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책 없이 사기만 하니 책이 자꾸 는다.

책이 많아서 참 좋긴 한데, 이사를 하려니 걱정이다.

교실 이사는 그래도 며칠 낑낑거리면서 했는데, 학교 이사는 만만찮다.

급기야 이번에는 용달을 불렀다.

차를 부르는데는 5만냥인데, 책 짐이 60박스가 넘는다 하니 일하는 사람 2사람을 불러야 한단다. 한 시간을 일 하든, 세 시간을 일 하든... 사람을 부르면 10만원씩. 도합 견적이 25만냥이 나왔다. 아, 아깝다. 밀차를 이용하면 몇 번만 움직이면 될 텐데 말이다.

 

우리 교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한 층을 올라가야 해서, 계단 이동을 해야 한다. 남편, 시동생, 동서를 모두 소집하여 함께 옮기기로 했다. 네 사람이서 주차장까지 짐을 내리는데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차에 싣는 것은 눈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졌다. 짐을 우습게 봤는데, 차에 싣고 보니, 용달로 한 차 가득이다.

옮기는 학교에 짐을 넣은 것만으로도 어찌나 행복하든지.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데... 이제부터는 혼자 하면 될 일이니 너무 좋더라. 그런데 짐을 옮기면서 새삼스럽게 이 많은 책 짐을 혼자 계단을 오르내리면 날랐던 작년 일이 떠올랐다. 도대체 뭔 일을 한 것인지...

 

 

짐을 다 옮기고 나서 기장 연화리에서 모둠 해산물과 전복죽을 먹었다. 해삼, 멍게, 전복, 성게, 낙지까지 골고루 골고루 먹으면서 입 안 가득 해산물의 향을 머금었고, 푸짐하게 나온 전복죽으로 노곤해진 몸을 달래었다.
첫 날 학교에 가니 우리는 지리에 어두우니 맛있는 것을 사 주시겠다면서 동학년 부장님이 데리고 간 곳이 있었다. 그 곳을 찾아 가려니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천지연이었나??? 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는데 나오지 않는다. 전화 걸어 여쭈어 보려니 전화를 안 받으시고...
내가 여기 다시 올 일 있겠나 싶어서 명함도 안 챙겨 왔는데 이럴 줄 알았더라면 명함을 챙겨 나올 걸... 싶었다. 희망 아빠가 너무 가고 싶어해서 이 곳을 찾아 가 보기로 했다. 갔던 길 되돌아서 방향 바꾸어 와 보니 조금 한적한 곳에 그 때 그 집이 있었다. '천지할매'가 상호였다. 동네에서 나름 맛을 검증 받은 곳이라고 했다. 모두들 다들 만족해서 좋았다.
기장 맛집을 부탁한다는 이들이 여럿 있었는데...
벌써 봄방학 근무하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이다.ㅜㅜ) 이미 여러 곳을 두루 다녔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ㅎㅎ

 

 

 

날마다 출근하는 엄마를 보면서 찬이가 울먹이며 말한다. 따라갈 거라고. 학원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단다. 엄마가 좋은데 엄마가 옆에 없어서 힘들단다. 엄마 일하는데 방해 안 하고 옆에서 조용히 책만 볼 거란다.
찬이만 데리고 가면 문제는 간단한데 희망이도 혼자 집에 있으려 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전 학교 같으면 "시간 됐다, 이제 살살 학원 내려 가라."하면 되었지만, 그곳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니 일을 하려면 아이들의 학원을 빼야 한다.
애가 우는데 이게 뭐하는 일인고 싶기도 하고, 둘을 데리고 갔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문제 하나 안 풀었고 책 하나 안 읽었다.
그래도 그 많았던 책 상자를 둘이서 열나게 정리해 준 덕에 책들을 모두 서가에 꽂을 수 있었다.
주워 온 서가 몇 개와 이 교실에 있던 '행복한아침독서'기증 책꽂이 덕에 이리저리 꼭꼭 꽂으니 대충 들어간다. 이전 학교에서 들고 올 수 없었던 아침독서 책꽂이를 이 곳에서 다시 보니 반갑고, 좋다.
책을 푼 상자의 높이가 저 만큼~
짐 정리 도와 주시겠다고 한, *샘맘(재작년 어머니)님과 함께 하고 싶었으나 희망찬 두 일꾼 덕에 이렇게 정리가 무사히 되어 버렸다.

내 오늘은 기필코 이 교실에 책이 몇 권인지 헤아려 보리라.
오늘의 목표는 교실 깔끔 정리다. 교실 정리만 되면 나머지 일들은 집에서 하는 것이 가능할 듯하다.
아, 그런데 나의 외장하드는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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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2-2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짐은 정말 장난 아니죠, 고생하셨네요~~~ 짝짝짝!!!
누가 시켜서 하면 못하고 안할 텐데~ 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가족들 도움과 희망찬 일꾼 덕분에 그 많은 책들이 새학교에 자리를 잡았군요.

나도 학교에 두었던 책을 2월 내내 옮겨왔더니 책을 꽂을데가 없어서
어제까지 거실 책장 앞에 쌓아두었던 그림책들을 자리 만들어 꽂았어요.

희망찬샘 2013-03-09 06:39   좋아요 0 | URL
대충 꽂은 후 고르기를 하려 했는데, 그걸 못 하고 또 쳐다만 보고 있어요.

소나무집 2013-02-2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많은 선생님들은 학교 옮길 때마다 완전 큰일이겠네요.
고생하셨어요.
새해에도 예쁜 아이들과 함께 파이팅하세요^^

희망찬샘 2013-03-09 06:40   좋아요 0 | URL
책이 조금 미워지더라는... ㅋㅋ~
파이팅!!! 감사합니다.

2013-02-26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띠 2013-02-26 12:11   좋아요 0 | URL
앗 아래글 보니 3학년 당첨이시군요. ㅎㅎ 교과서 수록도서 찾다보니 올해 1, 2학년 개정 교과서에 새로운 그림책이 많아서 신나더라구요. 5학년 개정은 멀었지만. 후후 올해 자주 찾아오겠습니다.

희망찬샘 2013-03-09 06:41   좋아요 0 | URL
그림책이 많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저도 많이 반가웠습니다. 자주 뵐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많이 꾸며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요. 우왕~ 정말이지 너무 바쁘네요. ㅜㅜ

꿈꾸는섬 2013-02-2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실이사도 책이 많으니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든든한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새학기 시작전에 선생님들 많이 바쁘시겠어요. 정리 다 되고, 아이들 등교하면 올 한 해도 많이 바쁘시겠네요.^^ 책이 많은 선생님, 넘 멋져요.

현준이는 1학년반이 그대로 올라가서, 크게 신경쓸게 없더라구요.^^ 젊고 책읽기에 관심 많은 쌤이었음 싶지만, 그래도 좋으신분이라 다행이다하고 있어요.

희망찬샘 2013-03-09 06:42   좋아요 0 | URL
선생님이랑 아이들이랑 모두 같이 올라갔어요? 아이들이 새 학년 스트레스가 없겠군요.

프레이야 2013-02-2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정말 대단한 일 하셨어요. 몸살 나지 않으실까요.ㅠㅠ
연화리 전복죽 먹으러 한 번 갈 때가 된 듯해요.ㅎㅎ

희망찬샘 2013-03-09 06:43   좋아요 0 | URL
올해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몸살 나지 않았답니다.
프레이야님은 기장의 맛집을 이미 저 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실 듯~

수퍼남매맘 2013-02-2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 상자라? 깜짝 놀랐어요. 진짜 고생하셨겠네요. 전 바로 옆교실로 이사가는 건데도 힘들던데....
학교 옮길 것을 생각하면 책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봄방학 때 매일 출근, 저도 똑같아요. 수퍼남매는 내팽개치고....
이 글 본 딸이 저도 교실에 와서 짐 나르는 것 도와주겠다고 이쁜 말을 하네요.

희망찬샘 2013-03-09 06:44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한몫을 크게 해 주었어요. 교실 환경 정리를 맡기면 뚝딱뚝딱 잘 해 줄 수 있는 솜씨!!! 환경 정리를 맡기세요. ^^

2013-02-28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9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10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껏 다녔던 학교는 걸어서 15~20분이면 도착하는 학교라 운전을 하면 차 이동 거리만으로는 5분이면 족하다.
그런데, 옮기는 학교는 쌩쌩 달려서 나의 운전 솜씨로 30분 이상을 가야 한다.
운전 솜씨가 늘면 30분에 끊을 수 있을 것.
달리는 구간은 직선으로 차선 변경없이 주욱 가면 되는데, 시작과 끝이 어렵다. 골목길을 가야 하니 말이다.

그 동안 짬짬이 운전 연수를 받은 것이 10개월은 된 듯하다.
처음에는 우리 학교까지 가는 길을 열심히 익혔고, 그리고 후덜덜 거리면서 갔다.
그리고 학교 옮기는 것이 결정되고서는 학교까지 왕복 2번 다녀오면 2시간 30분이 걸렸는데 토, 일을 이용해서 시간 되는대로 연습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크게 웃을 일이지만, 배우는 여러 가지 중에 기능을 익히는 것은 내게는 참으로 어렵다.
수영이 그랬고, 피아노가 그랬고...(실패했다.) 운전이 그렇다.
그래도 운전대 잡으면 가진다더니, 드디어 출근일이 되니 왕복 30000원의 차비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 부담인지라 일단 가보자 하고 출발했고, 그런대로 가 지더라.
나의 운전 선생님이 되어준 아이들의 삼촌께 이 기쁜 소식을~
마지막 날, 남편님 보고 한 번만 옆자리에 타 줄라 해도 도리도리! (만원 준대도 싫단다. ㅜㅜ)
결국 언니 태우고, 다시 학교까지 2번 갔다 왔다.

김여사님 홧팅!!!

아침마다, 저녁마다 가슴이 뛰고 밥맛이 없다.
고비를 잘 넘기면 나도 운전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을까?

학교 옮기는 긴장보다 운전에 대한 긴장이 커서 더더욱 정신이 없다.

학교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하니 오늘도 홧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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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3-02-21 06:43   좋아요 0 | UR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핫팅!!!

세실 2013-02-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한달만 운전하면 베테랑 됩니다.
그리고 조금더 지나면 운전을 즐겨요~~~ 아자 아자 화이팅^*^
만원 준다고 꼬셨는데 안넘어가는 옆지기님이라 ㅋㅋ 강적이십니다.
울신랑은 금방 넘어와요.

희망찬샘 2013-02-21 06:44   좋아요 0 | URL
ㅜㅜ
시동생이 지극정성으로 잘 해 주었어요. 신랑 대신으로. 그걸로 만족해야지요.

수퍼남매맘 2013-02-2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운전이라고 하더라고요.
힘내세요.
그런데 학교가 멀어져서 좀 힘드시겠네요.
가까운 게 최고인데....

희망찬샘 2013-02-21 06:44   좋아요 0 | URL
운전 마스터는 가능하리라 믿으며 먼 곳을 기쁘게 다니려고요.

순오기 2013-02-2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면허인 제게는 운전하는 분들 보면 존경심이 생겨요!
김선생님 아자아자~ ^^
일만원~~~~~~~의 힘을 모르시는군요!ㅋㅋ

희망찬샘 2013-02-21 06:45   좋아요 0 | URL
어려워도 힘차게 밟아 보겠습니다. ^^

소나무집 2013-02-20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맘 제가 압니다.
할 수 있어요.
저도 운전 본격적으로 하면서는 차문 열때부터 후덜덜 떨었어요.
2년 정도 지나면서 안 떨리더니 지금 4년차가 되니까 운전석에 앉아도 마음이 편안해요.
제가 초보운전에 대한 페이퍼도 쓴 적이 있는데...

희망찬샘 2013-02-21 06:46   좋아요 0 | URL
일 년만 지나면 한 손으로 핸들 돌린다고 다들 이야기 하더라고요. 소나무집님은 발로 돌리시는 것 아니예요. ㅎㅎ~ 이제 운전이 손에 착 붙으셨겠어요.

BRINY 2013-02-20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장롱면허라 출퇴근 걱정 때문에 전근다녀야하는 공립특채 응모 못하고 있습니다.

희망찬샘 2013-02-21 06:47   좋아요 0 | URL
도전, 도전!!! 도전해 보세요. 무섭긴 한데 운전대 잡으면 가진다고 하더니 가 지더라구요. 옆자리에 커다란 인형 하나 앉혀놓고 갈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올해는 유난히 긴 봄방학. 이게 웬 재수! 하기도 전에 일 폭풍이 몰아친다.

아이들은 엄마 보고 싶다고 징징거리고, 가족은 밥을 제 때 못 먹고...

엄마는 정신없이 이 학교 저 학교 다니면서 일을 한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남겨두고 떠난 마음이 불편한데, 새 학교에서도 학년 교육과정을 맡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
아니, 내가 막내라니!!! (신규발령 예정자가 있지만, 신규는 신규니까 일하는 자로서 내가 막내다.)

이 학교는 특이하게도 5, 6이 경합이라고 학교 인사 둘째 날에 온 샘 보고는 아예 5, 6은 쓰지 말라 하셨단다.

새 학교 옮기면 그래도 예의상 5, 6을 쓰는데...

나도 희망이 생각하면서 5학년 썼고, 교재 연구 좀 수월할까 싶어 6을 썼는데, 쓰지도 않은 3학년이 되었다.

도서관 옆 교실에 있으라고 학교에서 배려해 주신 듯하다.

동학년 선생님도 좋으시고, 어른들도 너무 좋으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나만 잘하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열심히 일 하라고 부르셨으니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
일단 봄방학 동안 많은 불들을 끄고, 심호흡 크게 하면서 새학기를 준비해야겠다.

 

사실, 새벽에 일어나서 교육과정 짜려고 했는데, 서평도서 마감 기한이 있어 그거 작성하다보니 날이 밝아버렸다.

또 집을 나설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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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1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5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5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이혁이 2013-02-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새로운 학교로 가셨네요~~ 어느 학교실까요? 무지 궁금하네요~
그래도 저희 학교는 아니신가봐요~^^ 저흰 도서관이 교실과 다른 건물이라서요...
암튼 새학교에서도 선생님의 책사랑이 빛나시길 빕니다~^^

2013-02-21 0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3-02-2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하라고 부르셨다니..일이 많으시겠네요.
늘 열심히 하는 희망찬님 아자아자!
멋지게 해내시리라 믿어요^^

희망찬샘 2013-02-21 06:49   좋아요 0 | URL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 기뻐요. 스트레스가 적을 듯 합니다.

2013-02-20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1 0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희망꿈 2013-02-2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생활을 준비중이시군요.
늘 열정이 있으시니 잘 해내시리라 생각됩니다.
자라나는 우리의 보물 아이들을 위해서~
아자 아자 화이팅!!! 입니다.

희망찬샘 2013-02-25 07:25   좋아요 0 | URL
힘들긴 해도 새로움이 설렘을 안겨 주네요. 열심히 하려고 두 주먹 불끈 쥐었습니다. ^^

울보 2013-02-2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를 옮기시면 첫해는 힘드시겠어요,
건강 잘 챙기시고 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

희망찬샘 2013-02-25 07:26   좋아요 0 | URL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거라 각오 하고 있습니다. 네! 건강! 꼭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동이 충만했을 때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 동안 바빠도 너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다.
지난 2월 2일 해운대 전교조 지회에서 주최하는 '그림책' 연수에 다녀왔더랬다.
김해에 근무하시는 조의래 선생님의 명성을 익히 들었던 터라 후배를 살살 꼬셔서 상당 중학교 도서관으로 갔다.
'조기 마감 예상, 선착순 접수'라는 문구에 서둘러 접수를 했더니, 1등이란다.
모인 사람은 대충 봐도 40은 훨씬 넘겠다. 다른 교실에서 책걸상을 가져와서 여기저기 많이들 앉으셨다.
어떤 분은 앞서 받은 연수에서 주최측에서 강사를 소개하시면서 이번 연수에 조의래 선생님을 모시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해운대 지회장님께서는 조의래 선생님 연수를 들으시고 너무 감동 받으셔서 이번에 이 연수를 기획하셨다고 한다.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연수학점 없는 종일 연수에 이만큼 모이신 선생님들 열정도 참으로 대단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ㅎㅎ~

조의래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읽고 싶은 책을 또 많이도 담아 두었다. 전집 도서도 사지 않건만, 매월 20만원 30만원이 넘는 돈을 책값으로 결제하고 있는 게 우리 집 경제 수준에 무리라는 판단하에 올 목표를 책 좀 적게 사기로 잠정적으로 정해 두었건만, 선생님은 또 나의 결심을 흔들리게 만드신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고민보다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하고, 그 보다는 왜 읽어야 하나를 먼저 생각해 보라 하셨다. 나도 나는 왜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드에게 왜 책을 읽히고 있나를 계속 생가해 본다.

 

책을 좋아했던 동서양의 위인들이 읽었던 공통적인 책들을 읽는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위대해질 수 있지 않겠냐시면서 문사철(=인문학, 문학, 역사, 척학)에 관한 이야기를 위인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 주셨다. 그러는 과정에 제법 묵직한 책들(내 수준에는)을 접해보아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셨다. 
강의를 하는 내도록 풀어주신 책 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메모한 책을 잠깐 담아보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철학입문서로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한다. 철학하면 골치아프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철학에 접근해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참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배구에 집중에서 배구에 살고, 배구에 죽는 후배가 어느 날 찾아와서

'형님, 책 하나 추처해 주이소~" 해서 권했더니,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어서 철학자들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몇 개 들려 주고는 "그 이야기가 다 이 책에 들어있다 아이가. 함 읽어봐라."하셨단다. 고개를 갸웃거리면 가져 가더니, 다음 날 눈이 뻘개서 왔길래, '점마 점마, 또 밤새 술 먹었구나.' 했는데, "형님, 어제 형님이 준 책 읽느라 날 샘 샜다 아입니꺼~ 2권도 있습니꺼? 2권도 퍼뜩 주이소."하더란다. 교사 한 명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이 하나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성희 선생님과 같으셨다. 이제 초임지로 부임한 이 젊은 남선생 아래 딸릴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냐며 그 때 무척 기쁘셨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물론 그 때 후배에게 들려주셨다는 책 속 이야기를 우리에게도 들려 주셨다. 이 책 읽어 보고 싶다.

 

날마다 몇 장씩 읽고 있던 책이었다. 이 책도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폐족으로서 자녀들이 해야 할 일이 책읽기였다고 말하는 다산 정약용.

읽던 맛과 달리 책에 대해 듣는 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존경심을 가지고 읽어보리라 맘 먹었다.



 

 

서가에 꽂혀져 있는 <강의>도 읽어야 할 목록 순서에서 상위 순서로 자리를 옮겨 보아야겠고, 앞의 세 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보아야겠다.

 

 

 

 

아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움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그림)자료들과 함께 살펴본 내용들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뇌를 단면으로 자르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과도한 영상에 노출 된 뇌는 최고 고등 기능을 수행하는 겉뇌의 활동을 멈추게 한다. 모리 아키오 교수에 의하면 게임할 때의 뇌는 치매상태의 뇌와 같다고 하니, 이 책을 관심있게 살펴보면 아이들을 책읽도록 설득하는 말을 할 때 근거 자료 제시에 도움이 될 듯하다.


 

선생님은 앞선 시대를 산 위인들을 몇 분 모시고 오겠다 하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풀어주셨는데,
세종처럼 읽으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얻을 수 있고,
제갈공명처럼 읽으면 세상을 구하는 지혜를 구할 수 있고,

박지원의 허생처럼 읽으면 온 우주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고,
정약용의 말에 의하면 책을 제대로 읽으면 가문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 분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들었는데, 모두 다 책에서 그 내용을 가져오셨다. 책을 정말 많이 읽으셔서 말씀도 어찌나 잘하시던지...

 

선생님은 그림책을 연구하신 분이니까 선생님이 추천하신 그림책들도 관심있게 살펴보려 한다.
우선 소개해주신 많은 책들을 알고 있어서 기뻤고, 조금 생소한 책들은 따로 담아 두었다가 천천히 살펴보아야겠다.

스마트한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 그림책 하나 소개 받았다.
학기초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한 권 살 생각.
책을 왜 읽어야 하나를 생각하게 하는 책 목록 (3월의 도서)에 이 책을 추가해 보아야겠다.

 



 

 

 

 

 

 

평소 그림책에 관심이 있던지라 선생님이 소개해 주시는 많은 책들이 익숙하다. 조금 아는 이야기들을 더 깊이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림책은 읽어주어야  하는 책이라는 말, 공감한다. 귀로 들으면서 눈으로는 그림을 보아야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때, 주제별, 작가별로 묶어주는 것이 책읽기를 심화확장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해왔었는데, 선생님은 이를

깊이 읽기와 겹쳐 읽기라고 표현하셨다. 깊이 읽기는 작가 읽기고, 겹쳐 읽기는 주제 읽기다.
작가를 소개할 때, 작가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해줌으로써 아이들 마음 속으로 작가를 초대하게 해 주라 하셨다.
<<까마귀 소년>>을 지으신 야시마 타로에 관한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간 그림책 공부 모임을 하셨다는 선생님은 처음 모임이 가지에 가지를 쳐서 커졌고 그 모임들이 생산해 낸 많은 자료들이 교육에 유의미하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하셨다. 안내해주신 곳에 가면 작가들에 관해 정리 해 둔 자료도 찾을 수 있고, 수업 활용자료들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어떤 분은 모임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가 마치 자기가 생산해 낸 자료인양 쓰셔서 (활용이 아닌 도용!) 모임 선생님들께서 마음을 다친 일도 있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자료를 구하면 좋을 곳. 선생님들이 살펴보면 좋겠다.

학생사모 http://www.edunpark.com/

창의인성넷-창의인성교육-창의인성자료실-독서교육길라잡이를 살펴보면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만드신 좋은 자료가 가득한 자료집이 pdf 파일로 올라와 있으니 그것도 살펴보아야겠다. http://www.crezone.net/webBook/p1st/P1st(W)/EBook.htm

 

새로 바뀐 교과서는 텍스트들이 대부분 그림책이라고 한다.
앞으로 바뀔 3, 4학년 교과서도, 5, 6학년 교과서도 그림책을 텍스트로 많이 가지고 오게 될 것이라 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완성된 구조의 텍스트를 제시할 수 있으려면 그림책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좋은 작품을 아이들에게 알리려면 동화는 그 중 일부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그렇게 동강내어 가르치는 것보다 그림책의 완성도 높은 본문을 당겨오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해야 할 공부들은 끝이 없겠다. 다 해 논 밥, 떠먹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자료 들락거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들려주신 이야기들의 감동을 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교실 밖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에서는 독서치료라는 말을 한 번 더 실감하면서 그림책의 놀라운 힘을 다시 느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학교를 잘리거나 스스로 나온 아이들과 삶을 이야기 하시는 선생님, 시베리아(우즈베키스탄??? 아, 모르겠다! 하여튼)에서 오신 교포 1세대, 2세대... 하여튼 우리 말이 서툰 그 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실 때 그림책을 이용한 이야기들은 가슴 찡했다.

학교 도서관 담당교사를 교직을 수행하시는 동안은 계속하시겠다는 선생님은 전담 시간을 연속 세 시간으로 몰아 두고서는 그 시간에 학부모 도서 도우미 어머들과 독서토론 모임을 이끄신다고 하셨다. 그 금쪽같은 시간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여자 분인 줄 알고 갔는데 남자 분이셔서 놀랬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이 아름다운 일에 나도 조금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다.
좋은 가르침을 받은 뜻있는 시간이었다.

그 분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까지 덩달아 자랑스럽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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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02-1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이시네요. 저는 점점 출석연수 안가게 되더라구요. 이번 겨울에는 입학사정관 관련 연수 딱 2곳만 다녀왔어요.

희망찬샘 2013-02-12 18:07   좋아요 0 | URL
저도 원격연수 좋아합니다.

수퍼남매맘 2013-02-1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의래 선생님 성함은 들어본 것 같아요.
주변을 돌아보면 초심을 잃지 않으시고, 아니 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요.
자극 팍팍 받았습니다.

희망찬샘 2013-02-12 18:07   좋아요 0 | URL
강의를 많이 다니시는 분이니까, 강의 들을 기회가 있을 수도 있어요. 기회가 되면 꼭 들으시길 강추합니다.

순오기 2013-02-1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선생님' 그룹에 희망찬샘도 들어 있어요.^^

희망찬샘 2013-02-13 20:51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황송한 칭찬을요~

은이혁이 2013-02-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더불어 좋은 내용과 좋은 책들 소개받아 감사하네요~
또 가지고 있으면서 읽지 못한 책들이 있어 반갑기도 하고 반성도 해봅니다~

희망찬샘 2013-02-13 20:52   좋아요 0 | URL
배움의 끝이 없네요.

처음처럼 2013-02-1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도 '아름다운 선생님'이다에 한표입니다^^
 

학교는 바쁘다.

새 학년이 시작하는 3월이 바쁘고 (요즘은 이를 준비하는 2월 중순, 발령 이후, 학반 배정부터 바쁘긴 하지만...), 학년을 마무리 하는 2월이 특히 바쁘다. 게다가 6학년은 졸업까지 겹쳐 더욱 바쁘다.

이 바쁜 때에 나는 정신없는 일을 한 가지 벌렸다. 나 혼자 벌린 것이 아니라, 옆반을 쑤시기까지.

그건, 바로바로 문집 만들기.

계획은 방학 때 완성하는 거였는데, 성적처리도 겨우겨우 한 지라, 방학 때는 손도 대지 못했다.

등 안 붙이고 자려는 찬이 때문에 알라를 등에 업고 타자를 쳤던 기억까지 가지고 있는 이 일은 횟수로 12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희망이 낳고 2학기부터 맡았던 아이들에게도 해 주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다.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년에는 절대 안 해야지~ 하는 거다.

그런데, 아이들의 일기를 검사하다가 좋은 글을 만나면, 이걸 그냥 버리기가 너무 아까워, 또 시작을 하는 거다. 정말 묘한 중독증세다.

책 만든다고, 지금 아이들 4학년 때 맡았을 때는 다음 해 5월이 되어서야 문집을 완성해 줄 수 있었고,
어떤 해에는 열심히 만든 문집에 막 낙서를 해 대서 빼앗아서 돌려 준다는 것이, 까먹고 챙겨 와 버려서 그 아이에게 주지 못한 것이 내내 미안하고 (룡*야, 문집 찾아가라~)
어떤 해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꿈인 한 소녀가 그림을 그려줘서 너무 감사했고,
또 어떤 해는 2학년 꼬맹이가 열심히 타자를 쳐 주어 무척 도움이 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문집 만드는 돈을 아이들에게 부담 시켰는데, 요즘은 쿨하게 내가 부담한다.
내 돈 쓰고, 내 시간 쓰고, 정말 뭐지?

이 문집 만드느라 수험생마냥 잠을 못 잤다.
새벽 5시에도 일어나고, 새벽 4시에도 일어났다.
몸이 슬슬 아프기 시작했고, 아무도 안 시킨 일을 하는 내가 비정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 학교에는 문집 만드는 비용이 학교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잠시 부러워했다가 자발적이 아닌 문집 만들기는 전혀 즐거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에 그것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옆 반 부장님은 아이들 작품을 표지로 하고, 그걸 칼라로 만들어 주기로 햇다고 약속하셨다 해서, 앞뒤표지값만 6만원 든다고 하시길래, 그럴 필요 절대 없다고 겨우겨우 뜯어 말렸다. 아이들이 문집 받고 투덜투덜 하면 어쩌냐고 걱정하시길래, 그런 개념없는 아이들 쳐다 보지도 마시라고 했다.

사실 문집 준비하면서 맘도 많이 상한다.

좋은 글이 많은 아이들은 걱정없지만, 아무리 살펴도 글이 없는 아이들은 문제다. 매월 내 주는 학급홈에 일기 옮겨쓰기도 하지 않았고, 일기장을 내면 대신 쳐 주겠다 해도 일기장 잃어 버려서 없다 그러고... 편집 막바지에 글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아침 일찍 일기장 좀 챙겨 오라고 학교 출발하기 전 시간에 전화 했더니 잠 자는데 깨웠다고 투정이다. "야, 이녀석아. 아무 것도 안 하고 급기야 이 아이 일기장 들고 오지 않고 학교 오면 오늘 완성 어렵다는 생각에 신경써서 시간까지 따져 전화하느라 머리 아팠을 선생님께 죄송한 줄 알아라." 하고 말았다. 그래도 살짝 미안해는 하길래 용서 해 주었다.

후배는 아무래도 도저히 완성 못 하겠다고, 중학교 가서 스승의 날 찾아오면 그 때 주던지 해야겠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들 보고, 너희들이 글을 안 내니까 일이 완성이 안 된다고, 이 다음에 받으라 하니 아이 하는 말 "선생님 우리 주소 다 알잖아요. 우리 집 우편함에 좀 꽂아 두세요."하더란다. 화가 나서 "그럼 너는 문집 값 내라."하면서 씁쓸했다는...

몇 년 전만 해도 6학년 졸업시키면 교실 청소 해 주겠다고 찾아오고, 교실 짐 옮겨준다고 자발적으로 찾아 왔는데, 이제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도 힘든 시절이 되어 버렸다.

받는 것에만 익숙한 이 아이들 보면서, 무작정 퍼 주는 것이 참 씁쓸할 때가 많아, 내가 너희를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데, 너희의 태도는 뭐냐고 자꾸 말하게 되는데... 이러면서 나도 나이 들어 잔소리가 느나 보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마음을 내려 놓아야해. 하면서도 쉽지 않다. 그래도 개념 어린이들은 이 마음 잘 이해할 거야~ 하며 위로한다.

문집 한 거 자랑할려고 시작했는데, 이야기의 결말은 푸념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네.
문집 제본 맡기러 가면서 지인의 차를 얻어 타려고 기다리던 중 땅바닥에 자료 놓고 찰칵 한 방 박았다.

금요일까지 가지고 와야 해 주신다 해서 부랴부랴 하느라, 선생님 글도 못 넣었고, 페이지도 손으로 적었고, 머리말 꼬리말도 예전처럼 달지 못했고, 글의 차례도 싣지 못했다. 라벨지에 출력해서 붙여줘야 할 듯하다.

문집이 제 때만 나와 주면 롤링 페이퍼까지 해서 졸업식 날 줄 생각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마음을 짓누르던 일 하나 마무리 해서 홀가분하다.
이러는 중에 내 주위의 많은 일들이 밀려 있다.
바쁜 것은 여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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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2-0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집 만드시느라 알라딘에 뜸하셨군요.
졸업 준비에 문집 만들기에 진짜 몸이 아프실만도 합니다.
문집 나오면 사진 올려주세요.
저도 고학년 맡으면 문집 만들었는데 저학년 데리고는 못하겠더라고요.

희망찬샘 2013-02-11 07:21   좋아요 0 | URL
시간이 딸려 페이지, 머리말, 꼬리말, 차례도 못 넣어 버렸어요. 페이지는 들어갈 것이 제대로 들어갔을지도 모르겠고... 아쉬움 투성이지만, 그래도 대견한 일을 해 냈어요.

처음처럼 2013-02-1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노고가 헛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 먼 훗날 아이들에게 소중한 선물로, 소장 목록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