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사표 내고 게임 컨텐츠를 만들던 남자가, 계약을 맺은 출판사의 공중분해 이후에 자기가 만들려던 게임 컨텐츠를 기반으로 신흥 종교를 만들게 된다.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하는가 싶던 이 종교단체는, 그러나 다른 신흥 종교단체와 엮이면서 사회적 인지도가 추락하기 시작하고, 등등 ...

(더 이상은 스포라서 생략 ^^)

 

1. 종교단체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마치 다큐멘타리 마냥 가감없이 묘사하는 독특한 소재의 소설이다. 벤츠 한 번 타보려고(!) 열심히 뛰는 주인공을 보며, 각종 종교의 실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2.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옴진리교 이후로 일본에서는 종교단체에 대한 약간의 규제가 강화된 느낌이다.

 

3. 사기꾼들 잡는 건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무지막지한 세금 때리는 건데 ... 우리는 언제 종교인 과세를 제대로 해보려나?

 

겉다리로, [세뇌의 법칙]이란 책에서 이런 신흥 종교의 세뇌 과정(통일교를 다루었다)을 묘사한 바 있는데, 이 소설에 종교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 비슷하게 나온 등장인물이 혹여나 [세뇌의 법칙] 저자를 모델로 했나 하는 약한 추정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학자들의 연구 모임인 수유너머에서 [동의보감]을 읽는다는 소리가 들린지 꽤 되었더랬는데, 그걸로 책도 몇 권 나온 모양이다.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본 한의학이라 ... 매력있는 주제이다.

 

 

 

 

 

 

 

 

 

 

 

 

 

 

거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면 의학과 천문학의 만남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황제내경] 의학의 많은 부분이 오운육기와 관련되는지라 뭐 이 정도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예과생 정도면 심심풀이 삼아 한두 번은 기웃거려보는 주제이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서 까딱 잘못하면 삐딱선을 타게 되는데, 설마설마 했더니 역시나 이쪽으로 빠져버린다.

 

 

 

 

 

 

 

 

 

 

 

 

 

 

 

저 분 하나 정도면 한의대생도 아니면서 어깨너머로 한의학 공부 하다 보니 '예과생 증후군' 정도에 걸렸구나 하고 넘어가면 괜찮은데, 이번에 보니 민음사에서 만들었다는 영성 분야 디비전인 판미동에서 이런 저자의 이런 책까지 나와버렸다. (한국의 갈리마르 운운하는 민음사 산하에서 이런 책이 나오는 것도 우습고, 판미동은 약간씩 삐딱선 타는 품이 영, 기획력이 딸리는 느낌이고. 아니 대형 출판 그룹 걱정을 내가 왜 하고 있냐 시방!) 중국 철학 전공자까지 이런 걸 내고 있으면 어쩌란 말이더냐.

 

 

 

 

 

 

 

 

 

 

 

 

 

 

일단 한의학을 공부하다 보면, 처음에 개론서 류에서 한번씩은 언급하고 지나가는 것이 음양, 그리고 오행이다. 중원 땅에서 의학이 형태를 잡아갈 무렵, 한나라 시대에 이르러 당시 유행하던 오행설의 언어가 의학에도 스며들면서 여러 현상과 용어들을 오행으로 간단히 범주화하여 표현하기 시작했다. 임상 실전에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한 기록인 [상한론] 등에는 이런 영향이 좀 적게 스며들었고, 생리 병리 이론을 다루던 [황제내경] 같은 책은 그 영향을 좀더 받았다.

이후 [운기칠편]이라고 해서 [황제내경]에 덧붙여진 부분에서는 오운육기니 하는 천인상응론적 의학이론이 아예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

 

헌데 여기서 시간을 십이간지, 육십갑자 등으로 표기하다 보니, 즉 사용하는 언어가 같다 보니 뭔가 명리학과 연관이 되는 것도 같고, 해서 여차저차하다 보니 겉다리로 사주 꽤나 배운 한의대생들이 한 학년에 한두 명씩은 생기게 된다. 좀더 사주명리학에 호의적인 관심을 가지기 좋은 풍토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는데 사주팔자를 따지는 의료인은 없으며, 행여나 예과 때나 조금 기웃거리던 버릇을 아직까지 못 버리고 임상에서 적용하는 이가 있다면 동료 집단에서 '돌팔이'라는 비웃음 밖에 사지 못한다.

 

왜? '팔자대로' 병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끝.

 

사실 四柱八字라는 것은 결국 태어난 연월일시를 (은나라 때부터 써오던) 六十甲子의 단위로 표기한 것일 뿐인데, 여기서 十干 十二支에다가 무슨 음양오행의 속성을 배치하고 어쩌고 해서 역학 관계를 찾고 어쩌고 하는 것부터가 오류.

 

근본적으로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육십갑자로 표기하는 것부터가 오류. 육십갑자의 시초를 언제로 잡아야 하며, 그 기준은 대체 무엇인지부터가 오류. 백번 양보해서, 태어난 시각의 "우주의 기운"이 인간의 한평생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그런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치더라도, 그 기준에 해당되는 별들이 수천년간의 운행을 계속하다 보니 지금이랑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것에서 오류. 끝.

 

 

 

 

 

 

 

 

 

 

 

 

 

 

자세한 사항은 이 정도 책 한 권만 보셔도 아주 잘 나와 있으니, 참고.

어줍잖게 동양학이니 뭐니 기웃거리다가, 사주명리학이라는 게 아주 그럴싸하고 폼도 나고 하니 심심풀이 삼아 한번 해볼까, 하는 양반들은 자기 혼자 짓고 까불다 뒤질거면 괜찮지만 남의 인생사를 두고 훈수질 할 생각이면 ... 그 전에 이 책부터 읽어보자!

 

사실 이런 당연한 이치를 들이댄다고 설득이 될 정도면 ...

아무리 역사적으로 보나 기원적으로 보나 이치로 보나 말이 안된다고 조목조목 따져도 한번 여기에 빠지는 사람들은 또 이게 꽤나 그럴싸해 보이기 마련이다. 몇백년간의 이론적 다양화 과정에서 꽤나 그럴싸한 각종 이론들을 만들어 왔으니 말이다. 되려 니가 뭘 알아서 한낱 은나라가 어쩌고 기준이 어쩌고 하는 얕은 알음알이로 동양의 위대한 전통이자 미스테리인 사주명리를 업신여기느냐! 빽!

 

휴 ... 말을 말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간 애지중지해오던 [사주첩경]을 떠나보냈다.

어느 호사가는 당대 한국의 명리서 중에 3대 서적으로 꼽았던가,

저자 이석영 선생을 세 손가락에 꼽았던가, 뭐 그런데 ...

하여간 그 중에 하나로 들어가는 책이다.

십몇년 전에 정가 15만원일 때 (아마도 신림동 어딘가로 추정되는 헌책방에서 발굴해서) 샀던 것인데, 그새 정가가 25만원으로 올랐으니 ...

뭐 이걸 책테크라고 해도 되려나 몰라. 레고테크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 뭐.

 

조만간 박재완의 [명리요강], [정전역해]도 방출해야겠다.

(박재완의 저서 중엔 위의 책들 말고 [명리실관]이던가 [명리사전]이던가를 꼽긴 하다만.)

 

나도 이렇게 가끔 책 정리도 한다는 거.

(하지만 구매>>>판매라 문제라는 거 ㅠ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붉은돼지 2016-03-1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첩경, 명리요강, 정전역해 등등 방출하신다니
아아아 드디어 득도하신 모양입니다. ㅎㅎㅎㅎㅎ

비로자나 2016-03-14 17:01   좋아요 0 | URL
득도 같은 고급진 어휘를 어찌 저런 잡술에 쓰겠사옵니까. ㅎㅎㅎ
 

 

일전에 브리태니커에서 발간한 그레이트 북스 총서를 장만한 이야기를

여기 블로그에 올렸었는데요, (이전 글은 여기)

그때 50권 맑스 부분이 결권이라는

(그리고 시중에 나도는 대부분의 총서가 비슷한 사정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벌써 2년 반 전이네요.

 

그때 한창 아마존에서 헌책으로 사는 방안도 알아보고 했더랬는데 ...

클릭질만 하고 사지는 못했어요 ...

(돈이 아까워서 ... 는 아니고, 한번 시작하면 주체를 못할까봐 ㅋ

알라딘에서도 처음 온라인 헌책방이 생겼을 때 제법 뭘 많이 샀거든요?)

 

헌데 이번에 뭐 다른 물건을 살 일이 생겨서 ...

 

 

라는 건 홍차 ...

모카씨를 붓통에 숨겨온 문익점처럼

맑스씨를 차통에 숨겨온 나님이심. (이게 바로 아재개그)

 

 

뭐 하여간, 맑스는 이런 모습입니다.

(비교를 위해 기존 소장본 44권, 49권을 함께 찍었어요.)

 

 

 

헌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1971년도 19쇄와 이번에 새로 산 1989년 31쇄 ......
저 때깔 차이 나는 거 보이시나요?
예상은 했지만 실상은 좀 심각하네요.

44권은 더럽 하늘색인데 50권은 코발트 느낌 확!

 

그리고 두 권 중에 한 권은 구판이 아니라 신판 ㅠ

난 분명 구판을 시켰는데 .... 망할 판매자 놈 제대로 좀 보고 팔등가 ㅠ 

이거 반품도 힘들텐데 워짜스까이 ㅠㅜ

 

신판은 아마도 다들 맑스 부분을 포함해서 판매되었겠죠?

 

아, 참고로 맑스 독본으로서의 GBWW는 썩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독어판 3판을 대본으로 한 Samuel Moore 와 맑스의 사위 Edward Aveling 의 자본론 1권 번역, 그리고 양념처럼 곁들여진 공산당 선언이 전부인지라.

사상계 ...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미친 영향력으로 봐서는 기번이나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두 권 정도는 할애할만 한데 말이죠. 되려 보스웰인지 뭔지 하는 (아마 살아 생전에 저 총서를 다 훑어본다 해도 저거는 안보지 싶네요) 책이 더 두껍기나 하고 ...

 

그래도 ... 자본론 1권의 영문판을 보고 싶다거나,

신판 총서를 가지고 있는데 마침 맑스 부분이 결권이시라면 ...

하여튼 누가 제 꺼 좀 사가주세요~ ^^

 

참고로, 아마존 여기(클릭하세요!)를 가시면 GBWW MARX 살 수 있으니,

혹시 구판 소장자 중에 결권이신 분은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붉은돼지 2016-03-08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멋집니다.
뭐,,,저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요...소생은 까막눈이라서,,,ㅜㅜ

비로자나 2016-03-08 15:22   좋아요 0 | URL
뭐 저런 책들은 꼭 다 읽어야 맛인가요?
튼실한 장정과 휘황찬란한 금색 책등을 즐기는 것도 좋지요.

니르바나 2016-03-0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로자나님, 안녕하세요.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그레이트북스 총서를 진열할 공간을 가지고 계신 점입니다.
저의 경우 오래 전 개정판으로 한질, 60권을 들여놓을까 생각하다
책값도 책값이지만 들여놓을 책 무게와 공간을 재다가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책도 다 인연이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그레이트북스 총서 소장을 축하드립니다.^^

비로자나 2016-03-08 22: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소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평생 한번은 다 읽고 죽어얄텐데요 ㅎㅎ
저도 공간 없어요. 책장 한칸에 두 줄로 쌓아놨습니다 ㅠ
유리문 달린 기품 있는 장식장에 따악~ 진열해도 시원찮지만...
그런 호사는 저에게도 너무 큰 사치라서요 ㅎㅎ

그리고 개정판은 아마존 평을 보니 제본 상태 등에 약간의 문제가 있나 보드라고요.
가격도 보다 저렴하고 만듦새도 나쁘지 않은 구판을 추천드립니다 ^^
 

 

 

 

 

 

 

 

 

 

 

 

 

 

 

한나라 시대의 학자 왕충의 작품, [논형]은 소나무에서 이주행 번역으로

선역본이 나온 바 있다. 1996년이니 20년 전이네 ...

(자료 화면으로는 잘 전달이 안되는데, 사실 저 표지가 고급진 클로스 양장에 금박으로 글자를 박은 ... 실물을 보면 꽤나 고급스럽다.)

 

당시에 책을 읽으며 부분 번역이라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더랬는데 ...

(소나무에서 나온 [주자어류]도 앞부분만 하다가 끝나버렸지)

 

 

 

 

 

 

 

 

 

 

 

 

 

 

 

2011년에 [논형]의 부분 번역을 선보인 바 있는 성기옥 교수가 이번에 드디어 완역본을 펴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저 책을 보고서 이왕이면 기존 소나무 판에 실리지 않은 부분 위주로 좀 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선역이라면 핵심적이고 중요한 편 위주로 낼테니, 그럴리가 만무하다만.)

 

약간은 특이하게도 [논형]과 [논형교감]으로 나뉘어서 나왔고,

 

출판사는 무려 동아일보사. 인문플러스 동양고전 100선으로 기획되었는데, 100선을 채우려면 만만찮을텐데 ...

(임동석 중국사상이라고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총서가 권수로는 140권 이상 되고, 자유문고 동양학총서도 80권 이상 되고 있긴 하다.)

그래도 이왕이면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뭐 이런 사서오경부터 시작하는 약간은 식상한 책들은 지양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쟎아도 함께 나온 책들의 면면은 일단 참신하다.

 

 

 

 

 

 

 

 

 

 

 

 

 

 

마뜩찮은 번역본을 찾기 힘들었던 [열자] 번역본도 반갑고.

(생각해보면 1992년에 나왔던 [열자의 지혜]라는 편역본으로 [열자]를 처음 만났는데 ... 아무래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듯 하다. 제대로 된 번역본으로 다시 봐야겠지?) 

 

 

 

 

 

 

 

 

 

 

 

 

 

 

 

 

[지낭]은 기존에 연변의 학자 이원길 선생이 총 3권으로 완역한 판본이 있는데, 이번 '문이원' 번역본은 1200 여 편 중에서 150 여 편을 번역했다고 하니, 분량이 과하게 적다 싶다. 핵심만 추려보는 선집인 셈. 보통 연변 쪽에서 번역한 [수호지] 등의 작품이 충실하기로 정평이 나 있으므로 [지낭]의 전모를 파악하려면 이원길 선생의 번역본을 고르면 되겠다.

(그리고 '문이원'이 개인의 인명이 아니고 전공자들의 모임이라고 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정확한 책임소재를 알 수 없는 공역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반경]은 동아일보사에서 이전에 장순용 번역으로 두 번 나왔던 것을 역시 '문이원' 번역으로 새로 완역해서 펴냈 ... 아니 근데 딱히 번역자를 바꿀 필요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대체 왜? 혹시 기존 번역자도 '문이원' 모임 소속이라거나 하지 않는 이상 뭔가 설명이 안되는데 ...

 

[황석공소서]도 사실 어지간한 동양고전 총서류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던 책이라 대환영.

 

 

 

 

 

 

 

 

 

 

 

 

사실 동아일보사가 알음알음으로 소설가 조성기 선생이 각색한 [맹자]나 [전국책] 등의 동양고전을 꾸준히 펴내던 곳이었는지라, 이런 책들도 좀더 새로운 모습으로 보게 되려나? (인문플러스의 약간은 아카데믹한 분위기와는 조금 안 맞긴 하다만 ...) 어쨌든, 일본 朝日新聞社의 中國古典選에 버금가는 알찬 동양 고전 총서가 되기를 기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