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래를 잘 못 부르니까(사실은 음치라고 생각해서)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어렸을 때 일이 생각 난다. 내 여동생은 피아노도 잘 치고 노래도 잘 불렀다.
그 애는 피아노로 한국일보 콩쿨에서 금상인가? 대상인가? 암튼 가장 높은 상을 받았었다.
또 노래도 잘 불러서 방송국 합창단에 들어갈 뻔도 했었다.
하지만 엄마가 바빠서 뒷바라지해 줄 수 없다며 동생을 달래시던 기억이 난다.
내가 피아노를 배울 때도 피아노를 사주지 않으시던 엄마가
여동생이 피아노를 배우자 집에 피아노를 들여놓으셨다.
스타인웨이처럼 좋은 건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제일 좋다는 영창이었다.
그 피아노는 거의 40년을 우리 집에 있다가
작년에 피아노 중고상 아저씨가 오셔서 인수해 가셨다고 한다.
그 당시는 피아노가 있는 집이 별로 없었고,
피아노 레슨을 받는 아이들도 별로 없었던 때라 정말 엄마가 큰 맘을 먹으셨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심사가 뒤틀린 상태였어서 그랬는 지 그때부터 좋아하던 피아노도 치기 싫어졌다.
(물론 악보 보기 어려워지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렸기도,,)
집에 있는 피아노 앞에는 앉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고 한심하고 유치찬란하고 그렇다.
피아노를 못 치는 이유는 그런 심리적 열등감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노래를 못 부르는 이유도 그와 같은 것 같다.
동생이 노래를 잘 부르니까 재미있어서 그랬던지
그 아이는 정말 많은 노래의 가사를 외웠다.
막내 남동생과 함께 그 아이는 정말 전투적으로 모든 노래의 가사를 외워 버릴 것처럼
열심히 가사를 적어서 늘 부르고 다녔다.
특히 변집섭이 한창 인기가 있을 무렵 여동생은 그의 모든 노래를 다 외우고 매일 불러댔다.
나는 정말 그 노래들이 미치도록 싫었다.
지금도 변진섭의 노래를 별로 듣고 싶지 않아 한다.^^;

나는 내가 음치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학교에 다닐 때 교양 과목으로 성악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들었다.
내가 상상했던 수업과는 달리 그 수업은 완전 1대1 수업이었다.
교수님과 어떤 노래를 부르고 싶은지 결정해서 열심히 교수가 반주해주는 대로 노래를 부르는 수업이었는데
거기서 그 교수가 내가 노래에 재능(?)이 있다고 하면서 음치가 아니라고 말해줬다.
운이 좋게도 A를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교수님이 나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좋은 점수를 준 것도 같고,
아니면 처음 수업보다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그런 것도 같고,,,
어쨌든 그분 덕분에 음치라는 생각은 많이 없어졌다.
지금은 악기로 연주되는 곡도 좋아하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내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Kings College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우면서 마음마저 촉촉이 젖어든다.

거의 한 달 전부터 장바구니에 넣었다 담기를 수십 번 한 책이 있다.
제목부터 가슴에 콕 박히는 놈을 달고 있는 그럴듯해 보이는 책이다.
결국, 음악이라는 책.
『결국, 음악』은 제목 그대로
우리네 삶이 ‘결국 음악’으로 귀결된다고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건넨다.
이라는 소갯글은 "내가 생각한 대로야."를 부연설명 해 줄 뿐이다.
나 역시 음악에 대한 조예는 없지만 늘 그렇게 생각해 왔으니까.

이렇듯 음악, 아니 대중음악은 단순히 유행의, 유행에 의한, 유행을 위한 노래의 지위를
벗어던진 지 오래다.
사람들은 대중음악을 통해 시대를 조망했고,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어갔다.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노래를 목 놓아 부르는 청춘이나
점점 무거워지는 삶의 무게를 버거워하는 중년이나,
지나온 세월을 흘러간 노래로 반추하는 나이 지긋한 노년이나,
누구나 ‘내 인생의 노래’가 있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중음악은 결국 삶의 한 부분이다.
내 동생은 옛날 얘기를(위에 내가 언급한) 하면 그랬느냐며 웃겠지만
변진섭이 그 아이의(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다.ㅎㅎ)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지는 않아도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다는 걸 안다.
또한, '선구자'나 '비목', '님이 오시는지' 등과 같은 가곡이 내 엄마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는 것을,
아버지가 술 한잔 삼키시곤 눈을 지그시 감고 '홍도야 울지마라'를
다른 사람 눈치도 안 보시고 부르시는 이유가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안다.

온갖 잡스러운 얘길 하면서 Kings College의 'Pie Jesu and Agnus Dei'을 올려놓은 게
좀 코미디스럽긴 하지만 나 혼자 어울린다며 은근히 좋아하고 있다.( ")

참! 그래서 『결국, 음악』이라는 책은 마침 알라딘에서 준 알사탕 4,000개로 지를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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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ci 2011-09-15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음악!!! 이군요. 저한테 딱 맞는 책이에요.
나비님도 여러가지 의미로 해피 추석 보내신 것 같던데.^^ 이제 다시 일상이네요.

라로 2011-09-16 00:03   좋아요 0 | URL
한씨님~~~~.^^
제 서재에서 만나도 반갑군요!!^^
행복하기까지 한 추석은 아니었지만 무난하게 보냈어요.^^;;
님의 추석은 어떠셨나요???
님의 댓글을 저 책의 제목처럼 하니'다시, 일상'이네요.ㅎㅎㅎ
저 책 읽어보셨어요????님이라면 읽어 보셨을듯??

2011-09-1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1-09-1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의 글을 읽어보니 문득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음악시간에 '풍금'을 연주하는 선생님 앞에서 (내 차례가 되어 어쩔 수 없이) 노래를 부르면서 겪어 봤던 '괴로움'이 떠오르네요. ㅎㅎ

어느새 성큼 가을이 오니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들이 너무 '가슴을 뒤흔드는 것 같아' 그리 즐겁지만은 않지만, 어쨌든 가을엔 '결국 음악'에 더 귀기울일 수 밖에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문세의 노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쯤이라도 한 곡 걸어 드렸으면 좋겠지만 바빠서 이만...)
* * *
음악은 순수한 즐거움 테크놀로지, 즉 우리가 대량의 즐거움 회로들을 일시에 자극하기 위해 귀로 섭취하는 기분 전환용 약물들의 칵테일일 것이다. (스티븐 핑커)

라로 2011-09-16 00:03   좋아요 0 | URL
저는 님의 댓글을 읽으니 초등학교 시절 피리라고 했던 지금이 리코더 불기 시험이 떠올라요.
친구들은 열심히 연습하는데 저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던지 연습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를 정도로 어벙벙해 있었던 기억이요. 리코더 시험을 보며 겪었던 '괴로움'이 떠올라요,ㅎㅎㅎㅎ

저도 오늘 6시에 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들려주던 가을 음악들이 좀 부담스럽더군요.
하지만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은 듣고 싶어요.
동생은 변진섭을 좋아했지만 저는 이문세 팬이었어요.
이문세, 산울림,,뭐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어요.ㅎㅎㅎ
하지만 말씀 만이라도 기쁘게 받습니다.^^
기분 전환용 칵테일을 자기 전에 섭취하고 자야겠어요.^^

비로그인 2011-09-1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좋고 댓글도 좋고 노래도 좋고.
귀 호강 시키고 갑니다 ㅎㅎ (엠피쓰리를 사야 되려나봐요. 칵테일 수시로 섭취하려면!!)

라로 2011-09-16 00:03   좋아요 0 | URL
어맛! 말없는수다쟁이님과 같이 글을 잘 쓰시는 분께 그런 칭찬을 듣다니!! 발그레~~~.^^;

비로그인 2011-09-16 01:38   좋아요 0 | URL
헉, 나비님 그런 말씀 마세요! 가독성이 높은 것 뿐입니다 ㅠㅠ
요즘에는 내가 쓰는 글과 실제의 내가 일치하는지 여부가 고민이에요. 글을 써놓고 보면 이게 진짜 내가 쓴 글인가 싶기도 하고, 그 둘이 일치해야만 진정한 글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은근 어려워요 힝..

라로 2011-09-17 01:27   좋아요 0 | URL
가독성이 높다는 말은 글을 잘쓴다는 말이기도 한거죠~~~. 겸손하시기는..^^
어제 올리신 페이퍼(라이너스의 담요 노래 올리신)를 읽으며
님에 대해 좀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요.
1500원짜리 백반을 드시는 님,,,나이에 비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깊이가 있는,,,그런게 다 글로 나오잖아요...^^;이미 진정한 글쓰기를 하고 계시다는 느낌요...
암튼 알라딘에 제 맘에 들게 글을 잘 쓰시는 분이 오셔서 좋아요.^^

무스탕 2011-09-1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노래를 잘 부르는것도 잘 부르지 못하는것도 아닌 어정쩡 중간인듯 싶어요.
왜 그렇게 된건지 모르겠지만(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났는지도 모르겠어요) 기본음이 무척 높아요. 그래서 평소 말하는 목소리보다 노래를 부르면 음이 무척 높아지고 목소리가 가늘고 날카로워져요 --;;;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나도 잘 부르지 않았을까 가끔 오해도 해보지만 역시 기본은 무시 못하는거고 이젠 듣는게 여러모로 이롭다는것도 깨쳤고요. ㅎㅎ

라로 2011-09-16 00:03   좋아요 0 | URL
전요 무스탕님의 목소리가 너무 이쁘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에서 본 무스탕님의 모습을 보면서 기대(?)했던 목소리와 달랐지만
무스탕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운전해면서 혼자 기분 좋았던 기억이 나요.^^
이제라도 늦지 않으셨으니 드럼 배우시는 김에 노래도 체계적으로 배워보심이??

치니 2011-09-1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목 하나 죽이게 지었네요. 그래서 오히려 내용이 부실할까 봐 걱정스러운 책. ㅎㅎ 100비트 자주 읽는 편인데 나도원 씨가 거기 편집장이군요.오홍. 난 일단 언니가 읽어보고 좋다 하면 살래요. ㅋ

라로 2011-09-16 00:04   좋아요 0 | URL
그지!!! 저 제목 만으로도 지르고 싶어서 끙끙 앓았다는,,,ㅎㅎㅎㅎ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어. 살지 말지,,ㅠㅠ
하지만 내가 아는 분이 그 책을 구매한걸로 나오니까 함 여쭤볼게.
나와 취향이 비슷한 분이라고 생각하니까,,,,근데 내 생각엔 자기가 읽고 나한테 권해주면 더 좋을것 같아!!!!
자기처럼 대중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을 나는 잘 모르거든!!!!

프레이야 2011-09-15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음치라 하시는데 꼭 다음에 들어볼 기회를 만들어야겠어요. 불끈!! ㅎㅎ

라로 2011-09-16 00:0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저 정말 음치라니까요!!!제가 언제 없는 얘기 하던가요???저 늘 너무 솔직해서 탈이잖아요!!!ㅎㅎㅎㅎㅎ

2011-09-16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7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9-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저는요. 저는요.

진짜 음치예요. 우엉. ㅠ_ㅠ(엎드려 울;;;;)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부러워요. 지금껏 살면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던 남자들을 떠올려보면(먼 산;;) 단 하나의 공통점이 노래를 잘 한다는 거랍니다. 요즘도 후배들과 함께 하는 모임에서 가요방 같은 델 가면 이거 불러보라 저거 불러보라 신청해요. 내가 부르는 건 끔찍하고요. -_- 잘 하는 사람들 노래 듣는 건 너무 좋아요. ㅋㅋ^^

라로 2011-09-17 01:0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음치에요!!!!하지만 음치도 교정이 되는것 같아요. 저 그 수업듣고 정말 조금 교정이 된 듯한????( ")저도 저도 제 짝사랑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저도 잘하는 사람 노래 듣는 건 엄청 좋아해요. 그나저나 우리 둘이는 같이 노래방에 못 가겠어요.ㅎㅎㅎㅎㅎㅎ
 



남편의 페이스북에 남편의 큰형이 올려 준 사진.
나이가 40이 넘어 50이 다 되어가는 형이지만
아직도 자신을 위해서 크리스마스나 생일에 레고를 선물하라고 할 정도로
레고 마니아이다.
그런 형이 이 사진을 발견하고 얼마나 흥분되었을까?
안 봐도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나저나 못 만난 지 벌써 여섯 해가 넘어 가는 구나...ㅠㅠ
가족이란 만나면 무덤덤 하지만
이렇게 만나지 못하게 되면 안타까운 존재들이다.
사진 하나에도 그리움이 느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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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개선문에 올라 선 레고!!
우리도 아이들 어려서 갖고 놀던 레고, 대를 물리려고 보관중이에요.^^
여섯해나 못 만났으면 정말 그립겠네요~~~ ㅜㅜ

라로 2011-09-15 10:56   좋아요 0 | URL
대를 물리려고 보관중이시라는 말씀이 언디 다우세요~.^^
저희는 이미 대를 물려서 제 남편이 쓰던거 미국에서 들고 와서
N군은 물론 해든이까지 잘 가지고 논답니다.
치우기 뭐해서 그렇지,,ㅎㅎ

비로그인 2011-09-1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레고... 저는 어릴 때 레고보다는 인형을 더 좋아했는데 ^^
레고 하나에 그리움이 물씬, 어여 만나서 회포를 푸시길 바랄게요!

라로 2011-09-15 10:57   좋아요 0 | URL
말없는수다쟁이님은 남자분이시라고 하는데 글을 쓰시는 거나 인형을 더 가지고 노셨다는 거 보면
정말 감수성이 예민하신 분이실것 같아요~.^^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겠어요.ㅠㅠ
내년 겨울엔 만나자고 하긴 했는데,,,비행기 값이 오죽 비싸야 말이죠,,ㅠㅠ

마노아 2011-09-1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고가 아닌 다른 무엇이었다면 무서웠을지도 몰라요. 사진 속의 레고는 참 친근하네요.
사진 너머 그리움이 잡힐 것처럼 선명합니다.

라로 2011-09-15 10:58   좋아요 0 | URL
그런 그리움도 투사하시는 마노아님~ 와락.
말씀대로 레고가 아닌 다른 무엇이었으면 정말 공포스럽기도 했을 것 같아요.ㅎㅎㅎ

2011-09-14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1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비율이 이렇게 잘 맞을 수가!!!
레고 다리로 개선문이 딱이군요! 음~

라로 2011-09-15 11:01   좋아요 0 | URL
그죠!!!레고 다리와 비율이 잘 맞죠!!!ㅎㅎㅎ
역시 건축을 전공(맞으시나요???건축사 시험을 보셨다기에,,^^;;)을 하셔서 그런가
답변이 전공스럽네요.^^

세실 2011-09-14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많던 레고는 어디로 갔을까? 제가 버렸을 거예요. 아 모아둘껄...
듬직한 레고네요. ㅎ
여섯해...서로 얼마나 그리우실까요.

라로 2011-09-15 11:03   좋아요 0 | URL
아~~~아까비.
그,런건 대를 물려야 하는데,,,ㅎㅎㅎㅎ
저희집은 남편이 쓰던 레고 아들녀석들이 잘 사용하고 있어요.
많이 그립긴 한데 비행기 값이 금값이니 포기하며 사는 거지요, 뭐.훌쩍
맘에 담아둔다고나 할까???
5명이 움직이려면(해든이도 이젠 제돈 다 내야한다는,,ㅠㅠ) 집을 한 채 사겠어요.ㅠㅠ

하이드 2011-09-1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뭔가 장난감 좋아하는 저도 가슴이 두근두근! 전 요즘 샵에 온갖 귀여운 것들 다 가져다 놓을 기세로 마구 들여놓고 있어요. 식물과 자질구레들이 빡빡합니다. 샵에 두면 되지 뭐, 하면서 팍팍 산다는 'ㅅ'

라로 2011-09-15 11:04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샵 오픈하신거 축하드려요.
저는 요즘 하이드님의 행보를 보면서 조금씩 자극을 받는 답니다.^^
하이드님 가게도 뭔가 재밌는거 사들고 놀러가고 싶어요.^^
대박나시길 소원해드릴께요.^^

moonnight 2011-09-1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고를 버리지 말고 간직해놔야 하는 거군요. 조카녀석들 결혼하면 물려줘야겠네요. (애기들이 결혼이라니!!!! 생각만 해도 뭉클 ㅠ_ㅠ;;;;)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레고에 기뻐하는 순수함이라니, 부러워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

라로 2011-09-15 23:14   좋아요 0 | URL
절대 버리지 마세요. 조카들도 좋고 자식도 좋고,,,물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물려주면 좋을것 같아요.
갑자기 저도 해든이가 결혼하는 생각을 하니까 뭉클,,,ㅎㅎㅎ 같이 뭉클해요, 우리.ㅎㅎ
좋게 말하면 순수고 나쁘게 말하면 나이값을 못하는게 되겠지만 저도 님처럼 순수하게로 해석해요.^^
우리 나이가 들어도 순수하게 살아요!!

2011-09-15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9-15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정말 '레고'스러워요. ㅎㅎㅎ
큰 레고는 버린지 오래고 자잘한 레고들이 아직 한 상자가 남아있는데 이번 도배할때 버릴까 --++ 하고 째려봤다가 그냥 뒀어요. 애들 어려서 만들어 놓으면 부수지도 못하게 하고 먼지만 쌓이고 몰래 치우던 생각하면.. ㅠㅠ
문득 저 개선문 레고 머리에 나폴레옹 모자를 씌워주면 좋겠다느 생각이 들었어요 ^^

라로 2011-09-15 23:1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레고스럽다는 말에 백표요!!ㅎㅎㅎ
버리지 않으시길 정말 잘하셨어요. 저희 남편도 아주 가끔 애들하고 놀아준다는 핑계를 대면서 자기가 만들고 싶은거 만들더라구요. 남자들에게는 그런 게 있나봐요. 전 그런게 없어서 뭐라 표현해야 할지,,,^^;
나폴레옹 모자를 씌워주면 좋다는 말씀에 무스탕님의 창의력에 다시 한번 더 경의를 표해요!!^^

메르헨 2011-09-1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레고...저희 아이가 엄청나게 좋아해요. 저도 좋아했었구요.
제가 어릴때부터 쓰던 레고를 제 아이가 여전히 쓰고요. 새로운 시리즈는 계속 사고 있지요.^^
레고...좋아요.^^

라로 2011-09-15 23:19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주 멋진 닉네임을 갖고 계시네요!!
저는 사실 레고를 좋아할 머리를 타고나지 않은것 같아요.^^;;
남편이나 형님이 레고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 사람들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지(완전 스테레오 타입인데) 레고를 좋아한다고 하면 전 무조건 그 사람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해 버려요.ㅎㅎㅎ

춤추는인생. 2011-09-15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귀여우시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거 맞죠^^
귀여우실것 같다는.ㅎㅎ

라로 2011-09-15 23:20   좋아요 0 | URL

저 예전엔 귀여웠던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안 귀여워요.ㅠㅠ
제 남편도 그렇게 말했어요.엉엉
 

1. 친정에 갔다가 오늘 아침 엄마가 만들어 주신 미역국을 먹었다.
물론 차례 음식도 있었지만, 지난주 N군의 생일이란 것을 기억하신 친정 엄마가 특별히 만들어 주신 거다.
"니 엄마가 미역국을 끓여 줬겠니? 하시며,,^^;;
 아침 먹고 H양의 친구가 산다는 한남 빌리지로 갔다.
캠프에서 만난 친구인데 친해졌는 지 꼭 놀러 오라고 했단다.
H양과 N군은 H양의 친구를 만나서 놀고 나와 남편과 해든인 큰아이들이 즐겁게 지낼 동안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상점들 구경하다가 내 옷도 샀다.
더웠지만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

2. 아이들을 한남 빌리지에서 만나 딸아이가 늘 가고 싶어했던 서래 마을로 갔다.
거기서 <서울 프랑스 학교>도 구경하고 놀이터에 가서 프랑스 아가들이 프랑스어로 막 떠드는 것도 구경했다.
특히 어떤 남자아이가(한 7살이나 8살 정도 됐을까?) 2살 정도 어려 보이는 동생과 시소를 타는데
자꾸 뭐라고 큰 소리로 말을 하는 거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딸아이에게 저 남자애가 뭐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거냐고 물어보니까
"다리로 힘차게 땅을 눌러서 뛰어." 라고 한단다.
또 소리를 지르길래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거란다.
시소를 타는데 자기는 무거우니까 가라앉고 동생은 둥둥 떠있으니까 짜증이 났나 보다.ㅎㅎ
미국 아이들은 그 아이처럼 소리를 마구 지르면서 노는 아이들이 드물었는데
오늘 갔던 서래마을 놀이터의 아이들은 거의 다 입을 가만히 있지 않고 놀더라.
해든이는 프랑스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그 아이들 속에서 신 나게 놀았다.
나무가지를 한 손에 들고 시소를 타다가 눈을 찌를 뻔한 것 만 빼고는,,( ")

3. 그리곤 <파리 크라상>이라는 제과점에 가서 까망베르 치츠와 말린 토마토 같은 게 들어 있는 샌드위치를 사서 맛있게 먹었다.
지하에 가서 (지하를 가는 게 아니었다!! 먼저 지하에 갔다가 올라온 남편이 나더러 "지하에 가면 너 미쳐버릴걸"이라고 했는데 정말 맛있는 케이크랑 초콜릿과 같은 디저트류 때문에 딸아이와 나는 거의 실신해서 겨우겨우 계단을 밟고 올라올 수 있었다.ㅠㅠ
거기엔 2200원 하는 아주 조그만 보라색으로 된 나비 모양의 초콜릿이 있었다!!
딸아이는 마카롱과 뉴욕 브라우니를 나는 그 빠삐용 초콜릿을 사 먹었다. 맛은 환상적이었다!!>.<

4. 집에 도착하자마자 해든이를 씻겨줬다.
어제도 친정 집에서 샤워를 시켜줬는데 엄마네 목욕실은 우리 집 거실만 하다. 정말이다.(<--이건 홀든 말투 흉내,,^^;)
거기다 샤워를 하면 물이 천장에서도 나오고 앞에서도 나오고 샤워기에서도 나오고.
사우나실에서와 같은 접이식 의자도 있다.
해든이를 그 의자에 앉혀서 샤워를 시켰는데 우리 집에 오니까
욕조에 들어가서 샤워를 해야 하고 앉을 곳이라고는 스탭 스툴을 욕조안에 넣어주는 게 고작이다.
그런 비교가 자연스럽게 되었던지(내가 말이다.)

나 : " 할머니 집에서 샤워하는 게 좋아? 아니면 우리 집에서 샤워하는 게 좋아?"

해든 : 할머니집.

나: 할머니네 집이 좋아?

해든 : 네.

나: 할머니네 집이 왜 좋아?

해든 :..

나: 할머니네 집에 큰 텔레비젼이 있어서 좋아?

해든 : 네.

나: 또 뭐가 좋아?

해든 : 응, 엄마,, 할머니 집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어서 좋아.

해든이의 대답을 듣고 정말 감동했다.
사실 이번 추석엔 유난히 친정에 가기 싫었다.
엄마네 집이나 동생네 집에 가서 초라해지는 나를 발견하기 싫어서.
하지만 이제 겨우 만으로 3살인 아이( 담 달이면 만 4세) 덕분에 내가 얼마나 속물인지(알고 있었지만..) 깨닫고 부끄러웠다.
아이에겐 할머니 집이 좋고 가고 싶은 이유는 그 집에 사랑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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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9-14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래마을은 저도 가보고 싶은 곳. 담에 국립중앙도서관 출장있을때 꼭 가야 겠어요^*^
맞아요. 어른이 문제죠. 아이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더라구요.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편하면 편한대로......ㅎㅎ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거죠?
전 오늘 논문계획서 보냈답니다. 이제 2학기 시작인데 벌써 논문을 신경써야 한다니. 2년이 참 짧을듯.

라로 2011-09-14 10:47   좋아요 0 | URL
서래 마을 별로 볼거 없더이다, 가서 그냥 부러워만 하고 왔어요.ㅎㅎㅎ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는 군요!! 시작이 반이라더니!!
나도 시작했으니 뭔가 이루겠죠???( ")(" )

무해한모리군 2011-09-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추석을 잘보내셨네요 ㅎㅎㅎ
맞아요 지하는 미쳐버릴것 같은 곳이죠 ㅋㄷㅋㄷ
오랜만에(?) 저도 시댁에 갔더니 어찌나 간절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시던지 자식은 짝사랑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들더라구요..

라로 2011-09-14 10:49   좋아요 0 | URL
네~ 잘 보냈어요!!!
아~~~~이번 추석에 시댁에서 엄청 행복하셨겠어요.^^
사랑하는 아들도 오고 며느리가 임시니 소식도 가져오고!!! 누구 말대로 되는 집안이네요!!^^
아들을 바라보는 간절한 눈빛은 시간이 가면 퇴색하니 넘 걱정 마세요.ㅎㅎㅎ
뭐 그렇다고 사라지진 않지만 그만큼 강렬하진 않다는 말이죠,,손주 생기면 더 하고..
암튼 제 서재에서도 축하드려요.^^

순오기 2011-09-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해든이를 소재로 사랑스런 그림책을 만들어도 좋겠네요.
'응, 할머니집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어서 좋아!'
아이들은 정말 천사같아요.^^

라로 2011-09-15 11:05   좋아요 0 | URL
오~~~그런가요???
전혀 그림책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인간이라 그런 생각도 못해요,,ㅎㅎㅎㅎ
아이들은 정말 순수해요. 저렇게 어린 녀석을 뒤늦게 보내주신 이유가 순수함을 배우라는 이유기셌죠??ㅎㅎㅎ

nada 2011-09-1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조카도 '왜'라는 질문을 받으면 말줄임표 얼굴일 때가 많아요.ㅎㅎ
아이들은 이유가 필요 없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지는 맨날 왜 이러냐, 왜 저러냐 하고 물어보니..아주 미치겠어요.ㅋㅋ)

라로 2011-09-15 11:0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말줄임표 얼굴,,ㅎㅎㅎㅎ
재밌어요. 꽃양배추님은 댓글도 군계일학이에요!!!!ㅎㅎㅎ
님도 조카가 있구나!!!몇 살이죠?????
아~~~궁금해.

잘잘라 2011-09-14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어서 좋아, 라는 말, 우와~~~~~~~~~~~~~~~
감동입니다.

라로 2011-09-15 11:07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가 저 얘길 했을 때 좀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연휴동안 마음이 구겨져 있어서 더 그랬나봐요.ㅎㅎㅎ

프레이야 2011-09-14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늘 기쁨이고 배움이고 위로이지요.
나비님 친정에서 행복하셨네요. 특히 해든이와 더불어.
전 이래저래 그럭저럭 보내고 오늘 도서관 가다가 앞차 들이받았어요. ㅠ
그것도 벤츠를요. 사나운 전라도 아줌씨 결국 십원짜리도 던져주고 참 가관이었다우.
사과하고 보험처리하고 가는데.. 아마도 다른 일로 화가 무지 나있었나 봐요.
내가 왜 이러고 사나 몰라.ㅋ
전 지금 맥주 한 캔 해요. 엉엉

라로 2011-09-15 11:08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저런!!!!
아휴,,,,정말 속상하시겠다.
좋은일 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사고가 나니까 더 속상하네요.ㅠㅠ
그래도 몸은 다치지 않으신거지요????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
그 일로 지금까지 안 좋은 일이 확실하게 달아나는 거라고.
암튼 다 잘해결된 거니까 넘 많이 생각하지 말아요.
토닥토닥,,,허그까지.

진주 2011-09-1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든이의 말이 얼마나 안목있는 말인지 나중에
나중에...세월이 지나서 알게 될거예요...
삼년째 제 친정엔 더 이상 부모님이 계시지 않고 빈집이예요.
그리운 친정은 비워 놓고 우리는 병원으로 부모님 뵈러 가기 시작했었죠.
친정집을 생각하면 너무나 쓸쓸해서 가슴 아파 죽겠어요..

라로 2011-09-15 11:24   좋아요 0 | URL
안목이 있는 말,,, 참 품위있게 들려요.^^
저는 친정이 바글거리진 않아도 부모님 모두 계시니 그렇게 철이 없는 생각을 하나봐요.ㅠㅠ
진주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더 부끄러워지네요.ㅠㅠ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자하(紫霞) 2011-09-1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든이 어록도 하나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해든이는 "엄마, 나는 해님이 좋은데 해님은 왜 안나와요?, ...모기 때려주세요." 이후 또 한 편의 감동적인 말을 하고야 마는군요~

라로 2011-09-17 01:01   좋아요 0 | URL
아이~~~~베리베리님 댓글은 안 달아도 다 읽고 계신거???^^
관심 갖어주시니 좀 더 귀를 쫑긋세우고 해든이의 말들을 잘 적어놔야겠어요!!^^
 

어제 미용실에 두피관리를 받으러 가면서 지난번에 다 읽으면 헤어디자이너 선생님께 드리겠다고 약속한 [울분]
드렸다. 그리고선 나는 의자에 앉자 마자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려고 펼쳤다.
내가 읽으려고 하는 책의 제목을 보신 최선생님께서 "어머 이 책 다시 읽으시는 거에요?"라며 아는 체를 하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저도 예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요즘 아들아이 때문에 다시 읽고 있어요."라신다. 우리는 순간 같은 책을 동시에(?) 집어들고 읽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나는 이 책을 오래전에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읽으면서 "어쩌면 하나도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거의 좌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다행스럽기도 했다. 나처럼 교만한 사람은 사실 봤던 영화도 다시 못 보고 읽었던 책도 다시 못 읽는다. 내가 반복해서 보거나 읽는 책과 영화는 정말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니까.
내가 기억력이 좋았다면 가령 지금 홀든이 읽고 있다는 책 이야기 부분 같은 것은 대강 넘어가면서 읽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하나도 기억 나지 않았고 그래서 첫장부터 처음 읽는 것처럼 꼼꼼히 다시 읽을 수 있었고 홀든이 지금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을 자세히 읽을 수 있었다.
기억하고 싶어서 여기에 다시 옮겨 적는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도서관에서 실수로 빌려온 책이었다. 도서관 사람이 엉뚱한 책을 내준 줄도 모르고, 그대로 방으로 가지고 와버린 것이다. 이삭 디네센이 쓴 『아프리카 탈출』이었다. 형편없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아주 좋은 책이었다. 난 무식했지만, 책은 정말 많이 읽었다. (중략)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처럼 때때로 웃음을 주는 내용이다. (중략)
정말로 나를 황홀하게 만드는 책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작가와 친한 친구가 되어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기가 받은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물론 그런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다. 이삭 디네센과 같은 작가는 전화를 걸고 싶은 사람이다.(중략)
어쨌든 난 새 모자를 쓰고, 의자에 앉아서 『아프리카 탈출』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은 이미 읽은 것이었지만, 다시 한번 음미하면서 읽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p.31~33
 
   


홀든이 지금 읽고 있다는 이삭 디네센의 『아프리카 탈출』은 아마도 본명은 카렌이며, 필명이 이자크인 이자크 디네센을 의미하는 것 같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인물 이삭('웃음'이라는 뜻)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니까. 처음 이 작가를 몰랐을 때 나는 이자크라는 이름만 보고서 남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여자 작가인 걸 뒤늦게 그녀의 책 [바베트의 만찬]을 읽고서 알게 되었다. 바베트의 만찬은 순전히 만찬이라는 단어 때문에 읽었는데 나도 처음엔 형편없는 책을 시간을 낭비하며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정말 읽기를 잘 했고 홀든의 말처럼 아주 좋은 책이었다. 디네센이 알리는 만무하지만 잠깐이라도 형편없는 책이라는 생각을 한 게 미안했다.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저처럼 샐린저씨도 당신을 좋아하나봐요~.^^

『아프리카 탈출』은 아마도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말하는 것 같은데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영문판이나 한글판이나 작가가 '이자크 디네센'의 본명인 '카렌 블릭센'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거지? 그러니까 샐린저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카렌 블릭센이 이자크라는 사실을 알고 이자크 디네센이라는 이름이 더 알려졌기 때문에(작가로서) 이삭 디네센의 작품을 읽고 있다고 한 건가? 아니면 번역가인 공경희씨는 샐린저가 카렌 블릭센 이라고 썼는데 그 이름보다는 이자크 디네센이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쓴 건가???
어쨌든 나도 이 문제 때문에 샐린저나 공경희씨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싶다. 아니면 원서를 사서 보는 게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ㅎㅎ

내가 읽고 있는, 읽은, 읽게 될 모든 책의 작가를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정말 황홀한 책을 쓴 작가에겐 나도 전화를 해서 내가 그의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말을 하고 싶다. 아니 어쩌면 나는 책에 대한 말보다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라고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도 꽤 엉뚱한 사람이다.(내가 가장 잘 아는 사실이지만 쓰자니 쑥스러워서..)

한 때 알랭드 보통을 무지 좋아해서 그의 책을 다 사모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전작주의는 위험하다. 그에 대한 과도한 애정이 빨리 식어버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가 출간 예정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 였다면 그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도 외면했을 텐데.
물론 쉽게 외면하지는 못하고 억지로 외면해야 하는 변명을 늘어뜨리며(내 자신에게) 했을 텐데.
이건 종교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다.

출판사 책소개에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어 옮겨 온다.

알랭 드 보통은 공동체 정신이 붕괴한 현대에서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신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게 된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된 우리는 지금 고독 속에서 방황해야 하는 것이 필연일까? 드 보통은 현대의 인간과 사회를 향해서 주장한다. 종교란 하늘나라에서 인간에게 내려준 것이거나 아니면 완전히 엉터리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릴 때에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그리고 무신론자들을 향해서 기존의 종교가 가진 미덕들과 제도들은 여전히 가치가 있고 유용하고 위안이 되기 때문에, 무신론자들 각자는 자신의 “신전”을 세우고 그 속에서 사랑, 믿음, 관용, 정의, 절제 등의 미덕을 배우고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실천 과정에서 미사, 명상, 문화예술?특히 종교 건축, 종교 미술?등의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신앙의 지혜는 온 인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드 보통은 단순한 무신론자, 반종교주의자가 아니다. 그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소외를 극복하고 사랑과 믿음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 정신과 인간성을 회복하는 지혜와 희망의 철학이다.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첫 한국 방문에 맞추어 영어 원서의 출간(내년 2월 예정)에 앞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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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1-09-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지금 예전 리뷰 찾을게 있어서 보다가 2009년 초반에 나비님 댓글이 달려있는걸 보고 신기해서 알려드리려고 달려왔어요 ㅋㅋㅋㅋㅋ
근데 [바베트의 만찬]과 [아웃오브 아프리카]의 작가가 같은 작가라니 놀랍네요! ㅎㅎ 몰랐어요 ^^

라로 2011-09-09 23:03   좋아요 0 | URL
어떤 리뷰였어요??
알려주시려면 책 제목도 알려주셔야죵~~ㅎㅎ
[아웃오브 아프리카]는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요.
저도 [바베트의 만찬]을 읽고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것만 관심을 가지니까 모르는것도 괜찮아요,,ㅎㅎㅎ

치니 2011-09-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베트의 만찬,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영화는 찾기 힘들 거 같고 우선 책으로 먼저 읽어야겠네요. :)

라로 2011-09-09 23:04   좋아요 0 | URL
나도 그 영화 보고싶은데,,,혹시 내가 먼저 찾게 되면 알려줄께.:)
근데 그 친구가 혹시 하린군???ㅎㅎㅎ
잘 지내지????

다락방 2011-09-09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페이퍼네요. 일단 호밀밭의 파수꾼이 있으니까. 저는 홀든을 사랑해요. 그런데요 나비님, 호밀밭의 파수꾼이 좋고 홀든도 마음에 드신다면, 제발,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들]도 읽어주세요. 쑝 가실걸요. 아, 그런데 제가 하려고 했던 얘기는 이게 아니고, [울분] 이요. [울분]에 보면 주인공이 교감선생하고 싸우면서 '버트런트 러셀'을 얘기하잖아요. 전 그 장면이 너무 인상 깊어서 버트런트 러셀의 책을 주문했어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요. 이 책 읽으면 똑똑해질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드니 한숨이 나요. 이런 책-어쩐지 어려워보이는-은 제가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후아-

라로 2011-09-09 23:09   좋아요 0 | URL
제가 호밀밭이 파수꾼에 대한 페이퍼를 썼는데 다락방님이 댓글을 안 다셨다면 전 정말 슬펐을거에요.^^;;
다락방님이 그 책을 얼마나 사랑하시는 줄 아주 잘 알거든요.^^
언제 지킬지는 모르지만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들]을 꼬옥 읽겠다고 약속드릴꼐요. 일단 그 책을 먼저 사야겠지요,,ㅎㅎㅎ 하지만 정말 읽을거에요.
저도 그 부분에 밑줄을 그었어요. 저도 러셀의 책을 거의 주문까지 하려다가 제가 사 놓고 읽지 않은 러셀의 책이 2권이나 된다는 것을 기억하고 주문을 안 했는데 어려운 책이군요. 내용이 그럴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울분의 주인공 마커스는 그 책을 읽은거죠!!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였어요. 울분은.

비로그인 2011-09-09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을 읽다보면 정말이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리가 안 되요.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 곳곳에 보여서 죄다 빌려오면 이미 방 안에는 책탑이 쌓여있고 -ㅅ-... [호밀밭의 파수꾼] 진짜 오랜만에 보네요. 처음 읽을 땐 눅눅한 서정극을 보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생각나는 이야기에요. 절대로 끊이지 않는 책꼬리 이야기, 읽는 것만으로도 즐겁네요 :)

라로 2011-09-09 23:10   좋아요 0 | URL
말없는 수다쟁이님도 책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언제 한 번 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이야기 함 써주세요~~~.^^ 글도 정말 잘 쓰시던데.^^

2011-09-09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9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1-09-0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아프리카 탈출'이라고 우리말로 옮기는 것도 좀 아닌거 같아요. 뭔가 적절한 번역이 없을까요? 이 영화도 이제 고전이 되었는데, 원작 도서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라로 2011-09-09 23:1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아프리카에서 나온'이라고 하기도 우스운거 같고. 하지만 '아프리카 탈출'은 정말 아니죠!!ㅎㅎㅎ 영화만큼 원작도 훌륭해요. 저도 다시 읽어 보려구요.
베리 해피 추석되시길요~~~.^^

순오기 2011-09-0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이 보고 싶다~~~~~ ^^
나비님 페이퍼 참 좋아요!

라로 2011-09-09 23:15   좋아요 0 | URL
에헤헤 언니가 칭찬해주면 언제나 좋아요~~~.^^
전 이제 그만 자려구요.
언니 서재에 추석인사 남겼지만 언니도 베리 베리 베리 해피한 추석되시길요~~~~.^^

노이에자이트 2011-09-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탈출>은 설영환 역 명문당에서 1991년에 나왔습니다.표지엔 아이작 디네센으로 나와있는데 작가소개 글엔 본명이 바로네스 카렌브렉센이라고 나와있네요.좀 오래된 한나 아렌트<어두운 시대의 사람들>번역본에도 아이작 디네센이라고 소개되었기 때문에 아마 한국 독자에겐 그 이름이 더 익숙하겠죠.하지만 영화에 비해 소설을 읽은 이는 거의 없을 거에요.사람들이 <아프리카 탈출>이란 번역에 익숙치 못한 것도 메릴 스트립이 나온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원제 그대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로 표기되어 상영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대부분 <아웃 오브 아프리카> 하면 영화가 생각나지 그 원작자는 잘 모르지 않을까요?

라로 2011-09-14 08:3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노자님~.^^
오랫만에 제 서재에서 뵙는것 같아요.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젠 보름달을 못 보고 오늘은 운전하면서 오다가 보구 소원빌었어요,,^^;;
1991년에 나온 책이 <아프리카 탈출>이라고 나왔군요. 공경희씨가 그 책을 보고 번역해서 그럴까요???
저도 한국 작가들에겐 그 이름이 더 친숙해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목이 좀 이상한 것은 out of Africa를 탈출이라고 하긴 좀 그런것 같아요. 번역하기가 좀 애매한 것 있잖아요. 말씀처럼 영화가 워낙 강렬했어서 그런지 원작자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봐서 그랬는지 이번에 많이 알게 되었어요.

노이에자이트 2011-09-14 17:18   좋아요 0 | URL
우리 서로서로 왕래도 하고 그럽시다잉!

out of에 멀리 떨어진,분리 등의 뜻이 있어서 탈출이라고 한 것 같아요.탈출이 마음에 안 들면 <아프리카를 떠나며>는 어떻습니까? 나비 님이 생각한 다른 번역어를 알려주세요.

라로 2011-09-15 11:1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재밌으신 노자님~~~~.^^
저는 번역엔 소질이 없어서,,,^^;;
out of Africa는 우리말로 번역하기 정말 애매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도 요즘 나오는 책은 그냥 <아웃 오브 아프리카>로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이에자이트 2011-09-15 16:04   좋아요 0 | URL
번역어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써버리면 편리한 것 같지만 잃는 것도 많아요.정확한 우리말 표현을 알지 못하게 되고 애매한 상태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어휘력도 떨어지고...좀 어색하더라도 우리말 표현을 알아보려고 노력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라로 2011-09-16 00:16   좋아요 0 | URL
윽,,,제 아픈 곳을 찌르시는 군요!!!ㅎㅎㅎㅎ
제가 원래 실력도 없고 어휘력도 부족하고,,,하지만 노자님의 충고를 앞으로 유념하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16 16:57   좋아요 0 | URL
제 페이퍼에도 놀러오세요.따뜻하고 보드라운 댓글로 보답할테니까요.
 

오늘 남편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버섯전골에 반찬도 많이 나왔는데 가장 좋았던 건 색색의 송편!!
나는 치자, 그리고 보라색(뭐로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잊어버렸다.ㅠㅠ), 쑥으로 만든 송편을 먹었다.
쑥으로 만든 것에 깨와 설탕이 들어 있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쑥으로 만든 것만 가져올걸~~~.:(

점심을 먹는 데 남편이 친구의 책이 나왔다고 나더러 알라딘에서 주문해서 그 책을 읽어보란다!!!!@@
남편 몰래 거짓말까지 해가며 책을 사고 있는 실정인데
남편이 직접 책의 제목까지 알려주면서 주문하라고.
그런데 알고 보니 이미 내가 그 책을 TTB2에 올려놨던 거다!! 두둥~



현각스님과도 친하다고 하는데 그스님과 친해진 계기는 그가 현각스님이 있던 한국의 절에 찾아오면서 란다.
남편과 친해진 계기도 그가 남편의 전시회에 찾아와서 얘기를 나누다가 친해지게 되었다.
남편 말에 의하면 예술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분야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물론 한국말도 잘 하는데 어려운 단어도 많이 사용한다고.

현각스님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쓴다.


   
  임마누엘은 빛나는 문화유전자와 외부의 적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는 한국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다. 난 한국인들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라며, 동시에 그의 생각이 한국에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나는 진심으로 임마누엘 같은 교수가 한국에선 더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종교가 아닌 인문교양의 힘으로 잃어가는 한국 고유의 정신세계를 회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책에 대해 뭐라 말 할 수 없으니까 알라딘에서 올려 논 책 소개를 살펴보자.

예일대, 동경대, 대만국립대, 서울대,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후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한국으로 와 5~6년 동안 살면서 느낀 한 젊은 미국인 하버드 박사의 진지하고 솔직한 자필에세이.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고 정한 것은 오랫동안 한국에 살면서 느낀 사회전반적인 문제를 총체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즉 한국전쟁 이후의 황무지에서 약 30십 년 동안 초고속 압축성장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발전은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인문학적 교육을 소홀히 함으로써 삶의 질과 정신적 가치를 그만큼 상실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예전의 찬란한 인문학적 자산과 문화유산을 요즘 시대에 맞게 다시 새롭게 부활하자고 초지일관 주장한다.

프롤로그와 4부에서는 한국에서 인문학 교수로 살아오면서 느낀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친구인 현각 스님과의 얘기를 비롯해 한국인들의 독특한 반어적 표현법, 예절과 가부장문화, 환경문제인 초콜릿과 오랑우탄, 한.일월드컵 응원, 한국의 발효음식, 맛은 이념이 아니라 양념이다, 비빔밥 정치, 한국인의 사교문화, 세계와 한국문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곁들여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2부에서는 '가장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저자 자신의 어릴 적 경험담을 통해 끊임없는 토론과 독서가 정답임을 강조한다. 3부 '나의 독서노트'에서는 저자가 인상 깊게 읽었던 책들에 대해 간략한 소감을 밝히고, 5부에서는 인문교육의 부활을 위해 먼저 한국의 교육현실을 진단하면서 저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6부 '하버드에서 만난 사람들' 편에서는 저자가 하버드 대학원 시절에 만나 함께 연구하며 인연을 맺어온 세계적인 예술가와 학자들에 대한 일화와 대담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첼리스트 요요마, 현각 스님, 노암 촘스키 교수 등이다. 마지막 7부인 '내가 예일대를 선택한 이유' 편에서는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고교 때의 학업생활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친구의 책을 구매하라던 남편에 대해 생각하면서
속물인 나는 "남편은 이런 책을 언제 낼 건가?"라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정말이다, 아주 잠깐 했다.)
남편은 남편답게 이런 책은 재능이 있더라도 절대 안 낼 거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언제나 처럼.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이남자(내 남편)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이 책을 주문해서 읽고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란다.
그러면 자기 친구에게 "내 와이프가 너의 책을 읽고 리뷰를 썼으니 알라딘에 가보라."라고 하겠단다.
그래서 내가 남편을 정신 나간 사람처럼 잠시 쳐다봤었다지.
2009년 2월 이후로 리뷰를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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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9-0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9년 2월 이후로 리뷰를 쓰지 않았으니, 이제 다시 쓰면 되겠군요.
것도 옆지기 친구분의 책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부터~~~ ^^

2011-09-08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1-09-09 09:50   좋아요 0 | URL
언니, 그건 거의 불가능한 말씀이세요.
페이퍼도 잘 못쓰는 사람이 리뷰는 언감생심.ㅠㅠ
제가 리뷰를 잘 쓰면 리뷰만 썼을거에요.
하지만 앞으로 노력해서라도 리뷰를 쓸 생각이긴 한데..
저 분의 책으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아요,,ㅎㅎㅎㅎ

무스탕 2011-09-0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색이 송편중 보라색으로 만든 송편은 백년초로 만든것이라 그러지 않던가요?

라로 2011-09-09 09:50   좋아요 0 | URL
맞아요!!!ㅎㅎㅎㅎ
백년초가 왜 그렇게 기억이 안 나던지,,ㅎㅎ
이젠 잊지 말아야지~~~. 고마와요.^^

June* 2011-09-0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저는 왜 이런 책을 좋아 할 수 없는걸까요.
 

라로 2011-09-09 11:59   좋아요 0 | URL
June*님은 감성이 풍부하신 분이라 그럴 것 같아요.
사람마다 뇌가 작용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말을 들었거든요.(맞나?^^;;)
저는 이런 책까지는 괜찮은데 더 심오한 책은 벌써 머리가 아파와요.ㅠㅠ

oren 2011-09-0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께서 아주 훌륭한 친구분을 두셨군요. 나비님의 책 소개글을 읽어보니 문득 현각스님이 작년 가을에 한국에 왔을 때 했던 '인터뷰' 내용도 새삼 떠오르네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맙고 저도 기회가 되면 사서 읽어 보겠습니다.

* * *




- 뮌헨선방을 불이선원으로 작명한 의미는?

"불이(不二), 둘이 아닌 선원이란 뜻입니다. 불교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불이사상’이 기본입니다. 인간들이 고통을 받는 이유는 머릿속에서 습관적으로 항상 둘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나와 너, 아군과 적군, 천한 것과 귀한 것, 동쪽과 서쪽, 좋은 것과 나쁜 것 등으로 구별합니다. 우리가 이런 생각을 만들어 현실생활에 드러낼 때 항상 갈등이 일어납니다. 모든 종교가 갈등하는 이유는 이렇게 둘을 만드는 습관 때문입니다. 불이사상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아주 중요한 재산입니다."

―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기억하는 불자들이 많더라. 제일 좋아하시는 경은 무엇인가.

"순간경! 이 커피향을 맡는 순간, 재즈를 듣는 순간, 걷고 이야기하고 시장에 가는 모든 순간,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나누는 순간, 순간, 순간…."

라로 2011-09-09 12:01   좋아요 0 | URL
oren님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늘 댓글 하나도 허투르 달지 않으시는 님은 정말 삶을 열심히 사시는 분이실것 같아요.
이 책이 관심 있으시다니 페이퍼 올린 보람이 느껴지는 걸요.
사실 남편이 책 선전 해주길 은근 바라더라구요.^^;;
현각스님이 이제 한국에 안 계시나요???
몰랐던 사실이네요. 그렇구나.
올려주신 댓글 덕분에 저도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자고 결심했던 마음을 다시 기억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11-09-09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각 스님 많이 늙어보이네요
읽어보고픈 멋진 책인데요? 옆지기님이 멋진 친구분을 두셨네요

라로 2011-09-09 23:16   좋아요 0 | URL
저도 oren님께서 올려주신 현각스님의 사진 보구 깜짝 놀랐어요.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나봐요.ㅠㅠ
해피한 추석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