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반판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기무라 타쿠야 외 목소리 / 대원DVD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마녀:사랑이군, 그렇지? 

소피:흠... 

마녀:최근에 한숨만 쉬고 있군 

소피:(한숨) 

마녀:누굴 좋아하는 거야?  

 

 

1. 이 새끼가 얼마나 주인공 소피를 개고생시키는 나쁜 남자인지는 구글에다가 '하울 나쁜 남자'라고 쳐도 드러남. 황야의 마녀에게 찝쩍거리다가 '아 이 여자는 그거구나, 미져리구나'라고 크게 깨닫고 도망치다가 강제로 소피를 끌어들이질 않나. 덕분에 마녀에게 저주받아 할머니가 된 소피가 자신이 만났던 그 소피라는 걸 알게 되면서도 사과 한 마디 안하고 무시까는 건 둘째치자. 염색 지워지자 울고불고하는 거에서부터 짜증이 급상승한다. 징징대는 애새끼 싫다고. 게다가 자신을 계속 불러대는 왕궁이 무섭다고 소피를 대신 내보내는 건 무슨 심보냐;;; 분명 마왕이 되가는 과정에서 소피의 고백을 개무시한 것도 오로지 소피의 꿈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다가 소피의 마법 약발이 점점 떨어지니까 자연스럽게 사귀는 이 새끼의 뻔뻔함이 너무 싫다. 근데 계속 하울을 스토킹하는 황야의 마녀는 소피한테 이렇게 말한다. "야, 하울 귀엽지 않니?" 어디가?!?!!?!?!?!!?!?!?!?!!?!?!?!??!?!!?!?!?!!?!?!?!!?!?!?!!?!?

 근데 딱 저게 내 남자 취향이다(....) 랄까 귀걸이 빛날 때 나 숨이 막혔어 ㅠㅠ 엄마....

 

 

2. 무튼 소피는 하울과 하늘에서 워킹 좀 했다고 발랑 까진 남자애 한 명과 거대하지만 거미가 득시글한 성과(하울은 정말이지 집정리 못하는 인간의 표본이었다.) 치매끼있는 할머니와 왕궁의 스파이견을 키워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처음에는 한 명이었지만 나중에는 점점 늘어난다. 어찌 보면 중세판 미녀와 야수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지만, 소피는 (겉보기에는) 자발적으로 성에 걸어들어간다. 자신은 청소밖에 못한다고 극구 주장하지만 장을 본다거나 애랑 놀아준다거나 하는 일 굉장히 많다. 무엇보다 하이할 땐 급 하이해지고 우울해질 땐 딥다크해지는 하울을 들들 볶아서 집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할까. 말하자면 소피는 끝없는 인내력과 행동력을 과시하는 타입의 여성인데, 굉장히 본받고 싶은 스킬이다. 소피만큼이나 요리를 못하므로.

 

 

 

 

3. 아무튼 하울의 심장을 공략하는 세 여성이 등장한다. 한 명은 하울의 능력을 자신이 다스리는 국가에 꼭 사용하고 싶어하는(혹은 남종으로 삼고 싶어하는 것 같은) 하울의 스승. 또 한 명은 하울의 심장을 공략 아이템으로밖에 생각 안 하는 마녀. 그리고 가정부로 취직하여 아리까리한 말로 하울을 들쑥날쑥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하울을 좋아하는 소피. 사실 이 세 여자 중 누구도 그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울이 힘을 잃자 여왕이 당장 전쟁을 중단하는 걸 보면, 이 여자는 어떻게 하울이 마왕으로 각성하는지를 보고 싶어서 전쟁을 벌인 것도 같다. 비뚤어진 애정이라고 할까. 그러나 애초에 저렇게 복잡한 공략을 세우면 연애에 둔감한 남자는 이해를 못하고 떠나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애초에 자유분방한 아나키 성격의 남자를 억지로 묶어 무릎꿇게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마녀는 집요하게 달라붙으니 당연히 하울이 피곤하게 느낄만도 하지. 아무튼 하울의 심장이 폭주하여 마녀는 어마 뜨거라 하고 놀라지만 꼭 잡고 놔주질 않는다. 나는 불에 타서 죽고 너는 심장터져 죽자는 기세다. 무셔... 이런 여자한테 걸렸다간 정말 인생에서 동반자살 루트로 갈 수 있으니 남성들은 주의하길 바란다. 얀데레는 현실에선 가급적 만나는 걸 지양하는 게 좋다. 결국 마녀를 위해 하울의 심장에 찬 물을 끼얹는 건 소피이다. '물을 끼얹나...?' 뭐랄까 아무리 남자가 철없어보이고 무례해보여도 난 쓸모없는 전쟁을 싫어하는 올바른 판단력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감수성이 있으면 괜찮다고 보는 성격이다. 아마 소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 본다. 다만 여자가 어떻게 남자에게 인내심을 키우도록 부추기고, 어떻게 컨트롤을 잘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말이지. 그 과제는 썸타는 기간동안 상당히 오랜 시간 고민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하면 한도끝도 없으니 그냥 평상시의 소피를 잘 지켜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다만, 남자의 그냥 해본 헛소리와 허세에 너무 진지하게 굴고 상처받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현실에선 소피처럼 대놓고 공개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했다간 몸도 마음도 다 뺏기고 나락으로 처박힐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올바른 판단력과 감수성이 포인트이다.


 

 

4. 그리고 할머니도 여성이다. 언제나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늙었다고 비웃지 맙시다. 소피야 워낙 황당한 상황이라 어버버거리면서 아무말 못한 듯하지만 내 앞에선 최소 조인트 까인다.(...)


 여담인데 난 여성의 저렇게 땋은 머리가 좋다. 왜 히로인들은 클라이막스에서 항상 머리카락을 자르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Gugure Kokkuri-San (구구레! 코쿠리 상) (한글무자막)(Blu-ray)
Alpha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영양이 없을 거 같은 이 싼 퀄리티가 아주 끝내줘요.

 


 
1. 요즘 평범하지 않은 여고생이 유행인지 <내가 인기 없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희들 탓이야> 이후로 계속 토모코같은 애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이치마츠도 그런 캐릭 중 하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인기를 좀 얻으려고 했는지 작화가 붕괴되면 미소녀가 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나중에 와타모테 리뷰를 할 때 자세히 쓰겠지만 토모코는 얼굴도 보는 사람이 흠칫할 정도의 외모 때문에 더욱 더 사회적 문제가 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구구레 코쿠리상에서는 이 소녀의 작화붕괴 서비스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한 제기가 약화된다. 게다가 독설도 약한 편. 그러니 이 애니메이션에서 뭔가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 말자.

 

 


 2. 작화붕괴될 때의 모습. 어찌보면 저게 더 인형같지 않나 싶은데...


 아무튼 심심해서 해본 분신사바로 인해 코쿠리상이 나타나는데, 이 녀석 하는 말 보면 오래전부터 코히나를 흑심 가득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고(로리콘이다!) 기타 여러모로 수상쩍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집안일 잘하고 돈 관리 잘 하는 야무진 캐릭터로 자리잡아 코히나를 돌봐주자, (이후에 나타나는 진정 심술궂은 요괴들과 대비되어) 필요상 동거관계를 맺는다. 애니메이션은 그 둘이 동거하기 시작한지 1년 동안을 보여주며 그 이후 룸메이트로 너구리 땡중과 이누가미가 등장한 이후로 끝나지만, 만화책으로 더 연재중인 것 같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 쪽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래도 난 여기서 나온 엔딩이 더 좋아서 그냥 접으려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번역도 아직 안 됐고...

 

 

 3. TS물이라던가 쇼타를 좋아하는 텐구(...) 등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여러가지 트랜드는 몽땅 섞여서 나왔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짤방감도 꽤 있다.

 사실 내가 사실 일상물이나 코미디물을 잘 안 보는데, 이번에 젤리찡이 하도 보라고 추천해서 보게 된 거다. 근데 오히려 코쿠리상 성우에 빠져서(남자던 여자던 색기가 장난 아니다.) 빠져나올 수 없게 되었지;;; 2014년 4분기는 물론이고 그 이전까지 따져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일상물인 듯하다.


 4. 내가 이 애니에서 건진 짤방들.  

 

 

 이거 몇 번 써먹었고.

 

 

 자막은 '혹시 같이 목욕탕에 들어오고 싶었던 걸까?'인데 이치마츠의 표정으로 모든 게 설명되는군요.

 어찌보면 참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니코니코니.

 

 


 혹시 어떤 분이 저렇게 하면 경찰아저씨를 부르세요.

 

 


 

 저를 위한 짤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낙원추방 : 일반판(렌티큘러)
미즈시마 세이지 감독 / 버즈픽쳐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고파지고 피곤해지고 병에 걸리면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그렇게 덧없는 존재인데 당신은 아무렇지 않게 날 대해. 그 자신감은 뭐지? 우리가 버린 육체에 훨씬 가치를 느껴서인가? 뼈로 소리를 느낄 수 있어서인가? 

 
 1. 평가를 하자면, 후반의 액션씬이 상당히 좋다. 그리고 그 액션씬을 위해 스토리를 약간 죽인 것 같다. 그래서 우로부치 겐의 혼돈파괴망가 장면들이 나오지 못한 것. 이름은 거창하지만 스토리를 보면 지구에서 벌어진 약간의 해프닝에 가깝다. 따라서 건담 SEED같이 초호화 액션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던가, 건담 M08소대처럼 지상의 격렬한 액션씬을 바라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이다. 게다가 본인은 이전 리뷰에서도 썼듯이 이 영화에서 쓴 카툰렌더링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것도 설마 유포터블처럼 야근의 힘은 아니겠지... 라고 바래보지만 왠지 맞는 것 같다;;; 세계관 설명은 짤막짤막하지만 거대한 로봇과 순간순간 지나가는 장면이 모든 걸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으므로 절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마시라.

 

 

 그러나, 우리는 이 감독의 우수 작품 중 하나가 반드레드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1. 일단 공각기동대의 설정을 많이 따랐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뇌에서 더 앞서나가서, 이 세계관에서는 사람의 영혼, 즉 퍼스널리티를 육체에서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나보다. 그래서 로봇을 한창 발명했던 인간은 진로를 바꾼다. 자신들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대체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들인 '디바'라는 게 어떤 세계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방지게 제우스 신이라거나 가네샤같은 게 납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과학자들의 전뇌 속 세계로 데려간 게 아닐까 추측된다. 아무튼 그 세계에서 인류는 육체의 구속에서 해방된 채 살아간다. 사람은 죽기 전에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걸 의식하며 '해방감'을 맞는다고 하는데, 살아가는 평생 그 해방감을 느낀다니 정말 대단한 낙원임엔 틀림없다. 게다가 주인공 안젤라 발자크의 단편적인 소개로 추측하건데, 이과적 경험은 무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디스토피아 세계에서나 다 그렇듯 이 세계에서도 한계가 있다. 바로 사람의 메모리를 등급에 따라 제한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있는 삼등급 안젤라라도 이등급, 일등급에 비해선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등급이 최고라는 순서가 맞는다면.) 그녀의 밑에 있는 사람들(나같은 문과라던가)은 물론, 그녀보다 더 큰 제한을 느낄 것이다. 사는데 불편감을 느끼진 않겠지만, 대단한 열등감이 느껴지는 건 틀림없을 일이다. 물론 불손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검색해서 아카이브로 구속시켰을 테고. 빨리 공적을 세우고 싶은 욕심치고는 꽤 애를 쓰는 안젤라 발자크를 보건대, 공각기동대처럼 '우파지만 약간의 외도'를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 듯하다. 우로부치 겐의 잔인함은 디바 자체에 깃들었다. (그리고 가슴 큰 여자들이 속해있지.)

 

 

 2. 여기에서부터 아마도 이 영화에 대한 공격이 시작될 듯하다.

 

 공각기동대에서는 명백히 '육체'가 아니며 될 수도 없다고 부정하지만, 어쨌던 그녀는 자신의 복제 클론 껍데기를 '육체'라고 부른다. 디바에서 해킹하면서 자꾸 우주선을 소개하며, 잡으려고 하지만 번번히 놓쳐버리는 대상을 만나기 위해 그녀는 육체를 만들어 지구에 잠입한다. 스포일러는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도 기술을 무한긍정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공각기동대와 비교해서 그런가, 노골적인 대사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의리라던가, 네(안젤라 발자크)가 육체인지 프로그램인지 분간이 안 간다던가. 물론 영화의 상영 시간은 짧으니 핵심 메시지를 넣으려 상당히 노력했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나같이 좀 나이먹은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 낯간지럽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와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UBW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이래서야 역시 나스 기노코의 각본같잖아.

 

 무튼 지구인인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나 느끼한데, 이 녀석이 또 비중은 적다. 뭐냐. 잘 키우면 마크로스7의 넥키 바사라가 될 수 있었다고. 대사 중 깅가노 하떼마데에서 마크로스의 개입은 더욱 분명해지는데;;; 아무튼 비중이 없어도 너무 없다. 차라리 러브 스토리가 나와줬으면 하는 스토리는 생전 처음이라고. 초반엔 그래도 듬직한 캐릭터였는데 안젤라 발자크가 너무 강력해서 묻혀버렸다. '분명 지상에 협력자가 있을 거야'라고 적군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줘도 소용없다고? 그래봤자 해킹범이 떠오르지 남자 주인공이 떠오르진 않아! 근데 남자주인공 이름이 뭐였지?........

 

 뭐 음귀와 비슷한 캐릭터였다고 해둡시다. 

 

  

 3. 그렇다고 연애 떡밥을 안 뿌린 건 아니다. 낙원추방은 신화적 소재로, 특히 미술계에서 많이 쓰였다.

  

 안젤라 발자크가 아카이브에서 탈출해 지구로 내려갈 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낙원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의 기분이 이렇지 않았겠냐고. 이브는 뱀의 꼬임에 빠져 사과를 먹고, 아담에게 사과를 건네준다. 그녀가 아담역을 맡은 자리크(남자 주인공. 엔하위키에서 검색해봤다.)에게 건내준 사과는 아무래도 '시야의 확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리크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극히 말을 아끼는 사람이지만, 아무래도 디바에서 파견온 사람들을 보고 디바에 대해 근본적으로 꺼림찍해 하던 듯하다. (하기사 눈앞에서 육체를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사람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 아니지.) 하지만 일단 처음부터 다짜고짜 로봇의 안테나를 부수어버리는 데도 화내지 않고, 진지하게 그의 범인 추적 방법을 따라주는 안젤라를 보면서 서서히 마음이 바뀐 듯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녀는 빨리 하계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16살의 미성숙한 육체를 그대로 썼기 때문에 과로하여 지친 모습도 보이고 병에도 걸린다. 그로 인해 동정심이 어느정도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마음이 끌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무튼 두 명은 충분히 에덴에서 살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동반자로 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연애로도...?

 

 

 

 

 4. 반면 프랑스 대혁명의 기질은 안젤라 '발자크'에서 드러난다.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오노레 드 발자크라는 작가가 있다. 노벨문학상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람이 쓴 소설 중 가장 유명한 게 '인간희극'이다. 그 작품에서는 '프랑스 대혁명 직전'에서부터 상세히 프랑스의 역사과정을 서술하는데, 특히 브루주아 자유주의 사상이 어떻게 사회를 장악하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집중해서 썼다. 이는 마치 자유주의 사상을 긍정하는 것 같은데, 그의 보수주의적 왕당파 성격을 볼 때 상당히 모순된다. 그의 저서 몇 권 읽고 감히 추측하건데, 그는 유년 시절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 기억을 평생 간직하고 있고 이는 그의 전 인생에 영향을 끼치게 된 듯하다. 즉 인간의 근본적인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 욕구에서 자유롭게 되길 갈망하게 된 게 아닌지. 이는 어릴 때부터 디바에 세뇌되어 원리원칙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자리크에 끌려 같이 지구를 모험하게 된 안젤라 발자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는 다 알겠지만, 그 스토리가 전혀 연결점이 없고 마구 뿌려지기만 하니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결합점도 없고. 마치 완결이 났으면서도 완결이 나지 못한 반드레드의 결말같다. 아무리 TV에서 뒷이야기가 나오더라도 추구하려는 이상의 통일성은 갖춰져야 하지 않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 1
미즈 아사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1.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는 주로 만화책과 라노벨 중심으로 책을 파는 서점의 직원들 일화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남녀가 섞여 일하는 직장에서 흔히 겪는 썸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물론 그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위의 그림은 사내연애가 얼마나 무서운 결말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전자상가의 서점 아가씨 네타이다. (...응?)

 

 

 2. 저런 그림에서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섹드립이 많이 나온다. 어찌 보면 남자셋여자셋 같기도 하다. 원작을 만든 사람이 프렌즈같은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해서인지, 썸타는 주요 등장인물도 딱 여섯이다. 일단 남자가 세 명이니까...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감독, 우미, 소믈리에라는 남자 직원 세 명은 확실히 이 주제에서 여성들보다 더 중요한 존재이다. 책을 좋아하는 남자는 매우 고전적인 선호대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여성이 책을 안 읽는다 하더라도 할리퀸같은 연애소설이라던가 순정만화를 살짝 들춰본 적은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게다가 연애에서 아주 기본적인 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날씨에서부터 시작해서, 영화라던가, 혹은 '최근에 읽은 책'이라던가를 거론하면서 서서히 알고 지내게 되니 말이다. 장르에서 문제가 있겠지만;;; 아무튼 기타 힘을 쓰는 일도 맡기기 쉽기 때문에 실제로 서점은 남자직원이 인기가 있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여자직원들도 확실히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3. 그런데도 이 직원들이 용기있게 고백하지 못하고 썸을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특정한 종류의 일에 과하게(?) 빠져있는 면 때문에 본격적으로 연애요소에 신경쓰지 못하는 점이 있을 것이다(...) 성우로 일하면서 자주 서점에 들르는 츠모링은 선생의 여자력을 체크하느라 바쁘다. 선생도 우미와 썸을 타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코미케에 직접 만화를 그려서 올리느라 바빠서 의식주를 거의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미도 마찬가지이다. 결정적인 면에서 밀어붙이지 못하는 소극적인 성격 탓도 있지만, 취미로 모으고 있는 에로책이라던가 피규어가 집에 즐비해서 선생을 집에 들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마지막화에 어떻게든 무리해서 선생을 데려오긴 하지만.

 그러나 이 애니에서는 그것을 '책모에'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하여 개그코드로 삼는다.

 

 

 4. 아르바이트라고 하기엔 상당히 잡다하고 과중한 서점 업무의 특징도 한 몫한다. 보통 이 애니메이션을 우리나라의 '와라 편의점'과 비교했는데, 그 만화에서는 박봉을 받으며 사회체제에 굳어가는 알바들의 비애가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점아가씨에서 그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어땠을지 몰라도, 애니에서는 그런 요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후쿠시마 사건도 있고 여러모로 일본의 위기라 불릴 수 있는 상황인데다, 사회체제에 관련된 예리한 풍자가 한창 등장해야 할 시점에서 알바에 대해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얼버무린다는 게 나로선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마 그게 서점아가씨의 유일한 단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약하게나마 서점 업무의 노고가 드러나는 장면이 몇몇 개 있었다. 연장근로는 이 썸타는 청춘들을 만나게 해주는 계기가 되지만, 한편으로 일의 중압에 눌려 그들의 입을 과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시급도 그렇게 센 편은 아니다.

 

 5. 활동이 아직 코미케에 한정되어 있어서 작업실도 없는 불쌍한 선생은 레스토랑에 가서 배고픔을 참으며 드링크 바 요금만 내고 하루종일 그 곳에서 작업을 한다. 일도 하면서 창작의 고통도 동시에 겪어야 하는 그녀는 밤을 새면서 작업을 하다가 결국 지쳐서 울기 일쑤이다. 어찌보면 콩쥐팥쥐에서 일이 잘 안 될 때마다 떼를 쓰는 콩쥐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눈물을 닦고, 목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불만을 꾹꾹 누르며 한걸음 한걸음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간다. '너무 늦게 깨달으면 손해야'라고 주연들은 입버릇처럼 반복하여 중얼거린다. 이는 딱히 사랑고백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어떨 땐 느리게, 어떨 땐 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자신의 진짜 삶을 찾으려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어쩌면 서점아가씨들의 외모나 수줍음보다도 더 독자들을 즐겁게 하는 장면은 그들의 당찬 태도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입] No. 6 (넘버 식스) (2012)(지역코드1)(한글무자막)(2DVD)
Section 23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독실한 청교도 신자인 겔러 가문의 장남 로스. 몹시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격의 너드로(과학씹덕후인데 사회성 매우 부족하고 4차원이다.) 작품이 진행되기 이전엔 결혼을 했었다는 스토리이다. 하지만 아내 캐롤이 갑자기 '나의 정체성은 레즈비언이었다'라고 선언하고 이혼을 하면서 1화가 시작된다. 아, 사실 NO.6 이야기가 아니라 프렌즈 이야기였다. 근데 따지고 볼 때 프렌즈가 시작되지 않았으면 캐롤과 이혼하는 스토리도 나오지 않았을 텐데 프렌즈가 잘못했네.

 

 이제 NO.6에 나오는 사후를 보자. 시작부터 이 인간은 자신이 과학씹덕후임을 공개적으로 자랑한다. 친구들이 '옷이 구리다'며 욕을 하면 약간이라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거나, 아님 할머니가 준 옷이니 비웃지 말라고 일침하면 될 것을, 폭력으로 제압한다. 사회성 매우 부족해보인다.(...) 시온의 볼에다 쪽하는 건 좋은데 시온이 위와 같이 이유를 묻자 '좋아하니까'라고 한 마디 말하면 될 걸 거기서 또 생식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근데 이 여자애는 주인공도 아니고 주인공 소꿉친구라는 설정에(일단 시온은 사후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말하는 게 보시다시피 항상 과학 이론에 관련한 이야기뿐이니 도저히 말을 섞을 수가 없다;;) 끝에까지 가서도 도저히 연인 관계로 진행되지 않는데다 너드다. 게다가 언제나 스웨터를 입는 취향까지 로스랑 판박이다. 내가 보기엔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듯.

 

 

 

 어떤 이쁘장하게 생긴 남자애가 피를 흘리며 집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이 주인공 놈은 이 남자애의 세기말적 외모와 츤데레 성격에 아주 홀딱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린다. '날 왜 도와주는 거냐'라는 질문에 시온은 그냥 무심코,
 "니가 여자애같이 이쁘니까."
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전형적이고 식상한 나머지 오히려 새롭기까지 한 작업멘트다!
 게다가 사후가 준 커플스웨터까지 입혀주고 하룻밤을 보낸다. 아니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면 1층에서 다른 옷을 가져올 수도 있었잖아?
 아무튼 이 시키는 처음부터 정말 사후에게 관심이 없었다.
 아무튼 시온은 네즈미가 달의 물방울에서 도망쳐 나온 위험분자라는 걸 알게 되고, 그래도 여전히 그를 숨겨준다. 그러나 저 철저히 무방비한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결국 그는 당국에게 발각되어 어머니와 순식간에 중류층 사회로 떨어져 나간다.

 

 시온의 상류층 탈락에도 불구하고 사후는 공부벌레답게 열심히 공부를 파서 결국 NO.5 지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친할머니를 양로원에 맡긴 뒤 그녀는 시온을 찾아가서 당당하게 제안한다.
 "너의 정자를 받고 싶어."
 하룻밤 사이에 딥 다크 판타지에 눈뜬 시온은 당당하게 대답한다.
 "고멘, 난 남자가 아니면 서지 않아. 내 정자는 2년 뒤 정자은행에서 받아가도록 해."
 "X발, 잘생긴 남자는 임자 있거나 게이이거나 둘 중 하나라더니."
 .... 물론 이 중 일부는 거짓말입니다.

 

 아무튼 둘은 BL커플답게 동거하면서 살게 되는데, 아 정말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살려줘 ㅋㅋㅋㅋ

 셰익스피어의 연극 대사를 주절대면서 노는데 네즈미가 그 와중에도 멕베스를 가장 사랑하는 듯.
 스토브로 국을 끓이면서 멕베스 대사를 주절대는데 손발이 오그라든다.
 근데 상류층 사회에선 연극이나 소설은 가르치지 않는지 시온은 그냥 어버버버 하면서 앉아있기만 함. 그러나 이 시온이란 녀석도 1화때부터 중2중2 성격이 상당해서 나중엔 같이 맞받아치면서 놀아줌. 인문학과가 적성에 맞아서 좋았던 건지 아님 단순히 애인이 좋아하니 좋아하는 건지...
 근데 후자인 것 같다고 생각됨.

 

 가뜩이나 네즈미보다 키가 작아진 시온은 기생벌로 인해 죽다 살아난 뒤 작고 하얗고 귀여운 오토코노코로 변!신!한다. 원작과는 달리 눈까지 붉게 설정해놔서 알비노 성애자들이 하악할 최고의 미모. 게다가 온 몸에 저 핑크색 무늬가 생겼는데, 그 상처를 보여주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이게 뭐야 대체 ㅋㅋㅋ 심지어 네즈미도 처음 주인공을 데려올 땐 퉁명스러운 어조를 썼는데, 막상 외모가 저렇게 귀엽게 변하니 갑자기 자상해짐.
 역시 사람은 외모가 예뻐야 한다는 교훈이냐...

 

 게다가 네즈미 이 녀석 서쪽외곽에서는 제일 유명한 오카마였다. 햄릿의 오필리어 등 여장을 하고 연기를 해서 돈을 받는 듯하다. 그러나 뒷골목 무대인지라 왠지 연극이라기보다는 광대극 분위기에 가까웠다고 해야 하나. 작품에서 길게 말은 안 하는데 성희롱도 꽤 당했었던 듯.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온은 점점 네즈미의 지난 삶이 얼마나 팍팍했는지를 깨닫게 되고, 사후는 또 사후 나름대로 자연의 신비주의에 눈을 뜨게 되어, 그 남녀주인공 둘 다 자연을 파괴하는 NO.6를 파괴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전투에서 과격한 씬이 없고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 있어서 소설 원작에 충실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업적 흥행을 노린 몇몇 흔적이 눈을 찌푸리게 했다. 부녀자로서 남자의 키스는 매우 좋지만, 도대체 그 상황에서 왜 키스하는지 모르겠는 몇몇 장면들이 있었다. 디스토피아를 찍던지 러브씬을 찍던지 둘 중 하나만 해라. 아무튼 디스토피아 속에서의 사랑 이야기라면 차라리 이 작품보단 헝거 게임 시리즈가 더 나았다. 그렇다고 작품성이 아주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