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 - 遊ぼう, 遊ぼう, お父さん! (1993)
하마다 케이코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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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집에는 책을 사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집에서 크는 꿈나무 우리 아이들 책을 사거나 학교 아이들을 위한 책을 사거나,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은 욕심으로 관련 도서를 사는 엄마와 문학과 역사,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사는 아빠.

그리고 그 두사람은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책도 잘 읽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산 책만을 열심히 읽습니다. 그리고는 이 책, 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지요. 하지만, 유아용 책만큼은 같이 읽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책 두 권을 사서는 좋아라하며 낄낄 거립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입니다. 놀이에 관한 책을 산다고 하길래 저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어떻게 제대로 놀아주나를 잘 설명 해 둔 놀이 백과 같은 어른용 도서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림책이 왔네요.

그리고 이 책을 보고는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우리도 이렇게 놀자고 할 건데, 아빠가 조금 피곤하겠다 싶더군요. 하긴 평소에도 몸으로 제대로 놀아주고 있어서 아이들과 노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 데리고 놀아줄까 신기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정말 온 몸으로 아이들과 호흡하는 멋진 아빠가 있군요.

이 책은 아빠가 사고, 아빠가 읽어 주어야 할 아빠들의 책이며(아이들의 책이 아니라) 그리고 아이들과 이렇게 놀아줄 수 있을까 부담 팍팍 느끼면서 읽을 책이고, 그리고 그렇게 놀아주고는 책에게 고마워 할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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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과 암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8
옐라 마리 지음, 엔조 마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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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절까? 계란이 먼절까? (ㅎㅎ)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글 없는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책을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닭의 깃털 하나하나를 그냥 쳐다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닭이 달걀을 품으면 21일 만에 병아리가 부화된다거나 하는 설명 하나 없지만, 이 책은 그런 설명을 주절주절 읊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 아이에게 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미 닭의 끊임없는 보살핌 속에서 생명이 싹터 점점 더 자라는 모습, 그러다가 결국 부리로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 그 모습을 동그란 눈으로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어미 닭.

교사의 역할을 이야기 할 때면 줄탁동시의 의미를 되새김질 해 보라고 하시던 전임교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이 책을 읽으니 떠오른다. 이 고사성어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그 어미인 닭이 시기를 맞춰 알을 쪼아 줌으로써 병아리가 보다 쉽게 세상 밖으로 나옴을 의미한다고 한다. 줄은 병아리가 달걀 껍질 안쪽에서 밖으로 나오기 위해 연약한 부리로 내벽을 쪼면서 우는 소리이며 탁은 병아리의 우는소리 줄을 듣고 어미 닭이 단단한 부리로 밖에서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동작이라고 한다.

아이 책을 읽다 말고 뜬금없는 교사의 역할이라... 삼천포로 빠져도 제대로 빠졌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흘러가는 생각의 흐름을 막을 길은 없다.

일단 이 책을 보면 그 그림의 세밀함에 감탄을 한다. 어른들은 "에게게~ 글자도 하나 없잖아."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제법 혼자 집중해서 이 책을 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글자가 없어서 오히려 아이와 할 이야기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이 아직도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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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나무 국민서관 그림동화 35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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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만나 처음 책 읽기를 할 때는 책을 왜 읽어야 하나를 한 번 같이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 3월에는 아이들에게 책읽기와 관련 된 4권의 책을 읽어보도록 했습니다.

<<책 먹는 여우>>, <<책벌레 멜리타,  날씬해지고 사랑 받고 부자되다>, <<샤를마뉴 대왕의 위대한 보물>>, <<세상의 위대한 책벌레들>>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 책도 이 범주에 넣어도 무리 없을 책이라 생각됩니다.

책읽기 싫어하는 초롱이가 책읽기 싫다고 다시는 투덜거리지 않도록 할아버지가 선택한 일은 꿀벌나무를 찾아 들판을 달리는 것이었지요.

병에 꿀벌 세 마리를 조심스럽게 담아서 한 마리씩 내 보내고 그 벌을 쫒아서 꿀벌나무(벌들이 집을 짓는 나무)를 찾아 들판을 달렸습니다. 초롱이와 할아버지의 탐험 중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합세하고 마침내 꿀벌 나무를 찾은 후에는 다함께 그 기쁨을 누렸고, 한바탕 축제가 벌어집니다.

할아버지는 초롱이의 책 표지에 꿀을 한 숟가락 떠서 얹어주시고는 맛을 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 해 주시지요.

"책 속에도 그렇게 달콤한 게 있단다. 모험, 지식, 지혜.... 그런 것들 말이야. 하지만 그건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직접 찾아야 한다다. 우리가 꿀벌 나무를 찾기 위해서 벌을 뒤쫒아 가듯, 너는 책장을 넘기면서 그것들을 찾아가야 하는 거란다!"(옳으신 말씀)

여기에 말을 덧붙이는 것은 사족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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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국민서관 그림동화 13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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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제법 오래 전이었나 봅니다. 아이 책을 사려고 연령별 도서를 검색하다 보면 항상 단골 손님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더라구요. 근데, 왠지 그림도 썩 맘에 안 들고, 책에도 정이 안 가고, 내용도 부실할 것 같고... 이래저래 제 맘을 뺏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그러다 <<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를 읽다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읽고는 이 책에 대한 저의 편견(?)을 다시 고쳐 먹고 책을 샀습니다.

책이 배달되어 오자 우리 아이 대뜸 "어, 이 책 우리 어린이집에 있는데, 나 이 책 봤는데."합니다. 일단 우리 아이 맘에 제대로 든 것 같았습니다.

저녁 먹을 생각도 잊은 채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직 글을 완전히 모르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글이 너무 쉬워서 아이가 읽을 수 있는 페이지도 많이 있네요. 그리고 내용도 너무너무너무 맘에 듭니다. 여동생 롤라에게 토마토를 먹이려는 오빠 찰리의 기발한 아이디어! 저도 많이 활용해야 겠네요. (근데, 롤라가 먹기 싫어하는 그 모든 음식을 우리 아이는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오빠가 심리를 묘하게 잘 이용했네요. 멋져요, 멋져! 더군다나 토마토를 절대 안 먹겠다던 롤라가 토마토의 새 이름을 스스로 만들어 먹는 마지막 장면은 참 기분이 좋네요. 오빠에게 "혹시 이걸 토마토로 안 건 아니겠지? 그치, 오빠?"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반 편식쟁이들에게 한 번 읽혀보면 도움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들고 가서 아이들에게도 읽어줘야겠습니다.

표지도 만져보니 매끌매끌하기도 하고 노란딱지 붙은 부분은 우둘투둘도 하고... 아이랑 한 번 만져 보면서 촉감 놀이(?)도 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로렌 차일드라는 작가가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림도 너무 정겨워졌습니다. 교실에 로렌차일드 책이 하나 있는데, 안쪽에서 너무 정신없이 글자가 춤을 춰서 대충 보고 말았는데, 집에 가지고 와서 그 책도 아이에게 읽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렌지가지뽕가지뽕, 초록방울, 바다얌냠이, 구름보푸라기, 달치익쏴아를 우리 아이들과 먹을 때면 롤라와 찰리를 떠올리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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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5
조대인 글, 최숙희 그림 / 보림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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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책읽는 자리에 아이들을 죽 앉힙니다. 작년 2학년 아이들은 덩치가 작아서 올망졸망 잘도 봤는데, 4학년이라고 제법 몸집이 커서 그런지 안 보인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리네요. 그래도 아이들을 설득해서는 되도록이면 앉혀서 읽히죠. 최은희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때는 실물화상기, 파워포인트 보다는 이렇게 책의 색감을 살려주는 보여주며 읽기를 적극 권하시더군요.

우리 반 친구들에게 이 책을 보여 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어떤 기회로 집에서 아이와 읽었던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종류도 많고 책에 따라 나오는 물건들도 다양하다는 말과 함께. 그랬더니 쉬는 시간에 아이 하나가 도서실에 쪼르르 가서는 이 책을 가지고 오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꾸 읽어달래서 "그럴까?"하며 읽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여러 번 책을 읽어 주었지만, 이번 만큼 이렇게 좋아하면서 그림에 대해 일일이 간섭까지 하면서 잘 듣기는 처음이네요.

가령 "선생님, 지게는 어디 있어요?" "어, 어디 있지? 안 보이네." 다른 아이들이 흥분해서 "저기 있네요. 저기! 오른쪽에 조그맣게 있잖아요." 처럼 말입니다.

책을 다 읽고는 옛날에는 이불 밑에서 또는 화로 밑에서 이런 옛 이야기 해 주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너희들은 그런 할머니가 안 계시니 이런 옛 이야기를 찾아서 읽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옛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치고 악한 사람 없다고 서정오 선생님이 그러시더라는 말과 함께! 우리 반 깜찍이 하나가 그러더군요. "우리는 옛 이야기 해 주시는 할머니는 안 계시지만, 옛 이야기 해 주시는 선생님이 있잖아요.!"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굳이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것을 걱정하며 우는 팥죽할멈을 위해, 알밤, 자라, 송곳, 똥, 절구, 멍석, 지게 등이 할머니에게 팥죽 한 그릇 얻어 먹고 호랑이를 힘을 합하여 물리쳐 준다는 이야기라는 것은 많이 알려졌으니 말이예요. 이 이야기를 읽고, 나누면 더 큰 복이 온다거나 힘을 합하면 못할 일이 없다거나 하는 교훈을 아이 머리에 꼭꼭 심어 줄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냥 읽으면서 마지막으로 터져 나오는 말 "아~ 재미있다."는 한 마디면 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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