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Gugure Kokkuri-San (구구레! 코쿠리 상) (한글무자막)(Blu-ray)
Alpha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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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이 없을 거 같은 이 싼 퀄리티가 아주 끝내줘요.

 


 
1. 요즘 평범하지 않은 여고생이 유행인지 <내가 인기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 이후로 계속 토모코같은 애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이치마츠도 그런 캐릭 중 하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인기를 좀 얻으려고 했는지 작화가 붕괴되면 미소녀가 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나중에 와타모테 리뷰를 할 때 자세히 쓰겠지만 토모코는 얼굴도 보는 사람이 흠칫할 정도의 외모 때문에 더욱 더 사회적 문제가 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구구레 코쿠리상에서는 이 소녀의 작화붕괴 서비스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한 제기가 약화된다. 게다가 독설도 약한 편. 그러니 이 애니메이션에서 뭔가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 말자.

 

 


 2. 작화붕괴될 때의 모습. 어찌보면 저게 더 인형같지 않나 싶은데...


 아무튼 심심해서 해본 분신사바로 인해 코쿠리상이 나타나는데, 이 녀석 하는 말 보면 오래전부터 코히나를 흑심 가득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고(로리콘이다!) 기타 여러모로 수상쩍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집안일 잘하고 돈 관리 잘 하는 야무진 캐릭터로 자리잡아 코히나를 돌봐주자, (이후에 나타나는 진정 심술궂은 요괴들과 대비되어) 필요상 동거관계를 맺는다. 애니메이션은 그 둘이 동거하기 시작한지 1년 동안을 보여주며 그 이후 룸메이트로 너구리 땡중과 이누가미가 등장한 이후로 끝나지만, 만화책으로 더 연재중인 것 같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 쪽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난 여기서 나온 엔딩이 더 좋아서 그냥 접으려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번역도 아직 안 됐고...

 

 

 3. TS물이라던가 쇼타를 좋아하는 텐구(...) 등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여러가지 트랜드는 몽땅 섞여서 나왔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짤방감도 꽤 있다.

 사실 내가 사실 일상물이나 코미디물을 잘 안 보는데, 이번에 젤리찡이 하도 보라고 추천해서 보게 된 거다. 근데 오히려 코쿠리상 성우에 빠져서(남자던 여자던 색기가 장난 아니다.) 빠져나올 수 없게 되었지;;; 2014년 4분기는 물론이고 그 이전까지 따져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일상물인 듯하다.


 4. 내가 이 애니에서 건진 짤방들.  

 

 

 이거 몇 번 써먹었고.

 

 

 자막은 '혹시 같이 목욕탕에 들어오고 싶었던 걸까?'인데 이치마츠의 표정으로 모든 게 설명되는군요.

 어찌보면 참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니코니코니.

 

 


 혹시 어떤 분이 저렇게 하면 경찰아저씨를 부르세요.

 

 


 

 저를 위한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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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낙원추방 : 일반판(렌티큘러)
미즈시마 세이지 감독 / 버즈픽쳐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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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지고 피곤해지고 병에 걸리면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그렇게 덧없는 존재인데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날 대해. 그 자신감은 뭐지? 우리가 버린 육체에 훨씬 가치를 느껴서인가? 뼈로 소리를 느낄 수 있어서인가? 

 
 1. 평가를 하자면, 후반의 액션씬이 상당히 좋다. 그리고 그 액션씬을 위해 스토리를 약간 죽인 것 같다. 그래서 우로부치 겐의 혼돈파괴망가 장면들이 나오지 못한 것. 이름은 거창하지만 스토리를 보면 지구에서 벌어진 약간의 해프닝에 가깝다. 따라서 건담 SEED같이 초호화 액션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던가, 건담 M08소대처럼 지상의 격렬한 액션씬을 바라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이다. 게다가 본인은 이전 리뷰에서도 썼듯이 이 영화에서 쓴 카툰렌더링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것도 설마 유포터블처럼 야근의 힘은 아니겠지... 라고 바래보지만 왠지 맞는 것 같다;;; 세계관 설명은 짤막짤막하지만 거대한 로봇과 순간순간 지나가는 장면이 모든 걸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으므로 절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마시라.

 

 

 그러나, 우리는 이 감독의 우수 작품 중 하나가 반드레드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1. 일단 공각기동대의 설정을 많이 따랐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뇌에서 더 앞서나가서, 이 세계관에서는 사람의 영혼, 즉 퍼스널리티를 육체에서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나보다. 그래서 로봇을 한창 발명했던 인간은 진로를 바꾼다. 자신들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대체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들인 '디바'라는 게 어떤 세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방지게 제우스 신이라거나 가네샤같은 게 납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과학자들의 전뇌 속 세계로 데려간 게 아닐까 추측된다. 아무튼 그 세계에서 인류는 육체의 구속에서 해방된 채 살아간다. 사람은 죽기 전에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걸 의식하며 '해방감'을 맞는다고 하는데, 살아가는 평생 그 해방감을 느낀다니 정말 대단한 낙원임엔 틀림없다. 게다가 주인공 안젤라 발자크의 단편적인 소개로 추측하건데, 이과적 경험은 무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디스토피아 세계에서나 다 그렇듯 이 세계에서도 한계가 있다. 바로 사람의 메모리를 등급에 따라 제한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있는 삼등급 안젤라라도 이등급, 일등급에 비해선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등급이 최고라는 순서가 맞는다면.) 그녀의 밑에 있는 사람들(나같은 문과라던가)은 물론, 그녀보다 더 큰 제한을 느낄 것이다. 사는데 불편감을 느끼진 않겠지만, 대단한 열등감이 느껴지는 건 틀림없을 일이다. 물론 불손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검색해서 아카이브로 구속시켰을 테고. 빨리 공적을 세우고 싶은 욕심치고는 꽤 애를 쓰는 안젤라 발자크를 보건대, 공각기동대처럼 '우파지만 약간의 외도'를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 듯하다. 우로부치 겐의 잔인함은 디바 자체에 깃들었다. (그리고 가슴 큰 여자들이 속해있지.)

 

 

 2. 여기에서부터 아마도 이 영화에 대한 공격이 시작될 듯하다.

 

 공각기동대에서는 명백히 '육체'가 아니며 될 수도 없다고 부정하지만, 어쨌던 그녀는 자신의 복제 클론 껍데기를 '육체'라고 부른다. 디바에서 해킹하면서 자꾸 우주선을 소개하며, 잡으려고 하지만 번번히 놓쳐버리는 대상을 만나기 위해 그녀는 육체를 만들어 지구에 잠입한다. 스포일러는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도 기술을 무한긍정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공각기동대와 비교해서 그런가, 노골적인 대사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의리라던가, 네(안젤라 발자크)가 육체인지 프로그램인지 분간이 안 간다던가. 물론 영화의 상영 시간은 짧으니 핵심 메시지를 넣으려 상당히 노력했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나같이 좀 나이먹은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 낯간지럽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UBW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이래서야 역시 나스 기노코의 각본같잖아.

 

 무튼 지구인인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나 느끼한데, 이 녀석이 또 비중은 적다. 뭐냐. 잘 키우면 마크로스7의 넥키 바사라가 될 수 있었다고. 대사 중 깅가노 하떼마데에서 마크로스의 개입은 더욱 분명해지는데;;; 아무튼 비중이 없어도 너무 없다. 차라리 러브 스토리가 나와줬으면 하는 스토리는 생전 처음이라고. 초반엔 그래도 듬직한 캐릭터였는데 안젤라 발자크가 너무 강력해서 묻혀버렸다. '분명 지상에 협력자가 있을 거야'라고 적군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줘도 소용없다고? 그래봤자 해킹범이 떠오르지 남자 주인공이 떠오르진 않아! 근데 남자주인공 이름이 뭐였지?........

 

 뭐 음귀와 비슷한 캐릭터였다고 해둡시다. 

 

  

 3. 그렇다고 연애 떡밥을 안 뿌린 건 아니다. 낙원추방은 신화적 소재로, 특히 미술계에서 많이 쓰였다.

  

 안젤라 발자크가 아카이브에서 탈출해 지구로 내려갈 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낙원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겠냐고. 이브는 뱀의 꼬임에 빠져 사과를 먹고, 아담에게 사과를 건네준다. 그녀가 아담역을 맡은 자리크(남자 주인공. 엔하위키에서 검색해봤다.)에게 건내준 사과는 아무래도 '시야의 확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리크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극히 말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아무래도 디바에서 파견온 사람들을 보고 디바에 대해 근본적으로 꺼림찍해 하던 듯하다. (하기사 눈앞에서 육체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 아니지.) 하지만 일단 처음부터 다짜고짜 로봇의 안테나를 부수어버리는 데도 화내지 않고, 진지하게 그의 범인 추적 방법을 따라주는 안젤라를 보면서 서서히 마음이 바뀐 듯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녀는 빨리 하계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16살의 미성숙한 육체를 그대로 썼기 때문에 과로하여 지친 모습도 보이고 병에도 걸린다. 그로 인해 동정심이 어느정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무튼 두 명은 충분히 에덴에서 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동반자로 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연애로도...?

 

 

 

 

 4. 반면 프랑스 대혁명의 기질은 안젤라 '발자크'에서 드러난다.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작가가 있다. 노벨문학상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람이 쓴 소설 중 가장 유명한 게 '인간희극'이다. 그 작품에서는 '프랑스 대혁명 직전'에서부터 상세히 프랑스의 역사과정을 서술하는데, 특히 브루주아 자유주의 사상이 어떻게 사회를 장악하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집중해서 썼다. 이는 마치 자유주의 사상을 긍정하는 것 같은데, 그의 보수주의적 왕당파 성격을 볼 때 상당히 모순된다. 그의 저서 몇 권 읽고 감히 추측하건데, 그는 유년 시절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 기억을 평생 간직하고 있고 이는 그의 전 인생에 영향을 끼치게 된 듯하다. 즉 인간의 근본적인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 욕구에서 자유롭게 되길 갈망하게 된 게 아닌지. 이는 어릴 때부터 디바에 세뇌되어 원리원칙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자리크에 끌려 같이 지구를 모험하게 된 안젤라 발자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는 다 알겠지만, 그 스토리가 전혀 연결점이 없고 마구 뿌려지기만 하니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결합점도 없고. 마치 완결이 났으면서도 완결이 나지 못한 반드레드의 결말같다. 아무리 TV에서 뒷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추구하려는 이상의 통일성은 갖춰져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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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 1
미즈 아사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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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는 주로 만화책과 라노벨 중심으로 책을 파는 서점의 직원들 일화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남녀가 섞여 일하는 직장에서 흔히 겪는 썸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물론 그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위의 그림은 사내연애가 얼마나 무서운 결말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 네타이다. (...응?)

 

 

 2. 저런 그림에서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섹드립이 많이 나온다. 어찌 보면 남자셋여자셋 같기도 하다. 원작을 만든 사람이 프렌즈같은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해서인지, 썸타는 주요 등장인물도 딱 여섯이다. 일단 남자가 세 명이니까...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감독, 우미, 소믈리에라는 남자 직원 세 명은 확실히 이 주제에서 여성들보다 더 중요한 존재이다. 책을 좋아하는 남자는 매우 고전적인 선호대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여성이 책을 안 읽는다 하더라도 할리퀸같은 연애소설이라던가 순정만화를 살짝 들춰본 적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연애에서 아주 기본적인 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날씨에서부터 시작해서, 영화라던가, 혹은 '최근에 읽은 책'이라던가를 거론하면서 서서히 알고 지내게 되니 말이다. 장르에서 문제가 있겠지만;;; 아무튼 기타 힘을 쓰는 일도 맡기기 쉽기 때문에 실제로 서점은 남자직원이 인기가 있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자직원들도 확실히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3. 그런데도 이 직원들이 용기있게 고백하지 못하고 썸을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특정한 종류의 일에 과하게(?) 빠져있는 면 때문에 본격적으로 연애요소에 신경쓰지 못하는 점이 있을 것이다(...) 성우로 일하면서 자주 서점에 들르는 츠모링은 선생의 여자력을 체크하느라 바쁘다. 선생도 우미와 썸을 타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코미케에 직접 만화를 그려서 올리느라 바빠서 의식주를 거의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미도 마찬가지이다. 결정적인 면에서 밀어붙이지 못하는 소극적인 성격 탓도 있지만, 취미로 모으고 있는 에로책이라던가 피규어가 집에 즐비해서 선생을 집에 들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마지막화에 어떻게든 무리해서 선생을 데려오긴 하지만.

 그러나 이 애니에서는 그것을 '책모에'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하여 개그코드로 삼는다.

 

 

 4. 아르바이트라고 하기엔 상당히 잡다하고 과중한 서점 업무의 특징도 한 몫한다. 보통 이 애니메이션을 우리나라의 '와라 편의점'과 비교했는데, 그 만화에서는 박봉을 받으며 사회체제에 굳어가는 알바들의 비애가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점아가씨에서 그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애니에서는 그런 요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후쿠시마 사건도 있고 여러모로 일본의 위기라 불릴 수 있는 상황인데다, 사회체제에 관련된 예리한 풍자가 한창 등장해야 할 시점에서 알바에 대해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얼버무린다는 게 나로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마 그게 서점아가씨의 유일한 단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약하게나마 서점 업무의 노고가 드러나는 장면이 몇몇 개 있었다. 연장근로는 이 썸타는 청춘들을 만나게 해주는 계기가 되지만, 한편으로 일의 중압에 눌려 그들의 입을 과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시급도 그렇게 센 편은 아니다.

 

 5. 활동이 아직 코미케에 한정되어 있어서 작업실도 없는 불쌍한 선생은 레스토랑에 가서 배고픔을 참으며 드링크 바 요금만 내고 하루종일 그 곳에서 작업을 한다. 일도 하면서 창작의 고통도 동시에 겪어야 하는 그녀는 밤을 새면서 작업을 하다가 결국 지쳐서 울기 일쑤이다. 어찌보면 콩쥐팥쥐에서 일이 잘 안 될 때마다 떼를 쓰는 콩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눈물을 닦고, 목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불만을 꾹꾹 누르며 한걸음 한걸음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간다. '너무 늦게 깨달으면 손해야'라고 주연들은 입버릇처럼 반복하여 중얼거린다. 이는 딱히 사랑고백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어떨 땐 느리게, 어떨 땐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자신의 진짜 삶을 찾으려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서점아가씨들의 외모나 수줍음보다도 더 독자들을 즐겁게 하는 장면은 그들의 당찬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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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No. 6 (넘버 식스) (2012)(지역코드1)(한글무자막)(2DVD)
Section 23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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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실한 청교도 신자인 겔러 가문의 장남 로스. 몹시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격의 너드로(과학씹덕후인데 사회성 매우 부족하고 4차원이다.) 작품이 진행되기 이전엔 결혼을 했었다는 스토리이다. 하지만 아내 캐롤이 갑자기 '나의 정체성은 레즈비언이었다'라고 선언하고 이혼을 하면서 1화가 시작된다. 아, 사실 NO.6 이야기가 아니라 프렌즈 이야기였다. 근데 따지고 볼 때 프렌즈가 시작되지 않았으면 캐롤과 이혼하는 스토리도 나오지 않았을 텐데 프렌즈가 잘못했네.

 

 이제 NO.6에 나오는 사후를 보자. 시작부터 이 인간은 자신이 과학씹덕후임을 공개적으로 자랑한다. 친구들이 '옷이 구리다'며 욕을 하면 약간이라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거나, 아님 할머니가 준 옷이니 비웃지 말라고 일침하면 될 것을, 폭력으로 제압한다. 사회성 매우 부족해보인다.(...) 시온의 볼에다 쪽하는 건 좋은데 시온이 위와 같이 이유를 묻자 '좋아하니까'라고 한 마디 말하면 될 걸 거기서 또 생식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근데 이 여자애는 주인공도 아니고 주인공 소꿉친구라는 설정에(일단 시온은 사후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말하는 게 보시다시피 항상 과학 이론에 관련한 이야기뿐이니 도저히 말을 섞을 수가 없다;;) 끝에까지 가서도 도저히 연인 관계로 진행되지 않는데다 너드다. 게다가 언제나 스웨터를 입는 취향까지 로스랑 판박이다. 내가 보기엔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듯.

 

 

 

 어떤 이쁘장하게 생긴 남자애가 피를 흘리며 집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주인공 놈은 이 남자애의 세기말적 외모와 츤데레 성격에 아주 홀딱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린다. '날 왜 도와주는 거냐'라는 질문에 시온은 그냥 무심코,
 "니가 여자애같이 이쁘니까."
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전형적이고 식상한 나머지 오히려 새롭기까지 한 작업멘트다!
 게다가 사후가 준 커플스웨터까지 입혀주고 하룻밤을 보낸다. 아니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면 1층에서 다른 옷을 가져올 수도 있었잖아?
 아무튼 이 시키는 처음부터 정말 사후에게 관심이 없었다.
 아무튼 시온은 네즈미가 달의 물방울에서 도망쳐 나온 위험분자라는 걸 알게 되고, 그래도 여전히 그를 숨겨준다. 그러나 저 철저히 무방비한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결국 그는 당국에게 발각되어 어머니와 순식간에 중류층 사회로 떨어져 나간다.

 

 시온의 상류층 탈락에도 불구하고 사후는 공부벌레답게 열심히 공부를 파서 결국 NO.5 지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친할머니를 양로원에 맡긴 뒤 그녀는 시온을 찾아가서 당당하게 제안한다.
 "너의 정자를 받고 싶어."
 하룻밤 사이에 딥 다크 판타지에 눈뜬 시온은 당당하게 대답한다.
 "고멘, 난 남자가 아니면 서지 않아. 내 정자는 2년 뒤 정자은행에서 받아가도록 해."
 "X발, 잘생긴 남자는 임자 있거나 게이이거나 둘 중 하나라더니."
 .... 물론 이 중 일부는 거짓말입니다.

 

 아무튼 둘은 BL커플답게 동거하면서 살게 되는데, 아 정말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살려줘 ㅋㅋㅋㅋ

 셰익스피어의 연극 대사를 주절대면서 노는데 네즈미가 그 와중에도 멕베스를 가장 사랑하는 듯.
 스토브로 국을 끓이면서 멕베스 대사를 주절대는데 손발이 오그라든다.
 근데 상류층 사회에선 연극이나 소설은 가르치지 않는지 시온은 그냥 어버버버 하면서 앉아있기만 함. 그러나 이 시온이란 녀석도 1화때부터 중2중2 성격이 상당해서 나중엔 같이 맞받아치면서 놀아줌. 인문학과가 적성에 맞아서 좋았던 건지 아님 단순히 애인이 좋아하니 좋아하는 건지...
 근데 후자인 것 같다고 생각됨.

 

 가뜩이나 네즈미보다 키가 작아진 시온은 기생벌로 인해 죽다 살아난 뒤 작고 하얗고 귀여운 오토코노코로 변!신!한다. 원작과는 달리 눈까지 붉게 설정해놔서 알비노 성애자들이 하악할 최고의 미모. 게다가 온 몸에 저 핑크색 무늬가 생겼는데, 그 상처를 보여주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이게 뭐야 대체 ㅋㅋㅋ 심지어 네즈미도 처음 주인공을 데려올 땐 퉁명스러운 어조를 썼는데, 막상 외모가 저렇게 귀엽게 변하니 갑자기 자상해짐.
 역시 사람은 외모가 예뻐야 한다는 교훈이냐...

 

 게다가 네즈미 이 녀석 서쪽외곽에서는 제일 유명한 오카마였다. 햄릿의 오필리어 등 여장을 하고 연기를 해서 돈을 받는 듯하다. 그러나 뒷골목 무대인지라 왠지 연극이라기보다는 광대극 분위기에 가까웠다고 해야 하나. 작품에서 길게 말은 안 하는데 성희롱도 꽤 당했었던 듯.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온은 점점 네즈미의 지난 삶이 얼마나 팍팍했는지를 깨닫게 되고, 사후는 또 사후 나름대로 자연의 신비주의에 눈을 뜨게 되어, 그 남녀주인공 둘 다 자연을 파괴하는 NO.6를 파괴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전투에서 과격한 씬이 없고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 있어서 소설 원작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업적 흥행을 노린 몇몇 흔적이 눈을 찌푸리게 했다. 부녀자로서 남자의 키스는 매우 좋지만, 도대체 그 상황에서 왜 키스하는지 모르겠는 몇몇 장면들이 있었다. 디스토피아를 찍던지 러브씬을 찍던지 둘 중 하나만 해라. 아무튼 디스토피아 속에서의 사랑 이야기라면 차라리 이 작품보단 헝거 게임 시리즈가 더 나았다. 그렇다고 작품성이 아주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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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배드 2 - 한국어 더빙 수록
크리스 르노 외 감독, 스티브 카렐 외 목소리 / 유니버설픽쳐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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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래곤 길들이기와 토이스토리 3를 밀치고 단연 삐까번쩍하게 빛을 냈다. 사장님 그루를 본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누구라도 저기 저 노란 미니언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미 이 미니언을 가지고 많은 상품들이 만들어졌다. 또한 이 작품은 처음에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배급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이후엔 유니버설 픽처스에 돈을 물고 온 제비 혹은 효자구실을 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서도 탐을 냈는데, 남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축구 애니메이션인 이나즈마 일레븐에서 콜라보레이션을 열기도 했다. (원래 영상에서는 동그랗고 부들부들하게 보이는 그루가 제법 사장님답게 그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뒤늦게 이 작품의 진가가 알려졌는데, 슈퍼배드 2를 방영했을 땐 대기업들이 미니언을 많이 조명했다. 


 이렇게 엄청나게 상품화된 덕분에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그 당시 많이 나온 영화애니 작품들을 모두 짜부라뜨려 버렸다. 그 가운데는 드래곤 길들이기처럼 괜찮은 많았다. 개인적으로 드래곤 길들이기는 엄청난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 작품으로 인해 예산이 다 털린 까닭에 2탄 이상 나오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의 내용이 드래곤 길들이기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드래곤 길들이기보다 메시지는 더 명확하다.

 


 2. 그루는 어찌보면 디스가이아의 라하르를 닮은 타입이다. 후반에 많이 뭉개져서 그렇지 초반엔 허풍을 떠는 모습이 많이 드러난다. 그리고 심술궂기는 미니언 못지 않다;;; 사실 이 때의 성격이 제일 맘에 드는데. (어이.) 아무튼 라하르처럼 이 분도 가정분위기에 문제가 있다. (모든 어린이 매체들이 다 그렇듯이.) 라하르가 올바른(?)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일찍 어머니를 잃어 성격이 파탄났다면, 그루는 자신이 뭘 해도 시큰둥하고 관심이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란다. 나중에 그루의 어머니의 현재 모습을 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단순히 뭘 해도 오버액션을 취하는 그루와는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사실 남자아이는 어른이 옆에서 반응을해줘야 하는데... 교육학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아무튼 어린 남자아이들 누구나 그렇듯이 달에 관심이 많은 그루는 어린 시절 로켓까지 개발하지만, 어머니의 반응은 그저 그렇다. 슈퍼배드 2에서 보면 더 자세히 나오지만 생김새가 저렇다보니 여자친구 한 번 사귄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뉴스는 선행보단 악행을 더 많이 보도한다. 아마도 그가 악당이 되기로 결심한 것도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뭘 하든간에 자신조차 시큰둥해진지라 뭘 해도 흥이 나지 않는다. 결국 그의 악행 비즈니스는 큰 일 없이 거기에서 거기에 그친다.

 


 3. 이런 설정은 내가 어린시절 투니버스에서 얼핏 봤던 엑셀 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서의 마왕은 악행 비즈니스보다는 지구정복을 꿈꾸지만, 아무튼 지구인들의 터전을 뺏으려는 악질 행위를 벌이는 건 맞으니 소소한 지적은 생략하자. 마왕은 애초에 그루처럼 큰 꿈부터 노리지 않고, 일단 일본의 어느 마을 정복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구정복까지 아주 차근차근 나아가려 한다. 위의 그림에서 나오는 녀석과(그러고보니 노란 머리에 대충 파란 옷을 입고 있군요... 미니언?) 또 한명을 주로 부하로 부리는데, 이 여자들이 능력은 출중한데도 쓸데없이 무대포인데다가 생각이 4차원이다보니 악행이 어수룩하다. 그게 또 어찌어찌하다보니 선행으로 변모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게다가 주요 스토리에서는 진짜 악당이 나타서 지구정복을 하려면 그 악당을 막아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는데, 1편에서나 2편에서나 대충 그루도 그런 길을 밟는다고 보면 된다. 요즘엔 이런 장르가 되려 뻔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슈퍼배드는 줄거리가 개연성이 있어서 제법 재밌다.
 
 여담이지만 엑셀사가는 완결로 갈수록 급전개가 심해지고 어차피 잡지본과 단행본의 결말이 다르므로 (둘 다 썩 내 마음에 드는 결말은 아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게 좋다. 개그도 더 많음.

 

 

 4.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모든 걸 너무 가족중심주의로 가는 문제는 있다. 하지만 슈퍼배드 1에서만 해도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의 상처에 대해 세세히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독신남성이 아이들 셋을 입양하는 이야기가 워낙에 파격적이라 평가가 좋았다. 굳이 그루에게 여자를 구해줬어야 하나?하는 의문이 남긴 하지만 이 캐릭터가 또 스파이 덕후이지만 도짓코라는 갭모에가 있다. 게다가 이 애니메이션 주제에 맞게 무대포 정신이 가히 훌륭하므로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대게 이런 작품에서는 주인공에게 여자가 생길 때부터 팬층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그루랑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5. 미니언 때문에 영화를 봤다는 팬층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미니언을 보고 생각난 게 로얄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인데, 거기서도 수상한 생물이지만 초콜릿 공장에서 노동하고 초콜릿으로 임금을 받는 엄연한 직원이 등장한다. 대략 초콜릿 공장의 사장 윙키 웡카가 쓰레기같은 음식을 먹는 원시부족에게 초콜릿을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꼬셔서 데려온 원시부족이라는 설정인데, 이게 인종차별에 걸려서 욕을 많이 먹었었다. 아무래도 그루가 스페인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는 걸 보면, 미니언도 사실 그가 아메리칸 드림으로 꼬셔서 데려온 외국인계열 노동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루의 말로 추정해보건대 임금과 휴가도 제때제때 주는 것 같고, 윙키 웡카와는 달리 그루는 그 많은 미니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며 머리스타일까지 신경써준다. 그루가 천하의 악당이라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미니언에게 유달리 자상하다는 설정을 볼 때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처럼 인종차별 비난을 받을까봐 작가가 많이 신경쓴 것 같다. 아무튼 2015년에는 미니언으로만 구성된 영화가 따로 나온다니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모습과는 달리 목소리나 하는 짓이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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