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 - 콜론타이·체트킨·레닌·트로츠키 저작선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외 지음, 정진희 엮음 / 책갈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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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상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데도 우리와 관련된 것들은 결코 변하지 않으리라고 굳게 믿는다면 그것은 그저 착각이거나 무지한 것입니다.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클라라 체트킨, 블라디미르 레닌, 레프 트로츠키.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영전에서라도 불러주고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점차 이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생겨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한다. 30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 글 너무 힘들었다... 우선 가족들에게 들킬까봐 방구석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궁상을 떠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고, 한장 읽고 생각에 잠기고 또 한장 읽고 또 생각에 잠기고, 이 책에 나오는 구절을 사람들과 공유하려다가 그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또 울고. 특히 어머니와의 대화가 너무 길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여기서 다시 거론하고 싶지도 않고 또 말하기도 힘들다. 이 몹쓸 놈의 감정이 너무 고양되어 내가 이런 말을 한 사실만 거론하겠다. "아는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 애도 낳지 않고. 나는 특히 딸을 낳을까봐 너무 무서워. 지금 이 시대에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돈이 많거나, 혹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그 빌어먹을 난잡한 집단 다함께가 이 책을 편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이 책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다 중반에 집어던져도 상관없다. 나도 여러가지 이유로 몇 번이나 그런 충동이 들었다. 특히 중대한 연설에서 자료준비가 항상 빈약한 트로츠키는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렸다. 마지막 <배반당한 혁명>의 한 귀절이 아니었더라면 증오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한국이 OECD 국가 중 여성이 일하기 가장 나쁜 나라 1위라고 한다. 근데 요즘에는 먹고 살려면 남녀 모두가 일해야 하고, 요새 남성들은 여성들의 '수익'을 따지기 시작하는데 자신들보다 더 벌면 안된다는 말도 안 되는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지 않은가.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혼외아들의 양육비 지급을 거부했고, OT에서 여자 새내기를 성추행한 건국대 남학생이 장난같은 글씨체로 사과문을 적어서 그 사과가 진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그 여자 새내기에게 또 다른 깊은 상처를 줬다. 게다가 우리나라 진보 문인이라고 자청하는 유시민이 썰전 프로그램에서 "야당 의원들은 애나 보고" 같은 천하의 쌍놈같은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심지어 자막으로도 나왔다.) 구로의 자존심을 두 배로 높인다던 박영선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동성애법과 함께 '차별금지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차별엔 여성차별도 분명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머리가 다 어지럽다. 여자가 마트에 우는 애 한번 데려가면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 우는 애의 여자를 노려본다. 당연히 여자가 그 아이의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도 기가 찰 일이지만 대체 무슨 죽일 놈의 오지랖이 세기에 그 죄를 다 여자에게 뒤집어씌우고 비난하는가. 애가 좀 울 수도 있지 않을까? 아버지가 왜 그 옆에 없는지는 생각 안 할까? 쇼핑도 굉장히 신경쓰이고 버거운 일인데 아이를 데려갈 때 잠깐 맡아줄 수 있는 시설이 왜 그 마트 안엔 없을까? 만일 마트가 아니라 백화점이고 그 안에 아이를 맡아줄 시설이 있다면 그 아이를 맡아줄 수 있는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 가내노예(이 단어가 선동이라는 인간은 그럼 어디서 얼마나 선동받은 남성일까?)는 시급 혹은 월급을 얼마나 받을까? 그 근처에 있는 애슐리는 아직도 여직원에게 무릎을 꿇고 고객의 주문 혹은 시중을 들라고 시킬까? 만약 그 회사의 사장 혹은 CEO가 여성이라면, 무한정현의 발전을 축하드리는 바이다. 그런데 아버지나 남편에게서 얼마나 뜯어먹고 아부를 했을까?

 역겹지만 과연 맞는 말이다. 여성은 여성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우리는 사랑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듯이 증오할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했다. 여성에게는 반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네 몸을 네 이웃과 같이 사랑하라. 아이를 낳는 과정은 몸이 약하거나 한 사람에게 끔찍하며 역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니, 그 이전에 남자에게 폭력적인 말을 듣거나 맞는 건 모든 여성에게 괴로운 일이다. 그런 일을, 끊임없이 두려워하여 찍소리 못하고 당해왔던 나처럼,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마라. 철저히 복수하고 응징하고 싸워달라. 나도 싸우겠다. 제발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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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두 번째 이야기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문서빈 사진 / 지식여행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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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세상 어딘가에서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일본 어딘가에서

집단 따돌림도 일어나고 있지  

 

상냥함이라는

인플루엔자는

유행하지 않는 걸까 

 

배려라는 증상이

만연하면 좋을 텐데

 

 

 

 

그러나 좀 이쁘다고 쓰다듬어 주면 꼭 주인 손을 무는 개들이 있다.

 

 

 뭐 어차피 미운 인간이라서 싫은 소리를 툭툭 내뱉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 그런 식의 말을 하면 단체에서 나가겠다는 식의 망언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이전엔 하는 짓이 귀여워서 머리도 쓰다듬어 줬는데 괘씸하기도 하지. 순간 그런 짓을 한 내 손모가지를 절실히 자르고 싶었다. 사실 '응 너 나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아마 대학 시절이었다면 가차없었을 것이다.), 순간 이 인간이 예전에도 그런 몹쓸 망발을 하여 어떤 단체에서 잘려나갔던 적이 있는 게 생각났다. 그래서 일단 내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화를 풀라며 적절히 넘어가줬다. 그 이후로도 나는 아직도 그 인간에게 싫은 소리를 계속 깐족대고 있고, 그 녀석은 그런 식으로 말을 한 게 왠지 죄책감이 드는지 요즘은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한다 ㅋ 그러나 다시는 만나기 싫은 게 내심 생각이고, 그 단체들도 나를 끌어들이려 하진 않는 듯하다.

 

 잔소리하는 아들이 얼마나 귀찮을까. 몸이 아플 때나 시상을 고민할 때 다른 사람들이 성가셔보이지 않을 때가 왜 없겠는가. 겉으로만 친절하게 굴면서 속으로는 사람을 우습게 보는 가식적인 인간들이 주변에 한 둘은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는 말 한마디를 꿀꺽 삼킨다. 아들에게 '내가 어릴 때 니 오줌 똥도 치워줬는데 내가 늙었다고 니가 지금 날 괄시하냐?' 식의 말을 하면 잔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네가 어릴 때 장난감 사달라고 떼썼던 것처럼 나도 젊어지는 약 사달라고 발 동동 굴러볼까?' 식의 말은 어찌 보면 귀여운 협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귀여워도 만만치는 않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에게 '나쁜 일에만 돌아가는 그 머리를 좀 더 좋은 일에 써봐.'라고 촌철살인의 충고를 날린다. 위의 인상깊은 시에서도 '내가 거짓 상냥함도 못 가릴 정도로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다'라는 포스가 막 풍기지 않는가. 나도 글로는 좀 길게 쓰고 싶지만, 말로는 이렇게 딱 한마디로 사람들의 마음을 쿡 찌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 물론 내 머릿속엔 그 사람을 거꾸러뜨릴 결정적인 한 마디가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한 마디만 하면 사람들이 폭주 스위치가 켜지는지 마구 날뛴다. 재수없다느니 잘난 체 한다느니. 그 사람의 약점을 내가 바로 알아챘으니 저런 복잡한 반응을 보이는구나 생각하여 기분은 좋아진다. 하지만 이 리뷰 처음 부분에서도 말했듯이, 이 세상엔 멘탈이 너무 약한 인간들이 많으니 무슨 이상한 짓이나 벌이지 않을까 걱정되어 최근엔 조정을 거치는 중이다. (순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러분도 2016년엔 멘탈을 좀 강화시키시길. 이 분은 시를 잘 쓰시긴 하는데, 너무 다른 사람의 멘탈에 대해 염려하시다보니 옳은 일에 대한 관념이 뚜렷하지 않아 좀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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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 5
우미노 치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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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대역이란 없다는 걸 알았지.

 

  

다른 사람들은 이 결말에 대해서 옥신각신했었는데 난 유독 덤덤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라는 테마와 어울리려면 그런 결말이 나와야 한다.

 

 애니메이션으로 봤다가 이번에 만화로 본 허니와 클로버. 쓸모없는 설명을 해주는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그림체의 변화와 컷만으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드러내주는 것 때문에 나는 만화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타케모토 유타에 대한 설명과 그가 살고있는 시대상에 대한 부분이 예리하게 드러나서 놀랐다.

 

 

 

3평 플러스 부엌 1.5평. 욕실 없음. 대학까지 걸어서 10분. 지은지 25년. 집세 3만 8천엔. 방음이라고는 제로에, 전부 자취생. 아침 햇살이 눈부신 동향. 미대에 합격해 도쿄에 상경했는데, 학교 주위가 온통 밭이라 놀라고, 내가 지은 밥이 너무 맛없어 놀라고, 대중탕 요금에 놀라고, 산더미 같은 과제에 놀라고. 하지만 이젠 그런 것도 다 일상.

 

이런 곳에서 사는 미대 남학생 3명에게 하구미라는 아름다운 여고생이 소개되었다.

이 3명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한 명은 이미 불가능한 사랑에 매달려 있어서 타케모토에게 양보하는 식으로 포기한다. 이 녀석 아닌 척 하지만 곁눈질 한 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6~10권 리뷰에서 지속하기로 하고. 타케모토는 '안 그래도 부모님 사이의 분위기가 복잡한 나같은 것이 감히 그녀를 좋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여 지레 겁먹고 포기한다. 그의 졸업작품은 번뇌에 가득차 있다. 탑에서 사리가 쏟아질 듯하다(...) 너무 속이 좋아 어른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느라 항상 자신의 졸업작품은 완성하지 못하고, 결국 '영원히 학생'으로 전락한 시노부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하구미를 그냥 손에 올려놓은 채로 이리저리 팽개치고 다닌다.

 

 내가 뜬금없이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 이유는 그들이 연애를 하지 않는 갖가지 이유가 2015년에 출간된 김종욱의 소설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단편집에 나오는 열두 가지 이유 중에 잠정적으로 속하기 때문이다. 온갖 유혹을 물리치며(?) 40살에 접어든 화자 아니 작가의 고백은 (플레이스테이션 2가 일본에서 선풍적으로 팔릴 때쯤인) 2000년도 초반에 졸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즉 30대 후반이나 40살이 되었을 이 캐릭터들의 독백과 소름끼치게 맞아들어간다. 최근 40대는 '신청년'(매일경제 기사) 혹은 '영포티'(라이프 트렌드 2016)라고 불린다. 그들은 더 이상 집 마련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 (집을 사기엔 이미 빚이 있는데 또 빚을 져야 하니 포기한 건 아닐까?) 그리고 결혼, 출산 등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하는 데에도 돈이 들고 애를 낳는 데도 돈이 드니 포기한 건 아닐까? 아니 그리고 1번에서 이미 집이 없는데?) 창업보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요즘 자영업자들 창업하면 1년 내로 망한다는데?) 또한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한다. (이미 앞에서 집도 결혼과 출산도 창업도 다 못하는데 소비라도 왕창 해야 하지 않겠음?) 이렇게 그들은 자신들을 어리다고 주장하는 50대, 너무 순종적이라고 생각하는 10~20대들에게 절규한다. 우리의 20대를 보라고. 우리도 당신들의 20대 못지 않게 아름다운 삶을 살았노라고, 하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렇게 가난하다고. 그들에게서 우리가 느끼는 건 인간의 나약함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험을 해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는 건 나쁜 일이라고 나는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성실함과 꾸준함이 있는 사람은 그 와중에도 살아남는다. 예를 들어 네잎클로버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어떤 교수가 실험을 했다. 학생들에게 당신들 사이에서 변종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네잎클로버같은 무리에서도 변종은 항상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학생들은 네잎클로버를 찾는다는 생각보다는 세잎클로버와 다른 것을 찾는다는 관점으로 열심히 클로버들을 뒤졌고 결국 모두 네잎클로버를 찾았으며, 심지어 그 드물다는 다섯잎크로버를 찾아낸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잘못을 했다. 네잎클로버를 못 찾은게 아니라, 네잎클로버가 반드시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무언가가 끝나지 않은 게 아니라 당신이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무집착을 모토로 삼는다고 이야기하며 거들먹거렸지만 실상은 다른 사람을 사랑해보지도 않았다. 한 사랑에 매달리느냐 포기하느냐에 너무 고민하느라 다른 사랑을 선택하는 제3의 길을 잊어버렸다. 결국 기억하는 것도 잊혀지는 것도 모두 사랑으로 귀결된다. 평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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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2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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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실은 다른 사람들과 연루됨으로써 강화된다.

 

 

 

 

끝에 목차가 아버지라길래 게이인 아들을 끝까지 인정하지 못하는 아버지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게이인 저자가 아버지가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같이 게이 결혼을 한 존이라는 사람이 예전에 레즈비언 커플에게 정자 기증을 해서 아이 둘을 낳게 했는데, 이에 감동을 받은 저자가 당시 홀로 살았던 어떤 여자에게 자식을 낳게 도와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일념 하에 3년 동안 존을 설득해서 결국 조지라는 아이를 얻었다는 이야기이다. 굉장히 복잡하지만 아무튼 기독교를 믿는 가족들을 제외한 그들의 주변 사람들과 아이들은 흔쾌히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는 굉장히 실험적인 가족에 대한 책을 썼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가족을 이루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옴으로 인해서 게이는 자식을 낳을 수 없으니 비생산적이라는 '상식'은 이제 입밖으로 꺼낼 수 없는 게이에 대한 망언들 중 하나가 되었다. (요즘 세상엔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지 않는 가족들도 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어쩌면 그렇게 자신과 다른 것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발견해내려 해내고, 캐내려고 하고, 배척하려고 할까?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특성이라기보다는,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방식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변화 또한 수용할 수 없다. 난 보수적인 사람들이 굉장히 따분하고 피곤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의 흐름은 점점 빨라지고, 그에 거슬러 가봤자 힘들기만 할 뿐이며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얼마 없다. 차라리 그런 세상을 받아들이며, 혹은 그런 세상에 맞춰 자신을 이렇게저렇게 변화시키며 사는 것도 편하게 사는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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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1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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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 중에서

일레인 파울러 팔렌시아 

나는 내 가방을 찾아야 한다.

그 안에는 여러 개의 칼과 카메라 한 개가 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기 위해 준비한.

(...)

나는 옆 칸에서 가방을,

스프링 장치가 된 손잡이에 녹이 나서 날이 바스러진 칼들과,

모래가 가득한 카메라를 찾는다.

- p. 634

 

 

  

이 책에서 가장 답이 없는 정신분열증과 관련해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한 장면을 찾으려고 했는데

마침 환자들이 그린 그림들이 등장했다,

그 와중에 옆에 있는 분은 이 그림이 가장 좋다고 한다.

잠깐 이 그림의 어디가...?

 

 주석만 빼고 7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책이다. 그나마도 2권은 아직 못 읽었다. 10월 30일쯤 인상적인 구절을 올렸는데 어제 막 읽기를 끝마치고 이제야 글을 올린다. 물론 11월 12월에 도착한 다른 잡지 책들과 몇몇 시집을 해치우느라 더 시간이 들긴 했다만 게이에 대해서 나오는 구절들을 일일히 필사하면서 읽다보니 인권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인데 게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그게 이 책에 대해서 꼭 해야 할 질문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게이이다. 그는 그로 인해 자신이 부모에게서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대우를 받아왔으며, 일반인에게 가했다고 하면 당장 쇠고랑 찼을 동성애치료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한 부모의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 거의 일평생 자신보다 더욱 정체성을 무시받는 사람들을 찾아간다. 즉, 장애인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중점적으로 인터뷰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1부 아들에 대한 내용이다. 마지막부인 장애에서는 현재까지도 아동과 페미니즘과 장애인권에 엄청난 혼돈과 논란을 일으키는 금단의 시술, 애슐리 치료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상당히 격한 대화가 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애슐리 치료법만 빼면) 그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부모는 진정으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아이를 사랑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아동(혹은 자신이 부모가 되겠다는 의식이 거의 없는 분들)은 우선 자신이 '이 꼴이' 난 것이 자신의 부모가 무작정 자신에게 사랑을 베풀어주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대부분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결국 우리 독자들은 마지못해 우리 자신의 가정을 돌아보게 된다, 부인하고 싶더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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