러한 추상적인 접근법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맑스가 생각하는 자본주의는 노동자와 자본가 또는 그들의 대립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관계 자체이다....그들이 자본주의적 관계에 의해 구성된다...자본가와 노동자는 자본의 숙주들이다. 그들은 자본을 구성하는 긴장과 경향성의 지표이며, 자본이 가동될 때의 관계의 역동을 그리는 그 과정의 산문들이다....그는 구조가 아니라 관계가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조는 폐쇄적인 것이고, 기능을 할당하며, 불변하는 항들을 전제한다. 그러나 관계는 자기 확산적이고, 열린 전체를 구성한다. 350, 351

[ ] 각도, 기울기, 접점....이를 즉흥 음악 연주에 비유한다...간섭하고 공명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세계에 참여한다...그것은 합리성이 아니라 사유가 가미된 행동으로 붉어진 정동성이다. 354, 355 정동정치적 민주주의란 생각하기 - 느끼기를 통해 함께 모여 미분적으로 조율된 생성에 참여하는 몸체들이 구현하는(된) 자유이다. 356

[ ] 권력 구조는 항상 정동적인 운동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경로에 따라 그들을 수렴하여 흐르도록 포획한다. 합리성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식의 ‘경로화 논리‘의 하나일 뿐이다. 합리성 자체가 이미 정동적인 것 안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정동의 산물로 배태되는 것이다. 359

[ ] 지배당하는 자만이 지배하고 싶어 하며, 지배를 원하는 자가 또한 예속을 원하는 것이다. 361 권력의 구조가 그 자신을 빠져나가는 정동적 힘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라면, 포획하고 지배하려는 경향 못지않게 그것을 비틀고 빠져나가려는 반-경향성 역시 존재한다. 361

[ ] 자본주의는 사회와 동연적으로 작동하는 열린 체계 또는 열린 구조이다. 자본주의는 역동적인 자기-변조 때문에 차라리 ‘과정‘이라고 불러야 하지 구조나 체계라고 불러서는 안된다. 363 자본주의의 생체 권력하에서 몸체들은 오로지 경제의 관점에서 생산적인 삶에 집중하고, 몸체들로부터 존재 역량의 증대의 흐름이 낯설어져가고, 몸체들 주변엔 불균등의 과정과 그 흔적이 축적된다...자본주의적 과정에 외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내재적 비판이 아니면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없다...비판은 우리의 몸체들 안에, 집단적 장의 미시적인 틈새들 안에 있다. 364

[ ] 이익은 이해관계나 흥미와 같은 개인화된 정향성을 내포하는 나쁜 개념이다. 그것은 분리에서 시작하고, 구분을 넘어서는 역량의 수단을 주지 못한다. 이익은 본질적으로 분열적 개념이다. 376 관계적 생성 안에 자기 돌봄을 끼워 넣어야 한다. 377

볕뉘.

늦어진 읽기를 새벽에 일어나 마저 읽다. 자본주의를 구조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그 본질을 벗어나거나 벗어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 독립된 개체로 개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자유 또한 그러하다. 관계는 자기 자신과 고스란히 연루되며 미학이 아니라 윤리라는 정향으로 삶과 이어진 존재이다. 몇 가지 사유를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물음들을 던지고 있다. 스칼라가 아니라 벡터로서 사유한 베르그송, 개체화가 아니라 초개체화의 개념을 이끈 시몽동....화이트헤드도 언급이 많이 되어 살펴봐야 할 듯싶다. 여러 준비로 어수선한 독서가 자리를 찾은 듯하다. 가을이다. 구월의 며칠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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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책 - 유진목

[ ] 연 - 연푸른 빛, 바람, 빗 속 사랑들
[ ] 애 - 애타는 마음들 속, 저물어 버린 사랑들
[ ] 의 - 의지할 또 다른 사랑은 다시 피고지고 지고피고
[ ] 책 - 책 속, 사랑의 여운들, 그래 삶은 ‘다시‘ 늘 피는 것. 사랑도, 연애도, 내 속에서 ... ...

죽음의 자서전

[ ] 죽 - 죽음, 체념, ‘아닌 것‘들을 새긴다는 것
[ ] 음 - 음을 갖는 것들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건
[ ] 의 - 의식 저편의 것들을 다시 아로새겨
[ ] 자 -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여와
[ ] 서 - 서걱서걱거리도록 서걱서걱
[ ] 전 - 저는, 또 다른 삶의 발걸음을 딛는다.

않아는 말했다

[ ] 않 - 않아를 만나게 되는 일은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를 새기는 일.
[ ] 아 -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관성을 벗어나
[ ] 는 - 는, 자성의 중력, 그 자장 안에서야 삶과 사유의 중심을
[ ] 이렇게 - 이렇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 ] 말 - 말은 떠도는 소리, 부재하는 소리들을 추려야
[ ] 헸다 - 했다가 아니라 추려내어야만 ˝한다˝. 부재하는 소리들은 그렇게 말과 언어와 ‘시‘가 되어야 한다. ˝않아˝의 울림을 기억해야 한다.

생활이라는 생각들

[ ] 생 - 생과 사, 그 사이를 긋고 가는 생활.
[ ] 활 - 활에 화살을 꽂는다. ‘생활이라는 생각‘을 화살끝에 매어 시위를 당긴다.
[ ] 이 - 이륙하는 생각들, 일상, 삶의 피륙들.
[ ] 라 - 라면 한 그릇 비울 틈도 없는 삶의 나날들.
[ ] 는 - 는개 비가 실바늘처럼 나린다. 바늘처럼 꽂히는 비와
[ ] 생각들 - 생각들. ‘시의 집‘ 안에 있던 생각들이 서로 앓는다. 시를 앓는다.

친애하는 사물들

[ ] 친 - 친하디 친한 삶과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 ] 애 - 애정하는 것들은 사람과 삶의 뒷편으로 사라지기만 하고
[ ] 하 -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는 자꾸 멀어지기만 하
[ ] 는 - 는 나날들.
[ ] 사 - 사랑을 심을 궁리들을 하다. 시를 같이 나눈다.
[ ] 물 - 물건들, 사물들 속의 그것들만의 시간을 발견해내어 ‘다시‘ 마음 안에 씨앗처럼 심는다.
[ ] 들 - 들판에 까만 밤은 밤벌레처럼 밤빛을 먹는다. 아마 별처럼 필 것이다. 화알짝.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

[ ] 일 - 다루어야 한다. 맘 속, 삶 속, 네 안. 능숙하게 무엇을 할 자유.
[ ] 곱 - 곱셈. 덧셈이 아니라 곱셈, 삶을 다시 쓰는 기술.
[ ] 개 - 개, 이탁오의 나이 오십. 컹컹 따라짓는 개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람, 삶
[ ] 의 - 의미를 모아야 한다. 위의 세 단어, 그것의 곱셈.
[ ] 단 - 단어들의 쏟아지는 별빛같은 의미를,
[ ] 어 - 어제, 과거를 품어안은 미래. 우리의 미래는 어제에 있다. 어제.
[ ] 로 - 로망, 그것에 하나 더 로망이 피어있는 어제.
[ ] 된 - 된다. 되기. - 되기.
[ ] 사 - 사유. 길 내기. 길을 만들거나 내는 자. 그건 사유.
[ ] 전 - 전환. 이렇게 여섯의 단어는 마지막 단어로 향한다. 우리. 우리들의 삶.

우리는 매일매일

[ ] 우 - 우리의 삶들은 어떻게 다시 연결되거나 만들어질까?
[ ] 리 -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이어지는 지난 어제들의 새로운 삶의 물결들. 다시 짚어내고 이을 수 있을까
[ ] 는 - 는개비는 내려 맺히고 물방울로 모래에 앉네. 한 시인의 절창을 새겨본다. 존재의 바닥, 물 속, 호수 속의 우리의 삶들, 사유들.
[ ] 매일매일 - 매일매일 그 생활의, 삶의 경계를 뒤흔든다. 일상의 꽃이 핀다. 서로 같이, 시도 삶도 혁명이다.

기억의 행성

[ ] 기 - 기차, 봄 기차소리가 번지면 무슨 색, 아마 연두 -분홍빛.
[ ] 억 - 억수장마, 장대비가 함석지붕에 쏟아지면 무슨 색, 아마아마 초록-초롱.
[ ] 의 - 의자, 안락 의자가 구름에 실려가면 무슨 음, 아무래도 둥실둥실.
[ ] 행 - 행복은 봄밤의 결, 여름 소나기 가을 단풍, 겨울 함박눈 나리는 그 소리들의 합주나 변주.
[ ] 성 - 성, 카프카의 성들은 이리 작디작은, 물소리, 활짝 피는 꽃소리, 그 많은 분홍, 초록, 연두,보라에 부서지고 바랜다.

Love 아다지오

[ ] Love - Love 사랑
[ ] 아 - 아주 많은 상념들을 버려. 아무 생각없이 읽어 봐.
[ ] 다 - 다시 이 시들을 본다면 뭔가 쓸쓸한 느낌들이 남지. 그 느낌들을 걸러 봐.
[ ] 지 - 지금 그 느낌들을 한 움큼 집어서 맛을 보다 삼켜 봐.
[ ] 오 - 오늘, 그래 시를 다시 맛보는거야. 리셋. 또 다르게 시를 맛보기 시작이야. 이런게 시에 대한 ˝사랑˝이야.

슬픈 감자 200그램

[ ] 슬픈 - 슬픈 일일까 기쁜 일일까
[ ] 감자 - 감자가 슬프다니 감자가 기쁘다니
[ ] 200 - 200만 빌려줘 봐. 슬픈감자기쁜감자우울감자화난감자뿔날감자 다 사놓을께
[ ] 그램 - 그램그램에서 고기묵자. 감자빼고 슬픈-기쁜-화난-우울을 쐬주잔에 2그램씩 넣고 한 점씩 묵자.

여 수

[ ] 여 - 여기 조기, 거기에 여울. 한자 여울 탄에 이름을 붙여 본다. 삼탄, 지탄, 탄탄, 그러다가 달을 붙여본다. 월탄, 그리고 꿈을 붙여본다. 몽탄, 있거나 있을 지면. 꿈에서 본 여울. 달빛이 비치는 여울. 여울에 달빛이 내린다. 여울목의 물소리. 곁 풀밭에 빛나는 달빛, 소리가 풀빛에 배인다.
[ ] 수 - 수수. 소소. 세세. 소소하고 수수한 것, 세세히 색을 나누어 본다. 시간을 품고 달려오는 곳에 색을 넣어본다. 시간에 여울 소리도 넣는다. 시간의 즙에 배여 나오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감정, 설렘들, 만들어야 할, 즐겨야 할 시간과 장소들.

주기적 광증의 사례

[ ] 주 - 주말, 무당의 신기어린 미쇼의 첫 작품, 첫 번역을 나누다니
[ ] 기 - 기발함보다는 기괴함이 섞여있는 듯,
[ ] 적 - 적나라하게 대적하는 그의 모습은 경계가 없다. 광기, 죽음, 지성, 감수성, 철학, 예술
[ ] 증 - 증상으로서 현실을 무심하게 철저히 해부해낸다. 툭툭
[ ] 의 - 의식하지 않은 듯 무심하게
[ ] 사 - 사색은, 그의 꿈, 절망, 희망으로 함께 보이고 가슴에 새겨진다.
[ ] 례 - 례, 또 다른 사례, 초현실주의의 뿌리를 이제서야 깨닫는다.

죽음의 엘레지

[ ] 죽 - 죽어도 죽을 수 없는
[ ] 음 - 음악같은 삶의 연주.
[ ] 의 - 의미들 안에 ‘미‘ - 아름다움을 배이게 하는 나날들.
[ ] 엘 - 엘리트의 숨결들이 서로 지워지고
[ ] 레 - 레의 낮은 음자리로 서로 씨앗을 심는 일.
[ ] 지 - 지금 이 순간들에 이런 감각을 포착해 서로 아름다워지는 삶들.

혼자가는 먼집

[ ] 혼 - 혼몽한 여름도 이제 물러선다.
[ ] 자 - 자귀나무 꽃도 흔적조차 없는 팔월 중순
[ ] 가 - 가서 별빛 같은 시를 간간히 전하는 시인의 시집에서
[ ] 는 - 는정는정한 흔적들을 새긴다.
[ ] 먼 - 먼 눈으로 살피거나, 가까이 살피거나
[ ] 집 - 집안밖에 머무는 마음들을 어루만지기에 좋은 계절이 다가온다. 몸은 미리 가을을 마중 나가버렸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 누구를 베낀 구두
[ ] 구두를 베낀 도둑
[ ] 도둑을 베낀 아련한 기차
[ ] 기차를 베껴 갈대까지 가보자는 억새
[ ] 억새는 은은하게 피어 하양을 베꼈다
[ ] 하양은 태양의 하얀 그림자를 늘어뜨리다 눈이 시린 지구를 베끼고
[ ] 지구는 별의 꿈을 베끼지만, 않아가 마음에 걸려
[ ] 않아는 이렇게 베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 ] 는다고 볼 수 없지. 실력이. 이런다고 말야. 베끼지 마
[ ] 역앞에 서서 오는 기차를 기다리며 시를 짓는 허시인을 봐봐
[ ] 에라, 모르겠단 소리도 하지 말아봐봐
[ ] 서봐! 그래 그래 가만히 서서 시인의 단어를 가만히 공글려봐. 그리고 네 마음을 다음 단어에 가만가만 빚어봐

‘나비, 새, 별, 노래, 그림자,빛, 눈썹, 달, 태양, 나, 너, 영혼 그리고 눈 속에 갇힌 눈물.‘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 ] 그 - 그리움을 체로 거르다보면 빨간 노을만 남는다
[ ] 바람을 - 바람을 맛보다보면 그리움만 가슴에 가득,
[ ] 다 - 다시 그리움을 바닷가 갈대 곁에
[ ] 걸어야 - 걸어야 풍경이 된다. 시인이 품어내는 그 마음자리에
[ ] 한 - 한 무리의 새들을 새겨본다
[ ] 다 - 다시 시인의 풍경 속에 나를 그려 넣는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 ] 누군가가 - 누군가가 ‘너‘를 삼켰다
[ ] 누군가를 - 누군가를 마주보며 ‘나‘를 삼켰다. ‘나와 너‘를
[ ] 부르면 - 부르면서 시인이 다가와 곁에 서성인다
[ ] 내가 - 내가 비친 마음들 사이사이로 ‘우리‘가 자란다 돌아본다는 건 생각도 삶도 다시 채우는 일상이다 시인의 마음으로 그리는 일이다
[ ] 돌아보았다 - 돌아보았다 ‘지나간 일을‘

베누스 푸디카

[ ] 베 - 베개 밑에 쌓이는 새벽 안개의 독, 눈물들
[ ] 누 - 누군가의 얼굴들이 손우물에 어른어른
[ ] 스 - 스스로 그림자를 지고 오른다. 또 그곳에서 굴러내리고 쓸려버릴 수밖에 없는 실패.
[ ] 푸디카 - 베니스푸디카 시집 안에서 실패를 가장 아름답게 품는 법을 길어 올렸다. 그 두레박 안엔 희끝한 얼굴이 어른어른.


나의 다른 이름들

[ ] (나) 는 잘 지냅니다. 봄꽃 피고 지는데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 ] (의) 미있는 삶, 좋은 삶들이란 무엇일까 ‘곰곰궁리‘하다 ‘나의 다른 이름들‘을 헤아려봅니다.
[ ] (다) 른 풍경, 시인은 그것은 내 몸에 쌓인 중금속같은 독이자, 터널 속 창가에 비친 수십개의 내 얼굴이라 말합니다.
[ ] (른) 이란 기이한 활자가 가위누를 듯이 버티고 있습니다. 기이한 ‘른‘에 손발이 다 자랄 것 같습니다. 기이한 모습으로 기이한 풍경 속에서만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했나요.
[ ] (이) 면을 헤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 속에서 자라게 하거나, 부러진 뼈 위에 피는 꽃들을 목도하거나, 다른 삶들을 느낄 수 있도록 정교한 시간을 새로 배치하거나 치밀한 환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 (름) 기이한 활자의 독들이 지뢰처럼 매몰되어 있습니다. 기이하지 않고서는 기이하게 접근하지 않고서는 아슬아슬 이 글짓기도 끝낼 수 없을 듯 싶습니다. 이렇게 기이하고 아름답고 무서운 그런 풍경을 거쳐서야 또 다른 나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 ] (들) 바람에 꽃이 잘 지냅니다. 목련벚꽃개나리진달래산수유봄꽃이란봄꽃은 너나할 것없이 다 잘지낼 듯합니다. 꽃의 고요를 탐할 시간입니다. ‘너의 다른 이름들‘로 들어가는 초입입니다.

볕뉘

책전시만 하면 아쉬워 책말미의 흔적을 모아보면 어떨까 생각하다. 틈이 나서 쓴 메모지를 옮겨보았다.
매달 시집을 읽고 나눈 뒤, 이렇게 글을 지었다. 하지만 되돌이표처럼 나누고 싶은 단어를 자꾸 되뇌였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 마음을 내려놓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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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퀴어링

1.

[ ] 캐나다 드라마 lost girl 2010-2016/shameless/뮤지컬 시트콤 glee/modern family/orange is the new black/rupaul‘s drag race/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the ellen degenaeres show 13, 14

[ ] 적어도 어떤 사람들에게서는 여성이나 남성으로 정체화하는 대신 그 대안으로서 비이분법적인 nonbinary 정체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14 젠더 표현과 젠더 정체성을 구별할 것을 요청한다. 어떤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젠더베리언트라고 설명하는 방식대로 자신의 젠터를 표현하는 대신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에 따라 스스로를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퀴어링하고 있다는 것이다. 15

[ ] 젠더 정체성과 성 정체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다룬 입문서 19 어떤 지점을 ‘보다‘, 이유를 ‘듣다‘와 같은 시각적, 청각적 은유를 피하여 대체로 장애차별적 언어라고 불리는 것, 이원론적 언어 사용에 저항하고, 대립적인 언어에 저항하려고 하였다. 22

[ ] ˝쓸모없는 것의 복잡함 shit‘s complicated˝ : 퀴어링이란 무언가를 복잡하게 만드는 과정을 의미하며, 반드시 성적인 맥락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논증을 하지 않고 철학을 하는 것은 퀴어한 일이다. 또한 젠더, 섹스, 섹슈얼리티에 대한 뿌리 깊은 전제들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퀴어한 일이다. 그러므로 퀴어는 동성애자(또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혹은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더, 섹스, 섹슈얼리티에 관한 우리의 문화적 규정이 할당된 좁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의 불가능성을 깨달은 이들을 포함한다. 23

2.

[ ] 고대 그리스의 남색, 아메리카 원주민의 젠더 가로지르기와 같은 현상은 동성애가 역사적, 문화적으로 보편적이라는 점보다는 오히려 성정체성의 범주가 역사적, 문화적으로 특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사례들은 성 정체성의 범주가 아마도 사회적 구성의 산물임을 드러낸다. 38

[ ] 양성애, 동성애, 이성애라는 정체성 범주는 여러 사례들에 나타난 사람들의 섹슈얼리티에 대해서 중요한 어떤 것을 간과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의로 속이는 모든 경우보다, 단지 더 적합한 범주를 사용할 수 없어서 자기 자신이나 다른 이들에게 동성애자, 양성애자, 이성애자로 정체화하는 경우가 아마도 훨씬 더 많을 것이다. 40

[ ] 푸코에게 동성애에 대한 동시대 서양의 관념은 모순적이게도 섹슈얼리티 억압과 관련된 시기에 섹슈얼리티 담론들, 특히 의학적 담론들이 정식화되고 확산되면서 출현한 것이었다. 49 데밀리오는 동성애자 정체성이 나타난 원인을 사회 구조의 변화로 보았고 푸코는 의학 담론의 부상으로 보았지만, 그럼에도 데밀리오가 제시한 동성애자 정체성의 등장 시기는 푸코의 제안과 일치한다. 51 레즈비언 정체성에 대한 기대가 게이 남성의 정체성에 대한 기대보다 더 혹은 덜 구속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덜 일관적이고 덜 응집적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점은 레즈비언 정체성과 아마도 다른 성 정체성들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수용될 여지가 동시대 서양문화에 있음을 입증한다...그것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그리고 이성애자로 정체화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다른 용어로 정의하거나 아예 정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이거나 둘다이거나 둘 다 아닐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자신의 특징을 드러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구성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58-59

3.

[ ] 인터섹스인 사람들은 생물학이 그들을 어느 하나의 성별 범주로 명확하게 지정하지 못하므로 역시 그 구별을 문제 있는 것으로 만든다...무성애자 asexual로 정체화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것도 관련 있어 보인다. 무성애자인 사람들은 성적 욕망이 없거나 거의 없다. 범성애자pansexual로 정체화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LGBTO나 LGBT+를 사용할 때 LGBTQI, LGBTQIA, LGBTQIAP 같은 축약형들이나 이와 비슷한 것들을 사용한다...이처럼 추가와 수정이 계속 필요하다는 사실은 확립된 패러다임을 더 이상 구해낼 수 없음을 암시한다. 69 퀴어이론은 여성과 남성, 여성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같은 이분법적 대조를 피하면서, 여성학뿐 아니라 레즈비언과 게이 연구도 붕괴시킨다. 그럼에도 퀴어 이론은 여성과 남성의 정체성, 부치와 펨의 정체성,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정체성, 트랜스젠더 정체성 그리고 이분법적 체계 안에 편안하거나 불편하게 있는 다른 다양한 정체성의 존재와 양립할 수 있다. 71 요점은 우리 중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퀴어한 편이라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적어도 상징적으로 권력의 균형을 이동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퀴어 이론은 단지 더 많이 포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퀴어 이론은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들과 관계 맺는 데 범주가 유용하거나 심지어는 필수적일 수 있다 해도, 그 어떤 특정한 범주나 범주들의 집합도 그 자체로 필연적이지 않으면 심지어는 가장 깊게 자리 잡은 범주도 수정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할 지속적인 필요성에 대한 것이다. 74

[ ] 머리 색이 짙거나 금발인 사람이 빨간 머리인 사람보다 전 세계적으로 훨씬 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주류과학이 빨간 머리를 더 흔한 색의 머리를 만들려고 시도했던 자연의 실패로 간주하지 않는다. 86 포스토스털링은 생물학적 개념인 섹스를 두세 개가 아니라 최소한 다섯 개의 범주로 구조화해야 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86 나는 트랜스섹슈얼을 하나의 계급이나 문제적인 ‘제3의 젠더‘가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때 장르는 구조화된 섹슈얼리티와 욕망의 스펙트럼들을 생산적으로 붕괴시킬 가능성을 가졌으나, 그 가능성이 아직 탐색되지 못한 체현된 텍스트들의 집합이다. 109

[ ] 우체부 아저씨 소방관 아저씨를 우편배달부와 소방관 등으로 대체하는 경향과 같이 젠더 특정적 용어를 대체하는 새로운 용어가 도입되었다. 또한 여성임을 표시하는 용어를 제거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용어를 도입하는 등, 노동자의 섹스 또는 젠더 언급을 피하기 위해 많은 직책명이 개정되었다. 남자 간호사나 여자 경찰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섹스와 젠더에 주의를 끄는 것은 이제 어렴풋이라도 모욕적인 것으로 보인다. 예측밖의 일이라는 표현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127

[ ] 젠더가 수행적이란 생각은 헤게모니적 이분법을 유지하는 것이 능동적 과정임을 상기시킨다. 헤게모니적 이분법을 유지하는 것은 적극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개인으로서도 집단으로서도 헤게모니적 이분법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표현의 형식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느다. 이것은 기존 언어를 퀴어링하는 방법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동사로 사용되는 퀴어는 헤게모니적 이분법과 관련된 생각, 기대 및 태도의 불일치에서 벗어나기보다는 그러한 불일치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헤게모니적 이분법을 붕괴시키는 것은 비록 아주 조금일지라도, 패러다임을 퀴어화하는 데 기여한다. 136

4.

[ ] 루빈은 ˝사회는 생물학적 섹슈얼리티를 인간 활동의 산물로 변형한 것에 의한, 이러한 변이한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 내에 있는 배치들의 집합˝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섹스-젠더 체계˝를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이었다. 이러한 에가 보여주는 것은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라는 내적으로 연결된 개념들 세 가지에 다 주의를 기울여야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주목받지 못하고 도전받지 못할 편견의 형태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예는 기존의 섹스 젠더,섹슈얼리티 체계의 가능한 대안을 모색한다. 162 (161도표 루빈의 이중 원 참조)

[ ] 퀴어 이론의 발상과 마찬가지로, 여성 또는 그 어떤 집단을 향한 현재 및 과거의 억압은 궁극적으로 이분법적 사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분법적 사고는 필연적으로 이와 관련된 이분법 안의 특권층에게 우선권을 부여한다. 174

[ ] 연대자의 위험성은 공범자의 위험성과 크게 다르다. 우리가 맞서 투쟁할 때, 해방을 향한 투쟁에 함께 연류될 때, 우리는 공범자들이다. 192 루빈의 원의 껍질은 일탈적이다. 가장자리는 퀴어하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은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성적으로 일탈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사람은 적어도 약간은 퀴어하다. 193

볕뉘

잡으려고 하면 미끌어지는 것이 생명의 본질인지도 모르겠다. 유형화와 목록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허무한 욕심일 것이다. 주어진 것이 끊임없이 집착하는 관성의 목록화는 흘러가는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것일 것 같다. 이분법의 신화를 이렇게 조목조목 부수어 놓았다. 그 관행과 퇴행으로 거스르는 힘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기술해놓았다. [LGBT+] 책의 다양성 만큼이나 그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접근법들이 제법 도식적으로 이해를 돕기위해 들어가 있다. 용어의 이력만 살펴도 개략적인 흐름들을 익힐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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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교육학

[ ] 비코츠키가 유아 시기 ˝놀이˝의 의의를 특벼리 강조한 점, 본인이 장애아 교육에 종사한 점 등의 연유로 유아교육과 특수교육에서는 이미 이론적으로 큰 영향을 발휘했다. 5 ‘심리학의 모차르트, 또는 미래로부터 온 사람 6 비고츠키 교육학은 ‘인간 발달‘ 자체에 목적을 두고 논의를 집중한다. 교육학이 ‘인간 발달‘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하지 않으며 기존 교육관을 뒤집는 힘을 준다. 9 근접발달영역 창출. 10

[ ] 나중에 아이가 성공하지 못한 움켜쥐기 동작을 전체적인 객관적 상황과 연관 지을 수 있게 됐을 때에야 비로소 아이는 이 동작을 가리킴으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동작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난다. 이 동작은 대상 지향 동작에서 다른 사람을 목표로 하는 동작으로 변하며, ‘관계를 만드는 수단‘이 된다. 움켜쥐기 동작이 가리킴의 행동으로 변하게 된다. 34

[ ] 인간의 본질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는 말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비고츠키의 발달론일 것이다. 프로이크가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내가 있다‘라 하면 비고츠키는 ‘내 밖에 나를 만든 수 많은 내가 있다‘라고 표현된다. 35 ‘개념적 사교력에 입각한 주체적 인간 형성; 40

[ ] ‘민주시민 양성‘ 같은 목표도 사회적 의미는 제시하지만 각 개인으로 귀결되는 인간적 가치를 제시해주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교육 목표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소양에 집중할 뿐 개개인의 실존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41

[ ] 영유아기에 애착과 신뢰감 형성이 제대로 안 되면 이후 연령에서 분리불안과 의존적 성향이 나타나서 독립적, 자율적인 활동에 큰 어려움이 초래됩니다. 177 어린 아동은 그림을 그린 후 제목을 붙이는데 좀 더 나이를 먹은 아동은 이것이 뒤바뀌어서 제목을 먼저 붙이고 그림을 그린다. 178 놀이는 유아의 발달을 선도하고 발달의 다음 영역을 창출한다. 유아들은 놀이를 통해 자기 규제를 터득하고 대상으로부터 의미를 분리하기 시작한다. 놀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난관은 ‘자기중심적 말‘이 발달하는 기폭제 구실을 한다. 자기 규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지연능력‘, ‘자발적 주의집중‘이 생기지 않아서 학교의 학습 과정에서 매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178 사물과 낱말의 의미를 일대일의 대응관계로만 여기다가 사물로부터 낱말 의미를 분리시킬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굉장이 어려운 일인데 바로 놀이를 통해 이런 분리가 일어나 새로운 발달적 전환을 제공해주게 된다. 179 아동에게 놀이는 자발성과 자유의 영역이다. 이런 놀이의 규칙들은 외적인 물리법칙에 복종하는 규칙이 아니라 자기 절제와 자기 규제의 규칙이다. 180 비고츠키는 우리는 가상 놀이를 이차적 상징체ㅔ인 문자언어의 발달에서 주요 공헌자로 본다. 이렇게 구체적 사물로부터 그 의미를 분리해내고 놀이규칙에 종속을 통해 최대한의 즐거움을 얻음으로서 자기 규제력을 획득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직접적으로는 발달의 다음 시기인 학령기 학습을 위한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된다. 181어른과 상호작용이 축소되며 장시간의 기관 탁아, 티브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 비대면적 매체에 대한 과도한 노출,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선행 학습의 유행 등...이런 문제들은 안정적인 정서와 인지 발달을 가로 막는다. 181 부모의 돌봄 권리와 영유아 교육기관의 질 높은 돌봄의 조건을 사회적으로 보장해주지 않으면 더 큰 교육의 위기, 발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182

[ ] 글말은 단지 소리를 종이 위에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직 미성숙한 심리적 과정을 토대로 글말의 교수-학습이 시작되어 글말이 요구하는 심리과정의 특성에 의해 이러한 정신기능들이 글쓰기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184 입말 발달이 어느 정도 되어야 글말 발달이 가능하다...어린이일지다로 글말을 능숙하게 구사하기까지는, 즉 입말 발달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 6-8년 정도 걸린다. 186 유아기 후반은 기억이 지성의 중심이다. 즉 생각은 기억에 의존한다. 어린이에게 생각한 것을 말하라고 요구하면 흔히 ‘기억나는 것‘을 이야기한다. 187 구체적 시각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에 농담이나 비유적 표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188

[ ] 어린이 지성의 주된 토대가 주의를 기반으로 한 ‘기억‘이었다면 청소년기에 지성의 주된 토대는 사고다. 이는 엄청난 변화다. 이 시기 기억과 사고의 관계가 바뀌게 된다. 기억 의존적 생각에서 생각에 의한 기억으로 변화한다. 자연적 기억은 12세 정도가 최고조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자기가 본 것, 들은 것을 생생히 재생할 수 있음.) 문화적 발달을 통해 기억 기능에서 질적인 변화가 초래된다. 190 청소년기 발달의 과정에 접어들면 기억과 지성의 관계가 뒤바뀌기 시작한다. 청소년의 기억은 사고에 의존한다. 어린이가 경험적으로 지각한 이미지를 기억하고 기억을 통해 사고를 하는 반면, 개념적 사고와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청소년은 지각한 것을 논리적으로 종합하여 기억한다. 즉 지각한 이미지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을 기억하게 된다. 195 비고츠키의 사례 관찰에 따르면, 정신적 병리 현상을 겪는 고등정신기능이 붕괴한 환자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각에 종속되어 철저히 구체에 속박된 사고를 함으로써 사고 기능에서 상상을 할 수 없다. 개념적 사고와 말이 붕괴된 환자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각에 완벽히 의존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197비고츠키에게 있어서 상상은 특별한 상황과 활동에서만 필요하고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적, 지적 활동 모두에서 보편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누구나가 획들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된다. 그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상상 역시 기억, 주의, 지각, 의지와 마찬가지로 개념적 생각과 연결된다. 198

[ ] 우리의 지능 가운데 인간 친화 지능과 자기 성찰 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99 비고츠키에게 진정한 저항에는 개념적 사고가 내재되어야 한다고 본다. 언더문화가 자본주의 지배체제를 극복하기 보다는 오히려 재생산하는 데 기역하는 구조적 제약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 집단적 활동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과 흥미는 개념적 사고, 공동의 실천의 과정을 경유하고 이 둘이 결합되어야 사회적 의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비고츠키는 본다. 201

볕뉘

‘관계‘란 주제로 읽고 있는 책들 가운데 하나다. 세상과 사회에 대한 인식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고스란히 내 안을 휘감아 나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제는 실존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뫼비우스 띠나 클라인 병처럼 안과 밖이 나를 감고 돌아 통증을 겪고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저작들이 그 양자를 동시에 검토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다. 있다면 관심받지 못하는 변두리 저작들이 ‘마르크스-실존‘, 자기배려, 윤리라는 이름으로 옹알이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저작들로 관심의 결이 움직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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