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에스에이씨라 그러냐 욕같다 그러신다면 고의적으로 욕한 거 맞습니다.
앉아있는 사람이 총리다. 노랑머리라서 염색했나? 생각했는데 이후 전개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사회적 비판이 굉장히 취약해졌다. 그러고보니 공각기동대의 매력이 확연히 떨어졌다. 결말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많던데, 아직 2기까지 보진 않았지만 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SAC가 극장판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것만큼, 공각기동대가 더 추락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다. 그러나 사회적 비판이 눈에 띄게 떨어지다 보니(도대체 오프라인 은행 창구에 기계를 다룰 줄 모르는 가난한 노인층이 많은 게 블랙코미디로 쓰일 일인가?) 우익의 면모가 더 돋보인다. 나는 특히 일본 총리가 일본을 지극히 사랑하는 미국인이라는 데에 주목했다. 도야마 고이치라는 자칭 '내셔널 아나키스트'이자 '파시스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미국이 세계 모든 곳에 영향을 끼치는데, 도대체 왜 일본인인 자신에게는 미국 대통령 선거권이 없고 출마하지 못하냐고. 나무위키에서도 기록이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 너희는 아무 나라에나 이래라저래라 하고 무력개입도 서슴치 않으니까, 전 세계가 사실상 미국인 거 아니냐? 그러니까 나도 미국인인 셈이고, 얌전히 미국인인 내 피선거권을 인정해라. 그리고 너희는 어째서인지 전세계를 지배하는 주제에 '아메리카' 본토에서만 선거권을 인정하는데, 어째서 60억을 지배하는 주제에 2억도 안 되는 미국인들에게만 선거를 허용하는 거냐?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한 나머지 수십억 유권자들은 날 지지하는 것으로 치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는 걸 저지하고 싶다면 즉각 나머지 수십억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인정해라! 그렇지 못하겠다면, 얌전히 세계의 다른 나라의 일에서 손을 떼라!"
이 사람은 또 전혀 의외인 책에서 재등장하는데, '거리로 나온 넷 우익' 후반 말미에서 등장한다. 이 책에서 아카하타(일본공산당 기관지인데, 이 분들 북방영토에 대해선 의견이 꽤 강하기 때문에 일부 넷우익에게 사랑받는다.)가 애국적 신문으로 묘사되는 것만큼 충격적이고 신선하다 볼 수 있다. 재특회 집회를 보면서 '생각보다 말을 쉽고 선동을 잘 한다'는 평을 한다. 도야마 씨에게는 좌파 시위는 너무 '덜 민중적'이기 때문인데, 의외의 통찰이다. 뭐 그래도 재특회는 도야마 씨의 비웃음거리니 오해하지는 말자.
좌우지간 이 설정은 도야마 고이치의 의견을 반대로 뒤집었다 볼 수 있다. 미국이 경제적으로도 권력으로도 더 우위에 있는 국가이니 이쪽이 더 설득력있고, 게다가 스티븐스처럼 일제강점기 시대 때 일본을 거의 변태수준으로까지 좋아했던(...) 미국인도 있으니 불가능한 설정은 아니라본다. 미국은 일본 총리를 제거하기도 하고 한일 협상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일본을 구슬리고 있다.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공각기동대는 항상 시대를 앞서나간 전개로 주목받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전개를 내놓는다는 건 한국의 고통받아온 역사를 미일이 일방적으로 외면한 채 친분관계를 맺겠단 것인데, 그럼 우익이 일본에서 급부상한다는 얘기가 아닌지; 토미노옹의 말대로 '방구석에서 두두두두만 해대고 현실에선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는' 넷우익이 (정신차리고) 미국의 권력과 제대로 연결되어 갑자기 존중받겠다고 거리로 뛰쳐나가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시점이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당과 미국의 민주당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나.. 어휴 말을 말자.
나무위키 참조한 게 반을 차지해서 길게 보이네요; 근데 진짜 노랑머리 총리 외 아무 느낌 없었고 액션만 봤습니다. 3D라서 그런가 게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나네요. 만약 2기에서도 아무 생각 없으면 공각기동대 2045 리뷰는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