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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 교양인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미래는 신(神)의 존재, 죽음과 더불어 인간 지능의 한계를 보여주는 분야이다.
인류는 고대 토정비결, 해몽, 점성술에서 현대 미래학과 경영전략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그것은 "누구도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라는 명제를 누구도 깰 수 없기 때문이다. 연초면 서점으로 쏟아지는 수많은 예측서들이 저자들의 높은 전문성과 분석력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주지 못하고 의심을 여운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절대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대상으로서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인가. 이 책은 그 실타래를 풀기 위한 괜찮은 시도이다.
우리가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은 노스트라다무스식의 예언이 아닌, 나름의 관점에서 본 방향의 제시이다. 책 서두에서 저자는 '실제 미래는 이 책에 기록된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못 박았다. (실제 2006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과거에 대한 역사서가 의미가 있듯, 같은 이유로 미래에 대한 역사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과거 역사는 사실이 아니다. 역사는 사실을 바라보는 역사가의 해석이라는 점은 카(E. H. C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충분히 설명되었다. 박정희 제5공화국이 바라보는 이의 관점에서 긍정이 되기도 하고, 부정이 되기도 하듯이. 이처럼 미래도 과거와 현재라는 기초 아래 역사가로서의 미래학자의 해석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실제로 그렇다) 저자는 책의 제목(미래史)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을 예언서나 미래서로 불리기보다 역사서로 분류되기를 주장한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언급이 꼭 현실과 맞아 떨어질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다.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면 미래학자의 핑계나 한계에 대한 자기합리화 정도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고려할 때 더 적절한 접근방법이 될 수 있겠다.
역사서의 설득력은 역사가의 통찰력과 그것을 범인의 수준에서 풀어내는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했을 때, 이 책의 매력과 설득력을 이해할 수 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적지 않은 분량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건 역사가 이야기임을 아는 저자의 능력에 대한 찬사로 돌릴 수 밖에 없겠다.
간만에 찾아낸 괜찮은 책으로.. 과감히 별 다섯개! 서평이 도움이 되셨으면 "Thanks to" 클릭 한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