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부모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슬픈 일이다. 하나는 계속되는 목마름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그 갈증으로 인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열렬히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맺는 관계는 실패로 귀결되고, 중독증이 시작되며, 우울증이 재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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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목은 다른 책에서 가져왔다. 혹시 내가 가져온 이 문장이 어느 책에서 가져온 것인지 아는 분이 계신다면 어느 분인지 알고 싶다. 이유는 저 문장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바로 에밀 아자르의 책 <자기 앞의 생>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로자 아줌마가 모모 때문에 울자 모모는 인간 안에 붙박이장처럼 눈물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면서

   
  그러니까 인간은 원래 울게 돼 있는 것이다. 인간을 만드신 분은 체면 같은 게 없음이 분명하다.  p.91
 
   
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내 안에 있는 눈물 붙박이장이 열렸는지 나도 종종 눈물 바람이다. 다행인 건 체면을 차릴 수 있게 나 혼자 있을 때 주로 그랬다는 것.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슬픈 일도 없는데. 그냥 마음이 폭신폭신해져서 그런 것도 같다. 붙박이장이든 수도꼭지든 단속을 잘해야겠다.



<자기 앞의 생>에 빨간 색연필과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무서운 속도로 읽어 준 후,
나는 고미숙의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읽고 있다. 절반은 자동차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서 읽었다.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개념 없이(애들이 방학이다 보니 요일 개념이 없다는,,ㅠㅠ) 자동차를 맡기고 근처의 도서관에서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을 야무진 계획을 세웠었다. 정비기사 아저씨께 문제를 설명하고 쏟아지는 비를 맞고서, 더구나 신발은 쪼리.ㅠㅠ, 도서관 앞에 도착하니 오늘은 정기 휴일!ㅠㅠ 어쩔 수 없이 근처에 책 읽을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다가 파리바케트가 눈에 띄어 들어가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빵을 두 가지나 시켜서 냠냠 먹으며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 보다 먼저 읽었던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떠올랐다. 내가 많은 책을 읽어 본게 아니라서 뭐라 말하긴 그렇고,,,

우리는 내 생일인 8월 3일부터 휴가를 떠나려고 한다.
휴가지를 놓고 남편과 대화를 하는데 내가 지명을 말할 때마다 먹는 것에 대해서 말을 했나보다.
언제 가봤던 그곳에서 뭘 먹었는데 우리 다시 거기가서 그거 먹자,,,머 이런식으로다.
그랬더니 남편이 섭섭하다는 말투로 "너는 생각하는 곳이 다 먹는 것과 연관이 있구나. 나는 생각나는 곳이 다 너와 연관이 있는데."그런다. 옛날 같았으면 들은척도 안 했을텐데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하하하 웃으면서 얼버무렸다. 나라는 사람은 정말 남을 헤아리는게 부족한가 보다. ㅠㅠ
세네카는 "너는 무엇을 먹고 마실까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했는데 깊이 새겨들어야 하겠다.
그래서 그런가 친구가 없?:(


독서는 친구가 있는 사람이건 친구가 없는 사람이건 평생 동안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고미숙씨를 흉내내어 말해 본다..
고미숙씨가 인용한 연암의 글도 다시 인용하면서.

선비가 하루만 글을 읽지 아니하면 얼굴이 단아하지 못하고, 말씨가 단아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몸을 가누지 못하고 두려워하면서 마음을 붙일 곳이 없게 된다. 장기 두고 바둑 두고 술 마시고 하는 것이 애초에 어찌 즐거워서 했겠는가?  -  <연암집>



다행이다. 책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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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0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에요~ 책읽는 나비님과 친구여서,
그리고 우리가 만나서 먹었던 맛난 음식도 기억하고 있어서~ 하하하

에밀 아자르는 우리 고딩때 '회색노우트'로 만났고, 그 다음엔 <가면의 생>이 인기였어요.
우리큰딸에게 읽으라고 <자기 앞의 생>도 재작년에가 샀는데~ 반가워요!!^6

라로 2011-08-02 01:36   좋아요 0 | URL
언니 서재에 있다 왔는데~~~~.^^
우리가 만나서 먹었던 음식은 다 기억 못해요~~~.ㅎㅎㅎㅎ
맛있는 거만 기억하는 이눔의 간사함,,,헤헤헤

저도 <자기 앞의 생>은 불어판으로 딸아이 사 줄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가 아직은 어려서 창녀니 롤라 아줌마 같은 사람에 대한 것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몰라서 고민 중.

pjy 2011-08-0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는 무엇을 먹고 마실까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전 세네카랑 친하지 않으니, 나비님의 주옥같은 말씀으로 알겠습니다^^

라로 2011-08-08 00:10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세요!! 잘 지내시지요?? 교또여행은 즐거우셨나요???넘 일찍 물어보나요???ㅎㅎㅎ
제가 그동안 뜸 했잖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1-08-02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쯤 휴가 떠나셔서, 어떤 맛난 음식을 가족들과 드시고 계실까요?

언니, 이거 틀림없이 염장 페이퍼예요, 옆지기님의 로맨틱함을 과시하는... ㅋㅋ.
우리 신랑은 어림도 없는데, 저런 멋진 대사. 세실 언니의 염장에 이어 나비 언니까지. 엉엉.

<자기 앞의 생>은 저도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어요. 옆에서 홀긋 저를 바라보는군요, 그 책이~

라로 2011-08-08 00:12   좋아요 0 | URL
맛난거 많이는 못 먹고 영덕게를 먹었는데 영덕에 사시는 분 말씀이 영뎍게는 5월 말이면 다 끝이라 지금 먹는 게는 수입품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맛이 밍숭맹숭했다는,,ㅠㅠ

저희 옆지기가 좀 이상해졌어요!!! 40이 되더니 갑자기 애정공세가,,ㅋㅎㅎ

<자기 앞의 생>은 다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열심히 독서 하시는 마고님~.^^

프레이야 2011-08-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몇 개인지 모를 울나비님^^
'자기앞의 생'과 '호모쿵푸스' 찌찌뽕 ~
우리 평생공부 즐겁게 놀이삼아 하고 갈 수 있을까나요..

라로 2011-08-08 00:13   좋아요 0 | URL
몸은 분명 한개인데 일을 잘 벌이는게,,ㅎㅎㅎ
우리 평생 공부를 놀이처럼 즐겁게 해요~~~~.^^
오늘은 <하우스키필> 다 읽었어요!!
다 읽고 났더니 촉촉해지는거에요,,,그런데 비가 오네요,,^^

2011-08-08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4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8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품절


넌 아직 어려. 어릴 때는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더 많이 있는 법이란다.-12~13쪽

로자 아줌마의 잿빛 마리카락도 떨어져내리는 석회덩이처럼 자꾸 빠지고 있었다. 뿌리가 약해서 머리통에 제대로 붙어 있지를 못했다. 그녀는 대머리가 될까봐 몹시 걱정했다. 이렇다 하게 내세울 거라곤 쥐뿔도 없는 여자에게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21쪽

그때 내 나이 벌써 아홉 살쯤이었는데, 그 나이면 행복하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색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법이다.-28쪽

나는 수시로 표정이 변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가 하면 매번 말을 바꾸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55쪽

하지만 그녀를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목숨은 그녀에게 남아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목숨을 소중히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볼 때 그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63쪽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69쪽

나는 로자 아줌마가 평소에 무슨 꿈을 꾸는지 알 수 없었다. 지난 일들을 꿈꾼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이며, 또 그 나이에 그녀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76쪽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게 마련이니까.-78쪽

내 친구 르마우트 역시 창녀의 자식이었는데, 그애는 늘 우리 같은 아이들에게는 비밀이 많은 게 어울린다고 말하곤 했다.-81쪽

카츠선생님은 심리적인 것보다 더 전염성이 강한 것은 없다고 했다.-83쪽

사실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데도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에 희망을 걸게 마련이다.(중략) 나는 교회라는 곳에 가본 적이 없는데, 그건 진정한 신앙생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86쪽

인간은 원래 울게 돼 있는 것이다. 인간을 만드신 분은 체면 같은 게 없음이 분명하다.-91쪽

말을 마친 후 로자 아줌마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줌마에겐 아무도 없는 만큼 자기 살이라도 붙어 있어야 했다.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93, 95쪽

너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 능력이 떨어지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게 된다.-97쪽

자기 혼자 불행해지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100쪽

사실 나는 이상한 일이란 것을 별로 밎지 않는다. 일들이란 게 알고 보면 다 그렇고 그런 것이어서 별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112쪽

생일 축하니 뭐니 하는 것도 모두 꾸며낸 관습에 지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115쪽

그러나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생의 엉덩이를 핥아대는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생을 미화할 생각, 생을 상대할 생각도 없다. 생과 나는 피차 상관이 없는 사이이다.-116쪽

요사이에야 점점 바보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것은 자신이 그렇게 오래 상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략) 나는 아주 먼 곳, 전혀 새롭고 다른 것들로 가득 찬 곳에 가보고 싶은데, 그런 곳을 상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공연히 그곳을 망칠 것 같아서이다. 그곳에 태양과 광대와 개들은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들은 그대로도 아주 좋으니까. 그러나 나머지는 모두 우리가 알아볼 수 없도록 그곳에 맞게 다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래봤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사물들이 얼마나 자기 모습을 끈덕지게 고집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참 우습기까지 하다.-122~123쪽

나는 딸기와 피스타치오 열매를 얹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는 곧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시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역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세상에서 최고다.-137, 140쪽

인생이 무척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아직 아름다운 인생을 찾지 못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142쪽

미소라도 지어야 아줌마는 평소보다 덜 늙어 보이고 덜 미워 보였다.-147쪽

나는 수차례 거울 앞에 서서 생이 나를 짓밟고 지나가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를 상상했다.-148쪽

모모야, 항상 명심해라. 엉덩이는 말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것 중 가장 신성한 것이란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야.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런 짓을 하면 안돼. 내가 죽더라도, 그리고 네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엉덩이뿐이라고 해도 절대로 그런 짓은 하지 말아라.-150~151쪽

하밀 할아버지는 로자 아줌마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올라와보고 싶어했지만, 여든다섯 노인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칠층까지 오는 것은 무리였다. 두 사람은 하밀 할아버지가 양탄자를 팔고 로자 아줌마가 몸을 팔던 시절부터 삼십 년을 알고 지내온 사이였다. 그런데 이제 엘리베이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었다. 그는 빅토르 위고의 시를 적어 그녀에게 보내주고 싶어했지만 이제 눈이 어두워서 그것도 불가능했다. 하밀 할아버지가 읊어주는 걸 내가 듣고 암기해서 전하는 수 밖에 없었다.


노인들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152, 154쪽

나는 그녀를 무척 좋아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무도 닮지 않았고 아무와도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158쪽

그럴 때면 화장이 엉망이 된 얼굴로 기진맥지니한 채 돌아와서는 수면제를 먹고 곯아떨어졌다. 그걸 보면, 뭐든 익숙해지면 힘들지 않게 된다는 말은 거짓말인 모양이다.-160쪽

나이가 들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마지못해 찾아오는 자식들말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점점줄어들게 마련이다. (중략) 그녀는 여자로서 선물을 받을 수 있던 시절에 받은 부채를 손에 든 채 안락의자에 앉아서 넋빠진 사람처럼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중략) 그의 눈은 왜 무얼 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뭐 그런 표정을 담고 있었다.(164) 조물주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잘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조물주는 아무에게나 무슨 일이든 일어나게 하는가 하면,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기도 한다.(164) 사회보장제도에서 나오는 연금이 있다 해도 그 역시 돈 없고 찾아오는 사람 없는 노인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인데 말이다. 노인들이 결국 죽게 되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며, 자연의 법칙에 대해서 내가 흥분할 일도 아니다.(164~165)-162~165쪽

아부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롤라 아줌마만큼 좋은 엄마가 될 것 같은 세네갈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엄마가 되는 일을 조물주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건 불공평한 일일뿐더러 행복해질 수 있는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막는 일이다. 그녀에게는 입양할 권리조차도 없었다.여장 남자들은 너무 특이한 존재들이라서 그런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롤라 아줌마는 가끔씩 그 점에 대해 매우 섭섭해했다.-167쪽

회교도인들은 사람이 아주 늙어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존경을 보낸다.-175쪽

굳이 내 생각을 말하자면, 어느 순간부터는 유태인도 더는 유태인이 아니며, 그때부터는 그 누구도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왜냐하면 잘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은 틀림없이 더 구역질나는 무엇일테니까.-196쪽

왈룸바씨는 말을 아주 잘했고 항상 추창처럼 말했다. 그의 얼굴은 흉터투성이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그를 중요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존경받게 하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아직도 벨빌에 살고 있으니 조만간 보러 가야겠다.-198쪽

나는 조라 아줌마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약속이라도 했을 것이다. 아무리 늙었다 해도 행복이란 여전히 필요한 것이니까.-203쪽

이런 경우 항상 조심을 해야 한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가져다주려고 이곳 칠층까지 걸어 올라오지는 않을 테니까.-205쪽

아버지인 척하면서 요구사항까지 들고 나오는 그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다.-215쪽

우리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우리 둘뿐이었다. 그리고 그것만은 지켜야 했다. 아주 못생긴 사람과 상다보면 그가 못생겼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정말로 못생긴 사람들은 무언가 결핍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한 사람이 덮어써야 하는 건 언제나 있는 흔한 일이니까.-228,229쪽

여러분도 알겠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232쪽

나딘은 부엌으로 가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가져다주었다. 그것은 내 빌어먹을 생-이건 내가 그냥 되는 대로 지껄여보는 소리다.--에서 먹어본 것 중 최고로 맛있는 것이었다. 아이스크림 때문에 기분이 좀 나아져서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240쪽

끔찍했던 일들도, 일단 입 밖에 내고 나면 별게 아닌 것이 되는 법이다.-242쪽

나는 점점 더 흥분해서 열심히 말했다. 잠시라도 말을 멈추면 그들이 더이상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웠다. (중략) 세상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바캉스 장소를 산과 바다 중에서 선택하듯이 사람들도 그렇게(245) 선택 당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한다.(246)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몇백만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돈이 적게 드는 일일수록 그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이니까....(246)-245~246쪽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275쪽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화장품을 잊었다는 것을 때달았다. 그녀는 그렇게도 여자가 되고 싶어했는데. 지겹지만 세번째로 다시 칠층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로자 아줌마에게는 정말이지 필요한 것도 많았다.-297쪽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중략) 사랑해야 한다.-307쪽

계속해서 내게 여러 아이디어와 주제들을 가져다주는 샘물을 왜 말려버리려는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진부한 얘기지만, 내가 자아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나를 대신해서 환상속에 사는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아자르라는 인물이 구체화됨으로써 나의 신화적 존재는 끝장이 났다. 당연한 귀결로, 몽상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327쪽

모모는 말한다.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라고.-3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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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1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2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목은 홍영녀 할머니와 그분의 따님 황안나씨의 책인 <엄마, 나 또 올게>에서 가져왔다.
어젯밤 새 뒤척이느라 잠을 못 잔데다 아침 일찍 일어나 수영장 갔다가 아이들 가르치고 집에 오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한 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났더니 눈이 말똥거린다. 엄밀히 말하면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잠 안 오는 밤 되시겠다.ㅠㅠ
해든이 재우고 컴퓨터를 켜서 박태환 선수 경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오래 있지 말라는 한마디를 하고 남편은 자러 들어 갔다.

아흔여섯의 홍영녀할머니에 대해서는 이 책을 발견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집에 TV가 없다 보니 해마다 케이블에서 재방송해 준다는 할머니가 출연하신 인간극장도 금시초문이었다.
너무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요즘 나의 화두는 '어떻게 늙어 갈까?'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든 분들이 나이 듦에 대해서 쓴 글들에 눈이 간다. 그래서 이 책과 함께 산 책이 올해 99세가 되신 작가 시바타 도요 할머니의 글을 모은 책 <약해지지 마>이다.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97세의 나이에도 화장했다는 시바타 할머니와는 달리 홍영녀 할머니는 늘 자식 걱정을 하는 외로운 어머니였다.

알라딘 책 소개에 보면

질곡 많은 한 여성의 삶이자, 우리 모두의 어머니 이야기이며, 언젠가는 노년의 삶을 살게 될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부모님의 삶과 노년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며, 유명 작가의 유려한 문장보다 일반인의 진솔한 이야기가 훨씬 더 힘이 세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라고 나와 있지만, 우리의 노년은 어쩌면 홍영녀할머니보다는 사바타 도요 할머니와 좀 더 닮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에서처럼 홍영녀할머니의 풍부한 감수성과 시적인 표현을 따라가면서 놀라움에 읽던 시를 돌아가 다시 읽어 본다.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고, 더구나 70세가 다 되어 독학으로 깨우치셨다고 한다. 정말 놀랍다!!
교육을 받아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나의 고정관념이 마구마구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아직 이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아니 활자도 커서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일부러 되새김질까지 하면서 천천히 읽는다.



외로운 들창에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
돌아 눕는 어깨가 시리다.    p.30



강물이 흘러 흘러가는 곳이 어디인가.
인생살이 속절없이 흘러간다.
가슴에 손을 얹고 조용히 생각하면
작별의 설움이 빗물처럼 고인다.   p.40



아아, 눈물 속에 봄비가 내리네.
두 뺨에 흘러내리는 것은 빗물인가.
계절은 봄인데 내 마음은 쓸쓸하다.
마음은 허전해도 남 보기엔 만족한 듯
서운함을 감추고 살아간다.
해가 지면 밤인가 하고, 해가 뜨면 날이 새었나 하며 산다.
내 생활은 그날이 그날이다.     p.41



겨울밤에 내리는 눈은 그대 편지,
무슨 사연 그리 많아 밤새도록 내리는가.
겨울밤에 내리는 눈은 그대 안부,
혼자 누운 들창 밑에 건강하냐 잘 자느냐 묻는 소리.
그대 안부.     p.66 ~ 67



살아 있는 동안에 보람 있는 일을 하자, 올바르게 살자,
그리고 아름답게 살자고 다짐했다.
자식들에게 밝은 빛을 주고 내 분수를 지킨다.
허영된 마음을 뿌리치고 진실되게 살리라.
얼마 남지 않은 내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해야지.
살림에 부딪히고 찬 마음에 부딪힌 마음,
쌓이고 쌓인 푸념들은 다 바람에 날려 보내고,
앞으로는 남은 여생을 웃으며 살리라.     p.127




하늘은 높음을 자랑하고 바닷물은 깊음을 자랑한다.
땅은 넓고 포근하여 온갖 것을 다 품어준다.
우리 인생길 바람이 몰아쳐도 꿋꿋하게 버팀을 자랑하자.
용기내서 살아보자.
힘내서 살아보자.      p.129




인간은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좋아하는 이들이 옆에 있어도,
그것은 영원하지 못한 한순간의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다.      p.137




창밖에 부는 바람,
죽음의 신음 소리도 들었을 것이고
갓 태어난 아기의 숨소리도 거쳐 왔을 것이다.
잠 못 이루는 이 밤,
바람에게 많은 사연을 듣는다.      p.141




저 푸른 하늘에 높이 뜬 새들아,
어서어서 힘차게 훨훨 날아라.
늙으면 마음뿐 후회한다.
늦기 전에 어서어서 힘차게 부지런히 하늘 높이 날아라.
인생이든 무엇이든 모든 것이 다
늙어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p.178




옮겨 적고 싶은 글이 많지만 이 정도로 그치자.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책을 사서 읽지.ㅎㅎㅎ


홍영녀 할머니는 책의 여는 글에 이렇게 적고 계신다.

세상에 태어나 글을 모른다는 게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모른다. 이렇게나마 잠 안 오는 밤에 끄적끄적 몇 마디 남길 수 있게 되었으니 더 바랄 게 없다. 말벗이 없어도 종이에다 내 생각을 옮기니 좋다.
자식을 낳으면, 굶더라도 공부만은 꼭 시킬 일이다.


사는 게 여유 있던 친정아버님께서 딸자식이라고 예뻐는 해주셨지만, 공부를 시키지 않으셨다고 하는데 책에 공부를 시켜주지 않으셨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셨다. p.178에도 쓰셨듯이 늙어 후회하면 아무 소용 없으니 무엇이든 마음먹었을 때 할 일이다.

글도 배웠고, 컴퓨터로 자판도 칠 수 있고, 허접하긴 해도 내 생각을 올릴 수 있는 블로그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구나 내 글을 읽어주고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는 서재 이웃들까지!!새삼 고맙다.

오늘 신문을 보니 지난 24일 서울대 키팅 교수라고 불리는 신광현 영문과 교수가 위암 투병 5개월 만에 50세의 나이로 저 세상으로 떠났다고 한다. 예전엔 50세라는 나이가 한 참 멀게 느껴졌는데 요즘 내가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가서 그런가 무척 젊은 나이에 떠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안타까웠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로빈 윌리암스가 분한 바로 그 키팅교수 같은 분이었나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 차례 비가 쏟아졌어도 후덥지근한 여름 밤,
키팅 선생님과 홍영녀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카르페 디엠이라는 한 마디가 등 줄기를 서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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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8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8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언니, 오랜만이세요.
며칠 서재를 쉬다가 언니 글이 눈에 띄어 놀랐잖아요.
알라딘 서재 전체가 몽땅 훈훈한거 같은걸요. ^^

건강하냐, 잘 자느냐, 그대 안부.
잘 먹느냐, 잘 지내냐.. 이런 가장 일상적인 안부가 가장 진정어린 안부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고 있답니다.

잘 지내셨죠? 건강하시죠?

라로 2011-07-28 15:13   좋아요 0 | URL
마고님도 오랫만이세요~~~~.^^
댓글은 안 남겼지만 마고님의 좋은 글 가끔 읽었더랬어요.^^;;

저는 건강하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어요.
마고님도 잘 지내시죠? 코알라도 방학이라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겠어요~.^^

마고님의 다정한 댓글에 제 서재가 몽땅 훈훈해 진걸요!!!!^^

순오기 2011-07-29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미지 사진도 같은 해바라기!!
나는 피곤해서 살짝 졸다가 잠 깨서 잠못 이루는 밤~ 아니 할 일 많은 밤이 될듯해요.^^
헝영녀 할머니도 키팅 선생님도 모두 내인생의 스승 같아요.

라로 2011-08-01 00:24   좋아요 0 | URL
남편은 저와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지만 해든이를 재우다 잠이 들고
저는 에밀 아자르를 읽다가 아직까지 안 자고 있게 되었어요.
일단 밑줄 그어논거 옮겨놓고 자려고요.
내일 아침 수영을 갈 수 있을까 몰라요.ㅠㅠ

hnine 2011-07-29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안나 님이 언젠가 TV에 남편분과 함께 출연하셔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그분 책을 사서 읽게 되었어요. 읽고서 친정어머니께도 선물해드렸고요. 비슷한 연배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올해 초에 황안나님과 그분의 어머니이신 홍영녀 할머님께서 출연하신 인간극장이 재방송되는 것을 보다가 마지막 편에서 울고 말았답니다. 방송 다 찍고 가는 PD에게 그동안 가꾸신 곡식을 주섬주섬 싸주시면서 내년 봄에 또 오라고 손 흔드시는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었거든요.
저 요즘도 황안나님의 블로그에 자주 간답니다 ^^

라로 2011-08-01 00: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방송 보고 싶네요. 홍영녀 할머니의 글도 좋았지만 그분의 따님인 황안나씨의 글도 참 좋더군요.
더구나 그분의 삶이 예사롭지 않아서도 그렇고.
본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바꾸셨나봐요. 남튼 특별한 모녀인것 같아요.
그분의 블로그에 저도 가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7-2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반가워요.
애쉬님 서재에서 보고 넬름 트랙백해 왔어요.
잘 지내시죠?

라로 2011-08-01 00:27   좋아요 0 | URL
저도 반가와요~~~~.^^
많은 일들이 있으신것 같은데 염치 없어서 댓글도 못 남겼는데 말이지요.
이렇게 씩씩한 모습(안 보이지만 그렇게 느껴짐)으로 인사해주시니 넘 좋네요~~~.^^

moonnight 2011-07-3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나비님 덕분에 좋은 책 소개받네요. 보관함에 넣습니다. 저도 요즘 나이가 아주 많이 든 후의 제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이 잦아졌어요. 어떻게 늙어갈지, 어떻게 죽을지도 참 중요한 일인데 내가 너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 거 아닌가 반성도 하게되더라구요.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다. '라는 글이 마음에 와닿아요.
 

존 버거의 소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의 첫 부분에 이런 글이 나온다.

리스본 어느 광장에 가면 한가운데에 루시타니안 사이프러스(그러니까 포르투갈 사이프러스)라고 부르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나무의 가지들은 하늘을 향하지 않고 밖으로 평평하게 뻗어 나가도록 가꿔 놓았기 때문에 햇살도 빗방울도 뚫지 못할 직경 이십 미터의 거대한,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백 명은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다.      p.11


갑자기 저런 나무가 있는 동네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들춰봤더니 100명이나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다고 나온다.
오늘은 비도 안 오고 햇볕도 쨍쨍하지 않은 날이라 저런 나무 밑에 있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저런 나무 밑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고종석작가, 황인숙작가 그리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함께 리스본에 여행가서 쓴 글을 읽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귀찮아서 그 책을 찾아 인용할 생각은 안 하기로 한다. 어쨌거나 리스본,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죽기전에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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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7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1-07-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이 있어요. 재미 없을 것 같은데, 왠지 구구절절 와닿는 글귀들이 잔뜩인 책이었지요.
존 버거의 이 책 정말 좋아하는데, 이 책도,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폭우성 저녁이네요.

라로 2011-07-27 23:16   좋아요 0 | URL
황인숙작가의 시집 제목도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있는데..
저도 존버거의 <여기,,,> 좋아해요.
그러구 보면 저도 사색적인 책을 좋아하나봐요,,ㅎㅎ

dreamout 2011-07-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버거의 이 소설. 한국판 표지도 멋스러운게 참 좋죠..

라로 2011-07-27 23:16   좋아요 0 | URL
네~~~한국판 표지가 더 멋스러운것 같아요!!^^

순오기 2011-07-2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가고 싶다고요~~~~ 우리 동네로 오세요!^^

라로 2011-07-27 23:17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도 며칠 전에 남편에게 광주로 이사갈까? 그랬어요.
거기가면 맛있는 갈치집 있다고,,,ㅎㅎㅎㅎ
언니네 동네가서 독서회도 가고 하면 좋겠다요.^^

진주 2011-07-27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리스본의 포르투칼 사이프러스 대신 메타쉐콰이어가 줄지어 선 길을 걸었답니다. 포르투칼 사이프러스가 나지막한 우산 모양이라면 메타쉐콰이어는 위로 자라는 본능에 충실한 키가 훤칠한 세련된 이등변 삼각형의 수종이지요. 양쪽으로 우람하게 줄지어 선 나무의 기세에 저는 개미만큼 조그맣게 작아져서 숲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어요. 책요? 나비님처럼 나무 그늘 아래서 책 읽을 생각은 아예 못 했어요. 그저 나는 숲을 마음껏 쏘다니는 한 마리 개미 새끼일 뿐이라니까요. 조금 더 욕심 내어 나무에 둥지를 틀고 휘파람 소리 내며 나무 위로 자유자재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 정도면 바랄 게 없겠지요~ㅎㅎ

라로 2011-07-27 23:21   좋아요 0 | URL
담양에 가신 건가요????ㅎㅎ메타쉐콰이어가 줄지어 선 길은 담양만 가봐서리~~~.
개미보다는 조금 더 욕심을 내 보시어요. 나무에 둥지를 틀고 휘파람 소리 내며 나무 위로 자유자재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그러면 저는 친구 새가 될께요. 아니면 나비..(잡아먹지 않으신다면,,ㅎㅎ)
요즘 방학이라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나무 아래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봐요.
빨리 개학이 됐으면 좋겠어요.ㅠㅠ

머큐리 2011-07-2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나비님 근황을 알게되어 좋아요... 언젠간 오실지 알았는데... 물폭탄이 터지니 등장하시는군요..ㅎㅎ

라로 2011-07-27 23:22   좋아요 0 | URL
반가와 해주시니 맘이 몰랑몰랑 해지는걸요!!!!^^
머큐리님은 잘 지내시지요? 물폭탄 피해가 컸나본데 사시는 곳은 아니지요??

무스탕 2011-07-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런 나무 직접 보고 싶어요. 울 동네에 저런 나무가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라로 2011-07-27 23:30   좋아요 0 | URL
그죠? 저런 나무가 있다면 그 밑에서 무스탕님이랑 만화책도 보고 하면 좋으련만..
저희 동네에도 저런 나무는 없어요...군포에 비 피해는 없으셨나요?

moonnight 2011-07-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생각만 해도 멋져요. 백명이 비를 피할 수 있는 나무라니. 그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시원한 생맥주 한 잔(두꺼운 유리잔 표면에 꼭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어야 해요!) 홀짝거리며 책 읽고 싶어요. ^^

라로 2011-08-01 00:32   좋아요 0 | URL
생맥주도 좋지만 우린 하이네켄 아닌가용???ㅎㅎㅎㅎ

지금 여긴 비가와요. 좀 전엔 번개도 치더라구요.@@
올핸 정말 비가 많이 오죠??? 얼마전 신문에서 보니까 우리나라 기후가 바뀐 것 같다고 하던데,,,실감이..ㅠㅠ
아젠 익숙했던 기후마저 달라져 가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