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사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쉽지 않은 시대인 거 같습니다. 가르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는 가르치는 일에 대한 푸념을 알게 모르게 많이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별나.’, ‘선생에 대한 존경은 사라진 지 오래야.’,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아.’... 저 또한 이런 넋두리를 많이 했어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러한 푸념은 남은 교직 생활에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입니다.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교사가 될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교사가 될지는 바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면 선생님은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지금은 절판된 책이지만 초임 교사 시절, 제게 등불과 같은 길을 밝혀 준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365일 열린 교실을 위한 학급경영(정기원/우리교육)을 통해 저는 우리 학급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가르치는 일을 설레게 해 주고 앞으로 하려는 일에 자긍심을 가지게 해 줄 책 한 권을 만난다면, 우군을 얻는 기분으로 교직 생활을 조금 더 힘있게 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교사 되기(해리 왕·로즈매리 왕 지음/글로벌콘텐츠)는 우리의 교직관을 새롭게 세우고 보다 더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알려주기에 선생님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작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합니다. 학기 첫날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1년이 좌우된다는 사실은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가 뜨겁게 준비하는 2월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어서 잘 하고 있는 자신을 칭찬해 보게 됩니다. 저자는 교사란 학생들의 인생에 영향을 주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유능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의 성공을 위하여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야 하고, 유능한 수업 관리자가 되어야 하며, 학생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 설계를 해야 합니다. 유능한 교사는 동료 교사와 협력해서 일을 하고 동료 교사로부터 배웁니다. 또 그는 학생과 함께 배웁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처음부터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 교직생활을 통해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여러 가지들을 저 또한 잘 실천하고 있음을 알고 조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동료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고 어리고 미숙한 아이들을 위한 조력자로서 어떤 마음을 써야 하는지를 알아가면서 우리는 교사로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면 나를 칭찬하면서 자존감을 올릴 수 있고, 아직 실천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면 흉내 내어 봄으로써 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교사 되기는 순식간에 완성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이 그 첫발을 내딛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교육 현장에 들어온 지도 몇 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여러 행사로 진도가 쫓기다 보면 살짝 건너뛰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어쩌면 책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다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독서지도 역량을 기를 수 있을까요? 아이들과 재미있게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오랜 시간 독서 관련 모임을 했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우리 교실에서 활동 후, 반응이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또 다른 교실에서 새로운 빛깔로 재탄생하는 이야기에 마음 설레었지요. 그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어떤 식으로 구성하면 좋을까 하는 이야기도 조금 나누었어요. 그러다 한 선생님께서 샘아, 우리 책 쓰는 거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더라.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이미 책으로 다 나왔더라고.”해서 함께 웃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관한 책들은 넘치도록 많이, ‘이미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책들 중 괜찮은 책으로 잘 골라 읽기만 하면 됩니다. 독서 관련 연수 하나만 들어도 캘 수 있는 보물은 무한합니다. 저 또한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습니다. 그 많고 많은 책 중 어떤 책을 권해 드릴까 고민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잘 지도하려면 우선 책을 선정할 능력, 추천할 능력을 선생님이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건 책 한 권 뚝딱 읽는다고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잖아요.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책벌레 선생님인 권일한 선생님의 책들은 우리를 독서 지도의 지름길로 안내할 것입니다. 권일한 선생님께서는 선생님들을 위한 강의 요청이 오면 아이들 데리고 수업을 하겠다고 말씀하신대요. 선생님들은 수업의 장면을 통해 다양한 울림을 만나게 됩니다. 울리는 수업(권일한 지음/행복한아침독서)에서 선생님은 독서 수업은 놀이와 활동, 질문과 토론으로 디딤돌을 놓아 아이들이 책을 즐기게 하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들을 위한 주제별 독서 수업 추천 도서는 눈여겨 볼 만합니다. 또한 독서 수업, 독서 동아리 수업, 독서 글쓰기 수업을 위해 제시해 둔 10권의 책은 우리 반 수업 장면으로 가지고 오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선생님이 꾸준히 내고 있는 독서 관련 도서들을 다 찾아 읽는다면 독서 소양에 분명 큰 도움을 받게 되실 거예요.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도한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감동받는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십니다. 그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는 떨림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게 되지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도 독서 단원이 반드시 들어가서 독서 교육이 추구하는 평생 독자로서우리 아이들이 자랄 수 있는 좋은 발판을 놓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서 수업,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그 세계에서 많은 선생님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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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 내 동생 - 제8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최도영 지음, 이은지 그림 / 비룡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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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고 재미있다. 

형제 간 우애를 다룬 동화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나 <<내 동생 렌탈 로봇>>을 아이들에게 소개하곤 했다. 

그 목록에 이 책도 얹어 본다. 

레기는 내동생이다. 그런데 표지에 쓰레기 봉투가 보인다. 

레기는 쓰레기의 레기로 추측된다. 

이야기 차례 1번이 레미? 레기!다. 

제목에서는 내 동생이 레기라고 했다. 

레미와 레기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동생이 얄미워 버리고 싶은 언니 도리지.

리지의 얄미운 동생 도레미.

그들 사이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마법 수첩이라는 장치가 동화적 상상력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마법 수첩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100번 쓰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동생이 미웠던 리지는 알게모르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마법 수첩에 내 동생은 쓰레기라고 쓰고 말았던 거다. 

동생 레미는 쓰레기로 변신해 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동생으로 돌아온 레미는 마법 수첩의 비밀을 알아낸 후 언니를 향한 역공을 시작한다. 

마무리까지 깔끔한 멋진 동화였다. 

동생이 얄미운 언니(오빠, 형), 언니(오빠, 형)가 얄미운 동생들에게 강추한다. 

소장 가치 있는 책이라 한 권 사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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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수첩 만화동화 2
김미애 지음, 김민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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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내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무적 수첩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친구의 약점을 잡고 그걸 빌미로 친구를 부하 부리듯 부리는 나무가 문수는 못 마땅하다. 

자기도 약점을 잡힌 상태라 더더 전전긍긍~

그런데 그런 나무의 무적 수첩이 문수의 손에 들어왔다. 

그 수첩에는 나무가 쥐고 있던 친구들의 약점에 나무의 약점까지 들어 있다. 

나무에게서 해방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문수는 이 수첩을 어떻게 쓸 것인가?

처음에는 뭔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지만, 권력(?)의 맛은 사탕처럼 달콤한 것. 

그러나 많이 먹으면 이를 섞게 하는 사탕이 결코 좋기만 할 수는 없다. 

문수는 무적 수첩을 통해 어떤 가르침을 스스로 깨닫게 될까?

독자도 문수와 함께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가 볼 수 있겠다. 

이 책의 교훈: 사이좋게 지내자!


삽화가 만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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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그림책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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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이 무척 크다. 

그림책이 품고 있는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는 말! 이해하겠다. 

톡, 키득키득 큭 큭 큭, 콩콩콩콩 호잇....

의성어를 품고 있는 그림들 하나하나가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그림 마다에는 책 읽는 누군가가 있다. 혹은 책 먹는!

'풍덩'과 어울리는 책 읽는 모습은 어떤 형태로 그려졌을까?

호랑이가 책을 이용하여 서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책으로 집을 짓고, 책으로 탑을 쌓고...

옛이야기 친구들을 만나면서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조심!

작가가 공들여 그렸을 이 책 장면 하나하나를 공들여 읽게 된다. 

책 한 권으로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펼쳐진 책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책들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울컥~

이건 <<사과가 쿵>>

이건 <<반쪽이>>...

책 한 권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놀 수도 있겠다. 

책을 보다가 '앗, 권정생 선생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잠시 후, '아닌가? 작가의 모습인가?'하며 넘어갔다. 

책 뒤에 내가 잘 본 것인지 잘못 본 것인지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세심한 배려 또한 감동~

읽어주기보다 이야기 나누기를 하면 더더 풍부해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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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 Dear 그림책
유은실 지음, 김지현 그림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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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유은실 작가가 글을 쓰셨다.(좋아하는 작가다.)

일단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게 된다. 


마트료시카! 하나이면서 일곱이다.

인형 속에 인형 속에 인형 속에....

그림이 일단 무척 아름답다.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내용은 조금 어렵다. 

이야기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뭘까?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하나였던 인형이 일곱이 되었는데, 

그 중 일곱째가 보이지 않는다. 

너무 작아 입도 없는 일곱째는

입이 없어 외치지도 못하는데 어디 있는 걸까? 

독자까지 염려하게 만든다. 


마트료시카의 주인일 것 같은 꼬마 아이의 품에 있는 일곱째가 

멀리 가지 않았기에 언니들과 다시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이는 이 인형들이 얼마나 신기했을까?

하나로 만들었다 일곱을 만들었다 얼마나 많이 반복했을까?

어느 것 하나가 없어지면, 어느 한 자리가 비어 버리면 그 허전함이란...


일곱째는 여섯째 품에

여섯째는 다섯째 품에

다섯쨰는 넷쨰 품에

넷째는 셋째 품에

셋째는 둘쨰 품에

둘째는 첫째 품에

그렇게 하나 되어 가득 차게 되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표지에는 제목인 '마트료시카' 글자가 세로줄 빨간 글씨로 쓰여있다. 

움푹 파인 감촉도 참 좋아 여러 번 만져 본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세계의 장난감 만들 때 한 번 읽어봐 주어도 참 좋을 거 같다. 


제대로 말을 하지도 못하는 일곱째가 내 안에도 있겠지?

내 안의 작은 아이 소리에 귀 기울여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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