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움베르토 에코와 비슷한 시기에 유명을 달리한 하퍼 리 여사 ...

단 한 권의 소설로 불멸의 이름을 얻게 된 작가.

아마도 미국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소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늦게 소개된 편이다. 

한겨레 라는 출판사에서 무명의 번역가에 의해 초역.

이 때문인지 약간은 묻혀버린 감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 명성에 걸맞게, 탄탄한 출판사에서 김욱동의 새로운 번역(2010년 문예출판사에서 나왔다가 열린책들로 이전)으로 후속편(사실은 오히려 이걸 먼저 썼다고 하는데...)과 함께 잘 나오고 있지만. 

 

 

 

 

 

 

 

 

 

 

 

 

 

 

서고를 뒤지니 90년대에 워너북스에서 나오던 영문판 페이퍼백이 있어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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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내 알라딘 서재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장미의 이름] 어딘가에서 따온 말이고.

 

움베르토 에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 정도에서 소개된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였던 걸로 기억한다.

 

학창 시절에는, 에코 광팬이던 동학을 따라 드디어 소설 [장미의 이름]을 읽고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인가 하는 것도 사보고 했던(그 친구가 선물로 줬던가?) 기억이 난다. 알라딘 DB를 찾아보니 [창작노트]와 에코 선집으로 나온 [작가노트]만 나오는데, 90년대 초반에 저것 말고도 [주석서]인가 [깊이 읽기]인가 뭐 그런 제목의 아주 얇은 책자가 있었고, 내가 소장한(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중 희극편 마냥 서고 어딘가에 숨어있을) 책은 아마도 그것이지 싶다.

 

 

 

 

 

 

 

 

 

 

 

 

 

 

아, 에코 마니아였던 그 동학은 공부에는 그닥 소질이 없었던지 후에 서울에서 남쪽으로 가면 나오는 어느 산골짜기 대학의 미학과라는 생경한 이름의 학과에 진학했는데 ... 아마 에코의 영향도 없지않았을 것이다. (왜 언어학과에 진학하여 기호학을 전공하지 않았느냐, 뭐 이런 의문이 생길 법도 한데 ... 사실 난들 알겠는가. 문예창작과를 가서 에코처럼 멋들어진 소설을 쓰지 않았느냐, 공부를 좀더 잘해서 그래도 서울 도심에 더 가까운 명문 대학인 한국외대 이태리어학과라도 가서 에코의 전작을 원어로 감상하지 않았느냐, 뭐 이런 수준의 허접한 의문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에코가 어느 인문학도의 학과 선택에 미친 영향이란 것은 미미하다고 봐야겠다.)

 

 

 

 

 

 

 

 

 

 

 

 

 

 

 

어쨌든 [장미의 이름], 그리고 [푸코의 추]([푸코의 진자]로 개명)는 당시 독서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지성파 소설들이었다.

 

여담이지만, [장미의 이름]도 그 특유의 난해함으로 인해 한때 오역 시비 등도 있었고 ... 심지어 책이 한 권 나오기도 했다는 ... 이런저런 오류들을 고치고 고쳐 아마도 3판까지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

 

(사실 1986년도에 열린책들의 이윤기 역본보다 조금 더 일찍 나왔던 우신사의 이동진 역본이 초역본인데 ... 그 이야기는 이번엔 생략하자. 1986년이면 우리나라가 베른 협약에 가입하기 전이어서, 해외 저자의 서적을 출판권을 획득하지 않고도 아무 출판사에서나 펴낼 수 있던 시기라 이런 일들이 종종 있었다.)

 

[푸코의 추]도 만만찮은 오탈자의 향연이 벌어졌던지라 ... 번역자에게 몇 건의 정정표를 보내드리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이후에 개정판인가에 지적했던 사항들이 반영이 안되서 급실망).

 

마침 찾아보니 ... 에코 책은 [바우돌리노] 영문판만 보인다.
어딘가에 해석학 어쩌구 하는 책도 있을텐데 ... 찾지를 못하겠네.
(지금 나오는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이 아니라 에코 라이브러리 판인디... 아울러, 에코의 드넓은 작품세계를 폭넓게 소개해준 열린책들에도 감사를.)

 

어쨌든, 에코의 저서를 하나 올리며 추모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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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재미있는 대학 학부 과정이다.

고전을 읽고 토론한다. 끝.

물론 이는 시카고 대학에서 주창한 Great Books Program 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교육과정.
(reference: Great Books of the Western World, Britannica)

 

 

(아래는 대표적인 주창자인 모티머 아들러의 번역서들.

대개 "How to Read a Book"이라는 같은 책의 번역서다.

[개념어 해석]은 아마도 "Six Great Ideas"의 역서로 보이고,

[토론식 강의 기술은 "How to Speak, How to Listen"의 번역.)

 



 

 

 

 

 

 

 

 

 

 

 

 

 

 

 

 

 

 

 

 

 

 

 

 

 

 

 

 

1696년에 윌리엄 왕 학교로 처음 세워진 성 요한 대학 은 1937년부터 고전 읽기 과정으로 전환했다.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와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데, 후자는 동양 고전 과정도 운영한다고.

따로 과가 나뉘지 않고, 전교생이 4년간 고전어와 프랑스어를 배우고 고전들을 읽고 토론하고, 문리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

미국에 많이 있는 탄탄한 학부 과정 중심의 소규모 문리대(college of liberal arts)의 전범을 보여준다.

 

 



 

 

 

 

 

 

 

 

 

 

 

 

(이번에 이런 책이 나왔다고 해서 하는 블로그 포스팅이다.

20여 년 전에 무슨 유학기 하나가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더니

너도나도 조기유학 열풍이 불어 약간의 부수적 사회문제가 생긴 바 있는데,

이런 바람직한 유학기라면 대환영이다.)

 

우리도 이런 대학 하나 만들자!

아니 사실 이런 취지 하에 비슷한 시늉들은 하고 있다.

(0. 굳이 따지자면 조선시대 성균관 뭐 이런 데도 ...^^)
1. 원래 동숭동 시절의 서울대는 문리대였다. 물론 전공별로 나뉘긴 했지만.
2. 90년대 중반에 본고사가 부활하면서 서울대 등등에서 필독 고전 목록을 제시하고 뭐 그랬는데, 사실 본고사 논술 대비용이라기보다는 학부 과정 필독서 정도의 성격이 짙었다. 아니나다를까, 몇년 뒤부터는 학부 교양수업에 고전읽기 강좌도 개설하고 그랬다.
3. 법학전문대학원이란 걸 만들면서, 기존의 법대 학부는 폐과를 해야 했는데, 대체로 자유전공학부라는 정체불명의 학부들을 만들었다. (저런 미국식 교양 학부보다는 옥스포드 PPE 정도를 꿈꾸며 만들었을 것이다.)
일부 대학은 없앨 법대도, 만들 법전원도 없으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역시 아무 생각 없는 학생들을 일단 받고 보자는 생각으로 유사한 과정을 만들었고. 얼마 뒤 인기가 시들해지자 폐과 수순.

(4. 위키페디아 관련 항목을 보니, 언더우드 국제대학 이란 곳이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문리대학으로 소개-"It is the first and only liberal arts college in the country"-되고 있던데 ... 어떤 허언증 환자가 이거 썼냐.)

자유전공. 자유학예. LIBERAL ARTS.
여기가 원래 이런 거 하는 데구만.

선진국에서는 융합형 인재니 뭐니 하여 인문학이 재조명을 받는다지만, 인구론과 문송합니다가 당연시되는 우리로선 저런 대학의 모습은 너무 머나먼 이야긴가?

(아참, 6년 동안 고전어도 배우고 동양고전도 주구장창 읽고-토론 수업은 없다, 아쉽게도- 논어 맹자 정도는 기본으로 암송하고 하는 과정은 우리나라에도 있는거로 안다. 12간지에 맞춰서 12개 학교가 있다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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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잡아끄는 제목,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더구나 저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 의대 출신.

거기다가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기도 하고,

아유르베다까지 배워왔다 하니

뭔가 열린 사고로 기성 의료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할 것만 같다!

 

더구나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한 끝에

본인이 직접 출판사를 차려서 책을 펴내었다 하니,

대체 얼마나 논쟁적이고 위험한 내용이길래 그럴까!

 

.... 라고들 예상하고 책을 집어들텐데,

돈만 된다면야 이런 류의 책 펴내줄 출판사는 천지에 널렸을 텐데

기어코 거절당한 것은 아마도 원고의 수준이 아직 책으로 펴내기엔 설익어서가 아니었을까.

 

서양 의학에 대한 비판, 아주 환영하는 분야인데다 내부자 고발에 해당하니 어지간하면 내가 이런 얘기 안하는데  ...

중구난방으로 몇몇 에피소드들을 끄적이다가, 딱히 공감되지 않는 결론인지 뭔지 모를 마무리를 대충 하고는 끝이다.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할지를 모를 정도로 어안이 벙벙하다.

 

출판사에서 내 원고를 거절하면 음모론을 제기하기 전에

기본적인 글쓰기 연습부터 하자고요 ... 응?

그래요, 압니다. 의대 교육이란 것이 글 잘쓰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하는 훈련과는 거리가 멀죠. 그저 전문적이고 협애한 지식만 암기하면 끝이죠.

괜찮아요. 이제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고전에서부터 소설, 뭐 이런 것도 좀 읽으시고

다른 글도 좀 써보고, 첨삭지도라도 좀 받고 하시고 나서 책을 좀 펴내주세요.

주변에 사람이 마땅찮으면 저라도 어떻게 해드릴테니. 연락하세요.

 

깊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반성을 녹록치 않은 필력으로 서술하는 영미권 의사/작가들에 비하려니 너무 부끄럽고, 그나마 양방 의사들 중에는 글 좀 쓴다는 (그리하여 어느 소설가가 통째로 가져가다시피 표절해가서 꽤나 권위 있는 문학상까지 받을 정도였더랬지) 박경철 정도만 되어도 좋겠는데.

(그러고 보니 사실상 문학상까지 받으며 등단한 거나 진배없는 작가분께 "글 좀 쓴다는" 운운하며 ... 그분과 동급의 수준을 요구하는 건 무리인가도 싶다. 박경철 작가에게 사과드린다. 무례를 용서하시라. 2005년 동인문학상은 당신이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책은 일단 표지 전시용으로 딱 좋아서 잘 보이는 곳에 놔뒀지만 ...

무려 세 권이나 더 펴내셨 ...

주위에 진실한 조언을 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니.

 

 

 

 

 

 

 

 

 

 

 

 

 

 

 

 

 

 

 

 

 

 

 

책도 좀 재미있게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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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몇몇 일제시대 시집들을 오리지날한 모습 그대로 다시 펴낸 출판사가 있다고 한다. 좋은 시도이다. 처음엔 이거, 장서가들한테는 꽤나 환영받겠지만 대중적인 호응이 있으려나 싶었는데 예상보다는 선방하는 듯.

 

 

 

 

 

 

 

 

 

 

 

 

 

 

 

원래의 초판본이라면 수십에서 수백만원까지 호가할 책들을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그 모습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는 것, 바람직하지 않은가.

이참에 이런 복각본의 발행, 가죽 장정본에 대한 관심, 고서 수집 등등

독서 행위를 더 풍요롭게 즐기는 문화가 더 발전했으면 싶다.

 

여담: 이 출판사 도서목록을 보자니, 일본, 영국, 프랑스 작가의 작품을 모두 한 사람이 번역했던데 ... 뭐 안될 건 없지만, 혹시 ... 사장님이신가?

어린 왕자 불어판 ... 조쿠나!

 

 

 

 

 

 

 

 

 

 

 

 

 

 

 

 

히 이 출판사랑 관련은 없지만,

응답하라 1988 열풍 속에 칼릴 지브란 시집도 오리지날 표지대로 재출간!

저거 집에 어딘가 있을텐데 ...

사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중간에 한번 바뀐 표지가 더 이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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