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때처럼 이번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에게 방학 다이어리와 함께 숙제를 내줄 참이다. 뭐가 있을까?

눈송이 맛보기
겨울 산 오르기
목이 아플 때까지 겨울 나무 올려다보기
가장 맘에 드는 겨울나무 안아보고 이름 알아내기
겨울 밤하늘 올려다보고 별자리 맞춰보기
해오름 구경하기
달오름 구경하기
보름달 올려다보기(양력1월3일)
고구마 직접 쪄서 김치랑 같이 먹기
친구랑 영화 보고 느낌 나누기
영화 감상문쓰기 (상품 있음)
부모님, 친구, 샘께 연하장 쓰기(답장 있음)
내 방 책상, 고 3버전으로 변신시키기
유언장 써보기
샘의 추천목록에서 책 5권 이상 읽기 (독후감 3편이상 써서 제출하면 상품 있음)
'나의 하루' 셀프카메라
휴일 하루 아침/점심/저녁 밥상 차려 가족들 먹이기
겨울 기차 타보기
여행 다녀와 여행기 쓰기(당근 상품)
버스 기사 아저씨게 큰 목소리로 인사하기
엄마, 아빠 꼭 안아드리기
누군가에게 화날 때 맘 속으로 10까지 세기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곰곰 고민해보기
하루에 한 가지씩 잘한 일 칭찬하기(기록하면 상품 있음)
어디든 누워서 5분이상 하늘 바라보기.
일주일간 달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그리기.
사과나 배 깎아 보기.
가족이랑 싸운 거, 시나리오로 써 보기.
작은 동물(개미, 참새, 거미 등) 5분 이상 지켜보고 입장을 바꿔 시 써보기.
누군가가 cctv로 나를 본다면 제일 두려운 일, 생각해 보기
하루종일 거짓말 한 번도 안하기
일주일간 밤 12시 이전에 잠들기
일주일간 아침 6시 이전에 잠깨기
내 맘속 두려움 적어보고 이유 곰곰 생각해보기
진심을 담은 선물, 편지 해보기(1사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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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2-0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은 목록들이에요^^

해콩 2006-12-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고민해주세요~ 마노아님 ^^;

글샘 2006-12-10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젤 좋아하는 건요,
어디든 누워서 하늘을 5분 이상 바라보기.
일주일간 달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그리기.
사과나 배 깎아 보기.
가족이랑 싸운 거, 시나리오로 써 보기.
어떤 동물이든(개미, 참새, 거미 등) 5분 이상 지켜보고 입장을 바꿔 시 써보기.
누군가가 cctv로 나를 본다면 제일 무서운 일, 생각해 보기.ㅋㅋ
뭐, 이런 거예요.

조선인 2006-12-1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에 일가친척 모이면 다함께 윷놀이하기

해콩 2006-12-1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올 설은 개학후 2월에 있던데.. 이 숙제는 내년에 꼭 써먹겠습니다. 감솨~
心샘~ 숙제 목록 반영 완료했슴돠 ^^ 베리땡큐... 올 해가 지나기 전에 좋은 일 있으실거예욤
 

거미와 인간

2-4 김태우


 거미는 배우지 않아도 거미줄을 칠 줄 안다. 나비는 하늘을 날 수 있고 지렁이는 흙을 파먹으며 살아갈 수 있다. 누구도 그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연히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능이다.

 

 그러나 독수리는 배우지 않으면 날지 못하고 사자는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심지어 인간은 식사법을 배우지 않으면 사람답게 먹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들은 지구상에 뿌리 내린 진화의 나무에서도 높은 가지를 차지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째서 더 높은 수준으로 진화한 그들이 저급한 거미보다 더 바보일까? 어째서 태어나자마자 걸어 다니지 못하고 보호 받아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진화가 우리들에게 생존의 수단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고도로 진화한 생물 일수록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것은 곧 필요한 것을 타고나기 보다는 외부에서 충당해서 사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오랑우탄은 개미핥기처럼 혓바닥을 길게 변화시키지 않는 대신 나뭇가지를 사용해 개미를 먹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그런 도구가 없어도 살아 갈 수는 있다. 그러나 환경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짐승인 인간은 그야말로 쥐뿔도 없다. 날카로운 이빨이 없고 주둥이도 작다. 손톱도 약하다. 육체적인 능력 역시 그저 그렇다. 스스로를 변화시킨 것은 없으면서 다른 것을 이용하는 기술은 경이롭다. 침팬지, 오랑우탄, 수달, 이런 것들과 비교하면 거의 초능력 수준이다. 

 

 필요에 따라 스스로의 몸을 변화시키는 것 보다 남의 것 뺏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애써서 온몸에 털을 기르는 것 보다 다른 개체의 것을 강탈하는 것이 더 좋다. 모시옷, 밍크코트, 실크모자, 악어가죽팬티, 골라잡을 수 있다. 애써서 이빨을 강철같이 만드는 것 보다 강철을 캐서 무기로 만드는 것이 더 좋다. 청룡언월도, 간장과 막야, 카타나, 듀란달, 엑스칼리버, 골라잡을 수 있다.

 

 보다 경제적이기 위해 나무를 태워 쇠를 녹였다.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세웠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파괴를 불러 왔다. 더 큰 힘을 가질수록 더 큰 파괴가 따라온다. 나는 인간의 문명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사자는 배가 부르면 사냥하지 않기 때문에 본받아야 한다고들 한다. 웃기는 소리다. 사자는 생태계의 올바른 순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도 없이 잡아 죽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바탕 뛰고, 배부르게 먹고 나면 편히 쉬어야 한다. 그런 달콤한 휴식을 반납하면서까지 금방 썩을 것을 사냥할 필요가 없다. 만약 그들에게 냉장고가 있었다면 역사는 달라졌겠지. 그놈이 그놈이다. 인간 역시 그럴 만하니까, 그럴 여력이 있으니까 자연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다.

 

 인간은 가만 앉아서 사자 가죽을 구할 수 있다. 음식을 먹다가 맛이 없으면 버릴 수도 있다.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으며 핵폭탄으로 히로시마를 날려 버릴 수 있다. 인간은 짐승을 깔보고 비하하지만 인간 역시 짐승이다. 힘이 있는 데 쓰지 않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다. 힘을 쓰지 않으면 힘이 없는 것과 같다. 힘이 없으면 잡아먹힐 수 밖에 없다. 결국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모든 생명들은 주위의 모든 것들을 파괴하고 그 스스로도 죽을 운명이다. 그건 후라이드 치킨을 먹기 위해선 닭을 죽일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도저히 항거하기 어렵다.

 

 결국 지구공동체는 언젠가 파멸한다. 지구의 종말 전에 먼저 인간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그러면 다음 타자가 지구를 황폐화 시킬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해 영원히 죽지 않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인간이 죽는다는 운명에 변화는 없다. 인간은 결국 쇠락한다. 막을 방법은 없고 단지 늦추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그것은 오직 사랑만이 가능하다. 요즘은 동네 개 이름처럼 쉽게 불려 져서 가치가 떨어졌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사랑이란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관념이다. 합리적인 발전을 시작하면 심판의 날을 앞당기는 결과밖에는 안 나온다. 때문에 비합리적인 것이 필요하다. 요즘 노인 인구의 증가가 큰 사회문제라고 노인들을 모조리 죽이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범죄자들을 모조리 죽이거나 강제 노역에 보내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돈을 투자해서 야생동물이 살 곳을 마련해 주는 것이 사랑이다.

 

 거미는 작고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이 없다. 냉철하다. 힘이 세고 지능이 높을수록 마음속에 사랑의 씨앗을 품고 있다. 까마귀는 효도를 한다. 코끼리는 다친 동료를 돕는다. 인간은 복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인간은 거미와 비교할 수 없는 큰 파괴를 자행하지만 사랑이 있다. 사랑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필멸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을 히든카드는 사랑뿐이지 않을까. Love&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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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12-1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쁜 태우. 이 녀석의 광팬이다. "그러나 필멸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을 히든카드는 사랑뿐이지 않을까. Love&Peace" 이렇게 쓸 줄 아는 녀석을 어찌 이뻐하지 않을 수 있으랴...
 
 전출처 : 글샘 > “오나전 눈팅만 했삼” 세대간 의사소통 벅차

 

[도깨비 뉴스]10대들 외계어(?) 사용 어른들은 알쏭달쏭… 활자를 음성화하는 성자(聲字)의 시대

KBS의 ‘상상플러스-올드 앤 뉴’를 보다가 종종 놀란다. 어른들이 사용하는 말을 알아맞혀야 하는 10대들의 기발한 상상력 때문에 처음에는 웃지만 나중에는 10대와 성인의 언어 격차가 이렇게 심했나 싶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 90%가 모르는 말 중에 ‘너스레’가 있다. 수다스럽게 떠벌리는 말이나 행동을 일컫는 이 말을 두고 10대들은 뭐라고 했을까? ‘슬리퍼의 우리말’ 혹은 ‘너는 술래’라고 답했다. 기발하다고 해야 하나, 어처구니없다고 해야 하나. 또 10대의 85.4%가 모르는 말 중에 은근슬쩍 관심을 보낸다는 뜻의 ‘추파’도 있다. 10대들은 뭐라고 답했을까? ‘가을에 먹는 파’란다.

빠르게 변한 환경 … 세대간 의사소통 너무 벅차

어른이 본관과 파를 물어보면 “제가 아는 관은 왕관, 파는 대파밖에 없는데요”라고 답한다니, 10대와 50대의 격차는 이 정도면 소통이 아니라 선문답에 가깝다. 실제로 요즘 10대는 설마 이런 걸 모를까 싶은 말을 정말 모른다. 회수권, 부지깽이, 넝마주이, 마수걸이, 터울, 주전부리 같은 단어는 모두 10대가 모르는 말이다.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교통카드를 쓰는데 어찌 회수권을 알 것이며, 24시간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있는데 어찌 마수걸이를 알 수 있으랴.



최근 책으로도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상상플러스’.


‘미역 감고 놀던 어린 시절에…’라는 구절을 책에서 읽다가 “옛날에는 미역을 몸에 감고 놀았나요?” 하고 묻는 것이 아이들 탓만은 아니다. 불과 30여 년 사이에 검정고무신에서 유비쿼터스까지 빠르게 변한 우리 삶과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하게 어른들 역시 10대의 말 중에 모르는 말이 많다. 어느 세대나 자기들끼리 소통하는 은어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요즘 10대의 말은 은어라고 하기엔 너무 낯설고 다르다. 그래서 외계어다. 인터넷의 게시판,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버디버디 같은 메신저 등으로 대화를 하는 세대들의 언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대표적인 것이 특이한 말투다. ‘디시인사이드’를 시작으로 퍼졌던 ‘~하오’ ‘~했소’ ‘~아니오’ 같은 하오체나 ‘~하셈’ ‘~그러셈’ 같은 하셈체, ‘~했삼’ ‘~없삼’ 같은 하삼체가 그렇다. 이런 어투는 아바타 등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없는 비회원제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특성 때문에 등장했다. 간단히 말해서 동아리 학생들끼리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소속감을 느끼는 것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가시적인 차별화가 필요했고, 그래서 생겨난 게 특이한 어투다. ‘하오체’는 등장하자마자 디시인사이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른 사이트로도 급속히 퍼져나가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기본 말투가 되었다.

근영체나 나영체도 비슷한 이유로 탄생했다. 유명 인기 연예인들의 사진을 모아두는 갤러리 내에서 그들만의 차별화를 위해 쓰이기 시작한 어투다. 문근영 갤러리에서 쓰이는 ‘근영체’는 ‘그랬근영’ ‘아니근영’ 같은 어법을 쓰고, 이나영 갤러리에서는 ‘그렇나영?’ ‘~않나영?’ 같은 ‘나영체’를 쓰는 식이다.



상상플러스 출연진들


어투뿐만 아니라 신조어도 많다. 이중에는 말을 변형하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터넷 신조어들이 있다. “본좌가 생각하기론 이 말은 사실과 다르오!”라든가 “난 매일 눈팅만 해”에서 ‘본좌’나 ‘눈팅’ 같은 단어는 어원이 없다. 본좌는 스스로를 높여 부르는 말로 무협지 등에서 쓰였다고 하나 믿거나 말거나다. 눈팅은 댓글을 달지 않고 보기만 하는 예의 없는 누리꾼의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다.

10대들이 신조어를 만드는 절박한 이유 중 하나는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10대들은 실시간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데 그렇게 빠르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려면 의도적으로 글자 수를 줄여야 한다. 드디어를 ‘드뎌’, 제대로를 ‘지대’, 많이를 ‘마니’ 하는 식으로 모음 하나라도 줄여보겠다는 노력의 산물이다.

인터넷 신조어만큼 우리말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

문자를 이렇듯 구어에 가까운 표현방식으로 주고받다 보니 의미 없이 우리말을 변형하거나 오타가 유행어로 뜨는 경우도 생긴다. 한때 ‘활엽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내 삶의 활력소’라고 써야 하는데 ‘내 삶의 활엽수’라고 잘못 쓴 데서 유래한 말이다. ‘오나전’도 비슷한 예다. ‘우리 학주(학생주임) 오나전 무섭다’라거나 ‘이거 오나전 맛있다’라는 식으로 쓰이는데, ‘완전’이라는 뜻이다. ‘열공(열심히 공부하다)’ ‘야동(야한 동영상)’ ‘야설(야한 소설)’ 같은 줄임말은 애교스러울 정도다.



MBC의 ‘말 달리자’와 KBS의 ‘우리말 겨루기’.


이니셜 화법도 10대들이 즐겨 쓰는 영어식 줄임말이다. “오늘 완전 SM 모드였어”라는 말에 “SM에서 새로운 음반이 나왔냐”라고 묻지 말길. SM은 Small Mind, 즉 ‘소심하다’는 뜻이다. DDM은 ‘동대문’의 영어 조어다. 우리말이면 어떻고 영어면 어떠랴. 일단 줄이고 보는 거다.

아이러니한 것은 디지털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어투와 인터넷 신조어가 생겨나고 결과적으로 세대 간 언어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말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책으로까지 발행된 ‘상상플러스’ 외에도 ‘우리말 겨루기’ ‘말 달리자’처럼 우리말이나 사투리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전에 없이 인기다. 뿐만 아니라 2~3년 전부터 글쓰기를 다룬 책도 여럿 선보였다. 최근 출간된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이 책 제목도 줄임말로 ‘국밥’이라고 불린다)는 우리말의 뉘앙스를 다룬 책인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이 같은 아날로그적 행위가 각광받는 이유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쓰는 행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문자를 보내고, 메신저를 하고, 메일을 쓰고,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의 친절한 자막을 읽으며 우리는 전에 없이 문자 홍수 시대에 접어들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문자는 과거의 문자가 아니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의 보편화로 문자는 문자지만 말하는 것처럼 쓰는 새로운 구어, 좀더 어렵게 말하면 활자의 음성화를 통한 성자(聲字)의 시대다. 요즘 유행하는 10대의 외계어는 새로운 문자시대의 개막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이번 주에 발매된 시사주간지 주간동아 561호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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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교사 인터뷰 1 - 신## 선생님


1. 특수 교사가 아닌 교사와 같은 반 아이들이 특수아에게 다가가기 좋은 방법??

   비장애 아이들과 구별되는 특수아의 능력차를 인정하셔서(그렇다고 제외시키라는 것은 아닙니다.) 특수아가 해결할 수 있는 과제 평가를 부여해 주시고 아이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시며 특수학급에서 무엇을 공부하는지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 주실 때 그 아이도 선생님을 믿고 따르게 됩니다.


   특수아들은 누가 자신에게 호의적이고 악의적인지 다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보호된 환경에서 자란 특수아들은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친구를 어떻게 사귀는지 모르는 특수아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공책 필기도 도와주고 교실 이동할 때 챙겨주고 준비물을 메모해 주고, 체육시간에 동참시키고, 특수학급에도 놀러올 때 특수아들은 그 친구를 “수호천사” 처럼 좋아하게 될 겁니다.


2. 반 아이들이 특수아와 친해지도록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다른 아이들과 차별되지 않은 관심을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은 무관심이나 편애와는 다릅니다.  담임 선생님이나 지도 선생님들의 태도는 충분히 반 아이들에게 모델링이 됩니다.

 

   반 아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 우리들과 다르지 않은 급우” 중의 한명으로 선생님께서 같은 규율가 칭찬, 역할 부여를 하실 때 특수학생을 “급우”로 받아들이겠지요. 행사나 활동에서 특수아가 소외되지 않도록 도우미를 붙여주신다면 어떨까요?? 드러나지 않은 관심으로 지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 반 아이들이 특수아를 어떻게 보살펴 주어야 하는가?

   반 아이들은 특수아를 동일한 연령과 비슷한 덩치의 아이도 받아들여서 귀찮아하거나 조롱할 때가 있습니다. 5 ~ 6살 유치원 아이의 행동과 말은 우리가 재롱으로 받아들이고 쉽게 수용하지만 특수아의 행동과 말에는 짜증을 내곤 합니다. 특수아들의 정신연령은(정신 지체일 경우) 자신의 생활연령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수아의 상황을 이해하고 대해 주길 바랍니다.

   특수아의 상황을 이해할 때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 또 무조건적인 보살핌은 의타심을 키울 수도 있고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합니다.


4. 특수아에 대한 편견은???

   세상 사람들 저마다 똑같은 이가 하나도 없듯이 특수아의 개인 간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특수아들은 온전히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어린애도, 반 아이들 사이에서 조롱받고 멸시 받을 만큼 바보도 아닙니다.


  ‘바보’라고 놀린 아이들에게 힘센 호랑이가 되어 혼내주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 특수아들도 마음을 다치고 감정을 상할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반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와 분위기를 특수아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늘 웃고 있다고 해서 모르는 게 아닙니다.


5. 특수교사로서 힘든 점??

   뿌린 대로 거둬들이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리고 수확의 양이 내 욕심에 안 찰 때가 많은 걸 보면 또 다시 자괴감이 듭니다. 특수교사로서 내 역량의 부족이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 때가 많습니다.


   특수학교의 경우, 나날이 중증화 되어 가는 아이들의 부적응행동에 지칠 때가 많고 특수학급의 경우 비장애 학생들을 위주로 한 교육방침아래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마음이 아픕니다. 특수학급은 현재 과도기로서 학부모들도 아이들의 입장을 앞선 생각으로 통합교육에 참여시키는 경우도 있고, 특수학교의 물적 ․ 질적 지원에 비해 특수학급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원도 부족합니다.

  특수교사에게 요구되어지는 “만능”이 벅찰 때가 많습니다.


6. 일반 교사와 아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입시’라는 물줄기 아래(우리 학교는 인문계이므로) 서로 바쁘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남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스트레스를 특수학급 학생에게 풀 때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론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다수이지만  그 소수의 학생들로 인해 마음을 다치는 걸 볼 때 안타깝습니다. 언어적 ․ 신체적 폭력은 누구에게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주십시오.


  그리고 특수학급에서 아이들이 무슨 공부를,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 주세요.  통합학급에서 움츠러져 있던 아이들이 특수학급에서 만들어내고 쌓아가는 것들은 아주 많습니다.


   특히 통합교육은 특수에서 아무리 일반을 향해 손짓을 한들 이워지지 않습니다.  일반에서 특수를 향해 다가올 때 진정한 통합교육이 이뤄집니다.


7. 특수교사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언제인가?

  지체부자유 학교에 근무하면서 학기 중에 결혼을 했는데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틈틈이 축가를 연습해서 당일 날 식장에서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늘 내가 도와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빠짐없이 참석해서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준 것에 대해 감사했고 그날 식장에 오셨던 하객들과 주례 선생님께서도 감동을 많이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특수교사 인터뷰2 - 신** 선생님


1. 특수교사가 아닌 교사와 같은 반 아이들이 특수아에게 다가가기 좋은 방법??


일반교사와 비장애 친구들이 장애학생에게 다가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가 특수교사인 나는 참으로 기쁘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장애학생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려움, 거부감을 떠나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다.

장애학생들은 당연히 또래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싶어하고 그들과 어떻게 하면 친구가 될까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학생이라는 이유로 받아왔던 그동안의 상처들 때문에 선뜻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어떤 경우는 심각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어찌보면 장애학생들은 참 매력없는 친구들이다. 지저분 할 때도 있고, 귀찮게 할 때도 있고, 수업에 방해가 될 때도 있다. 우리가 매스컴에서 보는 영화 마라톤의 “배형진”이나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처럼 그들의 장애를 넘어 다가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장애인은 드물 것이다.

나는 그런 문제점들을 다 감수하고 장애학생의 친구가 되어 달라는 억지같은 요구를 비장애학생들에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진정한 사회통합은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지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이 되어서 사회에 더부살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가가는 것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심”과 “사랑”으로 짧은 눈인사, 정다운 말 한마디를 나눈다면 아마 그들의 사이는 이미 좁혀졌다고 믿는다.

2. 반 아이들이 특수아와 친해지도록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장애학생이 학급에 배치되면 담임선생님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아이에게 특별히 잘 해 줄것인가, 아니면 일반아이들처럼 대할 것인가? 정답은 무엇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차이를 인정한 배려를 바탕으로 동등하게 대우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싶다.

아이들은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생님이 장애학생을 동정의 눈길로 본다면 아이들도 장애학생을 동정의 눈길로 볼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장애학생을 일반아이와 동일하게 바라보고 그 학생의 장애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만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한다면 아이들 스스로도 “저 친구는 원래 저러니까 저런 도움이 필요하구나..”라고 인정할 것이다.

예전에 특수학급 학생에 대해 지나치게 잘해 주셨던 선생님께 비장애 학생들이 차별한다고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누구나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그런 관심과 사랑을 장애학생이 독점한다면 비장애학생 눈에는 장애학생이 “공공의 적”이 아닐까?

그리고 무심결에 내뱉는 말에라도 비장애 학생들에게 “너 그러면 특수학급에 갈래?”라는 식의 농담은 하지 말길 바란다. 그 말 속에 이미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상하구분이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특수학급에 가는 장애학생에 대해 비하할 가능성이 크다.

장애학생의 장애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문제가 없는 한, 학급 일을 공정하게 맡기는 것도 좋다. 주번활동이나 청소에서 제외시킨다던지, 지각을 해도 아무말 없이 넘어간다면 아이들의 시기심을 살 것이다.


3. 반 아이들이 특수아를 어떻게 보살펴 주어야 하는가?


“보살펴 준다”는 말보다는 차이를 인정한다는 말이 적당할 것 같다.

장애학생은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하등한 존재가 아니라 독특한 요구를 가진 아이들이다. 학생의 장애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애학생 중에는 매우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아이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각자가 가지는 장애를 그 학생의 “특성”으로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서로 돕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4. 특수아에 대한 편견은???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이 활발해지면서 일반학교에 장애학생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수학급에 있으면서 가장 큰 벽에 부딪히는 말이 바로

“그 아이들이 왜 일반학교에 다녀요?”

“그런 아이들은 그냥 장애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로 보내는게 더 낫지 않나요?”

하는 말들이다.

장애학생들도 당연히 일반학교에서 비장애 또래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그것이 장애학생에 대한 편견이 아닐까?


5. 특수교사로서 힘든점??

통합교육 현장에 있다보면 어느 것이 장애학생에게 좋은지 특수교사인 스스로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 스스로의 정체성을 놓쳐갈 때가 가장 어렵다.

그리고 아직까지 장애학생에 대한 통합교육의 필요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육계와 사회전반적으로 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잘못한 체계를 바라봐야 하는 아픔이 크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장애학생들 한명 한명이 장애상태와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명확하게 장애학생의 상태를 파악할 만한 근거나 판별도구가 없기 때문에 내가 가르치는 학생을 나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가르쳐야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6. 일반 교사와 아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은 말한다.

“왜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가? 그들이 없다면 더욱 건강할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인으로부터 교훈을 얻는다.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면 모두 장애인들과 같은 처지가 된다. 걷기도 힘들고, 기억력도 감퇴하며, 시대의 흐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도 못한다.

장애인들의 삶은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다. 우리는 그들이 그들의 장애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리고 그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통해 앞으로의 우리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교훈을 얻는 것이다.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보지 말고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고 바라본다면 그들에 대한 편견이나 무시없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7. 특수교사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언제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있어서는 언제나 보람을 느낀다.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끝없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 길을 걷고 있음에 감사하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라면 아마 아이들이 성장해 가고 싶다는 것을 느낄 때가 아닐까? 마냥 아이라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어느새 비밀이 생기고, 친구가 생기고, 때로는 이성 때문에 고민을 하고.. 이런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들을 장애학생들이 겪어가고 배워가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미약하나마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바라볼 때도 끝이 보이지 않던 이 길에 희망이 보인다. 그 희망을 붙잡고 오늘도 나는 학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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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키우고 싶은데,어떻게?
한겨레
» 전문가들은 평소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 측정한 뒤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훈련을 하면, 점차 집중하는 상태에 익숙해지면서 결국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인간의 뇌는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뇌파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학습클리닉에서 이런 원리를 이용한 뇌파 조절기기로 집중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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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할 때는 집중을 잘 하는 아이가 공부할 때는 영 집중을 못한다면, 그 아이는 집중력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수업 시간 내내 딴 짓만 하던 아이가 “문제를 빨리 푼 순서대로 집에 가도 좋다”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문제를 푼 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면, 그 아이는 집중력이 높은 것일까, 낮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집중력이 부족한 경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집중력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이나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힘’이지만, 이 설명에는 한 가지가 빠져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흥미를 느끼는 것에 몰입하는 것은 집중력과 별로 관계가 없다. 흥미를 덜 느끼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그 상태가 지속되어야 비로소 ‘집중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집중력이 학습능력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 이유다.

행복한아이연구소 서천석 소장(소아정신과 전문의)은 “해당 상황에 몰입하는 순간 주의력, 그 몰입을 지속할 수 있는 주의 유지력, 필요한 요소별로 적절히 주의를 분산할 수 있는 능력, 집중이 필요한 것과 아닌 것을 선택하는 능력, 한 가지에 집중하다가 또 다른 것으로 집중 대상을 옮길 수 있는 능력 등이 총체적으로 한 개인의 집중력을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이런 능력이 부족하거나 이와 관련한 뇌발달이 더딘 아이들이 앓는 질환이다. 서천석 원장은 “아이가 수업 시간에 수시로 교실을 뛰어다닐 정도로 산만하거나 가만히 앉아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해야 할 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면, 무조건 나무라거나 버릇을 고치려들지 말고 전문가를 찾아가 에이디에치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그렇다면 집중력은 타고 나는 것일까? 김봉수학습클리닉 김봉수 원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은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말한다. “뇌에서 집중력을 관장하는 기관은 전두엽으로, 이 부분의 신경 회로가 잘 발달하고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원활하게 분비되는 사람은 집중력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집중력이 거의 없지만, 뇌 발달과 더불어 점차 주변 사물이나 다른 이들의 말과 행동을 주의 깊게 살핀다. 아주대 학습능력개발연구실 박동혁 실장(심리학과 교수)은 “개인 차가 있으나 초등학생은 한 번에 30분, 중고등학생은 40~50분 정도 학습과 관련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중력은 또한, 심리적·물리적 환경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다. 어른들은 종종 “요즘 아이들은 우리 어렸을 적에 비하면 몹시 산만하고 어수선하다”고 하는데, 이는 일리가 있는 얘기다. “컴퓨터 게임이나 텔레비전처럼 자극적인 것에 몰입하는 요즘 아이들은 그보다 더욱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게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므로 집중력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한 개인이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먼저 살펴야 한다.

집중력 높이기 1단계 : 동기를 파악하고 불안을 없앤다

집중력을 발휘하는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아이들의 집중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박동혁 실장은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경우 이를 ‘숙달 동기’라고 하는데, 가장 이상적이지만 드문 경우지요. 많은 아이들이 ‘경쟁 동기’로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다른 이보다 뛰어나고자 하는 욕구, 주변의 인정, 결과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이 때문에 집중력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결과가 나쁠까봐 자신에게 어려운 과제를 회피하는 모습도 보이지요. 가장 나쁜 경우는 야단을 맞거나 창피 당하기 싫어서, ‘회피 동기’로 공부를 하는 것인데 과목마다 성적 편차가 심하고 심리 상태가 몹시 불안정하며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자아존중감이 낮아지죠.”

박 실장은 “경쟁 동기나 회피 동기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결과(성적표)를 중심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부모의 태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단 10분을 집중하더라도 스스로 원해서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 집중을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뇌파의 상태는 확연히 다르다. 뇌파의 변화를 눈으로 보면서 ‘집중하는 상태’를 오래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최근 양방·한방 학습클리닉에서 두루 쓰이는 방법이다. 이정아 기자
한방에서는 집중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불안과 긴장’을 꼽는다.

수험생 전문클리닉인 구산한의원 이종한 원장은 “불안과 긴장은 순간적인 집중력을 높여주지만, 엄청난 피로감 때문에 집중을 지속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한방에서는 뇌의 기능을 신장과 연결지어 생각하는데, 신장은 몸의 전반적인 기운과 관련이 깊은 장기”라며 “몸이 튼튼하고 좋은 기운이 흐르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라야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어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으로 인삼, 대추, 보리차 등을 꼽고, 가장 해로운 것은 커피라고 한다.

심리적 불안이 집중력을 흩뜨린다는 것은 한방과 양방에서 모두 공감하는 얘기다. 명상이나 최면 등을 활용하는 각종 학습클리닉들 역시 ‘긴장과 불안을 해소해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만든다’는 것이지, 학습클리닉들 덕분에 곧장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집중력 높이기 2단계 :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훈련을 시작한다

책상 혹은 집안 곳곳에 자극적이고 유혹이 넘치는 물건들이 넘친다면, 아무리 의지가 강한 어른이라 해도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갖추는 일은 집중력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또 아무리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하루 종일, 매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생물학적 시간대는 오후 2~5시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이 처한 여건과 능력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덜 피곤하고, 유혹이 적으며, 조용하고 편안한 시간이 언제인지 한번쯤 따져보는 것이 좋다. 그 시간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절한 휴식시간을 배치해 계획을 세우고 해야할 과제를 정한다.

실제로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의 집중력이 궁금하다면, 아이가 한 가지 과제에 몰두해 지속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 시간 안에 무엇을 얼만큼 해내는지 측정하고 기록해 본다. 한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어도 실제로는 십 분도 책을 안 읽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빠르게 몰입하지만 오래 앉아있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처럼 아이의 특징을 파악한 뒤에는, 실질적인 집중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연습을 해본다. 주의할 점은 10분쯤 집중할 수 있는 아이에게 30분씩 걸리는 과제를 부여하는 등 의욕이 앞서서는 안된다는 것.

행복한아이연구소 서천석 소장은 “집중을 더 오래, 깊이 하는 훈련을 반복하면 아이 스스로 집중하는 것이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되고, 자신감이 붙으면 점점 더 집중을 잘 하게 된다”고 말한다. 시중에 판매되거나 학습클리닉에서 활용하는 집중력 강화 보조기구들은 이런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집중력을 발휘할 때는 특정한 뇌파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기자극을 통해 이 뇌파를 지속적으로 생성되도록 함으로써 아이가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지고 결국 스스로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박동혁 실장은 “집중력의 핵심은 자기조절 능력”이라며 “아이 자신의 의지로 해야할 과제를 정하고, 몰입의 즐거움, 집중의 힘을 깨달을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집중력 관련 자가 진단 설문

다음 설문은 개인의 집중력이 얼마나 높은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집중력 발휘에 도움이 되는 물리적 환경이나 생활 습관을 갖추었는지를 점검해보기 위한 것입니다. 각 문항별로 ‘아니다=1점, 약간 그렇다=2점,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로 표기해 합산하세요.

1. 공부할 때는 전적으로 공부에만 집중한다.

2. 시험 칠 때 답을 알고 있는데 실수로 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3. 학습 계획 짤 때 휴식 시간을 두어 잠깐씩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편이다

4.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몰입돼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자주 있다.

5. 하루 중 가장 공부가 잘되는 나만의 시간대를 알고 있다.

6. 시험 때가 다가오면 평소보다 공부가 더 잘된다.

7. 집중력이 떨어지면 과목이나 공부 계획을 바꾸어서 공부할 줄 안다.

8. 한 번 자리에 앉으면 계획한 것을 마칠 때까지 일어나 돌아다니지 않는다.

9. 공부할 때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어놓는 일이 없다.

10. 시험 기간에는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게임을 자제할 수 있다.

38~45점 : 집중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알고, 필요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30~37점 : 일상에서 자신의 집중력을 흩뜨리는 습관과 환경들을 꼼꼼히 따져 보완하세요.

21~29점 :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세요.

20점 이하 : 체계적인 집중력 훈련이 필요합니다.

아주대 학습능력개발연구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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