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은 150일간의 세계일주
세스 스티븐슨 지음, 윤미나 옮김 / 달 / 2011년 2월
절판


오손 웰스가 영화 <위대한 앰버슨 가>에서 말했듯,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남는 시간은 더 줄어든다."이제 삶은 휙휙 지나간다.-5쪽

또다시 편안함과 쳇바퀴 같은 틀이 가질처럼 일상을 뒤덮었다.-11쪽

어느 모로 보나 나쁠 게 없었다. 마음고생 하는 일도 없고 절실히 원하는 것도 없었다. 건강도 괜찮았다. 무아지경에 바지게 해주는 전자제품에 시들해지면, 갖가지 취할 거리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나는 또다시 인생에 뭔가 빠진 것 같다는 성가신 느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11쪽

제트 여객기를 타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그건 그냥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순간이동하는 것이다.
(중략)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아니라 훌쩍 뛰어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조금 힘겹더라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즐거움, 비참함, 행운, 재앙으로 가득 찬 진정한 모함을 만나게 된다.-19쪽

우리는 길 위에서 여행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짜 맞추어 나가기로 했다.-21쪽

레베카와 친구 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속옷을 그리 자주 빨 필요가 없을 것이다.-22쪽

그밖에도 처리해야 할 자질구레한 일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때로는 현실과의 연결을 완전히 끊기가 불가능해 보였다.-23쪽

나는 크루즈 여객선의 아첨 뚝뚝 흐르는 접대보다 이런 무뚝뚝한 효율성을 더 선호한다.-33쪽

해묵은 바다의 침묵에 비하면, 모든 것이 갑자기 사소해 보였다.-41쪽

모든 문화권에서 가장 소외된 소수계층에게 뒤집어씌우는 뻔한 누명이었다.-65쪽

유럽의 열차는 먹고사는 문제를 훨씬 더 솜씨 좋게 다룬다.-68쪽

대부분의 여행자는 의식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에 혹은 불편한 걸 못 참는 습성 때문에, 비행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한다.-71쪽

말하자면 레베카와 나는 역사의 재현자인 동시에 개척자다. 우리는 과거 사람들이 했던 그대로 여행을 할 뿐 아니라, 미래에 언젠가 사람들이 하게 될지도 모르는 방식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73쪽

다른 사람에게는 이 무슨 지루하고 하찮은 일화냐 싶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굉장히 흐믓한 성과였다. 나를 유럽인으로 착각한 거니까! 위장은 성공적이었다. 나는 국가 정체성이란 족쇄를 끌러내고, 익명의 보편적인 여행자가 되어 길을 걷는다.-74쪽

헬싱키에 대한 내 첫 인상은 고급 안경점을 위한 TV광고 같은 도시라는 것이다.-91쪽

러시아는 세상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곳이다. 광대한 땅덩어리, 서사적인 테마, 풍부한 문화유산, 조잡한 소비재마저도.-97쪽

쪼그리고 앉는 변기 주변에 온갖 더러운 물질이 다양한 방식으로 튀어 있었다.(잠깐 쪼그리며 앉는 변기라니? 여기 유럽 맞습니까?) 소변기 절반은 깨져 있고, 몇군데에는 드라이버와 렌치가 들어 있었다.마치 수리공이 화장실을 깔끔하게 만들려고 애쓰다가, 그 모든 노력이 헛됨을 깨닫고 좌절해서 그냥 나가버린 것 같았다.-99~100쪽

우리는 그냥 갈까 싶기도 했지만, 이제는 미술관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이 다다이즘적인 단막극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가 더 궁금해서 오기로 버텼다. -104쪽

잠시 후 내가 요구한 것을 정확히 받는 단순한 절차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107쪽

러시아 사람들의 자제력에 어떤 고결함이 느껴진다. 아마도 러시아 사람들의 천성적인 진지함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였지만, 그것의 가장 저속한 요소에는 굴복하지 않았다.-118쪽

쥘 베른! 문체 죽이지! 문장이 다 명사로 끝나잖아!-120쪽

중요한 건 여행 중에도 삶은 계속 된다는 거다. 때로는 당연히 지루해 진다.-120쪽

마치 나라 전체가, 존재하는 것 자체를 지겨워하는 듯 보였다. 아무도 행복한 것 같지않은데 누구도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하지 않는다.-128쪽

체호프는 글쓰기에 관한 자신의 야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당신 인생이 얼마나 끔찍하고 따분한지 좀 보라구!' 요점은 간단하다. 사람들은 자시 모습을 제대로 보기 시작하면 좀 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129쪽

절반밖에 못 알아듣는 유쾌한 대화를 한 시간쯤 이어가는 동안, 참여자들의 선의와 의욕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인 소통의 3분의 2는 언어 속에서 길을 잃었다.-133쪽

장기 여행이 멋진 이유는 일시적인 우정과 정처없는 자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순간순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일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여행 자체가 쳇바퀴가 될 수 있다.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인생을 풍요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거기서 벗어나려 할 가능성이 크다.-215쪽

모든 기본적인 육상(해상) 교통수단 중에서 버스는 가장 덜 낭만적이다. 배와 기차는뭔가 고전적인 매력이 있다. 자동차는 사용 인구가 많고 열정적인 숭배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반면 버스 여행에 대한 랩소디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243쪽

예로부터 버스를 타는 건 예측 불가능한 모험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대개 기차나 비행기보다 많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요금 대신, 형편없이 낮은 삶의 질을 감수하는 것이다.-244쪽

그러나 장담하는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나친 안락함에 분개할 수도 있다.-313쪽

크루즈 여객선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일 뿐이다.교통수단이 아니다.-318쪽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요즘 여행에 대해 생각할 때는 순전히 목적지에 대해서만 생각한다.-331쪽

지금 내 주머니에 들어 있는 묵직한 열쇠는 마치 닻처럼 느껴진다.-3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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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절판


하지만 그런 것이 내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드의 어머니였으니까. 중국인에게 부모란 타협할 여지가 없는 대상이다. 부모는 그저 부모이며, 자식은 부모에게 모든 것을(별로 가진 것이 없다고 해도) 빚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를 위해서는 무엇이든(그것이 자신의 삶을 파괴한다고 해도) 해야 한다.-120쪽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하기를기대하는 것이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제가 원하는 걸 그냥 시키면 활낼 필요도 없고요.-127쪽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 줘야겠어.-142쪽

개는 다른 개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헤엄이 그렇다. 우리는 자랑스러워하고 기뻐하면서 박수만 치면 된다. 딸들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것은 태만이나 다름없다.
나는 모든 상황을 꿰고 있어야 했다.-145쪽

음을 틀려서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마. 네 수준에서 변명은 통하지 않아. 음을 제대로 연주하는 건 네 몫이야. 그것만 지킨다면 레슨 시간에 다른 것들도 배울 수 있을 거야.-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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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0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이들이 넷인데요.
각기 개성이 뚜렷합니다.
부모가 가르쳐서 부모의 뜻대로 되는 아이라면 대략 별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결국 하는 것인데, 그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옆에서 부모가 도와줄 수는 있겠지요.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따라합니다. 하하


라로 2011-09-04 22:54   좋아요 0 | URL
우와~~~. 자녀분이 넷이군요!!
전 셋이에요~~~.^^
"부모가 가르쳐서 부모의 뜻대로 되는 아이라면 대략 별로"라는 말씀에 크게 웃었어요.^^
에이미 추아의 이 책은 한사님께서 몇 마디로 말씀하신 것을 결국 그녀가 깨닫게 되어 간다는 내용이에요.^^
예일대 교수인 그녀도 자녀 교육에선 시행착오가 많더군요.
언급하신 것-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부모가 아이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가르침이에요.
저도 요즘 아이를 옆에서 지켜만 보고 스스로 하도록 하게 하려고 해요.
결국 아이 인생이니까요.
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아이가 부모 행동을 보고 따라한다는 말씀 다시 간직해 봅니다.
 

나는 너무나 엄정하게 아들을 대했기 때문에 특별한 유언장이 없다.
줄기차게 칭찬, 숭배, 예찬 일변도로 대했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생활하는 관찰자로서 그를 칭찬했다.
나로부터 개선된, 진화된 생물체로 태어난 미래의 인간으로 숭배했다.
인류의 유전자를 그대로 보유한 미래 세대의 구성원으로서 예찬했다.
나는 인류문명의 발달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인류의 미래를 가슴 벅차게 기대하는 사람이다.
아들이 기억하는 나의 모든 순간이 유언장이 될 것이다.
그의 장점을 혹시 그가 잊을까봐 늘 깨우쳐주려고 노력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를 칭찬할 거리를 만들고 찾았다.

나는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이 세상에서 내가 낳은 아이를 제일 무서워 하면서 살았다.
혹시 그에게 내가 나쁜 영향을 줄까봐 평생을 긴장하며 살았다.
아들을 비웃거나 빈정거리는 말을 한 기억이 없다.
그런 정신 상태에 잠긴 기억도 없다.
나의 아들은 기억 속의 나를 종종 추억하면서 웃기만 하면 된다.


[점선뎐] p. 380~381
















오늘 나는 일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현관문을 여는 순간 아들 N군이 뭔가를 후다닥 한 뒤 소파로 날아가 사뿐하게 앉았다.
얼굴은 잔뜩 긴장되고 땀까지 흘리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집으로 들어가면서 점심은 먹었느냐고 물어봤다.
아들은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편에게 아들의 점심을 꼭 책임지라고 하고서 일을 하러 갔는데
아들은 점심도 먹지 않고 나에게 숨길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가
아들의 예상보다 내가 일찍 오니까 놀라서 기겁을 한 거다.

일단 남편에게 전화했다. 아들의 점심을 어떻게 했느냐고.
남편은 아침에 해든이를 데리고 나오면서 아들에게 학교에서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단다.
아들은 사양하고 자기가 알아서 먹는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아들은 아빠에게 말한 것과는 달리 점심도 먹지 않고 열심히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다.
말 그대로 식음을 전폐하고.
나는 아들이 점심도 먹지 않고서 게임을 한 것도 속상했지만
내가 들어온다고 혼날까 봐 귀신을 보고 놀란 사람처럼 혼비백산한 모습을 보게 된 게 더 속상했다.
내 성격대로 화를 내다가 화를 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차분한 목소리로 내 옆에 앉게 해서는 충고랍시고
"네가 숨기고 싶은 일을 하지 마라."고 말했다.
네가 숨기고 싶은 일은 정당한 일이 아닐 거니까. 엄마에게도 정정당당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네가 하고 있는 일이 너의 행동에 의해서 정당하거나 그렇지 않은 일로 취급 될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이말도 하고 저말도 했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해도 마음이 아픈게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고는 저녁을 먹고 빨래를 했다.
마른빨래를 걷고 빨래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갑자기 다른 책이 읽고 싶어서 책장으로 갔다가
김점선의 [점선뎐]이 눈에 들어와서 빼내 뒤적이다가(작년에 이미 이 책을 다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나의 유언장"을 다시 읽게 되었다.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내 아들의 행동을 낳게 한 건 바로 나였다.
나는 내일부터 완전히 변할 것이다.
나는 아들을 줄기차게 칭찬, 숭배, 예찬 일변도로 대할 것이며(칭찬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 보다.)
그의 장점을 혹시 그가 잊을까 봐 늘 깨우쳐주려고 노력할 것이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를 칭찬할 거리를 만들고 찾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내가 낳은 아이를 제일 무서워하면서 살 것이며
혹시 그에게 내가 나쁜 영향을 줄까 봐 평생을 긴장하며 살 것이며
아들을 비웃거나 빈정거리는 말을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런 정신 상태에 잠기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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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8-26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픈 마인드, 스폰지 같은 나비님 어쩜....
나비님 따라쟁이 할래요.
저도 오늘부터 완전히 변할거예요. 칭찬, 숭배,예찬...
'나의 아들은 기억 속의 나를 종종 추억하면서 웃기만 하면 된다.'
'내 아들의 긍지와 자존감은 엄마로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엄마는 늘 따뜻한 미소와 용기를 갖게 해주었다'....이런 엄마로 기억되고 싶어요.
아자 아자!!

라로 2011-08-26 22:34   좋아요 0 | URL
나비 따라쟁이가 멋쟁이 세실님이라니 영광이옵니다~~^^
유럽 가시는데 전혀 도움이 못되어 죄송해요,,,베프라면서,,,그죠?^^;
지금 아이패드로 쓰고 있어서 길게 못쓰겠어요,,,ㅠㅠ
목이 아파요,,ㅠㅠ
암튼 가기전에 목소리라도 들으면 좋으련만,,,,참!음악도 가져가고,,,,하긴 스맛폰 가져가면 되려나?..
암튼 자기 없는 알라딘 나도 견디기 힘들꺼야요,,,훌쩍

moonnight 2011-08-2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처럼 좋은 어머니가 또 어디 계시다고요.

저는 (아들은 없지만;) 조카아이가 커가는 걸 함께 하며 꼭 명심하겠습니다. 칭찬, 숭배, 예찬.
이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게 태어난 아이라는 걸 항상 기억하겠어요.

라로 2011-08-26 22:22   좋아요 0 | URL
저는 좋은 엄마는 절대 아니고요,,,,노력하고 싶어하는 엄마라도,,,ㅎㅎㅎ
늘 제게 용기를 주시는 문밤님~제가 다운되어 있을 때마다 정말...

저도 오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 속을 썩이는 아이가 있는데 잘 해주기로 했어요,,,"너도 소중한 생명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진주 2011-08-2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요...아이도 숨기고 싶어 하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 손바닥 안에 애를 가둬 둘 순 없잖아요. 우리도 그럴 때 있잖아요. 아무리 가까운 가족,친구라고 해도 숨기고 싶은 것들,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자식을 내 소유가 아닌 독립된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정하는 일이 별 다른건가요^^

라로 2011-08-26 22:35   좋아요 0 | URL
진주님 ~~~~요즘 바쁘세요? 보고싶었잖아요~~~~잘 지내시는거죠?
아이가 게임 하는 것을 숨기고 싶어하는게 정말 맘 아팠어요...ㅠㅠ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는것이요...ㅠ

마녀고양이 2011-08-2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언니 생각에 완전 공감인데,
이상하게 코알라만 보면 놀리고 싶어져요, 흑흑, 애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안 고쳐져요, 어떻게 해요! 흑흑흑.

라로 2011-08-26 22:28   좋아요 0 | URL
마고님도 안고쳐진다니 맘이 놓이는건 뭘까요?ㅎㅎㅎㅎㅎ
마고님처럼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도 그렇구나,,,하는 안도감?ㅎㅎ;;

2011-08-2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6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11-08-2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오랫만이네요.
저도 진주님 생각에 공감합니다.
아무리 자식이지만 손금보듯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없거든요.
숨기고 싶어하는 것을 모른 척 해주는 것, 그것도 자식을 믿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아이도 자기 만의 세상을 가져간다는 것은 그만큼 컸다는 것도 되니까, 기쁘게 생각하면 기쁜 일이 될 수도 있겠지요?
우리 아이 5학년 때 하루 종일 컴퓨터를 하고 있길래, 잔소리 하기 싫어서 일부러 시장을 멀리 간 적도 있어요.
며칠 쯤 그러고 나더니, 안하더군요.
요즘 아이들은 싫증도 빨리 내잖아요.
그냥 커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라로 2011-08-26 22:32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저희 아이는 중독이 된걸까봐 걱정이 되어요,,,ㅠㅠ
님의 아이처럼 하다가 싫증을 내면 좋으련만,,,,
그나저나 혜덕화님 생각 자주 떠올랐어요...
바쁘시더라도 알라딘에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니면 우리가 만날수 있는 곳이 없잖아요....
자주 오셔서 지혜로운 생각 많이 나눠주세요~^^

2011-08-26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7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1-08-2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다 못 하고 있지만, 이 세상에서 제 아이가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구절에 강력 공감. 하아 - 가끔은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 시절까지도, 할 수만 있다면 아이 앞에 창피하지 않게 다 지워버리고 싶어요. 혹시라도 나중에 아이가 그 시절 내가 저지른 일을 알게 될까 봐 혼자 상상하고 허걱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냐요. ㅠㅠ

라로 2011-08-29 20:15   좋아요 0 | URL
자기도 그렇구나!!
자기처럼 멋진 엄마도 그렇다니 맘 진짜 놓인다!!^^;;(이 무슨 비교위안인지,,ㅎㅎㅎ)
맞아맞아,,,나도 허걱거리는데도 또 금방 잊어버리네,,ㅠㅠ
그러고보면 김점선씨는 정말 위대해!!

2011-08-28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9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30 0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0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6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5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5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오랫동안(?) 댓글 달고 지내던 알라디너가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와이프가 첫 책을 냈다며 보내주겠다고 했을 때 믿기지가 않았었다. 허벅지를 꼬집어 보고 싶었지만, 책이 도착하면 알겠지 하면서 책을 여러 번 눌러서 보고 또 봤다.
<식사하셨어요?>라는 책이다.

이렇게 밝혀도 될 거란 생각을 한다.
표지만 봐도 호감 팍팍 간다.
책의 제목을 정확하게 쓰자면
<도시락이 필요한 모든 순간 식사하셨어요?>이다.
아~
제목만으로도 페이퍼를 한 10장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참 사려 깊고 따뜻한 인사말이다.

하지만 내가 10장의 페이퍼를 쓰는 것보다 알라딘의 책 소개를 옮겨오는 게 간단하고 쉬우니
그걸로 읽어보자.


“식사하셨어요?” “점심 드셨어요?” 어떤 때는 인사말을 대신하여 어떤 때는 정말 궁금하고 걱정되어, 이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그리고 가까운 이가, 특히 마음에 있는 이가 끼니를 건너뛰었다는 대답을 하면 어떻게든 밥을 먹이고 싶어 당장에라도 맛있는 밥을 싸들고 달려가고 싶어진다.

이렇게 도시락이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병원 밥에 싫증내는 아픈 친구를 위해, 변변치 않은 밥을 먹고 야근하는 아내를 위해, 아침을 거르고 서둘러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맥주와 닭 튀김을 정말 좋아하는 군대 간 남자 친구를 위해, 남들 다 가는 휴가도 못 가고 무더위에 일하는 그를 위해…….

도시락에 담기는 건 한 끼 밥이지만, 거기에는 마음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마음이 담긴 도시락을 받고 기뻐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꼭꼭 담고 예쁜 보자기로 곱게 싸서 찾아가는 건 어떨까?


N군이 전교 회장이 되어 나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학부모회장이 되었는데
지난 학기 동안 도시락 쌀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도시락을 싸지 않고 주문해서 넣어줬다.
선생님들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그런 정성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서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음식을 담아야 할지 몰라서이기도 했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책을 진즉 알았더라면 나도 도시락을 보자기에 예쁘게 담아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도시락을 직접 싸드렸을 텐데..
N군이 아람단 모임 갈 때도 샌드위치 하나 달랑 싸주는 게 아니라 정성을 담고 도시락편지도 담아서 줬을 텐데..
남편이 사무실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전시회 준비를 할 때도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도시락을 싸 들고 가서 용기를 북돋아 줬을 텐데..
해든이가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갈 때도 조물조물 맛있어 보이게 만들어 줬을 텐데..

이제라도 저렇게 이쁜 책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다.
더구나 믿을 수 없게 신기하게도 그 책을 쓴 사람이 내가 즐찾을 한 알라딘 지기의 아내라는 것이다.
선경지명이 있어서 그분을 즐찾 한 건 아닌데,,,ㅎㅎㅎㅎ


2. 아까 페이퍼를 썼다가 지웠지만, 그분이 보내주신 저 책이 아닌 다른 책이 도착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질 줄은 몰랐다.
순오기님의 페이퍼에서 순오기님이 보낸 책이 안 가고 다른 책이 갔다고 해서
'어머나 세상에 그런 일도 있구나."했는데 나에게 오늘 그런 일이 생겼다.
위에 언급한 책 대신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가 도착했다. 고객센터에 글을 올리고 내 페이퍼에 글을 올렸더니
금방 답글이 달려서 내 페이퍼에 올린 글은 삭제했다. 나에게 올 책을 찾았다며 내일 보내주겠단다.
알라딘에서 알아서 잘 해결해 줄 줄은 알았지만 어쨌든 그분이 보내주신 책이 무사히 잘 도착할 예정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알라딘은 이런 실수를 이젠 그만 하면 좋겠다.
 H님~~
책이 내일 도착할 거래요~~~. 너무너무 아주아주 많이많이 감사드립니다.^^
아주 잘 활용할 것이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마세요~~~.^^




3.또 하나 믿을 수 없을 만큼 신기한 사건!!

어제 올렸던 닉 혼비의 새 책 <닉 혼비의 노래(들)>에 대한 페이퍼에 이 책을 번역하신 조동섭씨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번엔 허벅지를 꼬집어 보고 다시 그 페이퍼에 가서 그 댓글을 읽어 봐도 믿기지 않는다.
누군가 조동섭씨 인척 하면서 댓글을 달았을 거란 생각을 잠깐 해봤지만, 작업기간의 간극과 오탈자에 대한 글도 그렇고 너무 정중하게 댓글을 달아주셨기 떄문에 그 생각은 금방 달아났다.
정중한 장난을 칠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엔도르핀이 팍팍 도는 게 느껴진다.
나는 그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기뻐 죽겠다. 아주 기뻐서 지금 아들 녀석들은 내 팽개치고( 옆에서 배트맨 만화 영화 보고 있게 하고 있다. 손에는 과자와 바나나 우유를 들려주고.^^;;) 혼자 조동섭씨가 달아주신 영광스런 댓글을 쓰다듬고 있다.^^;;
댓글을 달아주시기 전에도 정말 좋아하는 번역가였지만 나는 이제 그분의 열혈 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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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8-2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하셨어요?> 이 책 정말 사랑스러울 것 같아요. 정성스런 도시락에 담긴 사랑을 먹는 사람도 느낄테니까요.^^

라로 2011-08-25 23:43   좋아요 0 | URL
오늘 받았는데 표지처럼 정갈한 책이에요~.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받아 본 적이 있기나 했나 싶어요.ㅎㅎㅎ

순오기 2011-08-25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식사 전입니다~ ^^
나비님이 준비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면 좋겠어요.^^

며칠 전에도 막내가 구입한 스킨이 엉뚱하게 크린징 젤이 왔어요.ㅜㅜ
알라딘은 좀 더 일처리를 잘하면 좋겠는데~~~~~~

라로 2011-08-25 23:44   좋아요 0 | URL
ㅎㅎㅎ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올까요???ㅎㅎㅎ

알라딘 일처리 정말 요즘 맘에 안 들어요,,저는 중고샵에서도 문제가 많아요,,

2011-08-25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1-08-2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나비님! 너무 신나시겠어요! 궁금해서 그 댓글도 찾아 봤는데 제가 다 떨리네요 ㅋㅋ 너무 신기해요!

라로 2011-08-25 23:47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ㅎㅎㅎ
저 정말 알라딘 라이프에 새로운 활력을 얻었답니다. 제게 그런 일이 생기다니요!!!로또에 당첨 된 것 만큼 기뻐요~~~.^^

책읽는나무 2011-08-2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하셨어요?>책 너무 예쁜책이네요.먹고 싶고....
실습용이 아닌...소장하고픈 요리책이네요.^^

소풍을 다녀 온 아이가 "엄마! 친구00는 도시락이 특이하고 멋졌어~ 정말 맛있어 보이던데 엄마는 그렇게 할 줄 몰라?" 라고 대뜸 물어보던데~~~ 실로 난감했었어요. 그리고 병설유치원을 다니는 둘째들도 방학동안은 내내 도시락을 싸갔거든요.다녀오면 친구들의 도시락 반찬은 뭐였더라~~ 침 튀기면서 얘기하고..아침마다 "엄마, 오늘 반찬은 뭐예요?"라고 물어보는데....도시락때문에 한 달동안 은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나름 신경쓴다고 썼는데...애들 눈엔 그게 아니었나봐요.ㅠ
좀 일찍 이책을 알았더라면 100점짜리 엄마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항상 요리책을 눈호강만 시키고 절대 실천하지 않는지라 돈만 버리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ㅋ
그래도 일단 보관함에 담고 갑니다.

(헌데 즐찾분의 배우자분이라고 하시는데 도대체 누굴까? 궁금네요.
그리고 나비님도 내가 누굴까? 궁금해 하실 것도 같고..너무 오랜만에~~쿨럭~)

라로 2011-08-25 23:50   좋아요 0 | URL
아니, 이게 누구세요!!!!!!
너무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정말 반가와요!!!부비부비
알라딘 아니면 뵐 수 없는 분인데 알라딘 안 오시면 어떻게해요??ㅠㅠ
이제 자주 뵐 수 있으려나요????

nada 2011-08-2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하셨어요..참 이쁜 말인데.
이젠 저 말 들으면 홍*표 의원 생각나서 실소를 머금게 되네요.

저도 조동섭 님 댓글 가서 읽어봤어요.ㅎㅎ
부러워서, 아주 그냥 몸이 배배 꼬입니당.
나비 님도 신나시고, 번역가 님도 보람 있으실 테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사소하지만 굉장한 일 같아요. 히.

닉 혼비 책. 모르는 노래가 많을 거 같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던데.
재미있나요?

라로 2011-08-25 23:54   좋아요 0 | URL
아마도 홍*표의원이 저 작가가 운영하는 식당에 갔다가 로얄티도 안 내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ㅎ

보셨죠? 보셨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정말 신나요,,,막 자랑하고 싶었어요.ㅎㅎㅎㅎ
제가 꽃양배추님도 아주아주 많이많이 너무너무 사랑하는 것 아시죠??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열혈독자였어요, 꽃양배추님껜,,헤헷

닉 혼비 책에 나오는 모르는 노래는 유투브에서 찾아 들으시면서 읽으시면 될 것 같아요.
책은 지금까지 아주 좋아요~~~.^^
저는 번역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번역이 좋아서 더 좋은거 같아요,,,ㅎㅎㅎ

moonnight 2011-08-25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얼른 가서 조동섭님 댓글 찾아읽고 왔어요. 지금 저 부러워죽어요. ㅠ_ㅠ
식사하셨어요? 라는 책, 참 예쁘네요. 저는 요리와는 담을 쌓고 사는 인간인데 가끔 조카들에게 뭔가 내 손으로 맛있고 예쁜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 는 생각을 해요. 그럴 때면 왜 나는 변변히 할 줄 아는 음식 하나 없는 것인가. 하고 막 괴로워하지요. ㅠ_ㅠ 한 권 사서 따라 만들어봐야겠어요. 작가분의 솜씨도 부럽지만 알라디너라는 남편분. 진짜 부럽네요. ^^;

라로 2011-08-25 23:57   좋아요 0 | URL
부럽죠!!!!이런 일이 저에게도 처음 있는 일이라 아직까지 안 믿어지고 있어요!!!ㅎㅎㅎㅎ
[식사하셨어요?] 책은 안에도 깔끔해요. 제가 거기 있는 레시피대로 함 만들어 보고 리뷰 올릴께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어느날,,,^^;;
결혼 한지 17년이나 되고 아이가 3인데도 변변히 할 줄 아는 음식 하나 없는 저는 뭔가요???ㅠㅠ
저도 작가의 솜씨보다 그 남편분이 더 부러웠어요!!!! 매일 저런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잖아요!!!>.<

프레이야 2011-08-25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작가에게 받은 댓글, 기분 좋지요. 추카추카~
나도 그런 적 있다우~ 자랑 좀 더 하자면 황선미 작가에게 이메일도 받은 적 있지요.ㅎㅎ
근데 '식사하셨어요' 저자 이름이 큰딸이랑 같아요.^^
책이 너무너무 이쁘고 알차보이네요. 표지도 어쩜 저리 사랑스러울까.
먹는 게 그 사람을 말해준다고 하는 말이 참 맞겠구나 생각들어요.
오늘 당신은 무얼 먹었나요?

근데 어느 분 아내분인지 궁금해요. 글고 제 메시지 보셨어요? ㅠ

라로 2011-08-26 00:01   좋아요 0 | URL
저는 황선미작가에겐 별 감정이 없어서 이메일 받으신거 별로 안 부러운걸요!!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진희원'이라는 작가의 이름 보구 프야님 딸 생각했어요~.^^
이름이 같네, 이러면서.^^
표지처럼 안도 아주 깔끔해요.
음식을 함 만들어 먹어봐야 알것 같아요.
오늘 저는 정말 맛있는 김치(제가 사먹는 김치,,,만들어 주시는 아주머니가 계시거든요.)를
사용해서 삼각김밥을 만들어 먹었고 저녁엔 레몬 치킨과 스파게티에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어요.
그러는 당신은 뭘 드셨나요??

메시지요? 못봤는데???언제 보냈어요??
 


두 남자는 우리 집 남자들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바로 닉 혼비와 조동섭번역가를 가리킨다.
닉 혼비는 『하이 피델리티』를 처음 읽으면서 무조건 좋았다.
조동섭씨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읽고서 그 이후로 조동섭씨가 번역한 책은 믿음이 갔다.

지난주 광란의 책 주문을 마치고 결제를 누른 뒤 눈에 띈 닉 혼비의 새 책
[닉 혼비의 노래(들)]
이 책을 발견하기 전에 내가 얼마나 많은 책을 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닉혼비가 글을 쓰고 조동섭씨가 번역을 한 책인데!! 도저히 당장 받아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ㅠㅠ

좋아하는 작가와 좋아하는 번역가, 거기다 음악에 대한 얘기라니!!!(여기서 감격의 눈물을 철철 흘려 주신다.)
음식과 음악에 대한 책(둘 다 '음'자로 시작하는구나,,,음화화화)은 사려고 노력한다. 이유는 모르지만...좋아하니까?

책은 당연히 아주 새 책이다. 더구나 초판 인쇄에다 초판 발행이다.
초판본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지만 이 책을 받고는 초판이라는 사실에 놀라서 사진을 찍어놨다.
착각이 좀 심해서 그런 지 모르지만 닉혼비의 새 책이 나왔으니 다들 그의 책을 사려 할 줄 알았고, 그래서 내 손에 들어오는 책은 적어도 2쇄는 됐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1쇄닷!!





조동섭씨가 저 책을 번역할 때만 해도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라고 했는데 인쇄와 발행은 일사천리로 되었구나!!
더구나 발행일이 30일인데 나는 오늘 받았으니,,( ")


Bruce Springsteen - Thunder Road Acoustic

이 노래는 닉 혼비가 가장,,,그러니까 말 그대로 첫 번째로 좋아하는 노래란다.
Thunder Road를 1500번을 들었으면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2위의 곡은 500번 정도 들었을 거라고 하니
확실하게 1등으로 좋아하는 노래 맞다.
유튜브에서 들어보니 시기마다 이 음악의 느낌이 참 다채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그 이유로도 1500번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노파심이지만 닉 혼비가 정말 1500번을 들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니까 비유다.)

닉은 이 노래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런 표현을 한다.

그러나 때로, 아주 가끔, 우리 자신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노래와 책과 영화와 그림을 만날 때가 있다. 반드시 말이나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 연결고리는 그보다 훨씬 덜 직접적이며 더 복잡하다. 내가 처음 진지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앤테일러의 『홈시크 레스토랑』을 읽었다.그리고 좋든 나쁜든,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 이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누구나 반드시 가장 좋은 사람이나가장 현명한 사람이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다른 무엇이 있다.      p.20


그가 말하는 것을 내가 잘 이해하는지 모르지만 바로 저런 문장들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닉 혼비가 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 나도 그런 느낌이 들었었어."또는 "나도 그래" 와 같은.

이런 것도 그렇다.
"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음악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아주 힘들다. 대개 아티스트 이름이 나오길 기대하겠지만, 나는 노래 제목을 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란 그 노래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 노래를 따라 불러서 다른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듣게끔 하는데, 그 사람들이 나만큼 그 노래를 좋아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 p.15 "


나는 아티스트 이름도 잘 모르고 노래 제목도 잘 모르고 노래 가사도 잘 모른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더구나 노래도 못 불러서 닉 혼비처럼 노래를 부를 수도 없다.ㅠㅠ) 다행히 알라딘 서재에 유튜브를 올린다.
하지만 닉 혼비처럼 나도 내 서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내가 올린 음악 페이퍼에 대한 추천이나, 댓글이 없으면 화가 난다. 다시는 음악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추천이나 댓글이 내 페이퍼에 달리는 게 아니라 그 음악에 달리는 거란 느낌이 들어서다. 하지만 곧 또 올리게 된다.

이 책은 작고 가볍다.
표지는 닉혼비를 설명해주는 것들이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타자기와 카세트테이프, 연필, 그리고 진한 커피.
그리고 책 안에는 그가 좋아하는 35곡의 노래가 나오고 자폐아 아들이 새 노래를 들을 때에 느끼는 감격, 그 아들을 위해 소설을 쓰게 된 사연 등이 나온다고 한다.(오늘 책을 받고, 받자마자 겨우 25페이지밖에 읽지 못했다. 자폐아 아들이나 소설을 쓰게 된 사연들은 조동섭씨가 쓴 '옮긴이의 글'에서 읽었다)
조동섭씨는 이 책을 번역하기 위해서 여기에 나온 노래들을, 그 곡이 실린 앨범까지 찾아서 듣고 또 들었단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음악을 쉽게 찾아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조동섭씨는 옮긴이의 글에 이런 글도 있다.
"내가 거들떠보지 않고 평생 살았을지도 모를, 더 늦게 알았다면 왜 진작 몰랐을까 하고 더욱 안타까울, 몇몇 앨범으로 나를 이끈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하다.                 P.287 옮긴이의 글 중에서


닉 혼비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왜 진작 몰랐을까 하고 더욱 안타까"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역시 영화만 보고 책을 읽지 않으려고 했던 『브로크백 마운틴』. 그 책을 읽고서 뒤늦게 애니 프루의 책을 뒤져 읽게 되었고, 역시 그 책과의 인연으로 조동섭씨도 좋아하게 되었다.
『닉 혼비의 노래(들)』은 나 혼자만 알고 보고 싶은 책이지만 아직 1쇄만 찍혀 있는 책을 받고 보니 화가 났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앤 테일러의 『홈시크 레스토랑』도 찾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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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팬심이 녹슨 건 아닌데...
    from 라로의 서랍 2021-03-27 09:09 
    그동안(2011년 이후)로 내 인생은 거침없는 항해를 시작해서 많은 폭풍우를 견디며, 때로는 순조로운 항해도 해가며 지금 여기까지 왔다. 여전히 항해 중이지만, 폭풍우가 잠시 멈춘 느낌이 든다. 어쨌거나, 한국에 살았을 때 불만이 많았는데 여기 와서 다시 정착하면서 뒤돌아보니 그때가 좋았고, 꿈같은 나날들이었구나 싶다. 그때는 알라딘 하는 것도 너무 재밌었고, 참 신났었는데. 아! 지난날이여~~!!내 글에 달린 댓글에 답글을 달고 알라딘 서재에 어떤 글
 
 
머큐리 2011-08-2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비님이 올리는 노래들은 다 좋은데...댓글 다는 성의가 많이 부족했음을 반성하며..^^;
두 남자에게 흠뻑 빠지다니 복도 많으십니다..ㅎㅎ

라로 2011-08-23 23:1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머큘님~~~~
매번 댓글을 다실 때마다 왜 거의 반성모드세요????ㅎㅎㅎㅎ
편하게 들러주세요~~.^^

머큐리 2011-08-23 23:41   좋아요 0 | URL
매번 반성을 한다는거 보니까..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반성하며..^^;

치니 2011-08-2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닉 혼비의 이 책을 정말 읽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원서를 샀었는데! 아흑, 벌써 일 년이 지났구만, 아직도 삼분의 일을 못 넘었어요. ㅠㅠ

라로 2011-08-23 23:13   좋아요 0 | URL
나도 이 책이 나온 건 진즉 알았지만 번역서가 나오길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네,,ㅎㅎㅎ
번역 공부도 할 겸 조동섭씨의 번역서도 한 권 준비하심 어떨까??^^

무스탕 2011-08-2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이..)
이번 대문사진 정말 이뻐요!!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저런 리본으로 마무리를 하면 정말 시원해 보일듯 싶어요 :D

라로 2011-08-23 23:15   좋아요 0 | URL
저 나비 이쁘죠!!^^
저거에 대해서 제가 밑에 글도 올린게 있지만 화가의 작품이에요.
그런데 제가 허락도 안 받고 사용하고 있답니다.( ")
무스탕님은 머리가 기시니까 그렇게 하심 이쁠거에요!!^^
그나저나 언제 함 뵈어야 하는데..

yoni 2011-08-2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조동섭입니다.
과찬의 말씀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실례를 무릅쓰고 댓글을 남깁니다.
[닉혼비의 노래(들)]은 작업 기간에 간극이 있어서 오탈자가 좀 눈에 띌 텐데 부디 너그럽게 이해하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미천한 작업을 좋아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라로 2011-08-24 20:35   좋아요 0 | URL
아아악~~~~~~.
저저정말 조동섭씨이신가요????ㅠㅠ
아~~~정말 영광이에요!!!!!
믿어지지 않아요!!!제가 좋아하는 번역가가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니!!!
저 여기서 눈물 좀 흘려도 되죠??ㅠㅠㅠㅠ
이 영광을 가슴 깊이 새기고 남편과 조촐하게 기념할게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번역해 주세요~~~.
제 허접한 글에 직접 댓글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트 날려도 되겠죠?^^;;

yoni 2011-08-25 01:34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의 선택'으로 [닉 혼비의 노래(들)]이 알라딘 첫 페이지에 걸려 있게 해 주시고,
정말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저입니다.
고맙습니다.

라로 2011-08-26 00:03   좋아요 0 | URL
이 댓글 보고 제가 다른 페이퍼를 하나 썼는데
그 글을 읽으신 분들이 다 부러워 했어요.
선생님께서 달아주신 댓글이 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아시면 놀라실거에요.
정말 감사합니다.:D

순오기 2011-08-2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의 애정어린 페이퍼에 힘입어 아침부터 음악을 방방 틀어놓고 감상해요.
닉혼비와 번역가 조동섭씨에 대한 애정이 폴폴나는 페이퍼~~~ 즐거워요!!^^

라로 2011-08-26 00:04   좋아요 0 | URL
언니도 잘 아시다시피 제가 애정을 잘 쏟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